코로나19와 남녀의 행복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인간의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특별할 때만 마스크를 쓰는 삶에서 언제나 마스크를 쓰는 삶으로

-언제든 외부활동을 즐기던 삶에서 외부활동을 최소화하는 삶으로

-언제든 친구와 만나 우애를 다지던 삶에서 되도록이면 거리를 두는 삶으로

-집에서는 일이나 공부가 안된다는 삶에서 어쩔 수 없이 집에서 일과 공부를 해야 하는 삶으로

셀 수 없이 많은 것들이 변했고, 이러한 변화는 어김없이 우리 삶과 행복에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말이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보니, 모든 사람이 코로나-19의 확산과 그에 따른 각종 (국가적, 국제적) 방역조치들에 영향을 받은 것은 맞지만, 영향을 받은 정도는 제각기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말로 하면, 모두가 코로나-19 영향을 받았지만, 한 사람에게는 그 영향이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그 영향이 어마어마하게 클 수 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 가장 쉽게 답변하는 방법 중 하나는 범주화를 진행하는 것이다. 어떤 기준을 정해놓고, 이 기준 근거로 A범주, B범주, C범주 이런 식으로 구분한 후, 코로나-19에 의해 영향을 받은 정도가 범주별로 얼마나 다른지 확인하면 된다. 그럼 세상에 있는 사회심리적 요소들 중, 비교적 명확하게 범주를 구분할 수 있으며, 대중들이 궁금해할 만한 것은 뭘까? 심리학자로서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아마 성별과 연령이 아닐까 싶다. 평범한 사람들은 누구나 성차(sex difference)에 관심을 가지고, 연령차(age difference)에 관심을 가진다.

그래서 필자도 코로나-19 상황의 지속이 남녀의 행복과 연령대별 행복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이번 편에서는 코로나-19가 남녀의 행복 변화에 미친 효과부터 살펴보고, 다음 편에서 코로나-19가 연령대별 행복 변화에 미치는 효과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본격적으로 결과를 설명하기 전에 데이터의 출처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자면, 영국 통계청(The UK Office for

National Statistics: ONS)이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분기별로 행복을 조사한 것이다. 한국 통계청이 아니라, 영국 통계청이라는 말에 다소 의아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영국 통계청의 자료는 여러모로 전 세계를 대표하기에 좋다. 일단 영국은 다문화 사회이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문화, 다양한 종교의 사람들이 섞여있다(우리나라도 그렇지 않냐고 말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영국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단일 민족 국가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영국 통계청의 데이터는 분기별로 25,000명 이상의 대규모 표본 데이터를 수집하였기에 그 자체로 신뢰성이 높다. 더하여 데이터 수집 방법의 측면에서 체계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사용하였다. 종합하면 영국 통계청 데이터는 다양한 문화를 아우를 수 있는 대규모 표본 자료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수집하였고, 이는 이 데이터를 통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인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는 것이 타당함을 시사한다. 그래서 《2021 세계행복보고서》도 코로나-19가 전 세계인의 행복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데이터로 영국 통계청 데이터를 활용한 것이다.

다음으로 행복 변화를 어떻게 측정했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려고 한다. 영국 통계청은 네 가지 질문을 통해 행복을 측정하였다.

1) 생활 만족도(Life satisfaction): 나는 현재 생활에 만족한다.

2) 삶의 가치(Life worthwhile): 나는 현재 생활을 의미 있고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3) 긍정 정서; 감정적 행복(Happiness): 나는 어제 행복했다.

4) 부정 정서; 걱정(Anxiety): 나는 어제 근심하고 걱정했다.

설문 응답자들은 분기에 한 번씩 이 네 가지 진술문에 대해 얼마나 동의하는지에 0점에서 10점 사이로 응답하였다(0: 전혀 그렇지 않다, 10: 매우 그렇다).*출처:《2021 세계행복보고서》

과연 코로나-19는 이 네 가지 질문들에 대한 남성과 여성의 응답에 어떤 차이를 가져왔을까? 결과는 명확했다. 코로나-19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먼저 긍정 정서(Happiness) 측면에서 보면 코로나-19가 확산된 2019년 4분기부터 2020년 1분기 사이에 남성의 긍정 정서 경험보다 여성의 긍정 정서 경험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파란색 그래프: 실선이 여성, 점선이 남성). 또한 같은 기간 동안 부정 정서도 여성의 증가폭이 남성의 증가폭보다 월등히 큼을 확인할 수 있다(녹색 그래프: 실선이 여성, 점선이 남성).

다음으로 생활 만족도(Life satisfaction)와 삶의 가치(Life worthwhile)를 살펴보자. 구체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이 확실시된 2020년 1분기부터 2020년 2분기 사이에 여성의 생활 만족도와 삶의 가치 인식 감소폭이 남성의 그것보다 크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2019년 4분기부터 2020년 1분기에 여성의 긍정 정서가 감소하고, 부정 정서가 증가한 것이 그다음 분기에서 여성의 생활 만족도와 삶의 가치 인식 감소로 이어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더하여 긍정 정서와 걱정/근심과 같은 감정적 웰빙의 경우에는 2020년 2분기부터 회복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여성의 긍정 정서가 2020년 2분기부터 3분기까지 다시 회복되어 남성과 비슷해지고, 여성의 걱정과 근심도 2020년 2분기부터 감소하여 2019년 4분기 수준으로 돌아온다. 이는 쾌락적 웰빙은 탄력성이 있으며, 설정점으로 돌아오는 경향이 있다는 선행연구들이 타당함을 보여주는 결과이다[1, 2, 3].

그러나 생활 만족도와 삶의 의미 인식과 같은 인지적 웰빙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한번 감소한 인지적 웰빙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2020년 3분기까지 떨어진 상태 그대로를 유지하는 경향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인지적 웰빙은 감정적 웰빙과 달리 탄력성이 낮아 한번 감소한 것을 회복하기가 어려움을 시사한다. 즉 코로나-19로 낮아진 생활 만족도와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인식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실직 등과 같은 삶의 부정적 사건으로 인해 감소한 삶의 만족도는 장기적 회복이 안 된다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맥상통한다[1, 2, 3].

아울러 코로나-19가 남성보다 여성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사회적 약자에 속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코로나-19의 영향에 대한 많은 연구들은 코로나-19가 저소득층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대부분의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소득 수준과 교육 수준이 낮은 사회적 약자에 속한다. 이를 코로나-19가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피해를 주었다는 연구 결과들과 연결하면, 여성은 사회적 약자이며, 그에 따라 코로나-19가 야기한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코로나-19의 지속은 큰일이 일어났을 때, 더 큰 피해를 받는 것은 결국 이미 연약한 상태에 놓였던 사회적 약자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1] Sheldon, K. M., & Lucas, R. E. (Eds.). (2014). Stability of happiness: Theories and evidence on whether happiness can change. Elsevier.

[2]

Lucas, R. E. (2007). Adaptation and the set-point model of subjective well-being: Does happiness change after major life events?.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16(2), 75-79.

[3]

Lucas, R. E. (2005). Time does not heal all wounds: A longitudinal study of reaction and adaptation to divorce. Psychological Science, 16(12), 945-950.

*표지 그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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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행복의 변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모두가 쉽게 예상한 사실이 하나 있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전 세계 사람들이 불행해 졌을 것이라는 예측이 그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고통을 받는 사람들에 대한 뉴스를 매일 접하다 보면, 코로나-19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었다는 예측은 더 이상 예측이 아닌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코로나-19 때문에 불행해졌다!’는 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때 이상하게 쳐보거나 깜짝 놀라서 펄쩍 뛸 사람도 없어 보인다.

오히려 ‘코로나-19가 전 세계인의 행복에 미친 영향이 별로 없어요’라고 말한다면, 이것이 더 놀랄만한 일이고, 누군가 그럴 리가 없다면서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진심으로 미안하다. 미리 사과하는 바이다’ 필자가 지금부터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벌써 굉장히 혼란스러워하고 있을지 모를 당신을 위해 다시 이야기한다. ‘필자는 지금부터 코로나-19가 전 세계인의 행복에 미치는 효과가 거의 없거나, 있다고 해도 무시해도 될 정도로 미미하다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

도대체 뭘 근거로 그런 이야기를 하냐고? 필자가 명세기 과학자이고, 그것도 사회과학 분야 중에서 최고라고 일컬어지는 심리학을 전공했으며, 그 심리학 중에서도 인간의 정보처리 과정에 대한 핵심적인 이론들을 다루는 인지심리학을 전공했는데, 아무 이야기나 하겠는가? 당연히 근거가 있다. 그것도 현재 행복과 관련해서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고 과학적인 보고서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2021년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 2021》 말이다!

《2021 세계행복보고서》는 코로나-19 특집이다. 특집 주제에 걸맞게 코로나-19가 전 세계인의 행복 변화에 미친 효과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2021 세계행복보고서》가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전 세계인의 행복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한 도구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생활 평가(Life evaluations), 2) 긍정 정서(Positive emotions), 3) 부정 정서(Negative emotions)가 이 세 가지이다. 

결과를 살펴보기 전에 행복의 세 가지 차원에 대한 측정과 분석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간단하게 정리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필자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설문 문항에 대한 이해가 있을 때, 행복에 대한 과학적 연구 결과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활 평가

생활 평가 점수는 ‘현재 자신의 삶이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휘하기에 충분히 좋은 삶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0점에서 10점 사이로 응답하는 것을 통해 측정된다. 흔히 (0점 칸부터 10점 칸까지 있는) 11칸짜리 사다리 그림을 주고 응답을 요청하기에 사다리 척도(Ladder)라고 불리는 것이다. 생활 평가 점수는 현재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행복 측정 도구이며, 정서에 비해 개인의 삶의 질을 정확하게 포착한다고 인정받고 있다. 세계행복보고서가 국가별 행복 순위를 도출할 때 사용하는 기준도 바로 이 생활 평가 점수이다.

■긍정 정서

긍정 정서는 ‘네/아니오’로 고르는 두 가지 설문 문항으로 조사가 이루어진다. 첫 번째 질문은 ‘어제 웃거나 미소 지을 일(smiled or laughed)이 많았습니까?’라는 질문이다. 두 번째 질문은 ‘어제 재미있는(enjoyment) 경험을 많이 했습니까?’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네’라고 응답하면 1점이 부여되고, 아니오라고 응답하면 0점이 부여되며, 두 가지 문항의 평균이 긍정 정서 점수가 된다. 쉽게 말해 두 문항 다 ‘네’라고 대답하면, (1+1)/2 해서 1점이 그 사람의 긍정 정서 점수가 되고, 한 문항에는 ‘네’라고 하고, 다른 문항에는 ‘아니오’라고 하면 (1+0)/2 해서 0.5점이 그 사람의 긍정 정서 점수가 된다. 당연하게 두 문항 모두 ‘아니오’라면 0점이다.

■부정 정서

부정 정서도 ‘네/아니오’로 고르는 문항을 통해 측정되며, 세 가지 문항이 존재한다. 첫 번째 질문은 ‘어제 걱정(worry)이 많았습니까?’이다. 두 번째 질문은 ‘어제 슬픈(sadness) 일이 많았습니까?’이다. 세 번째 질문은 ‘어제 화나는(anger) 일이 많았습니까?’이다. 부정 정서를 채점하는 방식은 긍정 정서를 채점하는 방식과 동일하다. 예를 들어 세 문항에 모두 ‘네’라고 답변하게 되면 (1+1+1)/3 해서 부정 정서가 1점으로 계산되는 식이다.

모든 조사는 갤럽(Gallup)을 통해 이루어지며, 보통의 경우엔 매년 150개국 국민의 생활 평가 점수, 긍정 정서, 부정 정서가 조사되는데, 2020년에는 아쉽게도 95개국 밖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유는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코로나-19 때문이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응답을 할 수 있었던 나라들이 있었던 반면, 코로나-19 때문에 설문에 대한 응답을 전혀 할 수 없는 나라들이 있었던 것이다. 또한 보통 한 나라 당, 2,500명 정도의 표본을 무작위로 설정하여 조사를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한 나라 당 1,000명 정도의 표본을 확보하는 것에 그쳤다. 그래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렇게 측정을 이어졌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고, 응답해주신 분들은 과학발전에 큰 기여를 하신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2021 세계행복보고서》의 순위 데이터. 별(*) 표시가 되어 있는 것은 2020년 데이터가 수집되지 않아서 2018-2019년 데이터 평균만을 사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코로나-19는 이러한 행복의 세 가지 차원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혹시 ‘이런 것 말고 국가별 행복 순위나 알려주세요’라고 생각할까 봐 두 가지만 언급하자면, 일단 《세계행복보고서》의 핵심은 순위가 아니다. 순위는 전 세계인들에게 《세계행복보고서》라는 양질의 자료가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일 뿐이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는 말이다. 다음으로 《2021년 세계행복보고서》에서 순위 정보가 나오긴 하지만, 2021년의 행복순위 점수는 그 어느 때보다는 별로 의미가 없다.

왜냐고? 앞서 말한 대로 코로나-19 때문에 2020년에 갤럽에 행복 관련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었던 나라가 95개국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본래 150개국이 응답을 제공했던 것과 비교할 때 데이터가 3분의 2밖에 모이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이 이유의 연장선 상에서 2020년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한 나라의 2021년 순위는 2018-2019년의 2년 간의 평균을 통해 도출되었다. 간단히 말하면, 2021년의 국가별 행복순위 데이터는 2020년 데이터가 포함된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가 섞여 있으며, 그에 따라 순위 자체에서 어떤 의미를 도출하기가 어렵다. 같은 맥락에서 2021년 보고서에서 순위가 상승했다고, 그것을 진짜 행복의 증가라고 보기 어렵고, 순위가 감소했다고, 그것을 진짜 행복의 감소라고 보기도 어렵다.2020년에 데이터 수집이 가능했던 95개국 안에서 우리나라는 50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것을 153개국을 대상으로 한 2020년 결과와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예를 들어, 《2020년 세계행복보고서》에서 한국은 153개국 중 61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2021년 세계행복보고서》에서는 62위를 기록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순위가 하나 내려가면서 마치 한국 사람들이 불행해진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2021년 순위와 2020년 순위를 이렇게 일대일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 2020년 데이터가 포함되지 않은 나라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1년 세계행복보고서》는 2020년 데이터가 수집된 나라들만 따로 묶어서 순위를 도출하였다. 그것에서 한국은 95개국 중 50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간혹 2020년 데이터가 수집된 95개국 중 50위를 기록했다는 것과 《2020년 세계행복보고서》에서  153개국 중 61위를 차지했다는 것에서 순위를 도출한 기준에 대한 정보는 쏙 빼놓고, 한국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행복 순위가 작년보다 11계단이나 상승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95개국 중 50위와 153개국 중 61위를 어떻게 동등하게 놓고 비교할 수 있겠는가! 이런 엉뚱한 말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원본 데이터를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 이제 진짜 전 세계인의 행복 변화를 살펴보도록 하자! 2020년에 데이터를 제출한 95개국의 데이터를 종합한 정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먼저 생활 평가 점수부터 살펴보자! 음… 차이가 없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3년 간 생활 평가 점수 평균과 비교할 때, 2020년의 생활 평가 점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인도 동일한 비교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다.

다음으로 긍정 정서 점수는 어떨까? 음… 역시 차이가 없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최근 3년 간 긍정 정서 점수 평균과 2020년 긍정 정서 점수 평균의 차이 값이 정확하게 0이다! 생활 평가와 마찬가지도 한국인도 코로나-19 전후에 경험한 긍정 정서 점수에 차이가 없었다.

끝으로 부정 정서 점수는? 여러분의 기대와 같이 약간 증가했다. 그러나 증가폭은 크지 않았다. 0.023점이니 말이다. 물론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이기는 하나, 부정 정서가 엄청나게 늘었을 것이라는 우리의 예상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결과다. 코로나-19 전과 후에 한국인이 경험한 부정 정서 점수에서는 차이가 없었다.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부정 정서를 증가시켰지만, 그렇다고 전 세계인이 불행해진 것은 아니다. 심지어 동아시아 사람들과 남아시아 사람들은 더 행복해졌다!

그럼 이러한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세 가지 정도로 이야기해볼 수 있겠다.

하나는 코로나-19가 우리 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다른 말로 하면 코로나-19는 우리 삶에서 경험하는 부정 정서의 빈도를 증가시켰음에 틀림없다. 이는 코로나-19 전에 비해 후에 부정 정서 점수가 높아졌다는 것에서 드러난다.

그러나 이렇게 생활 가운데 부정 정서를 경험하는 빈도가 증가한다고 해서 긍정 정서를 경험할 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부정 정서는 부정 정서고, 긍정 정서는 긍정 정서다. 그리고 전 세계인이 부정 정서보다 긍정 정서를 3배 정도 더 많이 경험한다는 익히 알려진 사실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큰 변화가 없었다.

끝으로 부정 정서를 경험하는 것 자체가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부정 정서의 경험 자체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인간의 행복 혹은 불행에 더 중요해 보인다. 이는 코로나-19라는 부정 정서 유발요인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한 평가 점수, 즉 생활 평가 점수에는 크게 변화가 없다는 것에서도 드러난다.

이는 세 가지 행복 점수 변화를 지역별로 비교한 데이터를 통해 더 명확하게 나타난다.

지역별로 보면, 동아시아(East Asia: 한국이 포함되어 있음) 지역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생활 평가 점수가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긍정 정서 점수는 하락했고, 부정 정서 점수는 증가하였다. 필자가 잘못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상황 하에서 동아시아 지역은 긍정 정서 점수 감소하고, 부정 정서 점수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생활에 대한 평가 점수는 증가하였다.

바로 이어서 라틴 아메리카(Latin America) 지역의 결과를 보면, 라틴 아메리카 지역 사람들의 긍정 정서, 부정 정서 변화는 동아시아 사람들과 비슷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생활 평가 점수 변화에 있어서는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과 동아시아 지역 사람들의 차이가 어마어마하게 크다. 앞서 살펴본 대로 동아시아 지역 사람들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생활 평가가 좋아진 반면,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은 코로나-19 전에 비해 생활 평가가 나빠진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이는 순간적으로 긍정 정서와 부정 정서를 경험하는 것 자체보다는 그렇게 경험한 긍정 정서와 부정 정서를 어떻게 다루는지가 인간의 행복과 삶의 질에 더 중요함을 시사한다. 즉 우리는 부정 정서를 경험하더라도 그것을 잘 다루면, 최종적으로 내 삶에 대한 평가는 좋아질 수 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인들의 긍정 정서 경험을 비슷하게 줄이고, 부정 정서 경험을 비슷하게 늘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불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정서적 변화를 잘 다루면 생활 평가 점수는 동아시아 지역처럼 증가할 수도 있고, 이를 잘 다루지 못하면 라틴 아메리카 지역처럼 생활 평가 점수가 감소할 수도 있다.

부정 정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문제이다!

*표지 이미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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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는 길

자가용 이용시

  • 정문 통과후 바로 좌회전하여 테니스장이 보이는 나들목 14까지 직진
  • 테니스장 옆 지하주차장에 주차 가능

대중교통 이용시

  • 지하철역 서울대학교 입구역에서 버스 5511번 탑승 후
  • 수의대 입구/보건대학원 앞 정거장 하차

주소

  • 08826 서울특별시 관악구 관악로 1 서울대학교 220동 643호

K-MOOC 행복심리학 강좌

K-MOOC 행복심리학 강좌

강좌의 목적은 행복에 대한 과학적 연구들을 소개하여 수강생들로 하여금 행복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다루는 주제들은 행복의 정의, 행복의 결정 요인들, 행복한 국가와 사회의 특징, 행복 증진법 등이며, 이런 주제들에 공부를 통해 행복을 아는 것과 행복을 실천하는 것, 두 가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1주차: 행복심리학 개관
  • 2주차: 행복의 정의 및 측정 I
  • 3주차: 행복의 정의 및 측정 II
  • 4주차: 행복의 정의 및 측정 III
  • 5주차: 행복의 조건 I
  • 6주차: 행복의 조건 II
  • 7주차: 행복의 조건 III
  • 8주차: 행복의 조건 IV
  • 9주차: 행복의 결과
  • 10주차: 행복의 변화 가능성
  • 11주차: 행복증진방법 I
  • 12주차: 행복증진방법 II
  • 13주차: 행복심리학 Review

[행복수업 비전] 교사와 학생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행복연구센터에서는 다음과 같은 세부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행복연구센터에서는 교사와 학생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세부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교사와 학생 모두가 행복한 학교

● 행복교과서의 개발 및 보급
  • 중학생·초등학생·고등학생용 행복교과서 개발
교사연수 프로그램의 개발 및 운영
  • 기초연수·심화연수·교사행복대학 운영
행복교육 프로그램의 연구 및 개발
  • 수업지도안·워크북·수업교구 및 교수법 연구·개발
행복교육 베스트 프랙티스의 발굴 및 확산
  • 우수사례의 발굴·확산, 우수교사의 객원연구원제 운영


행복 연구(심화) 및 교육(확산)을 통한 행복한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

●행복교과서의 개발 및 보급

학교급별 수준을 고려한 행복수업교재의 개발∙보급

  • 중학생용 개발∙보급
  • 초등학생용 개발∙보급
  • 고등학생용 개발∙보급
교사연수 프로그램의 개발 및 운영

현직교사의 수업 역량강화 행복수업 전문가 양성 교사의 행복감 증진

  • 방학 중 기초연수
  • 학기 중 심화연수
  • 교사 행복 대학
행복교육 프로그램 연구∙개발

효과적, 효율적, 매력적인 행복수업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 연구∙개발

  • 수업지도안 연구∙개발
  • 워크북 연구∙개발
  • 수업교구 연구∙개발
  • 교수법 연구∙개발
우수사례 발굴∙확산

행복수업 현장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발굴∙확산하고 우수교사에게 동기부여

  • 종단연구학교 지정 운영
  • 우수사례 발굴∙포상
  • 우수교사 객원연구원 임명
  • 우수프로그램 발굴∙확산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CI 소개

(The Broaden-and-Build Theory/ Fredrickson, 1998) For better lives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Center for Happiness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 설명
  1. 행복연구센터의 연구 문화 교육 세 날개는 함께 움직일 때 파급효과가 배가 됩니다.
  2. 행복은 관심을 확장시키고(broaden mind) 심리적 자원을 구축하여 (build psychological strength) 우리의 가능성을 신장시킵니다.

코로나-19와 국가별 행복 순위: 코로나-19가 국가적 행복 및 개인의 행복에 주는 의미

 

 

2021년 3월, 《2021년 세계행복보고서》가 발간되었다. 2012년부터 연 1회 3-4월 중에 발간되었으니, 이번이 아홉 번째 보고서이다. 그리고 이 아홉 번째 보고서는 그 어느 때의 보고서와 다르다. 바로 2019년 11-12월 경,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어 2020년의 시작과 함께 전 세계로 퍼져나간 코로나바이러스감염병-19(이하 코로나-19)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인의 삶의 뒤흔들었고(shaken), 빼았았고(taken), 재구성(reshaped)했다. 우리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음속에 질문이 가득하다. 도대체 코로나-19는 전 세계인의 행복에는 어떤 변화를 일으켰을까? 특히 한국인의 행복은 코로나-19 이전 시대와 어떻게 달라졌을까?

 

바로 이 질문에 답하고 싶지만, 필자가 제시하는 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가져야 할 사전 지식이 몇 가지 필요하기에 그것부터 설명하도록 하겠다. 먼저 세계행복보고서의 국가별 순위 정하기에 사용되는 점수은 0-10점 사이로 측정되는 생활 평가(life evaluation: 생활만족도 혹은 삶의 만족도라고도 불림)이다. 국제적인 사회조사 전문기관 갤럽에 의해 국가별 표본이 모집되고, 측정이 이루어진다.

 

측정은 자신의 삶이 11칸으로 된 사다리(Cantril’s ladder)의 어디쯤에 위치하는지 표시하는 방식으로 수행된다. 0점은 개인의 잠재력(가능성) 혹은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어려운 최악의 삶이고, 10점은 개인의 잠재력(가능성) 혹은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최상의 삶이다.

 

다음으로 세계행복보고서 순위는 최근 3년 치 생활 평가 점수의 평균으로 도출된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2020년 세계행복보고서의 국가별 행복순위는 2017년, 2018년, 2019년 생활 평가 점수의 평균으로 도출되었다.

 

배경지식이 생겼으니, 이제 필자가 하는 이야기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코로나-19 전과 후의 세계인(한국인)의 행복 변화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어떻게 하면 이것을 알 수 있을까?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들지 않는가?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치기 전인 2017년, 2018년, 2019년 생활 평가 점수와 2020년 생활 평가 점수를 비교하면 되겠는데?’라는 생각 말이다. 좋은 생각이다. 필자도 동의한다.

 

가만! 그런데 2017-2019년 생활 평가 점수가 종합된 좋은 보고서가 이미 있지 않은가? 뭐냐고? 바로 WHR 2020 말이다! 그렇다. 2020년 세계행복보고서가 바로 2017-2019년 데이터의 평균을 담고 있으니, 2020년 보고서에 수록된 2017-2019년 생활 평가 점수 평균과 그 후에 수집한 2020년 생활 평가 점수를 비교해보면 되겠다!

 

결과를 보기 전에 한 가지 언급할 것은 아쉽게도 모든 국가(150여 개국)에서 이러한 비교를 수행하기는 힘들었다는 사실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데이터를 수집하기 어려운 나라들이 많았기에 생긴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5개국에서 2020년 생활 평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고, 이를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생활 평가 순위와 비교할 수 있었다.

 

95개국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과 후의 국가별 행복 순위 차이를 비교한 결과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출처: World Happiness Report 2021)

 

결과는 어땠을까? 너무 충격적일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하라! 무슨 말을 하려고 그러냐고?

 

순위에 큰 변화가 없었다! 2017년부터 2019년 생활 평가 평균 점수로 도출되었던 2020년 보고서 순위와 2020년 단독 생활 평가 점수로만 도출한 순위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던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것을 상관관계라고 하는데, 상관관계가 0.99로 나타났다. 상관관계는 -1부터 +1 사이의 값을 가지는데, 절댓값이 0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약한 것이고, 절댓값이 1에 가까울수록 강한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보라. 0.99라니! 개인적으로 이런 상관관계는 처음 보는 것 같다!

 

이 상관관계 계수가 의미하는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19 이전의 행복(생활 평가) 순위와 이후의 순위에 거의 차이가 없었다는 말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데이터 비교가 가능한 95개국 중 2020년 생활 평가 점수로 도출된 순위는 50위로 딱 중간이었고, 2017년과 2019년 평균 생활 평가 점수로 도출된 순위도 49위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여기까지 살펴봤다면, 이제 이런 질문을 제기해볼 수 있겠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왜 국가적 수준의 행복 순위에는 큰 차이가 없을까?

 

이는 생활 평가 점수에 숨어 있는 요인들, 즉 생활 평가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통해 그 답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생활 평가 점수와 높은 관련성을 가지는 일인당 국민소득의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순위에 변화가 없었다는 것은 부자 나라들은 여전히 잘 살고, 중간인 나라들은 여전히 중간이고, 가난한 나라들은 여전히 가난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건 개인적으로 마찬가지일 수 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잘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잘 살고, 중간인 사람들은 여전히 중간이고, 못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못 산다. 큰 차이가 없다.

 

둘째, 생활 평가 점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회적 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사회적 지지는 위급할 때나 곤경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그럼 코로나-19 상황에서 국가별 행복 지수 순위 변동이 없는 것과 사회적 지지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코로나-19 상황은 그 자체로 위험이나 곤경이다. 그런데 평소에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는 나라에 살았던 국민들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 여전히 적절한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평소 적절한 도움을 제공받지 못하는 나라에 살았던 국민들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 여전히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순위에 큰 차이가 없는 거다.

 

셋째, 생활 평가 점수와 높은 관련성을 보이는 자율성의 욕구 충족 차원에서 살펴보자. 자율성은 시간과 선택의 자유가 보장되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그럼 코로나-19 상황에서 자율성과 변동 없는 행복 순위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 마찬가지다. 평소 자율성이 높은 나라의 국민들은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의 욕구를 충족했지만, 평소 자율성이 낮은 나라의 국민들은 코로나-19에서 여전히(어쩌면 더 심하게) 자율성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했다.

 

넷째, 생활 평가 점수와 상당한 관련성을 가진 건강한 기대수명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건강한 기대수명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오래 사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그럼 코로나-19 상황에서 건강한 기대수명과 변동 없는 행복 순위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이는 평소 보건의식이 높고(손 씻기를 잘하고),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잘했지만, 평소 보건의식이 낮고,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은 나라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잘 못했다는 것이다.

 

끝으로 코로나-19가 국가적 행복 순위 미치는 효과가 미미했다는 것이 개인의 행복에 주는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코로나-19가 국가적 행복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은 부정적인 환경 또는 부정적인 상황 자체가 인간의 행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님을 보여준다. 인간은 부정적인 환경 혹은 상황 자체에 영향을 받기보다 그 환경이나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영향을 받는다. 부정적 환경이 주어지더라도 적절히 대응한다면, 오히려 성취감을 느끼고, 보람을 느끼고, 만족과 의미를 느끼면서 행복해질 있다. 그러나 부정적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그때는 정말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고, 무의미하을 느끼면서 불행해질 수 있다. 즉 코로나-19 자체가 개인의 행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게 아니다.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했는지가 개인의 행복에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다음으로 코로나-19로 인해 국가적 행복 순위에 변화가 없다는 것은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잘 적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응을 잘하는 국가에 사는 국민들은 그 국민들대로, 대응을 잘 못하는 국가에 사는 국민들은 그 국민들대로, 적응을 했다. 그리고 살아남았다.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있는 것은 국가적 시스템이 아니다. 각 나라의 국민이 온몸으로 받아내면서 견디고, 이기고, 싸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류는 살아남았고,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희망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인류의 저력이다. 호모 사피엔스의 저력이다.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인간을 좋게 보려는 시도도 있었고, 인간을 나쁘게 보려는 시도들도 많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분명하다. 인간은 적응의 화신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빙하기를 이겨낸 저력이 있고, 과거에 수많은 전염병과 위기를 이겨낸 저력이 있다. 그리고 이제 코로나-19도 이겨낼 것이다.

 

<참고문헌> 

Helliwell J. F., Huang, H., Wang, S., & Norton, M. (2021). In J. F. Helliwell, R. Layard, J. Sachs, & J. De Nevem (Eds.), World Happiness Report 2021 (pp.13-56). New York: Sustainable Development Solutions Network.

 

청소년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 2019 청소년 행복 보고서(4)

청소년들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뭘까? 학술적으로 표현하자면, 청소년들의 행복을 가장 잘 설명하는 요인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019 청소년 행복 보고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은 <2019 청소년 행복 보고서> 연구자들이 연구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4개 영역 22개 지표(질문)에 나타나 있다. 모든 질문은 네 혹은 아니오(yes or no)로 응답한다.

영역1: 가정
  1. 감정적 무시(Emotional neglect): 내 가족은 내 기분을 무시한다.
  2. 방임(Supervisory neglect): 내 가족은 나를 방치한다.
  3. 보호자 역할을 하고 있음(Young carer): 내가 보호자 역할을 한다.
  4. 한 번 이상의 이사(Moved house more than once): 최근 2년 사이에 한 번 이상 이사를 했다.
영역2: 가정 경제
  1. 실업(Unemployment): 가정 내에 일정한 소득이 있는 사람이 없다.
  2. 무상급식(Free school meals): 나는 무상급식이 가능하다.
  3. 3개 이상의 없음(Child missing three or more items): 용돈, 내 발에 맞는 신발, 내 체형에 맞는 옷, 스마트폰, TV, 친구와 안전하게 놀 장소, 가족 명의 자동차, 매달 하루 이상 가족과의 외출, 연 1회 가족과 즐기는 휴가에서 3가지 이상이 없다.
  4. 친구보다 돈이 없다는 지각(Child has less money than friends): 나는 친구보다 돈이 부족하다.
  5. 가족의 돈에 대한 걱정(Child worries about how much money family has): 나는 우리 가족의 재정 상황에 대해 자주 걱정한다.
  6. 매일 먹을 음식의 부족(Child has not have enough food to eat each day: 나는 먹을 것이 충분하지 않다.
  7. 내 방이 없음(Child shares a room): 나는 내 방이 없다.
  8. 내 침대가 없음(Child shares/does not have bed): 나는 내 전용 침대가 없다.
  9. 최근 2년 사이에 집이 없음(Homeless in the last two years): 우리 가족은 최근 2년 사이에 집이 없다.
영역3: 학교
  1. 최근 3개월 사이의 따돌림(Bullying in the last three months): 나는 최근 3개월 사이에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다.
  2. 거의 매일 학교에서 다툼(Fights at school every/most days): 나는 학교에서 거의 매일 다툰다.
  3. 학교를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함(Child does not feel safe at school): 학교는 안전한 곳이 아니다.
  4. 최근 2년 내에 전학 경험이 있음(Child moved school in past two years): 나는 최근 2년 내에 전학을 갔다.
영역4: 동네
  1. 학교 가는 길을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함(Child does not feel safe on way to/from school): 학교까지 가는 길은 안전하지 못하다.
  2. 내가 사는 동네를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함(Child does not feel safe walking in area they live): 내가 돌아다니는 지역들은 안전하지 못하다.
  3. 내가 사는 동네에서 거의 매일 다툼이 있음(Fights in local areas every/most days): 동네에 사는 사람들끼리의 다툼이 거의 매일 있다.
  4. 이웃(동네 사람)과 문제가 있음(Neighbourhood problems): 2명 이상의 동네 사람과 갈등 혹은 문제가 있다.
  5. 범죄나 반사회적 행동을 경험했음(Experienced crime/anti-social behaviour): 나는 우리 동네에서 범죄나 반 사회적 행동을 경험한 적이 있다.
*출처: The Children’s Society. (2019). The Good Childhood Report 2019. London, UK: The Children’s Society.


위 그림은 이 질문들에 대한 응답의 결과를 보여준다. 그림의 좌측은 설문 문항(지표)을 보여준다. 설문 문항 오른쪽 괄호 안의 숫자는 각 질문에 네(yes)라고 말한 사람의 비율을 보여준다. 그림 좌측 설문 문항에서 회색이 칠해진 것은 해당 설문에 대한 그림 오른쪽 통계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값이라는 뜻이다. 그림의 우측은 각 설문 문항이 청소년 행복 감소를 얼마나 설명하는지 보여준다. 그림 오른쪽 부분의 숫자가 높을수록 해당 지표가 청소년 행복에 미치는 영향이 강하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그림 왼쪽에 회색이 칠해진 지표들에 대한 그림 오른쪽의 설명량을 보면, 청소년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 수 있다.

먼저 가정 영역부터 살펴보자. 가정 영역에서 청소년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가족 구성원들이 청소년의 감정을 무시하는지 아닌지이고, 다른 하나는 가족 구성원들이 청소년을 방치(방임)하는지 아닌지이다. 가족 구성원이 청소년의 감정을 무시하거나, 방치할수록 청소년은 불행하다.

다음은 경제적 영역이다. 경제적 영역에서 청소년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네 가지다. 첫째, 청소년들은 용돈, 내 발에 맞는 신발, 내 체형에 맞는 옷, 스마트폰, TV, 친구와 안전하게 놀 장소, 가족 명의 자동차, 매달 하루 이상 가족과의 외출, 연 1회 가족과 즐기는 휴가에서 3가지 이상이 없을 때 불행해진다. 둘째, 청소년들은 친구보다 돈이 없다고 느낄 때 불행해진다. 셋째, 청소년들은 가족 구성원들이 돈이 없다고 느낄 때 불행해진다. 넷째, 청소년들은 가족 구성원이 살 집이 없을 때 불행해진다.

다음은 학교 생활 영역이다. 학교 영역에서 청소년 불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세 가지다. 첫째,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할 때 불행하다. 둘째,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갈등과 다툼이 끊이지 않을 때 불행하다. 셋째, 청소년들은 학교에 안전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때 불행하다.

끝으로 동네 영역이다. 동네 영역에서 청소년 불행에 미치는 요소는 네 가지다. 첫째, 청소년들은 학교를 오가는 길이 안전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때 불행하다. 둘째, 청소년들은 동네 전체가 안전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때 불행하다. 셋째, 청소년들은 동네에서 다툼과 갈등이 끊이지 않을 때 불행하다. 넷째, 청소년들은 범죄나 반사회적 행동을 경험했을 때 불행하다.

이 중에서도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은 청소년의 불행을 가장 높은 비율로 설명하고 있다(6.4%). 학교 가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이 그다음을 따르고 있고(5.4%), 3가지 이상 부족한 것(5.2%)과 친구보다 돈이 적은 것(4.5), 가정에서 감정적으로 무시당하는 것(4.0%)도 모두 청소년의 불행을 높은 비율로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리하면, 청소년들은 따돌림, 학교가 안전하다는 지각, 가정의 재정 상태, 청소년에게 공감해주지 못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런 지표에 대한 공동체의 대응이 긍정적일 때는 행복해지지만, 이런 지표에 대해 공동체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거나, 무시할 때는 불행해진다.

청소년의 행복과 동반 하락한 지표는? – 2019 청소년 행복 보고서(3)

2019 청소년 행복 보고서(3)

영국은 매년 1회 청소년들의 행복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9 청소년 행복 보고서>는 2020년 8월 현재 가장 최신 보고서에 해당한다. 이 보고서의 핵심적인 결과 중 하나는 지난 10년 간 청소년들의 행복이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이 보고서의 연구진은 지난 10년 간 청소년들의 행복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만 10세를 대상으로 한 조사이다. 주황색은 여성, 녹색은 남성을 보여준다.

낮아지는 추세로 볼 때 여성은 조금 급격하고, 남성은 조금 완만하다. 그러나 두 성별에서 모두 행복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즉 최근 10년 간 청소년들은 매년 조금씩 불행해지고 있다. 그럼 그 이유는 뭘까? 여기서 밝혀둘 것은 이런 질문에 대한 과학적 인과관계를 찾기 위해서는 이러한 행복 저하보다 먼저 발생한 선행요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행복이라는 거시적 지표에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선행 요인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경제 성장률과 환율과 같은 거시 경제 지표에 미치는 단 하나의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

물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학자들이 이때 활용하는 것이 바로 상관관계다. 같은 시기 동안 비슷한 추세로 증가한 요인이 있는지, 반대로 같은 시기 동안 비슷한 추세로 감소한 요인이 있는지를 찾는 것이다. 2019 청소년 행복 보고서 연구자들도 비슷한 방식의 접근을 시도했다. 바로 청소년 행복이 저하되는 동안 비슷한 추이로 저하된 요인들을 찾아본 것이다. 그 결과 크게 두 가지 동반 하락 요인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 10세를 대상으로 한 조사이다. 주황색은 여성, 녹색은 남성을 보여준다.

첫째, 교우 관계 만족도(Friends)의 하락이다. 조사를 시작한 2010년 이래로 청소년들의 교우 관계 만족도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남성 청소년(녹색)의 하락세가 여성 청소년(주황색)의 하락세보다 더 급격하다. 이걸 보는 순간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유발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서 보고서는 아직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즉 이에 대해서는 또 다른 연구가 필요하다. 스마트폰 사용시간 증가와 그에 따른 인지능력과 공감능력 저하 등을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겠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다.

만 10세를 대상으로 한 조사이다. 주황색은 여성, 녹색은 남성을 보여준다.

둘째, 학교 생활 만족도(School)의 저하다. 한 가지 알아둘 것은 학교 생활 만족도는 다른 지표들에 비해 점수대가 낮은 지표 중 하나라는 것이다. 학교 생활 만족도만큼 점수가 낮은 요인은 외모(Appearance)가 있고, 학교 생활 만족도보다 점수가 낮은 요인은 미래에 대한 기대(Future) 뿐이다. 그런데, 외모 만족도와 미래에 대한 기대는 더 떨어지진 않았다. 오직 학교 생활 만족도만 최근 3년 정도의 조사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그림에도 나타나 있지만, 2009년부터 2015년까지는 7.7점 정도를 유지하던 학교 생활 만족도가 2016년 이후 7.4점 이하로 뚝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0.3포인트 떨어진 게 뭐 대수냐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4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조사에서 0.3포인트가 떨어졌다는 것은 모든 청소년의 학교 생활 만족도가 일관성 있게 떨어졌다는 의미이므로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그럼 학교 생활 만족도는 왜 떨어졌을까? 여러분의 머릿속에는 코로나-19가 떠오를 수 있지만, 2019년 조사는 코로나-19와는 무관하다. 코로나-19의 2020년과 2021년 보고서에서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즉 학교 생활 만족도 저하의 원인은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요인들에서 찾아봐야 할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교우 관계 만족도와 학교 생활 만족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에 대한 <2019 청소년 행복 보고서> 연구진의 조사를 좀 더 심도 있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출처: The Children’s Society. (2019). The Good Childhood Report 2019. London, UK: The Children’s Socie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