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습관의 힘: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때 조금씩 시도한 아주 작은 일들이 삶을 바꿨다!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자기계발 방법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아주 작은 습관의 힘』. 고교 시절 촉망받는 야구선수였던 저자는 연습 중 동료의 야구 배트에 얼굴을 정통으로 강타당하는 큰 사고를 당했고, 걸을 수조차 없었던 저자는 절망에 빠지는 대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이라도 찾아 그것을 반복하자고 마음먹었다. 그 후 매일 걷기 연습을 해서 6개월 만에 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고, 6년 후에는 대학 최고 남자 선수가 되었다.

그 후 자신을 인생의 나락에서 구해준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전 세계에 알리는 최고의 자기계발 전문가가 된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생생한 경험과 생물학, 뇌과학, 심리학의 최신 연구 결과를 집약해서 습관 하나로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노하우를 제시한다. 저자는 더 나은 습관을 세우는 계획에 대해 단계별로 소개한다.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심이 분명해야 하고(제1법칙), 매력적이어야 하며(제2법칙), 쉬워야 하고(제3법칙), 만족스러워 하는데(제4법칙), 이 네 가지 법칙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빠르고, 효율적이고, 확실하게 변화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금연, 다이어트에서부터 비즈니스에서 탁월한 성과를 이뤄내기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습관을 세우고 삶을 변화시키는 과학적인 방법을 설명한다. 저자는 사소하고 별것 아닌 일이라도 몇 년 동안 꾸준히 해나가면 정말로 놀랄 만한 결과가 나타난다고 이야기하며 이 책에서 제안하는 방법으로 매일 조금씩 좋은 습관을 만든다면 무엇을 결심하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전한다.

*저자: 제임스 클리어

미국 최고의 자기계발 전문가. 블로그 월 방문자 수 100만 명, 구독자 수 50만 명의 뉴스레터를 발행하는 파워블로거이자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다. 전세계 사람들에게 습관 형성, 의사결정 등 지속적인 자기 관리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그의 뉴스레터는 단 2년 만에 10만 구독자를 돌파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는 개인 뉴스레터로는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세라고 하며, 세계 최고의 웹사이트에 수여되는 웨비상(Webby Awards) 베스트 뉴스레터 부문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그가 발행한 뉴스레터 중 일부는 <뉴욕 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 《포브스》, 《타임》, 등 저명한 매체에 소개됐다. 어렸을 때부터 타고난 재능으로 촉망받는 야구선수였던 그는 훈련 중 얼굴 뼈가 30조각이 나는 사고를 당했다. 야구에 인생을 걸었던 그에게 이 사건은 사망선고와도 같았다. 하지만 그는 좌절 대신, 매일 1퍼센트씩의 성장을 목표로 일상의 작은 성공들을 이뤄나갔다. 6년 후, 꾸준한 노력 끝에 그는 대학 최고 남자 선수로 선정되었고, ESPN 전미 대학 대표 선수로도 선출되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자신을 인생의 나락에서 구해준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전세계에 알리는 최고의 자기계발 전문가가 되었다. 현재 그는 《포춘》 500 기업들에서 앞다투어 초빙하는 명연사이며 NFL, NBA, MLB에서 활동하는 세계적 운동선수들을 코칭해주고 있다. 또 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의 IT 기업은 물론 아이비리그 대학들까지 강연을 나가는데,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초청받아 선보인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 관한 강연은 지금까지 온라인에서 크게 회자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온라인 학습 사이트 습관 아카데미(Habits Academy)를 설립해 누구나 달라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으며, 지금도 미국 전역에서부터 유럽, 아시아까지 전세계를 여행하며 좋은 습관이 주는 인생의 놀라운 변화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중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당신은 잃어 버린 지갑을 찾을 수 있을까?

인간은 연약하다.

신체적으로 연약하고, 정신적으로 연약하다.

물리적 힘에 의해 쉽게 다치고, 심리적 영향력에 의해 쉽게 상처 받는다.

그러나 인간은 이런 연약함을 이겨내는 방법을 발견하였다. 바로 뭉치는 것이다. 한 사람의 인간은 매우 연약하지만, 그 연약한 인간들이 뭉치면 달라진다. 뭉치면 자신보다 더 크고 힘센 포식자에 쫓아내거나 죽일 수 있고, 뭉치면 개개인이 혼자서 할 수 없었던 식량의 대량생산도 가능해지고, 뭉치면 개개인 할 수 없는 건축도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현재 인류가 이룬 문명이라는 것은 연합, 단합, 협력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경에도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능히 당하나니 삼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전도서 4장 12절

이처럼 협력이라는 것은 위력을 가진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약간 이상하다. 우리 인간은 어떻게 이렇게 협력을 잘하는 걸까? 어떻게 우리 조상들은 늑대 무리를 마주쳤을 때, 동료에게 내 등을 맡길 수 있었을까? 사실 동료라고 생각했던 그 사람이 나를 늑대 밥으로 주고, 도망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쉽게 말해 자기 혼자 살겠다고 배신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동료를 믿고 의지했다. 같이 협력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같이 위기를 극복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내가 베풀면 그도 베풀 것이라고 믿었고(상호주의), 공동체를 배신하면 처벌을 받게 될 거라는 걸 믿었으며(윤리, 도덕, 법과 제도), 신뢰를 저버린 사람은 결국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을 믿었다(나쁜 평판을 얻게 되면 공동체에서 무시당하거나, 따돌림당함).

이 모든 것을 한 마디로 압축하면 ‘신뢰(Trust)’다. 우리 조상들은 서로를 신뢰했다. 내 이웃을, 내 친구를, 내 가족을, 우리 공동체 구성원들을 신뢰했다. 그리고 이러한 신뢰야 말로 지금까지 인류를 버티게 만들고, 생존하게 만들며,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게 만드는 힘이었다. 신뢰가 얼마나 중요했던지, 우리의 유전자 안에도 공동체 구성원을 신뢰하는 유전자, 즉 다른 사람을 일단 믿고 보는 유전자를 탑재해주었다. 기본 신뢰(Basic trust)라고 부르는 녀석이다. 오죽하면,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가 신뢰는 인류 만들어낸 최고의 상상력이라고 했겠는가.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기본 신뢰를 저버리는 일들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오히려 이런 기본 신뢰를 이용해서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주고, 손실을 입히고 생명을 위협하는 일들도 생긴다. 피싱 범죄, 스미싱 범죄 등등의 수많은 사기 범죄들이 그것이다. 인간의 신뢰를 이용하는 배신자들, 다른 사람들이 신뢰 있게 행동할 것이라는 것을 이용하여 그 틈에 자신의 이기적인 욕구를 충족하는 인류의 배신자들이 존재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에 대한,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토대로 신뢰 있게 행동할 때, 이기적으로 인류를 배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까, 자신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인류의 배신자들이 있다. 모든 사람들이 밖에 돌아다니지 않으니까, 자신은 밖에 돌아다녀도 안전할 거라고 생각하는 인류의 배신자들이 있다. 기차와 같은 대중교통에서 음식물 섭취를 하지 말라고 해도 기여코 음식물을 섭취하는 인류의 배신자들이 있는가 하면, 버스나 택시에서 마스크를 써달라는 기사님의 요구에 적반하장식으로 반발하면서 폭력을 행사하는 질 나쁜 배신자들도 있다. 심지어 신앙심이 있으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다는 비과학적 신념, 미신을 퍼뜨리면서 종교활동과 포교활동을 멈추지 않고,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인류의 배신자들도 등장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이런 일들을 겪다 보니, 여전히 공동체에 대한 이러한 신뢰가 남아 있는 사람도 있지만, 너무 많이 배신을 당한 나머지 공동체에 대한 기본 신뢰가 무너진 사람들도 존재하게 되었다. 《2021 세계행복보고서》가 주목한 것도 이 부분이다. 여전히 공동체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과 이제 공동체를 신뢰할 수 없다고 믿는 사람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기 전과 후에 행복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연구진은 재미있는 질문을 만들어서 40개국 사람들에게 배포하였다. 소위 ‘지갑 문제(wallet question)’라고 불리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1) 당신은 20만 원 정도의 현금이 들어 있는 지갑을 어딘가에서 잃어버렸습니다. 경찰로부터 지갑을 돌려받게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0-100% 사이로 응답하세요.

2) 당신은 20만 원 정도의 현금이 들어 있는 지갑을 어딘가에서 잃어버렸습니다. 이웃으로부터 지갑을 돌려받게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0-100% 사이로 응답하세요.

3) 당신은 20만 원 정도의 현금이 들어 있는 지갑을 어딘가에서 잃어버렸습니다. 낯선 사람으로부터 지갑을 돌려받게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0-100% 사이로 응답하세요.

라고 제시되었고, 이에 응답하였다.

여기서 경찰에게 지갑을 돌려받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은 사회 시스템, 즉 법과 제도, 시장, 정부에 대한 믿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한편 이웃과 낯선 사람에게 지갑을 돌려받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은 공동체 구성원들, 윤리, 도덕성에 대한 신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추가적으로 ‘지갑 문제’가 행복에 미치는 효과와 비교해보기 위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실업 상태인 것이 행복에 미치는 효과,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신 건강의 문제를 경험할 것 같다는 인식이 행복에 미치는 효과, 코로나-19 상황에서 폭력적인 범죄를 경험할 것 같다는 인식이 행복에 미치는 효과, 코로나-19 상황에서 소득이 2배로 증가한 것이 행복에 미치는 효과를 지갑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가 행복에 미치는 효과와 비교해보았다.

*출처: 2021 세계행복보고서

이제 결과를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큰 틀에서 보면, 사람들은 경찰에게 지갑을 돌려받을 가능성을 평균 50%로 추정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낯선 사람에게 지갑을 돌려받을 확률은 평균 25% 정도로 매우 낮게 추정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 시장, 법과 제도에 대한 신뢰가 전반적으로 낮음을 의미할 뿐 아니라, 공동체(특히 낯선 사람) 구성원과 그들의 윤리, 도덕성에 대한 신뢰도 매우 낮음 수순임을 의미한다. 《2021 세계행복보고서》는 이에 대해 사람들의 추정이 비관적(pessimistic)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다음으로 세부 질문이 행복과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경찰에게 지갑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믿음(Wallet return by police seen as very likely)을 높을수록(경찰에게 지급을 돌려받을 가능성-%-을 높게 지각할수록) 행복(생활평가 점수: ‘내 삶을 나의 가능성과 잠재력, 역량을 펼치기에 충분한 삶이다’라는 질문에 0-10점 사이로 응답하는 것)이 0.459포인트 증가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시장, 정부, 법과 제도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더 행복해지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반대로 보면, 코로나-19 상황에서 시장, 정부, 법과 제도에 대한 신뢰가 낮을수록 불행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의미이다.

더하여 이웃과 낯선 사람에게 지갑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믿음(Wallet return by neighbour or stranger seen as very likely)이 높을수록 행복이 0.619포인트 상승하는 경향이 있음을 관찰하였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이웃, 낯선 사람, 공동체 구성원 및 그들의 윤리, 도덕성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더 행복해지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역시 반대로 생각하면, 코로나-19 상황에서 공동체 구성원과 그들의 윤리, 도덕에 대한 신뢰가 낮을수록 더 불행해지는 경향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지금부터다. 이렇게 ‘지갑 질문’을 통해 확인한 신뢰 수준과 행복 사이의 관계는 다른 모든 요인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력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한 것이었다. 먼저 현재 실업 상태(Currently unemployed)인 것은 행복을 0.43포인트 감소시키는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0.43이라는 포인트는 경찰에게 지갑을 돌려받을 가능성 추정이 행복에 미치는 효과인 0.459와 이웃이나 낯선 사람에게 지갑을 돌려받을 가능성 추정이 행복에 미치는 효과인 0.619보다 작다. 즉 공동체에 대한 신뢰 요인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력이 현재 실업 상태인 것이 개인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력보다 크다.

이러한 결과를 해석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보충 설명을 하자면, 누군가 현재 실업 상태에 있다고 하더라도,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있으면, 그 사람의 실제 삶을 그렇게 불행하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실업 상태인 사람이 공동체에 대한 신뢰마저 없다면,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이어서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신 건강 문제가 발생할 것 같다는 지각(Harm from mental health issues seen as very likely)이 높을수록 행복은 0.382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력보다는 작은 것이다. 즉 조심스럽게 해석해보자면,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신 건강의 문제를 경험한다고 하더라도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있으면, 그렇게 불행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신 건강의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데 공동체에 대한 신뢰마저 없으면, 무척 불행한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

비슷하게 코로나-19 상황에서 폭력적인 범죄를 경험할 것 같다는 지각(Harm from violent crime seen as very likely)이 높을수록 행복은 0.226포인트 감소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역시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력보다는 작은 수치다. 마찬가지로 해석해보자면, 코로나-19 상황에서 폭력적인 범죄를 경험할까 봐 몹시 불안하더라도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있으면, 이러한 불안이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다. 반면 코로나-19 상황에서 폭력적인 범죄에 노출될까 봐 걱정이 많은데, 공동체를 신뢰하기 어렵다면 정말 불행해질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소득 감소를 경험할 때, 반대로 소득이 2배가 되는 것(Doubling of income)은 행복을 0.202포인트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도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행복에 미치는 효과의 크기에는 미치지 못한다. 해석하자면, 소득이 2배가 되는 것보다 인간의 행복에 더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공동체에 대한 신뢰일 수 있으며, 소득이 2배가 되더라도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여전히 불안하고 불행할 수 있다.

봤는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그래서 서로 돕고 살아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신뢰가 중요하다.

바보야! 문제는 신뢰야!

코로나19와 사회적 요인들 자체의 변화

사회과학자들은 어떤 중요한 사건이 발생하기 전과 후에 다양한 사회심리적 요소들이 어떤 변화를 보였는지에 관심이 많다.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따거나 따지 못한 이벤트 전후, 야구 경기에서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기거나 지기 전후, 내가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가 선거에서 당선되거나 당선되지 못한 전후 같은 것 말이다.

행복을 연구하는 사회과학자들도 비슷하다. 어떤 이벤트가 일어나기 전과 후에 사람들의 행복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에도 관심이 있지만, 그전에 다양한 사회심리적 요소들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자체에도 관심이 있다. 예를 들어 사회과학자, 그중에서도 심리학자들은 어떤 이벤트가 벌어지기 전과 후에 소득, 건강 문제, 친구의 수, 혼인자의 수, 실업자수 등등의 변수가 증가했는지 감소했는지 아니면 변화가 없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한다.

세계적인 사회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작성한 《2021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 2021)》도 마찬가지다. 이 보고서도 어떤 이벤트가 발생하기 전과 후에 다양한 사회심리적 요소들의 변화에 주목한다. 그리고 너무 당연하게도 가장 최근에 있었고,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벤트는 바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이다. 오늘은 《2021 세계행복보고서》의 내용들 중 코로나-19가 전 세계인의 사회심리적 요인들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코로나-19로 인한 다양한 사회심리적 요인의 변화. *출처: World Happiness Report 2021

먼저 가계소득(Log HH Income: Log House Hold Income)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 비해 수치상으로는 감소하였지만,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것을 근거로 하여 코로나-19가 전 세계인의 가계소득에 미친 영향이 없었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타당하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 간 접촉을 피하게 되면서 일시적으로라도 실업 상태에 놓였던 사람이 많았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직업을 다시 얻기 위해 구직활동을 해야 했을 것이며, 구직활동 과정에서 이직(같은 직종의 다른 직장을 구함)을 하거나 더 심하게는 전직(다른 직종의 직장을 구함)을 하기도 했을 것이다.

때로는 아르바이트와 같은 안정적이지 않은 일을 2개, 3개를 하면서 버텨내고 있을 수도 있다. 낮에는 마스크 제조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대리운전을 했을 수도 있다. 정말 그렇다면, 이는 굉장히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우여곡절 및 변화와 적응 과정을 거쳐서 소득을 다시 회복했을 것이고, 그래서 통계적으로는 차이가 없게 되었다. 그러나 통계 수치 자체는(숫자는) 이러한 고충을 모두 헤아리지 못한다. 숫자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소득을 유지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런 숫자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별도의 연구를 진행하는데, 그런 것을 질적 연구(Qualitative study)라고 부른다. 양적 연구는 질적 연구로 보완될 필요가 있고, 질적 연구는 양적 연구의 지지를 받는 것이 좋아 보인다.

다음으로 건강 문제(Health problem: 어제 기침, 콧물, 재채기, 가려움증, 고열, 두통, 설사, 복통, 구토, 어깨 결림, 어지러움, 매스꺼움 등 중 경험했으면 yes, 경험하지 않았으면 no; yes는 1점, no는 0점으로 하여 평균을 도출하고, 이를 건강 문제 지표값으로 활용)는 코로나-19 전에 비해 감소하였고,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차이였다. 약간 의외라고 느껴지실 수도 있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전염병 상황에서 개인의 건강 문제가 오히려 감소하였다니 말이다. 그런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늘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서 미세먼지와의 접촉이 줄어들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손 씻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손을 잘 씻고 있으며, 과거 손에 있던 병균으로 인해 유발되는 질병이 감소하였다. 더하여 평소 자기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하거나, 소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위생 수준이 증가하였다. 그리고 바로 이 모든 요소들이 합쳐져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건강 문제가 감소하는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어서 친구의 수(Count on friends)이다. 결과를 보면 코로나-19는 친구의 수를 감소시켰고, 그 차이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어마어마한 차이는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의 친구가 감소하였다. 이는 코로나-19가 절친(best friends) 사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그냥 친구, 업무상 친구(사업상 친구), 친구라고 이야기하지만 그냥 아는 사람들의 관계는 소원해지게 하는 것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코로나-19로 인해 촉발된 비대면 시대(Non-Contact, Contactless, No touch, Zero touch)가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조상들의 지혜를 확인하는 계기로 작용했다고도 볼 수 있겠다.

아울러 부패 지각(Perceptions of corruption: 정부와 기업이 부패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태도)에 대한 결과를 보자. 살펴보면 사람들은 코로나-19 전보다 후에 정부와 기업이 부패했다고 생각하는 정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짐작컨대 코로나-19에 대한 각국 정부의 대응이 효과적이었고, 그에 따라 코로나-19 상황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증가하였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뇌과학 혹은 진화심리학적으로 보면,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 간의 신뢰와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고 느낀 호모 사피엔스가 생존을 위해 공동체 전체에 대한 신뢰를 증가시키는 결정을 했다고도 볼 수 있다. 왜냐고? 이런 위기상황에서 주변 사람이나 정부, 기업을 의심하는 것보다는 신뢰하는 것이 생존과 번영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더하여 코로나-19 전과 비교할 때, 30대 미만의 인구는 증가한 반면, 60대 이상의 인구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미만의 인구가 증가했다는 것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신생아들은 여전히 태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생률 저하와 학령인구 감소가 사회 문제로 대두된 한국 사람들은 이러한 데이터가 신기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이 출생률이 저하된다고, 지구 전체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구 전체 인구는 감소하지 않고,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수많은 신생아들이 태어나고 있다.

어떤 분들은 태어나기만 하는 게 무엇이 중요하냐고 질문할 수도 있다. 태어난 아이가 얼마 있지 않아 죽을 수도 있지 않냐고 말이다. 맞는 말씀이다. 그래서 유아 사망률이라는 개념이 있다. 5세 이전에 죽는 아이들의 비율을 말한다. 그리고 30대 미만의 인구가 전체적으로 증가했다는 것 안에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유아 사망률이 굉장히 줄었으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유아 사망률은 굉장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60대 이상 인구의 감소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망한 사망자 대부분의 60대 이상의 고령 인구라는 점을 지적할 수 있겠다.

이제 혼인자의 수(Married: 법적 결혼, Common-law: 동거 등의 사실혼 관계; 이 두 가지를 모두 혼인으로 파악함)를 살펴보도록 하자. 혼인자의 수는 코로나-19 전과 비교할 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결혼식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를 하기 어려워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코로나-19가 동거와 같은 사실혼 관계를 감소시키는 것에도 일조했다는 것이다. 결혼식을 못한 것은 그렇다 치지만, 사실혼 관계가 감소한 이유는 무얼까? 단언하긴 어렵지만, 사실혼 관계는 언제든지 깨질 수 있는 약한 고리였다고 짐작할 수 있다. 그냥 잠시 서로 위로하기 위해 만난 것이지 평생을 약속한 관계는 아니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코로나-19가 오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그렇게 크지 않으니까 그냥 헤어진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참고로 코로나-19가 별거자수(SEP: separated), 이혼자수(DIV: divorced), 사별자수(widowed)에 미치는 효과는 없었다.

끝으로 코로나-19는 대학생수와 실업자수를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학생수가 증가한 이유는 기업의 채용 계획이 미뤄지거나 감소하면서, 졸업을 유예하거나, 휴학을 하는 대학생들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업자수가 증가한 이유는 여행 및 관광업계, 항공업계 등에서 대규모 실업이 발생하였고, 그 외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수익이 감소한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상황이 2021년에도 지속된다면, 2022년 보고서에서는 어떤 변화를 확인하게 될까? 벌써부터 궁금하다.

해빗: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움켜쥔 삶을 내려놓는 순간 습관의 마법이 시작된다!전 세계 습관 과학 분야에서 현재 가장 주목 받는 연구자이며 세계적인 심리학자들과 협업하는 인간 행동 전문가인 웬디 우드가 노력과 투지로 환경을 이겨낼 수 있다고 몰아붙이는 세상 속에서, 거꾸로 상황에 집중해 애쓰지 않고도 자동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검증된 습관 설계 법칙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해빗』.

30여 년간 인간 행동의 근원을 연구한 저자는 금세 고갈되어 사라질 의지력 대신 주변 상황의 조건을 살짝 바꿔 저절로 목표를 달성하는 습관 과학의 힘을 빌리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우리가 늘 최선을 다하며 살지만 금세 좌절하고 제자리로 돌아가는 이유가 목표와 동기에만 지나치게 집착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일상의 아주 작은 조건을 의도적으로 조작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삶을 설계할 수 있다고 말한다.

1부에서는 온갖 미신적 자기계발 담론과 동기 부여 전문가들의 비상식적인 조언으로 인해 왜곡된 습관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고, 진정으로 우리의 행동을 영원히 지속시키는 힘의 정체가 무엇인지 최신 뇌과학과 방대한 심리학 연구 결과를 토대로 분석하고, 2부에서는 무의식에 잠재된 43%의 힘을 온전히 끌어내는 ‘습관 설계 법칙’을 단계별로 자세히 설명한다.

습관 형성에 사회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변화’, ‘중독’, ‘스트레스’ 등의 키워드로 분석한 3부에서 저자는 지난 20여 년간 현대인의 식사량이 2배 넘게 폭증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현대 사회가 우리의 자제력과 의지력을 서서히 좀먹도록 얼마나 교묘하고 은밀하게 짜여 졌는지 폭로하며, 버티고 견디고 투쟁하는 삶에서 벗어나 손쉽고 우아하게 목표에 도달하는 과학적인 습관 설계 법칙을 일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저자: 웬디 우드

인간 행동 연구 전문가.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습관의 형성 원리와 작동 방식에 대해 과학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자이며, 『오리지널스』 저자 애덤 그랜트, 『그릿』 저자 앤절라 더크워스 등 세계적인 심리학 분야 전문가들로부터 습관 연구에 관한 세계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심리학.뇌과학.경영학.사회학 등 여러 학문을 넘나드는 방대한 연구를 통해 ‘습관 설계’라는 자신만의 구체적이고 독창적인 방법론을 도출했다. 무엇이 인간 행동의 지속성을 창조하는지 밝히고자 신경과학.인지심리학.행동동기론 등을 30여 년간 연구했으며 그와 관련한 수천 건의 실험을 기획.주도했다. “우리 삶의 43%가 습관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웬디 우드의 탐구 여정은 그동안 시중에 출간된 수많은 동기 부여 자기계발서의 이론적 배경이 됐다.


최고의 학자들로 구성된 웬디 우드 연구팀은 미국국립과학재단.미국국립보건원.템플턴재단.록펠러재단.P&G 등 저명한 학술재단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활동하고 있으며, 수많은 연구자가 웬디 우드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려고 기다리고 있다. 여러 국제 학술지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워싱턴포스트》.《로스앤젤레스타임스》.《뉴욕타임스》.《시카고트리뷴》.《USA투데이》 등에 칼럼을 쓰고 있다.


『해빗』은 웬디 우드가 지난 30여 년간 연구한 결과물을 집약한 첫 책이며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소르본대학교 행동과학연구소, 유럽경영대학원 등 미국과 유럽의 여러 학술 단체에서 후원을 받아 집필됐다. 습관 과학 연구 최전선에서 직접 경험하고 목격한 모든 지식을 담은 이 책은, 인간 행동 뒤에 감춰진 무의식이 만들어내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활용해 삶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알기 쉽게 전달한다.

우리는 삶의 질을 잘못 측정하고 있었다

일인당 국민소득으로 삶의 질을 측정하던 시대에서 건강, 자율성, 부패에 대한 지각, 교육, 사회적 지지, 평등 등의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여 삶의 질을 측정하는 시대로의 전환

https://youtu.be/5WPkjVhI8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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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사회심리적 요인들의 영향력 증감

어렸을 적에 그렇게 커 보이던 초등학교 운동장이 나이가 들어서 다시 보면, 그렇게 작을 수 없다. 어렸을 때는 힘 깨나 쓴다는 친구들이 학교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제법 커 보였지만, 지금 보면 그런 친구들이 우스워 보인다. 반대로 어렸을 때는 공부가 무슨 소용인지 싶고, 내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아 보였지만,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공부가 정말 소중하고, 중요하고, 내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걸 알게 된다.

이렇게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어떤 변수의 영향력이 변화함을 경험하곤 한다. 영향력이 크던 것이 작아지기도 하고, 영향력이 작던 것이 커지기도 하며, 별 영향이 없던 것이 긍정적으로 혹은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사회과학자들이 연구를 통해 발견해내는 것들 중에도 이런 영향력의 크기라는 요소가 있다. 효과의 크기(effect size)라고도 부르는 요소인데, 특히 심리학 분야에서 중요하게 취급하는 요소다. A라는 요인이 B라는 요인에 미치는 효과가 있다, 없다 자체도 중요하지만, 도대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X가 Y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 영향력을 거의 감지할 수 없다면, 그건 사실 없는 것과 같다. 그래서 이런 변수를 정책적 의사결정을 하거나, 기업의 의사결정, 개인의 의사결정에 반영하진 않는다. 그러나 X가 Y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면 다른 것을 무시하더라도 X의 변화에 주목하고, X를 관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책적, 기업적, 개인적 의사결정에 이 X라는 변수를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로 인한 다양한 사회심리적 요소들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어떤 요소들은 코로나-19 이후에 행복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진 반면, 어떤 요소는 오히려 영향력이 작아졌고,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그 영향력에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요소들도 존재한다. 오늘은 이렇게 코로나-19 이후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의 영향력, 즉 효과의 크기가 어떤 식으로 변화했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그림-1을 보면서 설명해보겠다.

그림-1. 코로나-19 이후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의 영향력 크기 변화. *출처: World Happiness Report 2021

먼저 가계 소득(Log HH Income: Log Household Income)이 생활 평가에 미치는 영향력부터 살펴보자. 코로나-19 전 가계 소득은 생활 평가와 정적인 관계가 있었다. 소득이 높을수록 생활 평가 점수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이 정적 관계는 유지되었다. 그러나 한 가지 달라진 것이 있었다. 바로 코로나-19 이후, 가계 소득이 생활 평가(행복)에 미치는 영향력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코로나-19 이후에도 가계소득이 높을수록 생활 평가가 좋아지는 경향은 그대로였지만, 그런 경향이 나타나는 정도는 줄어들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전에는 소득이 1 증가할 때, 생활 평가 점수는 0.15점 증가했었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소득이 1 증가할 때, 생활 평가 점수는 0.1점밖에 증가하지 않게 되었다.

그림-2. 상관관계와 효과의 크기. 기울기가 가파를수록 효과가 큰 것이다.

이 부분은 해석할 때 매우 신중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돈이 행복에 미치는 효과가 사라졌다는 것이 아니다. 돈이 행복에 미치는 효과가 다소 줄어들었다. 왜 줄어들었을까?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말 그대로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증가한 사람, 감소한 사람, 그대로인 사람이 무작위로 뒤섞였고, 또 이런 소득 변화로 인해 행복해진 사람, 불행해진 사람, 그대로인 사람이 뒤섞이면서, 소득 자체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력이 감소했을 수 있다. 즉 코로나-19는 불특정 다수의 소득에 예상할 수 없는 영향을 무작위적으로 주었고, 그에 따라 가계 소득이 생활 평가 점수에 미치는 효과가 줄었다. 그림-2로 설명하자면, 가장 왼쪽(Positive) 그래프와 같은 모습을 보이던 것이, 가장 오른쪽(No correlation) 그래프와 같은 모습으로 변화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설명도 가능하다. 두 가지 변수 간의 관계성을 낮추는 또 다른 현상이 존재한다. 뭐냐고? 그건 바로 한 요소의 양극화다. 예를 들어, 가계 소득의 양극화가 심해졌다면, 그래서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해졌으며, 중간 지대는 없어졌다면? 맞다. 바로 이런 양극화 때문에 두 요소 간의 상관관계는 낮아질 수 있다. 그리고 필자의 직관은 이 양극화 때문에 소득이 생활 평가 점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감소한 것이 아닌가라는 불길할 생각을 지지한다. 사회 계층이 양극단으로 분리되고, 계층 이동이 줄어들면서, 즉 가계 소득으로 인한 계층 이동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사회가 되면서 돈의 영향력이 점차 줄어드는 느낌이 든다. 정말 그렇다면, 슬픈 일이다.

다음은 기부(Donation)가 생활 평가에 미치는 영향력의 변화를 살펴보겠다. 코로나-19 전 기부와 생활 평가 점수는 정적인 관련성을 가지고 있었다. 기부가 1 증가하면, 생활 평가 점수가 0.23점 높아지는 정도의 관계였다. 코로나-19 이후에도 기부와 생활 평가 점수의 정적 관련성은 유지되었다. 그런데 이런 관련성의 크기, 즉 효과의 크기는 더 커졌다. 코로나-19 이후에는 기부가 1 증가하면, 생활 평가 점수가 0.29점 높아지는 수준이 되었다. 그림-2의 가장 왼쪽에 있는 그래프의 기울기가 더 가팔라졌다는 뜻이다. 이는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인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에서 타인에게 배려하고, 타인을 위해 봉사하며, 나누고 베푸는 일을 하는 것이 우리의 행복을 증가시키는 것에 강력하게 작용하게 되었음을 시사한다. 평상시에 누군가를 돕고, 나누고 베푸는 것도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만, 어려울 때, 힘들 때 누군가를 돕고, 나누고 베푸는 것은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한다.

연령이 60세 이상(Age 60+)인 것이 생활 평가에 미치는 영향력의 변화도 있었다. 코로나-19 전 60세 이상인 것과 행복 사이에는 관련성이 크게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후에는 정적인 관련성이 생겨났다. 즉 코로나-19 전에는 60세 이상 인구만 살펴봤을 때, 나이가 1살 증가한다고 해서 생활 평가 점수가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후에는 60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했을 때, 나이가 1살 증가할수록 생활 평가 점수가 0.2점이나 증가는 정적 관련성이 발생하였다. 쉽게 말해 연령이 증가할수록 코로나-19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행복했다는 뜻이다. 이는 인생 경험이 풍부한 노년층이 중장년층이나 청년층보다 코로나-19 상황에 더 잘 적응했음을 시사한다. 인생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결혼(사실혼 포함, Married/common-law)을 유지하는 것이 생활 평가에 미치는 영향력에도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19 전에는 결혼이 생활 평가에 미치는 효과가 없거나, 다소 부적인 관계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후에는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생활 평가에 미치는 효과가 긍정적으로 바뀌었을 뿐 아니라, 효과의 크기가 더 커졌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집에서 배우자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생활 평가에 미치는 효과가 긍정적이었음을 시사한다. 물론 자녀가 있는지, 같이 사는지 등도 따져봐야 하겠지만, 이 모든 요소들을 고려할 때, 결혼을 유지했거나, 결혼을 하여 같이 사는 배우자가 존재하는 것은 코로나-19 시기를 보다 잘 극복하게 만들어주는 요인임에 틀림없다.

끝으로 건강 문제(Health problem: 열, 기침, 재채기, 콧물, 두통, 복통, 설사, 근육 결림 등), 친구의 수(Count on friends), 자유(Freedom), 부패 지각(Perceptions of corruption), 실업(Unemployed) 등은 코로나-19 전에도 영향력이 있었고, 코로나-19 후에도 영향력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시 말하지만, 영향력에 변함이 없었다고 해서, 행복에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어떤 상황에서도 영향력이 없었던 이런 요인들이야 말로, 인간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강력한 변수들일 것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덮은 지 2년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지금, 이런 변수들의 영향력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 다음 연구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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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연령대별 행복

지난 편에는 코로나-19의 지속이 남녀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이번 편에서는 코로나-19가 연령대별 행복에 미친 효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측정 방법 등은 지난 편에 기술되어 있으니 여기서는 생략하고 바로 결론으로 들어가 보자.

*출처: 《2021 세계행복보고서》

먼저 쾌락적 웰빙(Hedonic Wellbeing)에 속한 긍정 정서(Happiness)와 부정 정서(Anxiety, 걱정/근심)에 대한 결과이다. 긍정 정서(Happiness) 그래프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이 이루어진 2019년 4분기에서 2020년 1분기까지 30-59세(30대, 40대, 50대)와 6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는 급격한 긍정 정서의 저하가 일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30대 미만(10대, 20대)은 긍정 정서가 감소하지 않았다. 같은 맥락에서 2019년 4분기부터 2020년 1분기까지 30-59세(30대, 40대, 50대)와 6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는 급격한 부정 정서의(걱정, 근심) 증가가 일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어느 나라든 30-59세는 한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30-59세의 생계 고민(생계 걱정)이 커졌고, 그에 따라 급격한 긍정 정서 저하와 부정 정서 증가가 나타난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30대 미만(10대, 20대)은 부정 정서가 증가하지 않았다. 심지어 30대 이상의 연령층의 경우 2020년 1분기부터 2020년 2분기까지도 부정 정서가 더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같은 기간 동안 10대와 20대는 부정 정서가 증가하지 않았다. 희소식은 이렇게 감소하던 30대 이상 연령층의 긍정 정서가 2020년 2분기 이후에는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증가하던 30대 이상 연령층의 부정 정서가 2020년 2분 이후로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 현상은 쾌락적인 웰빙이 결국 설정점으로 돌아온다는 설정점 이론(set point theory)에 부합한다.

이러한 연령대별 차이는 연령대에 따라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새로운 상황에 대한 10대, 20대의 적응력이 30대 이상의 연령대에 비해 우수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3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 나타난 긍정 정서 감소와 부정 정서 증가가 30대 미만의 연령대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을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30대 이상의 연령대에게 있어 코로나-19로 인해 안정적이던 생활 패턴을 바꾸는 것은 견디기 힘들 만큼 큰 고통이었을 수 있지만, 10대와 20대에게는 이렇게 안정적이던 생활 패턴을 바꾸는 일을 그렇게 큰일이 아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20대 미만도 힘들었을 텐데 상대적인 차이를 말한 것이니 오해 없길 바란다. 그래도 기분이 상했다면, 미리 사과한다. 미안하다). 연구를 해봐야겠지만, 30대 이상의 연령층이 20대 이하의 연령층보다 유연하게 조정하기 어려운 고정적인 생활패턴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20대 미만의 연령층도 학교 가고, 집에 오는 등의 고정적인 생활패턴이 있지만, 30대 이상의 직장인보다는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출처: 《2021 세계행복보고서》

이제 보다 포괄적인 개념에서의 행복이자, 진정한 의미에서의 행복이라고 볼 수 있는 인지적 웰빙(Cognitive Wellbeing)에 대한 연령대별 변화를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코로나-19가 인지적 웰빙 차원에서 일으킨 연령대별 변화는 쾌락적 웰빙 차원의 변화와 완전 딴판이라는 것이다. 이래서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정서적 변화를 지칭하는 쾌락적 행복은 진정한 의미에서 행복이라고 보기 어렵다. 일시적으로 즐겁다고 해서 그 사람의 삶의 질이 높은 것은 아니고, 일시적으로 힘들다고 해서 그 사람의 삶의 질이 나쁜 것이 아닌 것이다. 일시적으로 긍정 정서를 경험하거나 부정 정서를 경험하는 것보다 그것에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더 중요하고, 궁극적으로 내 삶을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삶으로 가꾸어가는지 아닌지가 중요하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인지적 웰빙이 코로나-19 이후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30-59세(30대, 40대, 50대)의 생활 만족도와 삶의 가치 인식은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긍정 정서가 크게 감소하고, 부정 정서가 크게 증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래서 긍정 정서나 부정 정서 자체가 인간의 행복이라고 규정하기는 어렵다. 부정 정서가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생활 만족도와 삶의 가치나 의미에 대한 인식은 큰 변화가 없을 수 있다.

인지적 웰빙 측면에서 다음으로 눈에 띄는 점은 코로나-19 이후로 10대, 20대, 60대 이상의 생활 만족도와 삶의 가치 인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는 것이다. 특히 10대와 20대는 쾌락적 웰빙 점수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인지적 웰빙 점수에 있어서는 지속적인 하락을 보이고 있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10-20대들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하루하루가 축적된 전체적인 삶의 측면에서는 만족하지 못하고, 별 가치가 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30-50대는 하루하루 힘들지만, 전체적인 삶의 측면에서는 만족도가 높고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60대 이상의 연령층도 10-20대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이후 생활에서 만족감을 느끼기 어려워졌고, 삶의 가치나 의미를 인식하기 힘들어졌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60대 이상 연령층이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60대 이상이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감소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60대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때 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60대 스스로 외부활동을 자제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인간의 기본 욕구 중 하나인 관계성의 욕구와 소속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30-50대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생업을 이어가면서 유능감을 느끼고, 공동체에 기여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외부활동을 이어가면서 관계성의 욕구와 소속감의 욕구도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30대, 40대, 50대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기본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활동들을 지속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생활 만족도와 삶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보존할 수 있었다고 풀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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