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9 나의 No.1 인생 툴킷! 조절능력

어린이가 겪는 신체적, 인지적, 정서적 성장을 우리는 발달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어른이 살면서 경험하는 일련의 변화는 뭐라고 불러야할까? 생애발달이론에서는 신생아부터 노년기까지 이르는 전 생애 기간동안 인간이 겪는 신체,인지,정서적 성장과 노화를 모두 일컬어 발달한다고 한다. 어린이의 키가 자라는 것도, 노인의 눈이 침침해 지는 것도 모두 발달인 것이다. 영유아, 학령기 아이들에게만 주로 사용하던 발달은 보다 폭넓게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발달이라고 해서 모든 경험이 기쁘거나 슬픈것은 아니다. 한 인간이 출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겪는 험란한 발달의 과정에서 굿 라이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삶의 기술이 필요하다. 삶을 풍성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나의 인생 툴킷(tool kit)에서 가장 강력한 도구를 꺼내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자기조절능력”을 꺼내 들 것이다.

인간이 처음으로 자기조절능력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언제일까? 바로 세상에 태어나서 갖게 되는 주양육자와의 상호작용이다. 생후 6개월에서 2년 사이의 몇 달의 기간동안 아기들은 자신에게 민감하고 반응을 지속적으로 잘 해주는 성인과 애착관계를 형성(Bowlby, 1969, 1973)한다.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도록 돕는 주요인은 주양육자의 민감성(parental sensitivity)이다. 주양육자가 (특별히 불편한 상황에서) 아이의 필요를 채워주거나 민감하게 대응할 때 아이는 안정감을 경험하게 된다. 이렇게 민감한 엄마의 양육 태도를 통해 안정감을 경험한 영아는 양육자가 신뢰할 만한 대상임을 배우며, 양육자를 안전한 기반으로 사용하여 세상을 탐색한다. 특히 기거나 걸어다닐 무렵의 아이는 친숙한 애착대상을 하나의 안전기지(secure base)로 이용하기 시작한다. 이 안전기지를 토대로 주변을 탐험(exploration)했다가 돌아오는 과정을 반복하고, 동시에 위협이 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다시 안전기지 즉, 안식처(haven)로 돌아와 평정을 찾는다.

대표 애착 행동은 주양육자와 가까이 있기를 원하고(proximity seeking), 함께 있는것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것(contact maintaining)이다. 아이가 이렇게 행동하는것이 너무 당연해서 이상하게 들리는가? 애착행동의 근원을 찾는 진화학자들은 아이의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한 진화과정에서 애착행동이 생겨났다고 추측한다. 중요한 것은 이 애착 행동이 스트레스 혹은 불확실하거나 위협적인 상황에서 아이가 사용하는 선천적인, 타고난 자기 조절 매커니즘이라는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이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어 겁이 났다면 빠르게 엄마 곁으로 가까이 가는 이 행동이 바로 아이가 자기의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하는 조절 행동인 것이다. 따라서 애착이론은 애착대상과 멀어지는데 따른 분리불안(separation distress)을 애착관계가 형성된 아기의 적응을 위한 정상 반응으로 여긴다.

영유아기에 형성된 애착은 삶에 단기, 장기적으로 여러 발달 영역에 영향을 준다. 애착은 생애 초기 부모-자녀 관계 뿐아니라 또래 및 다른 파트너와의 긴밀한 관계, 성격, 감정 조절, 자아 개념, 감정 이해, 사회적 인식에 까지 영향을 준다고 나타났다(Thompson, 2008). 또한, 청소년기 부모와의 애착관계는 아동 청소년기 비만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바로 안정적 애착을 가지고 정서조절을 잘 배운 아이는 높은 수준의 자기조절 능력과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고 있어 비만일 확률이 낮은것으로 한 연구에서 밝혀졌다 (Kim & Bost, 2022). 이와 관련하여 행복센터에서 진행한 연구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연구는 애착 관계에 따라 스트레스가 섭식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다를지를 살펴보기 위해 디자인 되었다.

섭식장애(EDs)는 청소년기 가장 우려되는 정신질환 중 하나로, 청소년기 이전부터 후기까지(Golden et al., 2016)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Galmiche et al., 2019). 특히 ED는 심각한 건강 합병증을 불러일으키고 심리적 기능의 결핍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Klump et al., 2009) 섭식장애의 조기 위험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볼수 있다.

건강하지 않은 섭식 행동을 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바로 심리적 스트레스다(Ball & Lee, 2000). 스트레스를 받으면 건강하지 않은 섭식행동(다이어트, 과식 등)을 더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연구에서는 이 연관성을 주로 임상 대상자 혹은 여학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성에게서 섭식장애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조절 기능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부모-자녀 애착 관계(Mikulincer et al., 2003)가 스트레스와 섭식 행동사이의 관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많이 연구되지 않았다. 안정적인 부모-자녀 관계는 아동이 감정, 행동 및 인지와 관련된 자기 조절 능력을 개발하는 환경으로 작용한다(Pallini et al., 2018). 본 연구는 ED 유발 및 예방 요인들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스트레스와 식습관의 관계를 살펴보고, 이 관계에 부모-자녀 애착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분석하였다.


학교기반 긍정심리개입 프로그램(아동 청소년 행복 프로젝트)에 참여한 567명(남성 41.1%, 마법사 = 14.91, SDage = 2.34)의 표본이 기반조사에서  데이터를 제공했다. 식사태도검사(EAT-26; Gardner et al., 1982)는 음식에 대한 태도, 행동, 느낌에 기초하여 섭식장애 위험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되었으며, 높은 점수는 다이어트와 음식에 대한 집착에 대한 우려가 더 큰 것을 나타낸다. 또한 학생들은 자기 삶을 통제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하는 정도를 지각된 스트레스 척도(Cohen et al., 1983)에 보고하였다. 부모와 또래애착의 목록(IPPA-R; Armsden & Greenberg, 1987)은 엄마에 대한 청소년의 애착을 평가하기 위해 시행되었으며, 여기에는 엄마에 대한 신뢰, 의사소통, 분노/소외와 관련된 28개 문항이 포함되었다. IPPA-R 점수가 높을수록 엄마와의 안전한 관계를 나타낸다. 기반조사시 부모들은 가족 재정 상태(SES)와 결혼 상태를 보고했다.
R에서 lm 함수를 이용한 조절분석 결과 스트레스가 높은 청소년은 성별, 연령, SES, 결혼상태을 통제할때 건강하지 않은 섭식 행동이 더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b = 1.509, SE =.586, p =.010). 중요한 것은, 엄마에 대한 청소년들의 애착이 무질서한 식습관에 대한 스트레스의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시켰다는 것이다(b = -2.415, SE = .603, p < .001).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어머니에 대한 애착이 더 떨어지는 사람들의 경우 스트레스는 무질서한 식습관을 증가시켰다(-1SD:b = 3.195, SE =.751, p < .001). 그러나 더 높은 수준(+1 SD: b = .148, SE = .671, p = .852)의 애착관계를 가진 학생들에게는 스트레스와 섭식장애의 관계가 유의미하지 않았다(표 1과 그림 1). 이 결과는ED와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신체상(i.e., Body image; Cervera et al., 2003)을 통제해도 일관되게 나왔으며 남녀 간의 차이는 없었다.

Table 1.   Moderation effect of attachment to mothers on the association between perceived stress and disordered eating attitudes
 bSEtpLLCIULCI
Constant13.5442.7454.9340.0008.15218.936
Stress1.7890.5833.0710.0020.6452.933
Attachment-0.9990.527-1.8970.058-2.0340.036
Stress x Attachment-2.4150.603-4.0060.000-3.600-1.231
Age-0.1560.129-1.2070.228-0.4100.098
Gender-0.9810.609-1.6110.108-2.1760.215
SES-0.7670.235-3.2630.001-1.228-0.305
Marital status-0.8021.129-0.7100.478-3.0201.416

Figure 1.

본 연구는 안정적 애착이 청소년기 전반에 걸쳐 스트레스 조절과 무질서한 식습관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였다. 해당 결과는 안정적 애착을 형성한 청소년들은 그렇지 못한 청소년들에 비해 스트레스 조절 능력을 더 가지고 있어서, 같은 수준의 스트레스에 노출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미성숙한,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을 형성하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해석해 볼 수 있다. ED에 대한 개입과 예방 전략은 증가하지만 학업과 친구관계 등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청소년기 스트레스를 더 잘 관리하고 부모와 더 안전한 관계를 구축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나의 생각과 행동, 정서를 조절하는 것은 내 삶의 만족감과 행복을 높이는데 무엇보다 중요하다. 2023년 주어진 날중 12분의 1이 지났다. 남은 한해를 보다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 나의 인생 툴킷을 점검하자. 자기조절 능력은 담겨있는지, 담아야 하는지. 나의 NO.1 툴킷은 무엇인지.

출처

Armsden, G. C., & Greenberg, M. T. (1987). The Inventory of Parent and Peer Attachment: Individual differences and their relationship to psychological well-being in adolescence. Journal of Youth and Adolescence, 16(5), 427–454. https://doi.org/10.1007/BF02202939

Ball, K., & Lee, C. (2000). Relationships between psychological stress, coping and disordered eating: A review. Psychology & Health, 14(6), 1007-1035. doi:10.1080/08870440008407364

Bowlby, J. (1969). Attachment and loss: Vol. 1. Attachment. New York, NY: Basic Books.

Bowlby, J. (1973). Attachment and loss: Vol. 2. Separation: Anxiety and anger. New York, NY: Basic Books

Cervera, S., Lahortiga, F., Angel Martínez‐González, M., Gual, P., Irala‐Estévez, J. D., & Alonso, Y. (2003). Neuroticism and low self‐esteem as risk factors for incident eating disorders in a prospective cohort study. International Journal of Eating Disorders33(3), 271-280. https://doi.org/10.1002/eat.10147

Cohen, S., Kamarck, T., & Mermelstein, R. (1983). A global measure of perceived stress. Journal of Health and Social Behavior, 24, 385–396.

Convertino, A. D., & Blashill, A. J. (2022). Psychiatric comorbidity of eating disorders in children between the ages of 9 and 10. 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 and allied disciplines63(5), 519–526. https://doi.org/10.1111/jcpp.13484

Galmiche, M., Déchelotte, P., Lambert, G., & Tavolacci, M. P. (2019). Prevalence of eating disorders over the 2000–2018 period: a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109(5), 1402-1413. https://doi.org/10.1093/ajcn/nqy342

Garner, D. M., Olmsted, M. P., Bohr, Y., & Garfinkel, P. E. (1982). The Eating Attitudes Test: psychometric features and clinical correlates. Psychological Medicine, 12, 871-878.

Golden, N. H., Schneider, M., Wood, C., NUTRITION, C. O., ADOLESCENCE, C. O., OBESITY, S. O., . . . Slusser, W. (2016). Preventing Obesity and Eating Disorders in Adolescents. Pediatrics, 138(3). doi:10.1542/peds.2016-164

Kim, JH, Bost, KK. Self-regulation linking the quality of early parent–child relationship to adolescents’ obesity risk and food consumption. Pediatric Obesity. 2022;e12993. doi:10.1111/ijpo.12993

Klump, K. L., Bulik, C. M., Kaye, W. H., Treasure, J., & Tyson, E. (2009). Academy for eating disorders position paper: eating disorders are serious mental illnesses. International Journal of Eating Disorders42(2), 97-103.

Mikulincer, M., Shaver, P. R., & Pereg, D. (2003). Attachment theory and affect regulation: The dynamics, development, and cognitive consequences of attachment-related strategies. Motivation and Emotion, 27(2), 77-102. http://doi: 10.1023/A:1024515519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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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lini, S., Chirumbolo, A., Morelli, M., Baiocco, R., Laghi, F., & Eisenberg, N. (2018). The relation of attachment security status to effortful self-regulation: A meta-analysis. Psychological Bulletin, 144(5), 501-531. doi: 10.1037/bul0000134 Thompson, R. A. (2008). Early attachment and later development: Familiar questions, new answers. In J. Cassidy & P. R. Shaver (Eds.), Handbook of attachment: Theory, research, and clinical applications (pp. 348–365). The Guilford Press.

행복 교육의 유의점과 궁극적 목표

행복 수업을 시작하기 전 알아두면 좋은 몇가지 유의점이 있습니다.

1. 행복수업은 심리치료가 아닙니다

심리치료를 통해서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는 고도의 훈련을 받은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일반 선생님들은 그런 전문가가 아니고, 학생들과 1:1 관계로 수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행복 수업은 결코 심리치료가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선생님들은 모든 학생들의 행복감을 극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행복 수업은 교육이기 때문에 행복에 관한 지식을 전달하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본인의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실습을 하는 교육으로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2. 행복 수업은 교사의 행복에서 출발합니다

행복 수업은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이 행복하다”는 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잘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데 학생들만을 위해 행복 수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행복 수업이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모든 감정이 그렇듯 행복은 전염되는 놀라운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행복수업을 하는 선생님의 행복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므로 교사 스스로가 행복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을 위해 의무감으로 수업을 한다면 그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3. 행복 수업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학교 내 인성문제 혹은 폭력문제 등을 해결학 위해 행복 수업을 도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경우 행복수업 전과 후의 극적인 변확 있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그런 기대는 접어두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행복 수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 목표. 생각할 수 있는 멈춤의 기회 제공

한 학기 행복 수업으로 학생들이 바로 행복해지는 것을 목표를 하지 않습니다. 학생들의 자신에 대해, 자신의 삶에 대해 질문을 던져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는 환경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행복 수업은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한 학기 행복 수업을 통해 행복감이 급격하게 향상되지 않더라도 학생 그리고 학교 전체의 문화로 진정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면 그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목표. 행복에 대한 인식(관점)의 변화 측정

행복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었는지를 측정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학생들의 행복감의 변화를 측정해보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행복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자체를 측정해보는 것입니다. 흔히 하는 행복에 대한 오해 몇 가지가 있습니다.

1) 노력해도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생각
2) 유전적으로 행복은 결정되어 있다는 생각
3) 행복은 국가의 몫이기 때문에 개인의 노력은 무의미하다는 생각

이런 오해가 우리의 삶을 행복으로부터 멀어지가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행복 자체가 얼마나 향상되었는지도 중요하지만 행복에 대한 생각이 얼마나 긍정적으로 변화했는지도 행복 수업의 효과를 측정하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행복교육의 7가지 키워드

Keyword1. 행복한 삶

순간의 행복과 인생 전체의 행복에는 미묘하면서도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순간의 행복은 단순하게 감정을 즐겁게 하는 스킬만을 이야기하기 쉽지만, 행복한 삶은 그런 순간의 행복을 포함하는 동시에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어떤 것들이라고 포괄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Keyword2. 체계적인 지식 전달

행복 수업은 단순하게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수업이 아닙니다. 행복이 어떻게 정의되고 측정되는지? 행복의 원인은 무엇인지? 어떤 사회의 국민들이 행복한 것인지 등에 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행복 수업입니다.

Keyword3. 자신과 타인 모두의 행복

흔히 ‘행복’이라고 하면 자신만의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바람직한 행복은 자신의 행복뿐 아니라 공동체의 행복을 포함하는 개념을 강조하는 키워드입니다.

Keyword4. 관점

행복은 우리에게 객관적으루 주어진 환경과 이에 대한 우리의 반응에 의해 결정됩니다. 긍정적이면서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이어갈수 있는 관점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행복 수업에서는 이 관점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Keyword5. 습관

좋은 관점을 갖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좋은 관점을 삶의 습관으로 형성해야 합니다.

Keyword6. 문화

행복 수업은 자신과 타인 모두를 위한 공동체적인 행복을 지향합니다. 행복은 개인의 관점과 습관 뿐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 학교, 사회의 문화를 바꾸는 것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행복 수업은 개인의 마음가짐뿐 아니라 문화 전체를 가르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Keyword7. 교육

행복 수업은 심리 치료가 아닙니다. 행복 수업은 국어, 수학, 영어와 같은 수업입니다. 행복 수업을 하시는 모든 분들이 심리치료사가 될 필요는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제52회 행복교육 기초워크숍

행복교육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서울대학교 시진핑홀(38동 520호)에서 ‘제52회 행복교육 기초워크숍’이 2023년 1월 17~18일 양일 동안 진행되었다. 259명의 교원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에서도 참여한 교원이 있을 정도로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행사가 시작되었다.

먼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이자 행복연구센터장을 임하고 계신 최인철 교수님의 강의가 제52회 행복교육 기초워크숍의 포문을 열었다. ‘삶의 난이도를 결정할 수 있다면?’이라는 주제를 시작으로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을 인도해주는 원칙, ‘the pleasure principle’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후 행복 교육을 시작하기 위한 네 가지 질문이 던져졌다. ‘why? ; 왜 행복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가?’, ‘what ; 행복이란 무엇인가?’, ‘how ; 행복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who ;누가 행복을 가르칠 것인가?’까지의 소주제로 강연이 진행되었다. 왜 행복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행복에 대한 지식이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Daniel Kahneman and Angus Deaton PNAS의 연구가 예로 곁들여졌다. 돈과 행복에 대한 연구결과 2010년까지는 75,000달러를 넘어서면 감정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신연구에 따르면 감정의 행복은 75,000달러를 넘어서도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이어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하여 개념적 정의와 조작적 정의에 대한 설명을 강연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행복하다는 기분이나 감정은 어떻게 측정해야 할까. 이에 대해서 긍정적인 정서척도 10개와 부정적인 정서척도 10개를 포함하고 있는 PANAS척도를 통하여 행복의 감정을 측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뒤이어 행복교육에 대해서는 행복한 삶에 관한 체계적 지식을 제공하는 것, 이를 기초하여 자신과 타인의 행복한 삶을 위한 관점과 습관, 문화를 안내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1일 차 행복심리학 강연을 마쳤다. 교육생들은 최인철 교수님의 행복심리학 수업에 매우 만족한 상태로 보였다. 행복워크샵에 참여한 교육생에게 첫날 행복심리학 강연을 들은 소감을 물었을 때 시간이 어찌 지나는지 몰랐고 내일 강연도 기대가 된다는 말을 남겼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난 오후에는 ‘Rabbit Jump:웅크렸던 토끼가 더 높이 뛴다. 도약하라.’ 라는 주제로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로 계신 김난도 교수님의 강연이 시작되었다. ‘Rabbit Jump’란 2023년 10대 트렌드 키워드의 초성을 따서 만들어진 용어로 10개의 트렌드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10가지 키워드 중 강연을 듣는 교육생들의 흥미를 돋구고 업무에 연계된 키워드를 위주로 소개를 해주셨다. 먼저 R(Redistribution of the average)의 평균실종이 가장 첫 키워드로 제시되었다. ‘평균실종’이란 코로나19로 인한 2년 이상의 펜데믹으로 인해 생긴 경제·사회·교육·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가속된 양극화를 대표하는 트렌드를 말한다. 두 번째로 A(Arrival of a new office culture:Office big bang)의 오피스 빅뱅에 대해 소개 해주셨다. 이는 변화하고 있는 노동시장의 시스템을 가리키는 용어로써 퇴사 열풍과 탈제도권 노동이 증가하는 세태를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그다음 키워드인 B(Born picky, Cherry-sumers)의 체리슈머란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자산 가치의 하락으로 인하여 소비 심리가 급속히 악화됨으로써 한정된 자원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알뜰소비 전략을 펼치는 소비자를 가르키는 용어이다. 이어서 B(Buddies with a purpose: Index relationships)의 인덱스 관계라는 키워드가 소개되었는데, 소통의 매체가 여러 가지로 나뉘어지면서 관계를 맺는 본질이 달라지는 요즘, 인간관계를 인덱스를 붙여 관리한다는 데에서 착안한 용어이다. 이후 I(Irresistible! The new demand strategy)의 뉴디맨드 전략과 T(Thorough Enjoyment: digging Momentum)의 디깅모멘텀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J(Jumbly alpha generation)의 알파세대에 대한 설명에 초점을 맞추어 강연이 이어졌다. 2010년 이후에 태어나 13세 이하인 세대를 일컫는 용어로 각자의 매력을 존중하고 자기중심성이 강한 세대이다. 이전과는 다른 편리한 디지털 환경에서 풍족한 성장과정을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의 행복지수는 OECD 최하위, 디지털 격차로 인한 양극화 문제를 겪고 있다. 알파세대의 미래=대한민국의 미래인 만큼 그들의 행복에 대하여 부모와 학교, 나아가 사회가 관심을 더욱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교수님께서는 설명하셨다. 알파세대를 제자로 두고 있는 초등 교육생들이 강의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매우 집중하는 모습으로 강연을 듣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어서 U(Unveiling proactive technology)의 선제적 대응기술과 M(Magic of real spaces)의 공간력, P(Peter Pan and the neverland syndrome)의 네버랜드 신드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마지막으로 강연은 끝을 맺었다.

명사초청강의를 뒤이어 행복교과서의 구성에 대한 수업이 초등반과 중등반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초등분반에서는 행복연구센터 홍영일 박사님께서 행복교육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함께 우리 아이들의 행복수준, 행복 교과서의 구성원리, 행복 주제별 이론적 기반이라는 3가지 챕터로 교육을 진행하셨다. 중등분반에서는 강원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계신 최종안 교수님께서 강의를 맡아주셨는데, 행복교과서의 개괄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행복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지속 가능한 행복을 증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강연이 이루어졌다. 먼저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행복의 지속을 위한 방법으로 관점 바꾸기, 감사하기, 비교하지 않기, 목표 세우기, 음미하기, 몰입하기, 관계를 돈독하게 하기, 나누고 베풀기, 마지막으로 용서하기를 나열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행복은 주관적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본인의 관점을 탐색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관점을 발견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현재 주어진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감사히 여기는 마음가짐과 사회비교 비극에 빠지지 않는 태도의 중요성을 설명해주셨다. 특히 요즘 여자아이들이 자신을 아이돌과 비교하는 모습을 예로 들며 관성적 비교의 문제점에 대해 말씀하시는 순간, 여기저기서 탄식이 많이 흘러나왔다. 더불어 목표를 세우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행복을 가져올 수 있는 목표를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긍정적 사건과 경험을 의식적으로 즐김을 넘어 성찰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는 ‘음미하기’, 음미를 일상화하여 몰입하는 ‘몰입하기’와 함께, 좋은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이해하고 행복한 관계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여 ‘관계를 돈독하게 하기’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뒤이어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나누고 베푸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생각해보았다. 마지막으로 효과적으로 용서할 수 있는 절차에 대해 배우면서 행복교과서 구성에 대한 강의는 막을 내렸다.

행복교육 기초 워크숍 이틀 차는 매우 춥고 쌀쌀한 날씨였지만 행복한 교육을 배우고자 하는 교육생들의 열정에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강의실은 꽤나 훈훈했다. 행복교육 기초워크숍의 이튿날 역시 최인철 교수님의 행복심리학 강의로 시작됐다. 교수님께서는 국가 간 행복의 차이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 행복의 차이를 결정하는 데는 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그렇다면 ‘행복’이라는 단어의 정의는 어떻게 내려야 할까? 이에 대해서 주관적 안녕감과 심리적 안녕감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인간이 살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자기결정이론에 대한 설명이 계속됐다. Competence, Autonomy, Relatedness와 같은 세 가지 요소가 충족되었을 때 인간은 행복하고 자기 삶에 만족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더 나아가 행복한 삶, 즉 굿라이프에 있어 평범한 조건들에 대해서는 Good People, Good Money, Good Work, Good Time, Good Health, Good Self, Good Frame까지 총 7가지가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1차 행복심리학 수업에서 다루었듯 부(Wealth)는 분명 행복에 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 7가지 조건들처럼 우리의 일상에서 행복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필요하다는 말을 끝으로 2차 행복심리학 강의는 마무리 되었다.

점심식사를 마친 후 오후 수업이 계속되었다. 오후에는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신 이석재 교수님께서 ‘좋은 삶을 위한 가치수업’을 주제로 강연을 하셨다. 강연은 ‘가치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되었는데, 경험을 통해 분명하게 확인되고 검증될 수 있는 사실을 기술적으로 판단하는 ‘사실판단’과 평가적 요소를 포함하는 ‘가치판단’을 비교 설명하셨다. 이어 그 자체가 목적이 됨으로써 갖는 ‘내재적 가치’,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됨으로써 갖는 ‘도구적 가치’와 함께 가치객관주의와 가치주관주의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또한 개인을 넘어 타인을 얼마나 고려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과 함께 이기주의와 이타주의, 공리주의에 대해 배웠다. 더 나아가 어떤 동기로 행동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행복교육 기초워크숍의 마지막은 행복수업의 사례 발표가 데미를 장식했다. 이번 행복수업 사례 발표는 초등, 중등, 그리고 고등학교 선생님까지 총 3명의 선생님께서 맡아주셨다. 먼저 인천고잔초등학교 이현진 선생님께서 ‘2023년 새학기 행복수업 실천 동기부여’라는 주제로 발표를 해주셨다. 두 번째로 옥정중학교의 주영선 선생님께서 행복수업 사례 발표를 이어갔다. 주영선 선생님께서는 행복심리학에서 배운 내용을 활용한 수업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초등발표를 맡으신 이현진 선생님께서는 중년의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여주셨다면, 중등발표를 맡으신 주영선 선생님께서는 주니어 교사로서의 열정과 패기 넘치는 수업 방식을 발표해주셨다. 마지막으로 충남예술고등학교의 김은미 선생님께서 전공인 영어를 살려 행복수업을 하셨던 사례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초, 중, 고까지 다양한 행복수업의 사례에 대해 나누는 시간이었던 만큼 교육생 모두 흥미로운 시선으로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진행된 행복교육 기초워크숍을 모두 수강한 초등학교 교사는 “이렇게나 유익한 시간이 될 줄 모르고 왔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얻어가는 게 엄청 많아요. 새 학기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라며 만족스러운 소감을 남겼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 진행된 제52회 행복교육 기초워크숍을 통해 250여명의 교원들은 ‘학생들이 행복에 대해 배우려면 어떤 것이 필요할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덕분에 수많은 학생들이 조금 더 밝고 행복한 학기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어플리케이션 ‘오늘의 행복’


인생은 우리가 던지는 질문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고작 묻는다는 질문이 ‘돈’이거나 ‘드라마’이거나 ‘명품’이라면, 그 사람의 인생은 참 시시할 것입니다.
본질적이고 중요한 질문을 던지지 않으면 시시한 질문들이 우리 마음을 지배하게 됩니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한 해를 시작하면서, 그리고 매 순간마다 나에게 던지는 보석같이 빛나는 질문이 있어야 합니다.

행복연구센터에서는 매일의 행복을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는 “오늘의 행복”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였습니다.


🌈오늘의 행복 주요 콘텐츠
– 행복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
– 자신의 행복을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질문

🌈주요 기능
– 미션 수행: 매일 업데이트 되는 정보 및 질문에 응답하여 자신의 행복을 관리
– 행복 수업: 강사로 등록 시, 반 학생들의 행복 질문을 관리

🌈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
– 구글 Play스토어에서 “오늘의 행복” 검색
– 애플 앱스토어에서 “오늘의 행복” 검색


Vol.78 올해도 ‘작심삼일’ 반복하실 건가요?

새해가 시작되면 저마다 바라는 바를 담은 목표를 세우곤 합니다. 1월 1일에 결심한 굳은 다짐은 시간이 지날수록 눈 녹듯 녹아내려 일주일을 채 실천하지 못하고 끝을 맺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해가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작심삼일’은 이러한 현상을 잘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사람들의 관심사를 반영하는 검색어 빈도를 살펴보면,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매해 1월에 작심삼일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프로 작심 삼일러’라는 신조어와 함께 3일마다 결심하는 작심삼일 다이어리의 등장도 매해 반복되는 작심삼일을 보여주는 현상 중 하나입니다.

그림 1. 최근 7년간 ‘작심삼일’ 네이버 검색 빈도(출처: 네이버 데이터랩)
주. 2021년 5월에 검색빈도가 높은 이유는 네이버에서 ‘작심삼일’ 이벤트를 진행했기 때문임

우리가 목표를 세우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이전과 다른 새로운 나의 모습 또는 성장을 바라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일상의 변화가 필요하고, 이러한 변화가 상당기간 지속되어야 합니다. 목표를 세우는 것과 달리 이를 실천하는 과정에는 생각했던 것 이상의 어려움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새해 결심이 일주일을 채 넘기지 못하고 하향 조정되거나 아예 없었던 것으로 하는 상황을 우리는 주변에서 많이 보고 또 경험했습니다.

이처럼 목표를 향한 실천이 꾸준히 이어지지 못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등산을 해 본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새해부터 등산을 하겠다고 결심하는 것처럼 현재 상태와 괴리감이 큰 비현실적인 목표는 지속되지 못하고 작심삼일에 그치기도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목표에 대한 설렘에 집중한 나머지 이를 실천하는데 중요한 현실의 여건을 과소평가한 것 역시 그 이유가 될 수도 있죠. 새해 목표가 작심삼일에 그치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나에게서 내일의 나에게, 그리고 내일의 나는 그 다음 날의 나에게 미루게 되고 결국 새해부터 달라지겠다는 다짐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죠.

오늘의 나와 다른 내일의 나

‘부탁해! 내일의 나’는 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게 만듭니다. 왜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일까요? 에밀리 프로닌(Emily Pronin)과 그 동료들의 연구(2009)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먼저 연구자들이 수행한 흥미로운 두 개의 연구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첫 번째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실험 참여자들에게 매우 끔찍한 음료(케첩과 간장이 섞인, 보기에도 맛도 모두 끔찍한)를 권했습니다. 그래야만 다음 절차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에 참여자들은 이 끔찍한 음료를 마셔야만 했죠. 불행 중 다행스러운 점은 참여자들은 이 끔찍한 음료를 얼마나 마실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음료를 선택하기 전, 참여자들은 실험 조건에 따라 조금씩 다른 설명을 들었습니다. 참여자들은 총 세 그룹으로 나뉘었는데 첫 번째 그룹(‘오늘의 나’ 조건)의 참여자들은 지금 당장 끔찍한 음료를 마셔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두 번째 그룹 참여자들은(‘미래의 나’ 조건) 오늘 실험이 다음 학기로 미뤄졌기 때문에 다음 학기에 끔찍한 음료를 마셔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죠. 마지막으로 세 번째 그룹(‘다른 사람’ 조건)은 참여자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이 끔찍한 음료를 얼마나 먹일지 선택할 수 있었죠. 각 그룹의 참여자들은 이 끔찍한 음료를 얼마나 먹겠다고 했을까요?

그림 2(위)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 당장 끔찍한 음료를 먹어야만 했던 ‘오늘의 나’ 조건의 참여자들이 가장 적게 마시겠다고 선택하였습니다. 이는 나중에 끔찍한 음료를 마셔야 하는 ‘미래의 나’ 조건과 다른 사람이 마실 양을 선택한 ‘다른 사람’와 비교하면 훨씬 적은 양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바로 미래의 나와 다른 사람 조건의 참여자들 선택이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 나중에 마셔야 한다면 끔찍한 음료를 더 많이 마시겠다고 하였고, 그 양은 다른 사람에게 마시도록 하는 양과 거의 비슷하게 나타난 것이죠.

이어서 두 번째 연구도 소개 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설문에 응답을 모두 완료한 참여자들에게 복권을 지급하였습니다. 이 때 참여자들은 두 개의 복권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는 지금 당장 현금 50,000원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복권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2달 뒤 70,000원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복권이었죠. 앞서 소개한 첫 번째 연구와 마찬가지로 참여자들은 세 그룹으로 나뉘었고, 각 그룹에 따라 오늘 당장(‘오늘의 나’ 조건) 복권을 받거나, 학기말(‘미래의 나’ 조건)에 복권을 받게 될 거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마지막 그룹은 참여자 본인이 아닌 연구에 참여하는 다른 학생들이(‘다른 학생’ 조건) 받게 될 거라는 설명을 들었죠. 각기 다른 상황에서 참여자들은 어떤 복권을 선택했을까요?

연구 결과는 그림 2(아래)에서 볼 수 있듯이, 오늘 당장 복권을 받게 되는 상황에서 2달 뒤 받게 되는 더 큰 보상이 있는 복권을 선택한 사람은 50%가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참여자들 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금액은 적지만 지금 현금 50,000원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복권을 선택한 것이죠. 반면에 학기말에 받게 되거나 다른 학생들이 복권을 받게 되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참여자들(약 10명 중 8명)은 2달 후에 더 큰 보상이 걸린 복권을 선택하였습니다. 첫 번째 연구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미래의 나는 마치 다른 학생들이 받는 조건과 비슷한 선택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들을 종합하면, 오늘의 나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최소화하고(첫 번째 연구), 작지만 즉각적인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는 선택(두 번째 연구)을 선호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의 나와 달리, 미래의 나를 위한 선택은 다른 사람을 위한 선택과 다를 바 없었죠. 미래의 나는 마치 남과 같이 대한다는 것을 이 연구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국 철학자인 데렉 파핏(Derek Parfit)은 훨씬 이전부터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파핏은 1971년 논문에서 현재 자신과 미래의 자신을 다르게 바라보기 때문에, 때로는 미래의 자신을 마치 다른 사람처럼 여긴다고 말하기도 했죠. 이 때문에 오늘의 나에게는 관대한 반면, 미래의 나에게는 조금 가혹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림 2. 실험 조건에 따른 끔찍한 음료 섭취량(위)과 미래에 더 큰 보상을 선택한 비율(아래)

어제의 나도, 오늘의 나도, 미래의 나도 모두 나 자신

이번 새해에 작심삼일에 그치지 않고 계획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내일의 나에게 미루지 않고 오늘의 내가 지금의 고통을 감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사람들은 고통은 회피하고 즐거움을 주는 자극에 끌리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유혹에 빠지지 않고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에 대한 경계를 없애는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이 어떻게 새해 목표를 달성하는 대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설명하기 전에, 한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그림 3에는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 두 개의 원이 있고, 두 원 사이의 거리가 조금씩 다른 7개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이제 아래 질문에 대해답해 주세요. (옳고 그름이 있거나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니 솔직하게 선택해 주셔도 됩니다)

“현재의 자신과 10년후 자신이 얼마나 동일하다고 생각하나요?”

그림 3. 미래 자기 연결성 척도(Future self-continuity scale, Ersner-Hershfield 등, 2009)
주. 미래의 나와 현재의 내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

1번은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내가 맞닿아 있지만 겹치지 않은 상태이죠. 숫자가 높아질수록 겹치는 범위가 많아져서 7번에 이르면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내가 거의 동일하게 됩니다. 이 질문은 어스너 허시필드(Ersner-Hershfiled)와 그의 동료들이 한 연구(2009)에서 실제로 사용된 도구입니다. 현재와 미래의 자신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지, 즉 동일하다고 생각하는지 측정하기 위한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현재와 미래의 자신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생각과 저축 금액의 관계를 살펴보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저축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사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고통이 따르죠. 이런 점에서 은행에 저축하는 것은 미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의 고통을 감내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를 동일시할수록(즉, 7점에 가까울수록) 은행 저축 금액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는 목표 달성에 수반되는 지금의 고통을 감내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미래의 나를 구분하지 않고, 모두 나 자신으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어느 조사에 따르면 새해 결심을 1년 내내 실천하는 사람의 비율이 약 8%라고 합니다. 이번 새해에 결심한 목표를 이룬 8%의 사람이 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어제의 내가 바로 오늘의 나, 그리고 내일의 내가 된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식에 도움이 되는 손쉬운 방법 한 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바로 달력에 자신의 일상이나 생각, 감정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한 해 동안 꾸준히 이용하게 되는 것이 달력입니다. 이렇게 자주 이용하는 달력에 짧은 기록을 남겨보세요. 그 날 하루의 감정을 한 단어로 쓰거나(예, ‘모처럼 편안함’), 일상에서 경험한 의외의 발견들을 기록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기록할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그 날 맛있게 먹은 식사 메뉴를 기록해도 괜찮습니다. 한 가지 기억하셔야 할 점은, 꼭 좋은 감정이나 행복한 일들만 작성할 필요는 없고 또 숙제를 하듯이 강박적으로 하실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스마트폰 달력에 기록하는 것도 좋지만, 만약 새해를 맞이하여 달력을 선물로 받는다면 손으로 자신의 기록을 남겨 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나에 관한 기록들이 쌓이게 되면, 미래의 나를 남처럼 느끼지 않는데 도움이 될 수 있고 또 다가올 2024년의 나를 위한 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참고자료>

Ersner-Hershfield, H., Garton, M. T., Ballard, K., Samanez-Larkin, G. R., & Knutson, B. (2009). Don’t stop thinking about tomorrow: Individual differences in future self-continuity account for saving. Judgment and Decision making4(4), 280-286.

Pronin, E., Olivola, C. Y., & Kennedy, K. A. (2008). Doing unto future selves as you would do unto others: Psychological distance and decision making.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34(2), 224-236.

📃김남희 책임연구원(서울대행복연구센터)

Vol.78 시간을 보는 다섯 빛깔의 눈

세월의 흐름에 더욱 민감해 지는 요즘이다. 연말연시가 되면 사람들은 어김없이 나의 지난 삶과 앞으로 맞이하게 될 삶을 떠올려본다. 저자에게도 이 시기 만큼은 오늘에 묶여있던 시간의 눈이 과거와 미래로 까지 확장되어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불공평한 사회라 하더라도 시간만큼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주어졌다. 하지만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내 평생의 시간 중 어디에 주로 생각이 머물고, 더 많은 가치를 두는지는 사람마다 확연히 다르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라고 미래를 낙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산넘어 산’이라는 현실 숙명론자도 있다. 사람이 가진 시간관이 행복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내가 가능한 최고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나의 심리적 시간이 불행했던 과거 혹은 불확실한 미래에 머물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혹은 과거,현재,미래를 보는 눈이 불균형 해서 일까?

시간을 보는 다섯 빛깔의 눈

시간 관점(time perspectives)이란 시간 프레임에 개인 및 사회적 경험을 할당하는 무의식적 과정으로, 개인이 경험을 조직하고 의미 부여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Zimbardo & Boyd, 1999).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자 짐바르도(Philip Zimbardo)는 사람들마다 시간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언급하며 다섯가지 시간 관점을 제시했다.  제시간 다섯가지 시간관점에는 과거 부정(PN), 과거 긍정(PP), 현재 쾌락(PH), 현재 숙명(PF), 그리고 미래 지향(F)이 있다.

첫번째 과거 부정적 시간관점(PN; Past-negative)은 과거에 대한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태도를 나타낸다. 두번째 과거-긍정적 시간관점(PP; Past-positive)은 과거에 대한 긍정적이고 감상적인 시각을 특징으로 한다. 세번째 현재-쾌락주의적 시간관점(PH; Present-hedonic)은 쾌락주의적이고 즐거움을 추구하며, 위험을 감수하는 태도를 말한다. 네번째 현재-운명주의적 시간 관점(PF; Present-fatalistic)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숙명론적이고 무력하며 절망적인 관점을 뜻하며, 다섯번째 미래 시간 관점(F; Future)은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를 가지고 미래에 초점을 맞추는 관점이다. 이 다섯 번째 관점의 특징은 단기적 쾌락을 부정하고 뒤에 따라올 보상에 가치를 둔다는 점이다 .

시간 관점과 웰빙

다섯가지 시간관점과 웰빙의 결과를 살펴본 연구 결과 (Jankowski et al., 2020) 과거 긍정(PP)과 미래(F)시간 관점이 높고, 과거 부정(PN)과 현재 운명론적(PF) 시간 관점이 낮을 때 더 높은 웰빙이 예측되었다 . 현재 쾌락주의(PH) 관점은 긍정정서와 부정정서 모두 정적 관계를 보였는데, 이는 쾌락주의 시간지향성이 웰빙과 역U자형으로 연관될 수 있음을 나타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균형 잡힌 시간 관점(BTP)의 중요성에 대두되고 있는데, 균형잡힌 시간관점 (BTP)이란 서로 다른 시간 지향에 걸친 조화를 말한다(Boniwell et al., 2010). 연구에 따르면 균형 잡힌 시간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균형이 덜 잡힌 사람들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의 주관적 행복을 보였다(Zhang, Howell, & Stolarski, 2013). 더욱이, BTP는 행복의 가장 강력한 예측변수인 두 가지 성격 외향성과 신경증 이상으로 웰빙을 예측하기도 했다(Stolarski, 2016). 시간관점 균형과 웰빙을 살펴본 연구에서는(Jankowski et al., 2020)  최적의 값이PN1, PP5, PF1, PH3.4, F5로 나타났다. 즉, 과거 긍정과 미래에 대한 “높은” 점수, 현재 쾌락주의에 대한 “조금 높은” 점수, 과거 부정과 현재 운명주의에 대한 “낮은” 점수를 가질때 웰빙을 유지하기에 최적화된 시간 관점 균형 점수를 가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유연한 시간 관점 기르기

나의 시간관점을 바꾸는것으로도 행복을 증진시키는 효과적인 처방이 될 수 있다. 벤자민의 시간은 거꾸로만 흘러갔지만, 나의 시간은 거꾸로 갔다 앞으로 갔다 균형있게,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나의 2023년 목표 리스트에 추가해보자. “과거의 기쁜경험에서 살아갈 힘을 찾고, 미래를 살필 줄 아는 눈을 가지며, 지금에 주목하고 즐기기”. 그리고 행복하기!

<출처>

Boniwell, I., Osin, E., Linley, P. A., & Ivanchenko, G. V. (2010). A question of balance: Time perspective and well-being in British and Russian samples. Journal of Positive Psychology, 5(1), 24–40. DOI: https://doi. org/10.1080/17439760903271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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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기 교사행복대학_5차_현장 스케치

| 20221126() 행복연구센터 제16기 교사행복대학 5차 교육 열려

| 최인철 교수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 최종안 교수님, “파편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길”

2022년 11월 26일 토요일 9시,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와 사범대학교육연수원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16기 교사행복대학의 다섯 번째 교육이 열렸다. 최인철 교수님의 굿라이프 심리학 강의, 김경일 교수님의 명사초청 특강, 최종안 교수님의 사회 심리학 강의, 그리고 실천 팀프로젝트 시간으로 진행됐다. 이번 시간에는 5차까지 이어진 교육기간 동안 서로 친해지시고, 특히 인등산 워크샵을 통해 부쩍 가까워지신 선생님들이 강연 전후로 삼삼오오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추운 날씨에 아침부터 강의실에 오느라 힘들진 않았는지, 오늘 어떤 강연이 특히 기대되는지 등 오고 가는 선생님들의 이야기 속에서 온기가 느껴졌다.

첫 번째 시간인 굿라이프 심리학 강연은 행복에 관한 한 가지 질문으로 시작하였다. ‘행복한 나라로 이민 가면 행복할까요?’ 최인철 교수님은 이 질문은 사실 행복에 어떤 것이 영향을 미치느냐에 대한 중요한 질문이라며, “행복은 마음이나 유전의 문제이기 때문에 어디를 가도 똑같을 것이라고 대답할 수도 있지만, 이번 학기 강의 내내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행복에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고 과학적인 연구 결과에 근거해서 조언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고 말씀하였다. 이후에는 이를 보여줄 수 있는 여러 연구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자신이 속한 문화권에 따라 자존감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 연구, 출신 국가와 상관없이 이민자의 행복 수준이 현재 살고있는 나라의 행복 수준과 비슷하게 나타난 연구 등은 환경이 행복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었다. 교수님은 이를 교실에 적용해보면, 교실의 환경이 어떻냐에 따라 학생들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도 말씀하였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환경이 행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가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질문이었다. 강연에서는 ‘문화’에 집중하여 이를 살펴보았다. 첫째, 비교하는 문화가 강한 환경은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 수준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두 번째로, 한국과 같이 엄격한 규범이 있는 문화에서는 받아들일 수 있는 타인의 행동 범위를 매우 좁게 설정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행복 수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 번째로, 개인주의와 집단주의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문화적 차이였다. 개인주의적 문화에서는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자신은 대부분 만족스러운 존재이지만, 집단주의적 문화에서 개인은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욕구가 생각을 지배하면서 자신을 영원히 부족한 존재로 여기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성취를 인정해주기보다 늘 다음에 더 잘할 것을 강조하지 않냐는 교수님의 지적에 선생님들의 표정에 고민이 엿보이기도 했다.

김경일 교수님을 모시고 진행한 명사초청 특강은 강연 시작 전부터 TV에서만 보던 분을 직접 뵙게 된다며 기대에 찬 선생님들의 설렘으로 강의실이 술렁였다. 사인과 사진 요청도 줄지어 이어졌다.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관심 속에서, 인지 심리학자로 자신을 소개하신 김경일 교수님은 팬데믹 시대에 교육 현장에서 애쓰신 선생님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강연을 시작하였다. 교수님은 <슬기로운 교직원 생활: 어쩌면 우리가 거꾸로 해왔던 말과 행동들>이라는 제목으로 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에 대해 소개하였다. 착각의 내용은 ‘나는 생각한다,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멀티태스킹 할 수 있다, 나는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하다, 나는 정신력이 뛰어나다’ 였는데, 교수님은 이것들이 얼마나 말이 되지 않는지를 직접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교수님이 간단한 퀴즈와 예시 상황 등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면 선생님들이 그에 대한 대답을 하였는데, 놀랍게도 교수님의 말씀대로 착각으로 인한 오답이 쏟아졌다. 결국 강연의 끝에 갔을 땐 ‘인간은 인지적 구두쇠다, 즉 생각하는 일에 에너지를 아낀다, 인간은 모르고 있었다, 인간은 멀티태스킹 하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은 직전 경험의 노예다’ 등의 결론이 도출되는 것이 신기하고 재밌게 느껴졌다.

오후에 진행된 최종안 교수님의 사회 심리학 수업은 오늘이 마지막 강연이었다. 오늘은 ‘동조’와 ‘복종’에 대한 이야기로 강연이 시작되었다. 동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행동 양식이 있음에도, 집단에 영향을 받아 행동이나 생각을 집단의 기준으로 맞추는 현상’을, 복종은 ‘권위자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둘의 속성은 아주 다르지만, 오늘 강연에서 파악할 수 있는 둘의 공통점은 바로 동조와 복종이 주변의 영향을 받아 매우 쉽게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라는 점이었다. 동조는 자신이 능력이 없거나 불확실하다고 느낄 때/ 집단에 최소한 세 명이 존재할 때/ 집단이 만장일치일 때/ 집단의 위상과 매력을 존중할 때/ 미리 어떤 반응할지 정하지 않았을 때/ 사회적 기준을 중시하는 문화일 때 더 잘 일어나고, 복종은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가까이 존재할 때/ 권위자가 합법적으로 지각할 때/ 저명한 기관이 권위자를 지지할 때/ 희생자가 몰개성 되어 있을 때/ 희생자와 물리적/심적 거리가 떨어져 있을 때/ 저항하는 모델이 없을 때 더 잘 일어난다.

최종안 교수님은 동조와 복종에 대해 설명한 뒤, 이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를 혐오와 차별이 팽배한 현대 사회의 모습을 변화시키기 위한 실마리를 찾기 위함이라고 말씀하였다. 교수님은 혐오와 차별이 팽배한 현대 사회를 ‘모든 이가 조각나고 부서진 파편이자 파와 편으로 나뉘어 공감 대신 혐오하고 미워하는 현상’이 가득한 ‘파편사회’ 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올바른 사회적 규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교수님은 올바른 사회적 규범이 확산되면 잘못된 사회 규범에 동조하고 복종하는 사람들로 인해 차별과 혐오 행위가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믿는다고 열변을 토하셨는데, 그 진정성이 선생님들의 마음에 가닿아 울림이 되고 있음이 느껴졌다. 강연 말미에는 특수학교에서 근무하시는 선생님께서 장애인을 희화화하는 현상의 이면에는 무엇이 있을지를 묻는 질문이 있었다. 교수님은 그에 대해 딱 한가지로 단정 지을 수 없기 때문에 계속 공부하고 고민해나가는 중이라고 답변하였는데, 크게 고개를 끄덕이는 선생님들에게도 그런 굳은 의지가 느껴져서 희망이 차오르는 순간이었다.

실천 팀 프로젝트는 오늘 다섯 번째 교육이 마지막 시간이었다. A, B팀 모두 아쉬움을 안고 지난 활동을 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B팀의 마지막 시간은 오란주 선생님이 준비해오신 지난 세 시간을 돌아보는 영상으로 시작되었다. 추억이 되살아나는 영상 앞에서 선생님들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영상을 본 후에는 가장 처음으로 돌아가, 팀 활동을 시작할 때 세웠던 다섯 가지 목표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였다. 공부하는 기쁨을 회복하기, 자신의 언어로 행복을 표현하기, 쉼이 되기, 행복을 배우고 가르치려는 뜻을 가진 동료 교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나의 행복을 위한 시간이 되기. 오란주 선생님은 이에 맞춰서 B팀의 관점 가꾸기 프로그램으로 요가, 명상, 독서토론 등이 진행되었다는 점도 상기시키며, “다섯 가지 중에 하나라도 얻어가신다면 행복 대학에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B팀의 선생님들은 이에 큰 미소로 화답하며 많은 것을 얻어간다는 소감을 나누었다.

Vol.77 [12월의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세상을 구하는 ‘다정함’에 대하여

올해도 쏜살같이 지나가 버렸다. 과거의 나의 선택과 행동들이 후회되고, 또 지금은 너무 바빠서 자신은 물론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지쳐있는 당신에게 한 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영화다. 개인적으로는 ‘B급 영화의 가면을 쓰고 있지만, S등급의 명품 영화’라고 소개하고 싶다. 영화의 소재는 멀티버스(다중우주론 : multiverse)다. 여러 우주를 넘나들며 시공간을 초월한 연출을 보여준다. 매우 산만하고 정신없어 보이지만 그 안에 인생의 정수, 그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이 영화의 제목처럼 말이다.

주인공은 홍콩 대배우 양자경이 맡았다. 가난한 남자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온 중국계 여성 에블린은 세탁소를 운영하며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간다. 삶에 찌들어 관계가 소원해진 남편 웨이먼드는 에블린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하나밖에 없는 딸은 반항의 끝을 달린다. 다시 말해 현생의 에블린의 삶 자체는 혼돈, 즉 카오스다. 이 와중에 세무 당국의 깐깐한 조사까지 받는다. 하필 그 중요한 타이밍에 본인은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알파 웨이먼드가 등장해 에블린이 망해가는 멀티버스의 온 우주를 구해야 한다는 어이없는 소리까지 듣는다.

에블린은 삶에 지쳐있고 늘 바쁘다.

엄마 기다려봐 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사춘기 딸 조이는 엄마에게 마지막 대화를 시도하지만, 그녀는 일에 치여 딸을 돌아보지도 않고 또 다른 일거리들을 처리하느라 내달린다. 기다릴 시간 없어. 바쁘다니까!”

현생의 남편 웨이먼드는 바빠서 자신과는 눈도 마주쳐주지 않는 아내와의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한다. ‘이혼서류 정도의 중요한 일이라면 에블린이 나와 대화를 해줄 거야.’ 이 유약한 남편 대신 가정의 대소사를 책임지고 가장의 역할을 해내는 에블린에게 다른 우주에서 온 알파 웨이먼드까지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서 왔어.”라고 도움을 구하지만, 에블린은 답한다. 오늘 너무 바빠서 도와줄 시간이 없어.”

“너무 바빠. 시간이 없어.” 이 말은 우리도 매일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아닌가? 바빠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우리는 가족은 물론 타인과 함께 나누는 시간을 잃고 지낸다. 시간 빈곤에 시달리는 현대인을 대상으로 「Giving time gives you time」 연구에선 하나의 가설을 세우고 결과를 도출해 낸다. 바로 시간을 나를 위해서만 쓰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가설이다. 연구 결과 이 가설은 정답으로 밝혀졌다. 시간이 없기에 돕지 못하는 게 아니라 돕지 않기에 시간이 없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주는 것’은 행복과 떼려야 뗄 수 없다. 행복한 사람은 남을 위해 주는 것을 즐긴다. 비단 물질적인 것만은 아니다. 시간을 내어주는 것, 그 사람을 위해 관심을 갖고 귀를 기울여주는 것, 타인을 돕는 행위는 나에게도 여유와 시간을 선물해주고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이 행복의 비결을 영화 속 주인공 에블린도 멀티버스의 남편 알파 웨이먼드를 도와가며 깨닫게 된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각각 다른 선택을 했다면 우리 미래의 모습도 달라졌을 것이다. 삶은 직진성을 갖는다. 시간이라는 흐름에 갇혀 내가 선택한 이 길만 걷게 되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현재다. 인생의 모든 선택지마다 최악을 선택했던 현재의 에블린에게 온 우주를 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 이유는 바로 ‘가능성’이다. 나 또한 과거의 내 최악의 선택들을 되돌아본다면 우울감이 가득 차오른다. 과거만 생각하고 과거의 잘못된 선택들만 바라보고 있었다면 나의 우울은 강이 되고 바다가 되어 아마 그곳에 빠져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수하고 실패했던 경험들이 모이고 쌓여서 나는 물론 타인의 삶까지 구원할 수 있는 힘이 키워진다. 그 힘을 제대로 분출할 수 있도록 해주는 버튼은 뭐니 뭐니 해도 ‘다정함’일 것이다. 영화 속에서는 숨겨진 에너지를 꺼낼 수 있는 파워 버튼이 다양한 방식으로 등장한다. 왼쪽 오른쪽 신발 바꿔 신기부터 시작해서 입술에 바르는 챕스틱 씹어먹기 등 엉뚱하고 엽기적인 장면들이 이어진다. 영화를 보는 내내 너무 어이없어서 실소가 터져 나왔지만, 이는 결국 자신의 감춰진 내공이 빛을 발하려면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것은 새로운 관점으로 나와 상대를 바라보고 다정하고 친절하게 대하는 행동들로부터 시작한다는 메시지다.

영화 속 이 메시지는 무술 능력까지 뛰어난 능력자, 알파 웨이먼드의 입을 빌려 직접적으로 전한다. “내가 아는 것은 우리는 다정해야 해. 제발 다정해지자. 특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 모르고 있을 때는 더욱 더.”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도 다윈은 자연에서 친절과 협력을 끊임없이 관찰하며 “자상한 구성원들이 가장 많은 공동체가 가장 번성하여 가장 많은 수의 후손을 남겼다” 라고 썼다. 우리는 적자생존의 개념을 그동안 잘못 해석해왔다. 다정하고 자상함이 생존 가능한 후손을 남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능력임을 간과했던 것이다. 웨이먼드의 말처럼 다정함은 삶의 전략이 될 수 있다. “나는 전략적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고 사는 법을 배웠지. 다정함의 무기로 나는 이 세상과 맞서 싸우는 중이야.”

영화를 보며 코믹한 장면들에 크게 웃었다가도 어느덧 가슴이 먹먹해진다. 특히 아무 소리 없이 말풍선 대사로만 진행되는 돌멩이 장면에서는 엄마와 딸의 관계, 가족의 이야기에 감정 이입되어 눈물이 났다. 멀티버스의 우주공간을 넘나들며 액션배우, 가수, 요리사 등의 (심지어 돌멩이로 변하기도 한다.) 더 멋진 삶을 살 수도 있었던 자신의 모든 인생을 겪은 주인공 에블린은 온 우주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곳에서 모든 것이 한꺼번에 될 수 있었다 해도 바로 지금, 이 순간 현재를 살고 있는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내가 행복해지는 가장 좋은 길은 남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내 주변에 있는 이들과 함께 시간을 나누고 다정함의 온기를 나눈다면 추운 겨울을 더 따스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상대방에게 시간을 내어주고 귀 기울여주는 것,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고 돕는 행위는 나에게도 여유와 시간을 선사해주고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임을 잊지 말자. 자, 우리 함께 손잡고 세상까지 구해볼까? ‘다정함’으로 나와 세상을 구할 수 있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2021),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디플롯, 20p

글: 오란주 행복 교사(오산중학교), 행복연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