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77 미스터리 실험을 통해 풀린 비밀: 나누면 배가 되는 행복

그림 1. 미스테리 실험에 대해 설명하는 비영리 단체 TED 대표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 영상(좌)과 트위터(Twitter)에 게시된 참여자 모집 게시글(우)

아마도 처음에는 당황스러움을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곧 행복함에 소리를 지를지도 모릅니다. 이 믿을 수 없는 일이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 일어났습니다. ‘3개월 안에 모두 사용할 것’, 이 한 가지 조건만 지킨다면1만 달러는 당신이 원하는 대로 사용해도 됩니다. 이 미스테리한 실험은 어느 부유한 커플의 제안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 커플은 지식을 공유하는 비영리 단체인 TED에 200만 달러를 기부하였습니다. 이 돈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탐구하는데 사용했으면 한다는 부탁과 함께 말입니다. TED 대표 크리스 앤더스는 트위터를 통해 실험 참여자들을 모집했고, 곧 일곱 개의 국가에서 총 300여명의 실험 참여자를 모았습니다. 이렇게 모집된 사람들은 1만 달러를 받은 사람 200명과 그렇지 않은 사람 100명으로 나뉘어 총 6개월간 실험에 참여하였습니다.

참여자들은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행복을 측정하기 위한 질문에 답했습니다. 실험이 끝난 후, 1만 달러를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행복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아마 당신이 예상했듯이, 1만 달러를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높은 행복감을 나타냈고, 이는 실험이 끝난 후에도 지속되었습니다(그림 2).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현금을 받은 사람들의 행복감은 부유하지 않은 나라(예, 인도네시아, 케냐 등)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부유하지 않은 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참여자들의 행복감은 부유한 국가(예, 미국, 영국 등)에 거주 중인 참여자들의 행복에 비해 3배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연 소득 10만 달러(한화 약 1억원)가 넘는 사람들은 깜짝 현금 선물이 주는 심리적 혜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돈이 행복을 증진시키는 효과는 소득이 적은 사람들에게서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림2. 돈을 받은 집단과 통제 집단의 시간에 따른 주관적 안녕감 변화

그러나 크리스 앤더스의 의뢰를 받아 미스테리 실험을 주도한 라이언 드와이어(Ryan Dwyer)와 엘리자베스 던(Elizabeth Dunn)은 이렇게 연구를 마무리 짓지 않았습니다. 연구자들은 백만장자들의 행복감을 분석한 기존 연구를 토대로, 비록 TED에 200만 달러를 기부한 익명의 커플의 행복은 줄어들었겠지만, 이로 인한 행복의 총량은 약 225배 늘었다고 덧붙여 말하였습니다. 어쩌면 이들 연구자가 정말 말하고 싶었던 것은 행복은 나눔을 통해 배가 된다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지금까지 살펴본 연구 외에도 라라 아크닌(Lara Aknin)과 그의 동료들(2015)의 연구 결과 역시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쓸 때 행복이 배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참여자들에게 돈을 주고 한 집단에게는 자신이 먹을 간식을 구매하도록 한 반면에 다른 집단에게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선물할 간식을 구매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러고 난 후에 기분을 측정한 결과, 다른 사람을 위해 돈을 쓴 사람들이 행복감을 포함해서 전반적으로 더 긍정적인 기분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꼭 200만 달러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동네 사람들이 사용하는 온라인 마켓에 잘 쓰지 않는 물건을 무료 나눔하거나 무언가를 구매할 때 조금 더 많이 구매해서 주변 사람들과 나누는 것처럼 당신의 일상에서 충분히 실천할 수 있습니다. 나눔은 당신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높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높아진 행복은 금세 전염되어 당신과 주변 사람들 뿐만 아니라 우리 전체의 행복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입니다. 이번 달만큼은 당신이 산타클로스가 되어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나누어 주는 것은 어떨까요?

참고문헌

Aknin, L. B., Broesch, T., Hamlin, J. K., & Van de Vondervoort, J. W. (2015). Prosocial behavior leads to happiness in a small-scale rural society.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144(4), 788-795.

Dwyer, R. J., & Dunn, E. W. (2022). Wealth redistribution promotes happines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119(46), e2211123119.

Vol.77 나의 ‘나누고 베풀기’ 점수는?

아래 세 가지 질문에 대해 ‘예’, ‘아니오’로 응답해 주세요. 옳거나 그른 답은 없으니 솔직하게 응답해 주시면 됩니다.

🥰나의 나누고 베풀기 점수는?

질문1. 지난 한 달간, 모르는 사람을 도와준 적이 있나요?
질문2. 지난 한 달간, 자선단체에 기부한 적이 있나요?
질문3. 지난 한 달간, 봉사활동을 하러 간 적이 있나요?

 ‘예’라고 응답한 경우에는 1점, ‘아니오’라고 응답한 경우에는 0점을 부여해 주세요. 그러고 난 후에 세 질문에 대한 합계 점수를 산출합니다. 만약 세 질문에 모두 ‘아니오’라고 응답한 경우에는 0점, 모두 ‘예’라고 응답한 경우에는 3점이 됩니다.

당신의 점수가 3점이라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행복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나누고 베푸는 행동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약 10만건의 카카오 같이가치 데이터를 통해 살펴본 결과에서도 행복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더 많이 돕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우 행복한 사람(행복 상위 10%), 평균적인 행복(상위 20%~하위 20%), 그리고 매우 행복하지 않은 사람(행복 하위 10%) 이렇게 세 집단으로 구분한 후에 나누고 베풀기 점수를 확인한 결과, 매우 행복한 사람은 평균 1.05점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시 말해, 지난 한 달간 최소 한 가지 이상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고 베풀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반면에 평균적인 행복을 경험하고 있거나 매우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의 점수는 각각 0.83점과 0.70점으로 1점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매우 행복한 사람들은 특별한 곳,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일상 속에서 다른 사람을 위한 도움행동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10명 중 6명이 지난 한 달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나누고 베푼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그림 1). 혹시, 내가 누군가에게 나누고 베풀지 못하는 것이 현재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더욱더 다른 사람을 위해 행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캐나다의 심리학자인 던과 그의 동료들(Dunn et al., 2014)에 따르면, 누군가를 위한 선물이나 기부와 같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 돈을 쓸 때 ‘나의 행복’이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썼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적은 금액이라고 하더라도 타인을 위해 돈을 쓴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의 행복에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결과는 행복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더 많이 나누고 베풀기도 하지만, 반대로 내가 누군가를 위해 나누고 베풀 때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행복을 대할 때 만큼은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무엇이 원인이든, 다른 사람을 위해 나누고 베풀 수 있는 마음은 나의 행복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출입문을 잡아주는 것,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다같이 쓰는 공간을 정리하는 것처럼 누군가를 위한 작은 행동은 큰 행복이 되어 나에게 되돌아 오고,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한 마음으로 선순환 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림1. 매우 행복한 사람들의 지난 한 달간 모르는 사람을 도와준 경험여부)

# 참고문헌

Dunn, E. W., Aknin, L. B., & Norton, M. I. (2014). Prosocial spending and happiness: Using money to benefit others pays off.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23(1),41-47

Vol.77 당신은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

초등학교 교사로 일할 때의 일이다. 일과를 마치고 10-20분의 꿀 같은 자유시간이 생기면 아이들과 으레 하던 게임이 있다. 이름하여 “당신은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 아이들이 수건돌리기 하듯 동그랗게 둘러 앉아있으면 선발된 술래는 한 친구를 지목하여 이웃을 사랑하냐고 묻고, 그렇다고 하면 어떤 이웃을 사랑하냐고 또 묻는다. 예를 들어 “안경 쓴 친구요”라고 말하면 (서 있던) 술래를 포함하여 안경 쓴 친구들은 재빨리 일어나 자리를 바꿔 앉아야 하는 게임이다. 술래를 포함했기 때문에 누군가는 또다시 서 있을 수 밖에 없고, 이 친구는 다시 술래가 되어 게임을 이어간다. 이 게임은ice breaking, 친목 도모 등 여러 목적으로 활용이 된다. 하지만 내가 여러 활동 중 이 게임에 더 많은 애정을 가졌던 이유는 “나”에게만 집중 되어있던 시간에서 벗어나 “이웃을 사랑합니다” 라는 말을 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비록 그 대상이 “안경 쓴 사람”일지 언정 말이다.

“나누면 행복해집니다” 라는 다소 식상해진 이야기를 반복하게 되겠지만, 식상해졌다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식상해져서 아쉬울 만큼 연구에서 보고하는 나눔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한다. 인간은 극도로 친사회적 종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영장류와 비교할 때, 인간은 가족, 친구, 낯선 사람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제공한다. 심지어 비용이 들더라도 도움을 제공한다(Fehr & Fischbacher, 2003; Warneken & Tomasello, 2006). 게임의 이름만큼 거창한 사랑까지 아니더라도 인간본연이 가진 이웃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마음에 불을 지펴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나누고 베푸는 것이 우리의 정신과 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다뤄보고자 한다.

🐧나눔과 행복

친사회적 지출(prosocial spending)이란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개인적인 자원(예: 시간,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을 위해 돈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 자신의 돈을 사용하는 것이 하나의 예가 된다.

Dunn 연구 팀은 사회적 지출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재미있는 실험을 실시했다(Dunn et al., 2008). 연구팀은 대학 캠퍼스에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행복(trait)과 긍정/부정정서를 포함한 간단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나서, 이들에게 5달러나 20달러짜리 지폐가 들어 있는 봉투를 주고 그날 오후 5시까지 쓰라고 했다. 돈을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참여자들이 무작위 배정되었다. <개인적인 지출 조건>에 배정된 참여자들에게는 자신을 위해 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선물하는데 돈을 쓰도록 했고, <친사회적인 지출 조건>에 있는 참가자들은 누군가를 위한 선물이나 자선 기부에 돈을 쓰도록 했다. 실제 개인적인 지출 그룹은 귀걸이, 만화책, 학용품, 그리고 아이스크림과 같은 것들을 사기 위해 그 돈을 사용했다. 한편, 친사회적 지출 그룹은 자선단체에 기부하거나, 동생을 위해 자전거 헬멧을 사거나, 친구들에게 차를 사주는데 돈을 사용했다. 그날 저녁, 지출 방법에 대해 알지 못하는 (눈가림 되어있는) 연구 보조원이 참가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하루 종일 어떻게 지냈는지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참가자들은 긍정/부정정서와 전반적인 행복감을 응답했고, 그 돈을 어떻게 썼는지 보고했다. 결과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쓰도록 지정된 참여자들이 자신에게 돈을 쓰도록 지정된 참가자들에 비해 당일 훨씬 더 행복했다고 응답했다. 참가자들이 받은 “돈의 양($5 대 $20)”이나 “지출 내용”은 행복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친사회적 지출의 영향은 신체적 건강에까지 미친다. 건강 심리학 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3주간의 다른 사람에게 돈을 사용하도록 지정된 참여자(평균 65세)들은 자신에게 돈을 쓰도록 지정된 참여자들에 비해 혈압 치수가 유의미하게 낮은 것(낮은 수축기, 확장기 혈압)으로 나타났다 (Willians et al., 2016). 놀라운 점은 친사회적 지출로 인한 혈압 개선의 크기는 고혈압 치료제나 운동과 같은 개입의 효과와 유사할 정도였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눌 때 행복을 느낀다는 증거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발견됐다. 연구에 참여한 두 살 미만의 유아들은 금붕어 모양의 크래커를 누군가로부터 받았을 때보다 자기가 인형 캐릭터에게 선물했을 때 더 큰 행복감을 보였다(Aknin et al., 2012).

또 다른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마사지를 받는 것>과 <마사지를 해주는 것> 중 어떤 것이 행복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고자 은퇴한 성인을 대상으로 실험했다(Field et al., 1998). 참여자들은 3주 동안 일주일에 세 번 스웨덴 마사지(Swedish message)를 받았다. 그리고 또 다른 3주 동안은 일주일에 세 번 어린이집에 있는 유아들에게 직접 마사지를 해주었다. (먼저 마사지를 받는 것과 먼저 마사지를 하는 것이 피험자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췄다.) 연구 결과 마사지를 받는 것보다 해주는 것이 참여자의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더 큰 효과가 있음을 발견하였다. 참여자들은 마사지를 한 후에 불안과 우울증을 덜 겪었고, 스트레스 호르몬(i.e., 코르티솔,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은 현저히 낮아졌다. 여러 연구의 결과들을 요약해보자면 친사회적 행동은 행복과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특별히, 친사회적 행동과 행복의 긍정적인 관계는 나이뿐 아니라 여러 문화에 걸쳐서도 일관되게 보이는 현상이며(Aknin et al., 2013), 여러 대상(돈, 물질, 활동)에 걸쳐서도 받을 때보다 줄 때 더 큰 행복감을 일으켰다. 친사회적 행동이 더 큰 행복을 불러오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선행이 더 큰 행복으로 이어지기 위한 3요소

자기 결정성 이론 (Self-determination theory; Deci & Ryan, 2012)에 따르면 인간의 안녕은 “관련성(relatedness)”, “역량(competence)”, “자율성(autonomy)”, 이 세 가지 기본 욕구의 충족에 달려 있다. 나누는 것 또한 이 세가지 조건이 충족 될 때 더 큰 행복을 누릴 수 있다(Aknin et al., 2019).

📒연관성: 돕고 있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낄 때

선행이 행복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연결의 느낌이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내가 베푸는 친사회적 행동이 나와 다른 사람들을 연결하는 기회 혹은 긍정적인 사회적 상호 작용을 위한 기회를 제공할 때 더 큰 행복을 이끌어 낸다. 한 예로, 성인 90명을 대상으로 과거 친사회적 소비 경험에 대해 되짚어보라고 했을 때, 지인보다는 “가까운 친구”나 “가족”에게 돈을 쓰는 것을 생각할 때 더 큰 행복감을 보였다(Aknin et al., 2011). 자선 단체들이 멀거나 낯설게 느낄 자선의 원인들과 기부자들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게 하여 기부율을 높이고자 하는 까닭도 바로 이 연관성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 역량: 그들의 도움이 어떻게 변화를 가져오는지 알 수 있을 때

내가 베푼 관대한 행동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 쉽게 알 수 있다면 행복을 증진시킬 가능성이 커진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한 연구에서는 120명의 참여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서로 다른 기관에 기부하도록 하고 어떤 그룹이 더 큰 행복을 느끼는지 실험하였다(Dunn et al., 2014). 참여자 중 절반은 유니세프에, 남은 사람들은 “Spread the net”에 기부하도록 했다. 유니세프와 “Spread the net” 모두 어린이의 건강 증진에 전념하고 있지만, 유니세프는 매우 광범위한 계획들을 다루고 있어 내가 기부한 돈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상상하기 어렵다. 대조적으로, “Spread the net”은 기부된 10달러마다 아이를 말라리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모기장 한 개를 제공한다는 매우 명확하고 구체적인 약속을 제공한다. 연구 결과 “Spread the net”에 기부한 참여자들의 기분이 좋아진 반면, 유니세프에 기부한 참여자들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이 연구결과는 기부금으로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 내는지 구체적으로 알릴 때 기부 의도와 기부자들의 행복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 자율성: 어떻게 도울 것인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 때

전문가들에 따르면 친사회적 지출은 매우 개인적이어서 친사회적 지출을 위한 결정은 자유롭게 이루어져야 하며, 친구, 가족, 동료에 의해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뇌 스캔 기술을 사용한 연구에서 자선단체에 기부할 때 뇌의 보상 영역에서 활성화가 증가한다고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필요한” 기부를 하는 것에 비해 “자유롭게” 기부할 때 뇌의 활성화가 더 강했다.  19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fMRI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지역 푸드 뱅크에 자발적인 기부가 허용되었을 때 이러한 기부가 의무화되었을 때보다 보상 처리와 관련된 뇌 영역에서 더 큰 활성화를 보였다(Harbaugh et al., 2007). 또한 이 연구의 참가자들은 의도적이든 자발적이든 기부한 돈이 항상 좋은 목적을 위해 사용되고 있음을 알고 있음에도 의무적이기보다는 자발적일 때 기부에 대해 10% 더 높은 만족감을 느낀다고 보고했다. 자율적 선행과 행복에 대한 일지 연구(Daily diary study; Alkin et al., 2013)에서도 내가 베푼 선행이 누군가로부터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였거나 의무적이라고 느꼈을 때는 아무런 감정적 이익이 없었지만 그 선행이 좋은 목적이고 자신의 가치와 부합한 것일 때는 행복함을 느꼈다.

🐧대한민국 청소년의 친사회적 행동과 행복

2021년 아동행복 프로젝트에서는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행복과 다양한 심리 요인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Friendship Quality Questionnaire (FQQ)도 설문에 포함되었는데, 이 설문은 우정의 다양한 질적 측면에 대한 아이들의 인식을 평가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학생들은 총 40개의 문항에 대해 5점척도(전혀 아니다~ 매우 그렇다까지)에 응답했다.

FQQ에서 나누고 베풀기와 가장 관련이 깊은 문항을 꼽는다면 “우리는 작은 일이라도 서로를 많이 돕는다.”이다. 이 문항을 활용하여 나누기와 행복에 관해 대한민국 청소년들 현황을 간단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한 개의 문항을 이용하고, 친한 친구 사이에서의 나눌고 베풀기를 물었다는 것은 큰 제한점이다)

📒결과

분석에 참여한 학생은 총1068명 (여학생 631명, 남학생 437명)이다.

남학생보다는 “여학생” (여학생=평균: 3.03,표준편차: 1.01; 남학생= 평균: 2.74, 표준편차: 1.00)이, 초,중학생보다는 “고등학생”이 작은 일이라도 서로를 많이 돕는다고 답했다(초등학생=평균: 2.80, 표준편차: 1.13; 중학생= 평균: 2.83, 표준편차: .99; 고등학생= 평균: 3.09, 표준편차: .93). 작은일이라도 서로를 돕는 친사회적 행동은 “삶의 만족도”와 “심리적 안정감”과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그 외 긍정적인 심리적 지표(감사, 자기 존중감, 자기 조절능력, 애착)와도 유의미한 정적 상관을 나타냈다.  

📒정리하는 글

2022년의 마지막 달을 장식하는 반갑고도 갑작스런 추위. 주위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나의 작은 실천이 어떠한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가? 쪼개 써도 없는 시간이지만, 누군가와의 오붓한 시간과 나눔을 기대하고 있는 친구, 부모님께 나의 자원을 아낌없이 나눠보자. 기대하지 못한 결과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십니까?

출처

Aknin LB, Sandstrom GM, Dunn EW, Norton MI (2011) It’s the Recipient That Counts: Spending Money on Strong Social Ties Leads to Greater Happiness than Spending on Weak Social Ties. PLoS ONE 6(2): e17018.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017018

Aknin, L. B., Barrington-Leigh, C. P., Dunn, E. W., Helliwell, J. F., Burns, J., Biswas-Diener, R., Kemeza, I., Nyende, P., Ashton-James, C. E., & Norton, M. I. (2013). Prosocial spending and well-being: Cross-cultural evidence for a psychological universal.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04(4), 635–652. https://doi.org/10.1037/a0031578

Aknin, L. B., Hamlin, J. K., & Dunn, E. W. (2012). Giving Leads to Happiness in Young Children. PloS one, 7(6), e39211.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039211

Aknin, L. B., Whillans, A. V., Norton, M. I., & Dunn, E. W. (2019). Happiness and prosocial behavior: An evaluation of the evidence. World Happiness Report 2019, 67-86.

Dunn, E. W., Aknin, L. B., & Norton, M. I. (2008). Spending Money on Others Promotes Happiness. Science, 319(5870), 1687–1688. http://www.jstor.org/stable/20053642

Dunn, E. W., Aknin, L. B., & Norton, M. I. (2014). Prosocial Spending and Happiness: Using Money to Benefit Others Pays Off.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23(1), 41–47. http://www.jstor.org/stable/44319032

Fehr, E., Fischbacher, U. The nature of human altruism. Nature 425, 785–791 (2003). https://doi.org/10.1038/nature02043

Field, T. M., Hernandez-Reif, M., Quintino, O., Schanberg, S., & Kuhn, C. (1998). Elder Retired Volunteers Benefit From Giving Massage Therapy to Infants. Journal of Applied Gerontology17(2), 229–239. https://doi.org/10.1177/073346489801700210

Harbaugh, W. T., Mayr, U., & Burghart, D. R. (2007). Neural responses to taxation and voluntary giving reveal motives for charitable donations. Science (New York, N.Y.)316(5831), 1622–1625. https://doi.org/10.1126/science.1140738

Warneken, F., & Tomasello, M. (2006). Altruistic helping in human infants and young chimpanzees. Science (New York, N.Y.)311(5765), 1301–1303. https://doi.org/10.1126/science.1121448 Whillans, A. V., Dunn, E. W., Sandstrom, G. M., Dickerson, S. S., & Madden, K. M. (2016). Is spending money on others good for your heart?. Health Psychology35(6), 574-583. http://dx.doi.org/10.1037/hea0000332

거장이 거장인 이유

백신 접종이 한창인 미국 매사추세츠주 한 지역대학의 체육관에서 갑자기 첼로 선율이 울려퍼졌습니다.
모자를 쓴 편한 차림의 남성, 백신 접종을 마치고 이상반응이 없는지 대기하던 중 갑자기 첼로를 꺼내 들었는데 그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15분간의 연주가 끝나고 관객이 되어버린 접종자들이 박수 갈채를 보냅니다.
마스크를 써서 알아보기 힘들었던 연주자, 알고보니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였습니다.

요요마는 그후 지역매체에 “무언가를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에 연주를 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간호사는 “약간의 음악으로 건물 전체가 얼마나 편안해졌는지 정말 신기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요요마는 지난 이맘때에는 의료진을 위한 첼로 연주 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습니다.
요요마는 무대가 사라진 코로나시대 음악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만질 수도 포옹할 수도 악수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음악이 하는 일은 소리가 공기 분자를 움직입니다.
공기가 피부를 가로질러 떠다니고 피부의 털에 닿을 때 그것은 감동입니다.”

코로나 시대 저 높은 무대에서 내려와 서민들의 체육관에서 감동을 선물하고 스스로의 존재의 가치를 입증하는 일.
거장이 왜 거장인지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요?

🎵원곡 감상하기1(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프렐류드)

🎵원곡 감상하기2(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3번 사라방드)

출처: jtbc News (https://youtu.be/sGBRD_iP8iQ)

Vol.77 행복 교사가 들려주는 행복 교실 이야기

😀행복수업은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

안녕하세요! 저는 2022년 여름 방학 때 기초 워크숍을 수강하며 행복 교육의 매력에 빠져 2학기에 심화 워크숍과 교사 행복 대학을 병행하고 있는 16기 신입생, 3년차 국어 교사 주영선입니다. 저는 행복한 사람들의 관점, 문화, 생활 습관을 가르치는 행복 교육을 알게 된 후 교과/자율/동아리 수업 및 조종례 시간에 행복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학교 2학년 아이들과 ‘감성필사부’ 동아리 시간에 함께한 ‘가을 기운 음미하기, 책갈피 제작에 몰입하기, 좋은 문장 나누고 베풀기’ 활동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시간에는 근처 도서관에서 책을 고른 후 공원 풀밭에 돗자리를 펴고 가을 하늘과 좋은 구절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마음 속 카메라로 일상의 빛나는 순간들을 포착하는 음미하기 활동의 의미를 되새긴 뒤 이번에는 ‘나는 이 가을, 무엇을 음미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답해보았습니다. 점심 먹고 학교를 산책할 때 뺨에 닿는 시원한 바람, 잠들기 전 따뜻한 이불 안에 들어갔을 때의 포근함, 친구들과 눈을 맞추며 터뜨리는 웃음, 주말에 엄마랑 같이 만든 수제 요거트의 상큼함……. 요즘 즐기고 있는 풍경, 감각, 활동, 관계에 대한 아이들의 답변을 살펴보니 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각자의 경험을 떠올린 뒤에는 우리가 미리 모아 코팅해둔 올해의 낙엽 뭉치에서 3개의 낙엽을 뽑아 네임펜으로 키워드 단어를 기록해보았어요. 책을 읽다가 문득 낙엽 책갈피에 적힌 단어를 훑을 때, 2022년의 어느 가을날 나를 기쁘게 했던 소중한 추억이 떠오르겠지요?

그 다음에는 ‘책갈피 제작에 몰입하기’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게임, 드럼 연주, 배드민턴 등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완전히 빠져들곤 하지요. 기분 좋은 딴 생각을 하는 것보다 딴 생각을 하지 않고 1가지에 집중할 때 더 큰 행복을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와 PANAS 감정 목록을 아이들에게 소개하며 행복을 경험하는 방법을 안내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학교 생활할 때 친구가 던진 농담에 즐거워하고, 체육 시간에 신이 나서 뛰어다니고, 골든벨 퀴즈에서 활약해 뿌듯해하면서도 그게 행복이라는 걸 모르고 흘려보냈을 수도 있다고요. 행복이라는 개별적 감정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긍정 감정과 만족, 의미, 몰입, 성장이 바로 행복이라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이 일상에 널려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요. 이번 시간에는 좋은 구절을 필사하고 나만의 책갈피를 디자인하는 과정에 몰입하며 행복을 느껴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은 각자의 성향과 경험, 가치관에 맞는 다양한 구절을 필사하고 파스텔, 붓펜, 마스킹 테이프 등의 도구를 활용해서 개성적인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직접 만든 책갈피를 자랑스럽게 내미는 아이들의 눈빛이 맑게 빛나는 듯했어요.

캘리그라피 책갈피를 완성한 후에는 나누고 베풀기의 의미를 살펴보고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갈피를 골랐습니다. 직접 만든 책갈피에 따뜻한 기운을 실어 친구에게 건네며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행위가 주는 좋은 기분을 느껴보았지요. 제가 선물 받은 책갈피에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타인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다.’라는 구절이 적혀 있었습니다. 저는 변화의 계기를 만든 뒤 긴 호흡으로 그것을 지켜볼 줄 아는 교사가 되고 싶은데, 그 구절을 보며 언제나 제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을 학생들과 나누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어요. 마지막으로 그림책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에 나오는 네가 여기에 함께 있어서 기뻐.”라는 문장을 함께 외치며 동아리 시간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저에게 행복 수업은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인 것 같아요. 한 번 시도하면 삶이 달라지고, 결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행복 수업 덕분에 능력의 증명과 투쟁이 아니라 감상과 여유의 삶으로, 경쟁이 아니라 도전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삶으로 프레임을 바꾸고 교사로 사는 매 순간을 더 많이 즐기게 되었어요. 행복 교육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6기 신입생이라 지금은 기존의 제 수업에 행복 수업 내용을 녹여보려 애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배우고 느낀 것들을 아이들과 나누며 함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준비해보고 싶어요.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의 행복을 위해 분투하고 계신 전국의 행복 선생님들을 응원합니다!:-D

글: 주영선 행복 교사(옥정중학교)

Vol.77 Blooming Happiness

🌱행복수업과 함께 성장한 아이들 #2편
🌱행복수업을 받은 제자들의 꿈과 꿈의 연결
🌱제 꿈은 항공 조종사입니다

2011년 행복수업 시범학교부터 현재까지 행복수업을 지속해 온 선생님의 제자들이 어느덧 성장하여 사회 구성원이 되었습니다.
행복수업을 받고 자란 아이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행복 수업은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행복 수업으로 꽃 핀 아이들의 이야기 Blooming Happiness, 지금 시작합니다.

행복 수업과 함께 한 지 10여 년이 흘렀다. 고등학교로 진학한 제자들이 찾아올 때마다 고등학교에서도 행복 수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마침 근처 고등학교로 전근을 갔고, 중학교 때 제자들을 다시 만나 행복 수업을 이어 나갔다.

고등학교에 와서 제일 놀랍고 기분 좋았던 점은 중학교에서 행복 수업을 받은 제자들이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며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전교생의 뒤센 스마일을 찍고 편집 작업을 했던 학생 자치 회장이 고등학교에서도 역시 회장을 맡고 있었다. 중학교에서 행복 수업을 할 때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주던 학생이었다.

그 친구는 중학교 행복 수업에서 감사패 만들기를 할 때 교장 선생님에게 감사 문구를 적어 교장 선생님에게 직접 전달했던 친구였는데 교장 선생님은 지금도 가끔 그 친구의 안부를 물어보시곤 한다. 그 친구는 고3 입시에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1년 뒤 토론토 대학 합격증을 들고 찾아와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작년 입시에 실패했을 때 저는 ‘한국 대학보다 더 좋은 대학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도전했어요.” 나보다 더 관점 바꾸기를 잘하고 있는 제자의 멋지고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지금도 캐나다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공부하고 있다. 이 친구의 도전은 학교 후배들에게도 선한 영향력과 더불어 동기 부여가 되었다.

고 3학생들이 2학기가 되면 수시 준비로 스트레스 받는 모습을 많이 본다. 특히 면접과 논술을 준비하는 아이들은 자신이 잘하고 있는 건지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중 한 친구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올해 고3 학생 중에는 이전 중학교에서 마지막으로 행복 수업을 함께했던 제자들이 꽤 있었다는데 그 중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던 무리 중 한 명이 우리 학교에 왔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아이는 완전 모범생이 되어 있었다. 중학교 때부터 항공 조종사가 꿈이라고 얘기했던 아이다. 행복 수업 시간에는 ‘감사일기’를 열심히 써서 칭찬을 아끼지 않은 제자이기도 했다.

그 아이의 항공 조종사에 대한 꿈은 고3이 되면서 더 강렬해졌다. 나는 그런 아이를 마음 깊이 응원했다. 그러던 중 불현듯 나의 첫 번째 행복 수업을 함께했던 제자가 항공운항과를 4수 만에 합격해서 찾아왔던 기억이 났다. 그 제자가 입학한 학교가 공교롭게도 현재 고3인 아이가 가고 싶어 하는 대학과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과거 제자에게 연락을 해 보았다. 이게 바로 꿈과 꿈의 연결이 아닐까?’ 생각했다.

제자는 아직 대학 생활을 하고 있었다. 코로나 시국으로 학교에 있으면서 취업이 힘든 시기가 겹쳐 군대 다녀오고 휴학도 하고, 이것저것 경험하다가 복학해서 지금은 4학년에 재학 중이라고 했다. 그리고 내년이면 항공사에 취업할 기회가 충분히 될 것 같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해왔다.

나는 고3 아이의 대학 수시 면접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제자는 흔쾌히 친구를 만나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조종사를 꿈꾸는 두 제자가 만났다.

그 둘은 지금도 자신들의 꿈에 대해 이야기하며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

나의 첫 번째 행복 수업을 함께 했던 제자와 최근 행복 수업을 받은 제자와의 만남, 그리고 그 둘이 같은 꿈을 향해 서로 관계를 돈독히 해 가는 과정을 보며 행복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뿌듯함을 느껴본다.

글: 손혜진 행복 교사(배곧고등학교)

제16기 교사행복대학_3차_현장스케치

| 20221029() 행복연구센터 제16기 교사행복대학 3차 교육 현장

| 최종안 교수님, “환경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면

| 곽윤정 교수님, “뇌과학을 통해 학생들을 이해하면

2022년 10월 29일 토요일 9시,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와 사범대학교육연수원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16기 교사행복대학의 세 번째 교육이 열렸다. 이번 교육은 총 6회차의 행복대학 프로그램 중 세 번째 시간으로,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석영중 교수님의 명사초청 특강, 강원대학교 심리학과 최종안 교수님의 사회심리학 강의, 세종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곽윤정 교수님의 청소년심리학 강의, 그리고 실천 팀프로젝트 시간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시간은 <팬데믹 시대의 도스토옙스키, 그 희망과 갱생의 서사>라는 제목의 명사초청 특강이었다. 석영중 교수님은 본인의 삶이 힘들고 절망적일 때마다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을 읽으며 힘을 얻었다고 말씀하시며, 이런 경험을 선생님들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번 강연을 준비하였다고 설명하였다. 교육 현장에서 오랫동안 팬데믹 시대를 버텨온 선생님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되는 순간이었다. 도스토옙스키의 일생은 ‘고통으로 점철된 삶’이었지만, 그는 좌절하는 대신 인간을 탐구하고, ‘삶은 선물이고 행복’이라고 말하며, 삶을 갱생시키는 노력을 통해 자신의 작품 세계를 완성하였다. 그러한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인간적 애정과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세계에 대한 탐구심이 듬뿍 담긴 강연은 한 시간 내내 선생님들께 웃음과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단 하나, 부활과 갱생과 새로운 생활에 대한 강렬한 희망만이 나를 지탱할 수 있게 해준 힘이었다.” 는 대목이나, “그 모든 상실에도 불구하고 나는 삶을 사랑한다.” 는 대목을 소개할 때는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두 번째 시간인 최종안 교수님의 사회심리학 강연은 지난 시간 ‘자기(self)’를 중심으로 풀어간 내용을 복습하면서 시작하였다. 상황을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주체가 바로 자기이기 때문에 자기를 이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더해, 그렇다면 자기는 상황을 어떻게 인식할까? 교수님은 “자기는 아주 독특하고 특이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어떤 상황이든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해하려고 하는 성향(positive illusion)이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것이지요.” 라고 설명하였다. 이는 얼핏 부정적인 성질인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사람의 적응을 돕고 심리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약간의 ‘근자감’이 스트레스나 위기, 도전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라는 점에는 모든 선생님이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또한, 선생님들은 이러한 ‘근거 없는 자신감’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다시 말해 과도하여 나르시시즘이 되거나 부족하여 자신을 지나치게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도해야겠다고 다짐하였다.

이후 최종안 교수님은 자기(self)를 넘어, ‘환경’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본격적으로 설명하였다. 교수님은 ‘팝콘 실험’을 예시로 들며 작은 환경의 변화도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도록 도와주었다. 팝콘 실험은 작은 바구니에 팝콘이 담겨있을 때보다 큰 바구니에 팝콘이 담겨있을 때 사람들이 팝콘을 훨씬 많이 먹고, 심지어 자신이 먹은 양을 적게 생각한다는 결과를 보여준 실험이다. 이는 환경이 사람들의 행동과 인지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이러한 원리를 토대로 살펴본다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사회적 환경으로 ‘사회적 규범’이 있다.

이때 사회적 규범이란, ‘어떤 것을 해야 한다(rule)’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다 그렇게 하는 것(agreement)’이다. 남들이 다 그렇게 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교수님이 소개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전거를 탈 때 헬멧을 쓰지 않으면 벌금을 물겠다는 규칙이 있었을 때보다,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 헬멧을 쓴다는 캠페인이 시행된 후에 훨씬 헬멧 착용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렇게 사회적 규범이 작동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의 ‘또래문화’에도 적용해볼 수 있다. 또래문화는 따라야 하는 규칙이기보다는 ‘내 또래들은 다 이렇게 하는데, 나도 이렇게 해야지’라는 생각에 가까운 것이다. 교수님의 말씀대로, 이를 이해한다면 학생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후에는 세종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곽윤정 교수님의 ‘청소년 심리학’ 수업이 이어졌다. 지난 시간 10대 아이들의 뇌 발달 특성에 대해 말씀해주신 것에 이어, 이번 시간에는 성별에 따라 뇌 발달의 특성이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보았다. 정리하면, 남성과 여성의 뇌는 1)언어영역, 2)공간영역, 3)뇌량(뇌연결망 구조), 4)시상하부의 발달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다고 한다. 교수님은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자신의 뇌가 ‘남성형’의 특징을 더 많이 가진 뇌에 가까운지, ‘여성형’의 특징을 더 많이 가진 뇌에 가까운지를 검사할 수 있는 ‘두뇌 성별검사’를 소개해주시기도 하였다. 뇌과학은 평소에 접하기 힘든, 다소 생소한 분야의 지식이다보니 열성적으로 필기를 하고 사진을 찍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선생님들의 집중력은 교수님이 현장 교육에 뇌과학이 접목될 수 있는 지점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특히 크게 발휘되었다. 예를 들어, 교수님은 남학생들이 여학생들보다 언어영역의 발달이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남학생들을 상담할 때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 질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였다. 자신의 감정을 명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때, 지금 화가 난 것인지, 답답한 것인지, 슬픈 것인지를 질문한다면 학생들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시상하부의 차이로 인해 남성이 여성보다 욕구를 강력하게 느끼고 지속기간 또한 길다는 점을 성교육에 적용할 수도 있다. 좀 더 강렬한 욕구를 느끼는 것을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이해하면서, 그 욕구를 다루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뇌발달에 도움이 되는 요인과 도움이 되지 않는 요인(스트레스, 식습관, 운동과 놀이)에 대한 설명은 성장기의 청소년들을 지도하시는 선생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졌다.

팀 프로젝트 시간에는 지난주와 같이 야외활동을 펼친 B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고자 했다. B팀은 ‘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라는 책을 주교재로 독서토론을 진행하였다. 책의 내용을 읽고 소감을 나누고, 떠오른 질문을 나누고 답하며, 몸과 마음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것이 B팀의 활동 목표이다. 이번 주는 ‘마음 가꾸기’를 주제로 풍성한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여전히 나누고 싶은 말들이 많아 마칠 때쯤 선생님들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묻어나기도 했다. 다행히 다음 시간은 1박 2일로 선생님들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을 것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이 서로를 가꿀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