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외향성이 내향성보다는 행복에 더 유리합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외부로부터의 즐거운 자극을 원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또한 외향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추구하는 경향성이 있는데, 행복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사회적인 관계입니다. 따라서 외향적인 사람들은 내성적인 사람들에 비해서 자극을 추구하고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외향성이 행복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다음은 신경증 성향입니다. 신경증 성향은 정의 자체가 불안, 부정적인 감정, 우울, 짜증입니다. 따라서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인 부정적 정서를 자주 경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과적으로 신경증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행복에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사실도 반복적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이렇게 지금까지는 외향성과 신경증이 행복에 가장 강력한 힘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추가 연구가 이루어지면서 성실성도 행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은 성취지향적이기 때문입니다.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해서 경험하는 행복감을 자주 경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자신의 몸과 마음에 해를 깨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친화성 역시 강력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의 행복에 긍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Neuroticism(신경성)입니다. 행복과 성격의 관계를 이야기할 때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바로 이 신경성입니다. 신경성이 높으면 걱정이 많고 불안합니다. 걱정이 많기 때문에 불안을 많이 느낍니다. 그리고 이미 지나간 일들에 대해서 반추합니다. 따라서 우울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고 늘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서 잠을 잘 이루지 못합니다.
또한 신경성이 높을 경우, 기분이 좋은 때와 좋지 않을 때 사이의 변화가 잦습니다. 소위 무드 스윙(Mood swing)을 자주 보이는 성향입니다. 반대로 신경증 성향이 낮으면 정서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곁에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네 번째는 Agreeableness(친화성)입니다. 주변을 보면 어떤 사람들은 타인에게 가혹합니다. 주변인이 실수를 했을 때 눈물이 쏙 빠지도록 야단을 치거나, 사람들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의견 차이를 극도의 갈등상태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친화성이 낮은 사람들입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공감능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비교적 냉소적입니다. 반면에 친화성이 높은 사람들은 친절합니다. 관대하고 사람들을 배려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친화성이 낮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단점을 잘 찾아냅니다. 반대로 친화성이 높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장점을 찾아서 격려합니다.
세 번째는 Extraversion(외향성)입니다. 외향성과 내향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사람들을 만나서 힘이 생기는 성향이 외향성입니다. 내향성은 사람들을 만나면 오히려 에너지를 뺏깁니다.
흔히 알고 있는 내향성과 외향성의 특성 외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하려고 합니다. 외향성과 내향성에 대한 심리학적 관점에서 핵심은 ‘얼마만큼 각성되어 있는가?’입니다. 우리 몸의 신경계가 평소 상태에 얼마만큼 각성되어 있는가에 따라서 외향성과 내향성의 차이가 있습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각성 수준이 낮은 편입니다. 반대로 내향성이 강한 사람들은 평소 각성 수준이 높은 편입니다. 따라서 내향성이 강하면 이미 자율신경계의 각성 수준이 높기 때문에 너무 많은 자극을 피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가장 강력한 자극 중 하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내향성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만나는 일이 이미 높아져 있는 각성 수준을 더 높이는 일이기 때문에 만남을 피하려고 합니다. 반대로 외향성이 높은 사람은 각성 수준이 낮기 때문에 그러한 자극을 요구합니다.
와인은 각성 수준을 떨어뜨리는 기능을 합니다. 그래서 내향적인 사람들은 와인을 한 잔 마시면 흥분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즐겨 마신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반대로 외향적인 사람들은 각성 수준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커피를 마신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Conscientiousness(성실성)입니다.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은 근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Conscientiousness의 조금 더 정확한 정의는 “쫀쫀함”입니다. 주어진 규칙에 충실한 겁니다. 그리고 어떤 일을 할 때 계획을 세웁니다. 성실성이 낮은 성향의 사람들은 여행을 갈 때도 미리 예약을 하거나 계획을 잘 세우지 않습니다. “일단 한번 가 보자”입니다. 반면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은 미리 계획을 세우고 예약하는 절차 등을 밟으려 노력을 합니다.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은 대체로 학교에서도 성적이 좋습니다. 또한 몸에 좋다고 알려진 행위들을 꾸준히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컨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거나 술을 적절히 조절한다든지 담배를 피우지 않는 등의 건강한 생활을 할 가능성이 높죠. 반대로 성실성이 낮은 사람들은 위와 같은 행위를 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성실성은 성취동기와 관련이 있고 행복과도 비교적 높은 정적인 관계를 보입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의 성격적 특징을 나이에 따라 측정해 보면, 나이와 함께 성실성이 증가하는 패턴을 보입니다. 어린 학생들의 경우에는 부모 세대보다는 성실성이 낮게 나타납니다.
첫 번째는 Openness(개방성)입니다. 개방성은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마음이 열려 있는 것,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려는 준비성을 갖춘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예술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익숙하지 않은 음악을 들어보려 하는 식이죠. 개방성이 낮으면 친숙한 것을 선호합니다.
개방성이 높으면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마음이 열려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경험했을 때 보이는 반응이 강렬한 편입니다. “소름 돋는다” “털이 곤두서는 느낌이다”는 표현을 많이 합니다. 또 개방성이 높은 사람들은 새로운 것과 예술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많기 때문에 자신의 사무실이나 침실에 예술품 장식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개방성을 적절하게 표현한 문장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the breath, depth, originality, and complexity of one’s mental and experiential life” “한 사람의 정신세계와 경험세계가 얼마만큼 넓이가 있고, 깊이가 있고, 독창적이고, 복잡한지의 정도”
성격이 무엇인지를 정의해 보면, 성격이 왜 행복에 중요한 이슈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성격은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그리고 시간에 걸쳐서 안정적으로 나타나는 그 사람만의 행동 양식을 의미합니다.
행복에 영향을 주는 변수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 객관적 조건과 우리의 반응입니다. 객관적으로 주어져 있는 상황이 동일하다고 할지라도 개개인의 반응은 다를 수가 있습니다. 또한 행복의 정의 파트에서 ‘행복은 자신의 삶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와 자기가 하는 경험들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이라고 설명드렸습니다. 여기에 성격적인 영향이 들어가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가 던져볼 질문은 성격이 무엇인가, 성격의 어떤 특징이 행복에 영향을 주는가?입니다. 마지막에는 궁극적으로 ‘성격이 유전적인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면, 우리의 행복은 유전에 의해 결정되는 마치 운명과 같은 것인가, 삶의 환경을 좋게 만들어도 자신의 성격이 행복에 불리한 형태로 조성되어 있다면 내가 원하는 수준의 행복을 느끼는 것은 불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주제를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인류는 유사 이래부터 성격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누군가가 하는 행동의 이유를 설명할 필요가 있고, 그에 따라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를 예측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은 왜 이렇게 행동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이유를 그 사람의 교육수준에서 찾을 수도 있고 종교, 별자리 등등으로도 설명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을 관찰하면서부터 깨닫기 시작한 점은 ‘그 사람 안에 답이 있다’ 즉 ‘그와 같이 행동하게 만드는 그 사람만의 특징이 있다’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성격’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 중 하나는 성격이 마치 혈액형처럼 ‘유형’으로 구분된다는 생각입니다. 유형으로 구분한다는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혈액형 O형은 A형이 아니고, A형은 B형이 아닌 것처럼 성격 특성도 서로 배타적이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성격을 이와 같이 구분해보면, 예를 들어 외향적인 사람은 결코 내성적인 면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최초의 성격심리학자 테오프라스토스는 사람들의 성격을 30개의 유형으로 나누어보았습니다. 이와 유사한 것이 잘 알려져있는 MBTI입니다. 그런데 과학적 연구분야는 MBTI 검사를 학문으로 인정하지 않으므로 검사의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MBTI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의 성격을 유형으로 구분하기 때문입니다. ‘외향성’을 예로 들,면 사람마다 외향성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외향성이 강한 사람과 외향성이 낮은 사람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을망정 이 둘이 완전히 배타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성격을 타입으로 볼 것인가, 정도의 차이로 볼 것인가 하는 점에서 과학적인 성격심리학과 일반인들이 성격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생각이 구별됩니다.
인류 초기부터 사람들이 생각해왔던 유형론이라든지, MBTI로 대변되는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성격에 대한 생각은 일종의 아이스브레이킹으로는 좋습니다. 하지만 믿을만한 성격검사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적어도 성격을 연구하는 전문적인 심리학자들은 유형론으로 사람들의 성격을 측정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이번 강의에서 성격과 행복의 관계를 이야기할 때는 유형론에 근거하지 않고 특질론에 근거하고자 합니다. Trait, 즉 사람의 성격에 어떤 특질이 있고 사람들 사이에 성격 특질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다는 관점으로부터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 보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성격에는 어떤 특질들이 있을까요? 사전을 찾아보면 사람들의 성격을 나타내는 형용사와 부사는 수없이 많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형용사와 부사가 있는 만큼 다양한 성격이 있는 걸까요? 그렇게 말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성격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겉으로는 달라 보이는 형용사와 부사를 유사성에 따라 그룹으로 모아보았습니다. 이를 체계적이고 통계적으로 분석해보니, 인간의 행동을 기술하는 형용사와 부사는 신기하게도 크게 5그룹으로 모인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이러한 형태는 여러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난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연구자들은 다섯 가지로 기술될 수 있는 성격 특질을 BIG FIVE라고 이름 붙입니다.
이는 현대 심리학에서 가장 신뢰하고 있는 성격이론입니다. 이 다섯 가지 성격 특질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 특질 이름의 앞 스펠링을 따서 OCEAN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Openness(개방성) : 새로운 것을 경험하려고 하는 개방적 성향 🌝Conscientiousness(성실성) : 규칙을 중시하고 계획을 꼼꼼히 세우고 지키려는 성향 🌝Extraversion(외향성) : 사람들과의 만남을 좋아하고 자극을 추구하는 성향 🌝Agreeableness(친화성) : 타인과의 관계에서 관대하고 친절한 성향 🌝Neuroticism(신경성) : 정서가 불안하고 짜증을 내고 정서의 변화가 심한 성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