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rik Johansson
코너 앞에서 지도를 들고 있는 남자는 멈춰 섭니다. 길이 어딘가 이상하기 때문입니다.
그가 앞으로 나아갈 길은 길일까요?
바닥일까요?
우리가 발 딛고 서있는 세상은 우리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입니다.
happinesssnu

코너 앞에서 지도를 들고 있는 남자는 멈춰 섭니다. 길이 어딘가 이상하기 때문입니다.
그가 앞으로 나아갈 길은 길일까요?
바닥일까요?
우리가 발 딛고 서있는 세상은 우리의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입니다.

이 작품은 Romain Laurent의 <Tilt> 시리즈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입니다. 평상시에 볼 수 있는 풍경이라도 관점을 살짝 바꾸면 새로운 광경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몸을 살짝 기울여 세상을 낯설게 경험해보세요.
서울대행복연구센터 뉴스레터 Broaden&Build Happiness에서는 매월 행복연구센터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를 한 편씩 소개해 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박사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대 의학연구원 의료관리학연구소 김주현입니다. 저는 2019년부터 약 2년간 행복연구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현재는 서울대학교 의학연구원 연구조교수로 국가에서 실시하고 있는 모자보건사업의 무작위대조시험연구를 맡고 있습니다.
평소 아이들을 좋아했던 저는 교원대학교 초등교육학과에 입학했으며, 아동의 주요 발달 환경인 가정에 대한 이해 없이는 좋은 교사가 될 수 없겠다는 생각으로 가정교육학을 복수 전공했습니다. 두 전공 영역을 다루며 인간발달은 생태학적 관점(ecological perspective: 학교, 가정, 지역 체계)에서 이해해야 함을 배웠고, 이는 유학을 결정하는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약 8년간 아동발달 및 가족학과에서의 대학원 과정을 통해 전 생애에 걸친 인간발달과 가족학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았으며, 다양한 양적 방법론을 적용하여 아동의 신체, 정서, 사회발달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요인(신체적, 생물학적, 관계적, 환경적 요인)들을 탐색했습니다.
🌝 주로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가요?
저의 주요 연구는 전생애에 걸쳐 행복 결정 요인을 밝혀내고, 정신 건강 중재 프로그램(예: 행복 수업, 간호사의 가정방문)의 효과를 밝히는 것입니다. 특별히, 사람들의 스트레스 대처 역량에 관심이 많습니다. 어떤 사람도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어린 시절 경험한 스트레스는 아동의 자기조절 능력, 사회∙정서 발달 (정서조절, 또래집단, 우정), 건강 관련 행동 (운동, 식습관) 및 신체 발달 (비만)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이 영향은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계속됩니다. 따라서 저는 어린시절 스트레스 노출의 단기/장기적 영향, 가정, 학교 환경에서의 자기조절능력의 발달과 효과, 스트레스 대처방법을 주요 연구 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최근 행복연구센터에서는 성인을 대상으로 행복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 (나이, 성격, 자기조절능력)들을 살펴보았으며, 코로나 상황에서 한국인의 행복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행복 중재 프로그램의 하나인 “행복 수업”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전국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행복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현재는 그 효과를 검정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 최근 진행한 연구 중 재미있었던 연구 한가지만 소개해 주세요!
이번에 소개 드리고 싶은 연구는 최근 출판된 “Older people are not always happier than younger people: The moderating role of personality” 입니다.
전생애적관점에서 행복의 변화 패턴은 어떤 모습일까요?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나이가 들면서 행복이 증가하는 U자형 변화라고 말합니다. 이를 “나이-행복 퍼즐(Age-Happiness Puzzle)” 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이 연구는 나이가 가져다주는 행복 베네핏을 모두가 누릴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고, 사람의 성격에 따라 나이-행복 패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KAKAO 마음 날씨 설문 결과를 분석했습니다.
본 연구에는 총 10,456명의 14~75세의 한국인 (N = 10,456, 84.9% 여성)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웰빙과 성격에 대한 온라인 설문에 응답했습니다. 웰빙은 삶의 만족도 (1문항), 긍정정서 (3문항: 행 복감, 평안함, 즐거움), 부정정서 (4문항: 불안, 짜증, 지루함, 우울)를 묻는 8개의 질문을 이용해 수집되었고, 성격(외향성, 신경질적성 향, 개방성, 성실성, 우호성)은 총 50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International Personality Item Pool(PIP)를 사용해 얻었습니다. 비선형 위계적 회귀분석 결과 나이와 웰빙의 관계는 U자형인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정정서의 경우 역U자 형) (그림 1). 즉, 웰빙의 곡선은 중장년을 거치며 반등하여 노년기에 다시 높아지는 것입니다. 나이-행복 퍼즐 현상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더 중요한 연구 결과는 이 U자형 관계가 모든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5가지 성격 유형 중에서 “우호성”과 “신경질적성향”의 정도 따라 U자형 나이-행복 관계가 변하는 것입니다. 우호성이 낮거나 신경질적 성향이 높은 사람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행복이 반등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의 증가가 없던지 심지어 감소하기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림2). 반면 외향성, 개방성, 성실성 정도에 따른 나이-웰빙 관계는 모두 U자형이였습니다.

사회정서선택이론(Socioemotional Selectivity)과 생애발달이론(The Motivational Theory of Lifespan Development)에 따르면 노년기는 축소된 대인관계 속에서 사회심리적 욕구를 충족하는 발달 시기입니다. 따라서, 노년기 행복유지에는 긍정적인 사회관계 유지에 필요한 우호성의 역할이 더욱 커지는 것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호적 성향의 사람들은 협동을 잘하고, 용서를 잘 하며, 다른 사람을 잘 수용한다고 나타나 있습니다. 사람을 향한 우호적 성향은 노년기 인간관계 유지에 큰 도움을 주며 궁극적으로 행복을 가져다주는 요인인 것이지요.
동시에 신경질적 성향이 행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노년기 더 강하다는 결과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건강 및 경제상황과 같은 여러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노년기 행복 유지를 위해 자기 조절능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부정적 감정을 잘 느끼고 자기조절 능력이 낮다고 보고되는 신경질적 성향의 사람들의 경우 노년기 행복이 그 전 시기보다 더 낮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전 연구 결과에서는 외향성과 신경질적 성향이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성격 유형으로 강조되고 있고, 우호성은 상대적으로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사회관계와 자기조절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 노년기에는 우호성과 신경질적성향이 행복유지에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사회 관계와 자기조절능력이 개발되고 행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 다른 발달시기는 언제일까요? 바로 청소년기입니다. 앞서 제시된 그래프를 보면 14-18세 사이에 웰빙이 감소하는 것을 알 수 있고, 우호성이나 신경질적성향에 따라 행복의 차이가 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행복의 반등에 초점을 맞춰 노년기 우호성, 신경질적 성향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학령기 행복의 변화와 성격의 역할을 더 면밀히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격 이외에 영유아기, 유년 시절 경험이 전생애적관점에서 행복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 또한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것이다.
🌝 박사님이 생각하시는 행복은 무엇인가요?
행복은 “의미 찾기”인 것 같습니다.
행복을 정의하는 두개의 큰 줄기인 쾌락주의적 행복관(hedonism)과 자기실현적 행복관(eudaimonism)에서 자기실현적 관점에 좀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족스럽고 즐거운 삶 너머 내가 가진 잠재성을 발휘하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는 삶이 저에게는 행복입니다. 반대로 살아가는 의미를 느끼고 있지 못할 때가 가장 불행한 순간이지요.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삶의 목적과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행복을 위협하는 스트레스도 행복을 싹 틔우는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나름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의미를 찾는 순간 역경은 행복이 될 수 있습니다. 전교생 등교가 재개되고 일상이 회복된 2022년 봄학기가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의 노고와 정성으로 코로나 기간 중에도 아이들은 잘 성장하였습니다. 의미 찾기를 통해 오늘의 행복을 가득 충전하시기를 바랍니다!
<참고문헌: Kim, J. H., Choi, E., Kim, N., & Choi, I. (2022). Older people are not always happier than younger people: The moderating role of personality. Applied Psychology: Health and Well‐Being.>
화면에서 어떤 그림이 보이시나요? 어떤 사람은 악마가 보이기도, 천사가 보이기도 혹은 둘 다 보이기도 합니다. 이 그림은 지각 심리학에서 자주 사용하는 자극입니다. 동시에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그림을 보여주고 사람들이 어떤 그림을 보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이 자극을 1~2분 정도 보게 되면 두 가지 그림 모두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자극을 짧게 보면 두 가지 그림 중 한 가지가 먼저 보입니다. 여기에 중요한 메시지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같은 그림을 봐도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컵에 물이 반이 있을 때, 어떤 사람은 ‘물이 반이나 있네’, 혹은 ‘물이 반밖에 없네’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많이 회자된 이야기라 고루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행복을 과학적으로 공부하다 보면 이 이야기가 행복에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행복은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보고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심리학자 소냐 류보미어스키(Sonja Lyubomirsky)가 스탠포드 대학에서 공부할 때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연구를 합니다. 연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탠포드와 같은 좋은 대학을 다니는 학생중에도 어떤 학생은 행복하고, 어떤 학생은 불행한 것 같다. 행복과 불행은 어디서 오는 걸까?” 이 질문에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가능성은 ‘실제로 행복한 학생들은 좋은 일만 경험하고, 불행한 학생들은 나쁜 일만 경험할 것이다.’ 두 번째 가능성은 ‘동일한 수준의 좋고 나쁨을 경험하지만 그 경험을 해석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다.’입니다. 소냐 류보미어스키 교수는 스탠포드 학생들을 대상으로 행복을 측정합니다. 그리고 그 학생들이 최근에 경험했던 사건을 수집해서 비교해 보았습니다. 실험 결과 행복한 학생들이 좋은 일을 더 많이 경험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행복하거나 불행한 학생 모두 일상은 희비가 엇갈려 있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의 문제였습니다.
결국 행복은 나의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주관적 환경의 중요성’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행복이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좋은 환경에 놓이면 행복할 가능성은 당연히 높아집니다. 그런데 ‘좋은 환경’이라는 평가는 객관적 환경이 아닌 주관적 해석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행복이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환경은 객관적 환경이 아닌 자신이 주관적으로 해석한 환경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주관적 행복이 환경을 결정한다고 하면 가끔 주관적 행복을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국 행복은 마음에 달린 거니까 객관적 환경이 어떻든 마음만 잘 먹으면 행복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말은 과한 해석일 수 있습니다.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 하거나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힘든 열악한 환경에 처한 사람에게 마음의 해석을 통해 극복하라는 건 과한 요구입니다. 어느 정도의 안전이 보장되어 있고 삶의 수준이 보장된 상황에서 그 환경이 개인의 주관적인 해석에 의해 더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관점 바꾸기에서는 수업 시간에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1. 관점과 주관적 환경에 대한 이해
🌈 관점과 주관적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본다.
🌈 행복은 객관적 환경도 중요하지만 내가 어떤 관점을 통해 해석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안다.
2. 현재 본인이 지난 관점 탐색
🌈 나는 세상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본다.
3.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관점 발견
🌈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지금 가지고 있는 관점보다 행복에 도움이 되는 관점을 갖도록 연습한다.
🌈 행복에 도움이 되는 관점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2022년 6월 18일, 행복교육 심화워크숍 진행돼
┃ 김남희 박사, “의식적인 노력을 통한 음미하기가 필요해”
┃ 이주은 교사, “내 관점과 속도로 경험하는 일상의 특별함을 알 수 있도록”
2022년 6월 18일 토요일, 행복교사의 행복수업 역량강화를 위한 2022년 행복교육 3차 심화워크숍이 이뤄졌다. 지난 2차 심화워크숍에서 다룬 ‘감사하기’에 이어, 이번 교육에서는 일상의 사건들을 온전히 경험하며 의미를 찾아갈 수 있는 ‘음미하기’의 방법을 다뤘다. 중등과정의 경우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책임연구원 김남희 박사님이 ‘무엇을’을 주제로 이론 수업을, 대전 유성중학교 이주은 선생님이 ‘음미하기’를 주제로 실습 수업을 진행하셨다. 초등과정의 경우 ‘가족과 만드는 행복’을 주제로 서울 진관초등학교 교사이자 초등행복교과서 집필진인 이지은 박사님이 이론 수업을, 경기 초림초등학교 진주현 선생님이 실습 수업을 맡아주셨다.
“행복과 목표는 유관합니다. 그 관련성을 세부적으로 살피기 위해서는 목표를 두 종류로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외재적 목표와 내재적 목표입니다.” 김남희 박사님은 행복을 위한 하루를 설명하시며 외재적 목표와 내재적 목표로 목표를 구분하셨다. 외재적 목표는 명성, 매력적으로 보이기, 좋은 직업, 많은 돈처럼 타인에게 보여지는 바에 의존한다. 반면 내재적 목표는 개인적 성장,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처럼, 목표의 수행에 있어서 자기 자신의 면모가 강조된다. 이 중 내적 보상이라는 자발적 이유에 따라 수행하는 내재적 목표는 외적 보상이라는 비자발적 이유에 따라 수행되는 외재적 목표보다 행복에 도움이 된다. 그저 즐겁기 때문에 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남희 박사님은 “자발적이라도 외재적 목표는 삶의 행복을 감소시킨다”며 외재적 목표에 치중한 삶의 위험성을 지적하셨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이유에 관해 ‘계획오류(planning fallacy)’라는 개념도 소개됐다. 계획오류란 목표를 수립하는 두 가지 차원에서 발생할 수 있다. 목표로 삼은 일에 대해 과소평가하거나, 목표를 추구하는 자신의 의지에 대해 과대평가를 하는 것이다. 이 둘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현실적 측면을 간과하도록 만든다는 문제점이 있다. 김남희 박사님은 계획오류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자신의 상황에 대한 객관적 인식’, ‘제3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목표 수립하기’를 제시하셨다. 목표로 삼은 일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거나,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않음으로부터 계획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 사건이나 경험을 의식적으로 노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즐기고 성찰을 통해 의미를 부여하는 행동, 이것을 ‘음미하기’라고 합니다. 행복을 위해 잠시 멈추는 행위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사회 속에서 잠시 멈추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김남희 박사님은 행복을 위한 방법으로 음미하기를 제시하셨다. 경험하는 속도를 늦추면서 그 경험을 최대한 많이 감각하고 기억하는 것이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남희 박사님은 음미를 위한 4가지 전략을 설명하셨다. ‘지금에 집중하기’, ‘행동으로 보이기’, ‘남과 함께 축하하기’, ‘긍정사건으로 시간여행하기’가 그 전략이다.
“과거도, 미래에 해야 하는 일도 아닌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은 자신을 현재에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음미는 생각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느끼는 긍정적 감정을 미소와 같은 행동으로 외면화하면서, 순간을 즐기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행복에 도움이 됩니다. ‘누군가가 행복하구나’라고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표정, 흥얼거림, 친절한 행동으로의 표출처럼 말입니다. 몰입 역시 음미하기와 같이 행복을 이끌어낼 수 있는 수행의 방법입니다.” 김남희 박사님은 분명한 목표와 규칙, 즉각적인 피드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몰입’ 역시 누구나 언제든 경험할 수 있는 행복의 감정이라 설명하셨다. 몰입을 위해서는 개인의 기술수준과 과제의 난이도가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셨다.
이어진 실습 수업에서, 이주은 선생님은 음미하기를 학급에서 적용했던 사례들을 소개해주셨다. “오늘은 결석한 친구가 한 명도 없네요. 모두 학교에 등교했어요. 우리 반 최고!”와 같은 일상적인 칭찬들은 사소한 순간의 감정을 온전히 음미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었다. 좋은 것을 천천히 느끼고, 작고 소소한 것이라도 천천히 즐기며 보며 학생들이 자신의 관점과 속도로 일상의 특별함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과거, 현재, 미래를 자신의 감각과 기억에 충분히 담아두는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저강도의 행복을 빈번히 느낄 수 있었다.
이주은 선생님께서는 자연을 음미하기, 나를 음미하기, 신체를 음미하기, 우리 학교 음미하기처럼 일상적인 대상에서부터 아름다움을 느낄 활동을 수행하셨다. 특히 자연을 음미하며 미술작품으로 활용하는 수업안은 학생들이 평소 보았던 등굣길 자연풍경을 음미해보며 미술 작품 속에 새롭게 담아낼 수 있도록 이끌었다. ‘내 경험을 이야기로 만들어보기’ 활동에서는 여행의 경험에서 깨달은 것을 학생끼리 이야기해보기도 했고, 읽은 책으로부터 그 내용에서 깨달은 것을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이주은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접하고 있는 웹툰과 웹소설을 책의 범위에 포함하여, 자신의 진정한 일상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셨다.
“음미하기 전에는 하늘색과 구름이 매일매일 바뀌는지 몰랐는데 음미하기를 한 후에는 하늘이 이렇게 예쁘고 매일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매일 하늘을 두 번씩 쳐다봅니다”, “하늘을 쳐다보며 색을 즐기는 소소한 기쁨을 알게 되었어요.” 이주은 선생님이 ‘음미하기’ 활동으로 학생들과 함께 수행한 내가 만들어간 14일간의 소확행 수업 이후, 학생들은 음미하기를 통해 알게 된 바를 위와 같이 밝혔다. “사락사락 넘어가는 책장 소리, 책 냄새에 상상의 나래에서 유유히 배회하는 공기와 함께 비단 문장과 단어 하나만이 아니라 내 삶 속 작은 10분을 더욱 유익하게 새겨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학생의 소감 역시 학생들과 함께한 음미하기 활동의 값진 수확이었다.
어느덧 2022년 행복교육 심화워크숍은 7월 16일에 진행될 4차 교육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3차 교육에서 다룬 ‘음미하기’를 수업시간에 적용해 학생들과 선생님 모두가 자신의 관점과 속도로 일상의 특별함을 경험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 5월 28일, 제15기 교사행복대학 5차 교육 진행돼
| 최종안 교수님, “목표와 성취는 행복과 양립 가능해”
| 수강생,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서의 목표를 삼을 수 있길”
2022년 5월 28일 토요일,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와 사범대학교육연수원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15기 교사행복대학 5차 교육이 진행됐다. 강원대학교 심리학부 최종안 교수님의 굿라이프 심리학 강의에 이어서 카이로스 에듀 연구소 은혜정 소장님, 오산중학교 오란주 선생님, 실리콘밸리 로블록스 PM 김혜진 메이커님이 A, B, C조의 실천 팀프로젝트를 진행해주셨다.
본격적인 굿라이프 심리학가 시작되기 이전, 최종안 교수님께서는 지난 시간에 이야기한 ‘돈과 행복의 관계’를 요약해주셨다. 돈과 행복 간에는 정적인 관련성이 있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행복에 대한 주관적 정의, 돈이 필요한 시기, 본인의 물질주의적 가치관에 따라 행복도는 달라질 수 있었다. 행복에 대한 돈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지도 말고, 과대평가하지 말라는 것이 지난 교육의 핵심이었다.
이번 교육에서는 최종안 교수님은 ‘행복을 불러오는 소비’의 측면에서 돈과 행복의 관계를 설명하셨다. “왜 부자가 더 행복할까요? 돈이 쌓여있기 때문이 아니라, 관성으로부터 자유로워서 다양한 소비를 하기 때문입니다. 행복에 도움이 되는 소비, social connectivity를 높이는 소비를 하는 것입니다.” 최종안 교수님께서는 소비의 폭을 넓히며 개인에게 가장 행복을 주는 소비방식을 알아갈 수 있기에, 돈이 행복과 연결될 수 있음을 지적하셨다. 이어서 ‘행복에 도움이 되는 소비’ 방식을 설명하셨다. 소유보다는 경험을 구매하라는 것이었다.
“100억이 생긴다면 어떻게 쓰실 것입니까?” 유쾌한 질문에 선생님들의 상상력이 채팅창을 통해 쏟아져나왔다. 요트 사기, 명품 쇼핑, 건물 건설하기와 같은 물질적인 요소에서부터 세계여행, 휴식하기 등 심적인 여유와 관련된 요소들이 100억의 사용 방안이었다. 최종안 교수님께서는 소유보다 경험을 구매해야 한다고 설명하시며, “돈이 생기기 전에는 경험을 위해 돈을 쓰겠다고 하지만, 막상 돈이 생기면 경험은 소유에 밀리기 마련”인 모순을 지적하셨다. 소유보다 경험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히 존재했다. 경험은 시간이 흐를수록 좋아지기도 하며, 다른 것과 비교되지 않는다. 경험은 관계를 강화시키며, 정체성의 일부로 작용한다. 경험이 만들어낸 정체성이 다시 그에 맞는 경험을 만들어낸다는 점도 경험을 구매해야 하는 확실한 이유였다.
돈과 행복 간의 관계에 이어, 최종안 교수님은 목표와 행복 간의 관계를 설명하셨다. 목표란 사람들이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는 바람직한 결과이며, 인간이 가지는 구체적인 동기를 성취하려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인간이 가진 동기가 충족되는 것이 행복이며, 목표의 진척 정도와 개인에게 중요한 목표의 달성이 행복을 위해 중요하다. 최종안 교수님께서는 과거 MZ세대 수강생에게 “꼭 그렇게 목표를 정하고 살아야 하나요? 저는 특별한 목표를 갖지 않고 자연스럽게 살고 싶습니다”라는 질문을 들은 경험을 공유하셨다.
“이 질문은 성공을 포기한 대가로 얻는 것이 행복이기에 행복과 성공이 양립하기 어려우리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는 행복을 지나치게 감정에만 한정하는 오해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나 행복 안에도 여러 가지 기분이 있습니다.” 최종안 교수님께서는 성공과 행복을 양립 불가능한 것으로 보는 현 힐링 에세이의 흐름을 지적하시며, 행복의 다차원성을 설명하셨다. 바바라 프레드릭슨(Barbara L. Fredrickson)이 말하는 행복의 10가지 정서가 그 예시였다. 프레드릭슨은 행복한 감정을 즐거움, 감사, 평온함, 관심, 희망, 자부심, 폭소(Amusement), 영감, 경외, 사랑의 10가지로 설명한다. 행복은 다양한 긍정정서로 이뤄지며, 순간의 즐거움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목표를 추구하고 달성하는 과정에서 심리적인 고통이 찾아올 수 있지만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과정에서 찾아오는 자부심, 희망, 영감, 감사 등의 복합적인 감정은 분명히 행복의 지속성을 높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어떤 목표가 좋은 목표일까? 최종안 교수님은 내재적 목표, 개인적 목표, 자기다운 목표를 좋은 목표의 요건으로 소개하신다. 관계성, 자율성, 유능감의 ‘big three’ 자체를 목표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결혼하기 위해 좋은 회사 가기가 아닌 좋은 사람 만나기’와 같은 수단으로서의 목표가 아닌 목적으로서의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 또한, 자기다운 목표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알아야 한다. 자신이 어떤 속성을 알고 있는지 확인해야 맞춤형 목표를 세울 수 있다. 좋은 목표를 세워야 행복할 수 있고 목표로 향하는 과정이 고될지라도, 지속적인 행복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어느덧 총 6회차로 구성된 제15회 교사행복대학의 마지막, 6차 교육만을 남겨두고 있다. 행복의 정의, 행복을 위한 관계, 돈과 행복의 연결고리 등을 배우며 선생님들께서는 여러 측면에서 행복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었다. 행복의 복합적인 맛을 알아간 5차 교육은 선생님들께 어떤 깨달음을 주었을까? 이제는 선생님들께서 자신을 돌아보며 자신만의 특성이 가득 담긴 목표를 만들어갈 차례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윌리엄 쿠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