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이 우정과 비교를 대하는 방식

Companion Versus Comparison:
Examining Seeking Social Companionship or Social Comparison
as Characteristics That Differentiate Happy and Unhappy People

 

 

 

 

 “ 행복한 사람은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 – 마크 트웨인
“ 비교는 기쁨의 도둑이다. ” – 시어도어 루즈벨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다른 종들과 비교했을 때, 특히 인간의 뇌는 사회 생활의 복잡성을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크기와 종류가 매우 다양한 사회집단 안에 살고 있기에, 이러한 사회적 요구가 많은 환경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인간은 주로 사회적 상호작용에 관여하는 사회적 두뇌를 발달시켜 왔다. 인간의 사회적 특성을 감안하면, 우리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마크트웨인과 시어도어 루즈벨트가 말했던 것처럼, 우리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두 가지는 ‘사회적 우정’과 ‘사회적 비교’이다. 누군가는 우리에게 사회적 우정을 제공하여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사회적 비교를 제공함으로써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비교보다 우정을 가치 있게 여기는 사람의 특성을 조사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조사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우리 주변인들은 심리적 자원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동료로서의 기능을 한다. 선행연구들에서는 이러한 자원을 받게 되면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신체건강이 향상되고, 사망률이 낮아지는 등 행복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덧붙여, 사람들은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통해 우정이 제공될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우리의 행복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다고 밝혀졌다.


  하지만 사회적 상호작용이 항상 우리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특히 다른 사람이 상향비교의 대상일 때에는 우리의 행복을 갉아먹는다. 일반적으로 자신보다 우월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불쾌한 경험이라고 선행연구들은 이야기한다. 상향적 사회비교는 부정적인 자기평가를 유발하며, 더불어 분노와 우울증과 같은 부정적 감정까지 유발한다고 밝혀졌다. 반면, 자신보다 열등한 사람들과의 사회적 비교는 종종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한다. 하향적 사회비교는 자존심을 높여주며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게 한다고 밝혀졌다. 즉, 사회적 비교는 그 방향에 따라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도, 비참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존재는 사회적 우정이나 사회적 비교를 통해 우리의 행복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사람들은 행복을 유지하거나 증진시키기 위해 가능한 최선의 방법으로 우정이나 비교를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사회적 우정과 사회적 비교가 서로 부딪히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여기에 두 친구가 있다. ‘나에게 사회적인 지원을 많이 해주는 동시에 나보다 유능한 친구’와 ‘나에게 사회적 지원을 적게 해주는 동시에 나보다 부족해서 자존감에 위협이 되지 않는 친구’가 있다. 당신은 어떤 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가? 이 친구들에게 각각 어떻게 반응하겠는가? 열등감을 느낄 위험은 있지만 우정을 즐기고 싶은가? 아니면 우정을 느끼지는 못하지만 비교를 통한 우월감을 느끼고 싶은가?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차이를 행복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차이로 살펴보았다.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들은 건강한 사회적 관계를 즐기며, 비교할 기회를 갖는 것 보다는 긍정적인 사건을 경험하기를 선호한다. 즉, 행복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사회적 우정을 제공하는지의 여부에는 민감한 반면, 사회적 비교에 대한 관심은 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불행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평가할 때에 사회적 비교에 대해 매우 의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행복한 사람에게는 잠재적 우정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가정했고, 불행한 사람에게는 호의적인 비교가 더 매력적일 것이라고 가정하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는 총 다섯 개(1A, 1B, 1C, 2, 3)의 실험으로 진행되었다. 


  연구 1A~1C에서는 모두 대학생을 대상으로 가상시나리오를 읽게 한다. 가상 시나리오에서는 시험을 본 후 중간정도의 자신의 성적을 확인한 후 자신보다 성적이 더 좋은 ‘행복하지만 우월한 친구 조건’과 자신보다 성적이 좋지 않은 ‘불행하지만 열등한 친구 조건’으로 집단을 나누어 그 친구들과 어울리는 상황을 제시한다. 시나리오를 읽고 난 후, 참가자들에게 친구와 시간을 보낸 후에 예상되는 기분을 평가하도록 하였으며, “친구와 시간을 보내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친구와 얼마나 어울려 놀고 싶나요? 친구와 나가서 놀고 싶은가요? 친구를 만나는 동안 기분이 어떻게 변할까요?” 등의 질문을 요청했다.


  연구 1의 전반적인 결과를 살펴보면, 개인의 행복도에 따라 사회적 우정과 사회적 비교가 다르게 추구되고, 다른 가중치가 부여된다고 밝혀졌다. 행복한 사람들은 즐거운 사회적 비교가 보장될 때보다 바람직한 사회적 우정이 제공될 때, 더 큰 행복한 감정을 기대했다. 이것은 행복한 사람들이 사회적 비교보다는 사회적 우정을 소중히 여기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불행한 사람들은 우정과 비교에서 같은 정서적 이득을 기대했다.


  구체적으로 1C의 결과를 보면, 행복한 사람은 불행하지만 열등한 친구 조건에서는 약 3.5점의 기분을 예상하지만, 행복하지만 우월한 친구 조건에서는 약 4.7점의 기분을 예상했다. 반면, 불행한 사람은 두 조건 모두 약 3.5점 수준의 기분을 예상하였으며 두 조건에 큰 차이가 없었다. 


  연구 2에서는 연구 1을 반복 검증함과 동시에, 한국인을 대상으로 했던 연구 1과 달리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122명의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가상시나리오를 읽게 하였다. 연구 1A와 같은 시나리오로, 필수과목의 기말고사를 보고 그 성적이 B인 것을 확인하였는데 그 때 친구로부터 함께 놀자는 메시지를 받은 상황이 주어졌다. 친구는 행복하지만 우월한 친구 조건(A를 받음)과 불행하지만 열등한 친구 조건(C를 받음)으로 나뉘었다. 이 때, 참가자에게 ‘이 만남이 얼마나 기대되는지’를 7점 척도로 답하게 하였으며, 그 이외에도 이 친구와 얼마나 놀고 싶은지, 이 친구에게 놀자고 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생기는지, 이 친구에게 놀자고 요청할 확률은 얼마나 되는지’ 등의 질문을 7점 척도로 대답하게 하였다. 또한 참가자의 행복 수준, 삶의 만족도, 자존감 등도 추가적으로 측정하였다. 


 그 결과, 행복한 참가자들은 불행하지만 열등한 친구(약 3.5점)보다는 행복하지만 우월한 친구(약 5.4점)에게서 더 긍정적인 기분을 기대했으나, 반면 불행한 참가자에게는 이 패턴이 약하게 나타났다. 또한 행복한 참가자들은 불행하지만 열등한 친구(약 3.6점)보다는 행복하지만 우월한 친구(약 5.6점)와 더 어울리고 싶어 하는 의도를 보인 반면, 불행한 참가자들은 두 조건이 비슷한 수준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즉, 연구 2에서는 연구 1의 결과를 성공적으로 반복 입증하였으며, 이러한 경향성은 한국 문화에서 더 잘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 1과 2의 결과를 간단히 살펴보면, 행복한 사람들은 행복한 친구를 선호하고, 불행한 사람은 불행한 친구를 더 선호함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 유사한 사람에게 더 끌리기 때문이다. 연구 3에서는 ‘유사성 매력 가설’을 검증해보기 위해, 기존의 연구 1과 2에서 조작했던 조건이 아닌, ‘행복하지만 열등한 친구’, ‘불행하지만 우월한 친구’로 바꾸어 연구 3을 진행하였다. 75명의 한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연구 1A와 동일한 시나리오를 읽게 하였으며, 친구 조건은 무작위로 배정되었다. 행복하지만 열등한 친구는 성적은 저조하지만 행복하고 사회적인 자원이 많은 사람으로 묘사되었으며, 불행하지만 우월한 친구는 성적은 훌륭하지만 불행하고 사회적인 자원이 적은 사람으로 묘사되었다. 시나리오를 본 후, 얼마나 이 친구와 어울리고 싶은지를 1~9점으로 평가하게 하였다. 


  연구 3의 결과는 유사성-매력 가설과 다르게 나타났다. 행복한 친구가 시험을 못 봤을 때, 그리고 불행한 친구가 시험을 잘 봤을 때, 행복한 참가자와 불행한 참가자는 모두 불행한 친구보다 행복한 친구를 선호했다. 따라서 연구 3의 결과는 행복하고 불행한 사람들이 단지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우정과 사회적 비교를 고려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본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행복한 사람들은 상향적 사회비교 보다도 ‘사회적 우정’에 더 큰 긍정적 정서를 기대하고, 더 만나고 싶어 하는 의향을 보였다. 즉, 행복한 사람들이 우정을 더 추구하고, 비교를 덜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불행한 사람들은 사회적 비교와 사회적 우정에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즉, 불행한 사람들은 그들의 감정적 판단에 있어서 사회적 우정이나 사회적 비교에 대해 특별한 선호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정을 추구하는 것은 행복한 사람이 자신의 최적 행복수준을 유지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Kim, J., Hong, E. K., Choi, I., & Hicks, J. A. (2016). Companion versus comparison: Examining seeking social companionship or social comparison as characteristics that differentiate happy and unhappy people.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42(3), 311-322.

https://doi.org/10.1177/0146167216629120

 

쾌락적 편집과 행복의 관계

Subjective Well-Being and Hedonic Editing:

How Happy People Maximize Joint Outcomes of Loss and Gain

 

 

사람들이 스스로 느끼는 행복감을 심리학적 용어로는 주관적 행복감이라고 한다. 이러한 주관적 행복감은 자신의 경험을 스스로 어떻게 선택하고, 체계화하고, 제어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고 본다. 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여러 가지 인지적 및 동기적 변수를 찾아냈다. 향유하기, 낙관주의, 내적 동기, 보상추구, 사회적 비교, 스트레스를 대처하는 전략, 사회적 관계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의 의사결정과 관련된 변수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어, 이와 관련된 연구가 없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의사결정 영역 중의 하나인 쾌락적 편집이 사람들을 어떻게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즐거움은 추구하고 고통은 회피하려는성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동일한 크기의 이익과 손실이라고 하더라도 나눠 받는지, 한꺼번에 받는지에 따라 그 기쁨과 슬픔이 다르게 나타난다. 이익의 경우, 동일한 크기의 이익을 한 번에 받는 것보다는 두 번에 걸쳐 나눠 받을 때의 기쁨이 더 크다고 한다. 반면 손실의 경우에는 동일한 크기의 손실이라고 하더라도, 여러 번 걸쳐 나눠받는 것보다 한 번에 받을 때 슬픔을 더 적게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흔히들 이익은 나누고, 손실은 합하라고 하는데, 심리학에서는 이를 쾌락적 편집(Hedonic Editing)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쾌락적 편집(Hedonic Editing)이란, 두 개 이상의 사건을 경험할 때 자신의 쾌락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식으로 두 사건의 시간적 배열을 적절히 조절하는 양상을 말한다. 특히 손실과 이익이 함께 주어지고, 그 이익의 종류가 사회적 이익일 경우에는 두 사건을 동시에 경험하려고 하는 경향이 높은데, 이를 손실완충효과(loss-buffering effect)라고 한다. 본 연구에서는 행복한 사람들과 불행한 사람들이 각각 어떤 쾌락적 편집 양상을 보일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따라서 주관적 안녕감과 쾌락적 편집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서 총 두 개의 연구를 수행하였다.

 

연구 1에서는 대학생 88명을 대상으로, 행복에 따른 쾌락적 편집 양상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손실과 이익의 순서와 시간간격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하였다. 선행연구에서 사용되었던 크기(작은/), 영역(금전적/사회적)이 다른 긍정/부정의 16개의 사건 리스트를 이용하여 사건 조합을 만들었다. 큰 이익 사건 2/ 적은 이익 사건 2/ 큰 손실 사건 2/ 적은 손실 사건 2/ 적은 이익과 큰 손실 / 큰 이익과 적은 손실 이라는 총 6개의 조합을 만들었다. 을 만들었다. 참가자들은 6개의 조합을 보고 두 사건을 어떤 순서로, 어느 정도의 시간간격으로 경험할 것인지 응답하였다, 주관적 안녕감은 삶의 만족도 척도와 정서 경험 척도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그 결과, 행복한 사람과 덜 행복한 사람의 쾌락적 편집 양상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선, 행복감과 상관없이 모두 부정적인 사건 다음에 긍정적인 사건을 경험하는 것을 선호했다. 둘째, 완전한 이익과 완전한 손실의 경우, 행복감에 상관없이 모두 비교적 더 큰 이익과 손실 사이의 간격을 작은 이익과 손실 사이보다 더 길게 배치하기로 선택했다. , 긍정적인 사건이나 부정적인 사건을 경험하려는 자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긍정/부정 사건이 혼합된 유형에서는 일관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행복한 사람들은 손실이나 이익의 상대적인 크기에 관계없이 두 사건을 시간적으로 더 가깝게 배열하는 것을 선호했다.

 

연구 2에서는 대학생 189명을 대상으로, 손실에 대한 완충 사건으로 선호하는 이득의 종류가 행복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나리오를 이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우선, 참가자들은 금전, 대인관계, 학업영역에서의 손실사건을 먼저 경험하는 시나리오를 받았다. 예를 들어, 금전 손실 사건의 경우, 방금 아르바이트를 해서 받은 300달러를 잃어버린 사건을 제시했다. 그리고 이 사건 이후에 겪을 사건으로, 금전(길거리에 떨어진 10달러를 발견한다), 대인관계(학교에서 어떤 남성/여성이 나에게 관심이 있다고 듣는다), 학업영역(B를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과목에서 B+를 받는다) 중에서 하나의 이익 사건을 선택하도록 요청받았다. 주관적 안녕감은 연구 1처럼 측정하였다.

 

그 결과, 행복감에 관계없이, 사람들은 손실과 이익이 동일하거나 손실보다 이익이 더 큰 경우에는 손실과 같은 종류의 이익을 선호했다. 하지만 손실보다 이익이 더 작은 경우에는 행복감의 정도에 따라서 선호하는 사건의 종류에 차이가 있었다. 행복감을 더 많이 느끼는 사람들은 손실 이후 사회적 이익을 더 선호하였으나, 행복감을 더 적게 느끼는 사람들은 금전적 이익을 더 선호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행복한 사람들은 사회적 이익을 손실사건에 가깝게 배치하는 방식으로 손실완충효과를 이용하여 더 효과적인 쾌락적 편집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Sul, S., Kim, J., & Choi, I. (2013). Subjective well-being and hedonic editing: How happy people maximize joint outcomes of loss and gain. Journal of Happiness Studies, 14(4), 1409-1430.

https://doi.org/10.1007/s10902-012-9379-6

행복의 개념 차이: 미국과 한국 대학생

Lay Conceptions of Well-Being Among Undergraduate Students
from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Culture-Level Differences and Correlates

 

 

 

 

 

  모든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 물리적 세계, 세계관을 형성하는 사회적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신념을 많이 갖고 있다. 이러한 신념들은 일상의 경험을 해석하기 위한 인지적인 틀로 작용하며, 인지적 처리, 행동 및 심리 사회적 기능 등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신념들 중, ‘행복의 개념’이라고 불리는 행복의 본질과 경험에 대한 믿음은 특히 영향력 있는 신념으로 여겨진다. 학계에서도 행복의 개념에 대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왔으며, 몇몇 선행연구들에서는 행복을 어떻게 개념화하는지에 따라 긍정적인 심리적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러한 선행연구들에는 큰 한계점이 있었는데, 주로 서양문화권을 위주로 수행되었다는 것이다. 문화는 행복에 대한 신념을 다르게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기 때문에 서구문화에서의 행복의 개념이 비서구문화에까지 일반화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대학생들이 행복에 대해 어떠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지를 비교하고 평가해보고자 한다.


  행복의 개념은 일반적으로 쾌락의 정도에 따라서 쾌락주의적인 행복과 의미중심적인 행복(eudaimonic)으로 설명될 수 있는 다차원적인 인지적 개념이다. 많은 선행연구들이 행복의 구성요소를 밝히고자 했으며, 최근에는 요인분석 접근법을 이용하여 행복에 대한 기본 개념과 이론적으로 의미 있는 4가지 차원 모델을 알아냈다. (1)기쁨의 경험, (2)부정적인 경험의 회피, (3)자기계발, (4)기여라는 네 가지 차원이 그것이다. 기쁨을 경험하는 것과 부정적인 경험을 회피하는 것은 행복의 쾌락적 측면을 대표하는 반면, 자기계발과 기여는 행복의 의미주의적인 측면을 대표한다. 여러 연구 결과, 이 모델이 타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모델은 주로 서구사회로부터 알려졌으며,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경험적 연구도 미국 내에서만 수행되었다는 한계가 있다. 즉, 비서구적인 문화적 맥락에서도 앞서 말한 네 가지 차원이 행복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러운 부분이라는 것이다. 


  사실, 모든 문화권의 사람들은 행복을 달성하려 한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각각의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행복이 동일한 의미를 지니고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서구 문화에서의 행복의 개념은 일반적인 쾌락적 상태와 행동이다. 하지만, 동아시아에서는 전통적으로 행복을 “좋은 삶을 사는 것”과 동일시한다. 물론, 동서양 모두 행복의 개념은 많은 부분에서 비슷한 경향이 있지만, 몇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차이를 보이며, 이러한 차이는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질적 연구방법이 아닌 정량화할 수 있는 양적 연구방법으로, 동아시아 및 북미 문화 전반에 걸친 행복의 개념을 네 가지 차원에 따라 비교해보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 대학생 189명과 미국 대학생 179명을 대상으로 행복의 개념에 대해 조사했다. 모든 참여자들은 설문지에 응답하였으며, 설문지는 간단한 인구통계학적 조사와 행복에 대한 개인적인 개념에 대한 자기보고, 그리고 경험한 행복에 대한 다양한 지표로 구성되었다. 특히 행복에 대한 개념은 BWBS라는 행복 척도로 참가자들에게 네 가지 차원의 정도를 평가하도록 요청했다. 응답은 1점(전혀 동의하지 않음)~7점(매우 동의함) 리커트 척도로 응답하게 했다. 한국인 참가자들에게는 번역 절차를 거쳐 똑같은 척도를 사용했다.


  분석 결과, 한국과 미국은 행복의 개념에 상당한 문화 간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한국 참가자들은 미국 참가자들보다 더 큰 즐거움과 부정적인 경험 회피를 강조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국인들은 미국인들에 비해 즐거움을 경험하는 것에 대해 0.59 더 높게 강조하였으며, 부정적인 경험을 회피하는 것에 대해서는 0.62 더 높게 강조하였다. 이를 통해 한국인은 비교적 쾌락지향적인 행복 개념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자기계발을 강조한 정도에는 한국과 미국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양국 모두 자기계발이 행복의 중요한 요소임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은 미국인들에 비해 기여도를 0.47만큼 덜 강조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즉, 미국 참가자들은 한국 참가자들보다 기여도(contribution)를 더 강조한다는 것이다. 한국이 미국보다 집단주의적인 문화인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결과는 어긋난 결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 내에서는 지역사회와 사회에 대한 기여가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낮으며, OECD의 조사결과에서도 한국 사람들은 미국 사람들보다 자원봉사 및 지역 사회 봉사 활동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를 요약해보면, 한국 대학생들은 미국 대학생들보다 즐거운 경험을 더 강조했으며, 부정적인 경험을 회피하는 것을 더 강조했다. 반면, 미국 대학생들은 한국 대학생들보다 다른 사람들에게 기여하는 것을 더 강조했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행복의 개념 차원과 경험된 행복 간의 연관성은 문화에 따라 거의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결과로 두 가지 잠재적인 설명을 제시할 수 있으나 이는 경험적인 후속연구가 더 필요하다.


  첫째, 행복의 개념에 대한 문화적 차이는 물질주의적 가치와 탈물질주의적 가치를 지지하는 정도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잉글 하트(Inglehart;1977, 2008)에 따르면, 한국과 같은 개발도상국가에서는 경제를 강조하는 물질주의적 가치가 지배적인 반면, 자율성, 자기표현, 전반적인 삶의 질을 강조하는 탈물질주의적 가치는 미국과 같이 장기간동안 경제적으로 개발된 국가에서 우세하다. 또한 이러한 이유에서 한국인 참가자들이 행복의 개념을 나타내는 차원으로서 상대적으로 기여도가 낮은 이유도 생각해볼 수 있는데, 개인이 경제적 가치를 중시할 때 다른 사람들의 행복에 기여하는 것을 우선시할 가능성은 적기 때문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미국의 경우, 물질주의적 가치가 덜 드러나기 때문에, 행복의 쾌락적인 요소는 덜 중요하고, 기여도는 더 중요할 수 있다.


 둘째, 행복의 개념에 대한 문화적 차이는 외부환경의 순응성에 대한 믿음의 문화적 차이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유럽계 미국인들은 외부세계의 순응성을 강조하는 믿음을 지닌 반면, 동아시아인들은 불변의 외부조건을 바꾸려는 개별적인 시도는 비효율적이라는 믿음을 지녔다. 따라서 사회에 기여하려하는 외향적인 시도는 유럽 사람들의 행복을 잘 보여주는 반면, 내부의 최적의 심리상태를 유지하려는 시도는 동아시아인들의 행복을 더 잘 보여준다. 물론 본 연구에서 환경의 유연성에 대한 믿음을 측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추가적인 후속연구를 통해 위 해석의 타당성을 검증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McMahan, E. A., Ryu, S., & Choi, I. (2014). Lay conceptions of well-being among undergraduate students from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Culture-level differences and correlates. Social Indicators Research, 119(1), 321-339.
https://doi.org/10.1007/s11205-013-0476-7 

일상에서의 재미와 의미

Taking Stock of Happiness and Meaning in Everyday Life

: An Experience Sampling Approach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부터 셀리그만(Seligman)까지, 많은 철학자와 심리학자들은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행복(Happienss)과 의미(Meaning)가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여전히 행복과 의미 간의 타당성에 대한 학술적인 논쟁이 진행되고 있지만, 최근 연구 결과, 행복과 의미는 관련되어 있지만 서로 구별되는 것이며, 행복에 각각 개별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학자든 일반인이든 행복과 의미가 좋은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한다. 선행연구들에서는 전반적인 수준 혹은 매일의 수준에 따른 의미와 행복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으며, 행복과 의미 사이에 정적인 상관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순간적인 행복의 경험은 전반적인 행복 수준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행복과 의미 사이의 관계가 순간적인 수준에서도 유지되는지의 여부는 불분명하다. 게다가 순간적인 수준에서의 행복을 연구한 선행연구들은 행복에만 초점을 맞추고, 의미는 철저히 무시해왔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경험표집방식(ESM:experience sampling method)을 이용하여 다양한 맥락에서의 행복과 의미의 순간적인 경험을 평가하고, 행복과 의미의 순간적인 경험이 서로 관련이 있는지를 조사해보고자 했다.

 

뿐만 아니라, 본 연구에서는 행복과 의미와 관련된 매일의 사건들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매 순간 동안의 여러 상황적인 요소들을 평가하고자 했다.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매일의 행복 수준은 그날의 활동, 생각, 상호작용 파트너, 시간, 요일 등에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도 이 변수들을 순간적인 수준으로 수집하였고, 행복과 의미의 순간적인 경험의 정도를 예측하기 위해 그러한 상황변수들을 연구 모델에 포함시켰다. 뿐만 아니라 행복과 의미의 전반적인 수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나이, 성별, 혼인여부 등의 인구통계학적 특성도 포함시켰다. 그리하여 상황변수를 통제한 후에도 이러한 인구통계학적 변수가 일상생활에서의 행복과 의미의 평균 경험의 개인차를 예측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자했다.

 

604명의 한국인 참가자를 대상으로, 우선, 연령, 성별, 혼인여부, 교육수준, 직업 및 구저지역을 포함한 인구통계학적 조사를 마쳤다. 2~7일 후,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스마트폰을 통해 경험표집측정을 2~4주간 실시했다(72명은 4주간, 91명은 3주간, 440명은 2주간 응답했다). 참가자들은 매일 세 번 온라인 설문조사 하이퍼링크가 포함된 문자메시지를 받았으며, 시간대는 세 시간 간격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각 타임 내에 무작위로 한 번씩 알람이 울려 경험표집을 실시했다. 각 표집동안 참가자들은 우선 그들의 행복 수준(현재 당신의 기분은 어떤가요?)과 의미수준(현재 당신은 얼마나 의미 있는 느낌인가요?)에 대해 0(매우 나쁨, 매우 무의미)에서 100(매우 좋음, 매우 의미 있는)까지의 점수로 표현하였다. 그 후, 참가자들은 선행연구에서 사용한 35개의 활동목록들을 보고 그 중에서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활동을 보고했으며, 다음으로 현재 당신이 하고 있는 활동과 관련이 없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 ‘아니오로 대답하였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현재 누군가와 상호작용을 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 ‘아니오로 대답하였으며, 그렇다고 대답한 경우에는 현재 누구와 상호작용하고 있는지 주어진 파트너 선택지 중 선택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표집된 ESM 응답은 총 24,430개였으며, ESM연구의 참가자 1인당 평균응답횟수는 각각 약 34(2주간), 47(3주간), 67(4주간)였다.

 

그 결과,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행복과 의미를 경험하는 정도는 고정되어있지 않으며, 오히려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사건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매우 역동적이고 변동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순간의 행복은 의미와 서로 정적인 상관이 있었는데, 이는 이전의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했다. 본 연구에서 밝힌 새로운 부분은 지금 이 순간’, ‘하루’, ‘개인의 수준에 따라 행복과 의미 사이의 관계에 대한 평가가 다르다는 것이다. 하루 및 개인 수준의 상관관계와 비교해보았을 때, ‘지금 이 순간에서의 상관관계가 훨씬 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순간적으로 개인들은 종종 행복과 의미를 별개로 경험하고, 심지어 그 두 가지를 서로 반대의 방향으로 경험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나이, 성별, 혼인여부와 같은 인구통계학적 변수는 사람 내 변수를 통제한 후에도 행복과 의미에 대한 평균적인 순간 수준의 중요한 예측변수였다. ‘나이가 많은, 여성인, 결혼한사람들은 젊은, 남성인, 결혼하지 않은사람들보다 일상생활에서 평균적으로 더 큰 행복과 의미를 경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사람들은 종종 하나의 사건에도 서로 독립적으로 행복과 의미를 경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술을 마시는 등의 일상적 사건에서는 행복감은 높았지만 의미는 낮게 경험했다. 반면, 일을 하거나 수업을 듣거나 집안일을 하는 등의 일상적 사건에서는 행복감은 낮았지만 의미를 높게 경험했다. , 사람들은 종종 의미를 희생하면서 행복을 얻거나, 행복을 희생하면서 의미를 얻기도 한다는 것이다.

 

선행연구들은 순간적인 일상에서 얻은 의미를 간과했다는 한계가 있지만, 본 연구에서는 그러한 한계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행복만을 고려한다면, 데이트, 음주, 영화 관람 등의 활동을 하지 못하고 오직 아이들만을 돌봐야하기 때문에, 부모가 되는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부모들은 아이들을 돌보는 동안 순간적인 행복보다 더 큰 의미를 경험할 수 있다. , 어떤 행동이 한 사람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판단할 때에는 행복과 의미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더 알고 싶다면    


Choi, J., Catapano, R., & Choi, I. (2017). Taking stock of happiness and meaning in everyday life: An experience sampling approach.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8(6), 641-651.

https://doi.org/10.1177/1948550616678455

자기보호를 넘어선 자기가치확인

Beyond Self-Protection: Self-Affirmation
Benefits Hedonic and Eudaimonic Well-Being

 

 

 

 

 

 

  우리는 살아가면서 매일 매일 위기를 겪는다. 그 위기는 사소한 것일 수도 있고, 때로는 너무 커서 우리의 자아를 위협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위기들로부터 우리의 자아상을 긍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자기긍정 가설(Self-affirmation theory)에 주목하고 있다. 자기긍정 가설은 사람들이 ‘적응력 있고, 유능하고,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자아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는 전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자기긍정 가설에서는 자기이미지를 유리하게 유지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자신의 중요한 가치, 속성 및 행동들을 확인하는 것’을 꼽았다. 자신의 핵심 가치를 확인하는 것은 곧 긍정적인 자아상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많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건강 위험에 대한 인식, 건강 행동의 변화,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반응 등을 비롯한 여러 영역에서 자기 확인이 긍정적인 역할을 함이 입증되었다. 즉, 핵심 가치를 확인하는 것은 일상의 스트레스와 위협으로부터 자아를 보호할 수 있게 한다. 뿐만 아니라, 자기긍정은 미래의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위협적이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도 심리적 면역 체계를 강화시킨다. 즉, 자기긍정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원을 늘릴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사실 우리가 긍정적인 자아상을 유지한다는 것은 곧, 행복해지고자 하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행복을 크게 두 유형으로 나누고 있는데, 하나는 쾌락적(hedonic) 행복이며, 다른 하나는 진정한(eudaimonic) 행복이다. 쾌락적 행복은 긍정적 감정을 자주 경험하고 부정적 감정을 자주 경험하지 않는다. 반면, 진정한(eudaimonic) 행복은 심리적 욕구를 충족하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경험하고, 몰입을 경험하는 “진정한 자아”에 따라 사는 삶을 의미한다. 그러나 진정한 행복에 대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사람들의 정서적 경험에 자기긍정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쾌락적 행복과 진정한 행복에 대해 연구했다.


  본 연구에서는 자기긍정의 이점이 행복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두 가지 연구를 실시했다. 우선, 연구 1에서는 한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2주간 자기긍정이 쾌락적 행복과 진정한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고자 했다. 연구 2에서는 이러한 결과가 다른 표본들(미국 학생)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지 확인해하고자 했다. 또한 두 연구 모두에서 참가자들의 초기 행복도가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지도 알아보았다. 


  구체적인 연구를 살펴보면, 연구 1에서는 18세에서 25세의 한국 학생 70명을 대상으로, 참가자들이 행복향상활동에 참여하게 하였다. 그들은 무작위로 자기긍정 조건(n=35)과 통제조건(n=35)으로 할당되었다. 실험을 진행하기에 앞서, 첫 주에는 베이스라인으로 행복에 대한 기본측정을 진행했으며, 그 후 2주 동안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배정된 활동을 하고 이어서 행복을 측정했다. 자기긍정 조건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에 집중하게 했으며, 15개의 가치리스트 중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선택하고, 왜 그 가치가 중요한지 개인적인 경험을 포함하여 글을 쓰게 했다. 참가자들은 주로 가족과 친구 등 사회적 관계에 대해 글을 쓰기로 했다. 참가자들은 2주 동안 자신의 가장 중요한 가치에 계속 집중하였으며, 2주차에는 그 가치의 다른 측면에 대해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반면, 통제 조건의 참가자들은 2주 동안 조직적인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고안된, 자신의 활동에 대해 글을 쓰게 했다. 2주가 지나고 나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쾌락적 행복과 진정한 행복을 각각 측정했다. 쾌락적 행복은 지난 주 동안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를 얼마나 다양하게 느꼈는지의 정도로 측정하였으며, 진정한 행복은 진정한 행복으로 대표되는 삶의 만족감, 의미, 몰입 척도로 측정하였다. 


  3주간의 측정결과를 확인해보면, 통제집단은 시간에 따라 행복도가 증가하지 않았으나 자기긍정 집단에서는 시간에 따라 행복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긍정 집단의 쾌락적 행복은 3.61->3.66->3.65로 거의 변화가 없었으나, 진정한 행복은 4.10->4.13->4.27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진정한 행복의 향상은 조절효과를 지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실험 전(baseline) 진정한 행복도가 낮게 나타난 참가자일수록 실험 후 진정한 행복이 더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가 미국 학생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학생 65명을 대상으로 4주간 연구 2를 진행하였다. 자기긍정 집단 33명과 통제집단 29명으로 무작위 할당되었으며, 연구 1과 같은 절차로 실험 전(baseline)에 행복을 측정하고, 4주 간 행복을 측정하였으며, 실험 2주 후 행복을 다시 측정하였다. 즉, 총 6번의 행복을 측정한 것이다.


  연구 1과 다르게 연구 2에서는 통제 집단에 비해 자기긍정 집단이 진정한 행복뿐만 아니라 쾌락적 행복도 증가함을 보였다. 실험 4주 동안은 행복이 향상되었으나 비선형적인 패턴으로 나타났으며, 실험 후에는 행복이 유지되기만 했다. 또한 연구 2에서도 실험 전 행복도가 낮게 나타난 참가자에게서만 쾌락적 행복의 향상이 나타났다.


  요약하자면, 한국 학생들과 미국 학생들 모두 2주에서 4주 사이에 자기긍정이 행복을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중요한 가치를 확인하는 것이 한국인들에게는 진정한 행복을 증진시켰으며, 미국인들에게는 쾌락적 행복과 진정한 행복 모두를 증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평소 행복도가 낮았던 학생들일수록 자기가치를 확인하는 것이 더 유리함을 알 수 있었다. 즉, 자기긍정은 자기보호(self-protection)를 넘어서, 두 가지 유형의 행복을 모두 증진시킴을 알 수 있다.

 

 

참고문헌


Nelson, S. K., Fuller, J. A., Choi, I., & Lyubomirsky, S. (2014). Beyond self-protection: Self-affirmation benefits hedonic and eudaimonic well-being.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40(8), 998-1011.
https://doi.org/10.1177/0146167214533389 

일상에서의 주관적 행복, 사회적 완충 및 쾌락적 편집

Subjective well-being, social buffering and hedonic editing in the quotidian

 

 

 

 

 

 

  어떤 사람이 자신의 쾌락적인 경험을 더 잘 극대화시킬 수 있을까? 주관적 행복(SWB)과 쾌락적 편집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연구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들은 덜 행복한 사람들 보다 사회적 완충 전략(Social buffering strategy)을 선호하고, 이를 가지고 쾌락적 편집을 더 잘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쾌락적 편집(Hedonic Editing)이란, 의사결정의 한 종류로, 어떠한 경험을 정신적으로 통합하거나 분리함으로써, 그 경험의 유용성이나 행복감을 극대화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한다. 우리는 삶에서 아주 다양한 경험들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부정적이고 긍정적인 사건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다른 쾌락적 결과들을 가져온다. 예를 들어, 당신이 학술지에 제출한 원고가 아주 나쁜 평가를 받았다고 하자. 이후 아주 친한 친구와 약속이 있다면, 당신은 그 친구를 같은 날 만나고 싶은가? 아니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에 그 친구를 만나고 싶은가? 사람들은 시간 간격에 따라서는 감정적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학계에서 밝힌 바로는 시간 간격에 따라서 두 사건에 대한 감정적 느낌이 전혀 달라질 수 있다.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더 짧은 시간 간격은 두 사건의 정신적 통합을 촉진시키는 반면, 더 긴 시간 간격은 정신적 분리를 촉진시킨다고 한다. 즉, 쾌락적 편집은 두 개 이상의 사건을 경험할 때 자신의 쾌락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식으로 두 사건의 시간적 배열을 적절히 조절하는 양상을 말한다. 


  이러한 쾌락적 편집과 관련하여, 긍정적인 사회적 사건은 스트레스를 완충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Linville and Fischer’s(1991)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긍정적인 사회적 사건을 부정적인 사건의 완충제로 선호한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선호는 행복한 사람일수록 더 크게 나타나며, 사회적 완충 전략의 사용은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결과가 있다. Sul et al(2013)의 연구에서도 행복한 개인은 부정적인 경험을 완충하기 위해서 보다 긍정적인 사회적 사건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나아가 일상생활에서의 주관적 행복, 사회적 완충 및 쾌락적 결과 사이의 관계에 대해 조사해보았다. 


  연구 1에서는 웹기반 일기 측정방식을 활용하여, (1)행복한 사람이 덜 행복한 사람보다 일상생활에서 부정적인 사건을 겪은 후, 긍정적인 사회적 사건을 더 자주 경험하는지, (2)행복한 사람이 선호하는 전략이 더 나은 쾌락의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했다. 즉, 연구 1에서는 일상의 높은 행복 수준이 빈번하게 사회적 완충 전략을 사용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연구를 진행해보았다. 


  57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학기 초에 주관적 행복감을 측정한 후, 참가자들에게 2주간 웹기반의 일기를 통해 하루의 주요한 사건들을 보고하게 하였다. 그리고 참가자들로 하여금 그 사건들이 얼마나 바람직한지 0-10점으로 평가하게 하였으며, 사건을 사회적/금전적/학문적 영역으로 분류하게 하였으며, 자신의 의도가 있었던 사건이었는지 아니면 외부적인 원인으로 인해 경험한 사건이었는지 평가하게 하였다. 마지막으로, 그 날의 행복도를 측정하는 문항으로 “오늘 얼마나 행복했습니까?”라는 질문을 1-7점으로 대답하게 하였다. 2주 동안 웹기반 설문지에 응답한 후, 마지막 날에는 참가자들의 주관적 행복감을 다시 한 번 측정하였다. 분석 시 사회적 완충의 활용을 정량화하기 위해서, 연구에서는 LBI(Loss-buffering index)라는 지표를 사용했다. 


  그 결과, LBI 수치는 사회적 사건의 경우 0.38, 학문적 사건의 경우 0.12, 금전적 사건의 경우 0.03이었다. 즉, 참가자들은 부정적인 사건 이후에 긍정적인 사회적 사건을 가장 빈번하게 경험하며, 긍정적인 사회적 사건을 빈번히 활용하여 부정적인 사건을 완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행복한 사람들은 덜 행복한 사람들보다 사회적 완충 전략을 더 빈번하게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선 선행연구 결과들을 지지하는 결과이다.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로는, 사회적 완충 전략을 활용하는 것은 주관적 행복감의 수준에 상관없이, 모든 참가자들의 행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준다. “사회적 완충 전략은 행복감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동일한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사람들이 덜 행복한 사람들보다 긍정적인 사회적 사건을 ‘완충지대(buffer)’로서 더 많이 활용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연구 2를 진행하였다. 


  연구 2에서는 행복한 사람들이 덜 행복한 사람보다 긍정적인 사회적 사건을 활용한 완충 경험을 더 긍정적으로 이해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회고적인 쾌락적 편집 패러다임을 사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일주일 동안 매일 한 개의 가상의 시나리오를 주고, 그 사건을 생각해보게 하였다. 총 7개의 사건은 1개의 부정적인 금전적/사회적 사건과 1개의 긍정적인 금전적/사회적 사건과 5개의 중립적 사건으로 구성되었으며, 부정적인 사건->긍정적인 사건 순으로 제시되었다. 부정/긍정적 사건의 시간간격은 짧게(1일) 혹은 길게(4일) 조작되었다. 


  참가자들은 매일 매일 주어진 사건을 경험한 이후에 얼마나 좋을지 혹은 나쁠지를 1(매우 부정적)-9점(매우 긍정적) 척도로 평가하였다. 또한 7일간의 평가 이후에는 한 주간의 사건을 회고하면서 전반적인 행복 수준을 1점(매우 불행)-7점(매우 행복) 척도로 평가하였다. 

 

 

 


연구 2 설계의 예시

 

 

  그 결과, 행복한 사람은 덜 행복한 사람에 비해, 완충 지대로서의 사회적 이득을 더 긍정적으로 이해하는 반면, 덜 행복한 사람은 재정적 이득을 더 긍정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즉, 행복한 사람은 덜 행복한 사람에 비해 과거 사건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에 긍정적인 편향을 보였다. 과거 사건을 회고적으로 평가하라고 요청받았을 때, 행복한 사람들은 덜 행복한사람보다 사회적 완충 사건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사건을 보고 즉각적으로 내린 평가는 두 집단이 동일했다. 


  따라서 종합해보면, 부정적인 사건이 발생한 후에 경험한 긍정적인 사회적 사건은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나, 행복한 사람은 덜 행복한 사람에 비해 자신의 기억에서 이러한 효과에 대해 더 유리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본 연구는 한 사람이 사회적 완충의 결과를 어떻게 기억하고 해석하는지에 따라 행복하고 덜 행복한 개인들 사이에서 다른 쾌락적 편집의 선호를 형성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Sul, S., Kim, J., & Choi, I. (2016). Subjective well-being, social buffering and hedonic editing in the quotidian. Cognition and Emotion, 30(6), 1063-1080. 

사회적 관계와 신체 건강 사이

Social Relatedness and Physical Health Are
More Strongly Related in Older Than Younger Adults:
Findings from the Korean Adult Longitudinal Study

 

 

 

 

 

  사회적 자원은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 모두에 주요한 영향을 끼친다. 이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 들어서면서, 우리 주변에는 외로움이 점점 만연해지고 있으며, 사회적 자원도 줄어들고 있다. 외로움은 근본적으로 고통스러운 감정이며, 타인과 연결되고자 하는 자신의 욕구나 욕망이 충족되지 않는 것에서 비롯된다. 우울증이나 불안과 비교했을 때, 외로움은 개인의 사회적 상호의존성을 포함하는 부정적인 정서적 경험의 한 종류이다. 즉, 사회 참여(비참여) 정서라고 불린다. 이러한 사회참여 정서는 행복과 관련되어 있는데, 특히 동아시아 국가와 같이 상호의존적인 문화적 맥락을 가진 나라에서 그러하다. 외로움과 반대로, 인지된 사회적 지지는 누군가로부터 보살핌을 받고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말한다.
  외로움이 사회적 관계의 결여에 대한 심리적 척도인 반면, 인지된 사회적 지지는 사회적 관계의 긍정적인 존재의 척도이다. 많은 선행연구들에서는 사회적 관계가 궁극적으로 만성적인 질병과 장수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한 외로움은 낮은 심리적 웰빙을 예측할 뿐만 아니라, 낮은 수준의 건강을 예측한다고 밝혔다. 반면, 인지된 사회적 지지는 신체적 건강과 연결된다고 밝혔다.


  사회적 관계가 신체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선행연구들이 많이 존재하지만, 사회적 관계와 신체적 건강 사이의 관계의 정도가 다른 연령대의 개인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나는지는 불확실하다. 즉, 사회적 관계와 건강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노인들에게 치우쳐져 있다. 이러한 한계를 다루기 위해서, 본 연구는 광범위한 연령의 참여자들을 모집하여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사회적 관계와 신체적 건강 사이의 관계의 강도가 나이에 따라 변화하는지를 조사하였다.


  선행연구의 결과가 부족하고 불일치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본 연구에서는 횡단연구와 일지 연구를 실시하였다. 연구 1에서는 특히 나이의 조절효과에 초점을 맞추어, 사회적 유대감에 대한 개인의 전반적인 감정이 신체 건강과 어떻게 관련되어있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횡단연구를 실시했다. 연구 2에서는 매일 쓰는 일기로 데이터를 수집하였고, 초기 신체적 증상을 통제한 후에도 외로움의 일상적 경험이 신체적 증상을 예측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일지연구는 경험과 회상 사이의 시간차를 줄여준다는 점에서 회고적 평가를 사용하는 기존 연구에 비해 장점을 가지고 있다. 20세에서 69세 사이의 한국 성인을 대표하는 표본 519명을 모집했으며, 연구 1에는 371명, 연구 2에는 148명이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1은 사회적 관계에 대한 인식이 신체적 건강을 예측하는지의 여부와, 이 때 나이가 조절변인으로 나타나는지의 여부를 검토하고자 설문지를 배포했다. 설문지에는 우선 사회적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외로움의 정도를 1~4점 척도로 응답하게 하였고, 스스로 사회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느끼는지를 1~7점 척도에 응답하게 하였다. 그 후, 신체적 건강을 알아보기 위해 신체적 증상, 만성적인 건강 상태 등을 응답하게 하였다. 마지막으로 사회 인구학적 변인과 건강 관련 행동들을 추가로 질문하였다. 


  예상한대로 사회적 관계와 건강은 유의한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었다. 특히, 외로움은 신체적 증상과 만성적인 건강상태와 정적 상관관계를 나타낸 반면, 인지된 사회적 지지는 신체적 증상과 만성적인 건강상태와 부적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한편, 더 높은 수준의 외로움은 더 큰 신체적 증상과 관련되고, 이러한 관련성은 젊은 사람들보다 나이 든 사람들에게 더 강하게 나타났다. 인지된 사회적 지지와 신체적 증상간의 관계는 젊은 사람들에게는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고, 나이 든 사람들에게만 유의하게 나타났다. 즉, 사회적 관계가 풍족하거나 부족한 것은 젊은 사람들에 비해 나이든 사람들에게 더 해롭거나 더 이로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 1에서는 신체 건강과 관련된 사회적 관계의 예측력이 연령에 따라 다르다는 초기증거를 제공했으나,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에도 사회적 관계 결여의 경험이 신체적 증상을 예측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 2를 실시하였다. 연구 첫날 참가자들은 인구통계학적 정보(성별, 나이, 혼인여부, 교육수준 등)와 신체적 증상에 대한 설문조사를 포함한 온라인 설문지를 작성했다. 연구 둘째 날부터 참가자들은 13일간 매일 일지를 작성했다. 참가자들은 매일 오후 10시에 메시지로 일일일지 측정 하이퍼링크를 받았으며, 그 다음날 오전 6시 59분까지 “지난 24시간동안 얼마나 외로움을 느꼈나요?”라는 질문에 0-10점 척도로 응답했다. 13일간의 일일일지측정이 끝난 다음날, 참가자들은 신체적 증상 항목을 포함한 설문지를 작성했다.


  그 결과, 전반적인 외로움은 13일 이후의 신체적 증상과 정적상관을 보였다. 즉, 전반적인 외로움의 정도가 클수록, 신체적 증상도 더 심각했다. 더군다나 연구 1과 마찬가지로, 연구 2에서도 외로움이 신체적 증상에 미치는 주요 영향이 연령에 따라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나이 든 사람에게서 외로움과 신체적 증상 간의 관계가 더 강하게 나타났다. 


  본 연구는 한국 성인들의 사회적 관계와 신체적 건강 사이의 관계를 다양한 연령대로 살펴본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서구 국가에서는 다른 연령대를 가지고 사회적 관계와 신체적 건강에 대한 연구가 행해졌으나, 한국에서는 이러한 연구가 주로 노인에만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어왔다. 본 연구에서 다양한 연령대의 참여자들을 포함함으로써, 사회적 유대감에 대한 인식이 개인의 건강에 특히 크게 영향을 미치는 조건을 알아볼 수 있었다.  


  기대수명이 90년을 넘어가는 현대 사회에서 ‘건강한 노화’는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한국과 몇몇 서구국가들은 평균 수명이 가장 빨리 증가하는 국가들 중 하나이다. 2030년에 태어날 한국 여성의 60%는 평균 90년의 수명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노후를 보내는 동안, 건강한 신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삶의 질을 결정짓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외로움은 실제로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정서적 문제이다(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노인 40%가 외로움을 경험한다고 한다). 특히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이 중요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이 시점에서, 본 연구결과는 ‘노인들의 신체적 건강에 사회적 관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집중적인 증거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지지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참고문헌

 

Choi, E., Kwon, Y., Lee, M., Choi, J., & Choi, I. C. (2018). Social relatedness and physical health are more strongly related in older than younger adults: Findings from the Korean Adult Longitudinal Study. Frontiers in Psychology, 9, 3-3. 

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감정과 웰빙의 관계: 서양인은 긍정정서, 동양인은 부정정서

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감정과 웰빙의 관계
: 서양인은 긍정정서, 동양인은 부정정서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가?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곤 한다. 나아가 남과 자신의 행복수준을 비교하기도 하고, 다른 나라와 우리나라의 행복수준을 비교하기도 한다. 사실, 이는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우리의 마음을 잘 나타내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행복은 어떻게 측정해야 할까?

 

  행복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학계에서도 예전부터 있어왔으며, 많은 연구들에서는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측정하고 비교했다. 일반적인 행복 수준을 나타내는 정보로는 건강, 수입, 교육 수준, 사회적 규범 등이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감정정보이론’은 개인의 행복을 측정하는 기준에 있어서 감정(affect)이 가장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밝혔으며,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감정의 보고가 삶의 만족감을 예측한다고 밝혀왔다. 특히 이러한 영향력은 개인주의 국가들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러한 강한 연관성은 감정과 행복의 바람직성 또는 중요성에 대한 명확한 문화적 규범이 존재하기 때문일 수 있다.

 

  감정적인 경험과 문화적인 맥락에서의 행복의 관계를 조사한 대부분의 선행연구들에서는 감정을 회고방식으로 측정해왔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또는 회고적으로 보고되는 감정은 ‘순간적인 경험’과는 다를 수 있다. 사람들은 감정을 보고할 때에 시간 프레임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한 눈에 보아도 “지금 기분이 어떻습니까?”라는 질문과 “지난 달에 어떤 기분이셨습니까?”라는 질문은 다른 결과를 나타내기에 충분하다.

 

  전반적인 감정 및 회고적인 감정은 감정에 대한 신념으로부터 상대적으로 큰 영향력을 받기 때문에, 감정을 회고방식으로 측정했을 때가 순간적인 보고와 비교했을 때보다 국가적으로 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순간적인 행복을 측정하는 것은 사람들의 삶에서 펼쳐지는 실제 감정이 문화 간 행복에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문화 간 행복비교에 매우 유용할 수 있다. 따라서 Choi와 Chentsova-Dutton(2017)는 그 순간에 평가된 총체적인 감정 경험(평균 순간 감정)이 행복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이러한 감정이 문화 집단 간 행복 보고에 반영되는 방식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의 주요 목적은 서로 다른 문화적 맥락에서 연구 참여자들의 평균적 순간적인 긍정적 및 부정적 감정과 행복 간의 관계를 조사하는 것이었다. 32명의 유럽계 미국인, 25명의 히스패닉계 미국인, 33명의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그룹을 나누어 연구를 진행하였다. 행복을 측정하기 위한 지표로써 종종 사용되었던 삶의 만족도와 우울 증상을 측정하였으며, 회고적이거나 전반적인 감정 보고에 의존한 이전 연구들과는 달리, 평균적인 순간 보고를 사용하였다. 평균적인 순간 보고는 매일 두 세 시간에 한 번씩(하루에 총 9번) 무작위 신호를 주고, 그 신호음이 울리기 바로 직전에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었는지 질문하여 측정하였다.

 

  그 결과, 유럽계 미국인과 히스패닉계 미국인은 긍정적인 평균순간감정이 삶의 만족도에 정적 영향을 끼친 반면, 아시아계 미국인은 부정적인 평균순간감정이 삶의 만족도에 부적 영향을 끼쳤다. 반대로, 유럽계 미국인은 긍정적인 평균순간감정이 우울 증상에 부적 영향을 끼치는 반면, 아시아계 미국인은 부정적인 평균순간감정이 우울 증상에 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즉, 긍정적인 부분이 강조되고 집중되는 문화적 맥락에서는 일상생활에서의 긍정적인 감정이 만족스러운 삶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부분이며, 부정적인 감정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지는 않는다. 반대로, 긍정적인 감정이 강조되지 않는 문화적 맥락에서는 긍정적인 감정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고, 부정적인 감정이 삶의 질을 크게 떨어트린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감정이 강조되지 않은 문화적 맥락에서는 부정적 감정을 줄이면 덜 불만족스러운 삶을 만들 수 있고, 부정적 감정을 많이 겪으면 우울 증상을 높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연구에서는 긍정적/부정적인 감정의 평균 순간 경험과 삶의 만족과 우울증과의 상대적 연관성은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밝혔다. 다시 말해, 문화적 배경에 따라 감정의 역할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행복을 위한 긍정적인 감정의 이점과 부정적인 감정의 비용이 문화적 규범을 염두에 두고 고려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개인을 치료하거나 평가할 때, 문화적 맥락에 따라 긍정적인 감정의 경험을 더욱 향상 시키거나, 부정적인 감정의 경험을 최소한으로 감소시키는 데 집중하는 것이 더욱 유용할 수 있다.

 

“즉, 한국인들은 부정적인 감정의 경험을 최소한으로 감소시키는 것이 더 유용하다.”

 

 

*더 알고 싶다면,

 

Choi, E., & Chentsova-Dutton, Y. E. (2017). The relationship between momentary emotions and well-being across European Americans, Hispanic Americans, and Asian Americans. Cognition and Emotion, 31(6), 1277-1285.
https://doi.org/10.1080/02699931.2016.1210571 

몸매 만족도와 행복간의 관계_미국과 한국

The associations between body dissatisfaction, body figure,

self-esteem, and depressed mood in adolescents in the United

States and Korea: A moderated mediation analysis

    

 

흔히 서양문화권의 나라에서는 마르고 연약한 여성만을 아름답다고 여기는 강한 문화적 규범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은 인생에서의 대부분을 다이어트 하는 시기로 보내곤 한다. 이러한 날씬함에 대한 이상향은 사회 문화적 관점에서 특히 대중매체를 통해 퍼졌다. 실제로 미국에는 이러한 인식이 매우 널리 퍼져, 다이어트식을 여성을 위한 식단으로 소개하는 경우도 많다. 사실 이러한 외모에 대한 압박은 남성도 예외가 아니다. 요즘은 남자 또한 이상적인 체형을 가져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곤 한다. 미국의 대중매체에서는 근육이 많은 남자를 매력적인 남자로 묘사하여, 남성들로 하여금 비현실적인 이상향의 몸을 성취해야하는 압박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실제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48%의 응답자들이 자신의 몸무게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렇게 자신의 신체에 대한 불만족은 많은 신체변화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특히 더 해로울 수 있다. 신체 불만족(body dissatisfaction)은 청소년으로 하여금 건강하지 않은 식이요법을 하도록 유도하고, 자신감을 감소시키거나 우울감을 높이는 등 정신적 기능도 저하시킬 수 있다. 특히 최근 연구들에서는 자존감이 신체 불만족과 심리적 행복 사이의 관계를 보여 주는 중요한 매개요인 중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더불어, 청소년기는 정체성을 발전시키기 시작하는 시기로, 신체적인 자기개념이 청소년들의 자기정체성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구성요소이며, 이 때 신체 불만족은 청소년들의 자존감에 해가 된다는 것을 밝혔다.

 

사실 사람들의 몸매와 외모에 대한 높은 관심은 서구문화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짧은 기간 안에 엄청난 사회문화적 변화와 서구화를 겪은 한국도 사회적으로 외모관리를 크게 강조하며, 신체 불만족 수준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OECD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13개의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다이어트에 민감한 나라로 밝혀졌다. 미국과 한국의 여대생을 대상으로 비교문화연구를 한 최근연구에서도, 한국 여대생들이 미국 여대생에 비해 자신의 신체와 외모에 대해 덜 만족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 서양의 대중매체와 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은 한국도 서구의 마른몸매에 대한 이상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으며, 집합적인 사회문화가 이러한 이상향을 따르라는 압박을 더욱 가중시켰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들의 신체 이미지와 그와 관련된 심리학적 결과에 대한 태도를 분석하는 동시에, 문화적 맥락을 고려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특히 마른 몸매에 대한 이상향은 같지만, 문화적 성향이 다른 미국과 한국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미국과 한국 청소년 모두 다양한 지역에서 표본을 추출하였으며, 1002명의 미국청소년과 3993명의 한국 청소년에게 설문지를 작성하도록 요청했다.

 

설문지는 크게 자존감 척도, 우울 척도, 신체 불만족, 인식하고 있는 신체 이미지, 그리고 BMI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참가자들은 우선 선행연구들에서 쓰이고 있는 자존감 척도와 우울 척도를 실시하였다. 그 다음으로 자신의 신체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 1점에서 4점까지 범위로 표기하도록 하였으며, ‘자신의 신체 이미지를 어떻게 지각하고 있는지1~5(1=깡마른, 2=마른, 3=적당한, 4=무거운, 5=뚱뚱한)으로 표기하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의 키와 몸무게를 적게 하여, BMI 지수로 계산하였다.

 

그 결과, 첫째, 미국과 한국 청소년 모두 자신의 높은 BMI 점수에 불만족했다. 하지만, 그들의 높은 평균 BMI 수치에도 불구하고, 미국 청소년들은 한국 청소년에 비해 자신들의 몸에 더 만족하는 경향을 보였고, 자신의 신체 이미지도 덜 뚱뚱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 문화에 따라 청소년들이 자신을 비교하는 이상적인 신체기준이 다르고, 한국이 미국에 비해 더 날씬한 몸을 이상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한국인들의 체중에 대한 높은 관심과 일치한다. 22개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국제조사에서 한국은 체중감량을 원하는 여성의 비율이 77%로 가장 높은 나라로 나타난 반면, 미국은 56%에 그쳤다. 하지만 사실상 BMI지수는 한국 여성(19.3)이 미국 여성(22.6)보다 더 낮았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OECD13개의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다이어트를 많이 하는 나라로 뽑혔다.

 

둘째, 미국과 한국 모두 신체 불만족이 더 높은 우울을 예측했으며, 자존감은 신체 불만족과 우울감의 관련성을 매개하는 매개변수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청소년들은 자신의 신체 이미지에 대해 불만족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체 불만족과 신체 이미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자존감에 미치는 영향은 한국 청소년보다 미국 청소년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자존감이 신체 불만족과 우울한 기분을 매개하는 데 있어서의 문화적 차이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문화적 배경이 자신의 신체에 대한 부정적 태도가 자존감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력에 대한 보호요인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존감에 대한 신체 이미지의 다른 영향력을 설명할 수 있는 문화적 차이는 자기 해석(self-construal)’이다. 독립적인(independent) 자기해석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특성이 상대적으로 고정되고 모든 상황에서 일관적이라고 가정하는 반면, 상호의존적(interdependent) 자기해석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유동적으로 보고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본다. 미국 청소년들에게 신체이미지는 상대적으로 변하지 않는 분명한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에, 자존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다. 반대로, 한국 청소년들의 신체 이미지는 시간과 상황에 따라 변화되는 것으로 간주되므로, 자존감의 필수적 요소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알고 싶다면

 

Choi, E., & Choi, I. (2016). The associations between body dissatisfaction, body figure, self-esteem, and depressed mood in adolescents in the United States and Korea: A moderated mediation analysis. Journal of Adolescence, 53, 249-259.

https://doi.org/10.1016/j.adolescence.2016.10.007

마음의 무게와 세상의 무게: 무거운 마음 상태가 환경 지각에 미치는 효과

 마음의 무게와 세상의 무게
: 무거운 마음 상태가 환경 지각에 미치는 효과

 

 

 

 


그림 1. 두 개의 녹색 선분 중 어느 것이 더 길어 보이는가? 뒤에 것인가? 그렇다면, 이제 자로 두 선분의 길이를 재보자. 두 선분의 길이가 동일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가? 그러나 신기한 것은 두 선분의 길이 동일하다는 것을 인식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에 뒤에 것이 길어보인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나는 내가 본 그대로, 내가 들은 그대로, 내가 느낀 그대로를 보고, 듣고, 느낀다고 믿는다. 즉 세상에 있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감각(sensation)한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그림-1을 살펴보자. 그림-1을 보면 두 개의 녹색 선분이 보일 것이다. 어느 것이 더 길어 보이는가? 여러분이 정상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면, 뒤에 것이 길어 보일 것이다.

 

  그러면 이제는 자를 사용하여 두 선분의 길이를 정확하게 측정해 보자(자가 없다면 손대중으로 해도 좋다). 어떤가? 두 선분의 길이는 정확하게 일치한다(복사 붙여넣기를 했으니까). 그리고 이제 다시 두 선분을 보자. 두 선분이 일치하게 보이는가? 만약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한다면, 당신은 거짓말을 했거나, 당장 안과에 가봐야 할 수 있다. 우리의 시각체계는 우리가 두 선분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앎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뒤의 선분을 길게 인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럼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우리 마음의 착시가 이렇게 크기와 같은 시각적인 수준에서만 일어날까? 무게와 같은 촉각적인 것이라거나,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세상과 상호작용하고 있는 장면을 보는 것에서도 나타나지 않을까? Min과 Choi(2016)는 바로 이 질문에서 연구를 시작하였다.

 

  사람들이 슬픈 일이 있거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마음이 무겁다(heavy-hearted)’고 하고, 행복하고 기분이 좋을 때면 ‘마음이 가볍다’고 한다. 우울하고 힘들 때는 마음이 무겁고, 기분이 좋고 행복할 때는 마음이 가볍다. 이렇게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마음의 무게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할까?

 

  마음과 관련된 표현 외에도, 심리적 상태와 신체적 무게가 함께 쓰인 표현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다. 나쁜 일이 생겼을 때 움직임이 느려지는 것을 우리는 ‘무거운 발걸음’이라고 표현하고, 무엇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거나 비난을 받을 때 ‘어깨가 무겁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이렇게 심리적 상태와 신체적 무게를 동반해서 쓰는 언어 표현은 신체적 경험(예를 들어, 무게)에 한정된 개념을 적용하여 추상적 개념을 설명하려는 사람들의 경향성을 나타낸다.

 

  Lakoff와 Johnson(1980)은 이러한 은유적 표현은 단순한 언어표현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근본적으로 좌우하는 전체적인 개념 구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유는 추상적인 개념을 정교화하고, 해석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은유적 표현은 사람들이 세계를 어떻게 보고 경험하는지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선행연구들에서는 이를 지지하는 결과들을 보였다.

 

  “무거운 마음”이라는 은유적 표현은 심리적인 무게를 상징하는 아주 중요한 힌트가 된다. 그렇다면 “무거운 마음이 문자 그대로 무거운 느낌을 주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을 가질 수 있다. 심리적인 경험, 무거운 마음 또는 가벼운 마음의 활성화는 무게 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마음이 무겁다는 느낌이 어떤 물체의 무게를 더 무겁게 인식하게 할 것이며, 성공 가능성을 낮게 예측하게 할 것이라고 가설을 수립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가설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1은 마음이 무거운 혹은 마음이 가벼운 느낌이 물리적인 무거움의 느낌을 유발하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대학생 109명을 대상으로 과거에 마음이 무거웠던 사건 혹은 마음이 가벼웠던 사건을 회상하고 그에 대한 에세이를 쓰도록 했다. 에세이 작성 이후 옆방으로 이동시켜 7kg짜리 박스를 들어보게 하고는 “박스를 들었을 때, 표면이 얼마나 미끄러운가? 박스가 얼마나 큰가? 박스가 얼마나 무겁다고 생각하는가?” 등 박스의 촉감, 크기, 무게에 대해 평가하도록 하였다. 이 결과, 마음이 무거운 참여자들은 박스를 평균 4.59kg로 예상한 반면, 마음이 가벼운 참여자들은 박스를 평균 3.25kg로 예상했다. 즉, 마음이 무거운 참여자들이 박스를 더 무겁게 지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2에서는 물체에 대한 지각에 국한되어있던 연구 1을 확장시켜 타인의 움직임에 대한 인식도 이러한 결과가 나타날지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 2에서는 대학생 90명을 통제집단과 실험집단으로 나누어, 실험집단에게는 과거에 마음이 무거웠던 사건 혹은 마음이 가벼웠던 사건을 회상하고, 10분간 그 경험을 최대한 생생하게 작성하도록 요청했다. 그러고는 여덟 번의 장대높이뛰기 시도를 하는 스포츠 영상을 보여주고 매 영상이 끝날 때마다 ‘각자의 선수들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를 예측하도록 하였다. 반면 통제집단에게는 캠퍼스 지도를 묘사하는 글을 작성하도록 요청한 후 동일한 스포츠 영상을 보여주고 같은 질문을 하였다. 이 결과, 마음이 가벼운 조건의 참여자들은 영상에서 선수들이 성공할 확률을 60.89%로 예측한 반면, 마음이 무거운 조건의 참여자들은 52.58%로 낮게 예측하였다. 반면, 통제조건의 참여자들은 57.66%로 중간 수준으로 예측하는 결과를 보였다. 즉, 스포츠 영상을 볼 때, 마음이 무거운 상태의 참여자들은 마음이 가벼운 상태의 참여자들보다 장대높이뛰기를 성공할 가능성이 더 적다고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심리적인 무거움이 물체를 더 무겁게 느끼는 물리적 지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혔으며(연구 1), 이러한 경향성이 타인의 신체적 움직임에 대한 관찰과 인식에서도 전이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혔다(연구 2). 즉, 은유적 표현은 단순히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적 표현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 경험하는 방식, 우리가 매일 하는 일들이 모두 은유의 문제인 것이다. 사실 ‘마음이 무겁고, 가벼운 것‘은 슬픔이나 죄책감, 행복감, 즐거움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을 의미한다. 따라서 어떠한 특정 감정이 은유적 표현과 연관되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본 연구는 감정적인 요소가 아닌 은유 자체에 관심이 있음을 주목하고 있으며, 어떤 특정한 감정이 무거운 마음의 은유에 의해 유도되는지 유도되지 않는지를 조사하는 것은 연구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픔과 행복과 같은 특정 감정이 동일한 결과를 가져올 지에 대해서는 후속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으며, 연구가 진행된다면 무거운 마음(가벼운 마음)과 슬픔(행복)의 결과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은유의 차별화 된 효과 (vs. 감정)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의 무게가 곧 세상의 무게다.”

 

 

*더 알고 싶다면,

 

Min, B., & Choi, I. (2016). Heavy-heartedness biases your weight perception. The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156(5), 513-522.
https://doi.org/10.1080/00224545.2015.1129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