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는가?

매력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는가?
: 자신의 외모를 관리할 줄 아는 행복한 사람

 

 

 

  매력이란 무엇일까? 국어사전의 정의에 의하면 매력은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힘’이다. 어떤 사람을 처음 봤을 때 ‘왠지 모르게 함께 해도 좋을 것 같았는가?’ ‘왠지 친해지고 싶었는가?’ ‘왠지 같이 일하면 좋을 것 같았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그 사람을 매력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매력은 ‘관계를 형성하고 싶게 만드는 힘’이라고 다시 정의할 수 있다.

 

  매력에 대한 새로운 정의는 한 가지 중요한 전제를 포함한다. 바로 매력은 나의 주관적 판단이 아니라, 타인(공동체 구성원)의 객관적 판단이라는 것이다. 매력은 ‘나는 관계를 형성하고 싶게 만드는 힘을 가진 사람입니다’라고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매력은 ‘당신은 관계를 형성하고 싶게 만드는 힘을 가진 사람입니다’라고 타인이 평가해주는 것이다. 물론 내가 판단하는 주관적 매력은 인생에 아무 쓸모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긍정적 자기지각에 도움이 됨). 단지 매력이라는 것은 그 정의상 타인이 판단하는 것이지 내가 판단할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타인으로부터 매력적이라고 평가받는 사람의 특징은 무엇일까? 심리학적으로 타인의 눈에 매력적이라고 ‘지각’되는(perceived) 사람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더 나아가 타인의 눈에 매력적으로 보여 지도록 가꿀 줄 아는 사람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Diener, Wolsic와 Fujita(1995)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이 ‘행복’에 있음을 시사한다. 먼저 연구자들은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심리학개론 수업을 듣는 학생 420여명의 사진을 찍은 후, 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 소프트웨어의 한 슬라이드에 한 명의 사진이 들어가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이 연구에 대해 모르는 8명의 평가들로 하여금 한 슬라이드씩 넘기면서 각 사람의 매력을 10점 척도로 평정하게 하였다(1: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10: 매우 매력적이다).

 

  그리고 매력 점수 상위 4분의 1에 해당하는 68명은 더 매력적인 집단으로, 매력 점수 하위 4분의 1에 해당하는 63명은 덜 매력적인 집단으로 구분하였다. 이렇게 구분된 131명은 별도의 과제를 수행하였는데, 이들의 과업은 포다이스 행복도 검사(Fordyce Sixty-Second Measure of Happiness), 주관적 삶의 만족과 최근 3개월 간 이성과의 데이트 횟수에 응답한 후, 5장의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첫 번째 사진은 평소에 사진을 찍을 때처럼 자유로운 포즈와 표정으로 찍었고(자연스러운 조건), 두 번째 사진은 화장, 장신구, 머리 스타일 등으로 자신을 꾸밈으로써 한껏 멋을 낸 후 무표정하게 찍었으며(꾸미기-중립 조건), 세 번째 사진은 한껏 멋을 낸 후 자신이 지을 수 있는 가장 밝은 미소를 지은 후 찍었고(꾸미기-미소 조건), 네 번째 사진은 화장, 장신구, 머리 스타일 등을 다 제거한 후 무표정하게 찍었으며(꾸미기 없음-중립 조건), 다섯 번째 사진은 역시 화장, 장신구, 머리 스타일 등을 다 제거한 후 가장 밝은 미소를 지은 후 찍었다(꾸미기 없음-미소 조건).

 

  그 후, 참가자들과 연구에 대해서 모르는 10명(남자 5명, 여자 5명)의 평가자들로 하여금 각 사진의 매력을 10점 척도로 평정하게 하였다(1: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10: 매우 매력적이다).

 

 

더 매력적인 그룹

덜 매력적인 그룹

(N = 35)

(N = 33)

(N = 36)

(N = 27)

포다이스 검사

7.0

7.0

6.6

7.1

삶의 만족

24.6

23.5

23.8

25.5

데이트 횟수

9.7

17.8

9.9

10.4

매력도

자연스러운

6.4

5.9

3.5

3.8

 

꾸미기중립

6.1

5.8

3.5

3.9

 

꾸미기미소

6.1

5.7

3.7

3.8

 

꾸미기 없음중립

5.5

4.7

3.4

3.2

 

꾸미기 없음미소

5.1

4.8

3.4

3.1

표 1. Diener와 동료들(1995)의 연구-2의 결과를 보여준다.

 

  표-1은 이 연구의 결과를 보여준다.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포다이스 검사와 삶에 만족에서는 더 매력적인 그룹과 덜 매력적인 그룹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즉 매력적이라고 해서 더 행복한 것이 아니었다.

 

  데이트 횟수에 있어서도 전반적으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매력적인 여성 집단은 매력적인 남성의 2배에 달하는 데이트 횟수를 보이면서 성별의 효과를 보여주었다. 구체적으로 남성은 매력적이라고 해서 데이트가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은 매력적이면 데이트가 증가한다.

 

  5장의 사진에 기초한 매력 평가에 있어서는 더 매력적인 집단이 덜 매력적인 집단보다 높은 매력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평소와 같이 자연스러운 포즈로 찍은 사진에서 지각된 매력과 한껏 멋을 부리고 찍은 매력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또한 꾸밀 때의 매력을 꾸미지 않을 때의 매력보다 높게 평가하는 꾸미기의 주효과는 있었지만, 중립적 표정인지, 미소를 지었는지 자체는 매력 평가에 영향을 발휘하지 못함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는 매력이 높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며, 미소 짓는다고 더 매력적이 되는 것도 아님을 보여준다. 그러나 자신을 꾸미고, 가꾸는 것은 매력에 중요한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옷이 날개다. 혹자는 덜 매력적인 사람들 사이에서는 꾸미는 것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결과는 덜 매력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를 가꿔보지 않은 결과일 가능성이 있기에 신중한 해석을 필요로 한다. 즉 두 집단의 매력 차이가 외모의 차이라기보다 더 잘 꾸미고, 못 꾸미고의 차이일 수 있다.

 

  이처럼 매력은 행복을 예측하지 못하고, 매력은 타고난 외모가 아니라 자기관리와 꾸미기에 달렸다. 그렇다면 이제 반대로 질문해 보자. 행복한 사람은 더 매력적으로 보일까? 그리고 자기관리와 꾸미기를 더 잘하는 사람이 더 매력적이고, 심지어 더 행복할까?
 
  이것을 확인하기 위해 위에서 심리학 개론을 듣는 일리노이 대학생 450여명을 대상으로 포다이스 행복도 검사를 시행한 후(1: 최고로 우울한 상태, 6: 약간 행복한 상태, 8: 매우 행복한 상태, 11: 환상적인 상태), 행복 점수 상위 25%를 더 행복한 집단, 하위 25%를 덜 행복한 집단으로 구분하였다.

 

  그렇게 구분된 146명의 참가자들은 삶의 만족과 데이트 횟수에 응답하였고, 자연스러운 반신 사진, 자연스러운 전신사진, 꾸미기 없는 전신 사진 그리고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45~60초 정도 자신의 대학생활에 대해 말하는 비디오를 촬영하였다. 그리고 이 연구에 대해 모르는 24명의 평가자들로 하여금 각 사진과 비디오 클립을 본 후, 얼마나 매력적인지 10점 척도로 평가하게 하였다(0: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9: 매우 매력적이다).

 

 

더 행복한 그룹

덜 행복한 그룹

(N = 37)

(N = 57)

(N = 23)

(N = 29)

포다이스 검사

8.0

7.9

5.8

6.3

삶의 만족

28.6

27.9

20.3

22.8

데이트 횟수

11.8

16.0

7.2

12.6

매력도

자연스러운 반신사진

3.8

4.6

3.4

4.4

 

자연스러운 전신사진

4.3

4.6

3.9

4.6

 

꾸미기 없음 전신사진

4.0

4.1

4.0

4.0

 

자연스러운 비디오 인터뷰

5.2

5.5

4.6

5.2

표 2. Diener와 동료들(1995)의 연구-3의 결과를 보여준다.

 

  표-2는 이 연구의 결과를 보여준다. 먼저 더 행복한 그룹이 덜 행복한 그룹보다 데이트를 많이 하였다. 이는 매력에 대한 객관적 평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데, 연구에 대해서 모르는 24명의 평가자들은 더 행복한 그룹의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의 꾸미기(화장, 장신구, 머리스타일)가 있었던 자연스러운 반신사진과 전신사진을 덜 행복한 그룹의 같은 사진보다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하였다.

 

  화장, 장신구, 머리스타일을 모두 제거 하게한 경우에는 더 흥미로운 결과를 관찰할 수 있었다. 즉 꾸미기를 모두 제거하게 하자, 더 행복한 집단과 덜 행복한 집단의 매력도에 차이가 없어진 것이다. 이를 직전의 결과와 함께 해석해보면, 행복한 사람들이 덜 행복한 사람들보다 평소에 더 잘 꾸미기 때문에 매력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또한 덜 행복한 집단의 자연스러운 사진이 매력적이지 못했던 이유는 더 행복한 집단보다 꾸미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이는 평소수준의 자연스러운 인터뷰 비디오에 대한 평가에서는 더 행복한 집단이 덜 행복한 집단보다 매력적이었다는 것에서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요약하면, 더 행복한 사람이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자신을 관리한 모습은 덜 행복한 사람의 그것보다 매력적이다. 그러나 행복한 사람이라도 평소에 꾸미고 다니던 것들을 다 제거하면, 덜 행복한 사람의 매력과 차이가 없다. 즉 더 행복한 사람이 덜 행복한 사람보다 평소에 자신의 외모를 더 잘 가꾼다.

 

 

  본 연구는 매력적인 사람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매력적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가진다. 아울러 행복한 사람이 매력적인 이유가, 행복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외모를 관리하고, 가꾸는 것에 있음을 보였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본 연구는 자기관리를 통해 드러난 한 사람의 외모가 드러나지 않은 그 사람의 성실성(Sincerity), 근면성(diligence), 꼼꼼함(Conscientiousness) 등의 지표일 수 있음도 보여준다. 즉 매력적으로 평가받는 사람은 평소 자신의 할 일을 빼놓지 않고 다 하고(빨래나 빨래 널기, 다림질 등을 집안일을 미루지 않을 것임), 부지런하며(외모를 잘 가꾸고 출근하기 위해 일찍 일어날 것임), 체계적이고 꼼꼼한 사람(내일 뭐 입을지 전날 정해둬야 할 것임)일 가능성이 있다. 즉 사람이 외모관리를 매력의 중요한 요건으로 보게 된 근본에 매력이 내포하고 있는 성실성, 근면성, 꼼꼼함이라는 기제가 작용할 수 있다.



우리는 외모를 봄으로써 그 사람의 성실성, 근면성, 꼼꼼함 등의
자기관리 능력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렇게 자기관리를 잘하는 사람에게 발산되는
행복을 매력이라고 느끼는 것이 아닐까?

 

 

*더 알고 싶다면,

Diener, E., Wolsic, B., & Fujita, F. (1995). Physical attractiveness and subjective well-being.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69(1), 120-129.
http://dx.doi.org/10.1037/0022-3514.69.1.120 

뛰어난 평론가는 잔인하다

뛰어난 평론가는 잔인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좋은 관계를 이어온 친구 두 명이 오랜만에 만났다. 차 한 잔을 하면서 그동안 지냈던 이야기를 하고, 서로의 외모에서 좋은 점을 칭찬하며, 과거에 있었던 미담들을 되새기며 즐겁게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다가 한 친구가 머뭇거리더니 “우리 이제 진지한 이야기 좀 할까?”라고 말문을 꺼낸다.

 

  대화가 어떻게 바뀌었을까? 갑자기 자신이 힘들었던 이야기, 미래가 불확실하고 두렵다는 이야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 사실 아까 웃고 있었지만 웃는 것이 웃는 게 아니었다는 이야기로 바뀌었다.

 

  다른 이야기도 살펴보자. 회사의 중역들이 모여 내년도 회사의 성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지금까지 회사가 걸어온 길, 위기를 잘 극복한 사례, 뛰어나고 성실한 사원들의 헌신, 거래 업체들의 성장, 신제품 개발의 성공들을 이야기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그때 지위가 어느 정도 높으신 분이 기침을 한 번 하시면서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우리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라고 말문을 꺼낸다.

 

  회의가 어떻게 바뀌었을까? 원자재 가격 상승, 경쟁 업체의 성장과 시장 점유율 확대, 경쟁 업체에서 높은 연봉으로 데리고 간 뛰어난 인재, 개척하려고 했지만 실패한 시장, 효과가 없었던 광고와 홍보,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가면서 미래는 어둡고, 불확실하다는 이야기들이 오고가기 시작한다.

 

  도대체 왜 진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부정적인 이야기, 힘든 이야기,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로 바뀌어야 하는 걸까? 왜 꼭 본론으로 들어가면 어두운 미래, 낮은 성장 가능성, 반대로 높은 실패 가능성, 높은 위험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걸까? 그 전까지 한 이야기들은 다 장난이었다는 말인가?

 

  맛있는 코스요리를 먹으러 가면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 나오다가 가장 맛있는 메인 메뉴가 본론에서 등장하는데, 왜 대화나 회의는 본론으로 들어가면 가장 맛이 없어지는 걸까?

 

 

  Amabile(1983)은 이러한 의문에 답을 제시하고자 한 가지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에 참여한 100명의 참가자는 New York Times의 일요일 신문에 제시된 한 저서에 대한 서평 두 개를 읽었다. 서평 중 하나는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서평이었고, 다른 하나는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서평이었다. 어떤 서평을 먼저 읽는지에 따른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참가자의 절반은 긍정적 서평부터 읽고 부정적 서평을 읽었고, 다른 절반은 반대의 순서로 읽었다. 서평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긍정적 서평] 전체 128쪽에 달하는 첫 작품의 한 면 한 면마다 독자들을 고무시키는 앨빈 하터 Alvin Harter는 뛰어난 미국의 청년 작가임을 입증해주고 있다. <기나긴 새벽 A Longer Dawn>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짤막한 소설이다. 아니 산문시라고 해도 무방하다. 삶의 기본적인 요소인 생명, 사랑, 죽음을 다루는데, 그 강렬함이 대단해서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더욱더 탁월한 작가적 역량이 느껴진다.

 

[부정적 서평] 전체 128쪽에 달하는 첫 작품의 한 면 한 면마다 독자들을 실망시키는 앨빈 하터 Alvin Harter는 자신이 철저히 재능이 결여된 미국의 청년 작가임을 입증해주고 있다. <기나긴 새벽 A Longer Dawn>은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는 짤막한 소설이다. 아니 산문시라고 해도 무방하다. 삶의 기본적인 요소인 생명, 사랑, 죽음을 다루는데, 너무 밋밋해서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더욱더 작가적 역량이 형편없음이 느껴진다.

 

  참가자들의 과제는 이 서평을 읽은 후, 서평의 전문성(Literary expertise), 평론가의 지적 수준( intelligence), 평론가의 유능성(competence), 평론가의 친절함(kindness), 평론가의 공정성(fairness), 평론가에게 호감이 가는 정도(likability), 평론가의 개방성(open-mindedness)에 대해 1(매우 낮음) – 40(매우 높음)점 사이로 평가하였다.

 

 

 

 

 

  표-1은 본 연구의 결과를 보여준다.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참가자들은 긍정적 평론가(Positive reviewer)의 전문성, 지적 수준, 유능성보다 부정적 평론가(Negative reviewer)의 전문성, 지적 수준, 유능성을 더 높게 평가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긍정적 평론가가 부정적 평론가보다 더 친절하고, 공정하다고 평가하였으며, 긍정적 평론가가 부정적 평론가보다 더 호감이 가고, 긍정적 평론가가 부정적 평론가보다 더 개방적이라고 평가하였다.

 

  정리하면 전문성, 지적 수준, 유능성이라는 평론가가 갖추어야 할 능력과 관련된 측면에서는 부정적 평론가가 긍정적 평론가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친절함, 공정성, 개방성이라는 평론자의 태도 혹은 정서와 관련된 측면에서는 부정적 평론가가 긍정적 평론가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 뛰어난 평론가는 잔인하다(Brilliant but cruel).

 

  대부분의 경우 긍정적인 서평을 먼저 읽었는지, 반대로 부정적인 서평을 먼저 읽었는지는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드물게 부정적 평론가의 유능성에서 측면에서는 어떤 리뷰를 먼저 읽었는지에 따른 대비효과(contrast effect)가 비교적 명확하게 나타났는데, 부정적 리뷰를 먼저 읽었을 때보다 부정적 리뷰를 나중에 읽었을 때 부정적 리뷰어에 대한 유능감을 더 높게 평가하였다.

 

  이는 부정적 리뷰를 먼저 읽었을 때는 유능감을 평가하기가 어려워 40점 척도의 중간인 20점을 주었음을 시사한다. 또한 부정적 리뷰어의 글을 읽고 긍정적 리뷰어의 글을 읽었을 때는 긍정적 리뷰어가 더 유능해 보이지 않았지만, 부정적 리뷰어의 글을 긍정적 리뷰보다 나중에 읽었을 때는 부정적 리뷰어가 긍정적 리뷰어보다 매우 유능해 보였다는 것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어떤 사안이나 사건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지적이지 않고, 무능하며, 전문성이 떨어지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대로 어떤 사안이나 사건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지적이고, 유능하며, 높은 전문성을 가진 듯한 이상을 준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미래를 이야기할 때, 한 없이 낙관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순진하다’ ‘세상 물정 모른다’ ‘철이 안들었다’라고 말하는 근본에 사람들이 긍정적 평가 혹은 낙관적 평가를 지적 수준이 낮고, 무능하며,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지각하는 기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반대로 무엇인가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는 ‘역시 뭘 좀 안다’ ‘사람이 똑똑하다’ ‘중요한 지적을 하였다’라고 말하는 근본에는 사람들이 부정적 평가 혹은 비관적 평가를 지적 수준이 높고, 유능하며, 전문성이 높다고 지각하는 기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누군가가 ‘이제 진지한 이야기를 하자,’ 혹은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고 할 때 왜 긍정적인 이야기가 부정적인 이야기로 전환되었을까? 그 이유는 우리가 긍정적인 이야기를 높은 지식을 사용하지 않은 것, 인지적이라고 보다는 감정적인 것(친절함, 공정함, 개방성), 그렇기에 진지하게 고려할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는 부정적인 이야기야 말로 높은 지식과 전문성, 유능함을 동원하여 진지하게 다루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적이고, 전문성 있으며, 유능하게 보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평가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근거나 데이터가 함께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부정적인 평가는 객관적인 근거가 없더라도 뭔가를 부정했다는 그 자체로 지적이고, 전문성 있으며, 유능하게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긍정적인 평가는 객관적 근거가 함께 제시되지 않는 한 지적이고, 전문성 있으며, 유능한 이야기로 받아들여 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끝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할 때는 잔인해 보이거나, 공정하지 않아 보이고, 차가워 보일 수 있기에 따뜻한 감성을 제공하는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부정적인 평가가 지적이고, 유능하고, 전문성 있어 보이는 것으로 끝나면 좋지만, ‘그래, 너 잘 났다,’ ‘너는 나중에 얼마나 잘하는지 두고 보자’라는 말을 듣게 된다면, 부정적으로 평가한 사람에 대한 평판과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알고 싶다면,

Amabile, T. M. (1983). Brilliant but cruel: Perceptions of negative evaluators.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19(2), 146-156.
https://doi.org/10.1016/0022-1031(83)90034-3

 

General Happiness Study 

냉소적 불신과 소득

세상은 냉소적인 사람에게 냉소적이다
: 냉소적 신념과 낮은 소득

 

 

 

  2015년 12월 1일, 세계최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 Facebook의 대표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와 프리실라 찬(Priscilla Chan)은 딸을 출산했다. 그리고 그날 마크 주커버그는 자신의 딸에게 편지를 쓰면서, 자신의 딸과 함께 자랄 모든 아이들의 교육과 건강을 위해 450억 달러를 기부한다고 선언한다. 이는 Facebook 주식의 99%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전 세계의 부자들 중에 자신은 1%만 가지겠으니, 99%는 사회를 위해 내놓겠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곳곳에서 찬사가 이어졌지만, 찬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2일 후인 2015년 12월 3일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마크 주커버그의 이타심이 어떻게 자기 자신을 돕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발표한다. 이 기사의 핵심은 마크 주커버그의 기부는 실상 세금 감면 혜택을 노린 것이며, 99%를 기부하면서 대단히 선한 일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가 얻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주커버그가 아무런 사심 없이 순수한 목적으로 기부한 것이 아니며, 그 안에 감추어진 내막이 있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당신은 어떤 사실을 믿겠는가? 2015년 12월 1일에 마크 주커버그가 딸에게 쓴 진심 어린 편지를 믿을 것인가? 아니면, 2015년 12월 3일에 뉴욕타임즈가 의심과 냉소가 가득한 눈으로 쓴 기사를 믿을 것인가? 어느 것을 선택하든 당신의 자유이지만, 혹 후자를 선택했다면, 이 글을 읽고 나서는 전자의 선택을 했으면 한다. 지금 소개할 Stavrova와 Ehlebracht(2016)는 세상을 냉소하는 사람은 세상도 그 사람을 냉소하고 기회를 주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소득이 낮아짐을 보여주었다.

 

  이들의 첫 번째 연구는 Americans’ Changing Lives 조사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된 3,617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이 데이터베이스에는 미국인의 소득이 5회기(1986, 1989, 1994, 2002, 2011)에 걸쳐 측정되어 있고, 냉소주의는 2회기(2002, 2011)에 걸쳐 측정되어 있었다. 이 연구의 관심은 냉소주의이기 때문에 2002년과 2011년 데이터를 통해 냉소주의와 소득의 관계를 확인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냉소주의는 Cook-Medley의 냉소적 불신 척도(Cook-Medley cynical distrust scale)를 통해 측정되었다. 냉소적 불신 척도에 포함된 문항에는

 

1)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자기 자신을 기꺼이 내놓지 않는다.
   Most people inwardly dislike putting themselves out to help other people.


2)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익 혹은 이득을 얻는데, 다소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다.
   Most people will use somewhat unfair means to gain profit or an advantage rather than lose it.


3)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출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한다.
   I think most people would lie in order to get ahead.


4)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에게 이득이 있기 때문에 친구를 사귄다.
   Most people make friends because friends are likely to be useful to them.


5) 아무도 믿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It is safer to trust nobody.


6) 아무도 당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No one cares much what happens to you.


7)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짓말이 들통날까봐 두려울 때만 정직하다.
   Most people are honest chiefly through fear of being caught.


8) 나는 일반적으로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의 숨겨진 저의가 무엇일지 궁금하다.
   I commonly wonder what hidden reasons another person may have for doing something nice to me.

 

  들이 있다(Cook & Medley, 1954). 조사 참가자들은 이 모든 문항에 1점부터 4점 사이로 답변했는데, “1점은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2점은 동의하지 않는다, 3점은 동의한다, 4점은 매우 동의한다”이다. 결과분석은 이 모든 문항들의 평균을 사용하여 이루어졌다. 결과적으로 2002년에 냉소적 불신 점수가 높은 사람들 일수록 2011년에서 소득이 감소하는 냉소적 불신과 소득의 부적 상관관계를 관찰하였다(r = -.18, p < .001). 즉 10년 전에 냉소적 불신이 강한 사람일수록 10년이 지난 후에 소득이 감소하였고, 10년 전에 냉소적 불신이 약한 사람일수록 10년이 지난 후에 소득이 증가하였다.

 

  이들의 두 번째 연구는 다른 데이터베이스에서 이루어졌다. The General Social Survey의 데이터베이스였는데, 2010년과 2012년에 걸쳐 냉소적 불신과 소득이 측정되었다. 두 회기에 걸쳐 두 가지 데이터가 모두 존재하는 사람은 497명이었고, 분석은 이 497명을 대상으로 진행하였다. 결과는 첫 번째 연구와 동일하였는데, 2010년에 냉소적 불신이 높은 사람일수록 2012년에 소득이 낮아지고, 2010년에 냉소적 불신이 낮은 사람일수록 2012년에 소득이 높아지는 냉소적 불신과 소득의 부적 상관관계가 나타났다(r = -.23, p < .01).

 

 

 


그림 1. German Socio-Economic Panel(GSOEP)에서 수집한 냉소적 불신 점수를 가장 낮음(cynicism min), -1표준 편차 낮음(cynicism –1SD), 평균(cynicism mean), +1표준 편차 높음(cynicism +1SD), 가장 높음(cynicism max)으로 구분한 후, 각 집단별 소득과 비교한 그림이다.

 

  세 번째 연구는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독일에서 수집한 German Socio-Economic Panel(GSOEP)에서 냉소적 불신과 소득 모두가 측정된 15,698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냉소적 불신이 측정된 2003년과 2012년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그림-1은 이 분석의 결과를 보여준다.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 냉소적 불신의 점수를 가장 낮은 수준부터 가장 높은 수준까지 다섯 개의 집단으로 구분하였고, 각 집단별 2003년 소득과 2012년 소득을 비교하였다. 먼저 2003년에 냉소적 불신이 낮을수록 2003년 소득이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2003년에 냉소적 불신이 낮을수록 2012년에 소득이 더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2003년에 냉소적 불신이 높을수록 2003년에 소득이 낮고, 2003년에 냉소적 불신이 높을수록 2012년에 소득이 증가하는 폭이 작다.

 

  네 번째 연구는 냉소적 불신과 연관성이 높은 성격 변인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이를 위해 세 번째 연구에서 활용했던 German Socio-Economic Panel(GSOEP)의 데이터를 활용하였고, 개방성, 외향성, 원만성, 꼼꼼함, 신경증의 다섯 가지 성격변인과 냉소적 불신이 측정된 2005년과 2006년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이 데이터에 포함된 인원은 1,063명이었다. 결과적으로 냉소적 불신과 정적인 관련성이 가장 높은 성격 변인은 신경증(r = .22, p < .001)인 것으로 나타났고, 부적인 관련성 높은 요인은 외향성(r = -.15, p < .01)과 개방성(r = -.13, p < .01)으로 나타났다.

 

 

 


그림 2. 베풂 지수(Giving Index)와 개인의 냉소주의, 그리고 소득의 삼원상호작용

 

  다섯 번째 연구는 국가적 비교를 위해 이루어졌다. 연구를 위해 European Value Data에 포함된 18개국 데이터가 활용되었는데, 이 데이터에는 사회적 수준의 냉소적 불신(Social cynicism)과 베풂 지수(Giving Index), 개인적 수준의 냉소적 불신(Individual cynicism), 국가 내 개인들의 소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림-2는 베풂 지수(Giving Index)와 개인의 냉소주의, 그리고 소득의 삼원상호작용을 보여준다. 먼저 국가의 베풂 지수가 평균보다 1표준편차 낮은(검은 실선) 국가에 사는 개인들은 개인의 냉소적 불신 점수가 소득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하다. 그러나 국가 수준에서 베풂 지수가 평균보다 1표준편차 높은(회색 실선) 국가에 사는 개인들은 냉소적 불신 점수가 소득에 미치는 효과가 커서 냉소적 불신이 높을수록 소득이 급격하게 감소한다.

 

 

 


그림 3. 사회적 수준의 냉소적 불신과 개인적 수준의 냉소적 불신, 그리고 소득의 삼원상호작용

 

  그림-3은 사회적 수준의 냉소적 불신(Social cynicism)과 개인의 냉소주의(Individual cynicism), 그리고 소득의 삼원상호작용을 보여준다. 먼저 사회적 수준의 냉소적 불신이 평균보다 1표준편차 높은(회색 실선) 국가에 사는 개인들은 개인의 냉소적 불신 점수가 소득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하다. 그러나 사회적 수준의 냉소적 불신이 평균보다 1표준편차 낮은(검은 실선) 국가에 사는 개인들은 냉소적 불신 점수가 소득에 미치는 효과가 커서 냉소적 불신이 높을수록 소득이 급격하게 감소한다.

 

 

  본 연구는 냉소적 불신이 높을수록 소득을 얻을 만한 일을 얻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사회 전체가 서로 신뢰하는 수준이 높고, 냉소적이지 않으며, 서로 서로 베푸는 문화가 있을 때는 냉소적 불신을 가진 사람일수록 소득을 증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가 더 힘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어떤 사람의 행동에 순수한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 적어도 그렇기 믿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함께하려고 한다. 마크 주커버그가 재산의 99%를 기부하는가? 그리고 딸과 함께 자라갈 세대의 교육과 건강을 위해 그렇다고 하는가? 그 저의를 의심하기 전에 그의 선행을 칭찬하자. 그 저의에 세금 감면이 있을 것이라고 냉소적으로 불신하지 말고, 그의 이타심과 베풂에 박수를 보내자.

 

 

세상은 냉소적인 사람에게 냉소적이다.
The world is cynical to the cynical.

 

 

*더 알고 싶다면,
Cook, W. W., & Medley, D. M. (1954). Proposed hostility and Pharisaic-virtue scales for the MMPI.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38(6), 414-418.
http://dx.doi.org/10.1037/h0060667

Stavrova, O., & Ehlebracht, D. (2016). Cynical beliefs about human nature and income: Longitudinal and cross-cultural analyse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10(1), 116-132.
http://dx.doi.org/10.1037/pspp0000050

 

General Happiness Series 

국가 수준에서의 이스털린 패러독스

국민 소득은 증가! 국민 행복은 그대로?
: 이스털린 역설(Easterlin paradox)-1

 

 

횡단적 분석에서는 소득과 행복 사이의 정적 상관관계가 비교적 높게 나타나지만, 종단적 분석에서는 소득과 행복 사이의 정적 상관관계를 거의 확인할 수 없는 현상은 이것을 발견한 Southern California 대학교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위 사진-(Richard Easterlin, born 12 January 1926)의 성을 따서 ‘이스털린 역설(Easterlin paradox)라고 부른다.

  돈이 행복에 미치는 효과, 더 정확하게는 소득이 증가할수록 행복이 증가한다는 가설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서는 어떤 결과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할까? 먼저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한 동시대적인 분석(횡단적 분석)에서 소득의 증가가 행복의 증가와 얼마나 연관성이 높은지를 확인해야 한다. 세부적으로 ① 특정 시점에서 국민소득이 높은 국가일수록 국민행복도 증가하는 현상을 관찰(국가수준-횡단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② 특정 시점에서 소득이 높은 개인들이 소득이 낮은 개인들보다 행복하다는 것을 증명(개인수준-종단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림 1. 131개국의 국민소득(X축)과 삶의 만족도(Y축) 사이의 관계. 한 점은 한 국가를 의미하고, 세 글자 영문은 국가명의 약자이다. 국가 점을 관통하는 우상향 화살표는 한 국가 내에서 국민소득이 증가할수록 행복이 얼마나 증가하는지를 보여준다. 빨강색 점선은 조사 시점에서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행복이 어느 정도 증가하는지에 대한 회귀선이다. 이 자료는 2006년 갤럽 국제 조사에 기초하였다.

 

  그림-1을 보면, 국가수준과 개인수준 모두에서 소득 증가와 행복 증가사이에 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국가적인 수준에서는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일수록 국민행복도 높고, 개인수준에서는 소득이 높은 개인일수록 행복하다. 즉 특정 시점, 즉 횡단 분석에 한정할 경우 소득 차이와 행복 차이 사이에는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특정 기간 동안(예: 최근 10년 동안) 소득이 증가했을 때, 그 기간이 시작할 때 행복과 비교해서 그 기간이 끝날 때의 행복이 증가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③ 특정 기간 동안 국민소득이 증가했을 때 국민행복도 증가했는지 확인(국가수준-종단분석)할 수 있어야 하고, ④ 한 국가 안에서 특정 기간 동안 개인의 소득이 증가했을 때 개인의 행복이 증가했는지 검증(개인수준-종단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시간의 수직선상에서 소득이 증가할 때 행복이 증가했는지를 확인하는 분석은 종단 분석이라고 한다.

 

 

 


그림 2. 특정 기간 동안 국민소득 변화량과 국민행복 변화량 사이의 관계. X축은 특정 기간 동안 국민소득 변화(%)이고, Y축은 같은 기간 동안 국민행복의 변화(표준화 점수)를 보여준다. Wave-I은 1981-1984년, Wave-II는 1989-1993년, Wave-III는 1994-1999, Wave-IV는 1999-2004년을 의미한다. 아울러 Wave-I과 Wave-II라 함(between Wave-I and II)은 이 기간 동안의 소득과 행복 변화를 살펴보겠다는 의미이다.

 

  본고에서는 국가수준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득이 증가했을 때, 행복도 증가했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개인 수준에서의 소득과 행복간의 종단적 관계는 별도로 다루도록 한다). 과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국가적 소득이 증가할 때, 역시 그 시간동안 국민의 행복이 증가했을까? Sacks, Stevenson과 Wolfers(2010)는 국가소득과 국민행복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연구하였다. 그림-2는 이들의 연구결과를 보여준다.
  그림-2의 가로축은 특정 기간 동안의 소득 변화를 퍼센트 단위로 나타낸 것이다. 즉 0%는 특정 기간 동안 국민소득 변화가 없었음을 의미하고, 50%는 특정 기간 동안 국민소득이 50% 증가했다는 의미이다. Y축은 특정 기간 동안 삶의 만족도(행복) 변화를 표준화 점수(평균을 0으로 만듦)로 나타낸 것이다. 0에 가까울수록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의미이고, +로 갈수록 그 기간 동안 행복이 증가했음을 의미하며, -로 갈수록 그 기간 동안 행복이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그림-2 가장 좌측의 상단에 있는 그래프에서 KOR(이 그래프의 우측 상단)은 한국을 의미하는데, Wave-1(1981-1984년)부터 Wave-2(1989-1993년)의 기간 동안 한국은 80%가 넘는 국민소득 증가률을 보였고, 국민 행복도 표준화 점수 .5만큼 증가했다.
  그런데 특정 기간 동안 모든 나라가 한국처럼 드라마틱하게 국민소득이 증가할 뿐 아니라, 국민행복도 증가한 것은 아니다. 그림-2에 있는 여섯 가지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대부분의 경우, 모든 기간 동안 국민소득은 ‘0’ 이상으로 증가했고, 가장 우측의 하단 그래프처럼 기간을 20년 이상으로 잡을 경우에는 20년 전에 비해 국민소득이 50%, 100%, 150% 상승한 나라도 있지만, 이들의 행복은 50%, 100%, 150% 증가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즉 대부분의 국가들의 소득이 20년 동안 극적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국가에 소속된 국민들의 행복은 0 ± .25포인트 이내에서만 변화하면서 사실상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역설을 확인하게 되는데, 특정 시점(횡단 분석)에서는 소득이 높은 국가가 소득이 낮은 국가보다 행복하고, 소득이 높은 개인이 소득이 낮은 개인보다 행복하지만, 특정 기간(종단 분석)에서는 국민소득이 증가한다고 해서 국민행복이 증가하지는 않는다. 이처럼 횡단적 분석에서는 소득과 행복 사이의 정적 상관관계가 비교적 높게 나타나지만(연구에 따라 +0.4 ~ +0.8 까지), 종단적 분석에서는 소득과 행복 사이의 정적 상관관계를 거의 확인할 수 없는 현상을 이것을 발견한 Southern California 대학교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Richard Easterlin, born 12 January 1926)의 성을 따서 ‘이스털린 역설(Easterlin paradox)라고 부른다.

 

돈과 행복의 횡단적 연관성은 존재하나,
종단적 연관성은 확인하기 어렵다.

 

 

*더 알고 싶다면,

Sacks, D. W., Stevenson, B., & Wolfers, J. (2010). Subjective well-being, income, economic development and growth (No. 3206). CESifo working paper: Fiscal Policy, Macroeconomics and Growth.

https://doi.org/10.3386/w16441

 

General Happiness Series 

개인수준에서의 이스털린 패러독스

개인 소득은 증가! 개인 행복은 그대로?
: 이스털린 역설(Easterlin paradox)-2

 

 

 

  개인의 부유함은 개인의 행복과 어느 정도 관계가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차원에서 부(wealth)와 행복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먼저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부의 수준이 높은 사람들이 낮은 사람들보다 행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금 이 순간에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낮은 사람들보다 행복하다는 증거를 찾아야 한다. 다음으로 특정 기간 동안 부가 증가한 사람들은 같은 기간 동안 부가 감소한 사람들에 비해 행복한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2001년부터 2010년까지의 10년 간 부가 계속 증가한 사람들은 2001년의 행복 수준보다 2010년의 행복 수준이 높아야 하고, 같은 기간 동안 부가 계속 감소한 사람들은 2001년의 행복 수준보다 2010년의 행복 수준이 낮아야 한다.

 

  다시 말해, 특정 시점의 부와 행복의 관계를 살펴보는 횡단적 분석(cross-sectional analysis)에서도 유의미한 관계가 나타나야 하고, 특정 기간의 부와 행복의 관계를 살펴보는 종단적 분석(longitudinal analysis)에서도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과연 이 두 가지 차원에서 모두 부와 행복 사이의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을까? 표-1은 횡단적으로 개인의 부와 행복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의 결과를 보여준다(Easterlin, 2001).

 

 

표 1. 1994년 미국인의 소득 수준별 행복 수준 분석(Easterlin, 2001)

 

  표-1의 (1)은 1994년의 소득 수준별 평균 행복 수준을 보여준다. (2)는 소득 수준별 ‘very happy’(아주 행복하다) 응답자수이고, (3)은 ‘pretty happy’(행복한 편이다) 응답자수이며, (4)는 ‘not too happy’(그저 그렇다) 응답자수이다. (5)는 표본의 총수를 보여준다. 표-1의 (1) 소득수준별 행복 평균 점수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1994년이라는 특정 시점의 미국인들은 부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행복이 증가함을 알 수 있다. 또한 (2)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very happy’라고 응답한 사람이 증가하고, (4)에서 처럼 ‘not too happy’라고 응답한 사람이 감소하는 경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한 횡단 분석에서는 개인의 부가 증가할수록 행복의 수준도 증가하는 부와 행복의 정적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 1945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인의 가구당 실질소득 증가율(real income per head)과 아주 행복하다(very happy)고 응답하는 사람의 비율 변화율(Layard, 2006).

 

  그렇다면, 종단 분석에서는 어떨까? 개인의 소득 수준이 특정 기간동안 증가할 때 행복의 수준도 증가하는 경향성을 보일까? 그림-1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No-!”임을 보여준다(Layard, 2006). 그림-1은 1945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인들의 실질소득(물가상승률을 제외하고도 증가한 소득) 수준변화와 행복한 사람들의 변화를 추적한 후, 소득의 변화율과 아주 행복한 사람들의 증감율을 비교한 것이다.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 1945년부터 2000년까지 미국인들의 실질소득은 50% 정도 증가하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동안 ‘아주 행복하다(very happy)’고 응답하는 사람의 비율을 거의 변화하지 않았다. 1945년에도 25% 수준이었던 아주 행복한 사람들의 비율은 2000년에도 여전히 25% 수준이었다.

 

 

 


그림 2. 1910년대 생부터 1950년대 출생까지의 연령대별 평균소득 증감과 평균행복 증감(Easterlin, 2001)을 조사한 것이다. 횡단 분석이지만, 종단적 시사점을 줄 수 있다.

 

  그림-2는 1972년을 기준으로 1910년 출생자부터 1950년 출생자까지의 연령대별 평균 소득 증감과 평균 행복 증감을 살펴봄으로써 부의 증감과 행복의 증감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보았다. 그림-2의 검정 실선은 연령대별 평균 소득의 증감을 보여주고, 검정 점선은 연령대별 평균 행복의 증감을 보여준다.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0대(1만 5천 달러)에서 50대(2만 5천 달러)까지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소득이 증가하다가 50대 이후에는 조금씩 감소하고, 60대 이후에는 1만 5천 달러를 유지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같은 연령대에서 행복은 평균 2.5점 수준으로 일정하게 유지된다.

 

  요약하면, 횡단적인 분석에서는 소득이 높은 개인이 낮은 개인보다 행복한 부와 행복의 정적 관계가 나타난다. 그러나 종단적 분석에서는 이러한 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 즉 가계 평균소득은 계속 증가하지만, 아주 행복하다고 응답하는 사람들의 수는 변화가 없었고, 50대 까지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평균소득이 계속 증가하지만, 행복의 수준에는 변화가 없으며, 50대 이후에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평균소득이 계속 감소했지만, 행복의 수준에는 변화가 없다. 이렇게 횡단적으로 더 부유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보다 행복하지만, 종단적으로 그 사람들의 부가 증감함에도 불구하고 행복은 변하지 않는 현상을 이를 발견한 학자인 이스털린(Richard Easterlin, born 12 January 1926)을 기념하여 이스털린 역설(Easterlin paradox)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이스털린 역설은 왜 발생할까? ① 소득은 증가했지만,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② 소득 불평등(소득 양극화)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전 계층의 고른 소득 증가에 의해 평균 소득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극소수의 사람들만 급격하게 부가 증가하면서 평균 소득이 증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해서는 별도의 지면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더 알고 싶다면,
Easterlin, R. A. (2001). Income and happiness: Towards a unified theory. The Economic Journal, 111(473), 465-484.
http://dx.doi.org/10.1111/1468-0297.00646

Layard, R. (2006). Happiness and public policy: A challenge to the profession. The Economic Journal, 116(510), C24-C33.
http://dx.doi.org/10.1111/j.1468-0297.2006.01073.x

 

General Happiness Series 

감정적 웰빙과 신체건강

마음이 건강해야 신체도 건강하다
: 감정적 웰빙과 건강한 노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A sound mind in a sound body)는 속담은 고대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Juvenalis)가 한 말로 알려져 있다. 이 속담을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면,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신체에서 기인한다. 쉽게 말해 정신 건강은 신체 건강에 달려있다.
  그러나 현대의 과학적 연구결과는 이 속담의 앞과 뒤가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한다. Ostir와 동료들(2000)의 연구는 이 속담의 앞과 뒤가 반대로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Ostir와 동료들(2000)은 65~99세의 멕시코계 미국인 2,282명을 대상으로 2년간 추적조사를 진행하였다. 1993년에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1995년에 다시 한 번 조사에 참여하였고, 1994년에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1996년에 조사에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조사에는 여러 가지 내용이 포함되었지만, 대표적으로는 첫 번째 조사기간(T1) 중의 정서적 웰빙이었다. 그리고 이 기간 중에 긍정 정서의 수준에 따라 긍정 정서가 매우 높은 그룹, 높은 그룹, 보통인 그룹, 낮은 그룹으로 분류하였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측정 사항은 두 번째 조사기간(T2) 중의 생활적 어려움(Activities of daily living difficulty, ADL difficulty)이었다. ADL에는 총 12가지가 있었는데, 밥 먹기, 화장실 가기, 친구 만나기, 산책하기, 옷 입기, 목욕하기 등이 목록에 있었고, 해당 활동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체크하도록 하였다. 추가적으로 중요한 측정 사항으로는 두 번째 조사기간(T2) 중의 걸음속도와 조사기간 내 사망자 수였다.

 

 

 


그림 1. 생활적 어려움(Activities of daily living difficulty, ADL difficulty). 0-6은 긍정 정서가 낮은 그룹, 7-9는 긍정 정서가 보통인 그룹, 10-11은 긍정 정서가 높은 그룹, 12는 긍정 정서가 매우 높은 그룹이다.

  그림-1은 T1의 정서적 웰빙이 T2의 생활적 어려움에 미치는 효과를 보여준다. 먼저 T1에서 긍정 정서가 매우 높음으로 분류된 그룹(12)의 경우에는 2년 후에 생활적 어려움을 4개 정도 보고한 반면, 긍정 정서가 가장 낮은 그룹(0-6)의 경우에는 2년 후에 생활적 어려움을 11개 정도 보고하면서 12개 조사 목록 중 대부분을 어려워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실상 혼자 힘으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함으로 보여준다.

 

 

 

긍정정서 수준

걸음 속도

(ft/s)

수준

N

0 6(low)

542

초당 3.5ft 이하

(초당 1.1m 이하)

7-9

674

초당 3.6~4.6ft

(초당 1.1~1.4m)

10-11

388

초당 4.7~6.3ft

(초당 1.4~1.9m)

12(very high)

672

초당 6.4ft 이상

(초당 1.9m 이상)

표 1. 걸음속도

  표-1은 T1의 정서적 웰빙이 T2의 걸음 속도에 미치는 효과를 보여준다. 먼저 T1에서 긍정 정서가 매우 높음으로 분류된 그룹(12)의 경우에는 2년 후에 초당 1.9m 이상을 걸을 수 있었던 반면, 긍정 정서가 가장 낮은 그룹(0-6)의 경우에는 2년 후에 초당 1.1m 이하로 걸을 수 있었다. 즉 가장 긍정적인 그룹은 20~50대 사이의 성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걸음속도를 보인 반면, 가장 행복하지 않은 집단은 초당 두 걸음을 내딛는 것이 어려웠다.

 



긍정정서 수준

조사기간 중 사망자수

()

수준

N

0 6(low)

542

34 (6.3%)

7-9

674

31 (4.6%)

10-11

388

22 (5.7%)

12(very high)

672

19 (2.8%)

표 2. 조사기간 중 사망자수

  조사 기간 중 사망자 수와 비율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표-2는 조사 기간(조사 시작 후 두 번째 조사 때 까지) 중 사망자 수를 보여준다. 먼저 T1에서 긍정 정서가 매우 높음으로 분류된 그룹(12)의 경우에는 조사 기간 중에 19명이 사망한 반면, 긍정 정서가 가장 낮은 그룹(0-6)의 조사기간 중에 34명이 사망하였다. 실제로 긍정 정서가 높은 집단의 인원이 긍정 정서가 가장 낮은 집단보다 130명 많다는 것을 고려할 때 비율의 측면에서도 큰 차이임을 알 수 있다. 즉 가장 행복한 집단의 사망률은 2.8%에 불과한 것에 반해, 가장 불행한 집단의 사망률은 6.3%에 달했다.
  유벨리우스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A sound mind in a sound body)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

 

마음이 건강해야 신체도 건강하다(A sound body in a sound mind)

 

 

*더 알고 싶다면,

Ostir, G. V., Markides, K. S., Black, S. A., & Goodwin, J. S. (2000). Emotional well‐being predicts subsequent functional independence and survival. 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 48(5), 473-478.
http://dx.doi.org/10.1111/j.1532-5415.2000.tb04991.x

 

General Happiness Study Series 

감사의 힘_감사가 친사회적 행동을 하게끔 만드는 이유

A Little Thanks Goes a Long Way:
Explaining Why Gratitude Expressions Motivate Prosocial Behavior

Grant & Gino (2010)

 

 

– 감사 표현이 친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주는 이유 –
“작은 감사의 표시는 큰 힘을 지니고 있다.”

  


  감사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우리는 선물이나 도움, 친절, 후원 등을 받았을 때 감사함을 느낀다. 이러한 ‘감사’하는 마음은 몇 가지 이점을 준다. 


  – 첫째, 감사는 사람들이 긍정적인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 둘째, 감사는 사람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도록 해준다.
  – 셋째, 감사는 사회적인 관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심리학 연구에서는 이러한 감사의 이점을 특성으로서 부각시켜 연구를 진행하였고, 연구 결과, 불균형적인 감사가 더 높은 수준의 주관적인 행복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밝혔으며, 축복을 세는 행위가 긍정적인 감정, 주관적인 행복,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행동학적으로, 감사는 친사회적인 특성과 상태를 의미하며, 다른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에 보답하기 위해 친사회적인 행동에 참여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선행연구들에서는 도움을 받은 사람의 감사 경험에 대한 가치있는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으나, 도움을 받은 사람의 감사표현이 도와주는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감사는 정의상으로 사회적 교환을 통해 만들어지는 사회적 정서이기 때문에, 사회적 교환에서 감사가 두 파트너 모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많은 연구들에서는 ‘감사 표현이 친사회적 행동을 하게끔 한다.’는 증거들을 제시했으나, ‘감사 표현이 왜 친사회적 행동을 하게끔 하는지’에 대해 알아본 연구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어떠한 심리학적 과정을 통해 감사가 더 높은 수준으로의 도움으로 이어지는 것일까?
  우리는 이 질문에 대해 행위자적 관점(agentic mechanism)과 공동체적 관점(communal mechanism)의 차이를 비교함으로써 답해보고자 한다. 심리학자들은 오래전부터 개인에게는 개인적으로 유능하다고 느끼는 것(agentic)과 타인에 의해 연결되고 평가된다고 느끼는(communal) 근본적인 동기가 있다고 보았다. 우리는 이러한 두 가지 메커니즘이 친사회적 행동에 대한 감사 표현의 영향력을 조절할 수 있다고 보았고, 이 두 메커니즘을 비교해보기로 했다.

 

  행위자적(agentic) 관점으로 보면, 감사 표현은 돕는 사람의 자기 효능감을 향상시켜 친사회적 행동을 증진시킬 수 있다. 즉, 그들이 효과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임으로써 자기효능감을 향상시켜 친사회적 행동에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것이다. 자기 효능감은 결과를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며, 심리학자들은 유능하다고 느끼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기본적인 동기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효과적으로 잘 도와줄 수 있을지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도움을 주는 것을 꺼려한다. 잘못된 때나 잘못된 방법으로 도움을 주는 것은 오히려 피해를 주거나 당황스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움을 받는 사람의 감사표현은 도움을 주는 사람의 불확실성을 줄여줄 수 있다. 도움을 받은 사람의 감사 표현은, 도움을 주는 사람이 성공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움을 준 사람은 감사표현을 받고, 자신의 노력이 진정으로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기꺼이 도움을 더 제공하려 한다. 따라서 우리는 도움을 받은 사람이 감사를 표시할 때, 도움을 준 사람이 더 큰 자기효능감을 느껴서, 친사회적 행동에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한편, 공동체적(communal) 관점으로 보면, 감사 표현은 돕는 사람이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주어 친사회적 행동을 증진시킬 수 있다. 즉, 그들의 도움이 수혜자에 의해 평가될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임으로써 돕는 사람의 사회적 가치를 향상시켜주어 친사회적 행동에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다른 사람들에 의해 존중받는 느낌인 ‘사회적 가치’의 추구 역시 인간의 근본적인 동기라고 밝혔다. 사람들이 사회적 가치를 경험할 때, 그들은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의 삶에 중요하다고 느끼게 된다. 사회적 가치는 “남들이 나를 필요로 하는 열망”을 충족시킨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도움이 가치 있다고 여겨질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도움을 주는 것을 꺼려한다. 도움을 주는 것은 종종 도움을 받는 사람들로 하여금 무능하고 무력하게 느끼게 하여 도움을 받는 사람이 그 도움을 거절할 수도 있다. 그 때 도움을 주려 했던 사람은 화가 나고, 다시 도움을 주려 하지 않게 된다. 이럴 때, 감사 표현은 도움을 주는 사람의 ‘자신의 도움이 감사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준다. 감사 표현은 도움을 받는 사람이 그 도움을 가치 있게 여기며 그 도움을 받아들였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사표현은 도움을 주는 사람의 행동이 도움을 받는 사람의 삶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구체적 증거로 작용하며, 이에 따라 도움을 준 사람이 가치 있게 여겨지는 기본적인 동기를 만족시킬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도움을 받은 사람이 감사를 표시할 때, 도움을 준 사람이 자신을 좀 더 가치 있게 느껴서, 친사회적 행동에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제안한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네 가지 실험을 통해 agentic 메커니즘과 communal 메커니즘을 비교함으로써, 왜 감사 표현이 친사회적 행동을 증가시키는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했다. 


  연구 1에서는 감사표현에 대한 효과로 나타나는 친사회적 행동이 자기효능감과 사회적 가치에 따라 조절되는지의 여부를 파악하고자 했다. 연구 1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실험자는 69명의 참가자에게 한 학생의 이력서 커버레터에 대한 피드백을 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나서 참가자는 감사조건과 중립조건(통제조건)으로 나뉘어, 동일한 학생으로부터 서로 다른 메시지를 받게 된다. 중립조건의 참가자들에게는 학생으로부터 감사표현 없이, 두 번째 커버레터에 대해 도와줄 수 있냐고 다시 한 번 요청하는 메일이 온다. 반면, 감사조건의 참가자들에게는 감사표현을 포함한 두 번째 커버레터에 대한 요청 메일이 온다. 이 때, 우리는 참가자들이 두 번째 커버레터에 대한 피드백을 다시 한 번 줌으로써 친 사회적 행동을 했는지 추적했고, 이러한 효과가 자기 효능감과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식에 의해 조정되었는지 평가했다. 


  그 결과, 감사 표현은 친사회적 행동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가설을 지지하는 결과가 나왔다. 두 번째 첨부편지 역시 자발적인 도움을 제공했던 사람의 비율이 감사 표현 조건에서는 66%였으며, 중립 조건에서는 32%였다. 즉, 첫 번째 도움을 준 이후 감사표현을 받았던 조건이  더 높은 비율로 두 번째 도움을 제공했다. 게다가, 감사조건의 참가자(6.03)들은 중립조건의 참가자(5.65)들보다 더 큰 자기 효능감을 느꼈으며, 감사조건의 참가자(6.05)들은 중립조건의 참가자(5.44)들보다 사회적으로 훨씬 더 가치 있게 평가받았다고 느꼈다.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무엇보다도, 감사 조작을 통제한 후, 두 메커니즘의 조절효과를 살펴본 결과, 사회적 가치가 더 높은 친사회적 행동을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기효능감은 더 높은 친사회적 행동을 예측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감사 표현이 행위자적 메커니즘보다는 공동체적 매커니즘을 통해 친사회적 행동을 증가시킨다는 증거를 제공한다. 그러나 연구 1에서는 동일한 수혜자를 향한 친사회적 행동에 초점을 맞추었다. 따라서 연구 2에서는 가설을 좀 더 엄격하게 검증하기 위해, 자기 효능감과 사회적 가치가 제3자에 대한 감사 표현의 효과를 제3자에게 사회적으로 조정하는지 조사해보았다. 연구 2에서는 한 수혜자의 감사표현이 다른 사람을 향한 친사회적 행동으로 가는 파급효과를 사회적 가치가 조절하는지에 대해 연구하였다. 또한 연구 2에서는 자기 효능감 및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과적 추론을 강화하기 위해, 참여자들에게 친사회적 행동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기 이전에 자기 효능감과 사회적 가치를 측정했으며, 더 구체적인 감정상태를 알기 위해서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서도 측정해보았다.


    연구 1과 마찬가지로 실험자는 57명의 참가자에게 한 학생(Eric Sorenson)의 커버레터를 읽고 피드백을 주도록 요청했다. 이후 그 학생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는데, 통제조건의 경우 감사표현이 없이 피드백을 잘 받았다는 메시지였으며, 감사조건의 경우 감사표현과 함께 피드백을 잘 받았다는 메시지였다. 다음날, 참가자는 자기효능감,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도록 요청받았다. 그 다음날, 참가자들은 또 다른 학생(Steven Rogoff)이 자신의 커버레터를 읽고 피드백을 해줄 수 있냐는 메시지를 받았다. 그 때, 참가자가 자발적으로 피드백을 주는지의 여부를 추적해보았다.


   연구 2의 결과는 감사 표현이 제 3자에 대한 친사회적 행동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우리의 예측과 일치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새로운 학생인 Steven에게도 자발적으로 도움을 준 참가자의 비율은 감사조건이 55%였으며, 통제조건(중립조건)은 25%에 불과했다. 감사조건(5.65)의 참가자들이 통제조건(5.05)의 참가자들보다 자신을 더 효과적이라고 느꼈으며, 감사조건(5.74)의 참가자들이 통제조건(4.64)의 참가자들보다 자신을 더 사회적으로 가치있다고 느꼈다. 마지막으로, 자기효능감은 더 높은 친사회적 행동을 예측하지 못했지만, 사회적 가치는 더 높은 친사회적 행동을 예측했다는 점에서 연구 1과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즉, 사회적 가치는 한 수혜자의 감사 표시가 다른 수혜자를 향한 친 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조절했다. 연구 2는 연구 1과 다르게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24시간 뒤에 친사회적 행동의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친사회적 행동을 유발하는 사회적 가치의 역할에 대한 인과관계를 더욱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연구 1,2 결과의 외적타당도를 알아보기 위해서 연구 3을 진행했다. 


    연구 3에서는 대학 졸업생들에게 기부금을 요청하는 상황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었다. 기금을 모으는 일은 종종 무례한 반응과 규칙적인 거절을 유발하는 감사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이러한 일에서의 감사 표현은 더 기억에 남을만한 것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연구에서는 연례 기금 책임자의 감사표현이 기부자들의 친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으며, 이 친사회적 행동이 자기 효능감과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식에 의해 조절되는지를 알아보았다.
   41명의 기부자들을 감사 조건과 통제조건으로 나누어, 통제조건에게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감사조건에게는 연례 기금 책임자가 기부자에게 감사하기 위해 기관을 방문하여. “당신의 노력에 매우 감사하고 있으며, 대학을 위한 당신의 기여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말을 했다. 그리고 나서, 두 기부자 집단 모두 자신의 기부의 효과성에 대한 일일 피드백을 받았다.  


   그 결과, 감사 조건의 참가자들은 친사회적 행동에 증가를 보였으나, 통제조건은 그렇지 않았다. 또한 통제조건의 기부자들과 비교해보았을 때, 감사조건의 기부자들은 더 높은 자기효능감과 더 높은 사회적 가치를 보고했다. 연구 1, 2와 마찬가지로, 역시 자기 효능감은 친사회적 행동의 증가를 예측하지 못했으나, 사회적 가치는 친사회적 행동의 증가를 예측했다. 즉, 연례기금 책임자의 감사표현은 기부자의 사회적 가치를 강화시킴으로써 기부자의 기부 행동(친사회적 행동)을 증가시켰음을 시사한다. 연구 3은 연구 1,2와 다르게 직접 대면 상호작용을 통해 감사를 표현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으나, 이러한 결과가 직접 대면하여 감사를 표현한 것 때문이 아니라, 직접 대면 상호작용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나타났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를 없애기 위해 연구 4를 진행하였다.


   연구 4는 79명의 대학생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이 개별적으로 실험실에 도착했을 때, 실험자는 학교 경력 센터에서 동료 피드백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리고 그들에게 ‘Eric Sorenson’이라는 학생의 입사 지원서 커버레터를 수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 후 Eric이라는 공모자가 실험실에 도착하였고, 자신을 Eric이라고 소개한 후 날씨에 대한 대화를 시작하게 했다. 감사조건에게는 “당신의 피드백에 감사드립니다.”라고 감사를 표현하였으며, 통제조건에게는 그러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 다음 Eric이 퇴장하고, 실험자는 참가자들에게 당신이 끝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멈출 수 있다고 말하고는 두 번째 커버레터를 주었다. 과제를 모두 수행한 후 참가자들은 간단한 설문조사를 작성했다.


   그 결과, 감사조건(22.83)의 참가자들은 통제조건(19.83)의 참가자들보다 두 번째 커버레터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 도와주었다. 자기 효능감에 대해서는 두 조건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으나, 감사조건(3.84)의 참가자들은 통제조건(3.33)의 참가자들보다 더 사회적으로 가치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앞선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가치가 더 높은 친사회적 행동을 예측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본 연구 결과,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인식은 도움 받은 사람의 감사 표현이 도움을 주는 사람의 친사회적 행동에 끼치는 영향을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에서는 동일한 수혜자를 향한 친사회적 행동과 다른 수혜자를 향한 친사회적 행동, 대학을 향한 친사회적 행동을 모두 보여주었다. 게다가, 감사 표현은 친사회적 행동에 대한 시작과 유지를 모두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 1, 2에서는 참가자들이 두 번째 요청을 받았을 때 두 번째 도움을 제공하는 것으로 친사회적 행동에 대한 시작을 보였으며, 연구 3, 4에서는 요청없이 현재의 도움을 계속해서 지속하는 것으로 친사회적 행동에 대한 유지를 보였다.
   본 연구의 함의를 살펴보면, 첫째, 본 연구는 (상대적으로) 작은 감사표현이 지속적이고 강력한 영향력을 지녔음을 알려준다. 연구 1, 2에서는 작은 감사표현이 다시 도움을 줄 가능성을 두 배 이상 증가시켰으며, 연구 3에서는 작은 감사표현이 한 주간의 통화건수를 50%이상 증가시켰으며, 연구 4에서는 작은 감사 표현이 도움을 주는 데에 쏟은 시간을 15% 증가시켰다.  
   둘째,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을 때 받는 감사표현은 도움을 준 사람이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해주며, 이는 미래에 더 많은 도움을 제공하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셋째, 감사 표현이 다른 사람들을 위한 친사회적 행동에도 파급효과를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누군가의 감사표현으로 인해 도움을 주는 사람은 그들의 노력이 가치 있는 것임을 알게 되고, 이는 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즉, 본 연구에서는 감사표현이 협동을 촉진하는 친사회적 행동을 장려하기 위한 중요한 이론적이고 실용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제안한다.
  

Grant, A. M., & Gino, F. (2010). A little thanks goes a long way: Explaining why gratitude expressions motivate prosocial behavior.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98(6), 946-955.
http://dx.doi.org/10.1037/a0017935 

감사가 사회적관계에 미치는 영향

감사와 관계 형성

 

 

 

 

  ‘감사’라는 감정은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으며, 학계에서도 감사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어져왔다.

 

  지금까지 감사에 대한 많은 선행연구들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을 도와준 사람에게 보답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연구해왔다. 이렇게 누군가에게 보답하는 행동은 ‘감사’를 나타낸다고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보답행위는 불쾌한 ‘부채감’과도 연관이 있다고 밝혀졌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감사의 긍정적인 상황적 특징에 대해 다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한편, 선행연구들에서는 감사에 대한 일시적 보답행동이라는 연구 주제를 제외하고는 ‘관계에 대한 감사의 역할’에 대해 전혀 다루지 않고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호혜주의를 초월하는 감사의 양상에 대해 탐구해보고자 하였으며, 감사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경험적으로 알아보고자 했다. 다시 말해, 본 연구에서는 ‘감사가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했다. 또한 선행연구들에서는 통제력이 높은 실험연구 방법을 사용하여 참가자들로 하여금 실험실에서 낯선 사람에게 감사를 표현하게 하는 식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감사가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감사함이 관계형성과 유지를 촉진할 것이라고 가설을 세우고, 지속적인 관계에서의 감사의 역할을 알아보고자 했다. 이를 위해, 봄 학기가 새로 시작될 때 버지니아 대학의 160명의 여학생들을 모집하였는데, 160명중 82명은 신입생으로, 78명은 재학생이었다.

 

  몇 주 후, “Big Sister Week”라고 알려진 행사를 개최하여, 4일 동안 신입생은 ‘little sister’로, 재학생은 ‘big sister’로 하나의 짝이 되어 재학생(big sister)이 신입생(little sister)에게 익명으로 선물을 배달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4일 동안의 Big Sister Week가 끝나고 주말에 서로의 정체를 드러냈다. 연구에서는 160명의 참가자들에게 Big Sister Week를 신입생들을 환영하는 하나의 이벤트로 인지하게 하여 자연스럽게 ‘감사’가 발생하도록 연구를 진행했다.

 

  신입생들은 Big Sister Week가 진행되는 한 주 동안 자신이 받은 선물들에 대해 가능한 빨리 온라인 설문지를 통해 보고하도록 요청받았고, 이 행사에 대한 그들의 느낌과 자신이 받은 선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자신과 짝인 재학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고하도록 요청받았다. Big Sister Week가 끝나고 Big sister와 Little sister는 설문지를 작성했으며, 이후 한 달 후에도 참가자들에게 ‘서로에 대한 감정과 최근의 상호작용’에 대한 온라인 설문지를 요청했다. 

 

  위계적 선형 모델 분석(HLM)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분석하여, 감사를 예측할 수 있는 예측변인들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았다. 그 결과, 행사가 얼마나 놀라웠는지, 받은 선물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주는 사람이 얼마나 사려깊은지 중에서 얼마나 놀라웠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반면, 받은 선물을 얼마나 좋아했는지와 주는 사람이 얼마나 사려깊은지는 각각 중요한 예측변인으로 밝혀졌다. 또한 재학생이 선물에 돈을 많이 썼을수록, 신입생은 더 큰 감사를 느꼈다. 게다가 선물을 준 사람의 인식된 노력이 커질수록, 선물을 받는 사람은 더욱 감사하게 된다. 이러한 발견은 비용과 감사를 연결하는 이전 연구들을 뒷받침 한다.

 

  신입생들은 선물을 받고나서 그들과 익명의 재학생 간의 관계를 세 가지 항목으로 평가하였다. 재학생이 자신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정도, 재학생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재학생과 얼마나 가깝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평균을 내어 이를 ‘관계의 질’이라는 종합적인 측정값을 만들어냈다. 분석 결과, ‘Big Sister Week에 신입생이 얼마나 감사했는지’의 정도는 그 순간의 신입생과 재학생 간의 관계를 예측했으며, 나아가, 행사가 끝나고 나서의 관계도 예측했으며, 미래의 한 달 뒤의 관계의 질도 예측했다. 즉, 감사는 관계 형성과 유지를 촉진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감사가 관계형성과 관련이 있다는 첫 번째 증거를 제공한다. 본 연구에서는 감사의 의미가 주고받는 것 이상임을 처음으로 나타냈다. 감사는 선물 받는 사람과 선물을 주는 사람 사이의 관계구축을 도와주고, 관계유지를 도와준다. 즉, 감사는 관계를 촉진시키는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감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 더 알고 싶다면,
Algoe, S. B., Haidt, J., & Gable, S. L. (2008). Beyond reciprocity: Gratitude and relationships in everyday life. Emotion, 8(3), 425-429.
http://dx.doi.org/10.1037/1528-3542.8.3.425 

행복의 선순환: Fredrickson의 확장-구축 이론

행복의 선순환: Fredrickson의 확장-구축 이론

 

 

  사람들은 일상에서 부정적 정서를 표출하는 사람들을 보곤 한다. 분노한 사람은 호흡이 빨라지고, 얼굴이 빨개지며, 목소리가 커지고, 주먹을 불끈 쥐어서 금방이라고 공격적 행동이 나타날 것만 같다. 두려움이나 공포를 느끼는 사람은 몸과 목소리가 떨리고, 안색이 창백해진다. 혐오스러움을 느끼는 사람은 혐오의 대상에 냉소를 보이거나 무시한다. 깊은 슬픔에 잠긴 사람은 어깨가 축 처지고, 걸음이 느려지며, 모든 것을 허무한 듯이 바라보고 무기력하다.
  그렇다면, 긍정적 정서를 가진 사람은 어떤가? 어떤 특징이 있었는지 위의 부정적인 정서와 같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있겠는가? 아마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표현을 시도한 말들이 ‘행복해 보인다. 미소 짓고 있다. 웃는 얼굴이다. 평온해 보인다’처럼 대부분 추상적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왜 사람들은 부정적 정서의 효과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반면, 긍정적 정서의 효과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할까?
  이것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해온 Fredrickson(1998, 2001, 2004)에 의하면 부정적 정서는 그 효과가 즉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가시적이기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빠르게 식별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긍정적 정서의 효과는 중장기적이고, 비가시적이기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빠르게 식별하는 것이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부정적 정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지식을, 긍정적 정서에 대해서는 추상적 지식을 가진다.

 

 

 


그림 1. 긍정적 정서는 개인의 사고와 행동 목록 확장시켜 상황을 보다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게 돕고, 이러한 적절한 상황 통제의 증가는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자원을 구축하며, 이렇게 구축된 자원은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이렇게 증가된 삶의 질은 다시 긍정적 정서로 이어진다. 이렇게 긍정적 정서는 확장과 구축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개인의 행복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킨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명확하게 식별하기 어려운 긍정적 정서의 중장기적 효과에는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Fredrickson(1998, 2001, 2004)은 그림-1과 같은 확장-구축 이론(The broaden-and-build theory of positive emotions)을 통해 긍정적 정서의 효과에 대해 설명한다.

 

 

 


그림 2.  Fredrickson과 Branigan(2005) 실험-1의 자극이다. 유사한 선택지의 좌측은 기준 자극과 전역적 수준에서 일치하는 자극이고, 좌측은 기준 자극은 국소적 수준에서 일치하는 자극이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의 주의가 전역적 이라면 좌측과 같은 형태를 유사하다고 응답할 것인 반면, 참가자들의 주의가 국소적이라면 우측과 같은 형태를 유사하다고 응답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먼저 긍정적 정서는 상황에 대한 주의의 영역을 국소적 수준(local-focus)이 아닌 전역적 수준(global focus)으로 확장시키고, 사고-행동 목록을 확장시켜 더 적절하게 상황을 통제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이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에 참여한 104명은 긍정적 정서를 유발하는 짧은 영상 2개(Penguins, Nature), 중립적 영상 1개(Sticks), 부정적 정서를 유발하는 영상 2개(Witnessm Cliffhanger) 중 무선적으로 선택된 하나의 영상을 시청한 후, 그림-2와 같은 자극을 본 후, 위에 있는 기준 자극과 더 유사한 형태를 아래의 두 자극 중 하나로 선택하는 과제를 수행하였다. 유사한 선택지의 좌측은 기준 자극과 전역적 수준에서 일치하는 자극이고, 좌측은 기준 자극은 국소적 수준에서 일치하는 자극이다.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의 주의가 전역적 이라면 좌측과 같은 형태를 유사하다고 응답할 것인 반면, 참가자들의 주의가 국소적이라면 우측과 같은 형태를 유사하다고 응답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그림 3. Fredrickson과 Branigan(2005) 실험-1의 결과이다. 긍정적 정서는 부정적 정서보다 주의의 수준을 전역적으로 확장시킨다.

 

  그림-3은 이 첫 번째 실험의 결과를 보여준다. 그림-3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긍정 정서를 유발하는 자극을 본 사람들은 중립적이거나 부정적 정서를 유발하는 영상을 본 사람들에 비해 전역적 수준에서 유사한 선택지(그림-2의 선택지에서 좌측에 해당)를 더 많이 선택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긍정 정서는 부정 정서보다 주의의 수준을 전역적으로 확장시킨다.
  같은 연구의 두 번째 실험은 긍정적인 정서가 사고-행동 목록을 확장시킨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검증하였다(Fredrickson & Branigan, 2005). 동일한 참가자들은 앞 실험에서 사용한 것과 동일한 영상을 시청한 후, “나는 ___________를 하고 싶다.”(본 연구에서는 I would like to ______________.)라는 문장을 주고, 자신이 하길 원하는 리스트를 가능한 많이 쓰는 과제를 수행하였다.

 

 

 


그림 4. Fredrickson과 Branigan(2005) 실험-2의 결과이다. 긍정적 정서는 부정적 정서보다 주의의 수준을 사고-행동 목록의 수를 확장시킨다.

  그림-4는 두 번째 실험의 결과를 보여준다. 즉 긍정적 정서를 유발하는 영상을 본 사람들이 중립적 혹은 부정적 정서를 유발하는 영상을 본 사람들보다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을 더 많이 작성하였다. 이는 긍정 정서가 부정 정서보다 사고-행동의 목록을 확장시킨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긍정 정서는 주의의 영역과 사고-행동 목록을 확장한다. 이렇게 확장된 주의의 영역과 사고-행동 목록은 사람들로 하여금 더 나은 사고와 행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증가시키고, 상황을 보다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 다음 단계인 신체적 ․ 정신적 ․ 사회적 자원들을 구축하는데 기여한다.
  첫째, 긍정 정서로 인한 사고-행동 목록 확장은 신체적 자원 구축에 기여한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어떤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선택지가 다양한 사람은 환경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증가한다. 환경에 대한 통제 가능성 지각은 환경을 통제할 수 없다고 지각할수록 증가하는 스트레스를 감소시켜주는데, 이러한 스트레스 감소는 면역력을 향상(Cohen, 2002) 및 심장질환 감소(Booth-Kewley & Friedman, 1987)와 연관성이 높다. 아울러 이렇게 구축된 신체적 자원들 사이의 상호작용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킨다(Danner, Snowdon, & Friesen, 2001).
  둘째, 긍정 정서로 인한 사고-행동 목록 확장은 정신적 자원 구축에 기여한다. 긍정 정서로 인한 사고-행동 목록 확장은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 사건의 충격에서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Fredrickson, 1998; 2001; 2004). 그렇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에서 회복하여 평정을 되찾는 능력을 탄력성이라고 하는데, 긍정 정서는 이러한 탄력성을 향상시킨다.
  셋째, 긍정 정서로 인한 사고-행동 목록 확장은 사회적 자원 구축에 기여한다. 긍정 정서는 주의를 기울이는 범위를 나에서 타인으로, 나에서 우리로 확장시킨다(Fredrickson, 1998; 2001; 2004; Fredrickson & Branigan, 2005). 이러한 주의의 확장은 긍정 정서를 가진 사람들이 타인을 돕는 행위 그리고 공동체를 돕는 행위를 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이렇게 타인과 공동체에 기여하는 긍정적인 사람들은 좋은 평판을 얻게 되고, 긍정적 영향력을 주고받는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형성한 하나의 좋은 관계는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관계망에 새롭게 관계를 맺은 사람의 관계망을 플러스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오게 되어 좋은 관계의 지속적 확장을 가져올 수 있다.
  이렇게 긍정 정서의 사고-행동 목록 확장 효과를 통해 구축된 신체적 ․ 정신적 ․ 사회적 자원들은 개인의 성취, 사회-경제적 성공, 정신적 웰빙을 향상시킴으로써 전반적인 삶의 질 증대를 가져온다. 그리고 이렇게 증가한 삶의 질은 다시 한 번 긍정적 정서를 유발함으로써 긍정적 정서를 통한 사고-행동 목록 확장과 자원 구축을 견인한다(그림-1). 즉 긍정 정서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Fredrickson, 1998; 2001; 2004; Fredrickson & Branigan, 2005).
  지금까지 살펴 본 것처럼 자원 구축이 긍정 정서를 불러오는 것이 아니라, 먼저는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 될 때 자원이 구축되고 삶의 질이 증가하며, 다시 긍정 정서가 유발되는 행복의 선순환이 이루어진다(그림-1). 다르게 말하면 성공이 행복의 원인 아니라, 먼저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 성공의 원인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늘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은 이를 위해 낙관적 설명양식을 훈련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한다. 낙관적 설명양식이란 긍정적 사건에 대한 시간적 지속성 길게, 공간적 만연성은 크게 사고하고, 부정적 사건에 대한 시간적 지속성은 짧게, 공간적 만연성은 작게 사고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농구 경기에서 진 후, ‘나는 농구에 소질이 없어’라고 말하기 보다는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더 심도 있는 내용은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의 낙관성 학습(원서명: Learned Optimism)을 참고하길 바란다(Seligman, 2011).

 

 

*더 알고 싶다면,

 

Booth-Kewley, S., & Friedman, H. S. (1987). Psychological predictors of heart disease. Psychological Bulletin, 101(3), 343-362.
 https://goo.gl/iN5gJN

Cohen, S. (2002). Psychosocial stress, social networks and susceptibility to infection. In H. G. Keonig & H. J. Cohen (Eds.), The link between religion and health: Psychoneuroimmunology and the faith factor(pp. 101-123), New York, NY: Oxford University Press.
 https://goo.gl/L1b7z9

Danner, D. D., Snowdon, D. A., & Friesen, W. V. (2001). Positive emotions in early life and longevity: Findings from the nun study.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0(5), 804-813.
 http://psycnet.apa.org/record/2001-17232-009

Fredrickson, B. L. (1998). What good are positive emotions? Review of General Psychology, 2(3), 300-319.
 http://psycnet.apa.org/record/1998-10496-004

Fredrickson, B. L. (2001). The role of positive emotions in positive psychology. American Psychologist, 56(3), 218-226.
 https://goo.gl/jvkSxw

Fredrickson, B. L. (2004). The broaden-and-build theory of positive emotions. Philosophical Transactions: Biological Sciences, 359(1449). 1367-1377.
 http://rstb.royalsocietypublishing.org/content/359/1449/1367.short

Fredrickson, B. L., & Branigan, C. (2005). Positive emotions broaden the scope of attention and thought‐action repertoires. Cognition & Emotion, 19(3), 313-332.
 http://www.tandfonline.com/doi/abs/10.1080/02699930441000238

Seligman, M. E. (2011). Learned optimism: How to change your mind and your life. New York, NY: Vintage.
 https://goo.gl/ub7XPd 

행복과 장수: 수녀님들의 정서표현과 수명

행복과 장수: 수녀님들의 정서표현과 수명

 

 

 


그림 1. 통제된 식단과 유사한 일상을 공유하는 수녀님들에 대한 연구는 행복의 효과에 단서를 제공하기에 유리하다.

  오래 사는 것, 그리고 이것에서 나아가 영원하게 사는 것은 인류가 오래도록 관심을 가져온 문제이다. 인류가 이 문제에 천착하는 이유는 하나는 아마도 존재가 소멸되는 것, 더 정확하게는 ‘나(self)’라는 존재가 소멸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중국 진시황제의 불로초를 구하려는 과거의 노력과 인공지능을 개발하여 우주로 보내고 두뇌의 기억정보를 스캔하여 저장한 후 다른 두뇌로 이식하려는 현재의 노력(Brain writing)은 대부분 오래 사는 것, 영원히 사는 것과 맞닿아 있다. 인류의 오랜 지혜를 담고 있는 경전 중 하나인 성경은 인류에 대해 “죽기를 매일 같이 무서워하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한다(히브리서 2장 15절).
  인간의 마음과 행동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심리학자들도 이러한 인류의 오랜 고민을 함께 고민해왔다. 특히 건강심리학자라고 불리는 일군의 연구자들은 ‘어떤 특성을 가진 사람이 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걸까’하는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한 연구들을 진행하였다. 지금 소개할 연구는 누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지에 대한 건강심리학자들의 중요한 발견 중 하나로 긍정 정서로 충만한 사람이 상대적으로 덜 긍정적인 사람보다 더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켄터키 대학교의 Danner, Snowdon 및 Friesen (2001)에 의해 수행되었다. 이 연구의 제목은 ‘초기 인생에서의 긍정적 정서와 장수: 수녀 연구를 통한 발견(Positive emotions in early life and longevity: Findings from the nun study)’이며, 이 제목을 줄여 ‘수녀연구(Nun Study)’로 알려져 있다.
  Danner 등(2001)이 가톨릭교회의 수녀들을 연구대상으로 삼은 것에는 환경에 대한 적절한 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연구자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긍정 정서와 수명의 관계에 대한 종단연구를 한다면 그들의 생활습관(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 음주, 흡연 등)을 통제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수녀들은 같은 공간에서 규칙적으로 생활하며, 대부분 같은 일과표에 따라 움직이고, 먹는 것과 입는 것, 취침 시간이 동일하다. 또한 아이가 없기 때문에 육아에 얼마나 시간을 소요하는지 등의 변수도 적절히 통제할 수 있다.
  Danner 등(2001)의 연구에 포함된 180명의 수녀들은 1930년대와 1940년에 수녀생활을 시작했으며, 당시에는 22세 전후였다. 수녀들은 수녀로 생활하기 시작할 때 신앙적 서약의 한 부분으로 2~3페이지 분량을 자기소개서를 제출했는데, 연구자들은 교회의 문서보관소에서 이 자기소개서를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20대 시절, 즉 생의 초기라고 할 수 있는 시절의 자전적 글에 담긴 긍정적, 부정적, 그리고 중성적 내용의 단어와 문장 사용빈도를 조사한 후, 이것과 수녀님들의 수명 사이의 연관성을 찾고자 하였다.
  그런데, 연구를 진행하는 중 수녀님들의 신앙적 특성상 부정적인 정서는 잘 나타나지 않았기에 긍정적 정서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나는지 적게 나타나는지 집중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아래의 수녀A의 글은 긍정적 정서가 적게 나타나는 예시이다.

 

 

수녀A-긍정적 정서가 적게 나타남

“나는 1909년 9월 26일 생이고, 2남 5녀 중 장녀이다. 나는 수녀 견습 시절을 모원(Motherhouse)에 서 화학을 가르치며 보냈고, 2년차는 Notre Dame 수도원에서 보냈다. 하느님의 은혜에 힘입어 나는 성직자로서의 직분과 선교, 그리고 나의 개인적 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수녀A의 글에서는 묘한 거리감과 삭막함이 느껴진다. 이어지는 수녀B의 글은 긍정적 정서가 많이 나타나는 예시이다.

 

 

 

수녀B-긍정적 정서가 많이 나타남

“하느님은 나에게 헤아릴 수 없는 은혜를 베푸심으로써 나를 새로운 삶으로 인도하셨다. 작년, Notre Dame 수도원에서 보낸 나의 수녀 견습 시절은 너무 행복하였다. 나는 이제 충만한 기쁨으로 수녀복을 입을 수 있기를, 그리고 하느님 사랑 속에서 하나가 되어 사는 삶을 고대한다.”

 

  수녀B의 글에서는 감사와 기쁨에 풍부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들은 4가지 종류로 구분되었는데, 먼저 긍정적 정서의 표현이 가장 적었던 하위 25%의 수녀들(제1분위), 그리고 긍정적 정서 표현 하위 26~50%의 수녀들(제2분위), 그리고 긍정적 정서 표현 비교적 많았던 상위 26~50% 수녀들(제3분위), 마지막으로 긍정적 정서 표현이 가장 많았던 상위 25%의 수녀들(제4분위)이었다. 즉 4가지 집단에 45명 씩 배정되었다. 그리고 이들 수녀님들의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각 집단별 생존비율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확인하였다.

 

 

 


그림 2. Danner 등(2001)의 연구결과. 가로축은 연령이고, 세로축은 생존비율이다.

  그림-2는 이 연구의 결과를 보여준다. 연구의 결과는 매우 극적이다. 85세 시점을 보면, 가장 긍정적인 제4분위 집단의 수녀님들의 80%가 생존해있었던 반면 가장 긍정적이지 못한 제1분위 집단의 수녀님들의 생존률은 54%에 불과했다. 90세와 94세까지 생존률을 비교해 볼 때도 전자의 경우 각각 65%와 54%였던 반면, 후자의 경우는 각각 30%와 15%로 차이가 났다.
  자전적 글 속에서 긍정적 정서를 포함하는 비율이 1% 증가할 때마다 사망 확률은 1.4%씩 감소하였고, 긍정적 정서를 다양하게 표현한 수녀와 그렇지 않은 수녀 간의 평균적인 수명 차이는 무려 10.7세 였다. 또한 가장 긍정적이었던 수녀는 가장 긍정적이지 못했던 수녀보다 12년을 더 생존하였다. 즉 인생초기에 긍정적 정서 표현은 장수와 높은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더 알고 싶다면,

Danner, D. D., Snowdon, D. A., & Friesen, W. V. (2001). Positive emotions in early life and longevity: Findings from the nun study.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0(5), 804-813.
http://dx.doi.org/10.1037/0022-3514.80.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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