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반복하는 일상의 중요성_Series 2

매일 반복하는 일상의 중요성 II

    

 

18704, 스물여덟 살의 청년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 January 11, 1842 August 26, 1910)는 자신에게 경고하듯 일기에 이렇게 썼다(Currey, 2014). “질서를 습관화할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진정으로 흥미로운 활동 분야에 뛰어들어 의지에 따른 선택을 구두쇠처럼 하나씩 축적해나갈 수 있다는 걸 반드시 기억하고, 하나의 고리가 끊어지면 모든 것을 망칠 수 있다는 걸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질서의 습관화라는 개념은 훗날 심리학자로 성장한 제임스에게 중요한 연구 과제의 하나가 되었다. 1892년 메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교사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제임스는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 신경계를 적이 아니라 친구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묶음 개체입니다. 

 

 

일상의 삶에서 힘들이지 않고 기계적으로 행동하는 부분이 많아질수록 정신의 힘이 본래의 역할에서 해방된다. 사사건건 망설이며 어떤 것도 습관적으로 행하지 못하는 사람만큼 불쌍한 사람은 없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술을 마실 때마다, 매일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잠자리에 들 때마다, 또 어떤 일을 시작할 때마다 심사숙고하는 사람보다 불행한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윌리엄 제임스는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썼다. 따라서 위에 언급한 불행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제임스 자신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았고, 매사에 우유부단했으며, 무질서한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로버트 D. 리처드슨(Robert D. Richardson)2006년에 발표한 제임스의 전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습관에 대한 제임스의 충고는 엄격한 사람의 독선적인 조언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어떤 습관도 없는 사람, 가장 절실하게 필요했던 습관조차 없던 사람, 습관이 없는 것이 유일한 습관이었던 사람, 따라서 삶 자체가 통제되지 않고 혼란스럽기 그지없던 사람이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걸 뒤늦게야 깨닫고 처절하게 노력한 끝에 얻은 조언이었다.”

 

하지만 제임스의 성향에 대해서는 조금이나마 정리해볼 수 있다. 제임스는 적당히 술을 마셨고, 저녁 식사 전에 칵테일을 마시곤 했다. 30대 중반에 담배와 커피를 끊었지만, 가끔 원칙을 어기고 시가를 피웠다.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특히 글을 써야 할 때는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1880년대 초에는 억지로 잠을 자려고 클로로포름을 사용하기도 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눈이 피곤하지 않으면 침대에 똑바로 앉아 11시나 자정까지 책을 읽었으면서 낮을 연장하는 기분을 만끽했다.

말년에는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낮잠을 잤다. 제임스는 뒤로 미루는 습관이 있었다. 그 때문인지 그는 한 강의에서 유일한 관심사가 지독히 싫어하는 형식논리학에 대한 강의 준비라는 이유로 벽난로 불을 뒤적이고, 의자를 똑바로 세우고, 바닥에 떨어진 먼지를 털고, 책상 위를 정리하고, 신문을 집어 들고, 눈에 띄는 책의 제목을 적어두고, 손톱을 정리해야 하지만 차일피일하며 아침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 요컨대 모든 일을 무계획적으로 행하는 사람을 나는 알고 있다라고 스스로 인정할 정도였다.

    

 

*더 알고 싶다면,

 

Currey, M. (2014). Daily Rituals: How Artists Work. (J. Gang, Trans.). New York, NY: Knopf Doubleday Publishing Group. (Original work published 2013)

https://goo.gl/CNdGK7

 

매일 반복하는 일상의 중요성_Series 1

매일 반복하는 일상의 중요성 I

 

 

리츄얼(Ritual)이란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행동패턴을 의미한다(Currey, 2014).

리츄얼은 주로 시간과 연합되고(때때로 공간과 연합),

대부분 그 시간 혹은 공간과 연합하여 자동적(automatic)으로 나타나며,

매일 반복하는 이 의식과 같은 행동은 그 사람의 정체성이기 쉽고,

그래서 그 사람의 정체성과 같은 이것이 방해 받았을 경우 신경이 날카로워진다는 특성을 가진다.

창의성을 발휘했던 사람들은 매일 시간과 연합되어 자동적으로 수행하는 일들로 가득찬 일상을 살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른 사람이 볼 때는 단조로웠지만, 그 사람들 스스로는 그렇게 자동적으로 수행하는 일들이 큰 기쁨이고 보람이었다. 여기 이러한 의식을 행했던 좋은 사례 하나를 소개한다.

 

 

 

묶음 개체입니다. 

 

 

트와일라 타프(Twyla Tharp)는 습관에 관한 전문가였다. 2003년에 발표한 천재들의 창조적 습관에서 타프는 높은 창조적 수준에 이르기 위해 견실하고 좋은 작업 습관을 몸에 익혀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때문에 그녀의 일상적인 습관이 치열했다고 해서 놀랄 것은 없다(Tharp, 2003).

 

나는 매일 아침 나만의 의식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새벽 530분에 일어나 연습복을 입고 레그 위머를 신고 후드티를 걸치고 모자를 쓴다. 그러고는 집 밖으로 나와 어김없이 택시를 불러 세우고 운전사에게 91번가와 퍼스트 에비뉴 모퉁이에 있는 펌핑 아이언 체육관으로 가자고 한다. 그리고 그곳에 도착한 나는 두 시간동안 운동을 한다. 내 의식은 매일 아침 체육관에서 하는 스트레칭과 웨이트트레이닝이 아니다. 내 의식은 바로 아침에 일어나 주섬주섬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 택시를 잡는 것이다. 운전사에게 목적지를 말하는 순간, 내 의식은 끝이 나고, 그렇게 어제와 유사한 하루가 반복된다.”

 

매일 아침 자동적으로 일어나 택시에 올라탐으로써 타프는 체육관에 갈까 말까 망설이는 마음을 차단한다. 그 의식은 그녀가 생각해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친절하게 상기시켜주는 것이다. 그러나 530분에 올라타는 택시는 그녀가 지닌 반복적 일과들로 가득한 무기고에 있는 하나의 항목에 불과하다. 타프는 자신이 되풀이하는 의식적 행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잠자리에서 일어나 운동하고 서둘러 샤워를 한 뒤, 세 개의 완숙한 달걀흰자와 한 잔의 커피로 끝내는 아침 식사를 반복한다. 또 아침에 한 시간가량 이곳저곳에 전화하고 우편물을 처리하는 행위를 반복하고, 연습실에서 두 시간 동안 혼자 스트레칭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시도하는 행위를 반복하며, 무용단원들과 함께 연습하는 행위도 반복한다. 오후 늦게 집으로 돌아와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하고, 이른 저녁을 먹은 뒤 조용히 몇시간 동안 독서하는 행위도 되풀이한다. 이런 행위들로 나의 하루, 나의 매일매일이 이루어진다. 무용가의 삶은 이런 반복의 연속이다.”

 

트와일라 타프는 이처럼 빡빡한 시간표 때문에 사교적인 삶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걸 인정하며 분명 비사교적인 삶이다라고 말했지만 창조적 수준을 높이는 데는 유리한 삶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렇게 할 때 일상의 삶에서 창조성이 유지된다며 이 모든 것이 결합할 때 창조적인 삶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음식과 사랑과 신앙에서 기대하는 역동적인 힘을 갖는다.”라고 결론지었다.

    

 

*더 알고 싶다면,

 

Currey, M. (2014). Daily Rituals: How Artists Work. (J. Gang, Trans.). New York, NY: Knopf Doubleday Publishing Group. (Original work published 2013)

https://goo.gl/CNdGK7

 

Tharp, T. (2003). The creative habit: Learn it and use it for life. M. Reiter (Ed.). New York, NY: Simon & Schuster Paperbacks.

https://goo.gl/anjGqz

행복한 사람이 이타적이다.

행복한 사람들과 이타적 행동
: 불행한 사람들이 동병상련을 느낄까?

 

 

 

 

 

  전철과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자리에 앉아 있다 보면, ‘너는 센 머리 앞에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니라’(레 19:32)라는 성경의 가르침이자, 한국 문화의 중요한 덕목을 지키기 어려운 순간을 맞이한다. 나이 지극한 할머니가 타신 걸 봤고, 눈도 마주쳤다. 일어설까 말까, 다른 사람이 일어서지 않을까, 다른 사람이 일어서 줬으면 좋겠다, 그냥 못 본 척할까. 그리고 내가 일어설 수 없는 온갖 핑계를 만들어낸다.


  이전에는 누구보다 먼저 벌떡 일어나 양보해 드리곤 했는데, 오늘 왜 이렇게 누구에게 고백하기도 부끄러운 고민을 하게 되었을까? 혹시 그날 여러분도 힘든 일을 겪지 않았는가? 아니면 몸이 아프거나 감기 기운이 있지 않았는가? 아니면 전날 야근을 너무 늦게까지 하느라 피곤해서 도저히 일어설 수 없지 않았는가? 분명 그랬을 것이다. 그리고 이 대목에서 동병상련(同病相憐)에 대한 우리의 상식 혹은 통념을 점검해보자.

 

-아픈 사람이 아픈 사람 마음을 알기에 도와줄 수 있다.


-불행한 사람들이 다른 불행한 사람을 돕는 것이지, 행복한 사람들은 불행한 사람 마음을 모른다.

 

  위의 상식이 사실이라면 왜 우리는 ‘센 머리’ 앞에서 일어서지 못했을까? 그것은 바로 이 상식이 틀렸기 때문이다.
  다양한 과학적인 연구의 결과들은 불행한 사람보다 행복한 사람들이 더 이타적이고, 공동체를 위한 친사회적 행동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① 행복한 사람들이 어려운 일을 겪는 사람들에게 미소와 함께 먼저 다가가고, 협력한다(Gray, Parkinson, & Dunbar, 2015).

 

② 행복한 사람들이 불행한 사람들보다 이타적 행위를 통해 동료와 더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다(Dutton, Roberts, & Bednar, 2010).

 

③ 행복한 사람들이 불행한 사람들보다 동료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행동을 많이 하며, 이에 따라 공동체 전체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Lilius et al., 2008).

 

④ 행복한 사람들은 불행한 사람들보다 동료를 도와줌으로써 동료로 하여금 공동체에 대한 유대감과 소속감을 높여준다(Kanov et al., 2004).

 

⑤ 행복한 사람들이 불행한 사람들보다 공동체의 일에 더 헌신적이다(Lilius et al., 2011).

 

⑥ 행복한 사람들이 불행한 사람들보다 업무 의욕과 참여도가 높고, 생산적이다(Bakker, 2011).

 

⑦ 행복한 사람들이 불행한 사람들보다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과 관계없이 더 질 높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Barsade & Gibson, 2007).

 

  불행한 사람들은 어떨까? 불안, 우울, 상실감, 소외감 등을 느끼는 불행한 사람들은 동병상련을 느끼기는커녕 더 이기적으로 행동하게 만들고, 신경이 날카로워 지며, 사람과의 관계보다는 물질을 추구하게 만들며,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한다(Mor & Winquist, 2002).


  따뜻하고, 건강한 사회는 불행한 사람보다 행복한 사람이 많은 사회에서 시작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을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조금 힘들더라도 행복한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이다(Reis et al., 2000). 즉 나도 너무 힘들어 누군가를 도와줄 형편이 아니지만, 그래도 한 번 돕는 것을 선택해 보는 것이다(자율성 충족). 나도 너무 힘들지만, 자리를 한 번 양보해보고, 할머니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를 받아보는 것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기여할 수 있고, 의미 있는 할 수 있는 사람임을 스스로 입증해보는 것이다(유능성 충족). 내 일도 정말 바쁘고 힘들지만, 시간을 정해서 한 번 도와보는 것이다. 내가 할 공부도 아직 많이 남았지만, 한번 도와보는 것이다(좋은 관계 충족). 다른 사람을 도와주면서 느끼는 보람과 함께 다른 사람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그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일과 공부의 어려운 측면에 풀리는 경험까지 덤으로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베푼 호의가 나에게 더 큰 호의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행복이 또 다른 행복을 불러옴).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
-누가복음 6장 38절

 

 

*더 알고 싶다면,

 

Bakker, A. B. (2011). An evidence-based model of work engagement.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20(4), 265-269.

 

Barsade, S. G., & Gibson, D. E. (2007). Why does affect matter in organizations? The Academy of Management Perspectives, 21(1), 36-59.

 

Dutton, J. E., Roberts, L. M., & Bednar, J. (2010). Pathways for positive identity construction at work: Four types of positive identity and the building of social resources.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35(2), 265-293.

 

Gray, A. W., Parkinson, B., & Dunbar, R. I. (2015). Laughter’s influence on the intimacy of self-disclosure. Human Nature, 26(1), 28-43.

 

Kanov, J. M., Maitlis, S., Worline, M. C., Dutton, J. E., Frost, P. J., & Lilius, J. M. (2004). Compassion in organizational life. American Behavioral Scientist, 47(6), 808-827.

 

Lilius, J. M., Kanov, J. M., Dutton, J. E., Worline, M. C., & Maitlis, S. (2011). Compassion revealed: What we know about compassion at work (and where we need to know more). In G. M. Spreitzer & K. S. Cameron (Eds.). The Oxford Handbook of Positive Organizational Scholarship (pp. 273-287), New York, NY: Oxford University Press.

 

Lilius, J. M., Worline, M. C., Maitlis, S., Kanov, J., Dutton, J. E., & Frost, P. (2008). The contours and consequences of compassion at work.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29(2), 193-218.

 

Mor, N., & Winquist, J. (2002). Self-focused attention and negative affect: A meta-analysis. Psychological Bulletin, 128(4), 638-662.

 

Reis, H. T., Sheldon, K. M., Gable, S. L., Roscoe, J., & Ryan, R. M. (2000). Daily well-being: The role of autonomy, competence, and relatedness.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26(4), 419-435.

 

HappyFinder Column 

집중하는 힘_2장

02_ 집중 상태 만들기

 

*’집중’이란 무엇일까?

집중력과 관련된 전문 서적이나 논문, 기사들에는 당연히 집중력의 정의나 강화법과 같은 것들이 소개된다.

하지만 그 중에는 과장이 심하거나 허황된 것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집중의 실제 의미는 무엇일까?

 

돋보기와 신문지 한 장을 들고 와 작은 실험을 하나 시작했다.

돋보기로 한 곳에 햇빛을 모아 신문지에 불을 붙이는 실험이었다.

분산된 빛과 집중된 빛의 차이.

이는 산만하게 떠도는 의식상태와 고도의 집중력과 주의력이 발휘된 상태의 차이와 닮아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집중력은 산만하게 떠도는 의식상태와 다르게 굉장한 효과들이 발휘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수동적 주의력과 능동적 주의력

주의력은 크게 수동적 주의력과 능동적 주의력으로 나눌 수 있다.

명석한 과학자들은 19세기에 이미 집중력과 관련된 중대한 사실을 발견해냈는데, ‘때때로 집중력이 스스로 발휘된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수동적 주의력’이라 한다. 

수동적 주의력은 스스로 발휘되는 집중력으로, 예를 들어 재미있는 책이나 긴장감 넘치는 영화를 볼 때, 마음이 끌리는 상대와 대화할 때 등등에서 발휘된다. 

하지만 수동적 주의력은 집중이라는 개념을 구성하는 반쪽짜리 현상에 불과하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처리하는 일들은 대개 덜 매력적인 것들이기에, 주의력을 발휘하려고 스스로 노력하는 상황이 대다수이다.

이와 같은 주의력을 ‘능동적 주의력’이라 한다. 

능동적 주의력은 집중력이 스스로 발휘되지 않을 때, 다시 말해 외부 자극이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을 때에 능동적으로 집중상태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에서 하기 싫거나 어려운 일을 할 때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 바로 이러한 ‘능동적 주의력’을 활용하는 상황이라 볼 수 있다.

 

 

*능동적으로 집중상태를 만들기 위한 3가지 전제조건

 

1. 명확하게 규정된 과제

   :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아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다.

 

2. 부담 대신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과제

  : 과제가 너무 어려우면 우리 정신은 금세 다른 곳으로 향하고, 너무 쉬우면 우리 뇌가 좀 더 재밌는 것을 찾아나선다. 

난이도 뿐만 아니라, 과제의 분량 역시 중요한데,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면 집중력은 급격히 저하된다.

 

3. 각종 방해 요인 차단

  : 요즘 시대에 특히 더 중대한 조건으로,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자극들을 차단해야한다. 

이 때 외부적 방해요인뿐 아니라 내면의 방해요인도 함께 차단해야한다. 

즉, 외부환경인 핸드폰을 꺼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자가 가진 고민이나 불안감도 함께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집중하는 힘_1장

01_ 우리 뇌는 단 한 가지 일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최근 집중력은 광범위하고 심오한 연구대상으로 부상했고, 경제활동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로 부각되고 있다.

집중력은 우리 삶의 방향을 옳은 곳으로 인도해주는 일종의 내비게이션 장치이며, 자기관리의 열쇠이자, 21세기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매우 값진 천연 자원이다.

 

집중력은 간단히 말해 무언가에 자신의 주의를 완전히 기울인 상태를 의미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 무언가가 여러 가지 일이 아니라 단 한가지여야 한다는 것이다.

집중력은 다음과 같은 이득을 준다.

1. 업무효율이 향상된다.

2. 집중모드에서 작업을 하면 오히려 스트레스 없이 업무애 매진할 수 있다.

3. 집중상태에서는 잡생각들이나 늘 떠안고 사는 걱정이나 고민들이 차단되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4.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 도파민과 엔드로핀으로 인해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감이 높아진다.

5. 신체배터리가 충전된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학자들에 따르면 요즘 직장인들의 80퍼센트가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즉, ‘반집중적’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집중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 사실 우리 뇌는 기본적으로 집중보다는 산만에 가까운 구조로 되어 있다. 떄문에, 어떤 한 과제에 몰두하지 않으면 우리 내면의 검색엔진이 자극 요소를 찾아다니고, 주의력이 흐려진다.

이러한 우리의 뇌의 경향은 디지털 미디어 시대로 접어들면서 소용돌이처럼 휘감겨 들어간다. 디지털 미디어 홍수를 이겨낼만한 힘이 우리 뇌에 없는 것이다.

지나치게 많이 주입되는 정보들로 인해 압도당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제대로 방향읗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 또한 업무를 진행할 때에도 끊임없이 울리는 휴대폰과 쉼 없이 도착하는 이메일은 집중을 방해하는 주요 환경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들로 인해 지속적으로 업무가 중단되면 당연히 성과 저하로 이어진다. 

 

3. 한편 주의력을 산만하게 만드는 요인이 꼭 외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내부방해 요인을 불러 일으키는 횟수도 외부 방해요인만큼이나 많다.

업무 중에 일과는 무관한 개인적인 기억이나 고민이 갑자기 떠오르게 되면, 생각의 실타래는 어느새 그 곳을 향해 끝없이 늘어진다.

 

4. 실제로 우리는 인간에게 멀티태스킹 능력이 있다고 한동안 믿어왔지만, 실제로 우리 뇌는 한 번에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즉, 멀티태스킹은 허구이며 환상이다. 멀티태스킹을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다양한 피해가 발생하고만다. 

멀티태스킹은 집중력을 떨어뜨리며, 뇌에 큰 부담을 주고, 업무수행능력을 극단적으로 저하시키며, 기억력을 떨어뜨리고, 창의력을 저하시키며, 신경과민을 초래한다.

 

최근 미디어들의 활용빈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산만한 인간’이라는 인간형이 새로이 탄생했다. 

산만한 인간은 내면의 중심이나 통제력이 없는 상태에서 각종 자극들에 이리저리 끌려다닌다.

휴식을 취할 때는 얼마든지 산만해져도 되지만, 집중상태에서의 산만함은 정신건강을 지속적으로 해치고 인성을 분열시킬수도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아닌 다른 곳으로 생각의 가지가 뻗어나갈수록 감정적 손해를 입기 쉬운 반면,

잡생각을 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은 더 큰 행복감을 증진시킨다.

 

 

 

 

 

 

 

집중하는 힘_프롤로그

– 무언가에 다시 완전히 몰두하는 법을 배우기 위하여

 

요즘 직장인들에게는 한 가지 일에 몰두할 시간이 부족하다. 끊임없이 다른 일들이 끼어든다. 

하지만 이에 익숙해진 나머지 본인이 방해를 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각종 업무 방해 요인과 집중력 저하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연간 5천억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변의 모든 신호들에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하는 현실은 비생산적이기 짝이 없다.

갑자기 끼어든 일을 처리하고 다시 원래 하던 일로 돌아와 제대로 집중하기까지 많게는 30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훼방꾼들’로 인한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 

 

본 책은 독자들이 집중의 비법만 터득한다면 좀더 계획적이고 방해받지 않으며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지금보다 더 많은 일을 처리하고 더 많은 것을 달성할 수 있게됨을 말한다.

 

+) 프롤로그 뒤편의 집중력 테스트를 통해 자신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체크한 뒤 점수를 합산해보고, 내가 평소 얼마나 집중력있는 생활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수 있다.

 

 

단어의 사생활_10장

Chapter 10_우리는 모두, 언어의 지문을 남긴다

 

 

이 장에서는 우리 연구진들과 내가 오랫동안 다뤄온 흥미로운 연구들을 한데 모아 살펴볼 것이다. 주제는 꽤나 다양하지만 이 연구들은 기발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단어를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1. 익명의 이메일 발신자 알아내기

 

나는 한 로펌의 시니어 파트너에게서 걸려온 전화에 적잖이 당황했다. 그는 나에게 이메일 한 통을 분석해줄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이메일은 꽤나 섬세한 것이었고 그녀가 메일을 보낸 사람과 직접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유일한 문제는 익명의 이메일이라는 점이다.

 

이메일은 그녀의 소문에 대한 것이었다. (이메일의 내용은 생략함)

내가 이 사건에 착수한 후 몇 년 사이에 단어를 보는 새로운 방법들이 몇 가지 개발되었다. 하나는 <친구>라는 단어를, 정기적으로 글을쓰는 수만 명의 블로거가 사용한 단어들과 비교해보는 것이다. 우리는 이메일에서 기능어와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만 살펴보아도 글쓴이가 여성일 확률이 71퍼센트이고, 나이는 35세에서 45세일 확률이 75퍼센트라고 추측할 수 있었다.

 

성격을 정확히 읽어내기는 어렵다. 한 가지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글쓴이가 자아도취적 성향이 강하고, 다시 말해서 약간 자만하고 남을 조종하는 데 능할 가능성이 꽤 높다는 것이다.

 

이메일을 더 자세히 들여보다니 다른 단서들이 나타났다. 글쓴이는 심리적으로 회사에 연결되어 있었고, 여러 부서에서 도는 소문을 알고 있다. 그리고 어려운 어휘를 사용함으로써 그녀에게 깊은 인상을 주려 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만족함 없는>, <비열한>, <악한 혀>와 같은 단어와 구절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것들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단어들이고, 또 다른 분석에 따르면 당시 나이로 42세에서 44세 정도인 사람들이 주로 쓰는 단어였다.

 

또 하나의 중요한 단서는 문자의 배치와 문장 부호였다. 익명의 글쓴이는 마침표와 다음 문장 사이에 한 칸만 띄어 썼는데, 이는 글쓴이가 1985년 이후 타자 치는 법을 배웠거나 마침표 뒤에 한 칸을 띄는 것이 표준이던 1985년 이전에 언론 혹은 출판계 쪽에 경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내가 보고서를 보내주자 그녀는 안도했다. 보고서의 내용이 그가 점찍었던 사람과 정확히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메일을 쓴 사람은 신문 쪽에 경력이 있는 40대 초반의 양심적인 여성으로, 몇 년 동안 그 회사에 있었던 사람이다.

 

 

 

2. 글쓴이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는 두 개의 단서

 

언어적 단서를 해독해서 범죄를 해결하는 것은 범죄학에서 오래전부터 많이 쓰이던 방법이다.

 

초창기 법언어학자 중 가장 잘 알려진 사람은 바사 칼리지 영문과 교수인 도널드 포스터이다. 역사와 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컴퓨터 기술과 연역적 기술을 섞어 사용한 포스터는 법 집행기관과 함꼐 유나바머 사건,2001년 탄저균 테러, 1997년 존베넷 램지 살인사건처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들을 조사했다. 그는 셰익스피어와 가은 작가들이 쓴 작품의 진위를 가려내는 데에도 자신의 연구 방법을 적용했다. 아마 포스터의 가장 성공적인 업적은 빌 클린턴의 대통령직 수행에 대한 풍자적인 소설로 익명으로 출간된 <프라이머리 컬러스 Primary Colors>의 진짜 작가가 조 클라인임을 밝혀낸 일일 것이다.

 

하지만 포스터는 여러번 적중이 빗나갔었기 때문에 논란이 된 인물이기도 했다. 그는 통꼐와 과학이라기보다 영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었다. 그렇긴 하지만 그는 컴퓨터 기반의 식별 기법이 문학과 범죄 수사의 영역에서 장래성이 있음을 일깨워주었다.

 

우리는 모두, <언어의 지문>을 남긴다

 

사람들이 문자 언어를 사용할 때도 다양한 유형의 텔(포커 선수들의 속임수)이 존재한다.

그 중 글쓴이의 정체를 알아내는 데 특히 유용한 두 개의 단서는 <기능어><문장 부호> 사용법이다.

 

20명의 블로거가 올린 수많은 게시물을 우리가 구했다고 해보자. 몇 년 후 우리는 그 20명의 블로거가 각각 몇 편씩 새로 올린 글을 발견한다. 이제 당신이 거실 바닥에 앉아서 수백 페이지나 되는 게시물들을 펼처놓고, 최근 게시물과 그 글을 쓴 20명의 블로거가 옛날에 쓴 글들을 일일이 짝지으려 한다고 상상해보자.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그저 우연히 올바르게 짝 지을 수 있는 확률은 5퍼센트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이 과제를 정말 형편없이 해낼 것이다.

컴퓨터는 사람보다 좀 더 인내심있고 체계적이다. 기능어만 분석해도 최근 게시물과 원저자를 29퍼센트 정도 정확히 맞힌다. 게시물 사이의 시간차를 고려하면 이 정확도는 실로 놀라울 정도다.

 

문장 부호가 알려주는 단서들

 

글쓴이를 식별하는 방법에는 기능어 말고도 문장 부호를 사용해서 나타나는 일관성도 있다.

 

문장 부호들이 글에 쓴 어떤 요소보다도 글쓴이를 알아볼 수 있게 해주는 경우가 있다. 사실 문장 부호만 보았을 때 컴퓨터 프로그램으로는 글쓴이를 31퍼센트 정확하게 맞혔다. 이는 기능어를 이용했을 때와 같은 비율이었다. 기능어와 문장 부호를 함께 사용하여 컴퓨터로 분석했을 때는 몇 년 후의 게시물과 블로거를 39퍼센트의 정확도로 올바르게 짝 지을 수 있었다.

 

 

3. 비틀스의 노래 가사가 비틀스에 대해 알려주는 것들

 

비틀스는 1970년 해체될 때까지 약 10년 동안 함께 활동했다. 그동안 200곡 이상을 녹음했고, 음악, 정치, 패션, 문화 등에서 다음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좋은 친구이자 가끔 나와 공동 연구를 하는 뉴질랜드의 키스 페트리는 컴퓨터로 비트르의 가사를 분석하는 일을 이미 한참 전에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작업이 얼마나 복잡한지 깨달은 우리는 노르웨이의 심리학자이자 음악 애호가인 보르게 실베르센에게 합류를 권했다. 우리는 비틀스의 가사를 분석해서 비틀스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었을까? 알고 보니 꽤 많았다.

 

비틀스의 가사에는 보통 모든 작업 집단에서 보이는 자연스러운 성숙 과정이 다양한 방식으로 반영되었다.

우리는 앞 장에서, 작업 집단이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면 <>라는 단어의 사용 비율이 낮아지고 <우리>라는 단어의 사용 비율이 높아지며 어려운 단어, 관형사, 접속사 등을 더 많이 포함하는 복잡한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 보았다. 여느 집단과 마찬가지로 비틀스 역시 나이 들어감에 따라 그들 자신을 표현하는 가사에서 위와 같은 특징이 나타났다.

 

활동을 시작한 지 4년 까지는 가사가 낙관주의, 분노, 성적인 요소로 가득했다. 생각은 단순하고 자아도취적인 동시에 <지금, 이곳>에 치중되어 있었다. 이에 비해 해체 전 몇 년 동안에는 가사가 더 복잡해지고 심리적인 거리가 드러난 한편 훨씬 덜 긍정적인 감정을 반영했다.

 

특히 언급할 만한 점이라면 활동 초기에 14퍼센트 정도였던 <>라는 단어의 비율이 마지막 3년 동안에는 7퍼센트에 불과했다.

 

존 레논은 매카트니에 비해 가사에 부정적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조금 더 사용했지만 긍정적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의 사용, 언어적 복잡성, 자기성찰적 성향에서는 사실상 같았다. 흥미롭게도 매카트니의 곡은 레논의 곡에 비해 커플 이야기아 많은데 이것은 <우리>라는 단어의 높은 사용 비율에서도 알 수 있다.

 

대중매체에서는 보통 존 레논을 더 창의적이고 다양한 문체를 구사하는 작사가로 간주하는 데 비해 숫자는 분명히 매카트니 편을 든다. 비틀스 멤버로 지내는 동안 폴 메카트니는 존 레논에 비해 문체뿐만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훨씬 유연하고 다양한 가사를 써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리고 조지 해리슨을 잊지 말자. 조용하고 영적인 멤버였던 그는 약 25곡의 가사를 썼는데 특히 마지막 몇 년 동안 많이 써냈다. 해리슨은 매카트니나 레논보다 인지적으로 복잡한 단어들을 사용했지만 문체로 보면 가장 덜 유연했다. 다시 말하면 해리슨의 가사는 내용과 문체를 예측하기가 더 쉬웠다는 의미다. 이와 같은 유형의 분석을 통해 알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사실은 해리슨의 작사 방식은 매카트니보다 레논에게 더 큰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다.

 

 

4. 대입 지원 에세이에 쓴 단어로 미래의 대학 성적 예측하기

 

학생들이 대입 지원 에세이에 사용하는 기능어로 그들의 대학교 성적을 예측할 수 있을까?

우리는 4년 동안 입학한 25천명 학생들의 에세이를 5만편 이상 분석했다. 결과는 단순했다. 실제로 단어 사용 스타일은 4년 내내 학생들이 받는 성적과 관련이 있었다. 좋은 성적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 있는 단어의 범주는 다음과 같았다.

 

자주 사용하는 단어 : 관사, 구상명사, 어려운 단어

적게 사용하는 단어 : 조동사와 다른 동사(특히 현재형), 인칭 대명사와 비인칭 대명사

 

사람마다 범주를 나누어 생각하는 정도와 역동적으로 생각하는 정도는 다르다. 범주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사물, 대상, 범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 차원의 반대쪽 끝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역동적으로 생각한다. 역동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행동과 변화를 묘사한다. 역동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데 몰두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그들에게서 대명사 사용 비율이 높은 원인이 된다.

 

그렇다면 범주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역동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보다 더 똑똑할까? 전혀 그렇지 않다. 하지만 미국 교육 체계는 학생들이 사물과 사건을 범주화하는 방식을 시험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범주적 사고를 하는 학생이 똑똑해서가 아니라 범주적 사고가 대학에서 보상을 주는 기준에 더 적합하기 때문에 더 좋은 성적을 받았다.

 

 

5. 글에 사용한 단어를 이용하여 출소 이후 더 나은 삶의 여부 예측하기

 

[1] 전에 우리 대학원생이었던 앤 바노(Anne Vano)는 재활 치료 여성 환자들이 시설 안에서 글을 쓴 스타일로 출소 후 그들의 삶을 예측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야심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앤은 한 치료 공동체와 협력하여 120명 정도 되는 여자 환자들의 글 표본을 모았다. 앤이 주목한 표본은 출소하기 일주일 전에 쓴 글들이었다. 그 글들은 개인적이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글이리라고 예상되었다. 앤은 이후 몇 달 동안 관리 사무소와 협업하여 여자 환자들이 직장에 꾸준히 다니고 있는지, 가석방 조건을 위반하거나 재구속되지는 않았는지 후속 정보를 모았다.

 

여자 환자들이 쓴 이야기들은 강렬했다. 이들은 신체적 및 성적 학대의 피해자로서 겪은 이야기를 하거나 다른 사람들, 특히 자기 아이들에게 한 끔찍한 행동을 자세히 쓰기도 했다. 그리고 출소 후 불확실한 가정생활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엄청난 불안을 표현할 때도 많았다.

 

출소한 120명 중 15퍼센트는 다시 구속되었고 10퍼센트는 프로그램을 마친 지 넉 달 후 가석방조건을 어겼다. 65퍼센트는 꾸준히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

흥미롭게도 여자 환자들의 마지막 들에서 단어를 사용한 스타일은 출소 4개월 후 잘 살고 있을지를 어느 정도 예측했다. 치료의 성공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있는 언어의 두 가지 범주는 다음과 같았다.

 

높은 사회적 정서적 영향 : 인칭 대명사와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의 사용

긍정적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의 높은 비율

 

치료 공동체를 떠난 여자들의 과제는 새 직장에 적응하고 사회적 네트워크에 융화되는 것이었다. 범주적 사고와 역동적 사고는 이들과 관련이 없는 차원이었다.

그들이 글에 드러낸 두 가지 범주는 바깥 세상에서 살아가는 데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이었던 것이다.

 

***

 

내가 책에 소개한 연구들과 관련해서 마음에 드는 점은 기능어가 다르게 사용됨에 따라 매우 다른 행동들을 예측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높은 사회적 정서적 성향과 관련된 단어의 사용은 교도소에 다시 들어가지 않거나대통령으로 당선되도록 도와줄 수 있고 엄청난 인기를 얻는 곡을 쓰는 데 필요한 기술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사회적 및 심리적 상태와 관련이 있는 단어들은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지 그 원인은 아니다. 이런 단어들은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준다. 교도소에서 출소하기 직전 인칭 대명사와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높은 비율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글의 주제에 사회적 정서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그 단어들이 출소 후의 행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그런 단어를 사용했더라면 그것이 교도소 밖의 삶에 영향을 미쳤을지는 더욱 알 수 없다.

 

우리는 새로운 세상의 문턱에 서 있다. 컴퓨터의 언어 분석이 열어준 많은 응용 가능성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취임 연설이나 선조들의 일기를 분석함으로서 우리의 과거에 영향력을 미친 작가나 연설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일상 속에서 당면하는 심리학적 문제들에 답하기 시작할 수도 있다.

 

기능어는 우리가 세상을 조금 더 잘 알도록 도와줄 수 있다. 가장 기대되는 것은, 우리 자신의 기능어를 살펴봄으로써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단어의 사생활_9장

Chapter 9_지역마다 언어 사용 스타일이 같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이유

 

 

경영 컨설턴트들은 자신이 자문하고 있는 회사를 <내 회사, 우리 회사, 그들 회사>라는 단어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들은 조직의 분위기를 대충 파악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평소 업무에 대해 말해 달라고 한다. 직원들이 <내 사무실>이나 <내 회사>라고 말한다면 그 회사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내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꽤 행복하지만 회사에 딱히 묶여 있지 않다. 하지만 <우리 회사>라고 한다면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직장을 자기 정체성의 일부로 받아들인 상태다. <그들 회사>는 우려되는 상황이다. 직원들 스스로 직업적 정체성과 자신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1. <우리>라는, 단어

 

경영 컨설턴트들처럼 연인들을 연구하던 연구자들도 이와 유사한 현상을 발견하고 있었다. 한 대표적인 연구에서는 실험실에 온 참가자 부부들에게 결혼 생활이나 부부 사이의 문제점에 대해 말해보게 했다.

 

일반적으로 결혼생활에 대해 물었을 때 부부가 <우리>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할수록 좋은 것이었다. <내 배우자와 나>라는 뜻의 따뜻하고 아늑한 <우리>를 사용한 사람들은 두 사람이 건강한 관계라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어떤 연구에서는 그런 <우리>라는 단어의 사용으로 결혼생활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예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우리>라는 단어의 사용은 연구자가 함께 있을 때만 좋은 관계를 예측하는 지표 역할을 했다.

 

다른 연구들에서 부부들에게 며칠 동안 녹음기를 착용하고 지내게 한 결과 <우리>라는 단어와 관련된 어떤 패턴도 발견되지 않았다. 3자에게 말할 때는 커플이 사용하는 <우리>라는 단어로 그들의 관계가 만족스러우리라 예측한다. 하지만 부부로 서로 상대방에게만 말할 때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으로는 관계의 질을 예측하지 못한다.

 

실험실에서 부부 간의 의견 차이에 대해 말할 때 <우리>라는 단어는 좋은 관계를 암시하는 반면 <> 혹은 <당신>이라는 단어는 문제가 있음을 암시했다. 이런 단어들은 두 참가자가 서로의 결점을 비난하는 험악한 대화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사용되었다.

 

한편 <우리>라는 단어는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 한 연구에서는 심부전증 환자들을 배우자와 함께 인터뷰했다. 그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비롯하여 여러 질문들에 대답했다. “두 분이 심장병을 극복해 오시면서 제일 잘한 일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배우자가 이 질문들에 답할 때 <우리>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 사람일수록 6개월 후 환자의 상태가 더 좋아졌다.

배우자가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은 환자의 건강 문제를 부부가 함께 전념해야 할 공통의 문제로 보았다는 의미였다. 부부가 병을 극복하려고 함께 노력하는 경우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줄어들었다.

 

당신이 완벽하게 건강한 경우에도 <우리>라는 단어는 생명을 구할 수 있다.

한 연구에서 민강 항공기 조종석 기록을 분석한 결과, 지난 세기에 일어난 모든 항공기 사고 중 절반 이상이 승무원들의 소통 부족에 그 원인이 있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부각되는 주제는 자신이 팀의 일원이라고 느끼고 긴밀하게 단합하는 승무원들이 가장 유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브라이언 섹스턴과 로버트 헴라이크는 장기간 비행 시뮬레이션을 하는 동안 승무원들의 언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우리>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승무원일수록 실수가 적었다. 마찬가지로 항공기 사고 당시 조종석 기록을 분석한 결과, 사람의 실수로 일어난 사고인 경우 불가피한 기계 오류로 일어난 사고에 비해 승무원들의 <우리>라는 단어의 사용이 훨씬 적었다.

 

 

2. <>에서 <우리>!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은 끊임없이 변한다. <>에서 <우리>로 옮겨가는 변화는 매우 미묘하고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어떤 대명사를 사용하는지는 의식적으로 알아차릴 수조차 없다. 하지만 말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과 자신을 가리키기 위해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심리학적으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우리>라는 단어의 사용은 한 사람이 자신을 집단의 일원으로 여긴다는 신호일 때가 많다.

그렇다면 당신이 어떤 거래를 진행하는 판매자라면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구매자와의 유대관계를 더 빨리 이끌어낼 수는 없을까? 그러기는 어려울 것이다. 마치 정치인처럼 <우리>라는 단어를 성급하게 사용하면 진실하기 못하고 교활해 보이기 쉽다.

 

시간이 지나면 <>는 감소하고 <우리>는 증가한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오래 얘기할수록 <우리>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고 <>라는 단어를 더 적게 사용하게 된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알아가면서 경계를 풀고 그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우리>라는 단어가 증가하고 <>라는 단어가 감소하는 양상은 광범위한 집단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난다.

 

스피드 데이트는 이러한 논의를 시작하기에 완벽한 예다. 이 짧은 데이트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두 사람 모두 시시각각 <>라는 단어의 사용이 줄어들고 <우리>라는 단어의 사용이 늘어났다.

 

어떤 실험에서는 학생들이 심리학 실험실에 와서 15분 동안 낯선 사람과 알아가는 대화를 하게 했다. 처음 5분 동안은 보통 두 참가자 모두 자신의 성장 배경, 전공, 사는 곳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둘 다 자기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라는 단어의 사용 비율이 비교적 높다. 다음 5분 동안에는 자기 얘기를 덜하고 둘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마지막 5분 동안에는 대화를 시작할 때에 비해 <>라는 단어의 사용 비율이 10~50퍼센트 감소한다 <우리>라는 단어의 사용은 20~200퍼센트 증가한다. 이러한 양상은 낯선 사람끼리 온라인 채팅을 통해 서로 알아가는 대화를 나눌 때 훨씬 더 강하게 나타난다.

 

이는 더 큰 집단에서도 나타난다.

경영대학원에서 수행된 한 실험에서는 네 명씩 한 집단으로 묶어주고 30분 동안 복잡한 집단 의사결정 과제를 해결하게 했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과제를 해결하는 동안 집단에 속한 사람들의 <>라는 단어 사용은 19퍼센트 줄어들었고 <우리>라는 단어 사용은 39퍼센트 늘어났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현실 집단에서 나타난 <><우리>라는 단어의 사용 비율 변화는 몇 시간, 며칠, 몇 달, 심지어 몇 년까지도 지속된다는 점이다. 앞서 논의한 항공기 조종실 연구에서도 같은 양상이 발견되었다. 승무원들이 함께 있는 시간이 길수록 그 집단은 <우리>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한 연구는 복잡한 온라인 국방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술자, 경제학자, 컴퓨터 전문가 18명을 대상으로 거의 2년까지 진행되었다. 또 다른 연구는 직업 훈련의 일환으로 1년에 두 번씩 3년 동안 모이는 임상 치료 전문가 20명 정도를 대상으로 했다. 그 외에도 비틀스가 활동하던 10년 동안의 가사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보았다. 이 모든 집단들에서 달마다 혹은 해마다 <>라는 단어는 줄어들고 <우리>라는 단어가 늘어나는 양상이 나타났다.

 

이는 무슨 의미일까? 다른 사람들과 더 오래 시간을 보낼수록 우리의 정체성이 그들과 융합된다는 뜻이다.

 

 

3. <우리>의 단합, 위협적인 사건이 만들어 주는 집단 정체성

 

집단 정체성을 받아들이는 것은 좀처럼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집단 정체성이 빠르고 급격하게 변하는 경우도 있다.

 

가장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스포츠 팀을 응원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1] 1970년대 중반,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와 그의 연구팀은 스포츠 팀을 응원하면서 집단 정체성이 급격히 변하는 현상을 가장 기발하게 보여주는 사회심리학 실험을 수행했다.

 

이 연구에서는 교내의 쟁점을 다루는 설문조사라고 하여 최상위권 미식축구 팀을 보유한 대학교 학생들을 경기 시즌 중에 모집했다. 참가자들의 모교 미식축구 팀은 얼마 전 이미 주요 경기에서 이겼거나 진 상태였다. 연구자들은 준비 단계로 몇가지 질문을 한 뒤 시즌 중 중요한 경기에 대해 물었다. “그 경기 결과가 어땠는지 말해줄 수 있나요?”

 

자기 팀이 이긴 경우 대부분 우리가 이겼어요라고 하지만 졌을 때는 걔네가 졌어요라는 대답이 나오기 쉬웠다.

팀의 승리가 자기들 덕분이기라도 한 듯 여기는 것은 일종의 <반사된 영광 누리기>. 요컨대 우리는 잘 나가는 집단과 가까워지고 싶어 하고 패배자들과는 거리를 두고 싶어 한다.

 

강력한 집단에 속하려는 마음은 진화에 그 뿌리가 있는 듯하다.

외부의 존재가 나타나기만 해도 사람들은 자신의 사회적 관계망을 더 의식하게 된다.

우리그들 효과 (us-them effect)는 외부인과 대화할 때 훨씬 강하게 나타났다. 경쟁하는 집단들을 의식하게 되면 성공적인 집단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더 중요해진다.

 

집단의 일원이 되려는 욕구가 가장 발생하기 쉬운 경우는 외부 집단이 우리 집단의 존재 자체를 위협할 때다.

한 예는 2001911일에 미국에 가해진 테러 공격이었다. 9월 초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8개우러도 안 된 부시의 지지율은 54퍼센트정도였다. 9/11 공격이 일어난 주에는 90퍼센트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다. 온 나라에서 도시마다 성조기가 휘날렸고 뉴스에서는 터져나오는 애국심과 국가적 자부심에 대해 이야기했다.

 

자연재해든 인재든 재해가 사람들은 단합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딱히 새로운 소식은 아니다.

2차 세계대전 중 런던 사람들이 밤마가 계속되는 독일의 폭격을 견디고 있을 때 사람들 사이에서는 평소보다 훨씬 강한 사회적 유대가 형성되었음을 보여주는 몇 가지 지표가 있었다.

최근 자료에서는 2001911일 이후 몇 주 동안, 그리고 2005년 영국 지하철 폭탄 테러 사건 이후 자살률이 크게 떨어졌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1980년 세인트 헬렌스 화산 폭발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사실들이 발견되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도시 사람들은 나중에 말하기를, 그 폭발사건 이 공동체를 단합하게 한 것에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우리>라는 단어의 사용과 집단적 연대감은 위협 상황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미식축구 사례처럼 사람들은 집단이 잘 나가거나 존경받을 만한 경우 집단 정체성을 받아들인다.

 

외부인을 믿지 않는, <우리>

 

자신을 집단과 동일시하는 사람들은 집단에 더 충성스럽다.

이런 사람들은 집단 구성원들에 의존하고 외부인을 믿지 않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집단 정체성은 고정관념, 편견, 차별과 자주 연관된다. 수많은 가족 불화, 지역 간 싸움, 학살, 세계대전이 벌어지는 곳에서는 집단 정체성이 단합을 위한 구호의 역할을 해왔다.

 

집단과 그 집단의 작동 방식에 흥미가 있다면 그 집단 구성원들의 정체성이 무엇인지부터 아는 것이 좋다.

집단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들이 서로 어떻게 소통하는지 추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4. 구성원들의 언어를 통해 집단역학 포착하기

 

우리는 앞서 가까운 관계를 다루면서 언어 스타일 일치도에 대해 살펴봤다.

 

커플과 마찬가지로 집단 또한 응집력, 언어 일치도 혹은 잘맞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

 

소규모 집단 구성원들의 단어 사용과 응집력

 

우수한 집단을 만드는 요소는 무엇일까? 당신이 속한 집단이 모인 지 몇 분만 되었어도 우리는 그 집단이 과제를 어떻게 해낼지 예측할 수 있다.

이제 당신에게는 놀라운 일이 아니겠지만, 이런 예측을 할 때 가장 정확한 지표 중 하나는 집단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기능어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위와 같은 상황을 변형한 프로젝트들이 전 세계 경영대학원과 심리학과에서 운영되어왔다. 나는 두 건의 연구에서 동료들과 함꼐 집단 구성원들의 언어 스타일 일치도를 각각 계산했다.

구성원들이 비슷하게 말할수록 집단의 응집성이 강했다. 즉 언어 스타일 일치도가 높은 집단은 유대가 더 긴밀했다.

 

더 중요한 점은 언어 스타일 일치도가 집단의 수행 수준과도 관련이 있었다는 점이다. 구성원들이 비슷한 기능어를 비슷한 비율로 사용하는 집단은 과제를 더 잘 수행한다.

변인이 통제된 실험실 환경이기는 햇지만, 대명사와 조사 같은 기능어들의 사용 스타일은 참가자들이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요컨대 이들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자기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현실 세계의 더 큰 집단, 위키피디아 참여자들의 언어 스타일

2001년에 만들어진 위키피디아는 백과사전처럼 수백만 개의 문서를 포함하는 정보의 원천이다.

 

위키피디아가 놀라운 이유는 실제로 작동하는 일종의 지적 민주주의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많은 학자들이 인정하기 싫겠지만, 위키피디아는 사람들이 새로운 주제에 대해 알기 위해 가장 먼저 방문하는 전문적인 사이트일 때가 많다.

 

[2] 우리 대학원생 일라 토스칙(Yla Tausczik)은 위키피디아에 매료된 나머지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의 슈퍼컴퓨터에 도움을 청해서 참여자들의 대화를 포함한 위키피디아의 모든 자료를 다운받았다. 이는 결로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일라는 일단 맛보기로 비교적 광범위한 항목들이 올라와 있는 미국의 도시 100개를 찾아보았다. 각 도시에 해당하는 페이지는 최소한 50명이 몇 년에 걸쳐 여러 번 편집해 놓았기 때문에 그 항목과 관련된 토론도 굉장히 길었다.

 

문서를 편집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비슷한 언어를 사용했다는 사실은 문서의 질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점을 반영했다. 실험실 연구와 마찬가지로, 기능어 사용의 유사성을 측정한 결과 위키피디아 문서의 작성자와 편집자의 언어가 일치하는 집단은 가장 권위 있고 훌륭한 문서를 만들어 낸다. 높은 언어 스타일 일치도는 현실 세계에서도 더 나은 결과물을 반영한다.

 

 

5. 지역마다 언어 사용 스타일이 같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이유

 

위키피디아 연구는 같은 공동체에 속하는 사람들의 언어 사용 스타일을 측정함으로써 그들 사이의 연결성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위키피디아뿐만 아니라 크레이그리스트(온라인 벼룩시장)도 동일하다.

 

2008년 우리 학생들과 나는 중간 크기의 도시 30군데에서 나온 크레이그리스트의 모든 광고 자료를 모았다. 광고의 종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자동차, 가구, 룸메이트 구하기 광고만 보았다. 우리는 항목마다 6~1만 개의 광고를 분석해서 도시마다 주민들의 기능어 사용 스타일을 검토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각 도시마다 주민들끼리 대명사, 조사, 관형사 등을 얼마나 비슷하게 쓰는지가 궁금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몇 개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이웃과 똑같은 언어를 구사하여 광고를 내는 경향이 있었다. 포틀랜드 사람들은 대개 약간 부정적 감정을 드러내며 개인적인 방식으로 광고문을 썼다. 반면에 솔트레이스 시티 사람들이 낸 광고는 보기 드물게 쾌활한 분위기였다. 두 도시의 스타일은 달랐지만 도시 안에서는 자기들이 낸 광고에 대해 비슷하게 생각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캘리포니아 주 베이커즈필드와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즈버러 사람들은 글쓰는 스타일이 훨씬 더 제각각이었다. 즉 굉장히 격식있게 글을 쓴 사람도 많았고 편하게 쓴 사람도 있었다. 요컨대 이들은 한목소리로 말하지 않았다.

 

결과들은 지역사회 주민들의 언어 사용 스타일이 비슷할수록 그 도시의 응집력이 강하다는 것을 암시했다.

 

이 연구의 매력은 가장 일상적인 곳에서 쓰이는 단어가 어떻게 지역사회의 사회적 유대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보여줄 수 있는지에 있다. 가족이든, 작업 집단이든, 회사든, 도시든, 모든 집단은 그 구성원들이 소통할 때 사용하는 언어에 그 집단의 사회적, 심리적 자취를 남긴다. 단어들은 인류가 만든 요소 중 하나로서 생각과 아이디어를 담고 사람들을 이어준다. 우리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를 추적함으로써 그 사회가 어떻게 짜여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6. 우리는 상황에 따라 단어를 어떻게 다르게 사용할까

 

사회언어학자들은 큰 집단이 비슷한 언어 사용 스타일을 공유한다는 데 놀라지 않는다.

 

종합하면 모든 집단은 특유의 언어적 특징이 있다. 그 특징 중 일부는 집단 구성원들이 얼마나 잘 협력하는지, 자신을 얼마나 집단과 동일시하는지 보여주기도 한다. 또 다른 일부는 집단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그리고 감정적으로 얼마나 개방적인지, 서먹한지, 거리감이 있는지 등을 보여준다. 이론적으로 말하면, 어떤 집단이든 그 안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집단과 구성원들의 역학관계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공공장소에서 나타나는 단어 사용의 다양성

 

우리는 저다마 다른 집단이 과업을 해내기 위해 사용하는 단어들을 분석함으로써 그 집단의 특성을 새롭게 보는 관점을 얻을 수 있다.

 

몇 년 전, 우리 학생들과 나는 녹음기를 들고 다양한 공공장소에 가보았다. 우리는 녹음기를 높이 들고 식당, 북적거리는 복도, 우체국, 대학교 농구 경기장과 어린이 축구 경기장, 강의실, 당구장 등을 천천히 걸어다녔다.

<단어 포획 word catching>프로젝트에 규칙이 있다면 어떤 대화든 몇 초 이상 서성거리며 녹음하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뿐이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그저 다양한 장소에서 단어를 잡아내서 모으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를 몇 년에 걸쳐 수집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모든 상황에는 고유한 언어적 특징이 있었다.

 

스포츠와 관련된 장소에서는 언어가 더 활기차고 자기성찰이 부족한 경향이 있다.

당구를 치든 스포츠 경기를 보든 남녀 모두 경기에 빠져서 자기 자신에게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스포츠와 관련있는 장소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업무 집단의 언어와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다. 업무 집단에서 사용되는 언어에도 역시 <우리>라는 단어가 많고 <>라는 단어가 적은 편이다. 이들의 큰 차이는 업무 집단의 훨씬 더 복잡한 언어를 사용하고 부정적 감정을 더 많이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걸어 다니면서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사람들의 언어는 사적이고, 활기차고, 깊이가 없다. 그저 친근한 사회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를 낯선 사람들끼리 실험 대기실에서 기다리게 되었어나 서로 알아가라고 함께 덩그러니 남겨진 경우와 비교해 보면 흥미롭다. 이동 중인 사람들의 언어와 마찬가지로 낯선 사람들끼리의 언어도 활기찬 경향이 있다. 차이점이라면 낯선 사람과의 대화에는 주장이 강하지 않고 덜 사적인 언어가 사용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발견의 타상성에 대해 생각해보자. 요컨대 우리는 처한 상황에 따라 사용하는 단어가 달라진다.

얼핏 보면 이는 사소해 보일 수도 있는 이야기다. 사람들은 스포츠 경기를 직접 하거나 관람할 때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배경이나 상황은 대화의 주제를 좌우하고 이것이 기능어 사용에 믿기 힘들 정도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기능어는 집단과 그 구성원이 어떤 방식으로 자기들의 세계에 주의를 기울이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생각하고, 느끼는지 알려준다.

 

 

7. 단어를 통해 집단의 지리적 위치를 추적하다

 

집단의 사람들이 비슷한 스타일로 말하고 글을 쓰는 경향이 있다면 그 집단의 물리적 위치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기능어와 내용어를 둘 다 이용하면 말하는 사람이 어떤 식당, 어떤 공원, 어떤 쇼핑몰에 있는지 추측할 수가 있다.

 

지역에 따라 수많은 음식, 사물, 행동에 이름을 붙이는 방식이 다르다. 미국 북동부에서 음료를 마시고 싶다면 소다를 달라고 할 것이다. 남부에서라면 코크, 중서부에서는 팝을 달라고 할 것이다.

 

우리는 지역마다 다른 명칭을 통해 말하는 사람이 어디서 왔는지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경우에는 말하거나 글으 쓰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할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면 흔히 사용하지 않는 단어나 주제가 언급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더 흔한 언어들, 이를테면 기능어를 추적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3]비교적 격식 있는 글에서도 기능어의 사용에서 지역적 차이가 나타난다.

 

신디 청과 나는 전국적으로 방송되는 라디오 프로그램 <내가 믿는 이것 this I belive>에 사람들이 보낸 수천 편의 글을 참고하여 이 생각을 검증할 기회를 얻었다. 우리는 375백 편 정도의 글을 분석했다.

 

글들은 주제도 달랐지만 기능어사 사용된 방식도 달랐다. 미국 중부 지방 사람들은 <>라는 단어, 짧은 단어, 현재형 동사를 높은 비율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 이런 단어의 묶음은 심리적 즉시성을 의미한다. 즉 글쓴이가 <지금, 여기>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북동부와 서부에서 온 글들은 사적이고 사회적인 경향이 낮고 구체적이었다. 이와 같이 낮은 즉시성은 심리적 거리가 멀고 형식성이 높은 언어 사용 스타일을 의미한다.

 

이런 지역적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끼? 언어 스타일 일치도를 통해 살펴보았듯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의 말하는 스타일에 쉽게 동조한다. 하지만 사회적, 물리적 환경이 변하면 세상을 보는 방식이 달라지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방식 또한 달라진다.

 

같은 지역에 있는 여러 학교들에서 각각 특유의 언어 사용 스타일이 발달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에서 몇 년 동안 입학을 허가한 5만 명 이상의 대입 지원 에세이를 분석하여 이것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았다.

언어학자인 데이비드 비버(David Beaver)와 나는 학교 입학처와 협력하여 텍사스 대도시권 주변의 아홉 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제출한 2천여 편의 에세이를 살펴보았다.

 

여러 고등학교에서 온 학생들은 대학교 신입생이 되어서도 학교 생활을 잘 해냈고 사회적 계층과 민족 구성에 따라서만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대입 지원 에세이를 쓰면서 대명사 등 기능어를 사용한 방식은 출신 고등학교마다 달랐다. 다시 말해서 학교마다 고유의 언어적 특징이 있었다.

 

단어는, 공통의 화폐다

 

이 장에서는 집단에 소속된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들이 어ᄄᅠᇂ게 집단에 대한 정보를 드러내 보일 수 있는지 탐색했다. 집단 구성원이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는 그가 자기 자신을 집단과 동일시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집단을 더 편안하게 느낄수록 모든 구성원이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비율은 높아졌다. 집단이 잘 나가거나 외부에서 위협을 받으면 집단 정체성이 높아지고 그에 상응하여 <우리>의 사용 비율도 높아진다.

 

<우리>라는 단어는 집단 정체성을 반영하지만 집단이 얼마나 잘 운영되는지는 반영하지 않는다.

 

여기서 특히 흥미로운 점은 <우리>라는 단어의 비슷한 사용 스타일과 언어 스타일의 일치가 연인, 실험실 내 업무 집단, 현실 세계의 업무 집단, 인터넷 커뮤니티, 학교, 지역 공동체, 사회 등에서 분명히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 집단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구심점은 모두 언어를 사용하여 소통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집단 구성원들의 언어는 그 집단 과정에 관한 정보뿐만 아니라 집단이 무엇을 하고 있고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기능어 사용 스타일은 특이하게도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사람들은 어디에 속해 있더라도 주변 사라들의 언어 사용 스타일에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들은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를 의도치 않게 드러낸다.

 

단어의 사생활_8장

Chapter 8_두 사람의 단어를 보고 <관계>의 지속 여부를 예측할 수 있을까

 

 

언어는 대개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용된다. 이 말은 우리가 단어라는 수단을 이용하여 어떤 개인만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연구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1.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단어를 모방한다

 

사회과학자들은 사람들이 얼굴을 맞대도 대화를 할 때 비슷한 비언어적 행동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한쪽이 다리를 꼬면 상대방도 따라한다.

처음에는 비언어적 모방을 두 사람이 서로를 좋아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거라고 여겼다. 사실 이런 현상은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는지 혹은 서로에게 얼마나 관여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런 현상은 대화하면서 사용하는 단어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두 사람이 같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면 그들이 사용하는 단어는 비슷할 것이다. 어쨌든 대화는 그런 것이니 말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말하는 스타일 또한 비슷해진다는 점이다.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은 형식성, 감상적인 정도, 인지적 복잡성 수준이 같아지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은 같은 기능어들을 같은 비율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서로에게 더 깊이 관여할수록 기능어는 더욱 정확히 일치한다.

 

기능어의 사용이 일치하는 이런 양상을 언어 스타일 일치도(Language style matching)라고 한다. 사람들의 대화를 분석해보면 언어 스타일 일치도는 어떤 대화든 시작한 지 15초에서 30초 안에 나타나고 일반적으로 의식의 영역 밖에 있다. 몇몇 연구에서는 언어 스타일 일치도가 다소 뜻밖의 상황에서 드러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나는 동료 샘 고슬링(Sam Gosling), 대학원생 몰리 아일랜드(Molly Ireland)와 함께 수강 정원이 5백명인 심리학 입문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인터넷으로 글쓰기 과제를 냈다.

 

학생들은 네 개의 논술형 문제에 답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미리 들었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문제들이 각각 다른 문체로 쓰였다고 말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같은 문제라도 점잖고 거만한 스타일로 쓰인 것이 있었고 철없고 해맑은 여자 말투로 쓰인 것이 있었다.

 

흥미롭게도 학생들은 문제의 문체가 어떻더라도 똑같이 답을 잘 써냈다.

유일한 차이는 점잖은 문체로 쓰인 문제를 받은 학생들은 점잖은 문체로 답을 썼고, 해맑은 문체로 쓰인 문제를 받은 학생들은 그에 맞춰 자유롭고 일상적인 속어로 답을 썼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모든 학생이 각각 다른 문체로 쓰인 네 가지 문제에 답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은 문체의 차이를 아예 알아차리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몰리는 또 다른 실험을 해보았다. 몰리는 출간된 소설에서 두 페이지를 참가자의 절반에게 보여준 다음 끊긴 부분부터 소설을 이어 써보라고 했다. 나머지 참가자들에게는 작가의 문체에 맞춰 써보라고 명시적으로 말했다. 몰리는 명시적으로 작가의 문체에 맞춰 써보라는 지시를 받지 않은 참가자들까지 모두가 자연스럽게 작가의 원래 문체에 맞춰서 글을 썼다는 것을 발견했다. 오히려 직접적으로 작가의 문체에 맞춰 써보라는 말을 들은 사람들이 조금 더 어색했다.

 

 

2. 언어 스타일 일치와 뇌

 

언어 스타일의 일치가 그렇게 흔한 일이라면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한 가지 설명은 애초에 우리 뇌가 그렇게 생겼기 때문이라는 견해다.

1980년대 이탈리아의 신경과학자 한 팀은 짧은 꼬리원숭이가 특정한 물체를 집을 때마다 발화되는 한 무리의 뇌세포 활동을 측정했다. 나중에 이들은 사람 손이 그 물체를 집는 장면을 원숭이가 볼 때도 같은 뇌세포들이 활성화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다른 연구들 역시 타인의 행동을 거울처럼 반영하는 뇌세포 무리의 존재를 암시했다. 이 세포무리를 거울신경세포 혹은 거울 뉴런 체계라고 한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발레 무용수들에게 발레 영상을 보게 하고 그들의 뇌 활동을 촬영했다. 연구자들은 발레 무용수들이 발레 영상을 보는 동안 그들의 거울신경세포가 활성화되는 반면 무용수가 아닌 사람들에게서는 그런 활동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브로카 영역에 거울신경세포가 가장 빽빽하게 모여있다고 보고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2장에서 브로카 영역이 기능어 처리와도 관련 있는 영역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기능어 사용 능력이 비언어적 행동뿐만 아니라 최근의 발견에 따르면 억양과 어조의 모방과도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사실 많은 학자들은 사회적 행동을 따라하는 능력, 그리고 그 능력과 브로카 영역의 긴밀한 연관성이 언어 능력의 초기 발달과 발전을 설명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프린스턴 대학교의 한 연구팀의 관찰에 따르면 특히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감정을 표현하는 표정을 보여주는 짧은 영상을 보는 동안 브로카 영역에서 뇌 활동이 더 활발하게 일어나는 반면 공감 능력이 낮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강조되어야 할 중요한 사실은 거울신경세포 연구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고 연구자들이 공감과 관련된 뇌 활동을 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우리에게는 모두 거울신경세포와 함께 다른 사람을 따라하고 공감하는 기본적인 능력이 있다. 하지만 이런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고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이 누구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3. 상대가 거짓말을 하거나 딴짓을 할 때 두 사람의 단어 사용은 비슷해진다

 

거짓말쟁이와 대화할 때

 

대화의 톤과 방향은 어느 한쪽이 거짓말을 시작하는 순간 급격히 변한다.

[1] 기만과 거짓말에 사용되는 언어를 연구하는 코넬 대학교의 제프 핸콕은 이런 현상을 보여주는 연구를 몇 차례 수행했다.

 

한 연구에서는 학생들을 짝지어 주고 각각 다른 주제에 대해 온라인을 통해 네 번 대화하게 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다시 말하면, 이들은 서로 볼 수 없도록 각자 다른 방에서 채팅을 할 것이었다. 양쪽 모두 어떤 식으로 실험이 진행될지 알아야 하므로 처음 5분 정도는 서로 알아가는 대화를 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일단 둘 다 온라인 채팅에 익숙해졌을 때 연구자는 두 참가자에게 5분씩 대화해야 하는 주제 목록을 주었다. 이 연구의 교묘한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 둘 중 한 명은 대화 주제를 받은 뒤 네 가지 주제 중 두 가지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말고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라고 지시받았다. 상대방은 이 일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대화 내내 서로 정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언제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고 언제 그들의 언어가 변하는지 이미 알고 있다. 당신은 이 연구에서 한 참가자가 거짓으로 말하는 동안 두 사람의 언어 스타일 일치도가 낮아지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사람의 언어 스타일 일치도는 거짓말을 해야 하는 주제에서 오히려 더 높아졌다.

 

이 상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일단 실험이 시작되면 아무것도 모르는 참가자는 이미 상대방과 최소 한 번은 정직한 대화를 나눈 상태다. 그런데 상대방이난데없이 다르게 말하기 시작한다. 우리 뇌는 변화에 어마어마하게 민감하다. 이 상황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참가자는 뭔가 어긋났다거나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감지한다. 결국 이 사람은 상대방에게 주의를 더 집중하기 시작하고 그 결과 두 사람의 언어 스타일 일치도가 높아진다. 이들이 의식적으로 그러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하다.

 

언어 스타일 일치도에는 재미있는 모순이 있다. 거짓말이 포함되는 대화에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실제 상대방에게 주의를 덜 기울인다. 당신은 직관적으로 이것이 언어 스타일의 일치도를 낮추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 우리는 거짓말 하는 사람과 대화할 때 그들의 묘하게 변한 언어를 해독하려는 시도로 그들에게 더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한다. 거짓말이 포함된 대화를 하는 경우, 한쪽이 주의를 덜 기울이면 상대방은 더 집중하게 된다. 놀랍게도 이런 일은 생각보다 훨씬 자주 일어난다.

 

동시에 여러 가지를 하는 산만한 사람과 대화할 때

 

최근 연구에 따르면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하는 것, 즉 멀티태스킹은 상당히 흔하기도 하고 놀라울 정도로 비효율적이라고도 한다.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게 되면 모든 행동의 질이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동시에 여러 가지를 하는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경우 두 사람의 언어 스타일 일치도는 높아진다. 상식적으로는 그와 정반대일 것 같지만 말이다.

 

이번에도 상식이 틀렸다.

온라인 소셜 미디어 연구에 해박한 대학원생 일라 토스칙(Yla Tausczik)은 이것을 검증하기 위해 간단한 실험을 고안했다.

 

그녀는 심리학 실험의 일환으로 낯선 사람들을 짝지어 주고 따로 떨어져 있는 컴퓨터로 서로 알아가는 대화를 시작하게 했다. 컴퓨터는 화면 위쪽에 계속 무작위로 숫자가 나타나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참가자들은 대화 중간쯤까지 화면의 숫자를 무시하라고 지시받았다. 그 이후 둘 중 한 명은 숫자 7이 몇 번 나타나는지 세라는 지시를 받았다. 하지만 나머지 한 명은 계속 무시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상대방이 숫자를 세면서 대화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거짓말 연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들은 주의가 산만한 일이 없었던 커플들보다 언어 스타일의 일치도가 조금 더 높았다. 더 이상한 점은 이들이 서로 호감을 많이 느꼈다는 사실이다. 실제 단어 사용 측면에서 보면 주의가 산만했던 학생들은 주의가 빼앗기지 않았던 학생들에 비해 덜 부정적이고 덜 복잡하고 더 사적인 단어를 사용했다.

 

 

4. 두 사람의 단어 사용으로 관계의 지속 여부를 알 수 있다

 

어떤 커플이 데이트를 시작할까?

 

[2] 나는 몰리 아일랜드와 몇몇 동료 연구진들과 함께, 4분 정도의 짧은 데이트로 산출한 언어 스타일 일치도를 이용하여 데이트를 한 두 사람이 다시 만나고 싶어하는지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스피드 데이트에서는 보통 여덟 명에서 열두 명 정도의 데이트 상대와 몇 분씩 대화를 나눈다.

 

외로운 사람들이라고 다 스피드 데이트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연구자들은 아주 좋아한다. 우리는 최근 한 연구에서 약 80명의 스피드 데이트 참가자들이 4분짜리 대화를 기록할 수 있게 허락해준 덕분에 그들의 단어 사용을 분석할 수 있었다. 짧은 대화에서 산출한 언어 스타일 일치도는 앞으로 어떤 커플이 사귀게 될지 예측할 수 있을까? 어느 정도는 그렇다. 스피드 데이트에서 언어 스타일 일치도가 평균 이상이었던 사람끼리는 언어 스타일 일치도가 평균 이하였던 사람들에 비해 나중에 다시 만나고 싶어 할 가능성이 거의 두 배에 달했다.

 

하지만 더욱 재미있는 점은 나중에 어떤 커플이 사귀게 될지 우리의 예측이 당사자들보다 더 정확했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매번 짧은 데이트를 마칠 때마다 방금 만난 사람의 호감도를 묻는 간단한 질문지에 답했다. 물론 참가자들의 호감도 평가는 결과적으로 교제와 관련이 있었지만 언어 스타일 일치도는 그보다 훨씬 더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연애의 지속 여부 예측하기

 

스피드 데이트가 연애로 발전해서 한 커플이 진지하게 만나기 시작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들의 언어 스타이 일치도는 그 관계가 장기적으로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있을까? 일차적인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렇다.

 

상대에 대한 관심이 줄어듦에 따라 이들의 언어 스타일 일치도 역시 떨어진다.

 

젊은 연인들의 언어 스타일 일치도를 추적해 보면 헤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커플이 어떤 커플인지 예측할 수 있을 때가 많다.

[3] 나는 예전에 우리 대학원생이었던 리처드 슬래처(Richard Slatcher)와 함께 젊은 커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한 적이 있다.

 

지금은 웨인 주립대학교 교수가 된 리처드는 당시에 연인들이 메신저로 대화하는 양상을 보고 싶어 했다. 그는 거의 매일 메신저로 대화한다는 86쌍의 커플을 모집한 다음 그들이 며칠 동안 주고받은 메시지를 분석해도 된다는 동의를 받았다. 그런 후 우리는 메신저 대화에서 언어 스타일 일치도가 높게 나오는 커플과 낮게 나오는 커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비교했다.

 

언어 스타일 일치도가 높은 편이었던 43쌍 중 3개월 후에도 만나고 있는 커플은 77퍼센트였던 데 비해 언어 스타일 일치도가 낮은 편이었던 커플들의 경우에는 52퍼센트에 불과했다. 요컨대 원래부터 기능어 사용 스타일이 일치했던 커플은 시간이 지나도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언어 스타일 일치도 기법은 커플 사이의 얼마 안되는 대화를 추적하여 그 관계의 성공 여부를 합리적으로 추측할 수 있게 해준다. 최근에는 이와 비슷한 생각이 결혼한 부부들을 통해 입증되었다.

[4] 워싱턴 대학교의 존 고트먼(John Gottman)과 동료 연구진들은 젊은 부부가 실험에 참가하는 도중에 다투는 방식을 들어보면 그 결혼생활이 성공적일지 아닐지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고트먼은 부부들을 연구실에 오게 한 뒤 그들이 갈등을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논의하게 했다. 이때 주제는 주로 돈, 섹스, 집안일 등이다. 팽팽한 논쟁 중에도 부부가 서로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긴장된 분위기를 풀려고 노력하고, 비난을 피하고, 긍정적 감정을 불어넣는다면 그들의 결혼생활은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행복한 결혼생활은 단순히 대명사를 똑같이 사용하는 것이 다가 아니다. 두 사람이 기능어를 비슷한 방식과 비율로 사용한다면 그들은 세상을 비슷한 방식으로 보는 셈이다. 하지만 세계관이 비슷하다고 해서 행복한 결혼생활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고트먼의 연구를 통해서 가장 탄탄한 관계의 특징 중 하나는 긍정적 감정의 공유도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5. 언어 스타일로 역사 속 인물들의 관계 추적하기

 

컴퓨터 분석 프로그램을 사용할때의 이점은 기록만 남아 있다면 역사 속 관계들도 탐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배럿과 로버트 브라우닝의 행복한 결혼

 

엘리자베스 배럿과 로버트 브라우닝은 서른 여덟, 서른둘의 나이로 처음 교류했을 때 이미 명성이 높았다.

 

함께 시인으로 활동하는 동안 엘리자베스와 로버트는 수백 편의 시를 써냈다. 그들은 만나기 전에도 기능어를 비슷하게 쓰는 경향이 있었다. 그들이 교류하기 전부터 그토록 서로에게 끌렸던 이유가 이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두 시인의 기능어 사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로버트는 시인으로 활동하는 동안 문체가 놀라울 정도로 일정했던 반면 엘리자베스는 어떤 시기에서 다른 시기로 넘어갈 때 기능어 사용 방식이 변하는 경향이 있었다. 예를 들면 두 사람이 함께 보낸 시기에는 엘리자베스의 기능어 사용이 로버트의 방식을 거울처럼 반영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힘들었던 연애시절과 건강이 위독한 지경까지 악화되었던 시기에는 엘리자베스가 자기만의 세계로 침잠하여 로버트의 작품과 덜 비슷한 문체로 작품을 썼고 자신이 글을 썼던 그 어느 시기와도 다른 방식으로 작품을 쓰는 경향이 있었다.

 

실비아 플라스와 테드 휴즈의 불행한 결혼

 

브라우닝 부부의 결혼 생활이 현대 작가들에게 이상적인 결혼으로 꼽힐 때가 많은 반면, 실비아 플라스와 테드 휴즈의 관계는 그렇지 못하다.

두 사람은 파티에서 만난지 4개우러 만에 결혼했다. 이때 플라스의 나이는 스물넷, 휴즈의 나이는 스물여섯이었다.

 

결혼한 지 1년 정도까지는 둘 다 개인적, 직업적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결혼한지 5년쯤 되었을 때 플라스는 건강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휴즈의 외도를 예리하게 알아차렸고 그 일로 불 같은 분노에 사로잡히기 일쑤였다. 1년이 못 되어 휴즈는 플라스를 떠나 다른 여자에게로 갔다. 결혼 전부터 우울증이 있었던 플라스는 크게 낙담했다. 작품을 계속 쓰기는 했지만 친구들에게서 점점 멀어져 고립되어 갔다. 플라스는 휴즈와 이혼한 지 1년이 채 못되어 서른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플라스와 휴즈는 만나기 전에 언어를 구사하는 스타일이 매우 달랐다. 플라스는 훨씬 더 사적이고 직접적인 언어를 사용한 데 비해 휴즈는 더 객관적이고 거리감 있는 언어를 사용했다. 그나마 행복했던 시절에는 언어 스타일 일치도가 어느 정도 높아졌지만 그 후 플라스가 죽기 전까지 3년 동안 다시 차이가 벌어졌다.

 

프로이트와 융 사이의 존경과 멸시

 

우리는 언어 스타일 일치도 분석을 통해 가깝고 친밀한 사람들의 관계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칼 융의 관계는 심리학과 정신의학 역사의 중심에 있다. 1800년대 후반, 정신분석학에 대한 프로이트의 생각은 서양 사상의 토대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그는 일련의 논문을 통해 사람들의 성격과 일상적 행동은 무의식적 과정에 좌우되고 그 무의식의 대부분은 매우 성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어린 시절의 경험이 이후의 정신건강을 형성한다는 생각을 일깨우기도 했다. 프로이트는 창의적인 사상가였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관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예민하게 알아차리기도 했다.

 

한편 칼 융은 젊고 야심찬 스위스 기독교인 학자다. 의대를 갓 졸업한 융은 정신분열증과 무의식의 특성 같은 사고 장애의 심리학적 근거에 매료되었다. 1906년 융은 프로이트에게 자신의 첫 책을 한 부 보냈고 프로이트는 보답으로 최근의 논문을 보냈다. 이들은 몇 차례 편지를 주고받은 끝에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

 

프로이트와 융이 주고받은 편지들의 기능어를 분석하자 그들의 언어 스타일 일치도에서 예상 가능한 패턴이 드러났다.

이들의 언어 스타일은 처음 몇 년 동안은 이례적으로 높았지만 그후 급격히 떨어진다. 더 자세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두 사람은 처음 몇 년 동안 그들의 관계에 동등하게 헌신했다. 하지만 막바지에 와서 그 관계에서 분리되어 있고 언어 사용 스타일이 더 많이 변한 사람은 프로이트였다. 프로이트는 융에게 쓴 마지막 편지들 중 하나에서 친구관계를 중단하자고 권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나는 그 일로 잃을 것이 아무것도 없네. 과거의 실망이 앙금으로 남아 자네와의 사이에 있던 유일한 감정의 끈마저 실처럼 가늘어진 지 오래이므로.”

 

 

6. 비슷하게 단어를 쓴다는 것은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뜻이다

 

두 사람의 언어 스타일이 일치한다는 말은 실제로 무슨 뜻일까?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기능어 사용 스타일이 일치하는 사람들은 서로 상대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두 사람이 서로의 언어 스타일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는지 알아내기는 어렵다. 앞서 살펴보았듯 낯선 사람과 대화할 때 이 적응은 보통 몇 초 안에 일어난다.

 

언어 스타일 일치도가 친밀한 대화와 격한 말다툼 모두에서 높게 나오는 이유는 이해하기 쉽다. 서로 신경 쓰지 않는 정말 지루한 대화라고 해도 언어 스타일 일치도는 놀라울 정도로 높다. 다행히도 두 사람 사이에 무슨 말이 오가는지 거울신경세포가 끊임없이 지켜보면서 최소한의 노력으로도 할 말을 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단어의 사생활_7장

Chapter 7_성별에 따라, 나이에 따라, 권력에 따라 단어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1.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연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자신을 더 의식하고 자신에게 초점을 맞춘다.

 

2. <우리>라는 단어의 사용 빈도는 남녀가 같다.

 

3장에서 살펴본 <우리>라는 단어의 쓰임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우리>가 재미있는 단어인 이유는, 이 단어가 다른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수단으로 쓰이는 경우가 반이고 말하는 사람을 책임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데 쓰이는 경우가 반이기 때문이다.

확실히 성별에 따라 <우리>의 사용이 다르기는 하다. 여자들은 <따뜻한 우리>를 더 많이 사용하고, 남자들은 <거리감이 느껴지게 하는 우리>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빈도는 남녀 모두 같다.

 

3. 긍정적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의 사용 빈도는 남녀가 같다.

 

4.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인지적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여자들이 다양한 사고 과정을 나타내는 단어로서 통찰력을 보여주는 단어, 즉 인지적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사실은 여자는 남자보다 합리적이지 못하고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없다고 믿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뺨을 후려갈기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사회적 단어를 이용하여 더 명확히 설명할 수 있다.

 

5. 여자들은 남자들에 비해 사회적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사회적 단어는 다른 사람들과 관련이 있는 모든 단어를 말한다.

여자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더 만이 생각하고 더 많이 말한다.

 

 

1. 남자들의 단어 vs. 여자들의 단어

 

성별과 언어에 대한 문제에 대하여 대비하기 위해서는 남녀가 다음과 같은 ᅟᅳᆨ면에서도 다르다는 점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남자들이 더 많이 사용하는 단어

어렵고 거창한 단어, 명사, 조사, 숫자, 한 문장당 단어 수, 욕설

 

여성들이 더 많이 사용하는 단어

 

인칭 대명사, 동사, 부정적 감정(특히 불안)과 관련된 단어, 부정어, 확실성 있는 단어(항상, 완전히), 회피성 어구(“내 생각엔”, “~라고 생각한다.”)

 

여자들이 사용하는 언어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측면은 회피성 어구 Hedge Phrase이다.

추워라는 대답과 달리 내 생각엔 추운 것 같아라는 대답은 단순히 바깥 기온에 대한 대답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 말은 다양한 관점의 존재를 암시하는 도잇에 추위에 대한 판단이 궁극적으로 사실이 아니라 <의견>이라는 점을 알린다. 반면 추워라는 말은 바깥 날씨가 춥다는 명백한 사실이다.

 

여자들의 사회적 관심이 더 크다는 점과 같은 맥락에서, 여자들이 남자들에 비해 회피성 어구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점은 그리 놀랍지 않다.

 

 

2.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남자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는 여자처럼 말한다

 

우리가 14천건 이상의 표본을 사용한 대규모 연구에서 발견한 바에 따르면, 여자들이 사용하는 단어 중 인칭 대명사는 약 14.2퍼센트를 차지하는 데 비해 남자들의 인칭 대명사 사용 비율은 12.7퍼센트에 그쳤다. 통계적 관점에서 본다면 엄청난 차이다.

 

통계들은 일반적으로 남녀가 단어를 다르게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하지만 사람의 귀로는 이 미묘한 차이를 쉽게 잡아낼 수 없다.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단어 사용 스타일을 바꾼다. 예컨대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대명사를 훨씬 덜 사용하고 사회적 단어를 더 적게 사용한다. 즉 이 상황에서는 대부분 전형적인 남자처럼 말한다는 뜻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가족과 함께 지낼 때는 모두가 더 여자처럼 말한다. 요컨대 어느 정도까지는 단어를 사용하는 스타일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하지만 우리가 사용할 단어를 선택하는 데는 말할 때의 맥락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

 

 

3. 영화 속 남녀 주인공들의 단어 차이

 

몇 년 전 내가 성별과 언어에 대한 강연을 하러 갔을 때, 극작가와 영화 시나리오 작가들은 남녀가 각각 어떻게 말하는지 저절로 알게 되느냐고 물은 사람이 있었다.

나는 전문 작가인 아내의 작품을 생각해 보고 나서 확신을 담아 그렇다고 대답했다. 당시 내가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없었지만, 나라면 대화체 표현에 특히 능한 작가들이 등장인물의 성별에 알맞은 단어를 사용하는 능력을 타고난다는 데 상당한 돈을 걸 것이다.

 

[1] 나는 몰리 아일랜드(Molly Ireland)라는 대학원생을 만났다. 몰리는 심리학에도 조예가 깊었지만 학부생 시절에 문학과 철학을 배운 덕분에 연극과 영화를 특히 넓은 시각으로 보게 되었다. 몰리는 70명이 넘는 극작가와 영화 시나리오 작가들이 쓴 110편 이상의 작품을 분석하는 대규모 연구에 열정적으로 동참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결과는 단순화하기 위해 몰리와 나는 통계 자료를 1점에서 9점까지 있는 남성적 여성적 언어 지수로 나타냈다. 1점은 주인공이 아주 남성적으로 말한다는 뜻이다.

남성적 언어란 조사를 많이 사용하고 대명사나 사회적 단어, 인지적 단어를 거의 쓰지 않는 언어다.

5점은 인물이 사용하는 언어가 성별과 관련이 없다는 뜻이다.

9점은 등장인물이 아주 여성적으로 말한다는 뜻이다.

 

손톤 와일더는 <우리 읍내>에서 에밀리 웹을 비롯한 몇몇 인물들의 삶을 따라간다.

에밀리는 의욕 넘치는 고등학생으로 등장하며 나중에 조와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다. 아이를 낳다가 죽은 에밀리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을 본 뒤 마지막으로 묘지에 나타난다. 마지막 장면에서 묘지가 있는 자기 무덤으로 돌아온 에밀리는 자신의 어린 시절의 가정생활을 본 충격적인 마음에 대해 죽은 영혼들과 이야기한다.

 

이 짧은 장면에서도 여자들, 즉 에밀리와 그녀의 시어머니인 줄리아 깁스는 자기와 다른 사람의 감정에 초점을 맞춘다. 남자인 사이먼 싐슨과 무대감독은 대명사를 거의 쓰지 않고서 객관적이고 남성적인 스타일로 세상을 묘사한다. 손톤 와일더의 작품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남자처럼 말하고 여자들은 전형적인 여자처럼 말한다.

 

<델마와 루이스>의 남자 수사관이 쓰는 단어

 

와일더의 작품을 캘리 쿠리의 영화 대본 <델마와 루이스>와 비교해보자. 잊을 수 없는 일들을 줄줄이 겪은 두 여자 주인공 델마와 루이스는 강간 미수범을 쏜 후 도망치는 중이다. 수사관 핼은 루이스와 통화하면서 자수하라고 설득한다.

 

캘리 쿠리의 작품에 등장하는 남자들이 흥미로운 이유는 그들이 여자보다 더 여자같이 말하기 때문이다. 핼은 대명사를 자주 사용하고 구체적 사물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 대한 깊은 관심을 드러낸다. 이 영화에서 또 중요한 점은 브래드 피트가 맡은 역할을 포함하여 모든 남자들이 여성적인 스타일로 말한다는 점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조금이라도 여성적으로 간주될 행동을 하는 사람은 없다.

 

<펄프 픽션>의 여자 주인공의 단어 사용 스타일

 

쿠엔틴 타란티노의 <펄프 픽션>에서는 이와 정 반대의 양상을 볼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전형적으로 여성적인 인물은 아마도 부치(브루스 윌리스 분)의 여자친구인 젊은 프랑스 여자 파비안일 것이다. 하지만 여성스러운 외모와 아이 같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파비안이 쓰는 말은 분명 남성적인 언어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쿠엔틴 타란티노 작품의 등장인물들이 남성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셰익스피어 같은 시인이라면 어떨까?

 

로미오와 줄리엣의 공통적인 언어 스타일

 

로미오와 줄리엣, 젊은 연인들이 서로를 찬미하는 장면을 생각해보자.

 

로미오와 줄리엣에게서는 갈망과 순수함, 밝음과 솔직함이 느껴진다. 그럭저럭 읽어만 본다면 두 사람, 특히 줄리엣이 남성적인 스타일로 자신을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혀 드러나지 않을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라는 단어를 매우 적게 사용하고, 인칭 대명사의 사용 빈도가 대체로 평균 이하이며, 관형사의 사용 빈도가 평균 이상이다. 특히 이런 사적이고 분위기 있는 상황치고는 더욱 그렇다.

 

셰익스피어와 타란티노는 남자이고 남자처럼 글을 쓴다. 이들의 남녀 등장인물은 남자들의 스타일로 기능어를 사용한다. 두 작가가 기능어를 사용하는 비율은 거의 같지만 글의 내용과 범위는 분명히 다르다.

셰익스피어가 흥미로운 이유는 그가 현실에 기반을 둔 주제와 여자들의 관심사를 훌륭히 담아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능어 사용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셰익스피어는 타란티노와 마찬가지로 여자들의 마음속까지 들어가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나이가 들면 사용하는 단어도 변할까?

 

대개 대규모 조사에서 연구자들이 기본적으로 하는 세 가지 질문은 성별, 나이, 사회적 계층에 대한 것이다.

이 세 가지 변수가 사람들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많은 사실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 인구 통계학적 요소들은 단어 사용과도 관련이 있다. 언어와 나이의 연관성은 언어와 성별의 연관성보다 여러 측면에서 더 흥미롭다.

 

단어 사용,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기능어 사용이 평생에 걸쳐 변화한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 몸이 변하듯 목표와 상황도 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리 놀랍지만은 않다.

 

마찬가지로 성격도 변한다.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느낌은 12세까지 꽤 긍정적인 편이라고 한다. 그러다 13세 무렵에서 20세까지는 자아 존중감이 일생 가장 낮은 수준가지 떨어진다. 그 후 70세 정도까지 대다수 사람들은 자아 존중감이 점점 높아진다. 사실 65세쯤 되면 많은 사람들이 자아 존중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9세 무렵만큼 자기 자신을 좋게 생각한다. 그리고 이후 남은 여생 동안에는 자아 존중감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54백 쌍의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들에 따르면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덜 외향적이고 정서가 더 안정되며 조금 더 충동적인 사람이 된다고 한다.

 

이러한 성격 연구는 노인들이 외롭고 이기적이며 완고하고 신랄하다는 씁쓸한 고정관념에 어긋난다.

 

[2] 스탠포드 대학교의 로라 카스텐슨(Laura Carstensen)과 그의 연구팀은 이런 고정관념에 대항하며 기대를 모으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로라는 나이가 들수록 감정이 삶에서 더 중요한 부분이 된다고 본다.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 상태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쏟음으로써 감정을 더 효과적으로 다스리는 법을 배우고 결국 부정적인 감정을 덜 느끼고 더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70세가 넘으면 친구가 더 적어지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사회적 관계망은 더 튼튼해진다.

 

사람들이 나이를 먹는 동안 사용하는 단어는 어떻게 변할까? 우리는 이것을 몇 가지 방법으로 알아보았다

첫 번째는 19천 명 이상의 블로거가 작성한 게시물을 모아 분석한 대규모 블로그 프로젝트를 다시 살펴보는 것이다. 2004년에 우리가 살펴본 블로그들이 있던 사이트의 이용자는 평균 20세 정도였다.

연령대의 범위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청소년(13~17), 청년(23~27), 성인(33~47) 집단은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와 기능어를 매우 다르게 사용했다. 10대는 인칭 대명사, 짧은 단어를 매우 자주 사용했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더 어려운 단어, 조사를 더 많이 사용했다.

 

우리는 표현적 글쓰기에 대한 연구 수십 건 중 하나에 참여한 사람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도 수행했다. 1장에서 언급했듯 나는 사람들에게 아주 개인적이거나 트라우마가 남은 경험에 대해 글을 쓰게 한 연구를 오랫동안 진행했다. 수년간 세계 각지의 연구자들은 연구를 통해 얻은 글 표본들을 내게 보내주었다.

 

[3] 나는 나이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로리 스톤 핸들먼(Lori Stone Handelman)이라는 대학원생과 연구팀을 만들었다.

 

로리와 나는 17개 대학교에서 수행된 45건의 글쓰기 연구에 참여한 적 있는 32백명 이상의 사람들에게서 얻은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의 나이는 평균 약 24세 정도였지만 전체적으로는 8세에서 80세까지 다양했다.

 

사람들은 다양한 주제로 글을 썼다. 대부분이 영혼을 담아 사연을 써냈다는 느낌이 들었다.

 

컴퓨터를 통한 텍스트 분석 결과 감정적인 주제에 대해 글을 쓸 때 젊은 사람들과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놀라울 정도로 다른 언어를 사용했다.

 

이보다 더욱 인상적인 점은 어린 사람들과 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감정적 어조였다. 앞서 언급한 연구에서와 마찬가지로 나이가 더 많은 사람들은 긍정적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했고, 젊은 사람들은 부정적 감정을 더 많이 표현했다. 40세쯤 되면 젊은 사람들과는 차이가 뚜렷해지는 정도지만 가장 나이 많은 집단과의 차이는 폭발적으로 커졌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이 주로 쓰는 단어

인칭 대명사(특히 <>), 시간 표시, 현재형 동사, 인지적 단어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주로 쓰는 단어

명사, 조사, 관형사, 어려운 단어, 미래형 동사

 

이런 결과가 흥미로운 이유는 모두가 평생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경험에 대해 써야 했다는 점에 있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은 암울한 단어를 꽤 많이 사용하여 그 고통을 표현했다. 하지만 글쓴이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글에서 부정적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가 줄어들고 긍정적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가 갑자기 늘어났다.

 

 

5. 제인 오스틴의 초기 작품과 마지막 작품 속 단어의 차이다

 

우리는 지난 4세기 동안 평생에 걸쳐 꾸준히 글을 써온 열 명의 소설가 시인, 극작가의 작품을 모아 이 작가들이 나이 들면서 단어 사용이 어떻게 변하는지 추적했다.

우리가 다른 연구에서 발견한 것과 마찬가지로 나이와 단어의 연관성을 나타내는 사람은 열 명 중 여덟 명이었다.

 

이 경향이 잘 드러나는 예는 영국 소설가 제인 오스틴의 글이다.

오스틴의 첫 작품과 마지막 작품의 첫 문단을 비교해보자. (분석은 영문을 분석하였음).

 

<잭과 앨리스, Jack and Alice> (초기 작품집에 수록된 소설)

: 한때 53세였고 열두 달 후 54세가 된 존슨 씨는 다음 생일을 기념하는 의미로 친구들과 아이들에게 가면무도회를 열어주려는 생각에 매우 기뻤다. 그리하여 존슨 씨가 55세를 맞이하는 날 이웃 사람들 모두에게 초대장이 보내졌다. 사실 그 지역에 존슨 씨의 지인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어서, 기껏해야 윌리엄스 부인, 존스 부부, 찰스 애덤스와 심슨 가의 세 여자들 정도가 패미디들 주민이자 가면무도회의 참석할 손님의 전부였다.

 

<샌디튼>

: 틴브리지에서 출발하여 헤이스팅스와 이스트본 사이의 서섹스 해안 쪽으로 향하던 신사와 숙녀 일행은 큰길에서 빠져나와 괘나 험한 길로 접어들려다가 바위 반 모래 반인 기다란 비탈길을 오르면서 그만 마차가 뒤집히고 말았다. 이 사고는 도로 근처에 있는 신가의 집 바로 너머에서 일어났다. 처음에 그 방향으로 가 달라는 요청을 받고 꼭 그 집으로 가야 하는 줄 알았던 운전수는 정말 내키지 않는 얼굴로 어쩔 수 없이 그곳을 지나쳤다.

 

제인 오스틴은 열두 살의 나이에도 조숙했다.

<샌디튼>에서 오스틴은 전치사, 명사, 인지적 단어들(induced, quit, overturned, constrained)을 훨씬 많이 사용한다. 어린 오스틴은 인칭 대명사와 시간을 나타내는 단어들(time, month, day)을 더 많이 사용한다. 어린 오스틴이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등장인물에게 숫자와 어려운 단어를 많이 사용하기는 하지만 분명 나이 든 오스틴에 비해서 생각이 훨씬 단순하다.

 

나이 및 성별과 언어 사용에 대해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자면, 아마 당신은 나이 많은 사람들이 남성적인 방식으로 기능어를 사용하고 나이가 적은 사람들이 여성적인 방식으로 기능어를 사용하는 경향을 깨달았을 것이다. 이것은 통계상의 우연 같은 것이 아니다. 이러한 양상은 여러 문화와 언어, 세기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재미있는 점은, 여자들이 점점 남자처럼 말하게 되고 남자들이 원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남녀의 언어는 보통 평행성은 그리듯 함께 변화한다. 예를 들면 8세에서 14세까지의 여자아이들이 사용하는 언어 중 대명사가 약 19퍼센트인 데 비해 남자들의 경우는 17퍼센트다. 이들이 70세가 되면 여자는 15퍼센트, 남자는 12퍼센트로 각각 떨어진다.

 

 

6. 대입 지원 에세이에 나타난 사회적 계층에 따른 단어 사용의 차이

 

사회적 계층은 일반적으로 교육을 받은 기간(학력)과 연간 수입을 통해 측정된다.

사회적 계층은 기능어를 사용하는 방식과도 관련이 있다.

 

지난 40여 년 동안 사회적 계층에 따라 언어 발달, 어휘, 심지어 가정 내 언어 사용 양상에서 나타나는 차이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얼마 없었다.

내가 알기로는 성인을 대상으로 언어 차이를 분석한 대규모 연구는 아예 없었다.

 

[4] 최근에 나는 동료인 언어학자 데이비드 비버(David Beaver),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 입학처에서 일하는 연구자 게리 래버니(Gary Lavergne)와 함께 팀을 꾸려 고등학생들이 쓴 대입 지원 에세이를 분석했다.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115844

 

텍사스 대학교는 입학이 까다롭고 매년 7천 명 정도의 우등생을 뽑는다. 지원자는 두 편의 에세이와 더불어 심사 과정에서 고려되는 수많은 질문지에도 답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은 부모의 교육 수준과 수입 등 가족의 사회적 계층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는 4년 동안의 자료를 조사해 25천 명 이상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회적 계층과 언어의 연관성을 연구할 수 있었다.

 

높은 사회적 계층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어려운 명사와 관형사, 조사를 더 많이 사용하고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낮은 사회적 계층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에세이에서 대명사, 조동사, 현재형 동사, 인지적 과정이 드러나는 단어들(대부분 회피성 어구와 관련 있는 단어들)을 더 많이 사용했고 더 개인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 한 가지 유력한 견해는 애초에 각각의 사회적 계층에 따라 가정 안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 견해는 뒷받침하는 몇 가지 기초 연구가 있다.

[5] 아마도 가장 많이 인용되고 확대 해석되는 연구는 1980년대 중반에 베티 하트(Betty Hart)와 토드 리슬리(Todd Risley)가 수행한 연구일 것이다.

 

이들은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전문직 종사자가 포함된 열세 가족, 근로자 계층에 해당하는 스무 가족, 생활보조를 받는 여섯 가족을 대상으로 매달 한 시간씩 2년 넘게 가정생활을 녹음했다.

연구를 시작할 때 자녀들은 대부분 한 살 이하의 아기였다. 연구자들은 녹음 기록들을 조심스럽게 파일로 옮겼고 아이들과 어른들이 사용한 모든 단어의 수를 셌다.

 

연구자들은 가장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이 접하는 단어가 전문직 종사자 가정의 아이들이 접하는 단어의 절반에 못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근로자 계층은 그 사이에 해당했다.

녹음을 바탕으로 살펴본 결과, 연구가 끝나갈 때쯤 전문직 종사자 가정의 아이들이 사용하는 어휘는 생활보조를 받는 가정 아이들의 두 배에 달했다. 얼핏 보면 이 연구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직접 연구한 연구자들도 이 결과들이 조심스럽게 해석되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낮은 사회적 계층 집단에 해당하는 가정은 여섯 집밖에 없었고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전문직 종사자의 가족들과는 매우 다른 시각으로 연구를 보았을 가능성이 높다. 말하자면 연구자들을 못미더워하고 녹음하는 날에 말하기를 꺼렸을 수도 있다.

 

낮은 사회적 계층에 해당하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언어적 경험은 더 부유하고 교육 수준이 높은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과 다를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기능어 사용 양상의 차이로 이어지는 이유는 권력 및 지위의 문제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

 

 

7. 권력에 따라 누가 명사를 더 많이 사용하고, 누가 동사에 더 많이 의존하는가?

 

이 항목에서는 단어의 두 그룹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첫 번재 그룹은 앞으로 명사 그룹(noun cluster)이라고 부를 집단으로 명사, 조사, 어려운 단어들이 여기에포함된다.

두 번째 그룹은 대명사동사 그룹(pronoun-verb cluster)이라고 부를 것이다. 이 그룹에는 인칭 대명사(특히 1인칭 단수)와 비인칭 대명사, 조동사, 회피성 어구와 관련 있는 일부 인지적 단어들이 포함된다.

 

남자들, 나이많은 사람들, 높은 사회적 계층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모두 명사 그룹을 자주 사용한다. 반면 여자들, 나이 어린 사람들, 낮은 사회적 계층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대명사동사 그룹을 자주 사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를 간단하게 설명하는 가설들은 대개 어느 지점이든 허점이 있다. 예를 들면 말이 더 많은 사람들이 대명사동사 그룹을 쓰게 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여자들과 나이 많은 사람들은 이 주장에 부합할지 모르지만 낮은 사회적 계층은 그렇지 안하. 또 어쩌면 명사 그룹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은 무언가를 더 많이 읽음으로써 더 많은 단어를 접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도 나이 많은 사람들과 높은 사회적 계층은 이런 주장에 부합할지 모르지만 남자들은 그렇지 않다.

 

가장 간단한 설명은 권력과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 명사 그룹을 더 많이 쓰게 되고, 권력과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 대명사와 동사에 의존한다는 견해다. 그렇다면 더 권력 있는 사람들은 왜 명사와 관련된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할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질문을 더 하자면, 권력을 적게 가진 사람들은 왜 댐여사와 동사를 더 많이 사용할까?

 

이 질문에 답하는 한 가지 방법은 권력과 지위로 무엇을 얻게 되는지 고려하는 것이다.

[6] 노스웨스트 대학교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애덤 갤린스키(Adam Galinsky)라는 연구자는 참가자들이 스스로 어떤 집단 안에서 자신이 권력이 있거나 없다고 생각하게 하는 연구를 여러 번 수행했다.

 

자기 뜻대로 앞날을 통제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견해를 무시하고 자기만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훨씬 높다. 반면 비교적 적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흔들렸다.

 

책 앞부분에서 언급했듯이, 사람들은 눈앞에 닥친 앞에 집중할 때는 자기 자신에게 신경 쓰지 않는다. 사실 어떤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개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대상, 사건, 구체적인 사항들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당명한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사람들은 인간관계에 방해받지 않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대명사와 동사의 빈번한 사용은 낮은 지위를 드러내는 한편 말하는 이가 사회 지향적 성향이 더 높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대부분 대명사는 사회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 당신, , 그들 같은 단어는 말하는 이가 다른 사람들의 존재를 의식하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1인칭 단수 대명사는 자기를 향한 관심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약간 다르다.

 

나이, 성별, 사회적 계층과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단어 사용은 기능어와 사회심리학이라는 퍼즐의 아주 작은 조각에 불과하다. 이런 속성은 우리의 정체성에서 아주 사소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를 드러내는 단어들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