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_Chapter 6

Chapter 06_‘나는 상황이다의 프레임

 

 

인간 행동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 프레임과 상황 프레임을 균형 있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사람 프레임의 남용은 상황의 힘에 대한 무지를 낳는다. 반면에 사람의 힘에 대한 깊은 통찰 없이 상황 프레임을 남용하게 되면, 인간을 수동적 존재로 보게 되고 문제의 개선이 전적으로 개인의 외부에 있다는 운명론적 시각을 갖기 쉽다.

아쉽게도 심리학 연구들은 사람들이 상황 프레임보다는 사람 프레임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상황 프레임의 중요성을 5장 전체를 할애하여 소개했다. 상황 프레임이 인도하는 지혜의 끝은 나 자신이 타인에게는 상황이다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 그 사람의 내면이 아니라 바로 라는 상황 때문에 기인한다는 깨달음, 그것이 지혜와 인격의 핵심이다.

 

 

1. 수영장이 가르쳐준 교훈

 

수영이 주는 행복에 빠져 한참 수영을 하던 시절의 에피소드다. 지도교수의 수영에 대한 사랑은 이윽고 대학원생들을 수영장으로 이끌었다(일종의 상황의 힘이었다). 대학원생들 중 한명은 바다 수영을 즐길 정도로 수영에 빠졌고 어느 날 자존심을 걸고 시합을 하기로 했다. 시합에서 나는 보기 좋게 지고 말았다. 민망하기도하고 자존심 상해서 수영하는 내내 네가 신경쓰여서 오버페이스한 것 같다라는 말을 건넸을 때, 그 학생이 건넨 말 한마디가 연구자로서의 내 삶과 자연인으로서의 내 삶 모두를 크게 바꾸어놓았다.

저도 교수님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시합 내내 나는 옆 레인에서 수영하는 제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와서 힘들었다. 결과적으로 오버페이스를 해서 지고 말았다. 그런데 그 학생도 그 이유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했다. 더욱이 나는 그의 지도교수가 아닌가? 나에게 그 학생이 상황이었던 것처럼, 그 학생에게는 내가 상황이었던 셈이다. 그 날의 깨달음은 이후 일련의 연구들로 이어졌다.

 

 

2.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vs. 제 덕분에 즐거우셨죠?

 

우리는 사람들이 상대방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력보다 자신이 상대방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더 약하게 평가할 것이라는 가설을 검증해보기로 했다. 수영장 경험을 실험실로 옮긴 셈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참가자들에게 친한 친구 한명을 떠올리게 한 뒤 그 친구가 자신의 취미, 선호, 가치관, 인생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평가하게 했다. 동시에 자신이 그 친구의 취미, 선호, 가치관, 인생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평가하게 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눈에 쉽게 보이는 속성들, 예를 들면 선호에 대한 영향력에서는 친구가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자신이 친구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동일하게 평가하였다. 서로 영향을 받아 새롭게 즐기게 된 음악이나 영화도 자신의 눈에 쉽게 띄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치관처럼 눈에 쉽게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는 결과가 다르게 나타났다. 친구가 자신의 가치관이나 인생관에 미친 영향력은 대단하지만, 자신이 친구의 인생관이나 가치관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다고 지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자신의 내면은 잘 알지만 친구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는 없기 때문에 우리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친구의 힘은 인식하면서도, 우리가 친구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은 간과하게 되는 것이다.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너의 한마디란 말은 있어도 너의 인생에 힘이 되어준 나의 한마디”:는 없다. 겸손하기 때문이 아니라 나의 영향력은 좀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철저하게 자신의 영향력에는 눈을 감고 있다.

 

 

3. 메르스와 마스크

 

2015년 대한민국 사회는 메르스(MERS)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 와중에 어떤 이기적사건이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바로 격리 명령을 받은 사람들의 주거지 무단이탈 사건이었다. 여러 이유로 주거지를 이탈해서 보건당국이나 경찰의 애를 태웠을 뿐 아니라, 그들과 접촉했던 사람들의 거센 원망과 비난을 사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한 것이다. 이들은 도대체 왜 자가 격리 명령을 어겼을까?

어쩌면 이들은 자신이 타인에게 병을 옮길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를 낮게 평가했을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내가 상황이다라는 프레임의 결여, 따라서 타인에게 미치는 자신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발현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우리 연구팀은 마스크에 주목하였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유는 두가지였다. 하나는 타인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다른 하나는 나로부터 타인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타인에게 병을 옮길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타인이 나에게 병을 옮길 수 있다는 생각을 더 강하게 한다면 사람들은 두 번째 이유보다는 첫 번째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이다. , 마스크는 타인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한 도구인 셈이다.

메르스가 공식 종료되기 전 우리는 메르스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지, 착용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질문했다. 그 결과, 예상대로 사람들은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마스크를 쓴다고 보고했다. 우리 자신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성이 병의 전염 가능성에 대한 생각에서도 나타난 셈이다.

 

 

4. 전화 데이트의 비밀: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

 

[1] 타인의 행동을 유발하는 상황으로서의 나의 교훈을 매우 유쾌하게 풀어낸 실험이 미국 미네소타대 연구팀에 의해 진행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한 집단의 남성들에게 매력적인 여성의 사진을 보여주고, 이 여성과 전화상으로 짧은 대화를 나누게 했다. 다른 집단의 남성들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은 여성을 보여주었다. 사진을 보여준 이유는 각 집단의 남성들에게 기대를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예쁘다는 기대와 예쁘지 않다는 기대를 심어준 것이다.

연구자들은 전화 통화를 모두 녹은한 후에 그 중에서 여성의 대화 내용만을 뽑아서 제 3자에게 들려주었다. 이들에게는 각 여성이 매력적인지 어떠한 정보도 제공되지 않았다. 이들에게 해당 여성이 얼마나 다정다감한지, 얼마나 사교정이 좋은지 등을 평가하게 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상대 남자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던 여성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한 여성보다 훨씬더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

이 모든 일을 만들어낸 것은 남성들의 기대였다. 상대가 예쁠것이라고 믿었던 남성들은 첫마디부터 부드럽고 상냥했다. 통화 내내 전화 매너도 훌륭했다. 반면에 상대가 예쁘지 않다고 생각한 남성들은 첫마디부터가 매끄럽지 못했다. 통화 내내 상냥하지 않았고 퉁명스러웠다.

남성의 기대가 남성의 행동을 먼저 바꾸었고, 이렇게 바뀐 남성의 행동이 여성의 행동을 유도한 셈이었다. 여성의 행동을 본 남성들은 역시 예쁜 여자는 성격도 좋아같은 평소 생각이 맞았다고 확증하는 악순환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념과 기대는 먼저 우리의 행동을 바꾼다. 그리고 우리의 행동은 그에 반응하는 타인의 행동을 바꾼다. 우리는 상대방의 행동이 나 때문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저 사람은 원래 그렇구나. 내 생각이 맞았어라고 자신의 신념을 정당화한다. 흑인이 폭력적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백인은 흑인을 대할 때 경계하고, 자신을 경계하는 사람들 대하면 누구라고 행동이 어색하고 불친절할 수밖에 없다. 이를 보고 , 역시 흑인은 그렇구나라고 자신의 신념을 확증해버리는 사람은, 상대 흑인의 행동을 유발한 사람이 정작 자기 자신임을 모르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의 구조를 심리학에서는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라고 부른다. 기대가 그에 부합하는 현실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사람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내 선입견이 먼저 내 행동을 바꾸고, 그 행동이 타인의 행동을 바꾸는 이 위험한 순환을 인식할수록 우리는 지혜로워질 것이다.

 

 

5. 지도교수가 지켜보고 있다

 

어떤 이는 존재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을 탁월하게 만들지만, 어떤 이는 존재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을 주저앉게 만든다. 2008년 세상을 떠난 로버트 자이언스(Robert Zajonc)는 세계적인 사회심리학자이다. 천재적인 연구 감각과 기발한 발상으로 인해 학자들 사이에서 존경을 받았던 분이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연구로는 부부는 서로 닮아간다’, ‘누군가 단순히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일 수행에 영향을 받는다는 단순 존재 효과(the mere presence effect), ‘자주 접하기만 해도 호감이 증가한다는 단순 노출 효과(the mere exposure effect) 등이 있다. 워낙 대가인 까닭에 그의 질문이나 코멘트, 심지어 표정이나 눈빛까지도 대학원생들과 포스트닽들에게는 선망과 공포의 대상이었다.

[2] 당시 그 학과에서 포스트닥을 밟고 있던 한 젊은 연구자가 절묘한 실험을 통해 존재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로버트 자이언스 교수를 통해 증명했다.

그 연구자는 대학원생들에게 현재 관심있는 연구 주제가 무엇인지 적어보게 하였다. 후에 그 주제가 얼마나 좋은지를 스스로 평가하게 하였다. 그런데 이 질문을 던지기 바로 직전에, 어떤 참가자들에게는 자이언스 교수의 찡그린 얼굴을 아주 빠른 속도로 화면에 제시하였다.

자료 분석 결과, 놀랍게도 자이언스 교수의 찡그린 얼굴이 빠르게 제시되었던 조건의 피험자들이 그렇지 않았던 조건의 피험자들에 비해 자신의 연구 주제가 형편없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무엇을 봤는지 의식하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뇌는 대가의 얼굴을 인식했고 그 얼굴은 탁월함에 대한 그들의 기준을 높였다.

우리의 얼굴은 누군가에게는 탁월함의 기준을 높이는 자극이 되기도 하고, 그 기준을 낮추는 자극이 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탁월함에 대해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6. 내가 친구의 행복을 결정한다

 

사람 프레임과 상황 프레임 사이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한 가장 중요한 영역이 행복이다. 행복에 관한 사람 프레임에 따르면, 행복은 철저하게 개인의 몫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을 경험하고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사람 프레임이 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사람이다.

사람 프레임으로 행복에 접근할 때는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할 수 있는 마음의 비밀만큼 중요한 자질은 없다. 그러나 행복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황 프레임도 지녀야 한다.

행복에 관한 많은 연구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할 수 있는 내면적 특징이 중요함을 강조하면서도, 어떤 상황은 대부분의 사람을 행복하게, 혹은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도 강조한다. 절대 빈곤 상태에서도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지만, 절대 빈곤 상태 자체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행복은 사람 프레임과 상황 프레임이 적절히 균형을 이룬 길의 끝자락에 있다.

[3] 행복에 관한 상황 프레임, 특히 내가 상황이다의 프레임의 중요성을 뼛속 깊이 느끼도록 해주는 연구가 2008<영국 의학 저널(Britich Medical journal)>에 발표되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개인의 행복은 주변 사람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이들은 프래밍험 심장 연구(Framingham Heart Study)’라는 유명한 연구 프로젝트에 20여 년간 참가한 4,739명의 건강, 사회적 네트워크 및 행복 자료를 분석하여, 행복이 비만이나 금연 못지않게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서 전염된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내가 행복하면 친구가 행복해질 확률이 약 15% 증가한다. 내 행복이 친구의 행복에 영향을 준다는 점은 사실 그리 놀랍지 않다. 따라서 이는 주된 결론이 아니다. 이 연구가 밝혀낸 놀라운 사실은 내 행복이 내 친구의 친구뿐 아니라 내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행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행복의 전염성은 오프라인 네트워크뿐 아니라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된다.

[4] 크리스타키스와 파울러 교수는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대학생 1,700명의 친구 관계;를 분석하였다.

이들의 친구 수는 평균적으로 약 110명 정도였으나, 서로 사진을 공유하고 태그하는 친한 친구의 수는 평균 6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행복 정도를 가늠해보기 위해 이들의 프로필 사진을 분석하였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사진 속 얼굴의 웃음은 그 사람의 행복의 정도를 알려주는 매우 좋은 단서다. 또한 친한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을 분석하여 이들이 웃고 있는지 여부도 판단하였다. 일종의 웃는 얼굴 네트워크 분석을 한 셈이다.

그 결과 오프라인 네트워크 분석에서 나왔던 연구 결과와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다. 웃는 사람에게는 웃는 친구들이 많았다. 행복한 사람 주변에는 행복한 사람들이 몰려 있고, 불행한 사람들 옆에는 불행한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또한 웃는 사람은 웃지 않는 사람에 비해 친한친구가 1명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웃는 사람들일수록 친구 관계망에서 중심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닝 웃으면 세상이 당신을 향해 웃을 것이다(When you smile, the world smiles with you)”라는 말이 사실임을 보여준느 연구 결과이다.

행복은 개인적 요인들만의 산물이 아니다. 행복은 내가 속한 집단의 산물이기도 하다. 행복이 개인적 선택인 동시에 사회적 책임 행위라고 인식을 확장하게 되면, 행복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결코 이전과 같을 수 없다. ‘내가 상황이다라는 프레임이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다.

 

 

7. 나는 하품한다, 고로 인간이다

 

사람들 사이에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치자면 하품이 지존이다. 자발적 하품은 글자 그대로 자연 발생적으로 일어나는 하품이다. 자발적 하품은 여러 가지 이유로 나타는데, 그 중 하나는 스트레스 상황에 대비하여 몸의 경계 태세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자발적 하품과는 달리 전염성 하품은 누군가가 하품하는 모습을 보거나 그 소리를 듣기만 해도, 심지어 하품에 대한 생각만 해도 나오는 하품을 의미한다. 하품은 고도의 전염성을 지니고 있다. “나는 하품한다, 고로 인간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전염성 하품은 인간(그리고 침팬지)만의 고유한 특성이다.

전염성 하품의 이유에 대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그 중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전염성 하품이 공감(empathy)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설명은 4세 이하에게는 전염성 하품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서는 또래의 정상적인 아이들에 비해 전염성 하품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품과 전염의 지존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는 것이 웃음이다. 누군가 웃기 시작하면 주변 사람들이 웃기 시작한다. 따라 웃는 이유 역시 하품을 따라 하는 이유와 동일하다. 폭소와 같은 강한 긍정적인 정서를 공유하는 것은 사람들의 뇌활동을 싱크(synchronize)’시킨다. 사람들의 뇌 활동이 순간적으로 완벽하게 일치되기 때문에 강력한 유대감을 경험하게 된다. 따라 웃는 이유는 강력한 친교 욕구가 반영된 결과다. 그러므로 내가 웃는 이유는 옆 사람이 웃었기 때문이고, 옆사람이 웃는 이유는 내가 웃었기 때문이다.

내가 상황이다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면, 내가 세상에 많은 것을 유발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8. 나는 어떤 프레임이 될 것인가?

 

사람들은 프레임을 자신과 분리된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어떤 프레임을 취할 것인가, 어떤 프레임을 버릴 것인가 등의 질문을 통해 어떤 프레임이 저기 있고, 여기 있는 내가 그 프레임을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내가 바로 프레임이 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가격대가 서로 다른 A, B, C의 세 가지 코스 요리가 있는 경우에, 가격대가 월등하게 높은 C 코스는 손님들에게 잘 선택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C코스 메뉴는 분명한 자기 역할이 있다. C 메뉴가 있는 것 만으로토 사람들이 AB를 보는 기준과 관점이 바뀐다. 고가 메뉴가 존재하는 이유다.

좋은 프레임은 나를 바꾸는 역할을 하지만, 그렇게 바뀐 나는 C가 되어 사람들에게 새로운 프레임이 될 수 있다. ‘저런 못된 사람에 비하면 나 정도는 괜찮다는 소극적 위안과 안일함을 유발하는 프레임이 아니라, ‘저 사람처럼 사는게 정말 잘 사는 거야라고 기준을 바꿔주는 C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상황이다를 굳이 강조하고 싶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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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6를 나가며

인생은 자신을 발견하는 작업이 아니라, 자신을 창조하는 작업이다.”

(Life is not about finding yourself, Life is creating yourself.)

아일랜드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가 남긴 말이다. 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내가 상황이다라는 프레임을 장착해야 한다. 타인의 행동과 행복에 영향을 주는 자기의 힘을 제댈 인식하게 되면, 더 나은 나를 창조하려는 투지가 생길 수 밖에 없다.

 

프레임_Chapter 5

Chapter 05_사람인가 상황인가, 인간 행동을 보는 새로운 프레임

 

 

1. 행동의 원인, 사람인가 상황인가?

 

히틀러의 2인자 노릇을 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에 대한 세기의 재판을 참관했던 독일계 유태인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유태인으로서 나치의 핍박을 받았고, 그 핍박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때문에 그가 쓴 책은 유태인들에게 환영을 받았을 수 있지만 아니러니하게도 아렌트의 책은 유태인들에게서 분노로 가득 찬 비난을 받았다.

나치의 반인륜적인 악행을 설명할 때 사람들은 소수의 악인, 소수의 사이코패스가 저지른 악행이라는 프레임을 사용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것이 아닌 소수의 악인만이 저지르는 악의 비정상성, 그것이 나치 학살에 대해 우리가 믿고 싶어 하는 프레임이다.

그러나 아렌트의 책은 이 프레임에 대한 도전이었다. 아렌트는 유태인을 학살한 아이히만을 사이코패스나 괴물로 그려내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간으로 그려냈다. 유태인들로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비상식적인 주장이었다.

인간의 행동이 내면의 결과라는 프레임을 갖고 있으면, 나치의 만행은 소수의 악인이 저지른 산물이다. 그러나 행동이 상황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면, 아이히만의 행동은 그 상황에서는 누구라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행동으로 받아들여진다.

 

사람인가, 상황인가?

이 이슈에 대하여 어떤 프레임을 갖느냐에 따라 우리의 많은 행동이 달라진다.

지난 수십 년간 사회심리학 연구가 밝혀낸 사실은 보통의 사람들은 사람 프레임으로 세상을 본다는 점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사람 프레임이 언제나 옳다는 과학적 증거는 생각보다 빈약하다. 오히려 사람의 행동은 그가 처한 상황에 의해 결정된다는 상황 프레임을 지지하는 증거가 많다.

사람 프레임에서 상황 프레임으로의 변화는 천동설에서 지동설로의 변화만큼이나 혁명적이다. 과학이 알려주지 않았다면 우리의 경험만으로 지구가 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는 지금까지도 어려웠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악이 사람이 아니라 상황에 의해 유발된다는 점도 일상의 경험만으로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상황이 원인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는 누구나 예외없이 악을 저지르고 어떤 상황에서는 누구나 선을 행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악을 행하는 사람도 소수이고, 선을 행하는 사람도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그런 류의 사람만이 그런 행동을 한다는 사람 프레임이 설득력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우리는 우리의 경험이 사람 프레임을 지지하더라도 과학적 연구에 기초하여 상황 프레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채 상황 프레임만을 고수하게 되면 인간관계에서 서로에 대한 오해는 계속될 것이고, 결국 우리는 정확하지 않은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2. 평균으로 세상을 보는 프레임

 

사람인가, 상황인가의 문제를 논하기 전에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과학을 표방하는 심리학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언제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법칙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부 예외가 있더라도 평균적으로 들어맞는 법칙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어떤 예외도 인정하지 않는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고 싶어 한다. 예외가 발견될 경우, 규칙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

과학은 담배를 피우면 폐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흡연자가 폐암에 걸린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같은 상황에서 사람마다 행동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곹 사람 프레임이 더 타당함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자주 평균으로 세상을 보는 프레임을 가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외와 우연을 인정해야 한다. 지구가 둥들다고 하지만, 여기저기 울퉁불퉁한 부분이 있다. 그래도 평균적으로 보면 지구는 둥글다. 사람을 보는 우리의 눈도 그래야 한다.

 

 

3. 행동의 원인은 밖에 있다

 

1964327<뉴욕타임스>에 대단히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다 실렸다.

살인 사건을 목격한 38명 중 한 사람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그 기사에는 어떻게 그 많은 목격자들 중에서 단 1명도 경찰을 부르지 않았는지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현대사회가 사람들을 회색 인간으로 만든다고 개탄하는 분석이 실렸다. 이때 몇 명의 심리학자들이 전혀 다른 프레임으로 이 사건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심리학자들이 주목한 것은 목격자들의 인간성 상실이 아니라 목격자들이 많았다는 그 상황 자체였다. 주민들은 자기만 목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 장면을 보고 있다고 인식하였음을 의미한다. 바로 그 점이었다. 나 말고도 다른 구경꾼이 많다는 사실, 그 사실이 역설적으로 사람들로 하여금 도움을 주는 행동을 방해한다. 설사 끔찍한 일이 벌어지더라도 자기 혼자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책임감의 분산도 경험했을 것이다. 이를 방관자 효과(The Bystander effect)’라고 한다.

 

2014년에 이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이 상당부분 왜곡되었다는 내용을 담은 책이 미국에서 발간되었다. 예를 들면, 최소 49명의 목격자가 있었으며, 실제로는 피해자를 도우려는 시도가 있었다. 따라서 그들이 살았던 지역, 뉴욕 전체가 인간성을 상실했다는 기사는 경찰의 무능과 황색 저널리즘이 만들어낸 거짓이었다.

그러나 이런 사실 왜곡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과 일련의 후속 연구들이 상황 프레임의 중요성에 대해 던지는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예를 들어, 목격자들이 즉각 경찰에 알리기보다는 서로에게 일을 떠넘김으로써 골든타임을 놓쳤고, 결국 피해자를 살릴 수 있는 시간을 낭비하고 말핬다고 적고 있다.

 

 

4. 흰 연기의 비극

 

[1]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흥미로운 연구 하나가 진행되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이 설문지를 작성하는 동안 실험자는 용무를 보기 위해 실험실을 떠났다. 참가자들이 설문지를 작성하는 도중 실험실 구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였다.(물론 이는 설정이었다.) 연구자들의 관심은 참가자들이 얼마나 빨리 이 상황을 실험자에게 알려서 조치를 취하게 하는지였다.

결과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참가자가 실험자에게 위험을 알리는 행동이 감소하였다. 혼자 있을 때는 75%의 사람들이 실험자에게 상황을 보고했지만, 다른 두명의 참가자가 있을 경우에는 겨우 38%만이 실험자에게 보고하였다. 그들의 준법정신이 약해서도 아니고 안전의식이 약해서도 아니다. 바로 상황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이 위급상황에 함께 있다는 점, 바로 그 상황적 변수가 사람들을 위기 상황에서 주저하게 만든다. 대구 지하철 참사는 이 실험 장면과 너무 유사하다.

 

물론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는 여러 각도에서 분석되어야 한다. 안전 매뉴얼, 승무원의 윤리의식, 화제 예방 체계 등과 같은 다양한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으면 우리의 위험 인식이 저하된다는 심리적 기제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이런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타인과 함께 있을 때 안전행동을 의도적으로 더 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상황 프레임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5. 군중의 힘

 

군중이라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사람들은 마치 투명인간이 된 것과 유사한 심리 상태를 경험한다.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사람들은 평소에는 자제하던 행동을, 심지어 충동적이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군중 속의 개인이 바로 그런 심리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고층 빌딩이나 다리 위에 올라가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이 있을 때 구경하던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 대규모 군중이 되면 사람들의 행동은 달라진다. 심지어 뛰어내리라고 소리치는 야수와 같은 모습으로 돌변한다.

[2] 이와 같은 일이 괘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에 주목한 예일대의 만(Mann) 교수는 이 현상이 개인의 본성 때문이라기보다는 군중이라는 상황 때문에 발생하는 데 주목하고, 이런 군중을 가리켜 미끼 군중(Baiting crowd)’이라고 불렀다.

개인이 군중이라는 상황 속에서 경험하는 자아 실종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몰아라고 부른다. 글자 그대로 군중이라는 거대한 바닷속으로 개인의 정체성이 침몰하고 마는 현상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 개인의 내면만을 탓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 보다는 행동할 당시의 상황 그 자체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3] 할로윈 날에 이루어진 한 연구에서 집 주인이 사탕 항아리를 미리 준비해놓고 아이들에게 하나씩만가져가라고 말하고는 일부러 집 안으로 들어갔다.

몰래카메라를 통해 아이들이 주인 말대로 하나씩만 가져가는지, 그 이상을 가져가는지 관찰했다.

놀랍게도 아이가 혼자 왔을때는 하나씩 집어갔지만, 여럿이 왔을 때는 주인의 말을 어기고 2개 이상의 사탕을 가져갔다!. 아이들의 본성이 악한 것인가? 아니다. 군중이라는 상황이 아이들의 행동을 극적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6. 타인, 가장 매력적인 정답

 

[4] 상황의 힘에 관한 가장 유명한 연구가 1951년 미국 스와츠모어 칼리지 캠퍼스에서 진행되었다.

심리학자 솔로몬 애쉬에 의해 수행된 이 연구에서 8명의 남학생들이 한 팀이 되었다. 그 중 진자 피험자는 1명이고 나머지 7명은 실험자를 돕는 동조자들이었다.

과제는 선분 길이가 일치하는 카드를 고르는 일이었다. 7명의 동조자들은 2회차까지는 정답을 선택하였다. 그러나 세 번째 회차에서 이들은 일부러 오답을 정답으로 선택하였다. 이 실험에서 중요한 점은 좌석 배치로, 진짜 피험자는 항상 마지막 좌석에 앉도록 되어있었기 때문에 7명이 오답을 말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애쉬의 실험은 너무 쉬었다. 애쉬는 1명의 피험자만 단독으로 참여하는 통제집단을 두었다. 이 조건에는 다수의 압력이 존재하지 않았고 피험자 스스로 같은 길이의 선분을 찾아내면 되는 상황이었다. 이 조건에서는 99%가 정답을 골랐다.

7명의 동조자가 있던 조건에서는 회차가 거듭할수록 정답률이 감소하여 약 60% 내외에 머물게 된다. 다시 말해, 매 시행에서 약 40% 정도의 피험자들은 눈에 보이는 분명한 정답을 저버리고 다수의 틀린 선택을 따라간다.

개인차도 뚜렷하였다. 단 한번도 다수에 동조하지 않고 12번 모두 정답을 선택한 사람은 25%였다. 뒤집어보면 한 번이라도 다수를 따라간 사람이 무려 75%에 이른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매 회차 모두 다수를 따라간, 줏대라곤 전혀없는 사람은 얼마나 되었을까? 5%였다.

다수의 사람들은 가끔씩은 자신의 소신을 저버리고 다수의 의견에 동조하였다.

애쉬의 실험은 이후에 여러 형태도 변형되어 반복되었다. 그중 상황의 위력을 보여준 실험을 살펴보자. 한 실험에서는 동조자들 중 1명을 택해 그에게는 다수를 따르지 말고 정답을 고르게끔 한다. 한마디로 피험자에게 자기편을 한 사람 만들어준 것이다. 그랬더니 정답률이 100% 가깝게 회복되었다. 한 사람의 동지가 피험자에게 소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준 셈이다.

이는 우리가 소신을 지키지 못하는 이유가 천성적으로 겁쟁이이거나 소심해서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 그 한 사람이 없기 때문임을 보여준다.

또 하나의 변형된 조건에서도 역시 동지를 만들어주었는데, 이 사람은 정답을 선택하지 않고 대신에 다수가 택한 오답이 아닌 또 다른 오답을 선택하는 사람이었다. 나와는 의견이 다르지만, 다수와도 의견이 다르다는 의미에서 보자면 같은 편인, 새로운 의미의 동지를 만들어준 것이다. 그래도 결과는 동일하게 나타났다!

만일 우리가 사람 프레임만을 사용한다면 다수의의견에 가끔씩 동조하는 보통의 존재를 필요 이상으로 비난하게 된다. 또한 소신을 지키는 소수의 사람들을 발굴하는 것으로 상황으 개선하려 들 것이다. 그러나 더 좋은 해결책은 집단의 다양성을 보장하여 우리 모두의 소신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는 상황 프레임으로 세상을 볼 때 가능한 일이다.

집단의 다양성은 개성을 보장하고 소신을 키워준다.

[5] 창의성 연구분야의 대가인 시몬손(Simonson)이 일본 사회의 지적, 예술적 성취를 세대별로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외부 세계와의 접촉이 많았던 세대를 거치고 나면 일본 사회의 창의적 수준이 높아졌다고 한다.

일본인 고유의 내재적 창의성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개방성이 일본 사회의 창의성을 높여준 것이다. 이렇듯 상황의 힘은 개인의 힘보다 클 수 있다.

 

 

7. 권위에 대한 위험한 복종

 

[6] 사람 프레임과 상황 프레임의 대결을 가장 극적인 수준으로 끌어 올린 연구가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의 유명한 복종 연구다.

그가 고안한 실험 상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우선 지역 신문에 참여자를 모집하는 광고를 냈다. 직업 제한은 없으며, 참여 대가로 4.5달러를 받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또 연구 목적은 사람이 새로운 것을 학습할 때 벌을 주는 것이 효과적인지 알아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험에 참여하러 온 사람에게 이 실험에는 학습을 하는 학생과 그 학생의 학습 결과에 따라 벌을 주는 교사, 이렇게 두 명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였다. 학생 역할을 하는 사람은 두 단어 서로 짝지어진 리스트를 외워야 하며, 교사 역할을 하는 사람에게는 테스트를 진행하고 틀리면 벌로 학생에게 전기 충격을 가해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이 실험도 학생 역할은 하는 참가자는 실험자와 미리 짠 상태였다. 따라서 진짜 피험자는 항상 교사 역할을 맡았다. 학생 역할을 맡은 사람은 처음에는 정답을 맞추다가 나중에는 고의로 오답을 선택한다. 전기 충격은 틀릴때마다 15V에서 시작하여 15V씩 최종 450V까지 이르게 되어 있었다.

실험은 현실감을 반영했다. 점점 고통스러워하는 소리를 냈으며, 신음 소리를 내거나 전기 충격이 일정 수준 넘어가면 더 이상 아무 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주어진 시간 안에 응답하지 않으면 오답으로 간주해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아도 교사는 전기 충격 수준을 계속해서 올릴 수 밖에 없었다.

만일 우리가 사람 프레임을 가지고 있다면, 오직 극소수의 비정상적인 사람만이 450V까지 전기 충격을 주리라고 예상할 것이다. 그런 마지막 수준까지 전기 충격을 가한 사람은 무려 67%에 달했다. 이 실험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도 권위자가 명령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가하는 행동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물론 사람들이 기쁜 마음으로 충격을 가한 것은 아니었다.

이 실험은 발표 즉시 많은 논란과 의심을 불러일으켰다. 밀그램 자신도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나치의 유태인 학살에 대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시점이었기에 밀그램의 실험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이에 밀그램은 복종률을 결정하는 변수들을 알아내기 위해 약 20여 차례 연구를 더 진행했다. 그러나 기본 메시지는 같았다. 복종률을 크게 결정한 것은 자칫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상황적 변수였지, 사람 변수가 아니었다.

한 실험에서는 실험자가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었는데, 이 둘 사이에 의견이 대립하면 교사 역할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 단 한명도 450V까지 전기 충격을 주지 않았다. 이는 복종률의 결정적 변수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밖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 시리즈 실험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전기 충격을 가하는 사람과 단순히 문제를 읽어주고 그 결과를 기록만 하는 사람을 구분하여 한 팀으로 작업하게 한 경우에 발생하였다. 실험 결과, 보조 역할을 한 사람들 중 전기 충격을 가하는 사람을 제지한 경우는 약 10%에 불과하였다. 나머지 90%는 자신의 역할에 묵묵히 충실한 뿐이었다. 나치 캠프에서도 직접 유대인에게 해를 가하는 역할이 아닌 보조 역할을 한 군인들이 수없이 존재했다. 캠프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을 악마라고 규정하는 식의 사람 프레임만으로는 이런 종류의 불행이 역사에서 반복되는 것을 막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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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5를 나가며

상황 프레임을 갖게 되면 결코 이전처럼 사람을 볼 수 없다. “착한 일을 한 사람은 원래 착하기 때문이고, 악한 일을 한 사람은 원래 악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은 원래 그런 류의 사람이고, 부자는 우너래 그런 류의 사람이다.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은 원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사람 프레임에 입각한 이런 생각들은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우리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의 힘을 직시하게 되면, 나쁜 행동을 한 사람에게 조금은 더 관대해진다. 착한 일을 한 사람은 조금 덜 영웅시하게 된다. 쉽고 익숙한 사람 프레임에서 불편하지만 진실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 프레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프레임_Chapter 4

Chapter 04_자기 프레임, 세상의 중심은 나

 

 

1. 자기중심성

 

[1] 미국 코넬 대학교의 스턴버그 교수는 어리석음의 첫 번째 조건으로 자기중심성을 꼽는다. 인간의 자기중심성을 아주 재치 있게 보여주는 실험이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수행되었다.

이 실험은 대학생 두 명을 한 조로 묶고 한 명에게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려서 어떤 노래를 연주하게 하고, 다른 한명에게는 노래 제목을 알아맞히게 하는 실험이었다. 이때 오로지 손가락 연주만으로 노랫가락을 표현하게 했다.

연주자의 기대치와 청중의 정확도는 얼마나 맞아떨어질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주자들은 청중이 자신의 손가락 연주를 듣고 맞출 확률을 최소한 50%는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청중이 제목을 맞춘 비율은 2.5%에 불과했다.

연주자는 손가락을 두드리면 자신이 연주하게 될 가락이 귓가에 들려올 것이다. 그러나 청중은 손가락을 두드리는 소리 외에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감흥을 느낄 수 없다. 그런데도 연주자는 자신의 머릿속에서 경험했던 그 환상적인 연주가 다른 사람에게도 그대로 전달될 것이라고 착각한다.

자기라는 프레임에 갇힌 우리는 우리의 의사 전달이 항상 정확하고 객관적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프레임에서 보자면 애매하기 일쑤다.

우리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지!”라며 상대방을 추궁하지만, 실상 개떡같이 말하면 개떡같이 들릴 수밖에 없다.

 

 

2. 나의 선택이 보편적이라고 믿는 이유

 

나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고 있기 때문에, 내 주관적 경험과 객관적 현실 사이에는 어떤 왜곡도 없다고 믿는 경향을 철학과 심리학에서는 소박한 실재론(Naive realism)’이라고 한다. 소박한 실재론 때문에 사람들은 내가 선택한 것을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선택할 것이라고 믿는다.

[2]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리 로스(Lee Ross) 교수 연구팀이 1970년대 말에 수행했던 실험 내용이다.

연구팀은 실험실에 모인 대학생들에게 회개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캠퍼스를 돌면서 학생들의 반응을 관찰하는 실험 과제를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물론 원하지 않으면 다른 과제로 대체할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어떤 학생은 동의했고, 어떤 학생은 거절했다. 참여의사를 밝히고 나면 각 학생들에게 본교 학생 중 몇 %가 이 요구에 YES, NO라고 답할지 추정하게 했다.

분석 결과, 하겠다는 학생들은 스탠퍼드 학생의 64%가 자기와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거절한 학생들은 불과 23%만이 그 요구에 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 결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을 늘 보편적인 존재라고 믿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요한 점은 양쪽 학생들 모두 자신의 생각과 느낌이 정상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도 자신처럼 상황을 해석하리라고 생각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자기중심적 프레임 때문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현상을 허위 합의 효과(false consensus effect)라고 하는데 자신의 의견이나 선호, 신념, 행동이 실제보다 더 보편적이라고 착각하는 자기중심성을 나타내는 개념이다. 우리가 깨달아야 할 사실은, 이 세상에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다는 점이다.

 

 

3. 이미지 투사

 

[3] 자기중심적인 프레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타인에게 투사하는 버릇이 있다.

심리학자 레비츠키(Paul Lewicki)의 연구에 따르면 타인을 능력 차원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평가할 때도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면에 자신을 정의하는 데 있어 따뜻함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은 타인을 평가할 때도 동일한 차원에서 본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말하는 평가나 내용을 보면, 다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보다 우리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더 많이 드러낸다. 그러니 자기 주변에 남을 헐뜯는 사람이 많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까이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주변 사람이 실제로 남을 헐뜯는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그 사람 자신이 남의 허물을 습관적으로 들춰내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옛말이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 셈이다.

 

 

4. 뇌 속의 자기 센터

 

세상의 줄심에 자기가 있다면 우리 뇌에도 자기와 관련된 정보만을 취급하는 특별한 영역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4] 놀랍게도 사람들이 어떤 단어를 자기와 연관 짓는 작업을 할 때는 뇌의 영역 중 내전전두피질이라는 부위가 활발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단어라도 그 단어의 의미를 다른 사람과 연관지어 생각하거나, 혹은 그 단어의 의미가 아닌 물리적 속성으로 생각해볼 때는 내전전두피질 부위가 강하게 활동하지 않는다. 오직 그 단어가 자기 자신을 기술하는지를 생각할 때만 그 부분이 활성화된다는 점은 그 영역이 일종의 자기 센터임을 암시한다. 우리의 뇌 속에서도 자기는 글자 그대로 특별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5. 마음의 CCTV, 조명 효과

 

출근 할 때마다 직장인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오늘은 또 뭘 입고 나가지?’ 이다. 옷장 안에는 옷들로 꽉 차 있지만 막상 입고 나갈 옷이 없어서 난감하다. 연이어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하면 사람들이 금방 알아볼 것이라는 생각에 새 옷을 사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한다. 옷장에 옷이 가득해도 아침이면 또다시 입을 옷이 없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이러한 착각은 조명 효과(spotlight effect)’라는 심리 현상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연극의 주인공이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자신도 스타들처럼 조명을 받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필요 이상으로 신경 쓴다.

[5] 코넬 대학교의 토머스 길로비치(Thomas Gilovich) 교수가 대학원생들과 함께 수행한 실험은 이 같은 조명 효과의 실체를 잘 보여준다.

40대 이상이라면 배리 매닐로라라는 미국 가수를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젊은 대학생들에게는 큰 인기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매닐로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것은 학생들 사이에서 민망한 일이었다.

길로비치 교수는 이 실험에서 한 학생에게 매닐로의 티셔츠를 입게 하고 4~6명의 대학생들이 기다리고 있는 실험실에 들어가 잠시 머물게 했다. 그 후에 티셔츠를 입은 학생에게 실험실에서 만난 학생 중 몇 명이나 자신이 매닐로 티셔츠를 입었는지 알아차렸을까 추측하게 했다. 실험실에 있던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그 학생이 무슨 티셔츠를 입고 있었는지 물었다. 그 결과, 티셔츠를 입은 학생은 46% 정도가 자신이 매닐로 티셔츠를 입고 있었음을 알아맞힐 거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23%만이 그 학생이 그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고 답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주시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우리를 보고 있는 것은 남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다. 마음속에 CCTV를 설치해놓고 자신을 감시하고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이제 그 CCTV를 꺼버려야 한다. 세상의 중심에서 자신을 조용히 내려놓는다면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어리석은 일은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다.

 

 

6. 너는 나를 모르지만 나는 너를 알고 있다

 

자기 프레임을 과도하게 쓰다 보면 나는 너를 알지만 너는 나를 모른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자신은 결코 치우침 없이 객관적으로 다른 사람을 바라보지만, 다른 사람들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끊임없이 오해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오해는 집단 수준으로까지 확대된다. 우리 집단, 우리 민족은 다른 집단이나 다른 민족에 의해 왜곡되어 그려지고 있지만, 우리가 다른 문화를 얼마나 오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

[6] ‘나는 너를 잘 알지만 너는 나를 잘 모른다라는 생각의 뿌리를 좀 더 깊게 파헤쳐보기 위해 우리 연구팀은 다음과 같은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 번째 질문은, 처음 만나는 사람과 10번을 만날 기회가 주어졌을 때 몇 번 정도 만나면 그 상대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반대로 그 상대방이 자신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몇 번이나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도 물었다.

분석 결과, 사람들은 상대방이 자신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시간보다 자신이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적게 보았다. 다시 말해 의 입장에서 타인은 짧은 시간에도 파악할 수 있는 단순한 존재이지만, 나 자신은 그 누구에 의해서도 쉽게 파악할 수 없난, 그래서 오랜 시간을 들여야 제대로 이해될 수 있는 복잡한 존재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나는 너를 알지만 너는 나를 모른다는 생각은 자기중심성이 만들어낸 착각이고 미신일 뿐이다. 정답은 나도 너를 모르고 너도 나를 모른다거나 나는 네가 나를 아는 정도만 너를 안다이다.

 

 

7. 내가 사는 이유, 네가 사는 이유

 

누군가에게 본인이 외향적이냐고 물었을 때 가장 빈번히 나오는 대답은 그때그때 다르다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성격에 대해 같은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 자신 있게 하나의 답을 내놓는다. 그 사람은 외향적이거나 내향적이거나 둘 중 하나다.

[7] 다른 사람의 행동은 그 사람의 성격이나 신념 같은 내적인 요소들로 설명하지만, 우리 자신의 행동은 상황적인 요인들로 설명한다.

네가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은 것은 무책임하기 때문이고, 내가 늦은 것은 차가 막혔기 때문이다. 타인의 행동에 대한 이런 식의 판단은 인간관계에서 심각한 오해를 불러온다. 상대방이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먼저 고려하기보다는 넌 원래 그런 사람이야라고 규정짓기 때문이다.

진정한 지혜는 내가 나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는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행동을 설명하는 마음의 습관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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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4를 나가며

심리학자들은 자기를 가리켜 독재 정권이라고 부른다. 국민들이 읽고 말하고 보는 것까지 간섭하고 통제하는 독재 정권처럼 자기라는 것이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일방적으로 결정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는 순간 삶의 여러 면에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몰입의 즐거움(Finding Flow)>의 저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사람들이 어떤 일에 깊게 몰입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자각이 없어지는 상태를 몰입(Flow)이라 하고, 몰입 상태가 행복과 성취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정신병리학자들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자기 자신과 관련시켜 해석하는 경향이야말로 정신 건강을 해치는 주범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많은 심리학 연구들은 자기에 대한 지나친 생각이 남들과 자기 자신을 자주 비교하게 만들고 결국 행복을 저하시킨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자기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창구가 되는 것을 막을 순 없다. 하지만 지혜는 우리에게 이런 자기중심성이 만들어내는 한계 앞에서 철저하게 겸허해질 것은 요구한다.

 

프레임_Chapter 3

Chapter 03_세상, 그 참을 수 없는 애매함

 

 

지혜를 필요로 하는 문제는 잘 구조화되지 않은 문제혹은 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 이런 문제에는 단 하나의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고 사람들마다 보는 관점, 즉 프레임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들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1] 버클리 대학교의 조지 라코프(George Lakoff) 교수에 따르면 미국의 보수 진영은 이라크 침공을 테러와의 전쟁이라고 명명하고, 진보 진영은 점령이라고 해석하였다.

이라크 사태의 본질이 전쟁으로 명명되면 그 해결책 또한 분명해진다. 전쟁이라면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프레임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프레임으로 볼 때 이라크에서 철수하는 것은 곧 패배로 규정될 수밖에 없다. 반면에 점령으로 프레임하면 철수는 당연한 것이 되고, 다만 그 시기만 문제가 될 뿐이다.

우리가 살면서 부딪히는 문제들은 잘 구조화되지 않은것들이 대부분이다. 세상 자체가 애매함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경험하고 부딪히는 사건들에 단 하나의 분명한 답만이 존재한다면 프레임도 지혜도 필요 없다.

 

 

1. 감각의 불확실성

 

우리가 하는 경험들 가운데 감각적 경험만큼 확실한 것이 있을까? 그러나 감각적 경험에도 놀랄 만큼 애매성이 존재한다.

글자 프레임과 숫자 프레임이 그렇다. (13 같은 자극) 완벽하게 동일한 시각 자극이었지만 어떤 프레임으로 보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실체로 경험될 만큼 이 자극은 애매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감각적 경험도 항상 객관적이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프레임에 따라 달리 경험될 수 있는 본질적 애매성을 갖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2. 순서의 힘

 

[2] 솔로몬 애쉬(Solomon Asch)라는 사회심리학자가 1946년에 수행한 실험은 심리적 속성이 얼마나 애매한지를 잘 보여준다.

이 실험에서 애쉬는 참가자들에게 어떤 사람에 대한 정보를 준 뒤, 그 사람에 대하여 짐작해보도록 했다.

A 조건 -> 지적이다 부지런하다 충동적이다 비판적이다 고집이 세다 질투심이 강하다

B 조건 -> 질투심이 강하다 고집이 세다 비판적이다 충동적이다 부지런하다 지적이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A 조건에서 형성된 인상이 B 조건에서 형성된 인상보다 훨씬 더 호의적이었다. A 조건은 전형적인 천재형의 이미지로 해석되지만 B 조건에서는 교만하고 차가운 이미지로 해석된다.

이는 시간상으로 앞서 제시된 정보들이 뒤따라오는 정보를 해석하는 데 영향을 주는 프레임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에 대한 인상 역시 애매한 부분이어서 사용하는 프레임에 따라 동일한 사람을 놓고도 다르게 볼 수 있는 것이다.

 

 

3. 명왕성의 운명

 

2006824, 국제천문연맹은 체코 프라하에서 총회를 열고 명왕성이 더 이상 행성이 아님을 전 세계에 공포했다. 이제 망망한 우주 속에 명왕성만 홀로 남게 되었다. 더 이상 명왕성이 아닌 소행성 134340’이라는 이름으로.

사실 명왕성이 행성 목록에서 빠졌다고 해서 우리의 일상이 크게 바뀐 것은 없다. 명왕성 퇴출 논쟁이 크게 흔들어놓으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과학의 객관성에 대한 논란이다. 국제천문연맹은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명왕성을 행성의 지위에서 끌어내릴지 결정했다. 객관적 사실이 생명인 과학에 투표가 웬 말인가? 행성의 지위를 놓고 투표를 했다는 이야기는 행성의 정의에 대해 과학자들마가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나아가 과학이 반드시 완벽하게 잘 정의된 문제만을 다루는 영역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후 논쟁에도 명확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연맹은 다시 2006년에 파리에서 회의를 갖고 명왕성을 행성으로 유지하되 유사한 3개의 물체를 행성으로 인정하는 수정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안은 즉각 반대에 부딪혔다. 반대의 중심에는 3개의 물체 중 하나(제나)를 발견하여 명왕성의 행성 지위에 대한 논쟁을 일으킨 칼텍(Cal Tech)의 마이크 브라운(Mike Brown) 교수가 있었다. 그는 영광을 누릴 수도 있었지만, 새로운 수정안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무엇이 행성인지에 결정하는데 투표가필요하다면 그것은 결코 과학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결국 연맹은 명왕성을 행성에서 제외하고 전형적인 행성 8만을 행성으로 유지하기로 최종 결정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행성의 정의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살면서 몇 번의 변화가 더 생길지 모른다.

 

 

4. 동메달이 은메달보다 행복한 이유

 

[3] 미국 코넬대 심리학과 연구팀은 1992년 하계올림픽을 중계한 NBC의 올림픽 중계 자료를 면밀히 분석했다. 메달리스트들이 게임 종료 순간에 어떤 표정을 짓는지 감정을 분석하는 연구였다.

분석 결과, 게임이 종료되고 메달 색깔이 결정되는 순간 동메달 리스트의 행복 점수는 10점 만점에 7.1로 나타났다. 비통보다는 환희에 더 가까운 점수였다. 그러나 은메달리스트의 행복 점수는 고작 4.8로 평정되었다. 환희와는 거리가 먼 감정 표현이었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인터뷰 내용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동메달리스트의 인터뷰에서는 만족감이 더 많이 표출되었고, 은메달리스트의 경우 아쉽다는 표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왜 은메달리스트가 더 만족하지 못할까? 선수들은 자신이 거둔 객관적인 성취를 가상의 성취와 비교함으로써 객관적인 성취를 주관적으로 재해석했기 때문이다.

최고 도달점인 금메달과 비교한 은메달의 주관적 크기는 선수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운 것이다. 반면 동메달리스트가 비교한 가상의 성취는 노 메달이었다.

이처럼 공간상의 비교, 시간상의 비교, 심지어 상상 속의 비교에 의해서도 현실은 주관적으로 재구성된다. 그만큼 우리의 현실은 본질적 애매성을 가지고 있다.

 

 

5. 질문의 위력

 

비교 프레임은 우리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유도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TV를 자주 보는 남성들은 이성 친구나 배우자가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한다. TV 속 배우들과 비교하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게 특정한 방향으로 프레임되는 것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4] 1990년 캐나다 워털루 대학교 연구팀이 수행한 한 실험에서, 가톨릭 신자 여대생들에게 어떤 여성의 은밀한 성적 상상에 대한 글을 읽도록 했다.

그런 후에 한 조건의 여대생들에게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자신을 아주 짧은 순간 보여주고 자기 자신에 대해 평가하도록 했다. 다른 조건에서는 낯선 중년 남자의 사진을 빠르게 보여주었다. 두 조건 모두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제시되었다.

그 결과, 교황 사진을 접한 여대생들이 자기 자신을 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물이 경건한 종교적 프레임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레임이 항상 외부에서 강요되거나 은밀히 유도되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 스스로에게 건네는 질문혹은 담화가 우리에게 특정 프레임을 유도할 수도 있다.

자신이 외향적인 사람인지 내성적인 사람인지 알고 싶을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어떤 사람이 나는 외향적인가?” 라고 자문한 후에 자신에 대해 평정한다고 해보자. 이 사람은 과거 행동 회상, 주편 사람들의 평가 참조 등에 기초하여 응답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나는 내성적인가?”를 자문했다고 해보자.

[5] 사회심리학자 지바 쿤다(Ziva Kunda)의 연구를 비롯하여 우리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두 질문에 무슨 차이가 있냐는 반문이 틀렸음을 보여준다.

내성적인가라고 물었을 때 응답이 더 내성적이었다. 질문의 방향이 판단에 영향을 주어서 자신의 성격을 조금씩 다르게 보도록 만들어버렸던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질문이 방향의 특정 종류의 증거만을 찾아보도록 하는 프레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자기 개념도 단 하나로 고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프레임에 따라서 그때그때 달라진다. 그리고 그 프레임은 질문의 방향과 같은 아주 사소한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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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3를 나가며

감성지능(EQ)과 사회지능(SQ) 개념이 전통적인 지능(IQ)에 반기를 들고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흥분했던 이유는, 새로 등장한 개념들이 기존의 단순한 똑똑함보다는 지혜로움을 더 중시했기 때문이다. 삶의 문제에는 단 하나의 정답만을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에 감성지능과 사회지능 이 두 개념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다.

애매함은 삶의 법칙이지 예외가 아니다. 우리의 감각적 경험과 개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판단들도 프레임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다. 애매함으로 가득 찬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프레임이다. 한마디로 프레임은 우리에게 애매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주는 것이다.

 

프레임_Chapter 2

Chapter 02_나를 바꾸는 프레임

 

 

1. 어떤 기도

 

세실이 랍비에게 가서 물었다. “선생님,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

“(정색을 하며) 형제여, 그건 절대 안 되네, 기도는 신과 나누는 엄숙한 대화인데 그럴 순 없지.”

이번에는 모리스가 랍비에게 물었다. “선생님, 담배를 피우는 중에는 기도를 하면 안 되나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형제여, 기도에는 때와 장소가 필요 없다네, 담배를 피는 중에도 기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위의 경우처럼 동일한 행동도 어떻게 프레임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삶에서 얻어내는 결과물이 결정적으로 달라진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 프레임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2. 행복을 결정하는 것

 

행복은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다. 행복은 대상이 아니라 재능이다.” (헤르만 헤세)

 

항상 행복한 표정을 짓는 환경 미화원에게 한 젊은이가 물었다. 어떻게 항상 그렇게 행복한 표정을 지을 수 있느냐고.

나는 지금 지구의 한 모퉁이를 청소하고 있다네!”

이것이 바로 행복한 사람이 지닌 프레임이다. 지구를 청소하고 있다는 프레임은 단순한 돈벌이나 거리 청소의 프레임보다는 훨씬 상위 수준이고 의미 중심의 프레임이다. 행복한 사람은 바로 이런 의미 중심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갖기 쉬운 프레임은 대개 하위 수준이다. ‘당장 먹고 살아야’ ‘귀찮아서’ ‘남들도 안하는데등과 같은 생각은 하위 수준 프레임의 전형이다.

그렇다면 상위 수준과 하위 수준 프레임을 나누는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1] 바로 상위 프레임에서는 ‘Why()’를 묻지만 하위 프레임에서는 ‘How(어떻게)’를 묻는다는 점이다.

상위 프레임은 왜 이 일이 필요한지 그 이유와 의미, 목표를 묻는다. 비전을 묻고 이상을 세운다. 그러나 하위 수준의 프레임에서는 그 일을 하기가 쉬운지 어려운지, 소요시간, 성공 가능성과 같은 구체적인 절차부터 묻는다. 그래서 궁극적 목표나 큰 그림을 놓치고 항상 주변 이슈를 좇느라 에너지를 허비하고 만다.

상위 수준 프레임이야말로 우리가 죽는 순간까지 견지해야 할 삶의 태도이며, 자손에게 물려줘야 할 가장 위대한 유산이다. 자녀들이 의미 중심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도록 한다면, 거액의 재산을 남겨주지 않아도 험한 세상을 거뜬히 이기고도 남을 만큼 훌륭한 유산을 물려주는 것과 다름없다.

 

 

3.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프레임

 

지혜의 핵심은 올바른 질문을 할 줄 아는 것이다.” (존 사이먼)

 

유럽 국가들을 보면 장기기증과 관련하여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2] 나라마다 장기이식에 필요한 의료 시설이나 경제 수준, 교육 수준, 종교 등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같은 유럽 내에서도 장기기증 비율에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헝가리, 폴란드, 포르투갈, 스웨덴의 장기기증 비율은 덴마크, 네덜란드, 영국, 독일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 거의 60%이상 차이가 난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냈을까?

해답은 의외로 단순한 곳에서 발견되었다. 장기기증 비율이 높은 국가에서는 정책적으로 모든 국민이 자동적으로 장기기증자가 된다. 원하는 경우 장기기증을 원치 않는다는 절차를 밟으면 기증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장기기증 비율이 낮은 나라는 원할 때 절차를 걸쳐 장기기증자가 된다. 똑같은 선택을 놓고 프레임만 바꾼 것이다.

이 두 가지 정책을 각각 탈퇴하기(opt-out)’가입하기(opt-in)’라고 한다. 이 두 정책은 사람들에게 아주 다른 프레임을 유도함으로써 실제 행동에 현격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4. 실패를 부르는 회피 프레임

 

실수한 적이 없는 사람은 결코 새로운 일을 시도해보지 못한 사람이다.” (앨버트 아인슈타인)

 

<구약성서>에는 모세가 하나님의 도움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홍해를 건넌 후에 하나님이 약속한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는 과정이 나온다. 모세는 12명의 사람을 보내 가나안 땅을 정탐하게 한다. 12명 중 10명의 보고 내용은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갈렙과 여호수와는 그 땅이 젖과 꿀이 흐르는 아름다운 땅임을 강조하며 그곳으로 진군할 것을 적극적으로 주장했다. 결말은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의 약속에 따라 가나안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성취하는 사람과 안주하는 사람의 프레임 차이를 잘 보여준다.

[3] 성취하는 사람의 프레임은 접근프레임이다. 반면에 안주하는 사람의 프레임은 회피프레임이다. 접근 프레임은 보상에 주목하기 때문에 결과로 얻게 될 보상의 크기에 집중한다. 그러나 회피 프레임은 실패 가능성에 주목한다. 자칫 잘못하다간 실수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보상의 크기 보다는 처벌의 크기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회피 프레임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일로 성공을 거두더라도 흥분하고 감격하기 보다는 안도감부터 경험한다. ‘휴 다행이다’ ‘안하기를 잘했어등이 주된 감정 표현이다.

안락한 지대에서 벗어나 지도 밖으로 행군하는 용기 있는 행동은 오직 접근 프레임을 가진 사람들만 가능하다. 성취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에게 세상은 젖과 꿀이 흐르는 풍요의 땅이지만, 안주하는 사람에겐 어설프게 나섰다간 낭패 보기 십상인 위험한 곳으로만 보일 뿐이다.

 

 

5. 틀 속에 갇힌 마음

 

다음 영 단어가 한번씩 차례로 제시된다 생각하고 빠르게 읽어보라.

Macintosh Mechanism Michael Mechanics – Machinery

마지막 단어를 머시너리로 읽어야 하는데 순간적으로 매키너리로 읽지는 않았는가? 프레임이 하는 일이 바로 이와 같다. 어떤 프레임이 활성화되면 그 프레임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우리의 마음을 준비시킨다.

위 예시는 아주 단기간의 경험으로 형성된 프레임이다. 불과 몇 초 사이에 형성된 프레임이 이 정도로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한다면, 오랜 세월을 거쳐 형성된 프레임이 얼마나 강력한 마음의 준비를 불러일으킬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6. 히스토리와 허스토리

 

페메니즘 정신을 가장 잘 대변하는 용어를 들라면 나는 주저 없이 ‘Herstory’를 꼽을 것이다. 이 단어는 ‘History’에 항의하는 의미로 만들어진 신조어다.

물론 히스토리는 His + Story의 합성어가 아니다. 허스토리를 만들어낸 것은 Histroy라는 단어 자체의 남성 중심성에 대한 저항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삶과 역사가 남성 중심적으로 기록되고 해석되어온 오랜 관행에 대한 저항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단어는 국내 한 여성 잡지 이름으로 쓰이기도 했는데, 사람들에게 이처럼 강하게 어필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단어가 제공하는 새로운 프레임 때문이었다.

남성 중심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나거나 그 프레임에 의문을 제기하면 그 순간부터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금껏 자연스럽게 보였던 것들이 거북해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 이유는 모든 사물을 새롭게 보는 시각이 생기기 때문이다.

 

 

7. 편견의 실수

 

199924, 아프리카 기니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아마두 디알로는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4명의 백인 경찰이 쏜 41발의 총탄 중 19발을 맞고 그 자리에서 죽었다.

그날 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디알로는 바람을 쐬려고 아파트 밖으로 나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백인 경찰에게서 멈춰! 머리에 손 올려!”라는 느닷없는 명령을 받게 된다. 백인 경찰들은 디알로가 자신들이 쫓고 있던 흑인 강간범이라고 의심했다. 디알로는 갑작스런 명령에 영문도 모른 채 재킷 주머니에 손을 가져가는 행동을 했고, 경찰들은 이를 권총을 빼려는 행동으로 오인하여 무려 41발이나 되는 총탄을 난사했다.

[4]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디알로가 꺼내려 한 것은 지각이었다. 4명의 백인 경찰은 흑인인 디알로를 본 순간 자신들이 쫓던 강간범과 닮았다고 판단할 정도로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지만, 정작 그가 꺼내려던 것이 권총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보지 못했다.

 

이 사건에 대해 경찰 측 변호인단이 제기한 반론의 주 내용은 디알로 자신이 전투 자세를 취했기 때문에 스스로 죽음을 자초했다는 것이었다. 결국 경찰의 행위는 범죄가 아닌 실수로 인정되어 전원 석방되었다. 이에 디알로 부모는 뉴욕시를 상대로 8,100만 달러의 소송을 제기했으나 결국 300만 달러에 양측이 합의하고 고소를 취하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과연 디알로가 백인이었어도 권총을 꺼내는 모습으로 착각했을까? 혹시 백인 경찰들이 흑인을 범죄와 연결시키는 고정관념의 프레임으로 디알로를 봤기 때문에 지갑과 권총을 혼동한 것은 아니었을까?

이 비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한 연구가 수행되었고 결과는 결코 믿고 싶지 않은 인간의 슬픈 자화상을 드러냈다. 백인 대상으로 이루어진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사람이 화면에 튀어나왔을 때 무기를 들고 있으면 발사버튼을, 무기가 아닌 다른 것을 들고있으면 다른 버튼을 누르도록 지시했다. 이때 튀어나온 사람은 백인일수도, 흑인일 수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가능한 빠르게 누르도록 지시했으며, 실수가 있을 수 있다고 사전에 주지시켰다.

실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등장인물이 무기를 들고 있을 때 쏘지 않은 실수는 그 인물이 흑인일 때보다 백인일 때가 더 많았고, 무기를 들고 있지 않을 때 무기를 든 것으로 착각해서 방아쇠를 당긴 실수는 그 사람이 백인일 때보다 흑인일 때 더 많았다.

백인 참여자들은 흑인 = 범죄자라는 고정관념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이 같은 실수를 한 것이다.

 

 

8. 펩시가 코카콜라를 이긴 힘

 

펩시와 코카콜라 간의 콜라 전쟁에서 펩시를 승리로 이끈 존 스컬리(John Sculy)는 문제 해결 과정에서 프레임의 위력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꿰뚫어 본 마케팅의 귀재였다.

[5] 스컬리는 1967년 펩시에 입사하여 1970년 최연소 마케팅 담당 임원이 되었고, 1977년에는 최연소 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의 초고속 승진은 흥미롭게도 에서 시작된다.

당시 펩시는 코카콜라의 성공이 특유의 병 디자인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었다. 코카콜라 병은 그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고 아이콘이었다. 펩시 측은 코카콜라를 이기는 길은 더 세련된 병을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프레임하고, 수년간 디자인 개발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부었다. 스컬 리가 처음 배치된 곳이 새로운 병을 만드는 부서였다. 그러나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때 스컬리는 펩시가 문제의 본질을 잘못 프레임해왔음을 알게 되었다. 세련된 병이 중요한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펩시를 더 많이 마시게 유도하는 것이 문제의 본질임을 깨닫게 된다. 그때부터 펩시는 문제의 본질을 다시 프레임하기 시작한다.

[6] 이에 스컬리는 펩시 역사상 최초라고 할 만한 대규모 소비자 조사를 수행했다.

350가구를 대상으로 탄산음료 소비패턴을 조사한 결과, 소비자들은 일단 콜라를 집으로 사들고 가면 버리지 않고 다 마신다는 아주 단순한 사실을 발견했다. 큰 병이든 작은 병이든 마신다는 것. 이 점에 착안한 스컬리는 펩시 병을 코카콜라보다 더 크게 만들었다. 또한 들고가기 편한 다양한 크기의 패키지 상품들을 내놓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만일 펩시가 문제를 계속해서 병의 디자인으로 프레임했더라면 결코 이룰 수 없는 쾌거였다.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처음부터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제대로 프레임하지 못해서일 가능성이 높다.

 

 

9. 최후통첩 게임

 

경제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은 게임상황을 통해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하곤 한다. 최후통첩 게임은 두 사람 중 한 명은 돈을 분배하는 역할을 하며, 한 사람은 분배자의 제안을 수용하거나 거절하는 게임이다. 거절하면 두 사람 모두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어쨌든 결정자의 입장에서는 한 푼 못 받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받는 것이 더 경제적이므로 100 : 0이 아닌 한 받아들이는 것이 합리적이다. 순전히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그렇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경제적인 잣대로만 볼 수는 없다. 때로는 정당하게 대우받고 있다는 만족감이 돈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부당한 분배라고 생각되면 사람들은 한푼도 못 받을 각오를 하고서라도 분배자의 제안을 거부하곤 한다. 따라서 분배자로서는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가능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분배를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참여자들에게 이 상황을 월스트리트 게임이라고 이름 붙이면 자기에게 더 유리한 분배를 제안하고, ‘커뮤니티 게임이라고 이름 붙이면 훨씬 더 공평한 분배를 제안한다는 점이다. 이는 각각의 이름이 서로 다른 프레임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게임의 상황에 대한 프레임이 이름에 의해서만 만들어지진 않는다는 점이다.

 

[7] 스탠퍼트 대학교의 리 로스(Lee Ross)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프레임은 물건에 의해서도 자동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이 연구팀은 실험 참여자들에게 다섯 가지의 물건 사진을 각각 제시하고 그것을 키 순서대로 정렬하게 했다. A 조건에 제시된 것은 비즈니스와 관련된 물건들, 즉 서류 가방, 만년필, 회의실 테이블, 정장, 구두였다. B 조건데 제시된 것은 비즈니스와는 무관한 전기소켓, , 칠면조, 고래, 악보 등의 물건들이 제시됐다.

이후 참여자들에게 최후통첩 게임을 하게 했고, 분배자의 역할을 맡게 했다. 자료 분석 결과, B 조건에서 91%50:50의 공평한 분배를 제안했다. 그러나 A 조건 참여자들은 불과 33%만이 50:50의 공평한 분배를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 관련 물건에 노출되기만 해도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경쟁 프레임을 갖게 되어 가능하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이런 결과가 사진에만 국한될까? 연구팀은 후속 연구에서 실제 물건들에 노출되도록 했다. 결과 B 조건의 참여자들은 100%50:50의 분배를 제안했지만, 비즈니스 물건의 A 조건은 겨우 50%만이 50:50의 분배를 제안했다.

주변 물건들이 단순한 생활 도구가 아닌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결정짓는 프레임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나면 물건 선택에 더욱 신중해질 수 박에 없다. 프레임은 단순히 마음먹기에만 달린 문제가 아니다.

 

 

10. 소유와 경험의 차이

 

책상 하나와 의자 하나, 과일 한 접시 그리고 바이올린, 사람이 행복해지기 위해 이외에 무엇이 더 필요한가?” (앨버트 아인슈타인)

 

일상에서 소유의 프레임과 경험(존재)의 프레임이 가장 빈번하게 대비를 이루는 분야는 소비의 영역이다. 같은 물건을 사면서도 경험 프레임을 갖고 구매하는 사람은 그 물건을 통해 맛보게 될 새로운 경험에 주목한다. 그러나 소유 프레임을 갖고 구매한느 사람은 소유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

[8] 200011월과 12, 사회심리학자 밴 보벤(Van boven)이 이끄는 연구팀은 20대부터 60대까지 1,200여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주로 가정 경제에 대한 의견 조사였는데, 설문 말미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서 소유자체를 목적으로 구매했던 물건(, 제품)경험을 목적으로 구매했던 물건(티켓, 스키)을 한 가지씩 고르게 했다. 그 다음 두 물건 중 무엇이 더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었는지 선택하라고 했다.

그 결과 경험을 위한 구매가 자신을 더 행복하게 만들었다는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57%였고, 소유를 위한 구매가 더 행복하게 해줬다는 응답은 34%에 불과했다. (100%가 안되는 이유는 무응답 또는 고르기 어렵다한 응답 때문)

이는 어떤 물건의 구매 행위를 통해 새로운 삶을 경험하는 것이 소유 자체를 위해 구매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행복감을 안겨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경험을 위해 구매한 물건은 대부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사용되는 것들이다. 함께 나눌 수 있는 관계의 경험들이 사람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준다.

따라서 현명한 소비자는 소유보다는 경험의 프레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11. 비만 해결책

 

음식 섭취량을 결정하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위력적인 요소는 바로 용기의 크기다.

[9]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폴 로진(Paul Rozin) 교수가 동료들과 수행한 연구는 기본 단위의 크기가 섭취량에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로진 교수팀은 한 회사의 빌딩과 한 아파트에서 다음과 같은 실험을 수행했다. 한 회사 로비에 아침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캔디를 두고 사원들이 자유롭게 집어가게 했다. 어느 날은 3g짜리 80개를 놔두었고 다른 날은 12g짜리 20개를 비치했다. 그러고는 오후에 남아 있는 캔디 개수를 조사했다. 만일 사람들이 식욕대로 먹었다면 12g 캔디를 비치했을 때 4배를 더 먹어야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12g의 캔디가 비치된 날 더 많은 양을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고급 아파트에도 같은 방법의 실험을 진행했다. 초콜릿이 든 용기를 비치하고 거주자들이 오가며 떠먹을 수 있도록 스푼을 놓았다. 결과는 큰 스푼을 비치했을 때 훨씬 많은 초콜릿을 먹었다.

식욕이 식사량을 결정하기보다 그릇의 크기가 식사량을 결정한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그것은 그릇의 크기가 프레임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눈 앞에 제시된 그릇의 크기가 프레임으로 작동하면서 그 양을 표준이라고 여기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10] <누구나 10kg 뺄 수 있다>는 다이어트 책이 있다. ‘누구나라는 말이 주는 위안과 ‘10kg’이 주는 희망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당시 서울대학교 의대 유태우 교수는 음식의 종류에 상관없이 무조건 반만 먹으라고 권한다.

동의하면서도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을 것이다.

글세 그건 알겠는데, 어떻게 하면 반만 먹을 수 있나요?”

프레임이 던져주는 답은 간단하다. 모든 그릇의 크기를 반으로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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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2를 나가며

지혜가 간구의 대상인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지혜는 끊임없는 훈련의 대상이기도 하다. 지혜는 오랜 연륜을 필요로 하지만 교육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

[11] 그래서 지혜 연구의 대가인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Sternberg) 교수는 학교 교육 과정에 지혜를 가르치는 과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지혜가 훈련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지혜의 본질이 우리 마음의 한계를 지각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운 좋게도 오늘날 우리는 많은 분야의 연구 성과들을 통해 마음의 한계에 대해 체계적이고 손쉽게 배울 수 있게 되었다. 그 가르침의 중심에 프레임이 있다.

 

프레임_Chapter 1

Chapter 01_프레임에 관한 프레임

 

 

1. 세상을 보는 마음의 창, 프레임

 

프레임은 한마디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다. 바라보는 관점, 마인드셋(mindset), 은유, 고정관념 모두 프레임의 범주에 포함되는 말이다. 프레임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이끄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보는 세상을 제한하는 검열관의 역할도 한다.

 

 

2. 핑크대왕 퍼시

 

서양 동화 퍼시는 핑크색을 광적으로 좋아해 세상의 모든 것을 핑크로 바꾸려했으나 바꾸지 못한 곳이 있었으니 바로 하늘이었다. 핑크 대왕은 자신의 스승에게 방법을 찾아내도록 했으며 마침내 스승은 핑크빛 렌즈를 끼운 안경을 만들었다. 핑크 대왕은 그날 이후 매일 핑크 안경을 끼고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백성들은 더 이상 핑크색 옷을 입지 않아도 되었다.

[1] 핑크 안경을 낀 대왕의 눈에는 세상은 언제나 핑크였다.

우리도 각자의 안경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는 점에서 핑크대왕 퍼시와 별반 다르지 않다.

 

 

3/ 프레임의 역할

 

[2] 프레임에 대한 철학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사람의 지각과 생각은 항상 어떤 맥락, 어떤 관점 혹은 일련의 평가 기준이나 가정 하에서 일어난다. 그러한 맥락, 관점, 평가 기준, 가정을 프레임이라고 한다.”

 

위 정의에 따르면 우리는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프레임이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다시 철학 사전을 들여다보자.

 

프레임은 우리가 지각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선택적으로 제약하고, 궁극적으로는 지각과 생각의 결과를 결정한다.”

 

프레임은 우리가 무엇을 보는지, 판단하는지, 행동하는지의 과정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고, 결국 특정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프레임에 대한 철학적 정의를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프레임이 일상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4. 프레임은 맥락이다

 

프레임의 가장 빈번한 형태는 맥락으로 나타난다. 일명 악마의 편집은 맥락이 얼마나 강력하게 프레임으로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다수를 위해서는 때로 소수가 희생될 수 있다.” 이 주장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답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맥락이 주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맥락이 제공되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쉬워진다.

[3] 유명한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의 맥락에서 이 질문을 살펴보자.

트롤리 딜레마 : 트롤리의 방향을 바꾸면 한명의 인부만 죽고, 왼쪽 선로의 다섯 명은 살게 된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연구에 의하면 다수가 기차의 방향을 바꾸겠다고 선택한다. 어느 쪽도 절대적으로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맥락을 바꿔보자. 스위치가 아닌 육교 위에서 당신이 남자를 밀면 트롤리가 그 남자를 치면서 멈출 것이다. 결과적으로 다섯 명의 인부는 살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이 경우에는 소수만이 다리 위의 남자를 희생시키겠다고 선택한다. 아무리 다수를 위한다고 해도 소수를 희생시키는 일은 정당화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전 후의 선택 차이는 프레임, 즉 맥락이 다르기 때문이다.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판단을 내리기란 어렵고, 맥락을 공유하지 않은 사람들끼리 의견의 일치를 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5. 프레임은 정의(definition)

 

프레임은 대상에 대한 정의다. 따라서 프레임을 바꾼다는 것은 대상에 대한 정의를 바꾼다는 의미다.

[4] 한 연구에서 초콜릿의 맛을 평가하는 실험을 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한 번에 초콜릿 하나씩을 주면서 , 이번에 먹을 초콜릿입니다라고 말했다. 초콜릿을 먹은 다음에는 각 초콜릿의 맛을 평가하도록 했다.

네 번째 초콜릿까지 먹고 평가를 마친 뒤, 절반의 사람들에게는 , 이번에 먹을 초콜릿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다시 초콜릿을 주었다. 반면 나머지 절반의 사람들에게는 , 이제 마지막 초콜릿입니다라며 초콜릿을 제공했다.

실험 결과, 마지막이라는 말을 들은 참가자들이 다섯 번째 초콜릿을 평가할 때 훨씬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가장 마음에 드는 초콜릿 또한 마지막 초콜릿이라고 한 집단에서는 64%가 다섯 번째 초콜릿을 선택했지만, 알지 못한 집단에서는 22%만이 다섯 번째 초콜릿을 선택했다.

똑같은 초콜릿이지만 마지막 초콜릿이라고 정의하면 맛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까지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노인의 행복도가 젊은이의 행복도보다 결코 낮지 않은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 바로 그들이 지니고 있는 시간에 대한 프레임(“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이 그들의 행복을 극대화시켜주기 때문이다.

 

 

6. 프레임은 단어다

 

대상에 대한 정의가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프레임은 정의다라는 말은 필연적으로 프레임은 단어다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단어 사용은 단순한 어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그 대상에 대한 프레임을 결정하는 중요한 행위다.

미국 보수 진영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던 프랭크 런츠(Frank Luntz)보수 진영이 쓰지 말아야 할 14개의 단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5] 런츠는 어떤 단어들이 사람들에게 자동적으로 진보적 프레임을 유발한다고 주장한다.

프레임과 단어의 관계를 실감해보기 위해 그중 하나만 살펴보기로 하자.

런츠는 보수 진영에 ‘undocumented workers’라는 단어를 쓰지 말라고 권한다. 런츠에 따르면, 이 말에는 노동자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그들도 보호받아야 한다는 진보적 시각을 자연스럽게 유발한다. 대신 ‘illegal alien(불법체류자)’라는 말을 쓰라고 제안한다. 불법체류자라는 단어를 쓰면 국경을 몰래 넘거나 배 밑에 숨어 플로리다 해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되고, 국경을 제대로 지켜야 한다는 보수적인 생각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는 것이 런츠의 주장이다.

 

프레임 싸움은 단어 싸움이다.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연설을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연설을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둘 중 어떤 질문을 던져야 민주주의에 반대하는 연설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올까?

[6] 연구에 따르면, 답은 두 번째 질문이다.

금지는 매우 강한 단어다. 따라서 금지해야하는지 무르면 아무리 그래도 금지까지야..’ 하며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른 프레임을 유도한 결과다.

 

미 국방부의 원래 이름은 ‘Department of War’였지만 지금은 ‘Department of Defense’이다. 이름을 바꾸기 전에는 평화적인 노력을 하는 부서하는 설명을 아무리 해도 효과가 없었다. 그러나 방어하는 부서로 이름을 바꾸자 큰 노력 없이도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빈곤 국가가 개발도상국으로, 사망보험에서 생명보험으로 바뀐 것도 같은 사례다.

얼핏 보면 말장난 같고 탁상공론인 것 같지만, 프레임을 바꾸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 단어가 곧 프레임이기 때문이다.

 

 

7. 프레임은 질문이다

 

프레임이 질문이라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질문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순서 역시 이에 못지않다.

다음 소개 연구는 프레임과 질문 사이의 깊은 관련성을 잘 보여준다.

[7] 연구자들은 행복에 미치는 데이트의 중요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두 가지 질문을 미혼자들에게 던졌다.

 

A질문지

당신은 요즘 얼마나 행복하신가요?

당신은 지난달에 데이트를 몇 번 했나요?

=> 분석 결과, 데이트 횟수와 행복 사이에는 약 0.1 정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B질문지

당신은 지난달에 데이트를 몇 번 했나요?

당신은 요즘 얼마나 행복하신가요?

=> 순서를 바꾸었더니 행복과 데이트 사이의 상관관계가 0.6으로 높게 나타났다.

 

질문의 순서가 중요한 이유는 앞의 질문이 뒤에 나오는 질문을 해석하는 프레임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A의 경우 첫 질문에 자신이 행복하거나 불행하다 해서 지난달 데이트 횟수를 왜곡할 수는 없다. B의 경우 지난달에 데이트를 많이 했다고 답한 사람은 자신의 행복을 데이트 프레임으로 보게 되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이 연구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추가로 보여준다. 바로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판단하기 직전에 던진 질문이 내 인생을 평가하는 주된 프레임이 된다는 사실이다. 바로 직전에 던지는 질문은 평소에 자주 던지는 질문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평소에 자신이 자주 던지는 질문을 점검해야 한다.

 

프레임 = 질문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가 있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 투표다. 서울시에서 공개한 주민 투표 문구는 다음과 같았다.

A 소득 구분 없이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교는 2011년부터, 중학교는 2012년부터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한다. ( )

B 소득 하위 50퍼센트 학생을 대상으로 2014년까지 단계적 무상급식을 시행한다. ( )

 

찬성/반대로 치면 A가 찬성에, B가 반대에 해당한다. 그런데 서울시는 찬/반 대신 전면 무상급식 vs 단계적 무상급식질문은 사용했을까?

대개 사람들은 어떤 이슈이든 전면적보다는 단계적이라는 말에 안심한다. 급격한 변화에 대해 본능적으로 불안과 불확실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찬/반 보다는 전면적/단계적으로 물었을 때 단계적이 나올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뒤늦게 눈치 챈 야당, 시민단체, 서울시 교육청은 이 질문지를 꼼수라고 비난했지만, 실은 사고의 전환을 유도하려는 서울시의 고도의 프레임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8. 프레임은 은유(metaphor)

 

은유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은유 : 전달할 수 없는 의미를 표현하기 위하여 유사한 특성을 가진 다른 사물이나 관념을 써서 표현하는 어법

 

은유는 크게 보면 비유에 속하므로 비유의 뜻을 보면 은유가 프레임으로 작동한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비유 : 어떤 현상이나 사물을 직접 설명하지 아니하고 다른 비슷한 현상이나 사물에 빗대어서 설명하는 일

 

사람들은 어떤 대상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경우 비유를 들어 설명하거나 이해하려 한다. 그런데 도구로 사용하는 비유가 사람들이 그 실체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인생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다른 사람들은 그들의 이생에 대해 갖고 있는 비유가 다른 경우가 많다

 

개인이나 조직이 어떤 은유를 사용하는지를 보면 그들의 프레임을 알 수 있다. 학생과 교수의 관계에 대한 비유 중에 우리 사회에서 흔히 사용하는 표현이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스승을 왕과 아버지에 비유하는 것이다. 이 비유 때문에 어느 문화권에서보다도 우리나라에서는 스승이 존경받는다. 그러나 이 비유 때문에 학생들이 교사, 교수의 권위에 도전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침묵하는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교육은 한국 사회 성장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되어왔으나 오늘날 창의성 부재라는 난제에 봉착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사제지간에 대한 한국적 비유에 있는지도 모른다.

개인, 가정, 조직, 국가에는 나름의 은유가 작동한다. 강력한 은유는 우리가 실감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프레임을 바꾸고 싶다면 그런 은유를 찾아내서 바꾸어야 한다.

 

 

9. 프레임은 순서다

 

프레임은 뜻밖의 형태로도 작동한다. 바로 경험의 순서.

일상에서 순서에 대한 고민은 자주 일어난다. 발표 순서를 먼저 할 것인가, 나중에 할 것인가, 누구 다음에 할 것인가 등은 누구나 하는 고민이다. 우리는 왜 이런 고민을 할까?

그 이유는 앞에서 한 경험이 뒤에서 하게 될 경험을 바라보는 프레임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8] 카너먼은 수면 내시경이 보편화되지 않던 시절 내시경 검사를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내시경 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느끼는 고통의 정도를 실시간으로 보고하게 하였다. 고통의 정도를 나타내는 다이얼을 손에 쥐고 있다가 고통이 심해지거나 약해지면 좌우로 다이얼을 돌리게 했다. 다음은 참여한 두 사람의 실시간 고통 그래프다.

 


 

검사 동안의 경험한 고통의 총량은 A 환자보다 B 환자에게서 압도적으로 많았다. (A환자는 9분 만에 끝났지만 B 환자는 25분이 지나서야 끝났다.) 검사를 마친 후 검사에 대해 전반적인 평가를 하게 했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전반적 평가에 있어서 B 환자가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연구팀은 인간의 정서적 경험에 대해 놀라운 비밀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고통 그래프를 자세히 보면, A 환자는 고통을 경험한 그 순간 검사가 종료되었다. 반면 B 환자는 조금씩 고통이 줄어든 후에 천천히 검사가 종료되었다.

앞에서 지적한 순서 프레임의 우너리를 생각해보면 B 환자는 마지막 순간의 고통을 고통이 아니라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으로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하루를 마음대로 설계할 수 있다면 경험의 순서를 현명하게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만일 좋은 일과 안 좋은 일 중 무엇을 먼저 경험하겠는지 묻는다면 대체로 안 좋은 일을 먼저 경험하는 것이 낫다. 안 좋은 일 다음의 좋은 일 경험은 더 달콤하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앞서 경험한 안 좋은 일을 긍정적으로 재해석 해주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일을 먼저 경험하고 그 즐거움을 이용해 이후의 고통을 이겨내려는 노력도 효과가 있다.)

 

 

10. TV가 프레임이다

 

인간에게는 유독 큰 전전두엽이 있을까? 여기에는 몇 가지 그럴듯한 설명이 있다. 하나는 정교하고 복잡한 사회적 기능을 담당하기 위해 인간의 뇌가 커졌다는 것이 첫 번째 설명이다. 또 다른 설명은 인간이 수많은 멘탈 시뮬레이션을 하기 위해서 큰 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직면한다. 이런 선택의 홍수 속에서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 위한 방법은 모든 대안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다. 이는 비현실적이며 인간에게는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모든 시뮬레이션을 담당하기 위해서 큰 뇌가 필요하다는 것이 두 번째 설명이다.

TV는 현대인의 멘탈 시뮬레이션을 도와준다. TV는 시뮬레이션을 돕는 데 그치지 않고, 세상을 보는 프레임으로 작동한다. TV를 많이 보는 사람들은 TV로 인해 생긴 프레임 때문에 세상을 보는 시각에서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을 보인다.

첫째, TV를 많이 보는 사람은 세상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TV를 많이 보는 사람은 사람들을 덜 신뢰한다.

셋째, TV를 많이 보는 사람일수록 세상에 대해 음모론적인 시각을 갖기 쉽다.

넷째, TV를 많이 보는 사람일수록 물질주의적 가치관이 강하다.

 

TV 뿐만 아니라 모든 매체가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는 프레임 역할을 한다.

 

 

11. 프레임은 욕망이다

 

욕망은 프레임의 강력한 원천이다. 심리학적으로 풀어 쓰면 욕망이 세상을 특정한 방향으로 보게 하는 프레임을 만들어낸다

심리학계에서 논란이 됐던 연구 하나는 프레임으로서의 욕망의 힘을 잘 보여준다.

[9] 하버드대에서 진행된 이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열 살 된 아이들 30명에게 여러 가지 동전을 보여주고 동전과 크기가 같은 원을 그려보게 했다.

절반은 부유한 집, 절반은 가난한 집 아이들이었다. 가난한 집 아이들이 돈이 더 귀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난한 집 아이들이 돈에 대한 욕망이 더 클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사람들은 보통 중요한 것과 큰 것을 동일시한다. ‘거물’ ‘큰 이슈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수긍될 것이다. 그렇다면 가난한 집 아이들은 돈이 중요하기 때문에 동전의 크기를 실제보다 더 크게 그릴까? 놀랍게도 답은 그렇다였다.

우선 집단에 상관없이 아이들은 실제보다 큰 원을 그렸다. 돈은 어떤 아이에게나 중요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중요한 결과는 가난한 아이들이 더 크게 그렸다는 점이다.

[10] 이 실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구가 최근에 수행되었다.

참여자들에게 컴퓨터 화면에 숫자가 나오면 오렌지 주스를, 글자가 나오면 건강에는 좋지만 향은 좋지 않은 건강 주스를 마시게 된다고 알려주었다. 다른 참가자들에게는 반대 상황이 주어졌다.

실험에서 사용된 자극은 다음과 같다. 13 -> 숫자 혹은 글자(B)로 보일 수 있는 애매한 자극이었다. 결과는 숫자가 나와야 오렌지 주스를 마실 수 있으면 숫자를 보고하였고 반대인 경우 글자를 보고하였다. 우리 눈에는 보고 싶은 것이 보인다. 욕망은 아주 강력한 프레임이다.

 

[11] 미국 코넬대 심리학과 연구팀이 32명의 여대생을 대상으로 미국의 식품산업 전반에 대한 의견 조사를 했다.

TV에 등장하는 음식 광고가 10년 전보다 줄었는지, 아니면 늘었는지를 비롯하여 여러 질문을 던졌다. 모든 조사가 끝난 후 참가한 여대생들은 다이어트 여주에 대해 질문했다. 식사량에 신경을 쓰는지, 지방이 많은 음식은 피하려 노력하는지 등.

분석 결과, 현재 다이어트에 신경 쓰고 있는 여대생들이 Tv의 식품 광고가 늘었다고 보고했다. 다이어트를 하는 여대생들은 음식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12. 프레임은 고정관념이다

 

[12] 아버지와 아들이 야구 경기를 보러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그런데 아버지가 운전하던 차의 시동이 기차선로 위에서 갑자기 꺼졌다. 달려오는 기차를 보며 아버지는 시동을 걸려고 황급히 자동차 키를 돌렸지만 소용이 없었고, 결국 기차는 차를 그대로 들이받고 말았다.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죽었고 아들은 크게 다쳐 응급실로 옮겨졌다. 수술을 하기 위해 급히 달려온 외과 의사가 차트를 보더니 난 이 응급환자를 수술할 수 없어. 얘는 내 아들이야!’ 라며 절규하는 것이 아닌가?

 

상황이 이해가지 않는가? 그렇다면 의사가 아들의 엄마라는 사실을 알고 다시 읽어보라.

당신이 시나리오를 조금이라도 의아하게 생각했다면 그 이유는 당신이 외과 의사 = 남자라는 전통적인 프레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 고정관념의 프레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이라면 곧바로 그 의사가 엄마임을 짐작했을 것이다.

 

우리는 많은 고정관념의 프레임에 갇혀 있다. 인종, , 나이, 국가, 사회적 지위, 옷차림, 외모, 학력 등이 만들어 내는 고정관념에서 자유롭기가 쉽지 않다. 고정관념이라는 폭력적인 프레임을 거부하고, 있는 그대로의 타인과 만나는 일은 일생을 걸고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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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01을 나가며

프레임은 다양한 형태를 지닌다. 우리의 가정, 전제, 기준, 고정관념, 은유, 단어, 질문, 경험의 순서, 맥락 등이 프레임의 대표적인 형태다. 사람들은 흔히 프레임을 마음가짐정도로만 생각한다. 그래서 좋은 프레임을 갖추기 위해서는 좋은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프레임은 결심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설계의 대상이다. 프레임 개선 작업은 나의 언어와 은유, 가정과 전제, 단어와 질문, 경험과 맥락 등을 점검한 후에 더 나은 것으로 설계하고 시공하는 작업을 요한다.

 

포지티브 혁명_04_Chapter 13

04_전략적인 변화 만들기

 

Chapter 13_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라

린 페리 우튼(Lynn Perry Wooten) 미기산대 로스경영대학 부원장

에리카 헤이스 제임스(Erika Hayes James) 버지니아대 교수

 

 

위기는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기업의 평판을 훼손시킨다. 기업의 위기 사례는 어디에나 있다.

[1] 위기 경영연구소(ICM)는 기업의 위기를 주주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문제 중 조직이 지금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과 재무적 역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정의한다.

위기는 시간적 압박과 대외에 공개되는 조사 때문에 일반적인 문제의 수준을 넘어 리더를 곤혹스럽게 만든다. 위기의 리더를 더 힘들게 만드는 것은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의 불충분함과 시간, , 노하우 등을 포함한 자원의 제한성이다.

 

필자들은 크고 작은 기업과 함께 연구하면서 위기 속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방안을 찾아냈다. 첫째, 배우고 숙고하고 적응한다. 둘째, 가능성을 살펴보고 확인한다. 셋째, 신뢰를 쌓고 진실하게 행동한다. 넷째,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

 

 

1. 위기의 리더십

 

예기치 않은 상황을 맞아 단순히 반응하기보다는 준비해서 행동하는 것이 조직의 위기를 극복한 후 당신이 (운이 좋을 경우) 겨우 살아남거나 완전히 성공하는 양극단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

필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기의 리더는 위기의 전이나 후가 아닌 위기를 겪는 중에 단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진정한 위기의 리더십은 단순히 좋은 리더십을 넘어 긍정적인 리더십의 틀을 보여준다. 그것은 리더의 마음을 열어 새로운 시각, 호기심, 마음을 담은 태도 등을 가지고 예기치 못하게 다가온 위기 상황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2] 위기라는 사건이 거의 즉각적인 대응을 필요로 할 때조차도 말이다.

게다가 이 틀은 위기 상황에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고 개인과 시스템을 발전시켜서 놀라운 결과를 낳게 한다.

[3] [4] 이 결과는 빠른 회복력, 자원 활용 능력, 긍정적 해석, 긍정적 관계 등이 포함된다.

 

위기의 리더십이 왜 중요한가? 위기 속에 긍정적 리더가 되는 것은 많은 혜택과 더불어 당신을 전반적으로 더 나은 리더로 만든다. 조직뿐 아니라 당신 역시 위기 전의 상태를 넘어 더 높은 수준으로 고양시킨다. 미덕의 상징적 행동을 하는 것은 그 다음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5] 예컨대 도덕적 선, 인간적 강인함, 용기, 회복력, 조직 이해관계자들의 웰빙에 대한 관심 등을 나타내는 것이다.

[6] 이는 또한 위기가 회사와 구성원을 더 좋게 변화시킬 수 있는 놀라운 결과를 낳는 가능성에 집중하는 것을 뜻한다.

 

전략 1: 배우고 숙고하고 적응하라

배우려는 성향의 리더들은 어떤 순간에도 성장하고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와 능력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위기가 닥칠 때면 먼저 변화하는 환경을 배우고 숙고하고 적응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7] 그리고 위기의 시기가 리더와 조직에 그 어떤 것보다도 배우고 적응하고 혁신하도록 유도함을 깨닫는다.

배움은 위기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일부분이라는 점을 기억하다.

 

핵심은 지식을 얻고, 그 지식에 대해 숙고하고, 행동의 변화를 실행하는 능력이다. 리더와 조직은 위기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일 수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육지를 공격하기 전에 월마트는 광범위한 유통망과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동원해서 재난이 찾아올 매장들에 공급품을 채워놓았다.

[8] 월마트는 이전에 허리케인을 겪을 때 다른 회사나 정부기관보다 걸프해변에서 잘 봉사했던 경험이 있다.

월마트는 과거의 위기로부터 배웠고, 무엇이 가장 효과를 발휘했는지 숙고했으며, 그 행동을 현재에 맞도록 적용했다.

 

무언가를 하면서 배우는 것은 위기 과정에서는 최적일 수 없다. 대신 사전에 위기의 리더십에 대해 배울 기회를 만들어라. 직원들에게 회사의 취약점을 토의하고 분석하게끔 하라.

[9] 그들에게 회사가 미래를 위해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길을 찾게 만들고 이해관계자들에게 대응하게끔 하라.

 

중요한 것은 이 기회가 심리적으로 안전한 공간에서 발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손가락질이나 평가를 하지 않으며 모든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질문에 열려 있는 것을 뜻한다. 이런 공간은 어려운 대화를 허락한다.

 

전략 2: 가능성을 살펴보고 확인하라

당신이 위기에 대해 배우려고 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환경을 살펴보고 관찰하는 것으로부터 스스로 결론을 도출하고 있을 것이다.

[10] 이에 따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가능한 방법을 보는 리더의 자질을 갖추게 된다.

의미를 통하게 하기 sense-making’라고 불리는 이 과정은 다양한 정보로부터 정보를 살펴보고 그 정보를 넓은 맥락에서 통합하며 전략적이고 전술적인 수준에서 점들을 연결한다. 이를 살펴보는 과정에서 조직 내 토론을 활성화하라. 모든 사람의 조언을 환영하라.

 

시나리오 기획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확인하는 일부분으로 생각하라.

[11] 인구통계학, 정치, 경제, 사회, 기술, , 자연 환경, 글로벌 트렌드 등 중요한 원동력이 되는 환경적 요인을 살펴보며 여러 다른 미래를 창조하도록 팀을 독려하라.

위기 과정에서 시나리오 기획은 리더에게 인지 지도를 하도록 도와준다. 즉 낯선 지역에서 나아갈 수 있도록 나침반을 제공해준다. 당신은 브레인스토밍에 참가할 것이고 불확실성을 고려한 미래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배울 것이다.

 

전략 3: 신뢰를 쌓고 진실하게 행동하라

리더의 신뢰와 진실성은 위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부적으로 신뢰와 진실성을 바탕으로 이끄는 것은 긍정적인 문화를 만든다. 이를 통해 조직원들의 목표가 일치되고 자유롭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주고받게 된다.

긍정적인 문화는 집단적이고 초월적인 행동의 결과물이다.

[12] 여기에는 조직의 목표와 관련된 것을 아끼는 마음, 다른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는 능력, 집단적 효율성, 용기 등이 포함된다.

 

리더가 팀과 함께 신뢰와 진정성을 쌓는 것은 위기 과정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팀원들이 질문, 걱정, 기술, 한계, 의도 등에 대해 정직할 것이기 때문이다. 위기가 발생할 때 바로 그 신뢰와 진실성이 이해관계자와 대중의 상호작용에서 매우 중요해진다. 만일 그들이 당신과 사전 관계를 맺고 있지 않았다면, 진실하고 신뢰 어린 행동이 부정적인 첫인상을 재빨리 중화시킬 수 있다.

 

전략 4: 위기를 기회로 삼아라

리더는 너무 자주 위기의 부정적인 면에 집중하는 바람에 그 상황에 주어진 기회를 인식하지 못한다. 위기는 조직의 변화와 재생을 위한 기회다.

[13] 위기는 또한 혁신과 시스템 개선을 위한 가능성을 제공한다.

위기를 기회로 인식하는 것은 리더가 근본적인 비전을 구현하게 한다. 비전은 조직원들에게 조직과 조직의 환경이 가진 강점을 확인하고 그것을 자원으로 쓰도록 독려한다. 게다가 위기 상황은 조직의 역량을 다시 구축하고 집중할 수 있는 기회다.

 

위기는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위기에 가치가 있음을 알고, 위기가 일어나지 전과 겪는 도중 그리고 그 후 까지 모든 과정에서 당신의 조직에 대한 지식을 나누어라. 이 가치는 개선된 성과와 조직의 평판, 혁신 등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2. 시도해볼 가치가 있는 기회

 

위기는 조직이 더 잘되고, 정직하게 일하고,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깨끗하게 제조하고, 안정성을 개선하고, 사람들을 공정하게 대우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론 고객이나 조직 혹은 내부 고발자나 경쟁사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할 때, 그들의 비난이 아무리 보복하는 것처럼 보여도 조직이 더 잘 될 수 있는 최고의 성과를 달성할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조직에 회복력을 보여주고, 조직의 환경에 적응하고, 상황을 이해하고, 통찰력을 가지고, 배우기 위해 마음을 열고, 지식의 보관소를 건설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시도해볼 가치가 있는 기회다.

 

 

 

CASE STUDY: 긍정적 위기 리더십의 교훈 포드 자동차회사

 

2008년 금융위기 당시 GM과 크라이슬러는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았으나 포드는 구제금융을 받지 않고 견뎠다. 그럼에도 불확실성과 엄청난 경제적 재난에서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번창했다. 포드의 최고 경영진인 앨런 멀럴리 전 CEO와 빌 포드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봄으로써 긍정적 리더십의 표본이 되었다. 그들은 위기 이후 포드를 더 강력한 성장 조직으로 만들었다.

 

전략 1: 배우고 숙고하고 적응하라

멀럴리가 2006년 포드에 입사했을 때, 그는 디트로이트 자동차 산업에 문외한이었다.

[14] 회사의 과거부터 최근까지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우선 개방과 배움의 기준을 선정하기로 마음먹었다.

회사의 운영을 모든 경영진에게 투명하도록 만들기 위해 데이터와 차트를 대폭 늘렸다. 그는 도전 과제를 숨기거나 이에 대해 누군가를 나무라는 대신에 도전 과제로부터 무언가를 배우는 기술을 모델화했다. 이를 통해 멀럴리와 그의 팀은 포드의 문화를 금융위기의 파고 속에서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준비시켰다.

 

전략 2: 가능성을 살펴보고 확인하라

멀럴리가 포드에 입사하기 전에 포드는 외국 경쟁사에 시장점유율을 뺏기면서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보며 고군분투 중이었다. 포드 회장은 이미 경제 환경을 평가하고 있었다. 멀럴리가 합류하자 그들은 금융위기가 올 수도 있으며 포드가 생존하기 위해선 수중에 현금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포드는 더 많은 기회를 취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현금이 수중에 있었다. 경쟁사가 파산으로 고통 받고 있을 때 연구개발에 투자하게 되면 위기 이후 전략적으로 강력한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생각한 그들은 자신의 상황을 분석한 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더 가벼우면서도 연료 소비가 효율적인 차를 포함해 핵심적인 분야에 투자했다.

 

전략 3: 신뢰를 쌓고 진실하게 행동하라

긍정적인 조직을 구축하는 것은 신뢰와 진실성으로 조직을 이끄는 데 매우 중요하다. 긍정적인 조직은 팀원들이 잘 조직되어 있고 공개적으로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모두 주고받을 수 있다. 멀럴리는 문제를 감춰 제대로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포드 내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팀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원 포드개념을 만들었다. 경영진 사이에 신뢰가 부족하다는 걸 알고 인센티브 시스템을 바꿔 경영진의 이해관계와 목표를 회사의 성과와 일치시켰다. 또한 어떤 문제를 모든 사람들이 해결하도록 요청함으로써 도전 과제와 취약점에 대해 공개적이고 투명한 행동을 모델화했다. 또한 원 포드 팀에서 협업과 공개적인 의사소통이라는 긍정적인 문화를 만듦으로써 문제가 회사 전체로 퍼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했다.

외부적으로 포드는 파산과 연방정부의 구제금융을 피하는 노력을 통해 신뢰를 쌓았다. 포드가 납세자의 돈 없이 금융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음을 증명하자 소비자들은 이제 주목했다. 여러 설문조가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포드가 납세자의 돈을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포드 제품을 살 의향이 있었다.

[15] 금융위기 이후 포드는 국제 시장조사기관인 유거브의 브랜드 순위에서 가장 신뢰받는 10대 브랜드에 올랐다.

 

전략 4: 위기를 기회로 삼아라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포드의 리더들은 기회가 효율성을 높일 것이며 미래를 위해 내부 사업 과정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임을 간파했다. 포드는 연료 소비가 효율적인 새로운 제품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하고 운영 상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함으로써, 배우고 적응하는 기회를 활용했다.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많은 사람들은 미국 제조업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멀럴리는 위기의 모든 과정에서 기회를 믿었고 끝내 기회를 찾아냈다. 그는 신뢰를 구축했으며 위기가 진행되는 동안 기꺼이 배우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포드의 리더들은 긍정적 리더십의 틀 속에서 위기의 조직이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다.

 

포지티브 혁명_04_Chapter 12

04_전략적인 변화 만들기

 

Chapter 12_반항적인 직원을 훌륭한 자원으로 대접하라

스콧 소넨샤인(Scott Soneshein) 라이스대 부교수

 

 

조직은 습관적으로 변화를 시도한다.

[1] 그러나 현실은 실망스럽게도 리더가 효과적으로 변화를 시행하지는 못한다.

변화 실패 원인으로 직원들을 탓하기도 한다.

[2] 리더가 직원들을 변화의 저항자로 취급하면 실제로 그와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직원들을 변화의 저항자가 아니라 귀중한 자원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 그들은 변화를 시작하고 시행할 것이다. 비록 어떤 조직에서나 불가피하게 일부 저항자들이 있기 마련이지만 여기 신경 쓰지 말고 더 중요하고 시급한 일에 집중해야 한다. 바로 직원들을 변화의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1. 변화와 자원의 딜레마

 

조직에 변화가 필요하지만 리더가 변화에 필요한 자원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가 있다.

[3] 혹은 리더가 변화를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자원을 투자하는 것에 주저할 수 있다.

직원들은 자주 다음과 같은 상황에 처한다. 끊임없이 적응할 것을 요구받지만 적응에 필요한 충분한 자원을 공급받지 못한다.

[4] 더 나쁜 것은 리더가 자신의 책임은 간과한 채 직원들에게 변화에 저항한다고 나무라는 것이다.

이 같은 나무람은 리더가 조직에서 그토록 없애고자 하는 바로 그 저항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이 직원들이 변화에 저항한다는 이야기를 직원들이 변화를 위한 자원이다라는 이야기로 바꾸면 변화의 성공에 필요한 직원들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자원을 활용할 줄 안다는 것은 리더와 직원이 무언가를 더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다는 뜻이다. 변화를 시행하면서 직원들을 저항자가 아닌 자원으로 대우하는 것은 직원들을 더 가치 있게 만든다. 직원들은 변화에 반대하지 않고 조직을 바꾸기 위한 노력에 동참하게 되기 때문이다.

 

 

2. 변화 실행 기간에 자원을 더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전략

 

전략 1: 끈을 잘라라

[5] 변화를 위해 자원을 잘 활용한다는 것은 제한된 가치를 지닌 듯 보이는 것을 선택해 변화의 시행에 도움이 되는 무언가로 전환하는 것을 포함한다.

[6] (우리는) 자원을 고정된 개념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의자라고 하면 앉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의자는 많은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7] 매일 변화와 씨름하는 신생 조직의 오너들은 종종 다른 조직이 가치 있다고 여기지 않는 자원을 선택해서 유용한 것으로 만든다.

[8]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사원급 직원들은 겉보기에 무가치한 것을 엄청난 가치로 바꿔 놓는 데 놀라운 능력이 있다.

이런 자원 활용 능력은 직원들에게 변화를 일으키게 해준다.

 

여성 의류 및 액세서리 체인점에서 일하는 매니저 이튼의 사례를 보자. 그는 몹시 품질이 떨어지는 옷을 받았는데, 역시나 매장에서 잘 팔리지 않았다. 그는 옷에 주렁주렁 달려 있는 끈을 모두 잘라버리고 라벨을 새로 달았다. 외관과 의미를 모두 바꾼 것이다. 그 결과 골칫덩이 옷은 최고의 인기 상품이 되었다. 체인회사의 설립자는 이튼에게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한 것인지 물었다. 이튼은 주변에서 손쉽게 쓸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최선의 방식으로 일했으며 옷 외관을 바꾸고 나서 해변가 옷이라고 라벨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신의 역할을 고정된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잠시였지만 스스로를 제품 디자이너로 여겼다고 말했다.

흔히 직원들은 변화를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구조조정 기간에 남겨진 적은 수의 직원들과 함께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때처럼 말이다. 직원들은 모든 것을 고정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대신 스스로를 끈으로 보고 그 끈을 끊어버릴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역할을 재해석하고 매우 어려워 보이는 상항에서도 주위에서 가용한 자원을 찾을 수 있다.

 

전략 2: 큰 그림과 이익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라

리더가 직원들을 저항자가 아닌 자원으로 여기면, 자신의 역할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리더는 더 이상 자신의 역할을 직원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동기부여를 하는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직원들은 변화를 실행하기 위해 자기 자신의 동기부여를 찾게 된다.

[9] 동기부여 자원이란 효율성(직원들의 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인식), 헌신(변화를 실행하려는 욕망), 정체성(조직에 대한 애착)을 말한다.

직원들은 변화에 대해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함으로써 이 같은 자원을 만들 수 있다.

[10]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이야기는 변화를 조직의 더 큰 전략이라는 맥락 속에 둔다. 이는 직원들로 하여금 조직이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이해하게 해준다. 둘째, 이야기는 일, 관계, 관행 등에 잠재적 방해가 될 수 있는 것들도 직원과 조직에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재해석함으로써 변화의 희망을 보여준다.

 

전략 3: 의심을 자기 확신과 통합하라

직원들은 변화의 과정에서 불확실성과 의심에 찬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다. 그러나 자원을 잘 활용하는 직원이라면 더 중요한 질문을 할 것이다. ‘변화를 실행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내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이처럼 변화에 접근하는 직원들도, 자신의 기여가 충분하진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당연하게도 변화는 의도가 아무리 좋다 할지라도 직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직원들은 때로 절망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절망을 극복할 수 있는 직원들도 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11] 환경보호론자들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놀라운 행동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이 충분히 하고 있는지 자주 의심한다. 이 같은 의심은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들은 나는 좋은 환경보호론자가 될 수 있는 경험과 지식과 가치를 가지고 있어와 같은 말로 자주 스스로를 긍정했다.

 

[12] 변화의 과정에서 조직원들에게 변화의 시급성을 설득하는 것이 변화를 시작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다.

동시에 자원을 잘 활용하는 직원들은 끊임없이 스스로 확신하고, 의심에 대한 해독제 역할을 하며, 스스로를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무언가를 가진 귀중한 변화의 주체로 여긴다.

 

 

3. 직원들을 변화의 저항자에서 변화의 자원으로 전환하는 리더의 기술

 

여기서는 직원들을 위한 세 가지 전략 각각에 상응하는 리더의 세 가지 기술을 밝힌다.

 

기술 1: 오너십과 실험정신을 길러라

일터에서 오너십을 느끼고 실험하도록 독려 받는 직원들은 더 쉽게 끈을 자르는 경향이 있다.

[13] 사람과 조직은 공통적으로 현상을 유지하려는 자연스러운 습성이 있다.

단순히 같은 것을 더 하게 되면 현상 유지에 그친다. 직원들이 자원을 잘 활용하려면 자신의 결과에 대해 오너십을 느끼고 최적의 결과를 위해 실험하려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오너십과 실험정신을 기르는 것은 특히 변화의 과정에선 서로 양립되지 않는 것처럼 들릴 수 있다. 변화의 과정에서 경영진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 실행하는 사람, 적용하는 사람 과 같은 식으로 일을 나누지만 이런 전통적인 방식은 직원들에게 자원을 활용하도록 이끌지 못한다. 또한 리더가 직원들로 하여금 변화를 실행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게끔 활용하는 엄청난 기회를 놓치게 만든다.

 

기술 2: 큰 그림과 숨겨진 이익에 집중하라

직원들에게 변화가 어떻게 더 큰 전략의 일부분인지 깨닫고 숨겨진 이익을 발견하도록 조치를 취함으로써 동기부여가 되게 만들 수 있다.

[14] 인간의 심리는 이익이 아닌 손실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이 질문함으로써 직원들을 감춰진 이익에 집중시킬 수 있다.

[15] ‘이 변화의 과정에서 어떤 기술을 기르고 싶은가? 어떤 새로운 관계를 만들 수 있는가? 인간으로서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질문을 만들면서 그들에게 변화에 대한 초점을 비용에서 이익으로 이동하게 만들 수 있다.

 

리더가 직원들에게 이야기를 형성할 수 있는 다른 중요한 방법은 그들에게 변화가 어떻게 더 큰 계획의 일환이 되는지 이해하게 해주는 것이다.

[16] 직원들은 반복되는 변화의 과정에서 자주 냉소적이 되고 때로는 매니저들은 매월 변화만 제안하는 변덕스러운 사람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정보를 주게 되면 그들은 조직을 돕는 여러 방식으로 변화를 이끌 필수적인 동기부여 자원을 만들어낼 수 있다.

 

기술 3: 직원들의 능력과 상황의 긴박함을 같이 상기시켜라

직원들에게 그들의 지식, 경험, 가치를 상기시키는 것은 그들이 스스로를 자원, 즉 변화를 실행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해석하게 만든다. 역설적이게도 의심하지 않고 긍정에 집중하는 것은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직원들을 활동하지 못하게 하고 상황의 긴박함을 인식하지 못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조직이 도전하는 문제의 위중함에 대해 부드럽게 상기시키는 것과 같은 낮은 수준의 의심의 씨를 뿌리는 일은 직원들이 가진 자원을 상기시키는 것과 함께 직원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변화에 대한 귀중한 기여자로 여기게 한다.

 

 

4.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라

 

세 가지 전략과 기술은 리더에게 도전적인 과제다. 이런 접근은 전략가와 실행가 사이의 전투라는 변화 이야기를, 조직 전체의 집단적인 기여의 전쟁으로 완전히 새롭게 만들 것이다. 이것은 직원, 리더 그리고 조직 모두에 이익을 가져올 것이다.

 

 

 

CASE STUDY: 유통업에서 자원 활용 사례

 

이튼은 변화의 과정에서 자원을 잘 활용하는 리더의 완벽한 예다. 이튼은 끈을 잘랐을(전략 1) 뿐만 아니라 큰 그림과 이익의 이야기꾼으로서의 역할을(전략 2) 했다. 이튼은 큰 그림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직원들이 변화를 위해 보다 큰 비전을 보고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게끔 했다.

 

마지막으로 이튼은 긴박함을 일으키는 중요한 의심을 제기하면서 자신의 일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의심과 자기확신을 통합했다(전략 3). 그는 나는 매장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이튼은 자신의 망설임을 인정함으로써 어려운 과제를 집단적으로 대처하도록 팀에 손을 뻗었고, 이를 통해 직원들은 능숙한 변화의 주체자로 만들 수 있었다.

 

포지티브 혁명_04_Chapter 11

04_전략적인 변화 만들기

 

Chapter 11_조직을 변화시키는 여러 작은 시도를 하라

캐런 골든비들(Karen Golden-Biddle) 보스턴대 교수

 

변화의 과정을 담은 행동과 상호작용은 작고 거의 보이지도 않지만 변화를 성공적으로 일으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 필자는 이 과정을 여러 작은 시도라고 부른다.

 

대개 조직의 변화에서 무엇을에 집중한다. 조직의 구조조정, 인센티브 방식, 리더십 교체 등에 집중하고 변화의 어떻게를 구성하는 여러 작은 시도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언론은 무엇을에 대한 극적인 변화의 사례를 보여준다.

[2] 이 변화는 협업을 강화하기 위함이며 스티브 발머 CEO의 말을 빌리자면 여러 개의 마이크로소프트를 하나의 마이크로소프트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러나 구조적 변화의 장점이나 잠재적 문제에 대한 발표와 비평을 넘어 어떻게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방식으로 대규모 변화가 더 강한 협업으로 하나의 마이크로소프트라는 비전을 실현할지는 전혀 알지 못한다. 구조적 변화 그 자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목표인 협업을 보장하지 않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직의 무엇이 바뀌는지 못지않게 어떻게 바뀌는지가 중요하다. 조직을 어떻게 바꾸는지가 원하는 변화로 갈 수 있는 길을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다.

[3] 조직의 변화 방식은 변화를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때 필요한 집단적 에너지, 열정 등을 기르는 데 영향을 미친다.

 

 

1. 변화의 가능성을 여는 여러 작은 시도

 

여러 작은 시도들은 변화를 위한 노력을 일으킬 수도 있고 반대로 죽일 수도 있다.

[4] [5] 원하는 변화가 실제로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불신을 받아들이고 분리를 조장하는 경험도 있을 것이고, 그와는 반대로 노력을 하면 변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집단적 희망을 받아들이고 직원에게 권한을 넘겨줌으로써 변화를 위한 연속적인 활력을 만들며 연결을 조성하는 경험도 있을 것이다.

후자와 같은 작은 시도들은 리더십을 펼칠 때 중요하다. 그 시도들이 변화의 과정에서 사람들을 의미 있고 존중하는 방식으로 연결하기 때문이다.

 

작은 시도들은 변화를 일으킬 때 다른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찾게 해준다.

[6] 일부 내부자들이 완화된 급진주의자가 되는 과정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완화된 급진주의자란 자신을 조직과 동일시하고 헌신하지만 조직과 상충되는 이슈에도 헌신할 수 있는 내부자들을 뜻한다. 예를 들어, 이 내부자들은 이슈에 대해 지혜로운 자기표현이나 의견이 같은 사람들과의 전략적인 동맹처럼 더 완화된 작은 시도들을 한다.

[7] 또한 이와 유사하게 이슈 설득자가 되는 영향력도 보게 된다.

이슈 설득자는 한 가지 이슈에 꽂혀서 다른 사람들이 그 이슈에 집중하거나 자원을 제공하도록 설득한다.

이슈 설득자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적대적인 대화가 아닌 생산적인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연결되고자 한다.

[8] 또한 대화의 문을 닫기보다는 대화를 풍요롭게 넓히는 생산적인 차이점에 집중하고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2. 발견이라는 작은 시도들

 

[9] 발견이라는 작은 시도들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가정과 일이 어떻게 진행될 것이며 무엇을 가능한지에 대한 기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함으로써, 집단적인 상상력에 영양분을 제공한다.

발견이라는 작은 시도들은 더 넓은 범위의 아이디어와 가능성을 낳으며 변화를 시도하게 하고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작은 시도 1: 낯선 것을 향해 몸을 돌려라

작은 시도는 현재의 작동 방식에 대한 기대를 다시 생각할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낯선 것을 무시하지 않고 그것에 집중하고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직설법이 아닌 가정법으로 질문할 때 일상의 대화에서 이 같은 작은 시도를 실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이폰을 만든 애플의 디자이너들은 전화기는 어떤 용도로 사용될까?”라고 묻는 대신 전화기에서 대화 이상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라고 묻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구글과 같은 업체들은 제품으로서의 소프트웨어라는 익숙한 개념을 서비스로서 소프트웨어라는 낯선 이미지와 연결시킴으로써 작은 시도를 실행했다. 과거 소프트웨어를 고객이 자신의 컴퓨터에 설치하기 위해 구매하는 박스 안에 든 하나의 상품으로 보았다. 대신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서비스로 상상함으로서 고객의 요구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공간에 담는 대안 모델의 가능성을 열었다. 오늘날 소프트웨어를 서비스로 생각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게 들릴 수 있지만, 당시 일부 업체는 그러한 아이디어를 무시했다.

 

작은 시도 2: 알려지지 않은 것을 함께 경험하라

두 번째 시도는 사람들에게 집단적으로 그들이 모르는 것을 경험하게끔 한다.

[10] 한 중형 병원은 작은 시도를 이용해서 협업 진료라고 불리는 신규 입원환자 서비스를 도입하고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서비스는 병원 직원들이 일반적으로만 알고 있는 것을 구체화했다. 다들 환자의 입원은 잘 알지만 퇴원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허다했다. 병원 CEO는 매니저들과 행정업무를 하는 의사들을 소집해서 간단한 질문을 했다.

그들은 환자가 실제로 받는 서비스를 자세히 알기 위해 마치 자신이 환자가 된 것처럼 직접 서비스를 체험하기로 결심했다. 환자의 입장에서 서비스를 이해하는 데 주안점을 둔 채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질문들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전에는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던 다소 놀라운 상황을 깨달았다. 환자들은 필요한 검사를 받기 위해 너무 많이 걸어야 했다.

시스템의 문제로 환자가 겪는 불필요한 짐을 집단적으로 경험함으로써 그들 모두가 바꾸고자 하는 바를 알게 되었고, 병원의 경험이 아닌 환자의 경험에 중점을 둔 새로운 협업 서비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

 

작은 시도 3: 새로운 가능성을 중심으로 모여라

세 번째 작은 시도는 확인된 변화의 가능성을 탐구하기 위해 사람들을 소집하는 것이다.

대학교에서 커리큘럼을 바꾸는 일은 리더가 시도할 수 있는 가장 도전적이고 정치적으로 어려운 일일 수 있다. 한 경영대학은 이 작은 시도를 이용해서 윤리학을 새롭게 디자인한 MBA 커리큘럼에 집어넣을 수 있었다. 커리큘럼 혁신을 책임지는 학장은 윤리학을 포함할 수 있는 필수 과목을 가르치는 교수진뿐만 아니라 윤리학을 가르치는 교수진도 소집했다. 소집 회의에서 어떻게 교수진이 윤리학을 해당 과목에 포함시킬지에 대한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 중 하나가 주목받았다. 대부분의 교수진이 윤리학 전문가가 아닌 것과 동시 토론식 수업에 필요한 교수진의 능력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토론이 윤리학을 필수 과목으로 집어넣을 수 있는 가능한 방법이라고 인식했고 자신의 수업에 사용할 구체적인 질문을 만들었다.

 

 

3. 변화의 씨를 발견하라

 

변화를 위해 작은 시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으로써 리더십의 관심을 무엇이 아닌 어떻게변화가 실행되는지에 집중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변화의 과정에서 서로 의미 있고 존중하는 참여를 하게 만드는 작은 시도의 중요성을 조명하기 때문이다.

작은 시도는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해하게 하고 이에 대한 개인의 잠재된 기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듦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집단적으로 상상하게끔 돕는다.

 

 

 

CASE STUDY: 지속 가능한 작은 시도 창출하기

집단적 상상이 넘쳐나는 고어앤드어소시에이트

 

[11] 1958년 빌 고어와 비에브 고어가 인간 상상력의 증폭제가 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목표로 설립한 고어앤드어소시에이트(고어)는 오늘날 연매출 3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는 미국 200대 민간 기업 중 하나다.

이 회사는 팀워크와 위계질서가 없는 조직문화로도 유명하다.

[12] 고어의 글로벌 기술 책임자인 잭 크레이머는 고어의 비즈니스 모델은 저비용 구조가 아니다. 우리는 팀워크를 기르는 분위기와 창조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를 촉진하기 위해 디자인된 환경 속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를 찾는다.”고 말한다.

 

작은 시도 1’은 사람들에게 낯설고 잘 모르는 것을 무시하기보다는 관심을 갖고 탐구하도록 한다. 상상력의 증폭제가 되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설립 원칙에서 처음 표현된 작은 시도는 채용에도 적용된다.

[13] HR 책임자 도나 프레이는 고어가 뽑는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14] 채용 홈페이지에서도 낯선 것에 대한 탐구를 강조하며,

미래 지원자들에게 고어가 어울리는 회사인지 알기 위해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1. 일이 진행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다른 접근법이나 해결 방식을 시도하는가?

2. 전통적인 사고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창조적인 접근법이나 해결 방식을 찾는가?

3. 불확실하거나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높은 수준의 성과를 유지하는가?

4. 공개적이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다른 의견을 표현하는가?

 

작은 시도2’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막연한 느낌만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따라서 모르는 것을 집단적으로 경험하는 것은 현재의 일에 명확성을 부여하고 변화의 가능성에 대한 길을 열어준다. 고어는 맛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직원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 개발을 위해 근무시간의 최대 10%를 배정한다. 그들은 집단적으로 맛보기 개발을 경험하고, 독창성을 보호하며, 각 맛보기의 가치를 평가해서 더 발전시키고 투자한다.

[15] 덕분에 고어는 많은 혁신적인 제품을 생산했고 새로운 시장을 리드하게 되었다.

 

작은 시도 3’은 아이디어나 초기 제품 디자인 등의 형태로 대변되는 새로운 가능성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사람들을 소집하는 것이다. 고어가 이를 실천하는 방법은 비즈니스나 제품, 과정과 같은 새로운 가능성을 주제로 팀을 조직하는 리더를 정하는 것이다.

[16] 사내기업가로 알려진 이들은 직원들을 불러서 새로운 가능성을 더 생각해보게 한다.

[17] 두 번째 방법은 1990년대부터 시작한 월례 기술회의다.

이 회의에 부서를 막론한 수백 명의 직원들이 참가해서 자신의 업무에서 나타난 최신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하고 배운다.

 

포지티브 혁명_04_Chapter 10

04_전략적인 변화 만들기

 

Chapter 10_잃어버린 희망을 찾아라

아어나 브렌자이(Oana Brazei) 웨스턴대 부교수

 

 

희망은 사람들과 상황이 더 나아질 수 있고 더 나아질 것이라는 일반적인 경험이자 깊은 마음이다.

[1] 희망을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붙잡고 있는 것은 고결하고 위대한 일이다.

희망은 매우 혁신적이며, 변화를 일으킨다.

[2]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의 말처럼, 희망은 이전에는 가능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 것을 상상하고 이를 위해 싸우고 투쟁하며 때로는 이를 위해 죽기까지 하는 것이다.

 

보고 느끼고 존재하는 방식으로서의 희망은 인류 역사를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3] 버진 그룹의 창립자인 리처드 브랜슨이나 그라민은행의 설립자인 무함마드 유누스 같은 현대 비즈니스 리더가 조직의 성공을 위해 희망을 활용했다.

사람들은 더 나은 미래가 오고 있다고 믿었을 때, 이들은 인간의 잠재력을 찾았고 역경 속에서도 인간이 더 나아지도록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모범적인 리더가 희망을 키우는 것은 모든 리더가 희망을 가지고 어떻게 이끌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다루는 내용은 일터에서 희망을 키우는 것이다.

희망으로 이끄는 것은 당신이 언제 희망을 잃어버리는지 또 언제 희망을 되찾아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4] 이 내용은 철학, 사회학, 인류학, 심리학, 경영학 등 필자의 30년 동안의 연구를 집대성한 것으로 희망을 강력한 리더십의 도구이자 지속 가능한 형태의 동기부여로 소개한다.

 

 

1. 희망의 정의

 

희망을 최대한 넓게 정의하자면 느끼는 방식, 생각하는 방식, 행동하는 방식, 자신과 세계에 대해 연결하는 방식이다.

감정적으로 희망은 불리한 상황일 때 사람들을 앞으로 나아가게끔 추진하는 강력한 힘이다.

인지적으로 희망은 길을 발견한 사람들에게 힘을 북돋고 더 이상 효과가 없을 때 다른 길을 찾도록 도와준다.

행동적으로 희망은 개인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가능하고 적절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게 해준다.

[5] 정신적으로 희망은 어려운 상황에서 일어서 자신의 영혼을 찾도록 도와준다.

 

문화, 방식, 규범과 관계없이 희망은 무언가 더 나은 것을 계속 찾으려는 의지다. 희망은 예기치 모한 가능성을 상상하도록 만들며, 더 많은 것을 위해 애쓰도록 힘을 북돋아준다.

[6] 심지어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힘든 상황 속에 있을 때조차 말이다.

희망은 바라는 결과가 달성될 때까지 견디게 해준다.

[7] 희망은 어려운 상황을 대처하게 해주는 비상 덕목이다.

 

희망을 키우는 것은 리더가 조직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8] 희망은 리더가 비합리적이도록, 즉 현재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가치 있다고 여기는 목표를 추구하도록 돕는다.

희망은 강력한 친사회적 조직의 뿌리에서 발견되며 급진적 비즈니스 모델의 초기 단계에서 눈에 띈다.

 

[9] 지난 30년 동안 연구진은 희망이 개인, 조직, 공동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유의미한 통찰력을 축적했다.

희망의 긍정적인 결과는 생존과 존엄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부터 교육, 건강, 일터에서의 참여 등을 향상시키는 것까지 다양한 영역에 퍼져있었다.

[10] 이를 통해 자신감, 명확성, 창의성, 업무 윤리, 생산성 등을 개선시킨다.

 

 

2. 희망을 키우는 세 가지 원칙과 방법

 

이 세 원칙은 모든 사람을 위해 그리고 모든 상황에서 더 나은 무언가를 희망하도록 선천적 능력과 필요성을 자극한다. 첫째,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상상하고 그 미래를 충분히 오래 붙잡을 필요가 있다. 둘째, 희망을 방해하거나 연기할 수 있는 장애물을 조심하고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셋째, 어디엔가 희망이 벌써 존재한다는 점을 계속해서 떠올려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 더 오래 유지되기 할 수 있다.

 

희망원칙 1: ‘듯이행동하라

희망을 키우는 것은 행동 자체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11] IDEO 간부 변호사이자 혁신적인 컨설턴트 겸 기업가인 토마스 스태트는 미래가 보장되어 있다는 듯이행동하며 모든 이들에게 그렇게 행동할 것을 추천했다.

바라는 목표가 가능하다는 듯이 행동하는 것은 현상 유지라는 관성을 극복하고 미지의 복잡하고 어려운 길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도록 도와준다. 행동은 희망의 강력한 원천이다. 행동은 앞으로 나아가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그 어떤 길고 아직 가능하지 않을 때조차 의지를 다지게 한다.

 

[12] 무함마드 유누스는 만일 당신이 가난, 배고픔, 불평등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 자유의 힘을 이용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유누스는 이어거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듯이 행동하기 시작했다.

행동은 크든 작든 희망을 소생시킬 수 있다. 약속을 하거나 비관론자들에게 의문을 품거나 친구를 모으는 행동은 바른 기회, 능력, 기술이 마침내 열릴 때까지 계속 올바른 방향으로 달릴 수 있게 해준다.

[13] 위대한 변화의 시작은 대개 초라했다.

넬슨 만델라의 작은 저항은 전 세계에 불을 지폈다. 희망을 바꾼 것이다.

[14] 만델라는 감옥에서 남아공 흑인이라는 이유로 반바지를 지급받았다.

그는 일주일 동안 불만을 표현한 뒤 자신의 수용실에 긴 바지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수용실에는 그 외에 아무도 없었다.

[15] 그래그는 바지를 되돌려주었다.

만델라는 계속 저항했다. 감옥에 있을 27년 내내 마치 그렇게 하려는 듯이 행동했고 이후로도 그렇게 행동했다.

[16] ‘듯이행동함으로써 만델라는 최선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희망이 항상 초라한 건 아니다. 레이 앤더슨은 2011년 죽기 전 11억 달러 규모의 카펫회사인 인터페이스의 설립자 겸 회장이었다.

[17] 앤더슨은 1994회사가 환경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2020년까지 제거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약속은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앤더슨은 집요하게 이를 추구했고 2009년이 되자 약속은 절반 정도 지켜졌다. 2011년 앤더슨은 자신의 회사가 땅을 오염시키고 망친 것을 되돌려놓았을 뿐만 아니라 업계 동료와 다른 리더들이 같은 약속을 하도록 돕는 친환경 비즈니스 컨설팅회사를 만들었다.

 

희망원칙 2: 상처에 키스하고 이제 나아질 것이라고 말하라

[18] 희망을 유지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조직조차 때때로 희망을 잃어버릴 수 있다.

희망을 가진 리더도 절망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절망의 기간이 짧다.

 

리더는 절망의 순간을 잘 보이진 않지만 더 지속적인 기술, 강점, 특히 미래의 더 나은 상황에 대한 꿈과 비교함으로써 희망을 회복하고 강화한다. 또한 집요하게 자주 정기적으로 긍정성에 집중하며, 일보 후퇴가 불가피할 때조차 계속 전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함으로써 희망의 침식을 피하고 갑작스러운 추락을 조절할 수 있다.

[19] 전 세계 부모들은 아이의 상처에 키스해주고, “이제 나아질 거야라고 말하는 습관이 있다. 이 습관은 병원, 학교, 심지어 재앙 속에서도 절망을 희망으로 빠르고 효과적으로 전환시켰다.

해결책이 즉시 설득력 있게 이행될 때 절망에서 희망으로의 전환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리더는 통상 다른 비상 상황을 예견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언제 어디서나 희망적인 이야기, , 지원에 손을 뻗을 수 있어야 하고, 뻗을 의지가 있어야 하며, 뻗을 준비가 되어야 한다.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면 말이다.

 

[20] 대학살 이후 르완다의 미망인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힘들게 보냈다. 아이들에게 행복은 존재하지 않으며 순수한 사랑은 없다고 가르쳤다. 유산으로 남겨진 것은 절망, , 의심, 눈물, 실패와 같은 것일 뿐 이었다고 말한다.

2005년 키키라는 애칭을 가진 오딜 게어카이어 케이티즈는 르완다 최초의 유일한 여성 드러머 그룹인 인고마 쉬야를 만들었다. 이 그룹은 희망의 상징이 되어 다른 사람들의 희망에 불을 지핀다. 케이티즈는 이어 르완다에서 최조이자 유일한 아이스크림 가게인 인조지 은지자를 설립했다. 이곳은 의도적으로 미망인들뿐 아니라 절망으로 고통 받는 모든 사람들의 희망을 되찾아주는 데 집중했다.

뉴욕시의 소어링워즈 창립자 겸 CEO인 리사 호닉 벅스봄은 입원한 아이들의 절망을 치유하기 위해 일한다.

[21] 벅스봄은 지금까지 25만 가정에 도움을 줬다.

그녀는 10배 더 건강한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카드, , 생생히 장식된 천조각 등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하도록 했다. 이 메시지는 희망을 가장 필요로 할 때 희망을 잃지 않도록 도왔다.

리더는 희망의 순간을 인지해야 한다. 절망이 찾아오기 전에 현재의 어려움을 꿰뚫어볼 수 있도록 공개적이고 생생하게 희망을 일깨워야 한다.

 

희망원칙 3: 쌓아두지 말고 공유하라

희망은 재생 가능하다. 희망이 많이 흐를수록 인지적, 감정적, 행동적, 정신적으로 에너지가 더 넘치게 된다. 그러나 희망이 저절로 혹은 노력도 없이 새롭게 되는 것은 아니다. 리더는 희망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모아지는 사람, 프로젝트, 장소를 알아야 한다.

리더는 의식적으로 희망의 분위기를 활용해서 기회가 전염되도록 해야 한다. 자발적인 모임, 즉석 시합과 같은 활동은 희망이 흘러가도록 돕는다. 희망적인 교류는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희망은 오로지 무언가를 다르게 보거나 하려는 의지라는 사실을 기억하라. 희망은 얼마나 더 멀리 보느냐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더 희망찬 사람이 결국 희망에 도달하느냐의 문제다. 즉 길을 발견할 가능성을 더 높이는 것이다. 당신이 리더로서 가진 희망의 의지를 여러 사람과 나누고, 가능성이 유리하게 펼쳐지는 것을 보라.

 

엘라 배트는 1972년 여성에 대한 정식 고용은 고사하고 공평한 고용이 부족한 인도에서 94%의 일하는 여성을 돕기 위해 여성자영업자협회SEWA를 설립했다. 배트가 자매들이라고 부르는 100만 명 이상의 여성들이 자신의 희망을 한데 모았다. 그들은 미래에 무엇이 가능한지 상상하고, 각각의 가능성에 따라 행동했고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맞추기 위한 필요한 기술을 개발했다.

[22] 협회는 이제 자수성가한 기업들과 빠르게 성장하는 트렌드를 대표하는 네트워크가 됐다.

배트처럼 희망을 가진 리더는 희망을 가만히 있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희망을 불러들이는 순간, 그들은 희망을 휘휘 저어서 극히 미미한 가능성을 몇 배로 확장한다.

 

 

3. 희망이라는 마법

 

일터에서 희망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리더십을 미래의 가능성에 집중시키기 때문이다. 희망은 다른 모든 사람들이 피할 수 없는 많은 장애물과 난관을 초월해서 보게끔 해준다. 그래서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만든다.

당신이 만일 희망의 불꽃을 밝게 빛나게 했다면, 그 불꽃에 충분한 연료를 부어라. 불꽃은 조직 전체에 퍼져나갈 것이다.

 

 

 

CASE STUDY: 희망 키우기 아이들을 자유롭게, 나에서 우리로

 

아이들을 자유롭게(Free the Children)와 나에게 우리로(Me to We)는 크레이그 킬버거와 마크 킬버거 두 형제가 공동 설립한 한 회사의 자매 벤처회사로 전자는 비영리기관이며 후자는 영리기관이다. 두 벤처회사는 듯이행동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크레이그는 열두 살 때 자신과 같은 나이의 소년이 잔인하게 사형 집행된 내용을 알게 된 후 같은 반 학생들에게 아동 노예 폐지를 위해 함께 무언가를 하자고 요청했다. 당시 11명이 의기투합해 아이들을 자유롭게가 결성됐다. 나에서 우리로는 10년 전 사회 변화를 믿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듯이행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23] 이들은 한 번에 하나의 행동과 경험을 통해 고객들을 세계의 변혁가로 만들고자 했다.

 

크레이그와 마크는 빈곤층과 부유층 아이들 모두에게 희망을 전한다. 가난한 아이들에게는 가장 절실히 필요한 것을 제공해서 삶을 개선시키고, 부유한 아이들에게는 소중히 여기는 명분을 제공해서 삶을 풍요롭게 한다. 거래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이어주면서 모두에게 동시에 희망을 되살려준다.

[24] 우리의 날(We Day) 운동을 통해, 크레이그와 마크의 조직은 언론매체, 텔레비전, 온라인 포럼 등에서 수백만 명의 참가자를 확보했다.

두 형제는 젊은 사회변혁가들이 자신의 이야기와 경험을 공유하는 대규모 연례행사를 주최한다. 희망은 끝나고도 지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