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경제학의 혁명_01_Chapter 2

01_경제학에서 행복 연구의 주요 발전

 

Chapter 02_행복과 효용의 관계

 

1. 객관적인 효용과 주관적인 효용

 

표준 경제이론은 개인이 수행한 선택의 관찰에 근거하는 객관주의입장을 취하고 있다. 개인의 효용은 오로지 유형(有形)의 재화와 서비스 그리고 여가에 의존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방법론적인 혁신으로 인해 효용의 구체적 크기에 근거해 사람들 사이의 효용을 직접 비교하지 않더라도 실증적인 수요이론을 전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1] (Robbins, 1932; Hicks & Allen, 1934) 이는 (이론 전개에 필요한 논의를 줄였다는 점에서) 오컴의 면도날 원리에 따르면 커다란 장점이 된다.

-> 오컴의 면도날 원리는 각자 자신의 주장을 내세울 때 불필요한 말은 되도록 줄여야 한다는 절약의 원리다.

 

공리적인 현시선호 접근법에 따르면 결과적(으로 얻게 되는) 효용을 추론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는 이미 이루어진 선택들뿐이다.

[2] (Kahneman et al., 1997) 카너먼 등은 이런 접근방식을 비판하기 위해 결과의 효용과 구분되는 의사결정 효용 Decision utility’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공리적인 접근방식은 개인의 효용을 도출하는 데 사용될 뿐 아니라 사회적 후생을 측정하는 데도 활용된다.

[3] (Slesnick, 1998; Ng, 1997, 2001; Sen, 1996) 이 경우 사회적 후생은 가계의 소비 행동에 근거하여 비교된다.

 

이런 실증주의적인 견해가 아직도 경제학계를 지배하고 있다.

[4] (1986, p.18)관찰 가능한 것에 대한 집착, 그리고 선택 행위가 관찰 가능한 인간 행동의 유일한 측면이라는 특이한 믿음이 혼합되어 경제 학계에서 이 견해가 인기를 지니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경제학자가 이 견해에 수긍하는 것은 아니다.

 

경제학에는 비객관주의적인 이론 분석의 예들이 많이 있다.

다양한 분석들이

[5] (Elster, 1998) 감정,

[6] (Loewenstein, 1999) 자기 신호, 목표 완수, 그리고 의미,

[7] (Frey, 1997b; Osterloh & Frey, 2000, 2004, 2006) 내적인 동기,

[8] (Schwarze & Winkelmann, 2005; Fehr & Gachter, 1998, 2000; Fehr & Schmidt, 2003; Gachter, 2007) 이타주의, 상호성과 협동,

[9] (Akerlof & Kranton, 2005) 정체성,

[10] (Frank, 1985a, 1999; de Botton, 2000) 지위,

[11] (Brennan & Pettit, 2004; Frey, 2006) 그리고 존경과 사회적 인정을 고려하고 있다.

 

[12] (Clark & Oswald, 1998; Sobel 2005) 그리고 인간의 행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서로 독립적인 효용함수보다는 상호 의존적인 효용함수가 고려되고 있기도 한데,

[13] (Boskin & Shechinski, 1978; Hollander, 2001; Layard, 1980) 이 점 역시 후생에 관한 기존 개념들의 도전 요인 중 하나다.

[14] (예를 들어 Thaler 1992; Frey & Eichenberger, 1994) 또한 의사결정에서 나타나는 특이 현상들에 관한 많은 문헌들은 효용이 사람들의 선택을 관찰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도출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5] (Allais 1953에서 시작해, Ellsberg, 1961을 포함하는) 많은 연구는 선호의 비일관성을 보여준 바 있다.

[16] (Loewenstein, O’Donoghue & Rabin, 2003)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항상 아는 것은 아니며, 때때로 미래의 선호가 현재와 선호가 비슷할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고(예측 편향 projection bias), (의사결정 효용과 구분되는) 경험된 효용을 극대화하는 데도 실패한다.

 

표준 경제이론의 객관주의적 접근을 따르는 경우, 인간의 안녕감을 이해하는데, 그리고 안녕감에 영향을 미치는 데 상대적으로 제약될 수밖에 없다. 반면 효용에 대한 주관적인 접근법은 세상을 연구하는 데 필요한 보완적인 경로를 풍성하게 보여 줄 수 있다.

첫째, 주관적인 접근법을 통해 인간의 안녕감을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 접근법도 대략 쾌락주의적으로 효용을 해석한다.

[17] (Kahneman et al., 1997) 카너먼 등이 제안한 경험된 효용 experience utility’이라는 용어는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경험된 효용이라는 개념은 경제이론의 근원적인 가정과 전제들을 명시적으로 검증하는 동시에 인간 행위에 대한 폭넓은 이론을 새로이 발전시키고 검증하는 기반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의 초점이 효용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발생하는 경제적 결과라면, 의사결정 효용과 경험된 효용이라는 두 개념 사이에 체계적인 격차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몇 가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18] (Kimball& Willis, 2006) 킴벌과 윌리스는 이 두 접근법을 개념적으로 연결하자고 제안하면서 행복이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두 요소는 단기적인 행복이나 고양감, 그리고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행복이다.

[19] (Kahneman et al., 1997, 2004b; Kahneman & Riis, 2005) 둘째, 설문을 통해 얻은 주관적 안녕이라는 경험적 개념은 과정상의 효용 연구뿐만 아니라 기억된 효용과 예측된 효용 연구에도 적용될 수 있다.

셋째, 행복은 많은 사람에게 궁극적인 목적이다. 효용에 주관적 접근법을 적용하면 안정적인 직장, 신분, 권력 등은 그 자체를 원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가능성을 제공하기에 얻고자 한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2. 개인의 안녕감 측정

 

효용을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견해에 따르면 모든 사람이 자신의 행복과 좋은 삶에 관한 고유의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관찰된 행위만으로는 개인의 안녕감을 충분히 포착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사람들에게 안녕감을 묻는 방식은 여러 가지인데, 많은 설문조사가 자신의 전반적인삶에 대한 만족감을 제시하라는 질문을 포함하고 있다.

[20] (Veenhoven, 1993) 어떤 사람이 표시한 점수를 통해 그 사람이 전반적인 삶의 질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판단하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측정치들을 개념적으로 포괄해 표현한 용어가 주관적 안녕감이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측정한 주관적 안녕감에 관한 지표들은 두 가지 기본 개념인 인지 cognition’감성 affect’을 어느 정도 포착할 수 있다.

[21] (Lucas, Diener & Suh, 1996) 이를 통해 즐거운 감정, 불쾌한 감정, 삶의 만족도 같은 개념들이 서로 별개의 구조를 갖는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전통적인주관적 안녕감의 측정치들이 좋은 삶과 관련된 문헌들에 나타나는 행복이나 개인적 안녕 개념을 얼마나 정확하게 표현하는지는 논란이 있다.

[22] (Deci, 1971; Lindenberg, 2001) 안녕감의 심층적 근원을 구성하는 것으로 자율(autonomy), 유능감(competence), 그리고 유대감(relatedness)을 들 수 있다.

[23] (Ryan & Deci, 2001) 라이언과 데시의 자기결정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은 이런 기본적인 심리적 필요를 충족시킴으로써 깊은 정신적 수양에서 우러나오는 탁월한 안녕감뿐만 아니라 쾌락적인 안녕감까지고 얻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개인의 안녕감이나 삶의 만족도는 여러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질문지법 : 개인적인 삶의 만족도에 대한 포괄적인 평가

 

이 접근법은 대표적인 표본에 해당되는 개인들에게 삶의 만족도를 직접 물어 행복도를 포착하려는 것이다.

[24] (Davis, Smith, & Marsden, 2001) 잘 알려진 예로 일반사회조사의 3점 만점에 단일 항목으로 구성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들 수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요즘 당신의 상황이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아주 행복하다, 어느 정도 행복하다,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중 어느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25] (Ingelhart et al, 2000) 세계가치조사에서는 삶의 만족도를 1(불만족)에서부터 10(만족)까지의 척도로 평가하게 되어 있다.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전체적으로 요즘 당신은 당신의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합니까?”하고 사람들에게 질문하는 것이다.

 

[26] (Pavot & Diener, 1993) 여러 항목으로 구성된 접근법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삶의 만족도 측정치(Satisfaction with Life scale)인데, 1부터 7까지의 척도로 답하는 5개 항목의 질문들로 구성되어 있다.

 

[27] (Fordyce, 1988) 주관적인 안녕감에 대한 여러 측정치들이 서로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점은 익히 알려져 있다.

[28] (Sandvik, Diener, & Seidlitz, 1993) 안녕감에 관한 자기 보고 값과 타인 보고 값을 요인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 측정치들에 내재한 단일 요소를 발견할 수 있으므로 이들의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다.

[29] (Ehrhardt, Saris, & Veenhoven, 2000; Headey & Wearing, 1991) 신뢰도 연구를 통해 보고된 주관적 안녕감은 어느 정도 안정적이지만 변화하는 생활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30] (Fernandez-Dols & Ruiz-Belda, 1995) 일관성에 대한 검증을 통해 행복한 사람들이 사회적인 상호 접촉 시 더 자주 웃는다는 것이 드러났다.

[31] (Lepper, 1998; Sandvik, Diner & Seidlitz, 1993) 또한 친지들이나

[32] (Costa & McCRae, 1988) 배우자는 이들이 행복하게 보인다고 평가했으며, 자살할 가능성이 적었다.

 

[33] (Helliwell, 2006a) 헬리웰은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통제한 상태에서 한 국가의 자살율과 삶의 만족도 측정치 사이에 강한 부(-)의 상관관계를 찾아냈다. 그러나 북구에서는 높은 주관적 안녕감이 낮은 자살률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는 신에 대한 믿음이 낮고 이혼율이 높은 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살로는 정신적인 안녕감의 분포 중 끝의 꼬리 부분만을 파악할 수 있을 뿐이다. 이는 낮은 수준에 있는 인간의 안녕감에 대한 결정요인을 연구하는 데는 나름대로 유효하지만, 평균에 기초하는 안녕감을 비교하는 데 의미 있는 명제를 도출하기는 어렵다.

 

추가적인 근거는 생리적인 측정치들에서 얻을 수 있다.

[34] (Davidson, Marshall, Tomarken & Henriques 2000; Pugno, 2004a) 뇌의 전기 운동과 심장박동의 변동을 통해 부정적인 정서 변화의 상당 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

[35] (Diener, 1984. p.551) 따라서 디너는 초기의 한 설문조사에서 “(이런) 측정치들에 상당히 많은 의미 있는 변동이 담겨 있는 듯하다고 결론지었다.

 

행복에 관한 경제학 연구에서 개인들이 전반적으로 평가한 삶의 만족도 수치를 얻기 위해 현재까지 수행된 경험적 작업은 거의 다 대규모 표본추출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측정 방법의 커다란 장점은 비용 대비 성과가 좋고 여러 시기, 여러 국가에 적용 가능하다는 데 있다.

 

경험에 기초한 표본추출법 (Experience Sampling Method, ESM)

 

[36] (Csikszentmihalyi & Hunter, 2003; Scollon, Kim-Prieto & Diener, 2003) 이 방법은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개인들의 실제 경험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이는 포괄적인 만족도 조사가 지닌 단점들을 처리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대표성이 있는 개인을 뽑아 무선호출기나 노트북을 주고임의 시점에 긍정적인 감성이나 부정적인 정서와 관련된 일련의 질문들에 즉각적으로 답하도록 요구한다. 그리고 응답자들에게 자신의 감정이 어느 정도 강력한 것인지도 밝히도록 한다.

이런 방식으로 감정에 대한 순간적인 진술들을 집계하면 행복을 계산할 수 있다.

아직까지 대규모 연구에서 활용되지 않은 이 방법은 포괄적인 만족도를 표본 조사하는 것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든다.

 

일상재구성법 (Day Reconstruction Method, DRM)

 

[37] (Kahneman et al., 2004b) 일상재구성법은 한 사람이 어느 날의 경험을 서술한 자료를 그 다음날 체계적으로 재구성해 수집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개인이 특정 활동에 얼마만큼 시간을 쓰는지 포착하는 시간 예산을 기반으로 하므로 경험된 표본을 추출하는 적절한 접근법으로 볼 수 있다.

 

이 방법에서는 구체적으로 특정한 일들을 겪은 후 연상되는 감정들에 관해 질문을 던져 동일한 유형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사건회고법). 응답자에게 일련의 체계적인 질문서를 채우도록 하여 그 전날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일상재구성법을 통해 일상 생활의 경험을 파악하면 한 질문에 국한된 대표적인 설문조사보다 행복을 더 정교하게 측정할 수 있다. 어제 경험한 것들을 몇 가지 사건으로 나누면서 응답자들은 매 시간마다 자신이 느낀 바를 조심스럽게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38] (Robinson & Clore, 2002) 이 방법을 사용하면, 감정을 회상할 때 특히 심각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 기억 왜곡 현상이 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일상재구성법은 새로운 방법이지만 현재까지는 단시 실험적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행복에 관한 연구자들이 이 방법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U-지표 (The U-Index)

 

지금까지 논의한 척도들은 해당되는 감정들을 기수적인 값으로 전환한 상태에서 각 개인을 비교할 수 있게 한다는 보장이 없다.(매우 만족이 불만족이 가진 가치의 두 배에 해당하는가?)

[39] (Kahneman & Krueger, 2004) 카너먼과 크루거는 기수성이 지닌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U-지표(U불쾌를 타나냄)를 제안했다.

U-지표는 어떤 사람이 하루 중에 불쾌한 상태로 지내는 시간의 비율을 나타낸다.

[40] (Diner & Seligman, 2002) 부정적인 것에 대한 강조는 행복 연구 중 긍정 심리학과 대비된다.

긍정심리학은 (과거의 심리학이 너무 우울증 등 부정적인 상태에만 집중했나는 이유로) 안녕감의 분포 중 즐거운 부분에 초점을 맞춘다.

 

뇌촬영 (Brain Imaging)

 

[41] (Camerer, Loewenstein, & Prelec, 2005; Zak, 2004; Fehr, Fishbacher & Kosfeld, 2005) 이 측정법에 활용되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fMRI’은 피의 산화로 인해 생기는 자기적인 속성 변화를 이용해 뇌의 혈류를 추적한다.

[42] (Davidson, 2003; Pugno, 2004b, Urry et al., 2004) 사람들이 행복하면 대뇌피질의 전기 활동이 특정 유형을 드러내는데, 오른쪽보다 왼쪽의 전두 피질이 더 많은 활동을 보인다.

[43] (Kahneman, 2004; Urry et al., 2004) 행복한 사람과 덜 행복한 사람이 전두 피질에서 이와 같은 비대칭성을 보이는 것은 스스로 보고한 안녕감의 측정치, 행동의 활동성(행동의 억제가 아니라), 그리고 심지어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항체의 반응과도 상관관계가 있다.

 

 

3. 평가

 

논의한 다섯 가지 접근법 이외에도 몇 가지 다른 측정법이 있다.

[44] (Nieboer, Lindenberg, Boonmsma & Van Bruggen, 2005) 애정, 행위에 대한 인정, 지위, 안락, 자극 같은 보편적인 목표들을 주관적 안녕감의 적절한 차원으로 간주하는 사회적 생산함수 Social Production Function’ 접근법은 구조 방정식을 모형화해 측정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행복을 연구하는 대부분의 경제학자가 사용하는 삶의 만족도에 관한 자기 보고 수치는 결코 효용에 관한 이상적인 측정치가 아니다. 특히, 국가 간 비교 시 신중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유럽지표조사에서 연구 대상이 된 덴마크 사람들 중 64%인생에 대단히 만족 한다고 대답했으나, 프랑스 사람들 중에는 겨우 16%가 그렇다고 답했다.

[45] (Kahneman et al., 2004a; Kahneman & Riis, 2005) 일부 학자들은 수치의 차이가 너무 커서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46] (Helliwell, 2006b) 이에 대한 반박도 있다.

각 국가의 고유한 특정 값들은 동일 국가들에 대한 횡단면 연구를 반복하면 때로 해명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집계변수들과 주관적 안녕감 사이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특정 국가들의 고유 상수항들을 추정할 수도 있게 된다.

 

주관적인 안녕감을 측정하는 데 있어 또 다른 약점은, 행복에 대한 사람들의 해석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47] (Luttmer, 2005)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문조사의 답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관적인 안녕감의 측정 기준들(예를 들어, 임상적인 우울증, 식욕부진, 수면 부족)은 행복에 대한 측정치들과 비슷한 결과를 낳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관적인 안녕감은 미시계량적인 행복함수로 모형화 할 수 있다. 이 함수는 순위 프로빗(ordered probit)이나 순위 로짓(ordered logit)으로 추정해야 한다.

[48] (Ferrer-i-Carbonell & Frijters, 2004) 그러나 경험적으로 볼 때, 많은 경우 통상최소자승법(OLS)에 의한 회귀분석 결과로 근삿값을 얻을 수 있고 추정한 계수들을 해석하기가 쉽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진정한 안녕감은 사실 관찰될 수 없는 변수이다. 이모형으로 주관적인 안녕감과 상관관계를 가진 요인들을 각각 분석할 수 있다.

측정상의 오차는 추정상 편향이 생길 수 있는 근원이다. 그러나 답변 과정에서의 대부분의 착오는 대부분 임의적이어서 서로 상쇄되므로 추정 결과에 편향을 낳지 않는다.

하지만 표본추출 과정과 무관한 오차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변수들과 항상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

[49] (Bertrand & Mullainnathan, 2001; Ravallion & Lokshin, 2001) 측정오차라는 관점에서 보면, 사람들의 사회인구적, 사회경제적인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적인 특질이나 사람들이 주관적인 안녕감에 응답하는 방식이 추정 과정에 장애가 될 수 있다.

[50] (Argyle, 1999; Meier & Stuzter, 2008) 예를 들어,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좀 더 높은 삶의 만족도를 보인다.

그러나 자원봉사 자체가 반드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51] (DeNeve & Cooper, 1998) 외향적인 사람들이 더 빈번하게 자원봉사를 한다면, 그리고 외향적인 사람들이 좀 더 높은 만족지수를 보고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관찰된 상관관계는 편향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52] (Myers, 1993) 자원봉사 행위가 사람들은 더욱 행복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행복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안녕감에 공헌하려는 의사가 더 크다는 증거도 있다.

그러므로 관찰된 편 상관계수는 사실 행복한 사람들이 자원봉사 활동을 더 많이 벌인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인과 방향을 쉽게 확인할 수 없다는 어려움은 심지어 패널 자료를 분석하는 경우에도 있다. 따라서 이때는 추가적인 질적 연구나 도구 변수를 통한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53] (Clark et al., 2006; Easterlin, 2005) 종단 분석이나 패널 분석으로 각 개인마다 정해진 특정의 안녕 수준(set point)을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은 긍정/부정적 경험을 겪은 이후에 자신들이 지닌 특정의 기본적인 행복수준으로 되돌아가는 경향이 있다.

[54] (Stroebe & Strobe, 1987; Pearlin & Schooler, 1978) 사람들은 나쁜 사고, 이혼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 등과 같은 역경에 어느 정도 대처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55] (Kahneman, 1999) 이론적 차원이 아닌 실제적 차원에서는 기수성과 대인 비교의 가능성이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

[56] (Ng, 1996) 앙은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의 증가분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사람, 시점,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한 행복의 측정치를 얻는 방법을 개발했다.

[57] (Frey & Stutzer, 2000) 만족도를 나타내는 점수들을 기수적으로 처리하든, 서수적으로 처리하든 미시계량적인 행복함수에서 수량적으로 상당히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59] (van Praag, 1991) 이 결과는 맥락과 무관하게 말로 된 평가를 숫자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두는 소득평가 접근법에서 확인된 결과들과도 부합된다.

 

현재의 연구 상황으로 볼 때 주관적 안녕감에 대한 자기 보고 측정치들은 충분한 질을 갖추고 있어 행복에 미치는 경제적, 제도적인 영향들에 관한 다양한 연구들을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경제학 이론을 검증하기에 충분할 만큼 개인의 안녕감을 경험적으로 잘 포착하고 있기도 하다.

 

행복, 경제학의 혁명_01_Chapter 1

01_경제학에서 행복 연구의 주요 발전

 

Chapter 01_행복에 관한 연구

 

많은 사람이 행복을 인생의 궁극적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독립선언문은 행복의 추구를 삶이나 자유처럼 양도할 수 없는 권리로 간주하고 있다.

[1] (Ura & Galay, 2004) 1980년대 후반, 부탄의 4번째 국왕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Jigme Singye Wangchuck)는 국가정책의 기본 원리가 총국가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 GNH)’에 있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경제학은 개인의 행복에 관한 것이다. 오랫동안 경제학에서는 소득을 인간의 행복을 측정하는 데 (완전하지는 않으나) 적합한 대리변수로 간주해 왔다. 그러나 행복에 관한 연구는 소득보다 사람들이 직접 보고하는 주관적 안녕감(reported subjective well-being)’이 개인의 후생을 측정하는 훨씬 더 훌륭한 수단임을 보여준다.

주관적 안녕감에 대한 보고는 심리학에서 사용되는 과학적 용어로, 개인이 느끼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 행복 또는 삶에 대한 만족을 지칭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문헌에서 행복’, ‘안녕감’, ‘삶에 대한 만족등은 특별한 구별 없이 사용되고 있다.

 

1. 왜 행복을 연구하는가

 

경제학자들이 행복을 연구하는 데는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행복의 결정요인 규명

 

개인이 서로 다른 만족감을 경험하는 이유는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의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는 개인의 삶에서 나타나는 비물질적인 측면, 특히 가족, 친구, 이웃들과의 사회적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2] -> ‘관계재에 대해서는 Bruno & Porta 2007, Gui & Sugden 2005 를 참조하라. 이러한 사회적 자본(Putnam 2000)이 많을수록 삶에 대한 만족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Helliwell and Putnam 2005; Bjornskov 2003; OECD 2001; Powdthavee 2007)

 

여기서 개인의 유전적, 성격적 요인이 주관적 안녕감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들은 사실상 경제학 연구 영역 밖에 있던 것이지만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개인차에 의해서 계량경제학적 정확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3] (Helliwell, 2006) 물론 헬리웰의 연구와 같이 인구학적 특성이나 경제, 정치적 요인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개인 간 차이에 의해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는 보고들도 있다.

[4] (Uchida, Norasakkunkit & Kitayama, 2004) 그리고 문화적 차이에 따라 행복을 느끼는 동인이나 행복을 예측할 수 있는 변수도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수량화된 지수가 지니는 의미도 사회적 맥락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행복의 본질 이해

 

반드시 행복만이 삶의 목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5] (Lindenberg, 1986, 1990; Lindenberg & Frey, 1993) 예컨대 사회생산함수이론에서는 모든 사람이 최적화하고자 노력하는 두 가지 목적(육체적 안녕감과 사회적 안녕감)과 이들을 달성하기 위한 다섯 가지 도구적 목표(자극, 위안, 지위, 행동적 확신, 애정)를 추출해 내고 있다.

[6] 다른 이들, 예컨대 리프(Ryff, 1989)와 레인(Lane, 2000) 등은 책임, 개인적 성장, 삶의 목표, 자기 주변 환경에 대한 장악력, 자기 방향성, 다른 사람에 대한 성실성 등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7] (Kimball & Willis, 2006) 몇몇 학자들은 장기에 걸쳐 얻는 행복감은 건강, 엔터테인먼트, 영양 등과 같이 누구나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고차원적 재화와 같은 차원에서 봐야한다고 주장한다.

 

행복은 열망함으로써 얻게 되는 정태적 목표가 아니다. 오히려, 장기에 걸쳐 만족감을 가져다주는 좋은 삶’ (아레스토텔레스가 이야기한 에우다이모니아 Eudaimonia 또는 시민적 행복)의 부산물로 간주될 수 있다. 의도적인 행동으로 행복을 추구한다면 지속 가능한 행복감을 얻기 어렵다.

[8] (Camerer, 2007; Camerer, Lowenstein & Prelec, 2004; Rayo & Becker, 2007) 진화론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은 인류는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하고 재생산하기 위해 진화했다는 점이다.

 

어찌 되었든, 사람들이 자신의 안녕감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행동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이러한 정보를 어떻게, 어디까지 활용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개인에게 달려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9] (Nettle, 2005) 이와 관련하여 행복의 세 가지 개념이나 수준을 구별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다.

순간적인 기쁨이나 즐거움 같은 감정은 심리학에서 적극적, 소극적 감정으로 논의된다. 이러한 감정들은 흔히 행복으로 불린다.

삶에 대한 전반적인 충족감, 이는 흔히 삶에 대한 만족으로 불린다.

자신의 가능성을 계발하고 채우면서 얻는 삶의 질, 이는 에우다이모니아 또는 좋은 삶으로 불린다.

 

논란거리 중 하나는 즉각적으로 느낀 행복감을 시간이 지난 후 설문으로 구한 안녕감의 수치로 제대로 나타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10] (Schooler, Ariely & Lowenstein, 2003) 당시 느끼는 즐거움의 경험을 시간이 흐른 후 회고하고 그 경험을 평가해 주관적 안녕감의 수치로 나타낼 때 괴리가 나타나지 않겠는가?

이따금 사람들은 도전적인 일에 빠져서 커다란 즐거움을 얻는 경우가 있다.

[11] (Csikszentmihalyi, 1990) , ‘몰입(Flow)’을 경험하는 상태에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 있게 되면 자신의 안녕감 수준을 평가하거나 기록할 수 없다. 그러므로 사후에 보고된 주관적인 안녕감 수치와 당시의 생리적 안녕감 측정치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좀 더 많은 정보를 축적해야 새로운 직관이 생겨날 수 있다.

생리적 측정치를 시계열로 얻게 되면 사람들이 스스로 보고하는 행복의 준거 기준을 시간에 따라 어떻게 바꾸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사용되는 행복 측정치 문제점을 잘 살펴보면 그 자료의 목적에 따라 필요한 자료 수준이 달라진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행복 측정치가 연구 자료로서 갖는 질적 유용성은 사람들의 안녕감 수준을 측정하는 다른 대안적인 개념들과 비교해서 평가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경제학에서 행복 연구의 성공 여부는 경험적으로 얻은 관찰을 기존 경제이론에 어떻게 융해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행복 연구를 활용해 장차 주류 경제학에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전통적인 효용 개념을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이고, 둘째는 행복 연구에서 얻은 성과로 기존 이론을 검증하는 것이다.

계량경제학과 실험경제학은 안녕감을 측정해 줄 대리변수들을 사용함으로써 심리학적 측면이 강조된 효용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경험된 효용이라는 점에서 이는 현시선호 행동을 통한 방법보다 사람들의 안녕감을 좀 더 가깝게 관찰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12] 이미 이러한 점에 대해서는 상당한 연구들이 이루어졌다. (연구 결과들에 대한 정리는 Frey & Stutzer 1999; Kimball & Willis 2006을 참조하라)

[13] 이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들은 카너먼 Kahneman과 그의 동료 연구자들(1991, 1997, 2006), 반 프라그 Van Pragg를 중심으로 한 라이덴 그룹(Leyden group; 1971, 1993, 1999), 그리고 이스털린(Easterlin:; 1995, 2001, 2003) 등에 의해 이루어졌다.

개인의 안녕감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좀 더 단단한 개념을 사용한 이들의 연구는 경제학에서 효용이론을 전개할 때 사용하는 다양한 기초적 가정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다음의 문제들은 그 중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이다.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는가??

: [14] 근대 경제학이 태동기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 1890)와 여러 심리학자는 과학자라면 이론을 전개할 때 모든 가능한 동기를 다 고려야해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행동할 때 항상 효용 극대화만을 생각하지 않는다.

[15] 충동적인 경우도 있으며 의무감을 따를 수도 있다.(관련 논쟁은 Lewin 1996을 참조할 것)

따라서 사람들이 분명하게 행복을 극대화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전제해서는 안된다.

[16] 이는 경험적 연구에 의해서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예컨대 Kitayama & Markus 2000 참조)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좋은가?

: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효용수준을 평가하려고 시도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원래 의도에 반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17] 몇 가지 경험연구에 따르면(예컨대 Lyubomirsky & Lepper, 1999), 행복한 사람들은 불행한 사람들보다 과거를 덜 회고한다고 한다.

[18] 이 점에 대해서는 1999년 새해 전날 좋은 시간을 가지려 노력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연구한 스쿨러, 애리얼리와 뢰벤슈타인(Schooler, Ariely & Loewenstein, 2003)이 말끔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475명에게 미리 이메일 설문지를 돌려 그날 얼마나 큰 축하 파티를 계획하고 있고, 얼마나 즐겁게 보낼 것이고,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쓸 것으로 기대하는지 등을 물었다. 이후 다시 같은 질문을 했을 때, 기대가 큰 사람일수록 실망의 정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치와 실제 경험 간의 괴리는 기대수준이 높을수록,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을 길게 예측했을수록 크게 나타났다.

더 적극적으로 행복을 추구할수록 그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19] (Kasser & Ryan, 1993; Diener & Oishi, 2000; Kasser, 2002) 좋은 인생은 경제적 여유에서 온다고 믿는 사람일수록 일관되게 자존감, 생동력, 그리고 삶의 만조수준이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람들은 결과와 별개로 과정에 대한 선호를 가지고 있을까?

: 어떤 제도를 평가할 때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 자체가 효용의 원천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관적 안녕감에 대한 자료 분석을 통해 안녕감의 한 원천으로서 이러한 측면에 대한 직접적이고 경험적인 연구가 가능해진다.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 효용수준을 성공적으로 예측할 수 있을까?

: 표준 경제 이론에서는 소비를 선택할 때 예측한 효용과, 그 재화를 나중에 실제로 소비할 때 경험적으로 얻는 효용 사이에 체계적인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20] (Scitovsky, 1976, p4) 시토프스키는 이러한 견해를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하면서 그렇게 전제하면 사람들이 실제로 선택하는 것과 그들에게 가장 만족을 주는 것이 서로 다를 가능성 자체를 아예 봉쇄(논리적 측면에서의 불가능성)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21] 심리학자들은 세심하게 기획된 실험과 설문조사를 활용해 사람들이 경험에서 얻을 효용수준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지 연구했다. (관련 문헌 정리는 Loewenstein & Schkade, 1999 참조)

이 연구는 사람들이 행복의 결정요인에 대해 잘못된 직관을 가지고 있음을 밝혀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은 사람들이 자신의 새로운 경험에 적응하는 속도를 과소평가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외생적 속성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함으로써 소득이나 사회적 지위 등을 얻기 위해 과도한 노력을 하는데, 결국 이런 선택이 사람들의 행복수준을 전체적으로 떨어뜨리게 된다.

 

경제이론의 검증과 예측

 

효용에 대한 대리변수의 측정치가 주어지면, 사람들의 행동은 동일하게 예측하지만 그때 얻게 될 효용수준에 대해서는 다르게 판단하는, 다시 말해 서로 경합하는 가설을 차별화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종류의 검증은 이론을 반증하는 과정에서 매우 강력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새고전학파 거시경제학(The new classical macroeconomics)의 관점에 따르면 실업에 따른 소득 손실은 자발적으로 선택된 것이며 실업으로 인해 효용이 줄어드는 것은 없다. 반면에 새케인스학파 거시경제학(New keynesian macroeconomics)에서는 실업자들이 일하고 싶어 하지만 직장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실업으로 인해 효용이 감소하고 고통을 느낀다.

실업자들의 행동만 관찰해서는 두 이론이 얼마나 현실에 부합하는지 평가하기 어렵다. 그러나 주관적 안녕감에 대한 개인별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면 실업자들의 효용수준에 대해 알 수 있다. 실업자들이 비화폐적인 실업 비용 때문에 고통을 느낀다는 점은 경제학에서 행복 연구가 밝혀낸 가장 분명한 사실 중 하나다. 이 발견에 따른다면 자발적 실업은 있을 수 없다.

– [22] (Stutzer & Lalive, 2004) 사회적 규범(social norms)은 실업자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공동체에서 사회적 근로 규범이 강력하게 작동할수록 직장을 찾는 공동체 내 이웃들의 실업 기간이 크게 줄어든다. 물론 이 사실만으로는 강력한 사회 규범이 실업자에게 사회적 제제를 가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좀 더 직장을 빨리 잡을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이나 정보가 잘 주어지기 때문인지 알기 어렵다.

그러나 두 시나리오에서 안녕감 수준이 다를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 보자. 스위스에서 실업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각 지역별 삶의 만족도 측정 자료는 후자의 관점을 지지하고 있다.

경제모형들은 세금이 부과되면 소비량을 줄인다는 사실을 공통적으로 지적하지만, 물품세가 사람들의 효용수준에 미치는 영향은 모형에 따라 다른 예측 결과를 낳는다. 정상적인 경우, 세금은 효용이 줄어드는 고통을 느낄 것이므로 조세 부과에 반대할 것이다. 그러나 세금이 나쁜 습관(흡연 음주 등)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 소비자가 의지박약을 극복하도록 도울 수 있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23] (Gruber & Mullainathan, 2005) 그루버와 멀레이너선은 일반사회조사 자료를 활용해 미국과 캐나다의 장기 시계열 자료를 구축하고 검증했다. 그들은 담배에 세금을 더 부과하는 경우 잠재적 흡연자들의 불행수준을 현격하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러 경제학 이론들은 조건이 동일하다면 사람들의 효용수준이 시장이나 공간들 사이에서 같아질 것이라고 상정한다. 주관적 안녕감에 관한 자료로 효용 균등화 가설을 직접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24] (Stutzer & Fery, 2007a) 일곱 차례에 걸쳐 작성된 독일의 사회경제 패널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통근 시간과 삶의 만족 사이에는 부(-)의 상관관계가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기존 경제학 이론으로는 이를 설명하기 어렵다.

 

행복이 가져오는 결과물 분리

 

행복한 사람들은 좀 더 낙관적이고, 사회생활을 잘하며, 모험을 더 하려 하고, 개인적 활동이나 경제적, 사회적 활동 등의 측면에서 더욱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결혼 생활에서나 직장 생활에서 모두 더 만족하게 된다.

[25] (Bosman & van Winden, 2006) 게다가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더 많은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기 때문에 기업가로서도 더 성공할 것이다.

[26] (Hermalin & Isen, 1999; Isen, 2000; Lyubomirsky, King & Diener, 2005) 이제까지 행복이 인간의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연구는 주로 심리학 분야에서 이루어졌는데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무드, 정서, 감정 등)이 의사결정과 어떠한 관계를 갖는가에 대한 실험 결과가 많은 문헌을 통해 보고되고 있다.

[27] (Isen & Levin, 1972) 더 행복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을 돕는 심리적 비용이 적고 도움을 주는 행위에서 더 많은 즐거움을 얻으며

[28] (Isen, Daubman & Nowicki, 1987) 더 창조적이 된다고 한다.

[29] (Schwarz, 1990) 더욱이 사람들의 감정이나 정서적 상태는 정보 처리나 동기 부여의 측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30] (MacLeod, 1996; Kaufman, 1999; Loewenstein, 1996, 2000) 의사결정에 관한 경제모형들은 지금까지 감정의 역할을 대체적으로 무시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각성과 같은) 격한 감정과 본능이 인지능력에 미치는 역효과를 분석한 바 있다.

[31] (Frank 1988; Romer 2000) 여기에 더해 합리화하는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경제학자들도 있다.

이들의 목표는 왜 특정 감정이 생존에 도움이 되는지를 진화적 차원에서 설명하는 데 있다.

 

행복은 원인일까, 결과일까

 

원인과 결과를 분명히 분별하는 일은 상당히 어렵다. 행복에 관한 경제 연구는 행동의 결정요인을 찾으려하는 다른 연구들과 같이 누락 변수(omitted variables)의 문제와 내생성 편향(endogeneity bias)의 가능성이라는 계량경제학적 문제들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인 사실들에 대한 그럴듯한 설명

 

미국에서 1946년과 1991년 사이에 1인당 실질소득은 2.5배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동안 행복수준은 평균적으로 거의 일정했다.

[32] (Easterlin, 1974, 1995, 2001; Kenny, 1999; Blanchflower & Oswald 2004b; Diener & Oishi, 2000) 행복 연구에서 잘 알려진 이러한 사실은 이스털린 역설또는

[33] (Pugno 2004a, 2007) ‘행복의 역설로 알려져 왔다.

소득이 높으면 일반적으로 행복 수준이 높다. 그러나 큰 틀에서 인생의 과정을 보면 행복수준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이러한 관찰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행복 연구의 통찰은 3장에서 소개된다.

 

경제정책 개선의 요건

 

[34] (Di Tella, MacCulloch & Oswald, 2001) 1975년부터 1991년까지 유럽 12개국의 삶의 만족도와 관련된 경험적 자료를 활용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실업률이 1% 포인트 상승한 상태에서 동일한 만족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계적으로 1.7% 포인트의 인플레이션 하락이라는 보상이 필요하다고 계산된다.

이러한 결과는 정보 부족 때문에 연간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율을 단순하게 합하여 계산한 불행 지수 Misery index)와는 그 함의가 상당히 다른 것이다.

소위 행복함수를 추정해 계산할 수 있는 또 다른 상충 관계는 실업상태와 직장을 유지하는 것 사이의 보상 변이 Compensating variation)’와 관련된 것이다. (실업 상태에 빠졌다면 변화 전 직장을 유지하던 상태와 같은 만족을 누리기 위해 얼마만큼 보상해야하는 가의 값) 이는 실업 상태에 빠진 사람들이 매우 큰 금전적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49개국을 상대로 이루어진 연구에 따르면 정부의 신뢰성, 효과성, 안정성, 법치주의, 부패의 정도 등이 개선될 때 상당한 정도의 안녕감이 증가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35] (Helliwell, 2003) 이 자료에 따르면 제도의 질이 개선됨으로써 오는 직접적인 효과가 생산성이나 경제성장으로부터 오는 효과보다 더 크다.

 

 

2. 문헌 연구

 

행복은 수백 년에 걸쳐 철학의 핵심 주제 중 하나였다.

[36] (Argyle, 1987; Csikszentmihalyi, 1990; Michalos, 1991; Diener, 1984; Myers, 1993; Ryan & Deci, 2001; Nettle, 2005) 또한 행복에 관한 경험적 연구는 오랫동안 심리학의 영역이기도 했다.

[37] (예컨대 Veenhoven 1993, 1999, 2000; Lindenberg, 1986) 물론 사회학이나

[38] (Inglehart, 1990; Lane, 2000) 정치학에서도 이 분야에 대한 중요한 공헌을 찾을 수 있다.

[39] 사회학이나 정치학에서 행복과 관련된 연구의 주목할 만한 선두주자로는 Cantril (1965), Brickman & Campbell (1971)을 들 수 있다.

최근 들어 이러한 심리학 연구들이 경제학과 접목되고 있다.

[40] (Richard Easterlin, 1974) 리처드 이스털린의 초기 연구는 많은 경제학자에게서 주목을 받았지만 후속 연구에 관심을 가진 학자들은 드물었다.

[41] 티보 시토프스키(Tibor Scitovsky)<기쁨 없는 경제 The joyless economy> (1976)도 마찬가지였다.

[42] 어 이른 시기에 주관적 안녕감에 기초한 개인 후생 함수의 개념을 발전시킨 반 프라그를 중심으로 하는 라이덴 그룹의 연구도 주목할 만하다(van Pragg, 1968, 1971). 하지만 이들의 연구는 학제적 행복 연구 분야에서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사람들이 직접 보고하는 주관적 안녕감의 결정요인들이나 측정 방법에 관한 경제학자들의 전반적인 관심이 높아지게 된 계기는 1993년 런던에서 열린 한 학회 모임이었다.

[43] (Frank, 1997; Ng, 1997; Oswald, 1997) 이 모임에서 논의된 내용은 후에 <이코노믹 저널 Economic Journal>

[44] (Clark & Oswald, 1994; 1996) 다른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여러 국가와 시기를 대상으로 실시한 행복의 결정요인들에 대한 광범위한 경험적 분석들이 학술지를 통해 발표되기 시작했다.

 

경제학자들은 행복을 결정하는 경제적 요인들과 이들이 경제정책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가에 주로 주목하면서 그 외 다양한 문제도 논의하고 있다.

[45] (예컨대 Diner & Biswwas-Diener, 2002) 또한 심리학자들은 정신적 과정에 주목하면서 경제적 요인들(특히 소득)이 어떻게 주관적 안녕감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놓았다.

 

이 책은 행복 연구에 대한 문헌자료 연구를 의도하고 있지 않다.

[46] 기존에 발간된 책 중 레인(Lane, 2000), 프라이와 스투처(Frey & Stutzer, 2002a), 네틀(Nettle, 2005)의 책이 이러한 의도를 충실히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47] 또한 앙(Ng, 1978), 디너, , 루카스와 스미스(Diener, Suh, Lucas & Smith, 1999), 이스털린(Easterlin, 2004), 프라이와 스투처(Frey & Stutzer, 2002b, 2004b, 2005a,b), 디너와 셀리그만(Diener & Seligman, 2004), 디 텔라와 매컬러(Di Tella & MacCulloch, 2006) 등의 논문도 기존 문헌들을 충실히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48] 또한 관련된 논문을 모아 놓은 논문집들(예컨대 Stark, Argyle & Schwarz, 1991; Kaneman, Diener & Schwarz, 1999; Easterlin, 2002; Huppert, Kaverne & Baylis, 2004; Bruni & Porta, 2005, 2007)도 참고할 만하다.

 

[49] 경제학적 접근 방법을 사용하는 행복 연구의 다양한 측면을 조망하는 중요한 미발간 자료들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Graham & Pettinato, 2002a; van Praag & Ferrer-i-Carbonell 2004; Layard, 2005; Bruni, 2006)

관련 연구들은 여러 학술지에 게재되고 있는데 이 분야에 특화된 학술지로 <저널 오브 해피니스 리서트 Journal of Happiness Research>를 들 수 있다

부의 감각_3장_17~18

Chapter 03_부의 감각을 키우는 법

_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돈 쓰기의 기술

 

17. 돈을 모으기 위한 다양한 방법

 

조금 앞에서 돈과 관련된 여러 가지 잘못된 단서에 대응하는 몇 가지 기법을 살펴봤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아는 것과 실제로 행동을 바꾸는 것은 전혀 별개임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돈과 관련된 행동은 특히 더 그렇다.

우리는 외부의 힘이 돈과 시간과 주의력 등 우리에게 뭔가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세상에 살고 있으며, 그 바람에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현명하게 행동하기 어렵다.

 

정보의 유혹

 

인생이란 간단하지 않다. 현대인의 문제 대부분은 정보 부족 때문에 생긴게 아니다. 이를 놓고 보면,각각의 문제와 관련된 정보를 추가로 제공함으로써 잘못된 행동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이 번번이 실패로 끝나고 마는 이유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매우 흥미로운 변곡점에 서 있다. 기술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고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는 지점 말이다. 현재 대부분의 금융 관련 기술은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사람들이 되도록 돈을 많이 그리고 빨리쓰게 할 목적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꼭 그렇게 되라는 법은 없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지출을 보다 쉽게할 목적으로 설계된 기술이 반드시 지출을 보다 건전하게만들어주지는 않음을 깨닫고 있다.

자기 행동을 교정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놓인 금융 환경,우리가 사용하는 금융 도구 그리고 기본적으로 설정돼 있는 조건들을 바꿔나가는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우리를 유혹하지 않고 반대로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나 환경이나 기술을 설계함으로써 지식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금융 환경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제한된 시간과 주의력과 인지능력만을 가진 우리에게 어떤 지불도구가 좋을지를 다시 생각해봄으로써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잘할 수 없는 것을 올바로 이해하는 데서부터 시작함으로써 진정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지출저축 도구를 설계할 수 있다.

 

앱 기반심리학

 

의 시대를 생각해보자. 앱은 오락가 교육과 매혹을 목적으로 설계된 도구이다. 지금 앱은 사람들의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을 돕고 있는데, 이런 앱이 돈 문제와 관련된 건강을 돕지 말라는 혹은 도울 수는 없다는 법은 없다. 그렇지 않은가?

 

기회비용을 시시때때로 따져볼 수 있도록 온갖 비교와 계산을 도와주는 앱을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심리적 회계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관리하기 위해서 각각의 범주를 생성하고 각 범주별 지출 한계를 설정한 다음 어떤 범주에서 지출 수준이 한계점에 도달하면 경고 신호를 보내는 앱을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손실회피 심리와 맞서 싸우는 데 도움을 주는 앱도 가능하다. 어떤 선택을 할 때 그 선택의 기대 가치를, 그 선택이 현재 이득 차원의 프레임인지 아니면 손실 차원의 프레임인지 상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계산해주는 앱을 만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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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이 너무 많을 때

 

[1] 정보가 너무 많으면 오히려 행동을 바꾸는 데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연구저작이 점점 더 많이 쌓이고 있다.

앱 덕분에 우리는 개인 계량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하고 있거나 했거나 혹은 해야 하는 모든 것의 양을 우리는 즉각적으로 알 수 있다.

모든 것이 다 그렇듯이 중용이 관건이다. 그렇다. 심지어 와인과 아이스크림조차도 적당히 마시고 적당히 먹어야 한다.

(null)

 

 

눈에 보이는 것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오늘날의 전자지갑은 지불의 고통을 덜 의식하게 함으로써 지출을 늘리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출에 대한 각성 수준을 높이는 전략을 택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저축 생각을 자주 하지는 않는다. 저축을 생각한다 해도 그 생각에 따라 결국 저축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댄과 그의 동료들은 전자지갑의 설계 양상이 사람의 행동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케냐의 한 모바일머니 시스템의 고객 2,400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실험을 했다. 이 실험에서 어느 집단은 한 주에 두 차례씩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한 번은 한 주가 시작될 때 저축을 많이 하라고 상기시키는 내용이었고 또 한번은 그 주가 끝날 때 피실험자가 저축한 사항을 요약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다른 집단은 성격이 약간 다른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저축을 하라는 내용은 같았지만, 문자를 보내는 주체가 피실험자의 자녀로 설정돼 있었다. 즉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문자 메시지였다.

 

또한 네 개의 또 다른 피실험자 집단은 저축을 장려하는 뇌물을 받았다.이 뇌물의 공식적 이름은 금전적인 인센티브이다. 이들 가운데 첫 집단은 자기가 더축한 처음 100실링에 대해서 10퍼센트의 보너스를 받았고 두 번째 집단은 마찬가지 경우에 20퍼센트의 보너스를 받았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집단은 각각 동일하게 10퍼센트와 20퍼센트의 보너스를 받았지만, 여기에 더해서 손실회피 효과까지함께 느끼도록 했다 (연구자들은 이 피실험자의 계좌에 주초에 무조건 10실링이나 20실링의 보너스 금액을 입금했다. 그러나 한 주 동안 피실험자가 100실링의 저축을 하지 않으면 계좌에서 각각 10실링과 20실링이 빠져나가도록 규칙을 정했다. 앞 두 집단과 보너스 금액만 놓고 보자면 다를바 없으나 손실회피 효과를 적용하여 피실험자가 저축하지 않으면 받게 되는 심리적 고통을 강화하여 그들이 저축을 많이 하도록 동기부여를 하겠다는 것이 세 번째와 네 번째 집단을 설정한 연구자들의 의도였다.)

 

마지막으로 설정한 집단이 있는데, 이 집단에 속한 피실험자 역시 동일한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런데 이들은 문자 외에 황금색 동전을 한 주에 하나씩 받았다. 각각 1부터 24까지 스여져 있는 동전이었는데 이는 실험 진행 기간인 24주를 각각 가리킨다.

[2] 연구자들은 이 집단의 피실험자들에게 그 동전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고 자기들이 저축한 횟수를 그 동전에 칼로 새기라고 했다.

 

마침내 여섯 달이지났다. 피실험자들로 하여금 저축을 가장 많이 하게 한 것으로 드러난 매개물은 바로 동전이었다. 다른 것도 저축액이 조금씩 늘어나게 했지만, 동전을 받은 사람은 문자메시지만 받은 사람들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운 돈을 저축했다. 아마도 당신이 한 예측과는 틀렸을 것이다.

 

어떻게 동전 하나가 큰 차이를 만들어냈을까?

사람들이 저축을 한 요일을 놓고 보면, 문자메시지를 받은 날에는 동전이 효력을 발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동전은 문자 발송일이 아닌 다른 요일에 가장큰 효과를 발휘했다. 동전은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하려 할 때 이들의 생각을 바꿈으로써 저축 행위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들은 시시때때로 동전을 봤고, 만졌고, 화제로 이야기했다. , 늘 이 동전의 존재를 의식했던 것이다.

동전은 현실속에 물리적으로 존재함으로써 저축해야한다는 생각을 저축이라는 행위와 함께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끌어들였다.

 

이는 돈에 대한 생각이나 우리의 결점이 오히려 유익한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멋진 사례이다.

기억과 주의력과 생각의 프레임을 잡아주는 어떤 것, 즉 앞서 소개한 실험에 등장하는 동전 같은 것에 더 많이 영향을 받는다. 이런 현상을 두고 동전에 해당하는 것을 삶의 여러 영역에서 제공해서 저축을 보다 많이 하도록 촉진하는 시스템을 설계하면 된다.

 

저축액을 남에게 보여주기

 

저축과 관련된 물리적인 것이 존재할 때 꾸준히 저죽한다는 이 기본적인 발상을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 차원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 사회의 가치관을 조정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소비보다는 저출을 하도록 부드럽게 압력을 가하는 방식을 동원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미국 밖의 문화권을 살펴보자.아프리카 몇몇 곳에서는 보다 많은 염소를 사는 것으로써 저축을 한다. 다른 사람들은 누가 염소를 몇 마리 가지고 있는지 다 안다. 벽돌을 사는 것으로 저축하는 곳도 있다. 여기서는 벽돌을 모아뒀다가 충분히 많이 모이면 그걸로 또 다른 집을 짓는다. 이럴 때도 이웃들은 벽돌을 얼마나 많이 모았는지 다 안다.

 

현대 디지털 문화에서는 저축과 관련해 이와 유사한 것이 없다.돈을 학자금 저축계좌나 퇴직연금 계좌에 넣을 때 사람들은 이것을 동네방네 떠들며 소문내지 않는다. 어떤 사람이 자기 아이에게 선물 하나를 사주면 사람들은 그걸 알고 흐뭇한 표정을 지을 수 있다. 그러나 학자금 저축계좌에 돈을 넣을 때는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이런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 하면 보이게 만들 수 있을까? 자기가 한 행동을 칭찬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들 사이에서 저축을 화제로 이끌어내기 위해서 말이다. 또 미래의 돈을 위해서 현재의 돈을 희생하는 행위는 남들 모르게 은밀하게 이뤄지는데, 이런 행위가 공개적으로 지지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말이다.

 

투표장에서 시민의 의무를 다하면 투표인증 스티커를 받는다.

저축의 의무를 다할 때도 이와 비슷하게 취할 수 있는 행동은 없을까?

 

이런 발상이 실용적이지 않을 수는 있지만, 보이지 않는 저축을 보이게 만든다는 원칙은 반드시 세워야 할 중요한 원칙이다. 그러기 위해 저축을 하려면 어떤 방법이 바람직할까 하는 주제의 대화를 권장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보다 크고 좋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저축액을 두고 사람들이 경쟁할 수 있도록 말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미래가 있음을 믿는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서 학자금 정기적금에 가입할 때 이 아이들이 평생 동안 나보다 나은 성과를 거두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이미 연구 조사 결과 확인됐다. 어떤 주에서는 이런 학술적 발견을 이와 똑같이 중요한 다른 발견, 즉 가난한 사람에게 약간의 자산을 주면 이들이 이 돈을 저축해서 경제적으로 보다 나은 미래를 일궈나간다는 사실과 하나로 묶는다. 소유효과, 손실회피, 심리적 회계 그리고 앵커링 등은 모두 이런 긍정적 결과에 기여하는 기제들이다.

 

어린이개발계좌 Child Development Account, CDA는 장기적인 차원의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저축계좌 혹은 투자계좌이다. 이런 프로그램은 부모가 된 사람들에게 학자금 저축계좌, 지원금, 계정 보고서, 대학교 정보 등을 제공함으로써 대학교 학자금 저축을 상기시킨다.

 

[3] 이런 프로그램이 효과적인 이유는 황금색 동전이 효과를 거두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어린이개발계좌는 사람들의 심리에 작용한다. 이 계좌는 부모가 아이에게 대학교에 얼마든지 진학할 수 있고 도 그것이 매우 기대되는 인생의 한 부분이며 리를 준비하기 위한 저축이 중요함을 상기시킨다.

게다가 아이들은 자신이 대학에 진학할 능력과 도구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 대학 진학에 대해 보다 희망적인 생각을 갖게 되고, 이 목표에 보다 집중하면서 미래지향적으로 성장한다.마지막으로 이 아이들 및 부모는 대학 진학과 관련된 기대치와 목표를 보다 잘 개발한다.

 

이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도록 돈의 심리학을 슬쩍 비트는 것이다.

 

돈을 숨겨야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정된 금액의 수익으로 생활비 등 고정된 금액을 지출하며 살아간다. 나머지는 이른바 재량소득이다. 우리는 이 재량소득의 일부를 편안한 마음으로 지출해야 하지만, 그와 동시에 이 돈의 일부에 손대는 것을 피해야 하며 이 돈을 저축할 돈, 지출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유예한 돈 혹은 비상금 등으로 재분류해야 한다.

 

재량소득 중에서 일부를 어떤 범주에 넣을지 결정하기 위해 우리가 사용하는 방법도 우리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자신의 재량소득을 측정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당좌예금계좌에 넣어둔 돈이 얼마나 되는지 보는 것이다. 그 돈이 적으면 지출 행동이 위축된다. 반대로 돈을 많이 넣어두고 있으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돈을 별 저항감 없이 쓰게 된다.

 

이 잔액 규칙을 이용해 저축을 하도록 스스로 유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당좌예금계좌에 들어있는 돈 가운데 약간의 금액을 빼서 저축계좌로 넣을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잔액이 인위적으로 낮아지므로 실제보다 더 가난하다고 느끼게 된다. 또 봉급을 주는 사람에게 일부분을 별도의 계좌에 입금하게 부탁하여 처음부터 잊고 지낼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가진 돈을 보이지 않는 곳에 숨김으로써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물론 가만히 생각하면 생각나겠지만, 인간의 게으른 인지습관과 얼마나 많은 돈을 다른 계정에다 두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저축액을 늘릴 수 있다.

 

당신에게 더 많은 권한을

 

돈을 절약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속임수는 이것 말고도 많다. 예를 들어보자 어떤 사람들은 집에 난방기를 설치할 때 난방기를 가동할 때마다 미터기에 동전을 투입해야 하는 옵션을 선택한다.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서 지불의 고통을 자청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이들은 차라리 옷을 한 겹 더 껴입기로 마음을 정하고, 난방비는 그만큼 절약된다.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사람들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충분히 많은 돈이 있으면서 그런 사실을 잊고 사는 사람들 이야기 역시 중요하다.

[4] 최근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Fidelity Investments의 전문가들은 자기 투자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는 투자자들이 최고의 수익률을 내는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냥 돈을 펀드매니저에게 맡겨둔 채 어떻게 운용되는지 모르는 투자자들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똑똑한 투자선택을 딱 한 번 한 다음 그냥 둠으로써 돈과 관련된 실수를 최소한으로 줄인 것이다.

 

부의 환상

 

일련의 실험에서 연구자들이 피실험자들에게 연봉 7만 달러를 주면서 이것을 시급 35달러로 설정해서 줄 때와 연봉으로 설정해서 줄 때를 비교했을 때, 전자의 시간 프레임을 적용받는 사람들은 후자보다 저축을 적게 했다. 사람들은 연봉으로 봉급을 제시받을 때 장기적인 관점을 취하고, 따라서 은퇴 이후를 대비하는 저축을 더 많이 한다.

[5] 퇴직 때 일시불로 받는 10만 달러의 연금이 한 달에 대략 500달러씩 평생 받는 돈보다 커 보이는 현상이 이른바 부의 환상 illusion of wealth’이다.

부의 환상을 인간 사고에 존재하는 결점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 결점을 이용해서 저축 관련 제도를 우리에게 유리하게 설계할 수도 있다. 연금 저축의 경우 수입을 매달 받는 것으로 표시하면 사람들은 자기가 저축을 조금 하는 것처럼 느껴서 저축액을 늘려야겠다는 압박을 받는다.

이와 유사하게, 기대 은퇴시점에서 받을 추정 월 연금액을 연금저축에 대한 다른 정보가 나오기 전에 설정해서 저축의 필요성을 한 층 더 강조할 수 있다.

[6] 실제로 어떤 퇴직연금 저축 프로그램들은 이미 이런 방향으로 실행을 해서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인간이 숫자에 대해 사고하는 특이한 방식을 보다 잘 이해하고 나면, 이런 특성을 장기적으로 유리하게 활용하는 방법 및 저축과 관련된 행동 및 선택을 바꿀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

 

18.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앞의 몇 개 장에서 우리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차원의 결점을 활용해서,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할 때 이 단점이 오히려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몇 가지 사례를 제시했다.

 

처음에 이 연구는 흠결 많은 인간 사고의 결과를 개선하기 위해 인간의 특이한 정신적 측면을 활용하려는 데서 시작됐다. 그러나 현실이라는 실제 세상에서 전개되는 양상을 전제로 하자면 앞으로도 훨씬 많은 연구가 수행되어야 함은 명백하다.

 

돈 문제와 관련된 주변 환경을 개선하고, 심리적 실수의 영향력을 줄이며, 우리를 잘못된 길로 이끄는 외부의 힘을 약화시키는 시스템을 보다 많이 설계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중요한 점은 외부의 힘이 우리의 유일한 적이나 가장 큰 적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애초에 가치판단을 엉터리로 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심각하게 착취를 당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의 심리적 결점을 이해하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타당하지 않은 가치단서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비로소,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의 주체로서 학습하고 성장하고 또 스스로를 개선할 기회 그리고 성장을 축하하기 위한 보다 많은 돈을 가질 기회를 붙잡을 수 있다.

 

만일 당신이 거실 소파에서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당신 손에 커다란 팝콘 통이 들려 있다고 치자. 당신은 아무 생각 없이 계속 먹을 것이고,그 큰 통은 끝내 비어버릴 것이다.

 

이를 돈의 언어로 번역하면, 만약 우리가 어떤 특정 기간 동안에 쓸 돈을 한 개의 봉투 안에 넣어두면 그 돈을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다 써버리기 십상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동일한 금액을 여러 개의 봉투에 나눠 넣어두면 봉투 하나에 든 돈을 다 쓰고 나서 적어도 다음 봉투에 손을 대기 전까지는 지출을 중단한다.

[1] 더 나아가, 앞서 살펴봤듯 이 봉투에다 아이들의 이름을 적어두면 지출이 한층 더 줄어든다.

 

요컨대 우리 저자들은 돈과 관련된 크고 작은 모든 의사결정에 언제나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는게 경제적으로는 건전한 태도일지 모르지만 심리학적으로는 너무도 버겁고 또 현명하지 못한 태도이다.

그러니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하지 마라. 인생은 즐기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장기적으로 해로움을 줄 것 같은 것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의문을 제기하라.

 

인간 심리를 보다 깊이 파고들면 어쩌면 인간의 행동과 생활을 개선할 수 있을 테고, 더 나아가 돈 관련 문제가 빚어내는 혼란과 스트레스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돈은 중요하고도 어리석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돈은 모든 사람이 온갖 미친 짓을 다 하게 만든다. 설령 파산한 복권 당첨자나 파산한 전직 스포츠 선수로부터 교훈을 얻었다 해도, 돈에 대해 생각하기가 결코 더 쉬워지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돈이 있었기에 우리는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광대하고 복잡하며 놀라운 현대사회를 건설할 수 있었다. 이는 인생을 살 만한 가치 있는 것으로, 또 돈을 벌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들어줬다.

 

그렇다면 돈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수십억 달러의 재산을 가진 부자들이 자선행위의 가치가 매우 크며 또 극단적으로 많은 재산은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만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깨닫고서 자기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려는 운동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또한 어떻게 하면 지출을 통해 보다 많은 즐거움과 인생의 의미 그리고 충족감을 얻을 수 있을지 기술하는 저작물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어쩌면 당신도 나름의 멋진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개발하고 그 가능성을 탐구하라. 돈에 대한 생각을 계속해서 해나가며, 또한 이 음험하지만 없어서는 안되는 돈이라는 발명품과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자.

 

친구들과 돈을 주제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눈 것도 필요하다. 자기가 돈을 어디에 쓰는지, 저축과 지출은 얼마나 하는지, 평소 돈과 관련해 어떤 실수를 하는지 등을 화제에 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돈 문제를 잘 처리하고 돈과 관련해서 맞닥뜨리는 복잡한 의사결정을 잘할 수 있도록 서로서로 돕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떻게 할 것인지는 각자에게 달려있다. 우리 저자들은 더러문 머그잔에 맛있는 포도주를 가득 따라서 높이 들고, 보다 나은 내일을 기원하며 건배를 한다.

위하여

부의 감각_3장_15~16

Chapter 03_부의 감각을 키우는 법

_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돈 쓰기의 기술

 

15. 공짜도 가격이다

 

공짜도 가격임을 명심해라. 공짜는 사람들의 주의력을 불균형적으로 사로잡는 가격이다.

속담도 있지 않은가.

세상에 공짜 도움말 같은 건 없다.”

그렇다, 15장은 출판사에 한 페이지라는 비용을 발생시킨다.

 

16. 미래를 위해 자제력을 발휘하라

 

자제력은 돈에 대한 관념을 바로잡고자 할 때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문제다. 돈 문제와 관련된 의사결정과 자신 사이에 놓인 수많은 내부적, 외부적 장애물을 말끔하게 관리한다 해도, 자제력이 부족하면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에 넘어질 수 있다. 가치를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다고 해도, 자제력이 없다면 결국 잘못된 선택을 하고 만다는 뜻이다.

 

자제력 부족은 미래의 가치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기 때문에 또 의지력이 약해서 현재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남을 명심해라. 그렇다면 어떻게 자제력을 키울 수 있을까?

미래와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유혹에 저항하면 된다.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과제이다.

 

미래로 돌아가라

 

[1] 사람들은 미래의 자아를 자기와 동떨어진 존재로 생각하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저축이 자신이 아닌 낯선 이에게 돈을 주는 행위쯤으로 여긴다.

이 문제에 대한 처방은 미래 자아와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할 허시필드 Hal Hershfield는 인간이 갖고 있는 이 결점을 극복할 온갖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를 통해서 그가 얻은 결론은 강력한 발상 하나로 요약할 수 있다.

[2] 간단한 도구를 이용해서 미래의 자아를 보다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또 친근하게 상상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현재의 자기보다 나이를 더 많이 먹은 자아와 대화를 할 수도 있다. 혹은 미래의 자아에게 편지를 쓸 수도 있다. 그 나이대의 자신이 구체적으로 필요로 하는 것, 바라는 것, 커다란 기쁨을 느끼는 것,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볼 수도 있다.

 

자기와의 대화를 시작할 수도 있지만, 또한 우리는 미애릐 자아와 감정적으로 친숙해지는 데 도움이 되는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미래의 자아를 보다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만들수록 그 자아에 그만큼 더 친숙해지며, 따라서 우리는 미래의 자아가 갖게 될 관심하에 더 많이 관심을 기울이고 또 그를 위해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정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달력의 특정한 날짜를 지정할 때 사람들은 미래의 자신을 보다 구체적으로 받아들인다. ‘20년 뒤가 아니라 ‘20371018이라고 할 때 은퇴 이후를 대비하는 저축을 더 많이하게 된다는 말이다.

[3] 이 같은 아주 간단한 변화만으로도 미래를 한층 더 생생하고 구체적이며 실제적이고 친숙하게 만들 수 있다.

이는 연금적금을 담당하는 인사부 직원이나 재무 상담사들이 사람들에게 저축을 많이 하라고 권장할 때 더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는 또한 현재의 자아를 미래의 자아와 실질적으로 연결해주는 기술을 사용할 수도 있다.

[4] 컴퓨터로 생성된 늙은 자아와 대면할 때 사람들은 보다 많은 돈을 저축한다.

이때 우리는 미래의 늙은 자아와 연결된다. 그러고 연민의 감정을 느끼며 그 사람의 생활을 조금이라고 더 편안하게 만들어주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 ‘미래의 나인이 사람에게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각성이라는 결과이다.

 

이러한 발상이 공상과학 영화 속의 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 효과가 매우 강력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미래의 늙은 자아와 가상의 대화를 나누는 게 아니라 실제로 가까이에서 얼굴을 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묶는 법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할 때, 우리는 현재와 미래의 자아가 우리의 장기적인 이익에 더 부합하는 행동을 하도록 온갖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구속력 있는 자제력 협약을 이용하는 것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른바 율리시즈 약정 Ulysses contracts 이다.

 

율리시즈와 사이렌 Siren 이야기는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율리시즈는 그 목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사이렌의 유혹 앞에서 자제력을 유지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기에 율리시즈는 부하들에게 자신을 돛대에 묶으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부하들에게는 귀를 밀랍으로 막으라고 명령했다. 부하들이 풀어달라는 자신의 명령을 듣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 계획이 통했다. 율리시즈와 부하들과 배는 무사히 죽음의 바다를 건넜다.

 

율리시즈 약정은 미래의 유혹에 장벽으로 작용할 일종의 협약이다. 자신의 자유로운 의지를 박탈해서 스스로에게 어떤 선택권도 주지 않는 것이다.

 

율리시즈 약정을 따른다는 것은 신용카드의 한도를 미리 조정한다거나 선불카드만을 사용한다거나 호근 모든 종류의 카드를 폐기하고 오로지 현금만 사용한다는 듯이다. 또한 전혀 어울리지 않는 401(k) 퇴직연금에 가입하는 것도 포함된다.

 

401(k) 퇴직연금이라는 율리시즈 약정은 비이성적이지만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다.

장기저축에서 가장 이성적인 접근법은 월말까지 기다렸다가 청구된 금액과 그 밖의 여러 비용을 살펴 얼마를 저축하면 어려움 없이 다음 봉금까지 살 수 있을지 판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월말 전략을 따를 때 우리는 저축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게 때문에 얼마를 갖고 있어야 할지 모르지만 일정 금액을 무조건 떼러 미리 저축부터하는 비이성적인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401(k) 퇴직연금은 확실히 이상적인 전략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중요한 사실은 이 접근법은 단 한번의 의사결정에 의존하며 효과가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퇴직연금에 자동으로 가입하게 만드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가입 상태서 해지하려면 따로 작정하고 추가적인 행동을 취해야 하므로 이 역시 현명한 방법이다.

 

율리시즈 약정을 저축에 적용하면 정말 효과가 크다.

[5] 나바 아슈라프 Nava Ashraf와 딘 카란 Dean Karlan 그리고 웨슬리 인 Wesley Yin은 자기 계좌에서 저축액이 자동으로 빠져나가도록 설정한 피실험자 집단의 저축액이 1년 만에 81퍼센트나 늘어나더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미래에 발생하는 봉급 인상분의 일부분을 자동으로 따로 뗴놓는 실험을 했다. , 피실험자들에게 미래의 봉급 인상분 가운데 일부를 자동으로 떼서 저축하겠다는 동의를 받아낸 것이다. 그들의 현재 수입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고, 나중에는 봉급 인상분까지 계속 받았다. 비록 그 조치에 동의함에 따라서 봉급 인상분이 아주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말이다. 이런 조치 역시 저축액을 늘리는 데 효과가 있었다.

[6]이는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심리적인 결점(현상유지 편향 status quo bias 그리고 아무것도 바꾸지 않겠다는 바람)을 이용해서 자제력 부족이라는 또 다른 결점을 극복하는 하나의 위대한 사례이다.

 

귀표 찍기 earmarking(약정하기, 어떤 금액을 어떤 용도로 쓰겠다고 미리 표시해두는 것)는 저축을 하기로 미리 다짐하고 저축 계획을 꾸준하게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이다.

귀표 찍기는 저축을 하겠다고 귀표를 찍은 돈을 저축 이외의 다른 용도로, 특히 애초에 계획하지 않았던 곳에 쓰지 않도록 막아준다. 방법은 다양하다. 급여 명세서에 아예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 별도의 계정에 넣을 수도 있고, 혹은 한 주에 한 번씩 그 주에 쓸 수 있는 돈을 별도의 선불카드에 넣을 수도 있다.

 

우리는 또한 자연의 가장 위대한 도구인 죄의식 같은 것을 이용해 자기 자신을 심리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7] 딜럽 소먼 Dilip Soman과 아마르 치마 Amar Cheema는 연구를 통해 자기 아이들의 이름을 귀표로 붙인 돈은 사람들이 허투루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체보상, 자기를 대접하는 방식

 

자제력과 관련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이 있다. 바로 대체보상 reward substituation’을 동원하는 것이다. 우리는 미래에 주어질 보상의 가치를 이보다 작은 보상의 가치보다 작게 평가하는 경향을 극복해야 한다. 미래 보상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우리의 무능함을 우회해버리면 어떨까? 즉 미래의 보상을 다른 종류의 현재의 보상으로 대체하면 어떨까? 이렇게 하면 자제력이 한층 더 커지지 않을까?

 

만일 사람들에게 이성적인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그들에게 대체보상을 제공한다면, 지출을 보다 현명하게 하고 더 자주 저축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8] 미국의 어떤 주 정부는 저축을 하는 사람들에게 복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런 유도정책을 펼치고 있다.

저축할 때마다 추가로 얼마간의 돈을 받을 수 있는 작은 기회를 주는 것이다. 복권을 기반으로 한 저축정책은 효과가 있다. 대체보상의 또 다른 사례임이 분명하다.

 

부의 감각_3장_14

Chapter 03_부의 감각을 키우는 법

_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돈 쓰기의 기술

 

14. 마음이 가는 곳에 돈을 써라

 

지금까지 우리는 사람들이 돈에 대해서 어떻게 정확하지 않게 생각하는지, 실제 가치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방식으로 어떻게 가치를 평가하는지 그리고 이런 것들 때문에 어떻게 해서 돈을 잘못 생각하고 또 잘못 쓰는지 살펴봤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전혀 타당하지 않은 변수를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정작 중요한 것은 잊어버리고, 의미 없는 가치단서가 자신을 엉뚱한 길로 유도하도록 스스로를 방치해버린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렇다면 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옳을까? 우리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 하나하나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세일 가격 혹은 깎아주는 금액혹은 우리가 동시에 다른 것에 소비하는 금액 상대성

돈의 분류, 돈이 속해 있고 지출되는 계정 그리고 그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 심리적 회계

지불의 손쉬움 지불의 고통

어떤 구매물에 대해 맨 처음 보는 가격, 혹은 지난번에 자기가 지불했던 가격 앵커링

자신이 어떤 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생각 소유효과와 손실회피

어떤 사람이 열심히 노력해서 일한 것처럼 보이는지 여부 공정함과 노력

현재의 유혹에 넘어가는 지 여부 자제력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의 손쉬운 가격 비교 돈에 대한 지나친 강조

 

위에서 열거한 요인은 구매물의 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우리가 완벽하게 합리적이라면 다른 요인들이 가치를 바꿔놓지 않겠지만, 실제로 우리 인간은 완벽함과는 거리가 먼 존재이기 때문에 소비 경험의가치를 바꿔버린다.그 요인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뭔가를 묘사하는 말, 우리가 소비 시점에 하는 행동 언어와 제의

소비의 진정한 속성이 아니라 그 소비경험에 대해 우리가 기대하는 것 기대치

 

언어와 제의 그리고 기대치는 앞선 요인들과는 다른 범주에 속하는데, 왜냐하면 이것들은 경험을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와 제의 그리고 기대치가 어떤 특정한 가치에 반갑게 덧붙여지는 추가물이든 아니든 간에, 명백한 사실은 바로 우리가 그 추가된 가치를 덧붙일지 말지 결정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바로 우리가 보다 많은 가치를 얻기 위해서 비이성, 비합리성의 물속으로 보다 깊이 잠수할지 말지 선택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언어나 제의 혹은 기대치가 우리를 강제로 떠밀게 내버려둬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행동이 말처럼 그렇게 쉽지는 않다는게 문제다. 또한 우리는 당신에게 물고기를 잡아 주고 싶지는 않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줘서 나중에 혼자 힘으로 보다 나은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전심전력을 다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개선할 수 있다. 보통 어떤 것을 깨닫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인데, 우리는 이 단계를 지났다. 그 다음 단계는 이 인식을 효과적인 계획으로, 구체적인 세부 단계로 그리고 변화로 전환하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이 제시하는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 속에서 만들어가는 아주 작은 변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접근법의 맥락 속에서 인간의 나약함을 세부적이고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일반적인 의사결정, 특히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하는 자신의 방식을 개선하는 최고의 첫걸음이라고 우리 저자들은 믿는다.

그럼 우선, 자신이 저지르는 가치평가의 실수 각각을 피하거나 바로 잡거나 누그러뜨리기 위해 개인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부터 고려해보자.

 

우리는 기회비용을 무시한다

 

모든 거래를 기회비용이라는 차원에서 생각하라. 지금 뭔가를 얻는 대가로 희생해야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다 명백하게 살펴라.

 

우리는 모든 것이 상대적임을 잊어버린다

 

어떤 세일 상품을 볼 때는 그 상품의 과거 가격이 얼마인지, 혹은 정가에 구입하는 경우에 비해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는지는 고려 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실제로 지출되는 돈이 얼마인지만 고려해야 한다.

 

규모가 크고 복잡한 구매일 때는 그 지출을 세부적으로 쪼갠 다음 나눠서 바라보려고 노력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선택사항이 딸려 있는 것을 살 때는 각각의 선택사항을 독립적인 것으로 분리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백분율리라는 틀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한다. 그 백분율의 실제 금액이 얼마인지 따로 노력을 들여서 알아내야 한다.

 

우리는 서로 연결된 것을 구분하고 격리한다

 

예산을 짜서 지출을 하는 게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돈은 얼마든지 대체 가능하다는 아주 단순한 원리를 기억해야 한다. 모든 1달러는 동일하다. 그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만일 특정한 유형에 속하는 돈이 보너스상금이라는 계정에 속해 있다는 생각으로 그 돈을 물 쓰듯 쓴다면, 이제 잠시 동작을 멈추고 그 돈도 그냥 돈일 뿐이며 게다가 나의 돈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와 동시에, 자신의 지출을 범주화하기 위해 심리적 회계를 이용하는 것도 유용하다. 즉각적인 기회비용 계산을 끊임없이 거듭할 수 없다면 이것이 유용한 예산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사실 이 방법은 모두에게 유용하다. 지출 방식의 비일관성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잠재적으로는 위험한 도구이지만, 유용하게 사용하기만 하면 우리가 바람직한 지출 행동의 범위 안에 머물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통을 회피한다

 

지불의 고통은 돈과 관련해서 우리가 맞닥뜨릴 수 있는 가장 까다롭고 또 가장 불길하기까지 한 속성이다. 그러나 지불의 고통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은 어떤 것의 가치나 기회비용을 고려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문제는 지불 과정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늦추면서 대안을 생각하고자 하는 우리의 바람을 달갑게 여기지 않다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불의 고통과 관련된 의사결정의 가장 좋은 해결책은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쉽고 단순한 것일 수 있다. 이보다 더 단순한 방법은 돈을 지출할 때마다 자기 얼굴을 주먹으로 때려 실제 그 고통을 느끼는 것인데, 이러면 의료비가 더 많이 나올지 모르니까 지속가능한 계획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신용카드를 모두 잘라버리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기본적으로 최첨단 금융 기술들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머지않아서 눈을 한 번 깜빡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계정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기술이 등장할 것이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믿는다

 

자기 자신을 믿는 것(, 과거에 있었던 자신의 파단과 선택과 대응을 믿는 것)은 통상적으로 바람직하게 여겨진다.

돈을 쓸 때 자기가 했던 과거의 의사결정을 믿으면 앵커링과 군중심리와 임의적 일관성이라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겉으로 보기에 임의적인숫자들, 제조업체가 표시하는 권장소비자가격 그리고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비싼 가격을 볼 때는 당연히 의심을 품어야 한다.

가장 비싼 그 가격과 비교하면 매우 싸다는 느낌이 들 텐데, 바로 그것이 함정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책정한 가격에는 당연히 의심을 품어야 하지만,자기 스스로 설정한 가격에도 의심을 품어야 한다.

가끔씩은 멈춰 서서 자기의 오랜 습관이 과연 옳은지 의문을 품어야 한다.

 

우리는 자기가 가진 것의 가치를 과대평가한다

 

집을 자기 취향에 맞게 리모델링한다고 해서 이 집의 실질적인 판매가격이 높아지리라고 믿어서는 안된다. 집 모델링은 멋진 일이긴 하지만 오로지 자기만 느끼는 집의 가치를 올려줄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시험적인 서비스나 프로모션을 조심해야한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우리가 어떤 것을 일단 소유하고 나면 그 가치를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며 좀처럼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서 이런 심리를 이용하려 든다.

 

매몰비용은 어차피 회복할 수 없는 비용이다. 얼마의 돈이든 간에 일단 지출됐다면 그 돈은 이미 없는돈이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의사결정을 할 때는 현재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미래에는 어디에 있을지만 고려해야 한다. 매몰비용이 미래의 의사결정에 당연히 영향을 줘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럴 일은 전혀 없다.

 

우리는 공정함과 노력에 대해서 염려한다

 

세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미안하게도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어떤 것의 가격이 공정하게 책정됐는지 어떤지 따지는 일에 휘말리지 마라. 그대신 자신에게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라. 자기 생각에 공정하지 않은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을 응징하겠다는 이유 하나로 훨씬 더 소중한 가치를 포기하지마라.

 

우리는 또한 어떤 가격이 공정한지 어떤지에 대해 그리고 어떤 일에 많은 노력이 투입됐는지 어떤지에 대해 잘못 생각할 수 있다. 그러니 지식과 경험에도 가치가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열쇠 수리공, 화가, 돈에 관한 책을 쓰는 저술가 등이 하는 일의 가치는 그 순간에 들어간 시간이나 노력이 아니라 그들이 평생에 걸쳐 그 기술과 경험을 연마하는 데 들인 시간과 노력에서 나온다.

 

그러나 성과물을 내지 못하는 헛된 노력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도가 지나칠 정도의 투명성을 경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만일 어떤 컨설턴트가 실제로 의미있는 결과물은 내놓지 못했으면서 지금까지 자기가 힘들게 노력한 사실만 매우 꼼꼼하고 장황하게 늘어놓는다면, 이 사람에게 주기로 한 10만 달러의 수수료를 다시 생각해보는게 좋다.

 

우리는 언어와 제의의 마법을 믿는다

 

20세기위대한 철학자이자 힙합 그룹인 퍼블릭 에너미 Public Enemy<과대 광고를 믿지 마 Don’t Believe the Hype>라는 노래로 이를 가장 잘 표현해냈다. 만일 어떤 것에 대한 묘사나 그것을 소비하는 과정이 잔뜩 부풀려졌다면 우리는 그 묘사나 과정이 실제 가치를 조금도 보태주지 않음에도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지불한다.

 

노력과 관련된 타당성 없는 어림짐작을 경계해야 한다. ‘장인의 손길어쩌고 하는 것에 돈을 지불해야하는 이유는 거의 없다.

 

우리는 기대치를 과대평가한다

 

기대치는 사람들에게 어떤 것이 좋을/나쁠 것이라고 믿게 만드는 근거를 제공하며, 대상 자체의 진정한 특성을 바꾸지 않고서도 인지와 경험을 바꿔놓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대치의 원천을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대한 철학자들과 삼류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했던 말로 달리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표지만 보고서 책을 판단하지 마라.”

 

사람은 눈을 감고 있는 로봇처럼 인생을 살지 못한다. 그러므로 기대치 덕분에 우리가 와인에서 느끼는 기쁨이 실제 객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사실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 이 역시 현실에서 일어나는 엄연한 실체니까 말이다.

 

우리는 돈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어떤 것에 붙은 가격은 그것의 가치를 표시하는 여러 속성 가운데 단지 하나일 뿐이다. 가격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속성일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일하게 중요한 속성은 아니다. 비록 측정하기 어렵다해도 다른 기준을 사용해보라.

가격은 단지 숫자일 뿐이며, 비록 그것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강력한 변수가 될 수는 있겠지만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으며 또 그렇게 하게 내버려둬서도 안 된다.

 

종합하자면

 

어떤 것의 가치에 대해 특별한 정보나 의견이 없다면 여기저기 알아보고 연구를 해야 한다. 인터넷을 뒤질 수도 있고 조사를 할 수도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볼 수도 있다.

 

사람들은 자기가 정보를 갖추고 있기를 원한다. 자신이 살 수도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과 자기가 가진 편견 그리고 돈 문제와 관련해서 자신이 저지르는 실수에 관한 정보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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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에 필요한 것들

 

자동차 판매 대리점에서는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특이할 정도로 정부 불균형이 나타난다. 판매자는 매우 많은 것을 알고 있는데 구매자는 아는 게 별로 없다는 말이다. 자동차 영업사원은 흔히 이 정보량 차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는데, 특히 특정 고객층(여성과 소수집단)을 봉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인터넷으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조금이라도 더 이득을 볼 수 있다. 특히 봉 노릇을 톡톡히하는 고객층이 말이다.

자동차 판매 대리점에는 특히나 교묘하고 음흉한 상술의 장치가 많이 작동하고 있다. 돈과 관련된 함정도 많고 문화적 편견도 많다. 하지만 여기에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은 매우 일반적이다.

[1] , 상대방보다 아는 게 많고 적고 따라서 상대방보다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공부를 해서 아는 것의 양을 한층 더 늘려야 한다

부의 감각_2장_13

Chapter 02_돈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가지

_가치 없이 가치를 평가하지 않으려면

 

13. , 너무 많이 생각해서 탈이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흔히 있는 일이지만 어떤 것의 가치를 직접적으로 평가할 수 없을 때 사람들은 가격을 가치와 연동시킨다. 달리 뚜렷한 가치단서가 없을 경우에는 특히 더 그렇다.

 

<상식 밖의 경제학>에서 댄은 사람들이 높은 가격을 유효성의 또 다른 얼굴로 자동적으로 바라본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1] 댄의 동료인 레베카 와버 Rebecca Waber, 바바 시브 그리고 지브 칼몬과 공동으로 가짜 진통제를 이용해 한 가지 실험을 했다.

사실 그 약은 진통제가 아닌 비타민C 캡슐이었다. 연구자들은 진통제 약효를 시험한다고 하고 피실험자들에게 약을 나눠줬다.

그 약에는 한정에 2달러 50센트라는 비싼 가격표를 붙여뒀다. 그리고 그 약을 홍보하는 깔끔한 정장을 입은 가짜 전문가도 동우너했다. 그리고 피실험자들에게 일련의 전기충격을 가해서 각자 어느 정도의 고통을 참을 수 있는지 확인했다.

가짜 진통제 약을 먹은 거의 모든 피실험자들이 고통을 적게 느겼다. 그런데 한 정에 10센트라는 싼 가격표를 붙인 가짜 진통제로 실험을 했더니 피험자들이 경감됐다고 느끼는 고통의 정도가 비싼 가격표를 붙인 가짜 진통제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지브와 댄은 이를 에너지음료를 사용해 한층 더 확장했다. 앞에서 언급했듯, 일련의 실험에서 에너지음료가 성적을 향상시킨다고 주장하는 기사 및 논문을 읽고 그 음료를 받아마신 사람들은 실제로 모든 유형의 정신적인 과제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 할인된 가격의 에너지 음료를 마신 사람들은 정가의 에너지음료를 마신 사람들보다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또 다른 실험에서는 할인된 가격의 음료수를 마신 사람들은 음료의 품질이 더 나쁠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기대했고 실제로 그 음료수를 마셨을 때 그렇게 느꼈다.

[2] 이는 모두 사람들이 가격에서 비롯된 신호를 가치와 연동시켰기 때문이다.

 

가격이 가치나 성능이나 즐거움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되고 또 줄 수도 없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돈을 토대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훈련돼 있으며, 특별히 별다른 가치 지표가 존재하지 않으면 늘 그런식으로 의사결정을 내린다.

 

와인을 놓고 생각해보자.

사람들은 와인이 삐쌀수록 더 좋아한다.증거는 명백하다. 자기가 마시는 와인에 얼마의 돈을 지출하는지 알 때, 가격과 즐거움 사이의 상관성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다.

[3] 이때 그 와인의 실제 맛이나 품질은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가격으로 품질을 추정하는 것은 상당히 무딘 평가방식이다.

 

불확실한 상황들

 

요즘 같은 시대에는 돈이 가장 두드러진 차원으로 우뚝 자리를 잡고 있다. 돈은 숫자이다. 돈은 명확하다. 우리는 돈을 여러 개의 다른 선택지와 비교할 수 있다. 그리고 돈은 이처럼 겉으로는 정확해 보이는 방식으로 생각하기 쉽기 때문에, 사람들은 다른 고려사항은 내버려두고 숫자에만 지나치게 많은 주의를 집중한다.

 

이유가 뭘까? 어쩌면 사람들은 정확성을 너무나도 좋아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정확한 것을 (그리고 정확하다는 것을) 좋아한다. 자신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자기가 지금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를 때는 특히 더 그렇다.

 

돈의 이상한 점은 그게 뭔지 이해할 수는 없지만 측정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여러 속성을 가진 제품이나 경험을 평가할 때 사람들은 돈이라는 특정한 속성에 가중치는 크게 두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그게 상대적으로 더 쉽기 때문이다.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연봉 85,000달러로 회사에서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지, 아니면 회사에서 연봉 최고액은 아니지만 9만 달러를 받는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물으면 아마도 모두 후자를 택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어떤 회사에서 85,000달러로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이 되는게 행복할지 아니면 회사에서 연봉 최고액은 아니지만 9만 달러를 받는게 행복한지 물어보면 사람들은 전자라고 대답한다.

일반적인 차원의 질문과 행복에 초점을 맞춘 질문에 사람들이 달리 응답하는 이유는 돈만 두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쉽기 때문이다. 다른 특정한 초점이 없는 상태에서 돈만 두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쉽기 때문이다.

돈이라는 요소는 너무도 특별하고 정확하며 측정 가능해서, 사람의 마음에 가장 빠르게 작동하고 그로써 가장 크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비교점으로 쉽게 이용될 수 있는 속성은 가격() 말고도 또 있다. 숫자로 계량화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이런 식으로 기능할 수 있는 속성들이 있다. 예를 들어보자. 메가픽셀, 마력, 혹은 메가헤르츠는 일단 특정되고 난 뒤 다른 것들과 나란히 두면 한층 더 쉽게 비교할 수 있고 또 정확해진다. 이것이 이른바 평가성 evaluability이다.

복수의 제품을 비교할 때, 계량화가 가능한 속성은 쉽게 평가할 수 있고 설령 이런 속성이 정말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보다 더 예리한 초점을 받게 된다. 흔히 이런 속성은 제조업자들이 소비자가 다른 속성은 무시하고 여기에만 초점을 맞춰 눈여겨 바라보길 원하는 바로 그 속성들이다. 카메라의 화소는 쉽게 비교되는 숫자로 표시되기 때문에 화소만 놓고 따질 것이지 이 카메라가 얼마나 자주 혹은 쉽게 고장나는지는 따지지말라는 제조업체의 바람이 그대로 관철된다는 말이다.

 

크리스토퍼 시 Christopher Hsee, 조지 로웬스타인, 샐리 블런트 Sally Blount 그리고 맥스 베이저만 Maz H. Bazerman이 중고서점에서 교과서를 뒤적이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어떤 실험을 했다. 이 실험에서 한 집단에게는 1만 개의 항목이 담겼고 완벽한 상태인 음악사전을 얼마나 지불하여 사겠느냐고 물었고, 다른 집단에게는 2만 개의 항목을 설명하지만 표지가 찢긴 음악사전얼마를 지불하겠느냐고 물었다. 두 집단에게 다른 사전의 존재는 말해주지 않았다.

이 실험에서 응답자들은 평균적으로 온전한 상태인 1만 단어 사전에는 24달러를, 표지가 찢긴 2만 단어 사전에는 20달러를 지불하겠다고 대답했다.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표지가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번에는 다른 집단에게 그 두 개의 선택지를 같이 보여줬다. 복수의 대상을 쉽게 비교할 수 있는 이런 상황이 그 둘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바꿔놓았다. 온전한 1만 단어 사전에는 119달러를, 찢어진 2만 단어 사전에는 27달러를 지불하겠다고 대답했다.

수록항목이라는 분명한 비교점이 제시됨에 따라 내용이 두 배로 풍부한 사전이 표지가 찢어졌음에도 더 가치 있다고 평가받았다.

[4] 반복하자면 어떤 물건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방법을 알지 못할 때 사람들은 설령 그 물건의 실제 가치와 거의 상관이 없는 특성(찢긴 표지)라고 해도 쉽게 비교할 수만 있다면 그 특성이 지나치게 큰 가중치를 부여해서 판단한다.

 

인생이라는 게임의 승자 되기

 

그렇다 인생 그리고 돈..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돈이 사랑이나 행복이나 어린 아이의 웃음 같은 인간적인 필요성에 비해서 훨씬 더 구체적이므로 우리는 흔히 돈에 초점을 맞춰 삶의 가치를 평가한다. 돈에 대한 생각을 멈출 때 우리는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님을 비로소 깨닫는다.

마지막 숨을 쉬면서 죽어가는 사람치고 자기가 가진 돈을 더 많이 쓰지 못한 걸 후회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돈에 초점을 맞추는 행동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어떤 이들은 우리 모두가 그 초점의 유용한 부분을 이미 오래전에 내팽겨쳤으며 지금은 그저 돈에만 사로잡힌 나머지 아무런 목적의식도 없이 돈과 관련된 불확실성의 바다를 힘차게 헤쳐나가고 있을 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사과는 사과에게, 먼지는 먼지에게

 

돈은 그저 교환의 수단일 뿐임을 알아야 한다.

돈에 상징적인 의미를 덧붙여서는 안 된다. 돈을 있는 그대로, 즉 자기가 지금이나 조금 뒤에 그리고 아주 나중에라도 필요로 하고 바라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해주는 도구로 바라보고 또 다뤄야 한다.

 

사과와 오렌지를 비교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일러주는 오래된 표현이 하나 있다. 그러나 이 둘을 비교하기는 실은 매우 간단하고 쉽다.

어떤 것이 내게 얼마나 많은 즐거움을 가져다줄지를 기준으로 삼아서 각 대상의 가치를 매길 때 (이것은 이른바 직접적인 쾌락 가치평가 direct hedonic evaluation’이다), 우리는 어떤 선택이나에게 더 많은 즐거움을 가져다줄지 매우 정확한 수준으로 알 수 있다.

 

정말 어려운 것은 사과를 돈과 비교하는 것이다. 돈을 어떤 등식 안으로 끌어들이면 의사결정이 훨씬 어려워지며, 까딱 잘못하다가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돈과 관련된 문제를 놓고 의사결정을 할 때는 돈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설정하고 바라보는 전략이 유용하다.

두 개의 물건이나 서비스를 돈을 매개로 해서 비교하지 않고 물건들끼리 직접 비교하면 선택의 관점이 새로워진다.

 

이런 과정은 커다란 의사결정을 내릴 때 가장 손쉽게 적용할 수 있으며 또한 가장 유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출을 받아 큰 집을 사는 선택권과 대출을 조금만 받아 작은 집을 사는 선택권이 있다고 하자. 돈이라는 매개물에 의존하거나 대출이자나 월상한액 등을 따져서는 이 두 선택권을 비교하기가 어렵다.

이때 돈이라는 관점을 버려보자. “큰집 대신 작은 집을 살 때 절약되는 비용으로 해마다 휴가 여행을 한 번 갈수 있으며, 우리 집 아이들의 한 학기 학비를 낼 수 있으며, 또 은퇴를 3년 일찍 할 수 있다 ..”

혹은 큰집이 더 가치가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이런 결정은 적어도 당신은 지금 집 사는데 들일 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경우를 고려해봄으로써 명민하고도 현실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다.

 

물론 직접적인 비교방식이 반드시 효율적인 것은 아니며 또한 가장 합리적인 접근법도 아니다. 무한정 시간을 들여서 거래를 할 때마다 돈이 배재된 기회비용 분석을 한다는 것도 감당할 수 없는 벅찬 일이다. 그러나 자신의 의사결정 능력을 평가하는 데는 좋은 훈련이 된다.

 

돈이 주인 vs. 사람이 주인

 

이 장의 첫머리에서는 사람들이 돈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하면서 가치를 평가할 때 어째서 돈, 특히나 가격의 비중을 지나치게 강조하는지 분석했다. 뒤이어 돈 문제가 아닌 다른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생활 속의 일반적인 것들의 가치를 평가할 때도 어째서 돈의 비중을 지나치게 강조하게 되는지 분석했다.

 

우리는 당신에게 가족, 사랑, 좋은 와인, 스포츠 팀, 낮잠 등을 놓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당신이 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기를 바랄 뿐이다

부의 감각_2장_12

Chapter 02_돈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가지

_가치 없이 가치를 평가하지 않으려면

 

12.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

 

[1] 2014년에 미국 성인 인구의 거의 3분의 1은 은퇴를 대비하는 저축을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었다. 또한 은퇴시기를 가까운 미래에 두고 있는 인구(50~54세인구)의 거의 4분의 1도 마찬가지였다.

, 미국에서 생산가능인구 중 4,000만 명이 은퇴 이후에 쓸 자산을 갖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2] 더 나아가, 설령 그런 자산이 있는 사람들이라 해도 은퇴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지나칠 정도로낮게 상정하고 있다.

[3] 또 다른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30퍼센트는 은퇴를 대비한 저축을 너무 소홀히 한 바람에 그 돈을 마련하려면 80세까지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

 

[4] 또 어떤 흥미로운 연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재무설계사 가운데 46퍼센트가 본인의 은퇴설계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행운을 빌어야 할 세상이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은퇴자금 마련을 위한 저축에 대한 이야기는 만족지연 delay gratification 및 자제력과 관련해서 사람들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를 강조한다.

우리는 무엇이 자신에게 좋은 선택인지 뻔히 잘 알면서도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세상을 살고 있다. 힘든 세상이다.

 

물론 만족지연과 자제력은 엄격하게 말하자면 돈의 심리학이 아니라 만족을 지연하고 스스로를 통제해서 돈을 관리하는 방식에 좋건 나쁘건 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능력의 심리학에 관련된 것이다. 우리는 늘 자제력 문제에 맞닥뜨린다.

 

지금의 선택과 미래의 선택

 

어째서 사람들은 자제력 때문에 그토록 많은 어려움을 겪을까?

 

월터 미셸 Walter Mischel은 그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에서, 네다섯 살 어린이들을 혼자 있게 하고 마시멜로 하나를 아이 앞에 놓아뒀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짧은 시간 동안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으면 누군가 나타나 마시멜로를 하나 더 줄 거라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먹고싶은 충동을 제어하지 못했고, 결국 두 개의 마시멜로를 가질 기회를 날려버렸다.

 

내가 당신에게 초콜릿을 건네주고 당신은 맛도 좋고 디자인도 예쁘며 귀한 초콜릿이 가득 담긴 상자를 한 주 뒤에 갖겠는가, 아니면 그 초콜릿의 절반을 지금 당장 갖겠는가?”라고 물으면 어떻게 답하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머지 절반의 초콜릿을 차지하기 위해 한 주씩이나 더 기다릴 가치가 없다고 대답한다. 그래서 당장 갖는 쪽을 선택한다. 우리가 어른이라고 해서 마시멜로의 유혹에 넘어간 아이들과 다를게 없다.

 

그러나 잠깐! 만약 그 시험을 미래로 확 미룬다면 어떻게 달라질까?

과연 우리는 초콜릿이 절반만 든 상자를 1년 뒤에 갖겠는가, 아니면 가득 채워진 초콜릿 상자를 1년하고 한주 뒤에 갖겠는가?

이는 한 주 더 기다릴 가치가 있겠는가 하는 질문과 동일하다. 그런데 이 질문은 먼 미래로 미루는 식으로 제시하면 대다수 사람들은 한 주 더 기다려서 초콜릿이 가득 든 상자를 받는 쪽을 선택한다. 1년이 지난 뒤에는 절반의 초콜릿을 추가로 받기 위해 다시 한 주를 기다리는 것이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고 믿는 것 같다. , 그렇다면 우리는 역시 어른답다고 할 수 있군!

 

지금의 선택과 미래의 선택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현재의 의사결정에는 감정이 개입되는 데 반해 미래의 판단에는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의사결정 과정에 감정을 개입시킬 때 일어나는 일이다. 미래에는 유혹이 먹히지 않지만 현재에는 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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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 정의

 

미래의 자아와 정서적으로 멀찌감치 분리되도록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 미래 자아가 너무도 엉성하게 규정돼 있다는 사실이다.

[5] 우리는 흔히 자기의 미래 자아가 현재 자아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상상한다.

우리는 미래자아 보다는 현재의 필요성과 욕망을 훨씬 더 많이 이해하고 느끼며 또 강한 연결성을 느낀다.

 

하나의 마시멜로나 초콜릿이 절반만 든 상자라는 즉각적인 보상은 생생하고 두드러진 실체다. 알수 없는 미래의 어떤 것이라는 보상은 훨씬 덜 두드러지며 훨씬 덜 구체적이며 훨씬 덜 실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내리는 의사결정에 아주 작은 흠집밖에 내지 못한다. 실제적인 현재와 비교할 때 추상적인 미래와 감정적으로 연결되기란 한층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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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대비해서 저축하는 것은 현재에 대한 생각과 나중에 대한 생각 사이에 존재하는 감정의 차이를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다. 은퇴생활을 위해 저축을 하려면 미래 자아의 즐거움을 위해서 지금 당장의 현실적인 것을 포기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의 자기로서는 도무지 연결성을 느낄 수 없고 또 때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미래 자아를 위해서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고 한다. 젊고 지금도 당장 해야 할 게 많은데 늙어서 할 게 많은 미래의 자아에 대해 생각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저축을 하려면 우선 멀고도 불확실한 미래의 가치를 평가해야 하며, 이 평가 내용에 따라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일이기도 하다.

지금 기분 좋게 느끼는 것을 선택하기란 쉽다. 나중에 지금처럼 좋은 기분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느끼기는 어렵다.

현재 시점에서의 소비가 주는 편익은 늘, 미래의 소비를 위해 현재의 소비를 포기하는 것의 비용보다 크다. 이와 관련해서는 오스카 와일드도 다음과 같이 간결하게 말했다.

[6] “나는 다른 것들에는 다 저항할 수 있어도 유혹에만큼은 저항할 수 없다.”

 

끊이지 않는 유혹의 늪

 

사람들은 대부분 의지력으로 유혹을 이기려 한다.그러나 유혹은 끝없이 이어지고 인간의 의지력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니 끝없는 유혹을 끝내 이겨내는 사람들은 극히 소수이다.

 

여기서 잠깐, 운전 도중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는 행동을 놓고 생각해보자.

운전 도중에 휴대전화를 열었다가는 어찌어찌해서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갑자기 매우 높아진 사실은 모든 사람이 다 안다. 이런 행동은 자기 목숨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목숨까지 위험하게 만드는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도 다 안다. 그 누구도 그게 현명한 선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계속 그 짓을 한다.

 

우리는 왜 이렇게 어리석을까? 만족을 유예시키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 운전 도중 메시지를 확인한다고 해서 반드시 죽지 않는다는 불확실성 그리고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기는 죽음을 피할 수 있다는 과도한 자신감 같은 감정적인 요인 때문이다. 이런 요인이 하나로 합쳐져서 가치 등식을 왜곡한다.

 

자제력을 발휘하려면 현재의 유혹을 인지하고 이해해야 할 뿐 아니라 이 유혹을 회피하고자 하는 의지도 필요하다. 그리고 의시력은 기본적으로 노력을 전제조건으로 한다.

 

우리는 의지력을 온전하게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그 힘을 얻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저축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의지력이 약하다는 증거 중 하나다. 그러나 저축하는 데는 단지 의지력뿐만 아니라 그 이상이 필요하다. 저축을 하려면 먼저 저축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이 전략에서 벗아나도록 자신을 유혹하는 감정이 실제로 존재함을 인정해야 하고, 그다음에는 모퉁이마다 붙어 서서 우리를 기다리는 그 숱한 유혹을 이겨내겠다는 의지력을 겉으로 드러내야 한다.

 

우리의 의지력을 꺾는 것들

 

흥분 arousal(각성)이라는 인간적인 현상은 모든 사람이 다 안다.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과학을 빙자해서이것을 연구하기까지 했다. 댄이 실제로 그랬다.

[7] 그는 2006년에 조지 로웬스타인과 함께, 남자들은 성적으로 흥분하면 평소에는 혐오스럽다거나 부도덕하다고 여기던 행동을 하게 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주제에 관련된 또 다른 논문은 남자들은 흥분 상태에서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더 많이 내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8] 이 논문의 제목은 <비키니는 시점 간 선택 intertemporal choice (보상을 받는 시점에 따라서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개념)> 인데, 왜냐하면 이것은 연구기금을 매우 훌륭하게 사용하는 방법이자 내게 주어진 시간을 가장 잘 보내는 방법처럼 보인다라는 제목은 너무 길었기 때문이다.

 

흥분 외에도 자제력 상실 경향을 증가시키는 공통적인 요인으로는 술, 피로, 주의산만 등이 있다.

 

비이성적 행동을 야기하는 자제력 부족

 

물론 자제력 문제는 가치평가와 관련해서 앞서 살펴봤던 다른 문제들과 외따로 떨어져서 작동하지는 않는다. 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제력은 그런 문제들을 증폭시킨다.

 

앞에서 상대성을 설명하자면 <나는 왜 과식하는가>의 저자 브라이언 완싱크와 그가 실험에 동원했던 그릇, 즉 끊임없이 수프가 보충되는 그릇 이야기를 기억하는가?

우리가 자제력이 없다면 우리는 배가 터질때까지 계속 먹을 것이다.

 

지불의 고통도 자제력에 어떤 시사점을 제시한다. 지불의 고통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가 갖고 있는 선택권을 의식하게 만든다. 지불의 고통 때문에 선택권은 두드러져 보이고, 이것은 사람들이 자제력의 달인이 되도록 돕는다.

반면에 지불의 고통을 줄여주는 도구나 장치들은 사람들의 자제력에 합선을 초래해서 유혹에 보다 쉽고 빠르게 굴복하게 만든다.

 

자제력 부족은,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비이성적인 행동을 부추긴다.

자제력을 유지하기 위한 투쟁은, 채소로만 구성된 식사를 힘겹게 마친 뒤에 사치스러운 온갖 디저트가 담긴 디저트 카트를 맞이하는 것과도 같다.

 

좋은 소식은 우리가 손을 놓은 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런 문제들 중 몇몇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자기 행동에 대해, 자기가 직면하는 시련이나 과제에 대해 그리고 형편없는 선택을 이끄는 자신의 재정적 환경에 대해 보다 많은 것을 배우면 된다. 또한 이런 문제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어줄, 즉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장기적 이익에 유리하도록 돈을 쓰는 것을 생각하는 데 유용한 기술을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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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게 번 돈

 

프로운동 선수들은 엄청나게 많은 돈을 단기간에 번다. 이들은 또한 엄청나게 많은 돈을 단기간에 써버리며, 또 대게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파산하고 만다.

[9] NFL 미식축구 선수들 가운데 약 16퍼센트는 은퇴 후 12년 안에 파산하고 만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평균 약 320만 달러나 벌었음에도 말이다.

[10] 한 논문에 따르면 은퇴하고 몇 년 지나지 않아서 돈 문제로 쪼들리는’ NFL 선수들은 그보다 훨씬 많은데, 그 비율이 무려 78퍼센트나 된다고 한다. 그리고 NBA 농구 선수들의 약 60퍼센트는 경기장을 떠난 뒤 5년 안에 재정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

[11] 비슷한 사례인데, 복권 당첨자는 엄청난 당첨금을 받지만 이들 중 약 70퍼센트가 3년 안에 파산한다.

 

누군가가 엄청나게 큰 금액을 벌 때, 혹은 그런 돈이 손에 들어올 때 그 돈은 자기통제의 어려움을 심화시킨다

부의 감각_2장_11

Chapter 02_돈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가지

_가치 없이 가치를 평가하지 않으려면

 

11. 기대치를 뛰어넘어야 하는 까닭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주식시장에 대해 이런저런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면 기대치 expectations’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애플 같은 기업이 한 분기에 70카질리언 달러를 벌었는데, 만일 애널리스트들이 애플이 80카질리언 달러를 벌 것이라고 기대했었다면 애플의 수익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이 되며, 이에 따라 주가는 내려간다. 그러므로 애플은 기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쁜 성과를 낸 것이 되고 만다.

 

그러나 여기에는 사람들이 쉽게 간과하는 함정이 하나 있다. 바로 애널리스크들이 애초에 주가 기대치를 너무 높게 설정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인간의 뇌가 경험을 평가할 때도 똑같이 일어난다.

 

주가와 비슷하게, 사람들의 평가는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애널리스트인 스스로가 설정한 기대치에 영향을 받는다. 만일 누군가가 어떤 것을 정말정말 멋지리라고 기대한다면 그는 그것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할 것이다. 똑같은 와인잔이라도 깨인 머그잔보다는 멋진 크리스털 잔에 담긴 와인이 더 맛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며, 도 그런 기대에 맞게 가격도 더 비싸게 지불할 것이다.

 

미래는 불확실하다. 장차 무슨 일이 벌어질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예측하지 못한 온갖 자잘한 일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출근길 전철에서 우연히 고등학교 친구를 만난다거나 창립기념일 케이크 한 조각을 실수로 바지에 떨어뜨린다거나 하는 것들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간극을 메우려고 인간의 뇌는 열심히 일한다. 인간은 지식과 상상력을 동원해서 미래에 있을 경험의 상세한 사항을 예상한다. 이것이 바로 기대치가 하는 일이다. 기대치는 사람들이 자기 미래에 대해 갖고 있는 흑백 이미지에 채색을 한다.

 

인간의 상상력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엘리자베스 던과 마이클 노튼은 <당신이 지각을 열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Happy Money>에서 독자들에게 토성의 고리에서 유니콘을 타는 모습을 상상하라고 요구하면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1] “이 경이롭도 불가능한 활동의 이미지를 떠올리는 능력은 인간이 발휘하는 마법에 기여하며 상상을 통해 거의 모든 곳에 갈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증명한다.”

 

위대한 기대치

 

기대치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시간대에 걸친 경험의 가치를 바꿔놓는다. 두 개의 시간대란 구매 대상을 경험하기 전힌 기대 시간대와 경험이 진행되는 경험 시간대이다. 이 두가지 유형의 기대치는 본질적으로 서로 다르지만 각기 중요한 방식으로 작용한다. 기대치는 어떤 경험을 기대할 때 즐거움(혹은 고통)을 제공하며, 그런 다음에는 그 경험 자체를 바꿔놓는다.

 

우리는 사전에 기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대상에 보다 많은 관심을 들이고 또 멋진 순간을 보다 충실하게 즐긴다. 기대치 때문에 바뀌는 것은 정신 뿐만이 아니다. 육체 역시 바뀐다. 그렇다 우리가 뭔가를 기대하면서 시간을 보낼 때는 생리상태도 바뀐다. 이와 관련된 고전적인 사례가 파블로프의 개다. 정신적으로 먹을 것을 기대할 때 이 개는 자기도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침을 흘린다.

 

마찬가지로 어떤 것을 기대하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 정신과 육체는 그 어떤 것의 실체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이 준비는 경험의 실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또한 전형적으로 영향을 준다. 놀라워라.

 

기대는 대상을 한결 위대하게 만든다

 

기대 시간대에서는 기대치가 사람이 행하는 모든 구매에 가치를 보태거나 혹은 뺀다. 만일 긍정적인 경험을 기대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 경험을 준비한다. 엔돌핀을 분비하거나, 미소를 띄거나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부정적인 경험을 기대할 때도 우리 신체가 그에 대한 준비를 한다.

 

만일 누군가 즐거운 휴가여행을 기대하는 데서 즐거움을 얻는다면, 그 즐거움은 그가 휴가여행을 갔을 때의 경험을 한층 높은 가치 수준으로 끌어올려준다.

그런데 그 기대치의 즐거움을 한 달 뒤에 실제 경험에 보태면(, 한 달동안 상상하고 실제로 한 주 동안 휴가 여행을 한다면), 그 기대치가 휴가 여행의 전체적인 가치를 실제 가치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올려준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단 한 주의 휴가여행을 구매했음에도 다섯 주의 즐거움을 누린다는 말이다.

 

이와 비슷하게, 낮은 기대치는 어떤 경험의 즐거움을 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누군가 한 주 뒤에 치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치자. 그러면 그는 치료를 받기 전까지 날마다 끔찍한 상상과 악몽에 시달릴 것이다. 그리고 실제 치과 치료를 받을 때도 역시 고통스러울 것이다.

 

풍부한 묘사와 제의가 소비경험을 고양시킨다는 설명은 앞에서도 했다.기대치도 이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작동한다.

기대치는 우리가 구매한 거세 대해 뇌가 인식하는 내용이고, 바로 이것이 경험의 내용이나 가치를 바꿔 놓는다.

 

기대와 경험의 연결

 

기대치는 단지 우리의 인식만을 바꾸지 않는다. 실제 경험도 함께 바꾼다. 기대치는 경험을 준비하는 방식뿐 아니라 그 경험의 주관적 및 객관적 느낌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끼친다.

 

언어 및 제의와 마찬가지로 기대치는 사람들의 어떤 경험에 긍정적인 측면 혹은 부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며 그 요소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어디에 작용하든 간데 기대치는 우리의 실체를 바꿔놓을 힘을 가지고 있다.

 

어떤 카툰이 재미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그걸 보고 더 많이 웃는다.

[2] 어떤 정치인이 토론장에서 토론을 잘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그가 실제로 잘한다고 믿는다.

[3] 또 어떤 맥주가 맛없을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들은 결국, 그런 기대를 하지 않았을 때만큼 그 맥주를 좋아하지 않았다.

 

기대치가 정신활동의 성과를 어떻게 바꿔놓는가 하는 주제에 관한 연구저작은 많이 나와있다. 그 중 놀라운 몇몇은 다음과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1) 연구자들이 피실험자 집단인 여자들에게 그들이 여자임을 상기시키자 피실험자들은 자기가 수학 문제를 잘 풀지 못할 것이라고 기대했고, 실제로도 수학 문제를 잘 풀지 못했다.

 

[4] (2) 연구자들이 피실험자 집단인 아시아인 여자들에게 그들이 여자임을 상기시키자 피실험자들은 자기가 수학 문제를 잘 풀지 못할 것이라고 기대했고,실제로도 수학 문제를 잘 풀지 못했다. 그런데 연구자들이 이들에게 그들이 아시아인임을 상기시키자 피실험자들은 자기가 수학 문제를 잘 풀것이라고 기대했고, 실제로도 수학 문제를 잘 풀었다.

 

[5] – (3) 교사가 몇몇 아이들에게는 점점 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또 다른 몇몇 아이들에게는 점점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마하자, 각각의 집단은 그 기대에 맞추어 전자는 잘하고 후자느 못하게 됐다. 오로지 교사가 취한 행동 때문에 결과가 달라졌다. 자기 성적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치가 교사의 초기 기대치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들은 고정관념과 편견이 빚어내는 영향력에 대해 보다 넓은 함의를 지니지만, 우리 목적과 관련해서는 사람들의 정신적 전망 및 역량을 바꿔놓는 기대치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기대치는 중요하다. 그런데 이 기대치는 어디서 비롯될까?

 

기대치가 만들어내는 기적

 

이름 붙이기 branding는 기대치를 만들어 낸다. 이름 붙이기가 가치에 대한 인식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이름 붙이기는 확실히 주관적인 성과에 영향을 준다.

이런 사실은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시대의 연구저작들이 확인해준다.

[6] 동일한 고기

[7] 와 맥주는 브랜드가 있을 때 더 맛있게 느껴진다.

[8] 그리고 신경과학계를 사로잡는 이야기인데, 사람들은 코카콜라라는 브랜드가 붙은 콜라를 마실 때 더 큰 즐거움을 느꼈다고 답변했고, 이는 감정과 문화적 기억과 관련 있는 뇌 부위인 배측면 전두엽피질의 활성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사실과 호응이 된다.

, 이름 붙이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것보다 많이 즐긴다고 말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실제로 사람들의 뇌에서 그것을 보다 즐거운 것으로 만들어버린다는 말이다.

 

이름 붙이기를 주제로 최근에 이뤄진 한 연구에서는 시간이 매우 남아도는 사람들에게 어떤 제품을 시험해보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한 선글라스에는 최신 유행에 맞는 이름을 붙여놨고 다른 선글라스에는 아무 이름을 붙여놨다.

그러자 피실험자들은 멋진 이름이 붙인 선글라스가 더 눈부심을 잘 막아준다고, 더 멋진 이름이 붙은 귀마개가 소음을 더 잘 차단한다고 믿었다.

[9] 그런데 사실 이 실험에 사용된 모든 제품은 동일했으며, 차이가 있다면 브랜드 이름뿐이었다. 그런데 이름이 각 제품의 유용성 점수에 실질적인 영향을 준 것이다.

 

사람들은 멋진 이름의 브랜드가 보다 많은 빛을 차단하고 소음을 막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브랜드에 의해 생성된 기대치는 객관적인 성능을 실질적으로 개선했다. 실제로 제품의 성능을 살펴볼 때 브랜드가 있는 제품이 보다 많은 빛과 소음을 차단했다. 피실험자들은 스스로를 설득해서 진정한 신봉자가 됐으며, 성스러운 브랜드로 개종했다.

브랜드가 선글라스나 귀마개에 대한 자기 충족적인 예언이었던 셈이다.

 

우리는 자기가 신뢰하는 브랜드에 집착한다.

[10] 딕 위팅크 Dick Wittink와 라훌 구하 Rahul Guha는 새로운 자동차를 구입할 때 예전에 갖고 있던 자동차와 동일한 브랜드를 사는 사람이 그 브랜드 자동차를 처음 사는 사람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자기 따라하기 (7장 참조)’ 이며 여기에는 브랜드 프리미엄이 결합돼 있다.

 

댄과 그의 동료인 바바 시브 Baba shiv 그리고 지브 칼몬이 공동으로 실험을 하나 진행했는데, 이 실험에서 그들은 피실험자들에게 에너지 음료인 소비 Sobe (펩시의 에너지 음료)를 한 병씩나눠주고 마시게 했다. 한 집단에는 에너지 음료만 제공했고, 다른 집단에게는 이 음료가 정신기능과 문제해결 능력을 개선한다고 주장하는 글 및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가짜) 과학 논문도 함께 제공했다.

[11] 그런 후에 이들에게 일련의 문제를 풀게 했는데, 후자 집단이 더 나은 성적을 기록했다. , 문제해결자라는 평판 덕분에 피실험자들은 이 음료를 마시면 정신 역량이 활발해지리라는 기대를 갖게 됐고, 그 기대가 실제 현실에서 보다 나은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과거는 프롤로그다

 

과거의 경험도 미래의 경험에 기대치를 생성한다. 어떤 제품에 대해 좋은 경험을 갖고 있으면, 이 경험 때문에 사람들은 과거의 경험을 잠재적인 미래 소비에 투사함으로써 해당 제품의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한다.

 

과거 경험에서 비롯되는 기대치에는 문제도 있는데 하나는, 만일 경험 자체가 너무 다르면 쉽게 실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너무 클 때 기대치의 힘은 이 간극을 극복할 수 없으며,높은 기대치가 오히려 역풍을 초래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과거의 성과나 업적은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제시 presentation와 설정 setting 역시 인지 내용을 현실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대치를 만들어낸다.

 

스타일과 소재가 서로 다른 여러 개의 잔에 와인을 따를 때 각 잔에 담긴 와인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으며, 각각의 가격도 달라질 수 있다.

 

[12] 마르코 베르티니와 엘리 오펙 Elie Ofek과 댄이 실험을 하나 진행했는데, 이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피실험자인 학생들에게 커피를 줬다. 그러고 집단별로 설탕과 크림을 다른 방식으로 제공했다. 한 집단에는 멋진 접시에 담아줬고, 다른 집단에는 일회용 접시에 담아줬다. 결과적으로 전자 집단은 후자 집단에 비해 커피 맛이 더 좋다는 대답을 했고, 커피 값으로 더 많은 돈을 지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밍에 따라 달라진다

 

기대치의 힘은 우리가 어떤 것을 소비하거나 경험하기 이전에 대가를 미리 지불할 때 한층 더 강력해진다.

 

서던캘리포티아대학교의 학생들은 비디오게임이 얼마나 재미있을지 상상하고 난 다음에 그 게임을 했을 때 훨씬 더 큰 재미를 얻었다. 소비를 뒤로 미루는 행동은 사회과학자들이 군침 요소 drool factor’라고 부르는 것을 증가시킨다.

[13] 연구자들은 초콜릿과 음료수를 이용해서, 피실험자들이 소비 시점을 뒤로 잠시 미뤘다가 경험했을 때 그에 따른 즐거움이 그만큼 더 커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비록 이 결과가 우리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 즉 기대가 클수록 즐거움도 커진다는 사실을 강화해주긴 하지만 초콜릿이 동원되는 실험이 어째서 그렇게나 많은 사회과학 연구과정에 포함되는지 알아야 할 것만 같다.

 

한편 부정적인 기대치가 어떤 것의 가치를 실제보다 낮게 평가하게 할 수도 있다.

댄과 그의 동료들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했는데, 이들은 학생들에게 식초를 살짝 탄 맥주를 줬다. 아주 소량이긴 했지만 맥주의 맛을 바꿔놓기에는 충분한 양이었다. 그런데 이 사실을 맥주 마시기 전 알고 있었던 학생들은 이를 나중에 깨달은 학생들에 비해 맥주의 맛을 훨씬 덜 즐겼다.

[14] 만일 우리가 누군가에게 어떤 것의 맛이 고약할 수도 있다고 미리 말해준다면 나중에 그 사람이 그것을 맛보고는 우리 말에 동의할 수 있는데, 이는 단지 물리적 경험이 실제로 고약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가 한 경고 때문에 고약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설정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의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제의가 경험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제의는 불안을 줄여주고 자신감과 주의집중력을 높여준다.

 

댄은 <상식 밖의 경제학>에서 감기를 예방해주거나 치료해준다고 주장하는 보조식품인 에어본 airbone의 제의적 편익을 설명했다. 그 발포 비타민이 쉬이익 하는 소리를 내면서 거품을 만들어낼 때 우리는 그것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한다고 느낀다. 그 제의가 사람들로 하여금 집중하게 만들고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고 느끼게 만든다.

 

기대치? 기대치!

 

이제까지의 내용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기대치의 여러 가지 기원을 그저 수박 겉핥기 식으로 살펴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핵심은 기대치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가에 있다

부의 감각_2장_10

Chapter 02_돈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가지

_가치 없이 가치를 평가하지 않으려면

 

10. 언어와 제의가 만드는 마법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언어는 경험을 어떤 틀로 묶을지 결정할 수 있다. 언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소비에 추가로 관심을 더 갖게 만들 수 있으며 그 경험 중에서도 특정 부분에 초점을 맞추게 할 수도 있다. 언어는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보다 중요하게 인식하도록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떤 것에서 보다 큰 즐거움을 느낄 때 우리는 이것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도 또 그에 대한 대가로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한다.

 

말 자체가 자리를 안락하게 만들어주거나, 음식의 향미를 더해주거나, 고기를 더 부드럽게 만들어주거나 한다고는 볼 수 없다. 객관적으로는 음식의 설명은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의사결정을 주제로 한 연구조사가 시작된 초기부터 이미 분명하게 확인된 사실이 있다. 사람들은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들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존재하는 것들을 묘사한 것 중에서 선택한다. 바로 이 지점에 가치의 수준을 바꿔놓는 언어의 마법이 존재한다.

 

혀를 놀리는 것은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것과 같아서 새로운 관점과 내용을 제시한다. 사례는 이미 앞에서 살펴봤다.

사람들은 은퇴 뒤에는 현재 소득의 80퍼센트 수입으로도 얼마든지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응답했지만, 현재 소득 가운데 20퍼센트가 줄어들면 제대로 살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1] 사람들은 일정 금액을 하루에 얼마씩 자선단체에 기부하라고 할 떄는 이 제안에 선뜻 응하지만, 이 금액의 1년치 총액을 한꺼번에 기부하라고 하면 고개를 젓는다.

[2] 또한 200달러의 돈으로 세금 환급금으로 받으면 저축을 하지만 똑같은 금액을 보너스로 받으면 휴가여행에 쓴다.

 

특히 언어 조작을 탁월하게 잘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와인 제조업자들이다. 이들은 자기들만의 언어를 계속 창조해왔다. 이들은 와인의 맛을 묘사하기 위해서 타닌’, ‘복잡성(맛과 향 등 조화를 잘 이룬 좋은 와인의 속성)’, ‘산도와 같은 용어를 사용한다.

이 말 자체가 와인을 바꿔놓지는 않지만 실제 현실에서 사람들은 보다 자세히 묘사된 와인에서 보다 많은 것을 얻는다. 묘사가 우리가 평가하는 와인의 가치와 와인을 마시는 경험의 가치를 한껏 높은 수준으로 올려준다.

 

커피 산업도 제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창의적인 작가들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단일 원두(싱글빈) 커피’, ‘공정무역 커피같은 말은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구체적이고 세밀한 묘사가 하나씩 보태질 때마다 우리가 기꺼이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은 조금씩 더 노아진다.

지금은 초콜릿이 이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언어를 내세우는 이 추세가 어디까지 이어질까? 나중에는 단일 젖소 우유상품도 나오지 않을까? 식당에서 라테를 주문할 때 미네소타에 있는 벳시라는 젖소 이야기를 듣게 되지는 않을까?

42대 미국 대통령이 먹었던 아이스크림콘에 들어간 우유가 벳시의 어미에게도 짠 우유였다는 이야기를 듣게되면 벳시의 우유를 넣어서 만든 그 라테의 가격이 한층 더 비싸지지 않을까?

 

지금까지 살펴봤듯 언어는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모든 종류의 경험이 지닌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을 바꿔놓는다. 수백년 동안 길고 긴 토론이 있었지만 마침내 줄리엣 캐퓰릿 이론이 틀렸음이 증명된 것 같다. 장미가 다른 이름으로 불릴 때는 그 이름으로 불릴 때처럼 달콤한 향기는 절대 나지 않는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에는 우리가 장미라 부르는 그 꽃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더라도 향기엔 변함이 없을 것을,, 로미오도 마찬가지겠죠, 그가 로미오라 불리지 않았더라도 그가 지닌 완벽함은 그대로일거예요라는 줄리엣의 독백이 나온다.)

 

소비경험의 질을 높이다

 

우리가 뭔가를 즐길 때 그 즐거움은 그 대상의 느낌과 우리 뇌에서 일어나는 것, 두 감각 모두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이 경험을 총체적인 소비경험 full consumption experience’이라고 부른다.

 

언어는 이 소비경험의 질을 높일 수도 있고 떨어뜨릴 수도 있다.

언어가 어떤 것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에 강력한 영향을 주는 근본적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언어의 중요한 한 유형이 이른바 소비단어 consumption vocabulary’이다.

소비단어는 사람들이 경험을 묘사하기 위해, 즉 예를 들어 와인의 부케(와인이 익었을 때 나는 향)’와 같은 특정한 용어를 사용할 때 나타난다. 소비단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생각하고 집중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마음을 느긋하게 하고 어떤 경험을 다른 방식으로 느끼게 하며, 궁극적으로는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게 해준다.

 

비록 건강식과는 거리가 멀지만 맥도날드의 광고 노래는 자사의 대표적인 제품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를 노래 가사에 담곤 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참깨빵 위에 순쇠고기 패티 두장 특별한 소스 양상추 치즈 피클 양파까지

 

맥도날드의 이 광고는 경험을 세부적인 요소로 나눈다. 햄버거를 한입 베어 물면 일곱 개의 제각기 다른 맛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떠오르게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하는 것과 그냥 햄버거라고 말하는 것 중 어느 쪽이 소비자에게 더 근사하게 들리겠는가?

 

소비단어가 소비뿐 아니라 생산 과정까지 함께 묘사할 때 사람들은 그 제품이나 서비스에 한층 더 많이 고마워하며, 더 나아가 그 가치를 한층 더 높게 평가한다. 사람들은 또한 언어로 엮이면서 거기에 보다 많이 몰입한다. 어떤 것을 단기 가상으로 소유하기만 해도 그것에 대한 가치평가가 높아지는 소유효과를 기억하는가? 그러므로 시간이 조금 더 들더라도 이케아 책상이든 멋진 음식이든 어떤 것의 구조를 보다 잘 이해하고 평가할 때 이를 통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치는 더 커진다.

 

단어들은 공정하게 보인다

 

가치평가에 강력한 영향을 주는 것을 만들어내는 또 하나의 경로는 노력과 공정함을 사람들이 온전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것이다.

노력의 단어들은 극단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중요하다. ‘장인이 만든’, ‘수제’, ‘공정무역’, ‘유기농등의 단어는 창의성, 독창성, 정치적인 견해 그리고 몸에 좋은 특성들 드러내는 데만이 아니라 자기들이 추가로 들이는 노력을 알리려는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노력과 관련된 단어는 많은 인력과 자원이 그 상품에 투입됐음을 밝히는 동시에, 그 제품이나 서비스의 가치가 다른 것보다 더 높다고 주장한다. 이런 식으로 단어는 가치를 추가한다.

 

공유는 공정함이다

 

공유경제 sharing economy’라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공유경제라는 표현은 인간성의 선한 측면을 상기시키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봉사의 가치를 보다 소중하게 여기도록 유도한다. 확실히 이 표현은 공유경제가 안고 있는 부정적인 측면에는 이목이 쏠리지 않도록 해준다.

그러나 사실 공유는 늘 이타적이지만은 않다. 실제로 공유경제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공유경제가 부상하는 현상은 노동시장이 완전고용 상태를 보장하지 못하고 노동자의 소득이 줄어들며 일자리 안정서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됨에 따라 나타난 결과일 뿐이며, 아울러 공유경제는 노동자를 보호하는 정책을 걷어내고 불완전고용 상태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덜어주려고 고안된 또 다른 단어인 이른바 프리에이전트 국가 fee-agent nation’라는 개념을 악용할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몇몇 기업은 스스로를 환경 친화적인 기업으로 홍보하고 싶은 마음에 아주 사소한 변화를 도입하면서 침소봉대했다가 녹색세탁(green washing, 그린워싱)을 한다고 비난받고 있다. 또 어떤 기업은 유방암 퇴치 단체인 수전 코멘 재단 Susan G. Komen 같은 기관으로부터 여성 건강 증진에 힘쓴다는 인정을 받기 위해 금전적인 후원을 하지만 실제로는 암을 유발하는 자사 제품을 홍보함으로써 분홍세탁(pink washing, 핑크워싱)을 한다는 비난을 받는다.

이들이 이런 행도을 하는 이유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이미지가 있는 제품에는 소비자가 보다 많은 돈을 지불할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언어는 사람들이 그토록 보고 싶어 하는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창문을 제공한다. 노력이야말로 공정함과 높은 품질을 갖췄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정함과 품질에 대한 인식은 가치의 대리자가 된다. 바로 이것이 언어에서부터 가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지금껏 걸어왔던 길고 구불구불한 경로인데, 이 경로의 어느 지점에서든 우리는 발이 걸려 넘어지는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

 

언어는 노력에 대한 인식과 가치에 대한 감각을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런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전문성을 인정하도록 우리를 유도할 수 있다.

우리같은 일반인들은 전문가가 구사하는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모르며 심지어 그들이 쓴 손 글씨조차제대로 읽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언어는 그들이 우리보다 훨씬 많은 지식을 갖고 있고 오랜 시간을 공들이며 노력했고, 또 이 리를 압도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복잡한 언어를 사용해서 그 지식과 기술을 우리에게 보여주려 함을 상기시킨다.

 

이런 언어 사용은 저술가인 존 란체스터 John Lanchester사제의 말씀 priesthoods’이라고 불렀던 것을 생성한다.

[3] 그 전문가들은 정교한 제의 그리고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들고 위협하고 자신을 신비하게 포장하기 위해 고안된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지금 전문가가 하는 말이 도무지 뭔지 알아들을 수 없지만 그래도 어쨋거나 자격을 갖췄다고 검증된 사람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한 자신은 전문가의 통제 안에서 안전하다는 느낌에 사로잡히도록 만든다.

 

노력으로 바꾸는 언어의 마법

 

언어는 대상을 바꿔놓는 힘을 발휘한다. 고통을 기쁨으로, 혹은 취미를 일로 바꿔놓을 수 있으며 그런 변화가 일어나는 방향까지도 바꿔놓을 수 있다.

 

마크 트웨인의 소설 <톰 소여의 모험 The Adventures of Tom Sawyer>에서 톰은 자기 집 울타리에 흰색 페인트칠을 해야 하는 지겹고 따분한 일을 해야 했다. 이때 친구들은 톰을 놀렸고 톰은 이렇게 대답한다.

너희, 이 일을 뭐라고 부르는지 아니? … 어린애가 울타리를 흰색 페인트로 칠하는 기회가 날마다 있는 줄 아니? .. 폴리 이모가 울타리에 대해 얼마나 까다로우신데!”

 

울타리에 페인트칠을 하는 일이 즐거운 경험으로 묘사되는 말을 들은 친구들은 그 즐거움을 경험하고 싶어서 너도나도 달려들고, 톰은 글러수록 배짱을 튕긴다.

 

마법이 일어나는 순간

 

제품이나 서비스를 묘사하는 언어와 소비단어는 놀라울 정도로 일관적인 경향이 있다. 자주 바뀌지 않으며, 다른 것이 아닌 스스로를 기반으로 해서 차곡차곡 쌓여간다.

사람들은 어떤 제품에 대해 새로운 경험을 할 때마다 늘 동일한 단어를 생각한다. 와인의 향기, 치즈의 식감, 스테이크의 크기.. 앞서 살펴봤던 가치의 수준을 높이는 효과 이외에도 용어가 띠는 이런 일관성은 특정한 제의를 만들어 낸다.

 

건배 제의, 와인을 마시기 전 빙빙 돌리는 것과 같은 제의는 단일한 경험을 이것과 똑같은 과거와 미래의 다른 많은 경험과 이어준다. 이 연결 덕분에 그 경험은 과거로 또 미래로 확장되는 전통의 일부분이 되고, 그럼으로써 추가적인 의미를 획득한다.

 

대부분의 제의는 종교에서 비롯됐다. 유대교에서는 남자들이 야물커를 쓰고, 이슬람에서는 구슬을 세고, 기독교에서는 십자가에 키스를 한다. 이 모든 제의는 특정 절차와 묘사가 덧붙여진 행동이다. 모두가 다 사람들을 과거에 있었던 행동 및 본인의 역사와 연결해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제의들이 의미에 추가적인 내용을 실어 나르는 상징이라는 점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제의와 연결되면 무엇이든 독자적으로 존재할 때보다 훨씬 더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된다. 그게 기도든 혹은 와인 한 잔이든 간에 말이다.

 

제의도 소비경험의 질을 높여주는데, 제의는 과거 경험과의 연결성을 확장하고 특정한 의미의 감각을 생성함으로서 우리가 느끼는 즐거움을 늘려준다. 이 과정에서 제의에 사용되는 것에 대한 가치평가가 높아진다.

 

[4] 캐슬린 보즈 Kathleen Vohs, 야진 왕 Yajin Wang, 프란체스카 지노 Francesca Gino 그리고 마이클 노튼이 제의를 주제로 연구를 했는데, 이들은 제의가 즐거움, 기쁨, 가치,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사람들이 대가로 기꺼이 지불하려는 금액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자들은 초코바 하나씩을 피실험자들에게 먹게 했는데,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에게는 곧바로 먹게 하고, 다른 집단에게는 매우 특이한 절차로 포장을 뜯게 한 뒤 먹게 했다. 즉 후자 집단에는 거창안 의미가 있지는 않지만 소비 전에 제의를 거친 셈이다.

 

연구자들은 비슷한 실험을 하나 더 햇는데, 이번에는 당근이었다. 피실험자들은 나눠 한 집단에게는 평소대로 먹게하고 다른 집단에게는 자기 손을 톡톡 두드린 뒤에 심호흡을 몇 차례 한 다음 눈을 감고 잠깐 동안 있다가 당근을 먹으라고 했다.

이 연구자들은 일종의 제의 절차를 거친 피실험자들이 초콜릿 바든 당근이든 어떤 음식을 먹을 때 더 맛있게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제의는 경험과 즐거움을 증가시켰다. 경험을 기대하면서 상상하는 경우에서나 실제 경험에서나 모두 마찬가지였다.

 

지금 비행기가 입속으로 착륙하고 있습니다!

 

제의와 언어가 소비의 질을 높인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에게 으깬 완두콩을 숟가락으로 먹여보기 바란다. 이번에는 똑같은 동작을 하되 아기에게 숟가락이 비행기고 이 비행기가 이제 착륙을 시도한다고 말해보라.

어른이라고 다를까?

숯불구이 식당이나 애거나 크리스티 Agatha Christie의 미스터리 소설에서처럼 범인을 찾아내는 콘셉트의 테마 식당 같은 데 가서 음식을 먹을 때와 드라마를 정신없이 보며 자기 얼굴에 난 구멍으로 자기가 뭘 우겨넣고 있는지 모를 때를 비교해보면 잘 알 것이다.

 

제의와 소비언어가 부리는 마법은 일상생활에서 제품을 사는 경험을 결혼, 직업 그리고 주변 세상과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처럼 커다란 의사결정을 하는 경험으로 바꿔놓는다

부의 감각_2장_09

Chapter 02_돈에 대해 꼭 알아야 할 10가지

_가치 없이 가치를 평가하지 않으려면

 

9. 공정함과 노력에 대한 과도한 염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다섯 살이 넘고 또 정치에 활발하게 관여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은 공정함이라는 개념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공정함을 목격할 때나 공정함을 화제에 올릴 때는 그것이 무엇인지 잘 알지만, 돈과 관련된 일상적인 의사결정 속에서 공정함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어떤 거래를 평가할 때 전통적인 경제학 모델은 창출되는 가치와 지불해야 하는 가격만 단순 비교한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가격만 놓고 가치를 비교하지 않고, 공정함 같은 다른 요소까지 가격과 함께 놓고 비교한다. 그래서 아무리 효율적이고 완벽한 경제적 해결책이라고 해도 불공정하게 느낄 때는 그 해결책에 분개한다. 이런 감정은 어떤 거래가 합리적일 때조차, 심지어 본인이 매우 큰 가치를 누리게 될 때조차도 영향을 준다.

 

기본적인 수요공급 법칙에 따르면 우산은 비가 올 때 수요가 높아지므로 가격이 높아지는게 당연하다. 엔진오일 교환이나 잠긴 문을 열어주는 서비스의 가치는 공정함과는 아무 관련이 없어야 마땅하다. 얼마나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일이 처리되는가만 따지면 된다.

그러나 쉬워 보이고 시간도 별로 들지 않는 어떤 일에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할 때 사람들은 화를 낸다. 왜 그럴까? 가격이 공정해야 한다고 믿는 철부지들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아무리 그 가치가 좋아도 공정하다고 믿을 때는 그것을 거부한다. 불공정함을 처벌하고, 때로는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처벌한다.

 

사람들이 불공정함을 처벌하는 여러 가지 방식을 입증한 유명한 실험이 있다. 이른바 최후통첩게임이다(untimatum games).

 

이 게임의 기본적인 설정에는 참가자 두 명이 필요하다. 이 때 한 사람은 주는 사람, 다른 사람은 받는 사람이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나는 사이이며 앞으로도 만날 일이 없다. 이들은 상대방으로부터 보복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이며 어떤 행동이든 취할 수 있다. ‘주는 사람은 처음부터 돈을 10달러 가지고 시작한다. 이 사람은 돈 가운데 얼마의 돈을 받는 사람에게 주고 남은 돈 얼마를 가질지 결정한다. 주는 금액의 정도는 상관없고 순전히 본인이 결정한다. 만약 받는 사람이 제시된 금액을 수락하면 그 순간 실험은 끝나고 두 사람은 각자 그 돈을 받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만일 받는 사람이 제시된 금액을 거절하면 두 사람 다 한 푼도 받지 못하고, 그 돈은 실험 진행자의 몫이 된다. , 두 사람 다 꽝이고 빈손으로 돌아서야 한다는 말이다.

 

슈퍼 컴퓨터처럼 냉정하고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라면, ‘주는 사람이 얼마를 제시하든, ‘받는 사람은 그 돈을 무조건 받아서 챙기는게 옳다. 심지어 1센트라도 공짜로 생기는 돈이므로 이득이다. 만약 우리가 사는 세상이 초합리적이라면 주는 사람은 가장 적은 금액을 제시할 테고 받는 사람은 무조건 그 제안을 수락할 것이다. 그러면 끝.

 

하지만 실제 현실 속의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받는 사람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제안은 자기가 손해를 보더라도 거부해버리고 만다. ‘주는 사람이 전체 금액의 3분의 1 미만을 제시할 때 받는 사람은 대부분 그 제안을 거부하고, 결국 양쪽 다 한 푼도 챙기지 못한다.

불공정한 제안을 받으면, 알지도 못하고 또 만나서 거래를 하지도 않을 상대방을 응징하기 위해 공짜로 얻을 수 있는 돈을 기꺼이 포기한다. 이런 결과는 공정함에 대한 자기 나름의 기준 때문에 우리가 돈의 가치를 오히려 마이너스로 평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 어쩌면 우리는 제정신이 아닐 수도 있다. 연구자들은 최후통첩게임에서 불공정한 제안이 공정한 제안에 비해 뇌의 다양한 부위를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 ‘불공정 관련영역이 활성화되면 불공정한 제안을 거부할 가능성이 그만큼 더 커진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 인간의 두뇌는 불공정함을 싫어하며,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불쾌함을 드러내는 행동을 한다. 어리석기 짝이 없으며 제정신이 아닌 두뇌다.

 

만일 콜라 자동판매기에 온도기가 장착돼서 기온이 높을수록 가격이 높게 부과되도록 설정된다면 어떨까? 사람들은 이런 판매기를 보며 어떤 느낌을 받을까? 온도기가 장착된 자동판매기는 코카콜라 CEO인 더글러스 아이베스터 Douglas Ivester가 콜라 매출을 높이려고 제안했던 발상이다. 그러나 이 발상에 소비자가 분노하고 경쟁사 펩시가 코카콜라를 기회주의자라고 공격하자, 실제 이런 판매기가 생산되지 않았음에도 아이베스터는 사임해야 했다.

수요공급에 따른 가격 전략은 논리적이며 심지어 합리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런 발상을 불공정하다고 인식했다. 소비자에게 바가지를 씌우려는 뻔뻔하기 짝이 없는 짓으로 비쳤던 것이다.

 

[2] 어떤 전화 여론조사에서 (전화 여론조사임을 기억하기 바란다) 응답자의 82퍼센트는 폭설이 내린 뒤에 삽의 가격을 올리는 것은 수요공급이라는 표준적인 경제법칙에서 보면 효율적이고 타당하고 올바르다고 말하면서도, 공정하지는 않다고 대답했다.

 

2011년 넷플릭스는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조만간 가격정책을 바꿀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트리밍 서비스와 DVD 대여 서비스를 분리하여 각각 월 7.99달러를 매기겠다는 계획이었다. 본래 두 서비스를 합쳐 9.99달러였기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두 개의 서비스 중 하나만 선택하면 월 2달러를 절약하는 셈이다. 한편 두 서비스를 모두 사용한다면 가격이 6달러 가까이 올라가는 셈이다.

대부분의 넷플릭스 사용자들은 두 서비스 중 하나만 사용했는데, 이들은 이 정책에 분노했다. 가격이 나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불공정하게 비쳤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손실회피 심리도 작동한다. 고객들은 두 서비스 중 하나를 이용하지도 않으면서 그걸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충성스러운 고객들은 JC페니로 갈아탔다. 결국 넷플릭스는 100만명에 달하는 고객들을 잃어버렸으며 주가도 떨어졌다. 넷플릭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야심찬 가격정책을 거둬들였다.

 

[3] 2013년 뉴욕 시티에 폭설이 내렸을 때 우버는 요금을 평소의 여덟 배로 올렸다. 사실 평소 요금도 일반 택시요금보다 이미 높은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특히 사회적 명사들이 우버를 향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그들에게는 분노할 시간이 있었다). 그러자 우버는 새로운 요금체계는 단지 탄력 요금제일 뿐이라고 대응했다. 요금이 급등해야 많은 우버 운전사들이 위험한 도로로 나서도록 유인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발표도 성난 사람들을 진정시키지는 못했다.

 

평상시면 수요공급에 의한 우버의 요금 상승에 대하여 공정한 가격과 공정한 가치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바꾸려 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유연성에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가격의 상승 폭이 크고 갑작스럽고 또 기회주의적일 때 이 가격은 불공정하게 느껴진다.

 

공정한 노력

 

어째서 공정함의 원칙이 가치 인식을 바꿔 놓을까? 어째서 사람들은 불공정하다고 믿는 것의 가치를 낮게 평가할까?

공정함이 마음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것을 공정하거나 불공정하게 바라보도록 만들까?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을 관통하는 요소는 바로 노력이다.

 

모든 것에 투입되는 노력의 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지불해야 하는 특정 가격의 공정함을 평가할 때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손쉬운 지름길이다.

 

눈에 띄는 두드러진 노력에 돈을 지불하기는 쉽다.그러나 정말로 높은 수준의기술을 갖고 있어서 노력을 별로 들이지 않고서도 쉽고 효율적으로 일을 해치우는 사람에게는 돈을 지불하기가 더 어렵다. 별로 노력이 들어가지 않은 것처럼 보이고, 따라서 그만큼 가치가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4] 온 아미르 On Amir와 댄은 사람들에게 데이터 복구에 얼마를 지불하는지 물어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둘은 복구된 데이터 양에 비혜해서 돈을 지불하지만, 기술자가 들인 시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데이터 복구 작업이 몇 분 만에 끝났을 때는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의지가 낮았지만, 동일한 양을 일주일 이상 걸려서 복구했을 때는 보다 많은 돈을 기꺼이 지불하려 들었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동일한 결과물을 두고 속도가 느린 서비스에 보다 많은 돈을 지불하려 든다는 말이다. 따지고 보면 무능한 사람에게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셈이다.

 

파블로 피카소에 얽힌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그가 공원에 있는데 한 여자가 다가와서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그는 그 여자를 잠깐 살펴보고는 그야말로 일필휘지로 초상화를 그려줬다.

당신은 단 한 번의 붓질로 나의 진짜 모습을 포착하셨네요. 놀라워요! 그런데 얼마를 드려야 하나요?”

“5,000달러요

네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돈을 받으려고 하세요? 몇 초밖에 안 걸렸잖아요!”

이 항의에 피카소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몇 초라니 무슨 말씀을요, 내 평생의 시간에다 몇 초가 더해진 시간이 걸렸는데요.”

 

여기서는 전문성과 지식과 경험이 중요하다. 그러나 노력을 중심으로 가치를 평가할 때, 우리는 이런 것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정확하게 가치를 평가하지도 못한다.

 

궁극적으로 보다면 문제는 지식과 숙련된 기술에 대한 대가로는 돈을 쉽게 지불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 기술을 연마하는 데 들어간 세월을 고려해서 기꺼이 지불할 수 있을 만한 액수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고객이 스스로 내고 싶은 액수만큼만 요금으로 내는 지불방식이 식당이나 예술가들 사이에서 점점 늘어나는 것 역시 공정함과 노력이 가치평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입증한다. 손님들에게 내고 싶은 액수만큼만 음식 값을 받는 식당이 있는데, 이 식상은 예전에 책정했던 가격보다 적은 금액을 사람들이 음식 값으로 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식당 주인으로서는 반갑지 않은 결과이다. 그러나 반전이 있다. 보다 많은 이들이 식당을 찾았으며, 한 푼도 내지 않거나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을 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5] 전체적으로 보자면 식당은 예전보다 돈을 더 많이 벌었다.

 

이처럼 이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음식 값 지불 의시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이유는 그들이 식당 직원들의 노력을 볼 수 있었으며, 여기에 보답해야겠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는 한 푼도 내지 않고 그냥 나가는 것은 정직하지 않을뿐더러 공정하지 않게 보인다. 이런 측면은 공정함이 양방향으로 작동함을 보여준다.

 

자기가 내고 싶은 만큼만 요금을 내는 방식을 관객이 늘 절반밖에 들지 않는 어떤 극장에서 채택했다고 상상해보자. 이 경우 관객은 극장이 영화 상영에 노력을 매우 조금밖에 들이지 않았다고 평가할 것이다. 자기들이 오지 않았다면 비어 있었을 의자에 앉히는 것 말고는 극장이 한 건 거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극장이 제작사나 연기자에게 더 밝은 영상이나 더 나은 연기를 요구했을리도 없다. 극장을 찾은 관객에게 관람료를 자율적으로 내라고 하면 이들은 아마도 아주 적은 금액만 낼 것이다.

 

극장과 식당에서 보이는 전혀 다른 행동은 공정성과 노력이라는 개념과 관련해 고정비용 대 한계비용의 문제를 강조한다. 극장의 좌석이나 조명 같은 고정비용은 요리사가 고객에게 내놓을 음식을 내놓기 위해 굽는 생선이나 채소와 같은 한계비용만큼 고객에게 받은 만큼 보답하겠다는 마음을 강하게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극장과 식당의 차이는 또한, 소비자는 자기 눈에 노력이 보이지 않으니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가격에는 응징을 가하지만 노력이 쉽게 눈에 띄기에 공정해 보이는 상품에는 고마워하며 높은 가격임에도 보상을 해주려는 이중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하게 입증한다. 이는 사람들이 실제 가치와 아무 상관없는 방식으로 뭔가를 평가하는 또 다른 사례가 아닐까? 그렇다. 그리고 바로 이 점 때문에 우리는 투명성 transparency이라는 개념도 살펴봐야 한다.

 

투명한 노력의 양면성

 

생산월가가 얼마인지 알 때, 사람들이 부지런히 움직일 때, 즉 투입되는 노력이 눈에 직접 보일 때 사람들은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한다.

어떤 금액을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심리를 추동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노력이라기보다 노력의 외양이다.

 

이게 합리적인가? 그렇지 않다. 이것이 가치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꿔놓는가? 아니다. 이런 일이 언제나 일어나는가? 두말하면 잔소리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녹아든 작업을 드러내는 것, 즉 투명성은 자신이 열심히 일해서 우리 돈을 받아간다는 사실을 볼 수 있게 드러낸다. 어떤 것에 많은 노력이 투입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대 사람들은 그것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다. 서비스를 사고파는 데 인터넷이 만만찮게 어려운 매체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크고 작은 기업이 투명성이야말로 자신들이 들인 노력과 가치를 보여주고 증명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여행 사이트인 카약은 특이 더 투명성에 높은 비중을 둔다. 카약의 웹사이트는 검색 과정여서 퀵 메뉴나 스크롤별 항목 그리고 가격부터 비행 편에 이르는 여러 선택권의 조합까지 함께 제시하는 한층 확장된 도표와 풍성한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검색 대상이 지닌 제각각의 특성을 인식하게 해준다. 이런 식으로 카약은 자신들이 많은 변수를 고려하고 있으며 이 많은 계산이 이미 수행됐음을 방문자에게 보여준다. 그러면 방문자는 결국 자기를 대신해 수행한 그 모든 것에 감명받고는, 만약 카약이 없었다면 그 모든 정보를 취합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임을 깨닫는다.

 

진행 과정이 가장 불투명한 분야는 정부 및 기관이다. 그런데 정부의 활동을 보다 투명하게 만들고자 한 영리한 프로젝트 하나가 보스턴에서 시행됐다. 보스턴에서 도로보수는 이 도시에 길이라는 게 처음 생긴 이후로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시 당국은 도로보수 작업을 보다 투명하게 만들 목적으로 현재 보수를 진행하고 있거나 게획하고 있는 파손된 도로 지점을 모두 온라인 지도에 게시했다. 이런 조치 덕분에 시민들은, 비록 자기네 동네 도로에 움푹 팬 구멍이 여러 개 있지만 아직 도로보수 공사 인부들이 오지 않았다 해도 시 공무원들이 어디선가 땀 흘리며 일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 대학교 교수이자 우리 두 저자의 친구인 마이클 노튼은 투명성의 가치를 입증하는 몇 가지 창조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자기와 잘 어울리는 짝뿐 아니라 잘 어울리지 않는 모든 사람을 보여주는 어떤 커플 매칭 사이트의 사례도 포함돼 있다.

[6] 이 사이트의 운영자는 잘 어울리지 않는 수천 쌍을 가입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솔직히 말해 그들은 정말 말도 안 될 정도로 끔찍한 커플이다) 자신들이 사이트 회원을 분류하는 데 그리고 또 잘 어울리는 쌍을 엮어주는 데 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는지 입증해 보인다.

 

투명성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망은 세상의 여러 가치를 온전하게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조작에 쉽게 넘어가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는 투명성이나 투명성 부족의 제물이 될 수 있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투입된 노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때 우리는 그 가치를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투명성은 노력을 드러내며 따라서 공정함의 외양을 취하기 때문에, 실제 가치와 거의 관계가 없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가치에 대한 우리 인식을 바꿔놓을 수 있다.

 

집안일과 노력의 관계

 

공정함과 노력에 대한 인식은 돈 문제 차원을 넘어선다.

우리는 어떤 부부든 두 사람을 따로 만나서 전체 집안일 가운데 본인이 하는 일이 몇 퍼센트나 되느냐고 물을 때 두 사람이 대답하는 백분율의 합이 언제나 100을 넘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부부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상당히 많은 노력을 집안일에들인다고, 배우자보다 자신이 일을 더 많이 하고 가사분담이 공정하지 않다고 믿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어째서 두 부부가 집안일에 들이는 노력의 백분율 합이 100을 넘을까? 사람들이 늘 투명 모드에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들인 노력의 세부적인 사항은 살피지만 배우자가 들인 노력에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우리는 투명성 불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자기가 쓰레기통을 바깥으로 들고 나가서 쓰레기 버리기의 모든 과정을 수행했을 때는 그 결과를 금방 알아보지만, 배우자가 그렇게 했을 때는 결과를 쉽게 알아보지 못한다.

 

공정함 노력 투명성

 

사람들은 늘 공정함을 요구한다.

공정한건 나쁜 게 아니다. 좋은 것이다.

2015년에 제약회사 튜링 Turing PharmaceuticalsCEO 마틴 슈크렐리 Martin Shkreli가 에이즈와 전염병 치료 등에 쓰이는 항생제인 다라프림의 제조권을 사들인 직후에 이 약의 가격을 갑자기 13.5달러에서 750달러로 무려 5,555퍼센트나 인상했다. 사람들이 분노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인상 조치는 터무니없이 불공정한 것으로 비춰졌으며, 다라프림이 여전히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을 때 의약품 가격의 공정성에 대한 때 늦은 관심이 뜨겁게 타올랐다. 이처럼 공정함에 대한 우리의 감각은 유용할 수 있다. 심지어 기업계에서도 말이다.

 

그러나 때로 우리는 공정함의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평가한다. 어떤 가격이 공정하지 않아 보일 때 우리는 그 가격을 매긴 사람이나 기업을 응징하려고 나서는데, 때로는 얼마든지 누릴 수 있는 유익한 가치를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자기 자신에게 상처만 입히고 끝나버리는 경우도 있다.

 

공정함은 노력의 함수이며 노력은 투명성을 통해서 드러난다.

투명성은 노력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신뢰를 쌓으며 가치를 생성한다. 그렇다면 부도덕한 어떤 사람이 자기 물건에 추가로 어떤 가치를 부여할 목적으로, 투명성을 갈망하는 우리 마음을 이용해서 실제로 자기가 들인 노력보다 더 많은 노력이 든 것처럼 보이도록 할 수도 있을까? 우리 두 저자가 이 책을 쓰기까지 모두 합해서 150년 넘게 걸린 길고 힘든 노력의 총합을 걸고 말하자면 그럴 일은 분명히 없다.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