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_부록 D_유년기 평가

부록 D_유년기 평가

 

 

어린이 기질 측정

 

1. 유년기 감정적인 문제 (0 ~ 10세 까지)

 

1 = 수줍음을 몹시 탐, 틱 장애, 여덟 살이 넘어서까지 오줌 싸기, 비 사회적, 심각한 식습관 장애, 기타 주목할 만한 문제점.

3 = 평균 (대체로 무난하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님.)

5 = 좋은 성질, 정상적인 사회성, ‘순한 아이

 

2. 유년기 환경의 영향력

(이 측정표에서 점수는 아래 항목에 주어진 점수의 총합과 같다. 범위는 5 ~ 25점이다.)

 

2-1. 전반적인 인상

1 = 평가자의 전반적인 인상: 부정적, 양육하기에 적당하지 않은 환경

3 = 유년기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도 긍정적인 감정도 없는 경우

5 = 긍정적, 손상받지 않은 어린시절 : 부모와 형제자매는 물론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 유지, 자기 존중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환경, 평가자가 소망했을 법한 어린 시절

 

2-2. 형제자매들과의 관계

1 = 심각한 경쟁관계, 파괴적인 관계, 형제자매들이 아이의 자존심을 짓밟거나 아예 형제자매가 없는 경우

3 = 정확히 평가할 근거가 없음. 사이가 특히 나빴다는 이야기도 없지만 그렇다고 좋았다는 근거도 없는 경우

5 = 적어도 한 명 이상의 형제자매들과 친밀하게 지냄

 

2-3. 집안 분위기

1 = 기질과 전혀 맞지 않는 집안, 가족의 응집력이 없음, 부모와 함께 있지 않음, 일찍이 어머니와 떨어져 살고 있음, 여러 사회단체에 잘 알려짐, 잦은 이사, 가족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할 정도의 재정적인 곤란

3 = 평균적인 가정 :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경우 또는 평가할 정보가 부족한 경우

5 = 따스하고 결속력이 강함, 부모가 함께 있고 가족과 함께 뭔가를 하고 서로 나누는 분위기, 아버지와 어머니 둘 다 있으며 이사를 거의 하지 않음,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며, 어려움이 있어도 특별히 화목하게 지내는 가정

 

2-4. 어머니아이의 관계

1 = 거리가 있음. 적대적. 그릇된 양육 방식에 대해 다른 사람을 비난함(예를 들어 아버지나 선생님을 비난함). 과잉 처벌. 과잉 보호. 지나치게 많은 것을 기대함. 부정적으로 부추김. 아이의 자존심을 세워주지 않음. 또는 어머니가 없음.

3 = 평가 정보가 부족하거나 어머니에 대한 구체적인 인상이 없는 경우.

5 = 잘 양육하고 있으며 자율성을 북돋아줌. 아이가 자기존중감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주며, 따뜻하게 대해 줌.

 

2-5. 아버지아이의 관계

1 = 거리가 있음. 적대적. 지나치게 엄격한 처벌. 비현실적인 기대. 또는 아이가 원치 않는 것을 기대함. 아버지가 없거나, 부정적이거나, 파괴적인 관계.

3 = 평가 정보가 부족하거나 아버지에 대한 뚜렷한 인상이 없는 경우

5 = 따스하고, 아이가 자율성을 키우도록 격려하며, 자기존중감을 발전시키도록 도와줌. 아이와 함께 뭔가를 함. 문제를 상의하고 아이에게 관심을 가짐.

 

행복의 조건_부록 C_정신적 적응기제(방어기제)의 성숙도를 평가하는 방법

부록 C_정신적 적응기제(방어기제)성숙도를 평가하는 방법

 

 

방법론은 조지 E. 베일런트의 <자아의 방어기제: 임상의와 연구 조사자들을 위한 지침>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세 연구 집단 각각에서 헤아릴 수 있을 만큼 자주 나타난 15가지 개별적인 방어기제들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1. 성숙한 방어기제 : 승화, 억제, 예견, 이타주의, 유머

2. 중간 단계 또는 신경증적 방어기제 : 대체, 억압, 고립, 반동 형성

3. 미성숙한 방어기제 : 투사, 분열증적인 환상, 수동 공격성, 행동화, 건강염려증, 해리

 

연구 대상자 전반에 걸쳐 자주 나타나는 방어기제에서 눈에 띄는 변수를 밝혀내기 위해 방어기제의 절대적 횟수보다는 성숙도가 다른 차원에서 드러난 방어기제 비율을 이용했다. 그래서 방어기제의 한 형태로 한 이야기에서 나타난 억제는 동일한 비율로 셈했다.

세가지 일반 범주(성숙, 중간, 미성숙) 각각을 통해 방어기제 이야기의 상대적인 비율이 결정되었다. 방어기제 성숙도에서 9점을 얻기 위해 성숙한 방어기제와 미성숙한 방어기제 사이의 비율은 총 8점을 배분하는 것으로 했다. 8점 중 1점에서 5점 까지가 성숙도의 세 단계에 각각 할당될 수 있었지만, 점수의 총합은 어쨋거나 8점이어야 했다. 그리고 각 단계에 적어도 1점은 할당되어야 했다. 이런 절차를 거친 결과, 점수 분포는 정상분포곡선을 따랐으며 이너시티 집단의 경우에는 0.84, 터먼 여성 집단의 경우에는 0.87의 평가 신뢰도(피어슨 상관계수)를 산출했다.

 

행복의 조건_부록 B_방어기제 용어 해설

부록 B_방어기제 용어 해설

 

 

1. 성숙한 방어기제와 미성숙한 방어기제

 

방어기제를 설명하기 위해 가공의 여성을 예로 들겠다. 그녀는 서른살에 결혼했으며 한 번 유산했다. 그 뒤로 아이를 가지기 위해 7년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그녀는 늘 여동생에 비해 자신이 사회 부적응자라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그녀는 서른 여덟살에 암 검사 결과 초기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자궁을 들어냈다.(그녀의 갈등이 본능적 소망, 부모가 되고 싶다는 기대, 현실, 그녀가 사랑했던 사람들의 요구 등과 얽혀 있었다는 점을 주목하라.) 아래 짤막한 이야기들은 자궁절제술 이후 그녀가 보여줄 수 있는 반응들을 묘사한 것이다.

 

 

2. 미성숙한 방어기제

 

2-1. 투사

수술 후 상처 부위가 약간 감염되자, 그녀는 화가나 병원의 비위생적 환경을 비난하는 장문의 편지를 신문사에 보냈다. 그녀는 의사가 제때에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면서 의료사고 소송을 낼까 궁리중이다.

 

2-2. 해리

마취에서 깨어난 뒤, 그녀는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대신 종교적인 경험을 했다고 즐거워했다. 그녀는 내면적으로 굉장한 행운을 경험했다고 느꼈으며, 신의 은총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수술을 무사히 끝내게 되었다고 말했다.

 

2-3. 환상

그녀는 간호사에게 문병객을 들여보내지 말라고 부탁했다. ‘슬퍼진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녀는 꽃을 모두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아기들 사진만 보며 지냈다. 신생아실로 내려가 만약 그곳에 누워 있는 아기들이 자신의 아기라면 어떤 이름을 지어줄까 꿈꾼다. 한 번은 당직 간호사가 브람스의 자장가를 큰 소리로 휘파람 불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2-4. 건강염려증

그녀는 암이 임파선으로 전이될까봐 노심초사했다. 그래서 병문안 온 사람들에게 자신의 목과 사타구니에 생긴 작은 덩어리에 관해 지칠줄 모르고 끝없이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2-5. 수동 공격형

인턴이 정맥주사를 놓으면서 혈관을 찾지 못해서 고생하자 웃으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선생님은 아직 의대생이니까 혈관을 찾기가 쉽지 않을 테죠.” 잠을 이루지 못하던 그녀는 자신의 링거액이 다 떨어진 것을 보았다. 새벽 4시였다. 그녀는 야간 당직 간호사를 호출한 다음 인턴을 깨워 링거를 갈아달라고 요구한다. 그녀는 쾌활한 목소리로 인턴에게 좀 더 일찍 간호사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병원사람들이 너무 바쁘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가 당연히 체크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2-6. 행동화

병원에서 퇴원한 직후, 그녀는 한 달 사이에 네 명의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함으로써 남편에게 부정한 짓을 저질렀다. 그 전까지는 남편 말고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은 적이 없었다.

 

 

3. 성숙한 방어기제

 

3-1. 이타주의

수술한지 한달 뒤, 그녀는 수술 경험이 있는 여성들을 모아 부인과 수술환자들을 문병하고 위로해주었다. 또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보도 알려주고 조언도 해주었다.

 

3-2. 억제

그녀는 병원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과 구약성서 중 전도서를 읽었다. 그녀는 눈물 젖은 손수건을 남편에게 내보이지 않으려고 무척 애를 썻다. 실뽑는 날도 (고통스러웠지만) 불평을 조금도 하지 않았다. 아기 사진이 자신을 심란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서는 평소 좋아하던 잡지였지만 육아 특집이 실린 잡지를 일부러 읽지 않았다.

 

3-3 .승화

그녀는 조카들로부터 건강을 염려하는 안부 편지를 받고 기뻐했다. 그녀는 주일 학교에서 취학 전 아동을 맡아 가르치기로 했다. 그리고 동네에서 발행하는 주간 소식지에 아이 없는 이모의 씁쓸달콤한 즐거움을 시로 표현했다.

 

3-4. 유머

그녀는 <플레이보이>지에 나온 자궁절제술의 정의를 읽으면서 갈비뼈가 아프고 눈물이 날 정도로 웃었다. 자궁절제술이란 유모차를 내버리고 아기 놀이터만 놔두는 것이라고 정의했던 것이다. 그녀는 자기가 왜 그렇게 즐거워하는지 놀라 궁금해하는 간호사들에게 이 모든게 아이러니컬 하잖아요.”라고 대답했다.

 

3-5. 예견

담당 의사는 수술 후 그녀가 너무나 의연하게 잘 견디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그녀는 아이 문제로 속을 끓인 것을 후회한다고 담담하고 솔직하게 말했다. 의사가 놀랐던 것은 수술 전과 후의 태도다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수술 전 앞으로 생길지 모르는 합병증을 걱정하면서 두 번 다시 아이를 가질 수 없을 거라며 울고불고했던 것이다.

 

행복의 조건_12장

CHAPTER 12_또다시, 행복의 조건을 묻다

 

 

알코올중독방지회의 슬로건들은 노년과 원예술에 많은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들어가거나 정원을 가꾸기 위해 우리는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일 줄 아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또한 우리가 변화시킬 수 없는 것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현명하게 차이를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신의 섭리를 받아들이라 : 신은 정원의 화초들을 자라나게 한다. 계절이 바뀌면, 그저 그 변화를 받아들이면 된다. 우리가 서두른다고 해서 식물들이 빨리 자라나는 것은 아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면 침착하게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일부터 먼저 하라 : 갓 옮겨 심은 화초들, 특히 손자 손녀들에게 물을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박하게 살라 : 노년을 행복하게 보내려면 볼테르의 <캉디드>에 담긴 충고를 따라야 하며 정원을 가꾸어야 한다. 치열한 경쟁은 끝났고, 휴대전화도 잠잠해졌다. 새벽 5시면 어김없이 귀가 따갑게 울려대던 자명종 소리도 잠잠해졌다. 이제 담에 흠뻑 젖어 잡초를 뽑아라. 정원이 훨씬 더 근사해질 것이다. <노년에 관하여>에서 키케로는, 나이든 로마인들이 문학이나 철학보다는 오히려 포도 재배나 과수원 가꾸기, 양봉, 정원 손질에 더 관심이 많다고 한 바 있다.

 

현재를 즐기라 : 인생을 즐기되 과거와 미래는 잠시 잊고 현재에 집중하라. 정원에서 현재를 만끽할 수 있다. 노년에는 오늘 하지 못한 일을 내일로 미룰 수 있으니 무리하지 마라. 노년에는 무엇보다 건강이 소중하니까

 

전화를 잘 이용하라 : 원한을 킹거나 자기 탓만 하지 말고 도움을 청하라. 성공적인 노화는 마음의 평정이나 만족감과 마찬가지로 인간관계를 통해 가장 훌륭하게 성취될 수 있다.

 

노년에 이를수록 행복감을 맛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게 사실이지만, 정원을 통해 삶의 즐거움을 다시 만끽할 수 있다.

[1] 미주리 식물원 원장 피터 레이븐은 <타임>지의 기자와의 인투뷰에서 그 느낌을 다음과 같이 멋들어지게 표현했다.

우리 생은 짧디 짧지만, 우리에게 맞게 세상을 가꾸어가다 보면 불명성과 비슷한 그 무언가를 얻게 됩니다. 우리는 세상을 관리하는 청지기가 되는 거죠.”

정원가 말인가요?”

, 맞아요. 바로 정원사가 되는 거죠.”

 

훌륭한 정원사들은 생산적인 성취도가 높다. 그들은 나이가 들면 의미의 수호자가 되어 젊은 정원사들에게 정원을 손질하는 비법을 전수해 준다. 그리고 11월이 되면 통합을 이해하게 된다. 그들은 장미꽃이 시들고 토마토 열매가 썩어도 슬퍼하지 않는다. 그들은 시드러 스러진 다년생 화초들이 언젠가 다시 되살아나리라고 확신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낙엽을 긁어모다 덮어줄 것이다.

[2] E.B. 화이트는 세상을 떠난 아내 캐서린의 마지막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다. “체구가 작고 등이 구부정한 아내는 다시 새로운 봄을 맞이할 수 있을거라는 불가능한 생각에 골몰해 있었다. 생명이 꺼져가는 10, 그녀는 조용히 부활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노화는 수확을 마치고 겨울에 대비해 꼼꼼하게 월동 채비를 하면서 가을을 성공적으로 보내는 것과 흡사하다. 우리는 생의 마지막 1, 2퍼센트의 나날이 그다지 즐겁지만은 않으리라는 사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성공적인 노화, 즉 성공적인 생존은 노년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3] 앞서 언급했듯이,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은 평균 97세 까지 매우 건강하게 산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1. 세 번째 관문 : 품위 있게 나이 드는 것

 

이 장에서는 이제까지 다루었던 모든 내용들을 종합하여 제 3의 전형, 즉 품위있게 늙어가는 방법이 무엇인지 제시해 보고자 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75세에서 85세 사이에 다음과 같은 특정을 갖춘 연구 대상자들에 대해 거듭 관심을 집중시켜 왔다.

첫째, 그들은 다른 사람을 소중하게 보살피고 새로운 사고에 개방적이며 신체건강의 한계 속에서도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했다.

둘째, 그들은 노년의 초라함을 기쁘게 남내할 줄 알았다. 그들은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했고 그 사실을 품위있게 받아들였다.

셋째, 그들은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았고 스스로 알 수 있는 일은 늘 자율적으로 해결했으며 매사에 주체적이었다.

넷째, 그들은 유머감각을 지녔으며, 놀이를 통해 삶을 즐길 줄 알았다. 그들은 삶의 근본적인 즐거움을 위해 겉으로 드러나는 행복을 포기할 줄 알았다.

다섯째, 그들은 과거를 되돌아볼 줄 알았고, 과거에 이루었던 성과들을 소중한 재산으로 삼았다. 그러나 그들은 호기심이 많았고, 다음 세대로부터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했다.

여섯째, 그들은 오래된 친구들과 계속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사랑의 씨앗은 영원히 거듭해 뿌려져야 한다.”는 앤 머로 린드버그의 금언을 늘 가슴속에 새겼다. (부록 K에 실었듯이 나는 이 여섯가지 특성을 토대로 품위 있는 노년의 정도를 측정해보았다.)

 

 

2. CASE STUDY: 브래드퍼드 배빗 하버드 졸업생 집단

품위 있는 노년의 핵심이 모두 결여된 메마른 삶

 

브래드퍼드 배빗은 이 여섯가지 특성을 모두 결여한 사람이었다. 그는 고급 저택에 살고 있었으나 20년 동안 살아온 집 내부는 마치 초라하고 값싼 여관 같은 느낌을 주었다. 집안은 텅 비고 칙칙했으며 어디에서도 화사한 색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배빗의 사회적 지평은 결코 자기 자신 너머로 확장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브래드퍼드 배빗은 비만인 데다 늙고 병들어 보였지만, 자기 삶에 대해 불평 한마디 늘어놓을 줄 몰랐다.

그는 아내가 아직도 낮에는 은행에서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배빗은 저녁마다 자원봉사자로 지역 도서관에 나가 일했기 때문에 도서관 책상에 앉아 혼자서 저녁을 먹곤 했다. 부부는 점심은 물론 저녁까지 다로 해결하는 처지였다.

배빗은 조직 체계나 구조, 규칙과 규제 속에 사는 것이 편했으며, 사회적 지평을 넓히는 데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처럼 메마른 삶은 대개 가난이나 정신질환, 낮은 교육 수준, 뇌질환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배빗은 그중 어느 하나와도 관련이 없었다. 문제는 그의 삶에 즐거움이나 다채로움이 없다는 것뿐이었다. 그가 물려받은 유전자도 아주 훌륭해 보였다.

배빗은 신체적으로 양호한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품위 있는 노화평가에서는 15점 만점에 3점밖에 받지 못했다. (부록 K 참조)

그러나 그 무엇도 흑백논리로 간단하게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성공적인 노화 역시 복잡하기 그지없는 문제다. 배빗은 입원이라고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으며 아직도 살아 있지 않은가? 그런 사실들 역시 간과할 수는 없는 문제다. 그러나 배빗은 살아오면서 잔디 씨를 뿌려본 적이라도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3. CASE STUDY: 아이리스 조이 터먼 여성 집단

인생의 정원사, ‘품위 있는 노년의 최고 전형

 

아이리스 조이는 배빗과는 전혀 딴판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삶과 다른 사람의 삶을 훌륭하게 잘 가꿔왔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정원사였다.

그녀는 소박하게 살았고 유머감각을 지녔으며, 사랑의 씨앗을 다시 뿌릴 줄 알았다. 조이는 비록 가난하게 자랐지만 그녀의 유년기 성장 환경 역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조이의 부모는 에릭슨이 말한 삶의 첫 네단계, 즉 기본적인 신뢰 자율성 주도성 근면을 성취할 수 있도록 조이를 도와주었다. 이 네가지 과업은 모두 부모의 가정교육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유전적으로 보더라도 조이는 부모로부터 훌륭한 지능을 물려받아 학교생활에 잘 적응했다. 조이는 모든 면에서 축복받은 존재라고 볼 수 있었다.

아이리스 조이의 정원은 바로 그녀의 가정이었다. 조이가 거실 겸 식장으로 쓰는 자그마한 방은 마치 멋스러운 선물 가게 내부처럼 보였다. 아주 밝고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한쪽 벽면에는 고전에서부터 실용서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한가득 진열되어 있었다. 대학 문턱에도 못가본 배관공의 딸이었고, 남편은 그녀가 글을 가르쳐주기 전까지 책이라고는 단 한권도 읽어본 적 없지만, 조이는 기나긴 세월 동안 혼자 힘으로 차곡차곡 지성을 쌓아올려왔다.

그녀의 구사하는 어법, 억양, 어휘등은 지적인 것과 거리가 멀어보였으나 탁월한 언어구사력을 발휘해 쉬운 어휘로 자기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할 줄 알았다. 조이를 가장 돋보기에 만드는 것은 바로 삶을 소박하게 꾸려나갈줄 아는 재능이다

조이의 종교적 신앙은 소박하고 현실적이었다. 조이는 늘 자혜로운 신의 은총을 믿고 의지했다. 조이는 삶을 즐기고 삶에 감사할 줄 알았다.

조이의 삶을 통해 성공적인 노화에 필요한 모든 교훈을 배울 수 있었다. 조이는 부모의 사랑 속에 성장했으며, 담배를 피우지도 알코올 중독에 걸리지도 않았다. 그녀는 삶의 즐거움을 음미할 줄 알았고 고통의 순간들을 현명하게 극복할 줄 알았으며, 평생 동안 캘리포니아와 캐나다에서 자신의 정원을 가꾸었다. 조이는 아이들로부터 소중한 배움을 얻을 줄 알았지만, 사랑은 어디까지나 내리사랑이라는 사실을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삶 전체를 하나의 기나긴 여정으로 볼 줄 알았으며, 사랑의 씨앗이 영원히 거듭해 뿌려져야 한다는 사실도 늘 가슴에 새겼다.

[4] 마지막으로 그녀는 100년 전 심리학자 애드먼드 샌퍼드가 했던 충고, 행복한 노년의 진짜 비결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데 있다. 노인들은 봉사를 통해 자신과 관련된 모든 이들의 삶에 참여할 수 있으므로 삶에 대한 끊임없는 흥미를 얻게 되며, 그 보답으로 주위 사람들의 사랑까지 되돌려받게 된다.”는 말을 귀담아 들었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과연 인생의 마지막 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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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사추세츠 주 명문 기숙학교인 노블 앤 그리노교사, 티모시 코게셜이 19876월에 남긴 고별 연설이야말로 위의 질문에 가장 훌륭한 대답일 것이다. 그의 고별 연설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어린 시절에 느꼈던 그 신선하고 새롭고 경이로운 신비를 평생 가슴에 품고 살아가십시오.\

여러분 가슴속에 살아 있는 유년의 추억을 소중이 간직하며 살아가길 바랍니다. …. 아기 사슴 플랙과 행복하게 뛰어놀던 조디에게 아버지는 삶이 아름답기 그지없지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단다. 삶이 너를 쓰러뜨리더라도 네 임무를 다하며 묵묵히 살아가거라.”라고 일어주셧습니다 그 말고 꼭 기억하세요.

….‘스튜어트 리틀에서 스튜어트는 어린아이들에게 세가지 중요한 규칙을 꼭 기억하라고 당부했지요. “진실한 친구가 되어라.” “올바로 살아라.” “세상의 모든 영광을 누려라.”

스튜어트는 무언가 찾는게 있는 사람은 여행에서 서두르는 법이 없고 유년 시절과 작별을 고하지도 않는다고 일깨워주었습니다. 유년 시절은 이미 훌쩍 지나가버린 과거를 안전하게 지켜주고 훈훈하게 해주니까요.

하지만 스튜어트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일단 한번 활짝 핀 꽃은 영원히 계속해서 어디선가 꽃을 피운다는 것을. 우리가 모른척 내버려두지만 않는다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당신이 기억하면, 당신도 누군가에게 기억될 수 있다는 것을.”

 

행복의 조건_11장

CHAPTER 11_세월이 흐르면 사람도 변하는가?

 

 

여러 근거들을 살펴본 결과, 노화는 쇠퇴라기보다는 오히려 사회적 지평을 확장하고, 인내심을 강화하며, 무의식적 방어기제를 성숙시키는 과정이었다. 성공적인 노화는 곧 성공적인 생존이며,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면서 끊임없이 성장하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1] 칼 융이 말했듯이 너무나 다양한 삶의 양상들이 먼지 자욱한 기억의 창고 속에 갇혀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이따금씩 잿더미 아래에서 숯을 달구기도 한다.”

이제까지 나는 성인 발달에 대한 믿음, 즉 노화가 결코 쇠퇴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신념을 전제로 이야기를 전개해 왔다. 하지만 이 전제는 내가 세운 두 가지 가설에 의존하고 있다. 첫째, 인간의 성격과 행동은 서른 살쯤 되면 석고처럼 굳어버리는 게 아니며, 그 뒤로도 계속해서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둘째 어린아이들처럼 성인들도 계속해서 발달한다.

[2] 그러나 이러한 가설은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기는 매우 힘들다.

이와 관련된 논의들을 역사적으로 살펴보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성이 변화한다고 믿었던 사람들에게 1970년대에는 그야말로 흥분의 시대였다.

[3], [4], [5] 에릭슨은 버클리대학교의 인간발달연구소에서 산출한 자료에 근거를 두고 <유년기와 사회>를 집필했고, 그것을 필두로 1930년대에 시작한 수많은 장기 연구들(특히 버클리대학교의 연구들)이 마침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칼 융과 단테 알리 게리는 중년의 위기를 강조했고,

[6] 게일 쉬히는 기록적인 베스트셀러 <이행>을 통해 에릭슨이 말한 인간발달단계 개념을 대중화하는데 기여했다.

[7] 역시 1970년대에 예일대학교의 명석한 사회심리학자 다니엘 레빈슨은 30세에서 60세 사이에 자신에게 일어난 놀라운 변화를 기초로 <남가자 겪는 인생의 사계절>이라는 책을 집필해 주목을 끌었다. 그 책의 주제 역시 인성의 변화와 중년의 위기였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반발이 거세졌다. 유전자 결정론에 대한 믿음은 더 이상 우익 보수학파만의 몫이 아니었으며 자유주의자들까지 이 믿음에 합류했다.

[8] 동일한 대상을 놓고 6, 10, 심지어 30년에 걸친 인성의 변화를 조사한 심리학자들은 연구 대상자들의 인격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9], [10] 1970년대에 레빈슨의 책이 출간된뒤로 객관적인 연구들이 수없이 시도되었으나, 중년의 위기라는 레빈슨의 개념은 극히 예외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뿐이라는 결론들만이 줄을 이었다.

청소년들이 성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전향적으로 연구했던 버클리대학교 교수 잭 블록 역시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11] , 그는 변화하고 변형되는 와중에도 인격만큼은 늘 일관성 있게 유지된다.”라고 결론지었다.

나는 이러한 시류의 변화에도 아랑곳 없이 내 믿음을 확고하게 지켜나갔다. 그랬기에 2000년 무렵 나는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을 맞이했다고 평가받은 사람들 중에서 1945년 당시 평가에서는 C등급을 받은 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마찬가지로 대학시절 적응도 평가에서 A등급이었던 이들 중에도 불행하고 병약한 노년에 이른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내 추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하버드 졸업생들이 노년에 적응하는 양상은 대학시절에도 A등급을 받았는가, C등급을 받았는가에 크게 좌우되었다. A등급을 받은 85명 가운데 28명은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에 이른데 비해, 불행하고 병약한 노년을 맞이한 사람은 9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 대부분은 알코올 중독이나 우울증을 겪었던 이들이었다. 한편 대학시절 적응도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던 40명 중에 80세에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을 맞이한 사람이 3명 뿐이었다.

, 행복하고 건강한 청소년기 역시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을 예견하는 결정적인 지표였다.

 

그러나 삶은 흑백논리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얼마든지 역설이 가능하다. 인격은 기질과 성격의 총합이다. 기질은 우리의 인격에 연속성을 부여해준다. 기진을 대체로 유전적인 성경이 강하고, 인격 구성요소와 지능지수 등을 결정하며 변화가 거의 없다. 쌍둥이는 태어나자마자 수십 년을 떨어져 지내더라도 여전히 서로 닮은 점이 많다.

[12] 이것도 바로 기질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능, 외향성, 자부심 등을 평가하는 필답 검사 결과를 통해 인격을 정의한다면, 시간이 지나더라도 인격은 변화가 많지 않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성격은 변화한다. 만약 인격을 개인의 적응 양상으로 정의한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인격은 많은 변화를 거칠 것이다. 기질과 달리 성격은 환경이나 성숙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13] 뿐만 아니라 유전자가 고정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나 대부분의 유전자는 적응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게끔 되어 있다.

사람들은 성숙한다. 사람들은 환경의 제약을 벗어나고 극복한다.

[14] 병에 걸리지만 않는다면 정신건강을 70년 동안 꾸준히 좋아진다.

우리 모두는 나이가 들수록 연륜이 깊어지고 타인 앞에서 당당해지며 자기 생각을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된다. 사춘기 시절에는 그 반대이기 쉽다.

[15] 그러나 30세와 70세는 자기 확신이나, 어린 세대들을 바라보는 태도, 자기 운명에 대한 만족도 등에서 매우 큰 차이가 있다.

60세에 이르면 우리 대부분은 청소년기에 좋아했던 시끌벅적한 음악을 거부하고 대신 예전부터 늘 모차르트를 좋아해왔다고 믿게 된다.

기질은 비록 어린 시절 그대로일지 모르나 성격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1장에서 앤서니 피렐리의 예를 통해 보았듯이 불행한 상황을 딛고 회복하는 능력, 회복 탄력성역시 변화를 이끈다. 우리는 사랑하는 친구들과 교제하면서 유머감각이나 이타주의와 같은 적응적 방어기제를 발전시킨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마음을 끄는 능력은 많은 부분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능력, 즉 타고난 성격이나 외모에 좌우될 때가 많다.

[16] 심리학자 에미 워너는 사회경제적 환경이 매우 열악한 하와이 카우아이 섬에서 불쌍하고 가난한 아이들이 어떻게 유능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그 원인을 추적해 보았다. 그녀는 꼭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아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아이, 주변 사람들의 눈에 띄기 위해 자기 재주를 최대한 발휘하는 아이가 사람들의 마음을 끈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성인의 매력을 좌우하는 것은 지적 능력이나 성숙한 방어기제일 때가 많다. , 회복탄력성을 드높이는 요소들은 부분적으로는 회복탄력성 그 자체가 촉진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회복탄력성의 원천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원인이 결과가 되고 결과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너시티 출신자 중에서 41명은 문제가 심각한 가정에서 자라났다.

[17] 그런 가정들은 1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몸시 가난한 가정에 0.5점 어머니가 정신적으로 모자라거나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이거나 어린 나이에 부모와 6개월 이상 떨어져 지낸 경험이 있을 경우에는 각각 1점씩 주었다.

그러므로 점수가 10점 이상인 사람들은 어린 시절 굉장히 열악한 가정에서 자라났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47세에 이르렀을 때, 열악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난 사람들이 정상 가정에 비해 만성적 실업상태에 놓이거나 빈곤선 이하로 생활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었다.

그들 중은 70세에 이르러 행복한 가정에서 성장한 사람들과 비슷한 비율로 불행하고 병약한 삶과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렸다.

[18] 이너시티 출신자들 중 아버지가 사회 최하층인 경우는 99명이었다. 그들의 교육 수준은 평균 10학년 미만이었으며, 어린 시절에 모두 초라한 공동주택에서 살았다.

그러나 성인이 되었을 때, 99명 중 13명 만이 사회 최하층에 머물렀으며, 불행하고 병약한 노년에 이른 사람은 16명 뿐이었다.

[19] 47세에 이르렀을 때, 빈곤선 이하로 생활하는 사람은 16명에 불과했으며, 10년 동안 무직 상태로 있었던 사람도 13명 뿐이었다.

 

 

1. CASE STUDY: 데이비드 굿하트 하버드 졸업생 집단

삶의 불연속성을 뛰어넘은 회복탄력성의 화신

 

삶은 변화한다. 그리고 그 결과 삶의 과정은 불연속성으로 채워진다. 한때 신경증처럼 보이던 증세들도 나중에 삶에 도움이 되는 기제로 변화될 수 있다.

그는 청소년 시절, 굿하트의 가정에는 민족적 편경이 강하고 완고하며 삶에 지친 부모님의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대학생이 된 뒤에도 어린 시절의 그 공포스러웠던 기억들을 연구원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했다. 그는 대학시절에도 역시 사회적 행동 평가에서 여전이 낮은 점수를 받았으며, ‘신경질적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열아홉 살 굿하트는 숨겨진 자기감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감정들을 숨기려고 스스로 가면을 쓰고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굿하트는 대학 유머잡지에 재미있는 글을 써서 올리는 것이 자신의 성난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그는 대부분 흑인 병사들로 구성된 대대의 장교였다. 굿하트는 여전이 인종차별이 심했던 미군부대에서 백인 상사와 흑인 병사들 관계를 조정하는 까다로운 임무를 훌륭히 수행했다. 더 이상 굿하트를 매력없는 사람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전장에서 돌아온 그는 시민사회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세력들을 중재하기 시작한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어린 시절에는 그의 유머가 수동 공격성 형태를 띠거나 나쁜 행실로 받아들여졌지만, 마흔 살 굿하트는 유머 덕분에 시민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라이프>지는 굿하트를 용감한 민권운동 지도자이자 도시 하층민의 권리를 보호라려고 전장에 나선 지도자로 소개하면서, 젊은 지도자 중 하나로 지목했다. 마치 간디처럼 그는 자신의 수동 공격성을 가장 훌륭한 이타주의로 발전시켰다.

 

 

2. CASE STUDY: 짐 하트 하버드 졸업생 집단

행복한 결혼에서 삶의 획기적인 전환점을 찾다

 

[20] 반세기 동안 사회적 혜택을 받지 못한 하와이 청년들의 삶을 꾸준히 추적했던 에미 워너는 고난에 찬 젊은이들에게 가장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었던 것은, 바로 좋은 친구를 사귀고 이해심 많은 배우자를 만난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짐 하트 역시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은 사람이었다. 가장 불행한 유년기를 견뎌낸 사람으로 짐 하트를 꼽을 수 있다. 유년 시절, 짐 하트의 어머니는 심각한 정신병을 앓았다. 어린 시절 하타는 부모보다는 또래 친구들이나 외할아버지와 훨씬 더 가깝게 지냈다. 하트는 가족 중 정상적인 사람은 외할아버지뿐이라고 생각했다.

짐 하트는 절친한 친구이자 아내인 줄리아를 만났다. 줄리아 역시 그녀가 만나본 사람들 중에 하트의 외할아버지가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고 여겼다. 줄리아와 결혼한 뒤로 짐 하트의 삶은 꾸준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결혼은 건강한 노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성인의 회복탄력성을 다지는 초석이 되기도 한다. 굿하트가 힘겨운 유년기를 견뎌내기 위해 수동 공격성에 의지했듯이, 짐 하트는 살아남기 위해 딱딱한 등딱지 아래로 몸을 숨길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랜 기간의 연구를 통해 짐 하트의 진면목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짐 하트는 필답식 지능검사에서 평균 이하의 점수를 받았지만, 하버드 경영학과를 차석으로 졸업했다. 75세에 이른 하트의 정서생활은 그에 대해 비판적 평가를 내렸던 연구원들의 생활보다 훨씬 더 풍부했다.

하트는 항상 산더미처럼 재산을 불려보고 싶다고 했지만, 그에게 돈은 그저 수단일 뿐이었으며, 궁극적인 목적은 늘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데 있었다.

하트는 심리적인 통찰력이 뛰어났다. 그는 사람들을 잘 다스릴 줄 아는 고참 상사였다. 크게 신경 쓰지 않도고 작은 감정 변화까지 민감하게 감지할 줄 알았다.

그는 이를 해 넣은 곳도 두 군데 밖에없었으며, 하버드 연구 대상자 들 중에서 객관적인 신체건강 상태가 가장 양호한 축에 속했다. 76세에 짐 하트가 복용하는 약이라고는 비타민제와 관절염 치료제가 전부였다.

유년기는 비참하게 보냈지만, 짐 하트는 연구 대상자들 중에서 가장 훌륭하게 노후를 보낸 사람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 변화는 어느날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가 불행한 과거를 딛고 놀라운 회복탄력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행복한 결혼생활에 있었다.

 

 

3. CASE STUDY: 젤다 마우스 터먼 여성 집단

실패한 결혼과 사랑 없는 인생 속에서 길을 잃다

 

젤다 마우스 역시 처음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마우스의 유년기는 터면 여성 집단 중에서 비교적 행복한 수준에 속했으며, 가족간의 결속력과 친밀도도 높은 편이었다.

젤다 마우스는 스물한살에 결혼했다. 그러나 그녀의 인생은 거기서 끝이 나버렸다. 스물 다섯 살에 이혼했으며, 78세에 우리와 면담을 가지기 전까지 우울증 발병과 치료 과정을 다섯 차례나 겪었다.

마우스는 세 번이나 결혼했지만 모두 불행하게 끝이 났다. 짐 하트나 애너 러브, 수잔 웰컴과 달리 마우스는 결혼을 통해 삶의 동반자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마우스가 삶에 대해 고마움을 느낄 만한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마우스는 정신과의사들이 자기를 만나고 싶어했던 건 단지 돈 때문이었다고 믿었다. 그녀는 정부의 지원도 고맙게 받아들일 줄 몰랐다.

젤다 마우스의 삶에서 진짜 비극은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어서가 아니라 애초부터 사람을 거의 사랑하지 않은 데 있다.

우울 장애는 매우 끔찍한 병이지만 노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병이다.

[21] 역학 연구에 따르면, 노년에 이를수록 신체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울증에 걸릴 위험은 오히려 줄어든다고 한다.

마우스의 괴팍한 성격은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병약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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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의 인격이 변한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다는 말인가? 유전자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태어날 때부터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역시 유전자다. 타고난 기질이 별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환경이 우릴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22] “역경이 인격 구조에 지울 수 없는 손상을 입힌다는 생각은 실제 경험적 사실과는 무관한 가설일 뿐이다.”라고 했던 마이클 루터 경이 분명 옳았다.

우리는 어떻게 미래를 예견해야 하는가? 내 생각으로는 삶의 위험요소들보다는 건설적이고 방어적인 요소들을 세어보는 것이 더 좋을 듯 하다. 그러나 방어요소들도 네 가지 개인적인 자질이 뒷받침되지 않았더라면 아무 소용이 없었을 것이다. 첫 번째 자질은 미래 지향성, 즉 미래를 예견하고 계획하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이다. 두 번째 자질은 감사와 관용, 즉 컴에 물이 반만 남았다고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반이나 차있다고 여길 줄 아는 능력이다. 세 번째 자질은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능력, 즉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느긋한 태도로 다른 사람을 이해할 줄 아는 능력이다. 네 번째 자질은 세 번째와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준다거나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 무엇인가 해주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아우러져 함께 일을 해나가려고 노력하는 자세다.

 

행복의 조건_10장

CHAPTER 10_영성과 종교, 그리고 노년

 

 

희망과 사랑의 중요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믿음은 어떠한가? 깊은 믿음과 영성 속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것 역시 사랑 속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 만큼이나 소중한 일이다. 기본적인 신뢰와 희망은 미래에 대한 믿음에 달려있고, 통합의 임무를 완성하는 것은 과거에 대한 믿음 위에서 가능하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종교적인 믿음이나 영성이 더 깊어지는가 하는데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많다. 지혜와 마찬가지로 영성 여시 나이가 들수록 더 깊어진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전체 연구 대상자들을 두고 볼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종교나 영성으로부터 멀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1. 영성과 종교는 어떻게 다른가

 

사람들은 특정 종교나 전통적인 신념이 주는 확실성에서 마음의 평온을 얻는다. 청소년들은 종교적 믿음을 얻은 뒤에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기도 한다. 정체성은 성인 발달의 첫 번째 과업이며, 종교는 종종 청소년들이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1] 에릭슨은 청소년들은 악의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들을 억지로라도 적대시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은 이미 영구불변하는 우상이나 관념을 궁극적인 정체성의 수호자로 내세울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다.”라고 했다.

성숙한 성인이 되어갈수록 사람들은 역설과 모호함을 더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성숙은 국수주의를 범민족주의로 변화시키고, 종교의식을 영성으로 발전시킨다. 그러나 성인발달연구를 통해 발견한 놀라운 사실 하나는, 영성이나 종교적 믿음이 성공적인 노화에 그다지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족스러운 노년, 성숙한 방어기제, 생산성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믿음이 아니라 사랑과 희망이었다.

우선 종교와 영성의 차이점을 살펴보자.

미성숙한 종교적 신념

성숙한 영적 확신

에릭슨의 정체성 과업

에릭슨의 통합 과업

도그마

메타포

전능하고 폐쇄적임

자발적이고 열려 있음

주는 나의 목자시니,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네.”(부모자식 관계)

상처를 입었으니, 신이어 상처를 치유해 주소서.”(협력 관계)

수치심, 의무감, 심판

긍정, 감사, 용서

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려는 바람

지옥에 다녀온 결과

종교라는 용어는 다른 종교와 구분하기 위해 선을 확실하게 긋는 배타적인 믿음을 내포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영성은 온 세상을 품어안는 포괄적인 믿음을 말한다. 앞의 표에서 종교와 영성의 차이를 좀 더 뚜렷하게 구분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의 표에서는 종교적 신앙이 깊은 사람이 성숙할 수도 있고, 반대로 영성이 깊은 사람이 극히 자기중심적일 수도 있다는 사실은 논외로 하고 있음을 밝혀둔다.

종교에는 강령과 교리문답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그러나 영성에 필요한 것은 언어를 초월하는 감정과 경험이다. 종교는 모방적이며 외부로부터 오지만, 영성은 나의 능력, 희망, 경험에서 나온다.

종교적 신념들은 대부분 도그마를 수반하지만 영적인 확신은 메타포를 내포한다. 도그마와 메타포의 차이는 무엇인가? 메타포는 자유로이 열려있고 즐거우나 도그마는 융통성이 없고 진지하다. 메파토는 비유와 직유로 의미를 전달하지만 도그마는 성경속에 적혀있는 내용 그대로를 전달한다.

심리학자들의 오랜 연구에 따르면, 어린 아이들의 인식은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작용에서 시작해 점차 세계에 대한 좀 더 복잡하고 은유적인 관점으로 발전한다.

[2] 저명한 유아심리학자 장 피아제는 어린아이들의 도덕성은 종교적 가르침과는 완전히 별개로 성숙한다고 지적했다.

피아제가 살펴본 바에 따르면 어린 아이들의 도덕률은 처음 자기 중심적 성격을 지니다가 점차 구약의 보복율처럼 흑백논리로 변화 후 성숙해감에 따라 점점 더 너그럽고 상대론적인 황금률로 발전된다. 여기서부터는 동기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3] 발달 심리학자이자 에모리 대학교 신학자 제임스 파울러와

[4] 워싱턴대학교 심리학자 제인 뢰빙거는

피아제의 이론을 성인성장이론으로 발전시키는 데 일생을 바쳤다. 어린아이들이 성장해감에 따라 수치심과 의무감, 심판을 고집하는 기독교적 주장은 점차 긍정과 용서, 감사라는 영적 영역으로 뻗어나간다. 청소년기에는 지적인 확신과 젊음을 즐기지만, 노년에 이른 대법원 판사들은 노년과 회의를 감내한다. 종교적인 순교자는 많지만 영적인 순교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정체성 확립은 성인발달의 첫 단계다. 종교 역시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확고한 기초를 제공한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개인에게 위안이 되던 신은 점차 불가해하고 보편적인 고매한 권능이 되어간다.

다른 사람의 종교적, 영적 경험에 귀 기울일 줄 알게 되면 영성도 함께 발전할 것이다. 영성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가 아니라 동일시를 발전시킨다. 성숙을 통해 모든 종교에 공통적으로 내재된 가치를 이해하고 경외할 수 있다. 기품있게 늙어가기 위해서는 모든 비본질적인 것들을 버릴 수 있어야 하며, 대부분의 종교적 차이들은 바로 그 비본질적인 것들에서 생겨난다.

 

나는 통합의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하므로, 나는 통합의 과업 성취가 깊은영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곧 나의 가설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영성이나 신앙은 성공적인 노화와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지혜와 마찬가지로 노년과 영성의 연관성은 횡단연구의 인위적인 산물일 뿐만 아니라 잘못된 기억의 산물이기도 하다. 우리는 위대한 영적 지도자들의 모습을 떠올릴 때 그들의 마지막 모습, 즉 노년에 이른 모습을 기억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영적인 지도자들은 대부분 젊은 시절에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다.

 

우리는 터먼 여성과 하버드 졸업생들을 통해, 우울증과 종교적 참여 사이에 아주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종교적 믿음이 매우 강한 30명과 지난 20년간 종교하고는 담을 쌓았던 127명을 비교해보았다. 그 결과 영적, 종교적 믿음이 깊다고 해서 성공적인 노년에 이를 가능성이 높은 것이 아니라 놀랍게도 우울증에 걸린 비율이 네 배나 높았다. 윌리엄 제임스는 100년 전에 이미 심각한 우울증을 깊은 영성이나 정신적인 재생 경험과 연관시켰다.

[5] 과거 우울증을 앓았던 병력, 50세 이전에 우울증 징후가 나타났거나, 친지들 중에 우울증에 걸린 사람이 있어나, 꾸준히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일수록 종교적인 신앙이 매우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들 중에 사회적 유대관계가 풍부하거나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을 맞이한 이들은 드물었다. 그러나 종교가 나쁜 영향으 끼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의사나 병원이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6] 듀크대학교에서는 노인 252명을 대상으로 25년에 걸쳐 장기 노화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연구 결과, 종교적인 신앙이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교와 정신과의사는 우울증이나 애정 결핍을 효과적으로 치유할 수 있다.

[7], [8] 일반연구 조사에서도 종교화동 참여도가 높은 사람들 중에서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경우가 드물었다.

[9], [10] 뿐만아니라, 병원 치료보다는 종교에 의지해 우울증을 치료할 경우, 회복 속도가 훨씬 더 빨랐다.

한가지 역설을 들어보자, 에릭슨은 기본적인 신뢰와 희망은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받은 사랑과 관심에서 발전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영성은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경우에도 발전될 수 있다. 많은 종교에서 독신주의가 영적인 깊이를 더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고독한 사람만이 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다. 각 집단을 살펴보더라도 어린 시절 희망과 사랑을 가져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오히려 더 종교적 믿음과 영성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2. CASE STUDY: 마사 조브 터먼 여성 집단

영성은 깊었으나 사회적 유대관계를 외면하다

 

마사 조브는 백내장 때문에 시력을 거의 잃다시피 했지만, 77세가 되어서도 여전히 일을 하고 있었다. 스스로 원해서라기보다는 생계를 위해서 일해야 하는 처지였지만 불만이라고는 전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삶을 위엄있게 받아들일 줄 알았다. 그녀는 병을 앓고 있었지만 유머감각까지 잃어버리지는 않았다.

마사 조브 스스로 불행을 자초한 점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예술가들이나 물리학자드러럼 사회적 유대관계를 적절하게 지속하지 않은 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조브는 몹시 외롭게 살았다.

면담을 마치고 떠나기 전, 그녀에게 수채화 작품을 보여달라고 청했다. 마사는 창고에서 아름다운 그림 한 폭을 가져왔다. 우리는 내퍼 계곡을 그린 풍경화를 감상하면서, 영성이 무척 깊었지만 사회적 유대관계를 끊고 살았던 반 고흐를 떠올렸다.

 

 

3. CASE STUDY: 테드 머튼(2) – 하버드 졸업생 집단

종교 활동으로 사회적 지평을 넓혀 삶을 구원하다

 

테드 머튼 역시 사랑을 통해 마음의 병을 치유했다. 그러나 그는 두 번의 결혼, 두 번의 정신분석 요법, 주 명의 자녀들을 통해서가 아니라 교회에 의탁함으로써 비로소 고통을 완전히 치유할 수 있었다.

그는 두 번째 이혼을 하고 아주 심각한 우울증에 빠지고 말았다. 그는 아내와 재산, 직업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동료들과의 관계까지 끊어지고 말았다. 그때 그는 대학 졸업 뒤 처음으로 교회로 돌아갔다. 그는 교회에서 공동체를 위한 삶을 이끌어내고자 적극적으로 일했다. 그는 통합의 기초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폭넓은 사회적 지평을 이해해나갔다.

 

 

4. CASE STUDY: 빌 그레이엄 이너시티 집단

영적 치유로 짙은 우울과 무력감을 걷어내다

 

빌 그레이엄의 삶은 조브나 머튼의 삶보다 행복하지 못했다. 그의 어머니는 세 살 반 된 아들의 양육을 포기했고, 이후로 한번도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다. 여섯 살 때 아버지가 정신병으로 주립병원에 수용된 뒤 그레이엄은 보스턴의 한 가정에 입양되어 열한 살까지 살았다. 양부모는 그를 상습적으로 때렸다. 양부모는 키우는 것보다는 생활보조금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

어린시절의 경험이 성인이 된 그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묻자, “남들에게 많이 베풀 줄 알게 되었고, 불행이 닥치더라도 어떻게든 극복해 나가게 되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행동으로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아버지는 그를 보살펴준적이 없었지만, 어른이 된 그레이엄은 늙은 아버지를 형편없는 주립병원에서 모셔와 함께 살았다. 또한 어머니까지 정기적으로 찾아 보살폈다.

그레이엄이 과거의 불행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는 바로 결혼이었다. 그는 비록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불행한 유년기를 보냈지만 결혼생활만큼은 무척이나 행복했다.그는 종교적 믿음이 없었다. 그는 가족 안에서 고매한 권능을 발견했다. 아내가 죽고 그는 우울증에 걸렸다. 심각한 신체적 무능상태에 빠졌으며 삶에서 어떤 즐거움도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영성 치유과정에 참석하고 나서 오랫동안 앓던 위장병이 말끔하게 나았다.

68세에 빌 그레이엄은 영성이 매우 깊어져있었다. 그는 당시 은퇴한 상태였고, 둘째 부인과 함꼐 케이프코드에 살고 있었다. 그레이엄은 최근 특정 종교에 관계없이 다양한 예배에 참석하면서 조직화된 종교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나가고 있다. 그는 내적 평화를 얻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과업 중 하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레이엄은 신장염 때문에 장기적으로 신장투석을 받아야 했지만, 그 힘든 치료를 받으면서도 아주 의연했다. 그레이엄은 성공적인 노화에 대해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면서, 과거에는 가지지 못했지만 지금에 와서 비로소 누리는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발달과업 중 가장 마지막 단계인 통합의 정의로써 꽤나 훌륭하다.

끝으로 그에게 기적같은 일을 소개한다. 신장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쇠퇴하게 마련인 생리적 기능이다. 그러다 이 책을다 쓴뒤 그레이엄은 일년 넘게 신장투석 치료를 하지 않고 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5. 영성은 나이가 들수록 깊어지는가?

 

이론적으로 본다면 나이가 들수록 영성이 더 깊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11] 힌두교에서는 노인이 되면 세속으로부터 벗어나 영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한다.

노년의 영적인 발달은 다룬 횡단 연구들 가운데

[12] 라스 톤스탐의 연구를 손꼽을 수 있다.

연구대상은 75세를 넘긴 덴마크 사람 912명이었는데, 연구 결과 대다수는 젊은 시절에 비해 훨씬 더 영성이 깊어졌다. 하지만 톤스탐의 연구는 횡단연구였으며 그 결과는 동시집단 효과 때문이었을 수 있다.

성인발달연구에서 종교적 신앙, 새로운 생각에 대한 열린 태도, 편견 없는 정치적 관점등은 만족스러운 노년을 맞이하는 데 직접적으로 영향으 끼치지 않았다. 이 장에서의 사람들은 영성이 깊은 대표적 인물들이었지만 성공적인 노화면에서는 그리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이 점을 볼 때 성공적인 노화로 향하는 길은 세속적인 인간관계 속에 있다는 게 더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하지만 동시에 영성은 세속으로부터 고립된 상태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영성은 두 사람 또는 그 이상과의 관계를 통해 자기 자신보다 더 위대한 힘을 지닌 존재가 있음을 인식하게 될 때, 그리고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넘치는 내적 삶에 귀 기울일 수 있을 때 생겨난다.

 

행복의 조건_9장

CHAPTER 9_나이가 들수록 더 지혜로워지는가?

 

 

노년과 지혜는 결코 간단한 개념이 아니다. 이 책을 쓰기 전 나는 내 나이 쉰에 이 연구를 위해 국립노화연구소에 보조금을 신청했다. 그런데 거절 당하고 말았다! 신청서를 검토한70세 심사위원장은 노화를 쇠퇴라는 관점에서 정의하면서 어떻게 노화에 관해 연구할 수 있겠냐며 강한 의문을 피력했다. 그 위원장은 노화를 가능한 한 뒤로 연기하고 싶은 노쇠 과정이 아니라, 생기 넘치는 삶의 한 과정이라고 여겼다.

나는 그의 충고 덕분에 노화에 대해 다시 충분히 검토할 수 있었고, 노화를 삶의 한 과정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보조금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했고,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그때 내가 제시했던 주요 주제가 바로 ‘70세가 50세보다 더 현명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우연히 젊은 친척들로부터 지혜에 관해 아주 훌륭한 두 가지 정의를 듣게 되었다. 먼저, 젊고 현명한 조카 메리언 브로벨은 지혜는 풍부한 경험의 산물이며, 다른 사람과 진정한 의사소통을 하면서 축적되는 것이다.”라고 정의했다. 한편 젊은 내 사위 마이클 뷸러는 판단을 내려야 하거나 다른 사람과 의견 충동이 생길 경우, 균형 있는 시각을 갖게 될 때까지 기꺼이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기다릴 줄 아는 능력이 바로 지혜라고 했다.

지혜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저마다 지혜의 정의를 다르게 내린다. 그러나 지혜를 정의하는 언어는 각자 다를지 모르나, 그 어조는 모두 동일하다. 지혜는 매우 다양한 측면을 지닌다.

[1]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바로 성숙, 지식, 경험, 지적 정서적 이해력을 꼽을 수 있다.

 

지혜가 성공적인 노화의 필수 요소라는 데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노년에 이른 사람들이 30세를 갓 넘긴 이들보다 더 현명하다고 주장할 만한 근거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첫째, 구역에 등장하는 솔로몬왕은 나이 들어서보다는 젊었을 때가 훨씬 더 지혜로웠다.

[2] 젊은 솔로몬왕이 오 주여나는 한낱 어린아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는 아직 들고 나는 것도 모릅니다라고 울부짖자,

[3] 하나님이 보라! 나는 이미 네게 현명하고 이해심 넘치는 가슴을 주었느니라.” 라고 대답했다.

그 대답을 들은 위 젊은 솔로몬 오아은 유명한 솔로몬의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솔로몬왕은 노년에 이르자 리어왕만큼이나 어리석은 왕이 되고 말았다.

둘째,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현자들을 떠올려보자. 제퍼슨, 간디, 마틴 루터 킹, 무하마드 알리, 링컨, 톨스토이, 셰익스피어 등은 모두 30세에서 50세 사이에 지혜의 절정에 다다른 이들이다.

셋째, 한때 지혜로운 능력을 발휘했지만 지금은 평범한 할머니로 늙어가는 한 터먼 여성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자. 그녀는 2차 세계대전 당이 총명한 20대 여성이었다. 당시 일본계 미국인들의 처지를 알게 되었고 그들은 외국인을 혐오하는 영국계가 많은 분위기 때문에 2등 시민으로 전락했다. 그녀는 영향력 있는 시의원들에게 일본계 미국인들에게도 투표권이 있으며, 그들의 수가 순수 미국 시민들보다 더 많다고 강조하면서 다음 선거에 일본인 시장, 교장, 경찰 서장등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마침내 주민들은 일본계 미국인들에게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게 되었고 좀 더 너그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젊은 정치운동가는 역사의 맥락을 이해했기 때문에 시내 약제사 가족에게만큼은 예외를 적용해서 약제사가 자기 약국안에서 만큼은 차별을 지속하는 것을 용인했다. 간호병이었던 약국집 딸이 2차 세계대전 당시 필리핀 루손 섬 바탄에서 일어난 죽음의 행진에 휩쓸려 잔인하게 처형되었기 때문이었다.

지혜의 다양한 측면들에 관해 살펴보면, 첫째, 이 젊은 여성은 어느 한 문화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두 문화를 똑같이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다. 둘째, 사리분별력과 건전한 도덕적 통찰력을 겸비하고 있었다. 셋째, 과거와 미래의 맥락을 이해했기 때문에 모든 코디 주민이 그녀에게 신뢰를 보냈다. 넷째 사물의 핵심을 꿰뚫을 줄 아는 지적인 존재였다. 덕분에 평화를 해결책으로 내놓을 수 있었다. 다섯째, 정서적인 이해력도 풍부했다.

 

그러나 한편에서 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더 지혜로워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오래 살수록 경험의 폭은 넘넘 넓어지고 편견은 줄어든다. 지혜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만 있다면, 아마 지혜도 경험이나 흰머리처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점차 늘어난다는 것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까지 진행되어 온 경험적 연구들은 이러하 믿음을 대부분 잘못된 것으로 결론지었다.

[4] 예를들어, 한 연구에서 회고적 판단에 근거해 면담을 진행해본 결과, 분명 35세까지는 지혜가 늘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 시기 이후에 대해서는 믿을 만한 근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5] 또 다른 한 연구에서는, 중간관리자들이 사회적 관계를 풀어나가는 능력면에서 볼 때, 28세에서 35세 사이나 45세 사이에서 55세 사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65세에서 75세 사이에는 관리자로서 업무 수행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6], [7] 다른 연구들에서도 이와 같은 결과를 공고히 하는 실험 결과들이 주를 이루었다.

[8]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폴 발테스는 지혜에 관한 연구를 이렇게 요약했다. “전문적 식견이나 지혜의 영역에서 나이 많은 성인 대다수는 확실히 젊은이들보다 뛰어나지 않다.”

그러나 삶의 경험이라는 면만 봐도 노인들이 지혜로운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기는 한다.

[9] 그래서 한 연구에서는 각기 다른 연령대를 대상으로 가장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꼽아보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20대가 꼽은 인물들은 평균 50세였고, 40대 들은 평균 55세의 인물들을 꼽았으며, 60대 이상은 70대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나이가 들수록 지혜로워진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나이가 들수록 경험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혜는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른 뒤에야 비로소 체득되기 때문이다.

 

[10] 성인발달연구에서는 지혜를 측정하는 한 방법으로 워싱턴 대학교의 제인 뢰빙거가 개발한 필답식 문장완성검사 SCT를 도입해보았다.

이 검사에서 응답자는 제시된 문장을 완성해야 한다. 그 검사를 통해 대인관계, 정서적 상태, 도덕적 성숙 등은 평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하버드 출신자들의 경우, 문장완성검사가 곧 방어 기제의 성숙도와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다. 더 중요한 것은 문장완성검사에서 높은 점수가 성공적인 노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와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통해 글과 말만으로는 사람들의 미래를 정확하게 예견할 수 없다.

지혜의 발달에 대해 전향적 연구를 시도해던 라베나 헬슨과 폴 윙크도 똑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11] 그들 역시 필답검사를 통해 지혜를 측정했다. 그들은 27세에서 52세 사이에 꾸준히 지혜가 늘어난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그들이 시행한 필답검사 결과 역시 실제 일이나 사랑에서의 성공과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우리는 방어기제의 성숙도를 통해 지혜를 가늠해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방어기제는 연구 대상자들의 말이아니라 행동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12] 하버드 대학교의 저명한 철학교수 로버트 노작은 지혜의 개념을 가장 보편적인 의미로 정의 내리기를, “잘살고 잘 대처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하버드 집단의 한 연구 대상자 역시 그 교수와 비슷한 맥락에서 지혜를 정의했다. 다시 말해 지혜와 성숙한 방어기제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다. 우리 성인발달연구에 근거해 보면, 방어기제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성숙되었다. 그러므로 지혜도 나이가 들수록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행복의 조건_8장

CHAPTER 8_삶을 즐기는 놀이와 창조의 비밀

 

 

사람들은 은퇴를 실제보다 더 심각한 삶의 문제로 받아들인다. 예를들어, 한 설물조사에서 인생사 중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 34가지를 견디기 힘든 순서대로 나열해보라고 한 결과, 은퇴는 겨우 28번째를 차지했다.

[1] 또 다른 연구 결과에서는 은퇴가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는 31가지 사건 가운데 31번째였다.

[2] 한편 어떤 연구에서는 은퇴를 하고 나면 운동할 여유가 생겨 오히려 스트레스가 줄어들며, 그 결과 우울증이나 흡연, 알코올 섭취량이 줄어든다고 밝히기도 했다.

성인발달 연구에 참가한 사람들의 경우, 60세에 인생의 여러 요소 중 일을 가장 좋아한 사람들은 75세에 이르러 자기 삶에서 은퇴한 것을 가장 좋아했다. 다시말해, 일을 좋아한 사람들은 은퇴도 즐겁게 맞이했다.

은퇴가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는 네 가지 정도다.

첫째,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갑작스럽게 퇴직하게 되었을 때, 둘째는 봉급 이외에 따로 수입이 나올 곳이 없을때다. 셋째는 가정에서 행복을 찾지 못하고 일터를 도피처로 삼았던 경우다. 넷째는 건강이 악화되어 본의 아니게 퇴직한 경우다. 그러나 이때 퇴직은 스트레스를 유발시키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 뿐이며, 이런 경우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은퇴가 심각한 삶의 문제로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나의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3] 객관적인 자료들을 살펴봐도 은퇴가 건강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4] 실제로 은퇴해서 건강이 더 나빠졌다는 대다수 사람들을 향해 은퇴하고 나서 오히려 건강상태가 좋아졌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4명 있었다.1

[5] 은퇴 뒤에 오히려 더 건강해졌다고 느끼는 사람은 더 이상 업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므로 마음이 편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역으로 은퇴 뒤 건강이 더 나빠졌다고 느끼는 사람은 전부터 병을 앓아왔거나 악화되어 퇴직할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일 수도 있다.

[6] 실제로 전체 퇴직자 중에 25퍼센트 정도는 질병이나 신체적 무능 때문에 퇴직을 당한 경우였다.

은퇴는 성인의 발달과정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라고 볼 수 있다. 일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은퇴를 맞이할 수 있다면 그 역시 축복할 만한 일이다.

 

은퇴가 심각한 인생 문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은퇴와 연관된 문제들이 점점 더 중요해진다는 것은 가볍게 지나칠 수 없는 사실이다.

[7] 육체노동의 강도가 높았던 1796, 미국의 작가이자 국제적 혁명이론가인 토머스 페인은 노동자들이 50세부터 연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8] 1890년의 통계를 살펴보면, 70세를 넘긴 미국인 중 70퍼센트가 여전이 노동인구에 포함되어있었다. 1920년의 경우, 살아있는 모든 하버드 졸업생 중 은퇴한 사람은 겨우 1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나 노동생산성과 사회보장제도가 발달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1970년에는 65세 된 성인 남성 중 50퍼센트만이 노동인구에 포함되었고, 1986년에는 이 비율이 31퍼센트까지 낮아졌다.

[9] 그리고 2000년을 기준으로 살아 있는 모든 하버드 졸업생 중에서 은퇴한 사람은 15퍼센트를 차지한다.

이너시티 집단의 은퇴시기가 하버드 집단에 비해 평균 5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주요 원인은 건강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건강이 나빠져서 퇴직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두 집단 모두 조기에 은퇴했다고 해서 성공적인 노화에 이르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다시 말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삶을 살아온 사람이나 불행하고 병약하게 살아온 사람이나 조기 은퇴한 비율은 비슷했다.

한 세기가 지나는 사이, 은퇴 후 사망하기 까지의 기간이 평균 3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났다. 그 기간을 건설적으로 보내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먼저 자기 스스로 은퇴를 선택해야한다. 일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이라면 계속 일할 수 있어야 한다.

 

보람있게 은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활동으로 다음 네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부모님이나 삶의 동반자가 사망한 뒤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처럼, 은퇴한 사람들에게는 직장 동료들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적 만남이 필요하다

둘째, 놀이 활동이다. 놀이를 하다 보면 자만심은 버리되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은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다. 덤으로 재미까지 누릴 수 있다

셋째,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 창조성을 위해서는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넷째, 은퇴 뒤에도 평생 공부를 계속해 나가야 한다. 이를 통해 성숙한 삶의 결실을 얻는 동시에 천진난만한 호기심을 되살릴 수 있다.

 

 

1.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만들라

 

 

2. CASE STUDY: 메리 엘더 터먼 여성 집단

새로운 관계로써 은퇴 후의 삶을 충만케 하다

 

은퇴 후 가장 먼저 해야하는 것이 바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일이다. 메리 엘더는 그 일을 아주 훌륭하게 해냈다. 그녀는 슬프고 우울한 생각을 떨쳐버리기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해왔다.

처음 면담을 시작할 때, 엘더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것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그녀의 얘기를 들어보니 그녀 주변에는 여러 활동을 통해 마음을 터놓고 만나는 사람들이 많았다. 메리 엘더가 사용하는 게으르다라는 말은 사전에 나오는 의미와 전혀 다른 뜻을 가지고 있었다. 엘더는 게으르다라는 말을 배우고 놀고 창조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를 화롱으로 정의하고 있는게 틀림없었다.

 

 

3. 놀이활동을 즐겨라

 

은퇴하고 나서 두 번째 임무는 자만심은 버리되 자존심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놀이는 창조 활동과 비슷한 점이 있긴 하지만, 창조 활동처럼 뚜렷한 목적이 있는 활동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성인들은 놀이와 일이 별개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노인들이 하는 놀이 활동이 하찮게 여겨질 때가 많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세월과 함께 변해 가게 마련이며, 자신의 나이를 당당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10] 프로이트는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놀이를 그만두게 되며, 놀이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포기해 버리는 것처럼 보인다.” 라고 썻다.

직업을 가진 성인이라면 냉철한 태도로 일하는 것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린아이나 은퇴한 노인이라면 즐겁게 놀이를 즐기는 것이 더 잘 어울리고 자연스럽다.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직장에 다니고자 한다면, 자신의 현재 능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은퇴 이후의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충만하게 사는 일이다. 놀이 활동을 통해, 그게 아니면 보수는 적지만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충만하게 살 수 있다.

 

 

4. CASE STUDY: 프랜시스 플레이어 & 새미 그림 이너시티 집단

놀이 활동의 차이는 곧 행복과 건강의 차이다

 

이너시티 출신인 둘은 놀이 활동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두 사람 모두 평탄한 유년기를 보내지 못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플레이어의 유년기가 더 불우했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두 사람의 유년기와 그 뒤의 삶에는 뚜렷한 차이점이 하나 있었다.

프랜시스 플레이어는 전문 기술을 익혔다. 덕분에 그는 하층 생활에서 벗어나 중상층으로 뛰어올랐다. 대학에도 진학했으며 중년에는 매우 성숙한 방어기제를 갖출 수 있었다. 그는 56세가 되자 더 이상 미련을 버리고 자기가 계획했던 대로 은퇴했다. 그는 은퇴 뒤에도 보람있는 시간을 보냈다. 은퇴 후 10년이 지난 뒤에도 건강 상태가 매우 양호했으며, 당연히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새미 그림은 젊은 시절 별다른 기술을 익히지 못했고, 은퇴하기를 꺼렸다. 그는 퇴직 전 모든 시간을 일에 바쳤다. 그는 사교 생활을 즐기지도 않았고 특별한 취미도 없었으며, 휴가를 제대로 보내본 적이 없다. 당연히 그의 은퇴 생활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은퇴 생활을 싫어했다. 그의 퇴직 사유는 바로 건강 악화였으며, 객관적인 상태로 보더라도 신체적 무능 상태에 이른 지경이었다.

 

 

5. CASE STUDY: 프랭크 라이트 하버드 졸업생 집단

삶의 구석구석을 놀이로 변화시키는 열정적 인생

 

프랭크 라이트 역시 인생을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 잘 아는 사람이었다. 라이트는 어린 나이에 누이, 어머니까지 잃었지만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슬픔을 잘 극복해냈다. 그는 대학 풍자지 <하버드 램푼>에서 활동하던 시절, 라이트는 일과 놀이를 조화시키는 방법을 배웠다. 그는 사람들을 대할 때 그 사람들의 긍정적인 측면을 볼 줄 알았으며, 저마다의 개성을 존중할 줄 알았다.

라이트의 건강상태는 매우 양호한 수준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병이라고는 모르고 살아왔다. 79세가 되어서도 특별이 따로 먹는 약도 없었다. 물론 나이는 속일 수가 없었다. 그는 감기 치료마저도 즐거운 놀이로 변화시킬 줄 알았다.

 

 

6. 창조성을 발휘할 기회를 찾아라

 

놀이와 마찬가지로 창조성도 노년에 이른 사람들에게 젊음을 가져다준다. 놀이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창조성이 승화와 좀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승화와 창조성은 가슴 깊은 곳에서 본능적으로 우러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놀이는 어디까지나 의식 안에서만 존재하며, 창조성이 지니는 깊이를 따라갈 수 없다. 창조성과 재능이 성공적인 노화에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노년을 더 풍요롭게 하는 것만은 틀림없다.

 

노년에 이르면 창조성이 약화되는가? 노년의 창조적인 성과물과 명성은 과거에 쌓아둔 업적의 후광을 업고 빛을 발할 수 있다. 다른 한편, 노년에 이르면 뇌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다. 이 둘을 각각 후광효과코르크에 빗대어 설명할 수 있다. 피카소의 만년 작품들 중에는 어린아이의 장난처럼 조잡해 보이는 작품들이 많지만 그런 작품들도 피카소라는 서명이 붙으면 뭔가 달라 보이는게 사실이다. 창조성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아인슈타인과 피카소가 한창 젊은 시절에 그들 생애에서 가장 훌륭한 성과물들을 내놓았을 당시에는 그 천재성을 제대로 인정해주는 사람이 드물었다. 한편 명품 와인이더라도 코르크마개가 헐거워진 상태로 보관되었다면 맛이 형편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유진 오닐이 55세 이후로 창조성이 떨어진 것은 55세가 넘은 사람은 희곡을 쓸 수 없어서가 아니다. 소포클레스가 그 증거다.

[11] 오닐은 오늘날까지도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뇌질환을 겪으면서 작가로서의 길을 접게 되었을 뿐이다.

뇌질환을 앓지 않으면서도 나이가 들면서 창조성을 포기하는 이들이있다. 창조성 대신 생산성을 택하는 경우다. 한때 번뜩이는 재능을 발휘하던 과학자들이 젊은 과학자 양성을 위해 실험실을 떠나 강단을 선택하곤 한다. 이들은 한창 일할 시기에 있는 젊은 연구자들이 새로운 성과를 세상에 내놓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나이에 따라 창조적 능력이 조금씩 변해가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유동성 지능이라고 하며 이는 특히 수하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편, 결정성 지능은 비교 구분하고 논리적으로 추론하는 능력과 어휘력 등을 말한다. 이는 60세까지 꾸준히 발전된다.

 

노년에 이르러서도 이르러서도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가?” 이 문제에 대한 내 대답은 당연하지. 모네는 76세 이후부터 수련을 그리기 시작했으며, 벤저민 프랭클린은 78세에 2초점 안경을 발명했다. ..

[12] 레만과

딘 키이스 시몬턴은 연령에 따른 창조성이라는 주제로 심도 깊게 연구를 했다. 두 사람은 대부분의 분야에서 창조성을 가장 풍부하게 발휘하는 시기가 35세에서 55세라는 동일한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나 시몬턴은 최근에 다음과 같은 결론을 제시했다.

[13] “60세와 70세에 이르더라도 20대 때와 똑같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 … 80세에도 속도가 조금 느리기는 하지만, 여전히 중요한 일들을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활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무시할 수 없다. 활동력은 20세부터 급속도로 저하되기 시작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인생도 마찬가지다. 여행이 다 끝나갈 무렵, 피로에 지쳐 발걸음은 점점 더 느려지겠지만 시작점에서 서있을 때보다는 목적지에 훨씬 더 가까이 다가가 있을 것이다.

 

심리학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젊은 시절 뛰어난 창조성을 발휘했던 수많은 70대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나누었다. 그는 창조성을 유지하는 것이 성공적인 노화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정확하게 설명해 주었다.

[14] 칙센트미하이는 그들의 관심사는 좀 더 폭넓은 문제로 심화되었다. 그들은 정치, 인류 복지, 환경, 때로는 우주의 미래에 대해서까지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썻다.

중년에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한 사람들은 노년에 이르러서도 정신사회적인 면이나 신체 활력 면에서 훌륭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버드 집단과 터먼 여성 집단 경우에도 창조성이 뛰어난 사람들이 더 만족스러운 노년을 맞이했으며 독특한점이라면, 터먼 집단 여성들이 하버드 집단의 남성들에 비해 행복하고 거낭한 노년에 이르는 비율이 두 배 더 높게 나왔다는 사실이다.

창조성이 뛰어난 남성과 여성은 생산적인 성취도 역시 높았다. 그러나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활동이 곧 다음 세대를 돌보는 활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피카소는 창조성이 뛰어나긴 했으나 지나칠 정도로 자기중심적일 때가 많았다.

[15] 하버드 출신 남성들에 비해 터먼 여성들은 나이가 들면서 더 창의력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정확하게 검증된 바 아니지만, 70세 전후로 남성들의 창의력은 점차 저하되는데 비해 여성들의 창의력은 꾸준히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16] 게다가 앞서 언급했듯이,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은 남성호르몬이 증가한다.

 

 

7. CASE STUDY: 존 보트라이트 하버드 졸업생 집단

꽉 막힌 공학도에서 예술과 놀이의 전문가로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들에게 자기만의 방과 독자적인 수입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듯이, 창조성을 위해서는 경제적인 여건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존 보트라이트는 열악한 환경을 딛고 마침내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았지만, 그 위치에 도달하기까지 몇십 년 동안 경제적 부담감 때문에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보트라이트는 메인 주에 있는 작은 예술 대학의 수학교수가 되었으나 47세에 벌써 은퇴할 생각을 품었다.

1975년에 다시 만난 보트라이트는 64세였고, 은퇴 뒤 일년 소득은 1만달러였다. 65세가 되자 그의 연금은 25천달러로 많아졌다. 그의 방어기제는 서서히 성숙되어갔다.

그에게 생긴 변화 중에 가장 두드러진 것이 바로 창조성을 발휘하게 된 것이었다. 그에게는 젊은이처럼 생동감과 활력이 넘쳤고, 면면에 창조성이 베어있었다. 그 덕분에 그에게 글쓰기는 일이 아니라 놀이가 되었다. 20년 전과 사뭇 다른 모습에 나는 그를 통해 또 한번 성인의 발달과 성숙이 이룬 놀라운 기적을 볼 수 있었다.

 

 

8. 평생토록 배워라

 

마지막으로, 은퇴 이후의 윤택한 노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교육이다. 배움을 통해 맛보는 즐거움은 노년의 심리적인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사물을 새롭게 인식하는 능력은 노년에 이른 이들에게 젊음을 선사해 준다.

 

 

9. CASE STUDY: 메리 파사노 비연구 대상자

– 89세 최고령으로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하다

 

평생 교육과 관련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로 메리 파사노를 들 수 있다. 그는 대상자는 아니었지만 어린시절 형편이 좋지 못했고 뛰어난 두뇌를 가졌으며 하버드 대학교 출신이라는 점에서 제 집단의 요건을 고루 갖춘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89세에 최고령으로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했다. 여기에 <하버드대학교 신문> 1997612일자에 실린 메리파사노의 졸업 연설을 인용해 보겠다.

인용 요약 몇 년 전 딸이 나 때문에 걱정을 했던 어느 날 밤이 기억납니다. — 늘 딸이 마중나와 기다렸는데, 그날은 아무리 기다려도 내가 오지 않더라는 것이었습니다. 딸은 수소문 끝에 과학관 옥상에서 망원경으로 별을 보고 있더라는 말을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나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잊은 채 새로운 내용에 정신이 팔려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몇 년 동안, 새로운 내용을 배울 때마다 그런 일들이 습관처럼 반복되곤 했습니다.

나는 비록 교육을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대학 졸업자들만큼 명석하다고 자부하고 있었고, 내게 맡겨진 일들도 잘 해내고 있다고 믿고 있었습닏. 그러나 거기서 만족할 수 없었어요. 나는 자신감 있게 사람들 앞에 나서고 싶었고, 사람들에게 존중받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여러분처럼 나도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지위나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든 세계를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힘을 지닐 수 있다고 믿었고, 그 믿음 덕분에 나는 75년 만에 내 꿈을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더라도 놀이에 참여하고 창조성을 발휘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면, 아침마다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일이 즐거울 것이다.

 

행복의 조건_7장

CHAPTER 7_두 번째 관문: 건강하게 나이 들기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것에는 사회적, 정서적 건강 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 장에서는 다른 장에 비해 객관적인 연구 자료들을 자주 소개할 것이며, 80대까지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자세히 다룰 것이다.

 

 

1.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은

 

사람은 제 나이에 비해 생물학적으로 젊은 수도 있고 늙을 수도 있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병이 들기도 하고, 생물학적 쇠퇴를 직접 몸으로 느끼게 된다. 그러나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고 늘 의욕적으로 생활하며 절친한 친구를 곁에 두고 정신건강을 유지한다면, 실제로는 병에 걸렸지만 아픔을 모르고 살아갈 수도 있다.

정신사회적 건강은 신체적 건강보다 측정하기가 더 어렵지만, 노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우울하거나 병에 거리지 않은 것을 두고 건강한 노화라고 할 수 있듯이, 삶에 만족하는 동시에활력이 넘치는 것도 역시 건강한 노화라 할 수 있다.

건강하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1] 1948년 세계보건기구(WHO) 창립자들은 건강이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행복한 상태를 말하며, 단순히 질병에 걸리지 않은 상태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정의했다.

노화 과정에서 각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 건강이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신체 건강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CASE STUDY: 알프레드 페인 하버드 졸업생 집단

스스로를 외면한 불행하고 병약한 삶의 표본

 

알프레드 페인이 지닌 최대 장정을 꼽자면 불평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기가 알코올 중독인지, 우울증을 앓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알프레드 페인은 범선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그가 태어난지 2주만에 어머니는 분만 후유증으로 세상을 뜨고 말았고 2살이 되던 해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 말았다.

고아가 된 페인은 여러 유모들의 품을 전전하다 할머니와 고모들 손에 자라났다. 할머니와 고모들은나이가 많은 데다 힘이 넘쳐나는 어린 남자아이를 돌보는 데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대학 시절 그는 쉽게 사랑에 빠지곤 했다. 그러나 페인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건 곧 자기를 돌봐줄 사람이 생겼다는 의미였다. 그는 몇 차례 결혼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인생에서 가장 불행했던 시절이 언제였냐는 질문에 그는 47세에는 한 살에서 열세살까지였다고 답했다. 그러나 70세가 된 페인에게 그 질문을 다시 던졋을 때 스무살에서 서른살 사이였다고 바꿧다. 그는 살면서 한번도 행복한 시기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나는 페인의 불행이 그가 불평할 줄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점점 더 커졌을지도 모른다고 본다.

이너시티 출신 연구 대상자들의 삶을 지켜보면서도 몇 번이고 절실하게 느끼는 바지만, 인간의 말년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경제적 빈곤이 아니라 사랑의 빈곤이다. 알프레드 페인은 처음 기대 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노년에 이르렀다. 치과 진료를 받을 형편이 된다 하더라도 본인이 치과에 가지 않는다면 즉 그가 아프다고 불평할 줄 모른다면 경제적으로 풍족한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 마찬가지로 사랑을 가슴 깊이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이라면, 곁에서 아무리 사랑을 쏟아봐야 소용이 없다. 페인이 노년에 이르렀을 때, 세 번째 아내는 곁에서 그를 지켜주고 사랑으로 감싸주었다. 그러나 페인은 그녀를 무시하고 함부로 대했다.

 

한편 연구 대상자들 중 101세가 된 한 노인은

[2] “나이가 들수록 가족간에 서로 친밀하게 지내는 것 이상 더 좋은게 어디 있겠소.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말이지. 나이가 들수록 돈보다는 곁에 함께 있어줄 사람이 필요해요라고 연구원에게 말했다.

 

 

3. CASE STUDY: 리처드 럭키 하버드 졸업생 집단

놀이와 창조로 불멸의 삶을 예약한 행복한 사람

 

리처드 럭키의 삶은 알프레드 페인과 전혀 딴판이었다. 페인과 달리 럭키의 가정은 평범하기 그지 없었다. 그는 언제나 자기관리가 철저했고 결혼생활도 행복했다. 페인과 달리 럭키는 재산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아내를 어떻게 이해하고 또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 잘 알았다.

내과 의사들의 소견만 참조하면 같은 70세 나이에 리처드 럭키의 신체건강 상태는 객관적으로 알프레드 페인의 상태보다 더 나빴다. 그러나 럭키는 실제로 병을 앓으면서도 결코 스스로 병자라고 느끼지 않았다. 70세를 넘기면서 페인은 죽음에 바짝 다가섰지만, 럭키의 건강은 오히려 조금씩 더 좋아졌다. 76세에 이르렀을 즈음, 리처드 럭키의 건강상태는 몰라보게 좋아졌다. 또 다른 결정적 차이점을 꼽자면, 페인과 달리 럭키에게는 오랫동안 꾸준히 사귀어온 친구들이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럭키는 담배르 피우지 않았고 술도 기분 좋을 정도로 적당히 즐기는 편이었다.

럭키는 늘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삶에 감사하며 살았다. 럭키는 다른 사람이 베푼 사랑을 소중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었다.

럭키의 아내는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잘 아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럭키가 고집을 부리며 까다롭게 행동할 때면 일단 한발 물러서서 양보했다. 그런 아내가 있었기에 럭키의 결혼생활이 더욱 행복할 수 있었다.

럭키는 남은 인생에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 가운데 하나로 다음을 꼽았다. “아버지가 나에게 보여주셨던 것처럼, 나도 내 가족에게 생을 아름답게 마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는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이미 영원히 남을 만한 많은 것들을 간직하고 있었다.

 

페인과 럭키, 두 사람의 인생에서 보았듯이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계급이 아니라 부모의 진정한 사랑과 보살핌이 노년의 경제 수준을 결정짓는 지표가 될 수도 있다.

 

 

4. 행복하고 건강한 삶, 불행하고 병약한 삶, 조기사망

 

건강한 노화란, 관점에 따라 또 문화적 차이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될 수 있다.

[3] 60세에서 80세 사이에 행복하고 건강한지, 불행하고 병약한지를 뚜렷하게 구분하기 위해, 건강 상태를 여섯 가지 방법으로 분류해서 살펴보자.

 

4-1. 신체 질환 유무에 따라(하버드 출신 75, 이너시티 출신 65세 기준)

 

연구팀은 하버드 출신자와 이너시티 출신자들을 대상으로 5년에 한번씩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1등급은 심각한 병을 앓지 않는 경우, 2등급은 병을 앓고 있으나 수명 단축이나 신체장애로까지 확대되지 않는 경우, 3등급은 치유가 불가능하고 생명에 위협이 되는 만성질활을 앓고 있는 경우, 4등급은 병이 점차 진행되고 있으며 수명이 단축 될수도 있고 결국 일상생활까지 불편해지겠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신체적 무능 상태라고 보기는 어려운 경우가 속한다.

 

4-2. 신체건강에 대한 주관적 평가에 따라(하버드 출신 75, 이너시티 출신 65세 기준)

 

신체건강은 다분히 주관적인 성격을 지니므로 그 평가 또한 쉽지 않다. 전문가가 심각한 무능 상태라고 분류하지 않았는데도 자기 스스로 신체적, 정신적 무능 상태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건강에 대해 명쾌하게 흑백을 가리기란 불가능하다.

신체건강에 대한 주관적 평가를 위해 연구대상자들에게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활동을 어떻게 하는지 물었다. 객관적으로 보면 신체적인 무능에는 사고력, 판단력과 같은 영역도 포함되어 있다. 뇌졸중이나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들은 사고력과 판단력을 상실한다. 이 병을 앓고 있는 대부분이 신체적 활동 능력까지 상실해버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때문에 사고력과 판단력까지 주관적 건강 평가에 포함시키지는 않았다.

 

4-3. 신체적 무능 상태의 지속 정도에 따라

 

79세까지 원기 왕성하게 생활하다가 80세 생일 일주일 전에 심장 발작을 일으킨 사람이라면 그의 건가을 어떻게 평가해야하는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관적 객관적인 신체적 무능 상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가?’라는 세 번째 항목을 추가해보았다.

하버드 집단 중에는 2002년 기준으로 80세가 안 된 이들도 있었다. 그 경우에는 75세 생일까지 행복한 삶을 유지해 온 사람에 한해서 80세에도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온 62명 중에서 75세에서 80세 사이에 사망한 사람은 단 한명 밖에 없었으며, 불행하고 병약한 삶을 살아온 40명 중에서는 그 기간 내 사망한 사람이 6명이나 되었다(알프레드 페인이 대표적). 비율로 따시면 열배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4-4. 객관적 정신건강에 따라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상태에서는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그리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건강한 노화의 네 번째 항목에 객관적 정신건강을 추가했다.(부록 G참조). 65세에 이른 하버드 졸업생이나 이너시티 출신자들의 건강상태는 대체로 양호했다. 그러나 정신건강면에서 살펴볼 때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온 이들은 거의 모두가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불행하고 병약한 삶을 살아온 이들 대다수는 최하위 4분의 1에 포함되는 실정이었다.

 

4-5. 사회적 유대관계를 기준으로

 

(먼저 부록 H를 살펴보라.) 사회적 유대관계는 건강한 노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훌륭한 사회적 유대관계라고 하면 아내, 자녀, 형제, 놀이 친구, 종교 모임, 사교 모임, 절친한 친구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4-6. 삶에 대한 주관적 만족도를 중심으로

 

삶의 즐거움이란 무엇인가? 매일 아침 눈을 뜨면서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경이와 행복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우리는 건강한 노화의 여섯 번째 요소로 삶에 대한 주관적 만족도를 추가했으며, 아래 여덟가지 항목으로 평가를 시도했다.

결혼

수입과 직결된 직업

자녀

친구, 사교활동

취미

단체 봉사활동

종교

여가, 운동

 

행복하고 건강한 삶으로 분류되려면, 2년마다 작성하는 설문지 중 최근 2회분에서 위의 여덟가지 중에서 두 가지 활동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답해야 했다(부록 1 참조). 간단하게 분류하면 행복하고 건강한 이들은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불행하고 병약한 이들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삶에 대한 만족도는 때로 매우 모호하다.

 

 

5. 건강한 삶의 세 갈래길

 

앞서 제시한 노화의 여섯가지 측면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하버드 졸업생과 이너시티 출신자의 불류 결과는 비율로 따져보면 거의 비슷했다. 그러나 잊지 말하야 할 것은 이너시티 출신자와 하버드 졸업생의 나이차가10년이나 난다는 사실이다.

 

 

6. 50세 이전의 삶으로 70대 이후의 삶을 예견하다

 

나는 전향적 연구 자료를 수집하면서 70대에 건강한 노년을 맞이하는지 아닌지를 50세 이전의 삶을 보고 예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더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 요인들을 얼마든지 미리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4] 10년 전, 노인학 연구의 대표적 인물인 폴 발테스는 기존의 노인학 연구가 아직은 건강한 노화를 예측하는 결정적 지표들을 발견하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5], [6], [7], [8], [9] 신체의 노화에 관해서는 10, 20년에 걸친 전향적 조사들이 계속 진행되어 왔다.

그 덕분에 노화 과정에 대한 이해가 한결 풍부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조사들은 50세를 넘긴 연구 대상자들에게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25년 남짓 동안만 지속될 뿐이었으며, 각 연구 대상자들이 50세 이전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없었다.

 

7. 건강한 삶과 직접적 연관서이 없는여섯 가지 변수

 

조상의 수명 : 과학자들은 인간의 전 생애를 연구 대상으로 삼기 어렵다는 한계 때문에 초파리를 대상으로 노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연구 결과, 초파리의 수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유전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선 첫 번째 변수로 조상의 수명을 살펴보았다. 놀랍게도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온 이들과 불행하고 병약한 삶을 살아온 이들 모두 이전 세대의 평균 수명이 거의 비슷했다. 그러므로 유전자가 인간의 수명을 좌우한다고는 보기 힘들다. 물론 특정 유전자가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켜 수명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수명을 연장시키는 유전자, 수명을 단축시키는 유전자들이 무수히 많으며, 결국 이전 세대로부터 받은 유전자의 영향을 서로 상쇄되어 평균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콜레스테롤 :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는 것 중에 콜레스테롤을 들 수 있다. 대중 잡지에 빠지지 않는 것이 콜레스테롤에 대한 경고 내용이다. 그러나 그런 잡지는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끼치는 흡연이나 알코올 중독에 대해서는 무관심해 보인다. 광고 수입만 줄어들게 뻔하기 때문이다. 50세 하버드 졸업생이나 이너시티 출신자들의 경우, 행복하고 건강한 사람이나 불행하고 병약한 사람, 심지어 조기사망자까지 콜레스테롤 수치는 별 차이가 없었다.

[10] 이는 더 폭넓고 심도 깊은 여러 연구들을 통해서도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스트레스 : 스트레스는 신체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50세 이전에 스트레스로 인해 생겨난 신체적 질병들은 75세의 신체건강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예외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몇십년이 지나면 심신상관 질병들은 말끔하게 치유되었다.

 

부모의 특성 : 부모는 자녀들에게 유전자를 물려주고 사랑을 쏟고 경제적으로 뒷받침해주며, 때로는 자녀를 통해 자신이 못다 이룬 꿈들을 실현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어떤 부모를 만나는가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운명이다. 놀라운 사실른 10대나 20대에 중요하게 여겨지던 여러 변수들, 이를테면 부모의 사회적 신분, 부모의 안정된 결혼생활 등이 70세 이후의 삶에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하버드 졸업생은 물론 이너시티 출신자들의 삶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유년기의 성격 : 어려서 수줍음이 많고 매사 걱정이 많은 성격은 10, 20대의 신체건강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이 경우도 70세 이후가 되면 어린 시절의 성격이 그다지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

 

사회적 유대관계

[11], [12] 하버드 졸업생들은 대학생활을 통해 일찍부터 훌륭하게 정신사회적 경험을 쌓아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건강한 노년을 맞이한 것은 아니었다. 이 연구를 통해 배운 소중한 교훈이 있다면, 누구든 오랫동안 살다 보면 건강한 노화에 걸림돌이 되는 여러 위험요소들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콜레스테를 수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기가 있고, 그럴 필요가 없는 시기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8. 건강한 노년을 부르는 일곱 가지 요소

 

 

   

하버드 졸업생의 경우, 건강한 노화를 예측하는 요소로 여섯가지를 들 수 있다. 페인과 럭키의 삶을 통해 여실하게 입증된 여섯 가지 요소를 <도표 1>에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보았다. 이에 덧붙여 일곱 번째 요소로 교육을 꼽을 수 있는데, 교육년수는 이너시티 출신과 터먼 여성 집단의 노화에서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

[13] 하버드 집단의 경우에는 교육년수가 엇비슷하므로, 마지막 두 집단에 대해서만 교육년수를 비교해보았다.

 

비흡연 또는 젊은 시절에 담배를 끊음 : 두 남성 집단의 경우 50세 이전에 담배를 많이 피웠는지 여부는 건강한 신체적 노화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45세 이전에 담배를 끊었다면 20년 동안 하루 한갑 정도 담배를 피웠던 경우라 하더라도 70세나 80세에까지 심각한 영향으 끼치니는 않았다.

 

적응적 방어기제(성숙한 방어기제) : 세 집단 모두에게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을 약속하는 가장 강력한 요소는 바로 적응적 방어기제였다. 일상 생활에서 성숙한 방어기제라고 하면 소소하게 불쾌한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심각한 상황으로 몰라가는 일 없이 긍정적으로 전활할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다. 성숙한 방어기제들이 객관적인 신체건강까지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숙한 방어기제를 통해 주관적으로 신체적 무능 상태라고 느끼는 것인이 실제 객관적으로 무능한 상태인지를 구분할 수는 있다. <도표1>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50때 사회활동의 폭은 정서적인 성숙을 촉진하는 것은 물론 노년에도 정신사회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이끄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알코올 중독 없음 세 번째 로 중요한 요인은 알코올 중독에 빠진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알코올 중독은 노년의 정신 사회적 건강은 물론 신체건강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다.

[14] 메사추세츠 주의 프레이밍햄 연구

[15] 캘리포니아 주의 앨러미다 카운티 연구

가 장기적으로 건강에 대해 연구해오긴 했지만, 그 연구에서는 알코올 중독이 아니라 알코올 소비량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반드시 비만이 되는 것이 아니듯 알코올 소비량이 곧 알코올 중독을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엇다.

[16] 전향적 연구를 통해 본 결과, 알코올 중독은 과중한 스트레스

로 인한 결과라기 보다는 오히려

[17] 그 자체가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18] 또한 알코올 중독은 자살, 살인, , 심장질환, 면역체계 약화를 유발하므로,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사망률이 간경변이나 자동차 사고로 인한 사망률보다 높다고 볼 수 있다.

     

 

 

<도표 2>에서 나타나 있듯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점
에서 볼 때
, 비흡연자가 알코올 중독에 빠지는 것은 담배를 많이 피우면서 사교를 위해 적당히 음주를 즐기는 경우와 다를 바가 없다.

  

 

 

<도표 3>에서와 같이, 이너시티 출신의 경우에도 하버드 졸업생들과 마찬가지로 비흡연, 적응적 방어기체, 알코올 중독 없음이라는 처음 세가지 요소가 성공적인 노화에 주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맞은 체중, 안정적인 결혼생활, 운동 : <도표1><도표3>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세가지, 즉 알맞은 체중, 안정적인 결혼생활, 규칙적인 운동 역시 건강한 노화를 위해 중요한 요소들이다. 비만은 담배를 피우는 것 만큼이나 신체건강에 나쁜 영향으 끼친다. 행복한 결혼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은 신체건강은 물론 정신사회적 건강까지 좋은 영향을 끼친다.

 

교육년구 : 이너시티 출신자의 경우, 교육 년수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교육년수가 단순히 사회적 계급이나 지적 능력만을 반영하는 것 같지만, 교육년수가 건강한 노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사실 사회적 계급이나 지적능력 같은 요소 때문이 아니다. 노년의 신체건강에 영향으 끼치는 교육의 요소는 아이큐나 유년 시절 가정의 소득이 아니라 자기관리와 인내심이다.

<도표 3>에서 나타나듯 50세 이전 이너시티 출신들의 알코올 중독이나 흡연율은 하버드 졸업생에 비해 거의 두배였으며, 비만율을 세 배였다.

교육이 사회적 계급이나 지적 능력과 관계없이 건강한 노화를 예측할 수 있는 요소라는 근거는 여럿 있다. 사실 70세 이너시티 출신자들의 신체건강은 80세에 이른 하버드 졸업생들의 상태만큼이나 나빳다.

[19] 하지만 놀랍게도 대학 교육을 받은’ 70세 이너시티 출신자들의 건강은 같은 70세 하버드 졸업생들의 건강상태와 다를 바 없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아직 분명하게 밝혀진 바 없으나 건강과 교육의 연관성에 대해 두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첫째, 어느 정도 앞일을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가능한 한 교육을 많이 받고 싶어하며 자기관리에 충실하다. 둘째, 사람들은 교육을 받음으로써 자기 삶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개인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를 한결 수월하게 이해할 것이다.

 

두 남성집단과 달리 터먼 여성의 건강기록은 체계적으로 수집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너시티 출신들의 건강한 노화에 도움이 되었던 요소들이 터먼 여성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9. 50세 이후, 운명은 스스로가 결정한다

 

<도표 1, 3>에서 살펴본 여섯가지 변수들 역시 건강한 노화를 예측하는 각기 독립된 지표들일 뿐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여기서 독립적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다른 다섯가지 요소들을 통계의 근거로 삼는다 하더라도, 특정 하가지 변수만으로도 얼마든지 건강한 노화를 예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록 J 참조)

우리는 대부분 적어도 50세 이전까지는 체중, 운동, 담배, 알코올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열심히 노력하고 꾸준히 치료를 받는다면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얼마든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하고 부적절한 방어기제를 줄여나갈 수 있다. 활기차고 건강한 노년은 뜻밖의 행운이나 유전자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이다.

 

 

10. 피할 수 없는 쇠퇴, 그리고 다행스러운 소식

 

80세까지 살 수 있다 하더라도, 그때까지 정상적인노화를 거치며 살아갈 수 있을지 염려될 것이다. 남자의 경우 20세붙 성교 능력이 쇠퇴하기 시작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노년이 되면 누구나 성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걱정한다.

[20] 그러나 시몬 드 보부아르는 88세 노인이 90세 아내와 일주일에 네 번 이상 성관계를 가진다는 얘기를 전하면서 희망을 선사한다.

신체가 쇠약해지면서 정신마저도 놓아버리는게 아닌가 걱정하기도 한다. 건강한 70대와 90대 노인에 대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정상적인 뇌세포 감소량은 우리가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적으며, 뇌세포가 감소하더라도 그 양은 어디까지나 가지치기 정도라고 한다.

오래된 뇌를 가지고 있는 것은 오래된 차를 소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오래된 차들이 덜거덕 거리고 폐차 지경에 이르는 이유는 수명이 오래되어서가 아니라 사고나 관리 소홀 때문이다. 인간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의 노쇠 역시 사고나 질병 때문인 경우가 많다.

모든 일이 스무살 때와 똑같지는 않겠지만, 테니스 시합에서 노려한 65세가 거드름을 피우는 30세에게 이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

[21] 파블로 카잘스가 91세가 되어서도 날마다 꾸준히 첼로를 연습하자 한 제자가 물었다. “선생님은 왜 계속 연습을 하시는 겁니까?” 이 물음에 카잘스는 요즘도 조금씩 실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라네라고 답했다.

 

 

11. 사회적 유대관계는 삶을 어떻게 바꿔주는가?

 

훌륭한 사회적 유대관계가 건강한 노화를 불러오는가, 아니면 건강한 노화가 사회적 유대관계를 발전시키는가? 아마 대부분의 평자들은 전자를 택할 것이다. 그러나 앞에 살펴보았듯이 이 둘은 밀접한 관계지만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의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해온 사람 수는 불행하고 병약한 사람들보다 행복하고 건강한 사람들 가운데 여섯 배나 많았다. 알프레드 페인은 어린 시절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성인이된 뒤에도 자기 관리에 허술한 것인가, 아니면 페인의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친구들이나 가족, 자녀들과 사이가 멀어졌는가? 도대체 무엇이 원인이고 결과인가? <도표 4>에는 두가지 설명 모두가 옳다고 말한다.

<도표 4>에서 좋은 습관이라고 하면, 50세 이전에 담배를 끊고 술을 절제해서 마시는 것을 의미한다. 하버드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나타낸 <도표 4>에서 훌륭한 사회적 유대관계와 좋은 습관을 지닌 사람들 중 4분의 375세에도 여전히 건강했다. 그러나 50세 이전에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대부분 75세에 신체적 무능 상태이거나 그 전에 사망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과거 나쁜 습관을 가졌지만 현재 폭넓은 사회적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건강이 과거에 나쁜 습관을 가져본 적이 없지만 현재 사회적 유대관계가 좋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나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양호한 신체건강을 예측하는 방어요소들이 훌륭한 사회적 유대관계를 예견하는 데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논의를 발전시켜 보자.

[22]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과 비교해 볼 때, 이혼한 이들이 사고로 사망한 확률이 네 배 이상, 간경변으로 사망한 확률은 여섯 배인데 비해, 백혈병으로 사망한 확률은 1.2배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정리해 얘기하면, 이혼한 이들은 이혼을 불러일으켰던 바로 그 요인들로 말미암아 악화된 질병 때문에 유독 사망률이 높았다.

그렇다면 알코올 중독의 원인은 무엇인가?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술은 우울증을 더 악화시킨다.

[23] 최근 연구들을 통해 알수 있듯이, 알코올 중독의 병인은 환경보다는 유전과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24] 알코올 중독 유전자를 타고난 사람은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다 하더라도 알코올 중독에 빠지기 쉬운 반면, 알코올 중독에 빠진 계부 때문에 불행한 유년기를 보낸 사람은 알코올 중독에 빠지는 일이 거의 없다.

즉 알코올 중독은 성공적인 노화를 가로막는 주요 원인이지만, 이를 인식하는 사람은 드물다. 알코올 중독은 주요 원인으로 본다고 해서 사회적 유대관계를 부차적인 요인으로 치부해버리려는 것은 아니다.

 

행복의 조건_6장

CHAPTER 6_

통합의 시간: 죽음이여, 으스대지 마라

 

 

에릭 에릭슨이 여섯 번째로 제시한 삶의 과업이 바로 통합이다. 통합은 인생의 마지막 나날을 잘 마무리짓기 위해 꼭 필요한 과업이다. 궁극적인 의미에서 성공적인 노화는 삶의 쇠퇴 과정까지 훌륭하게 관리해 냄으로써 성취할 수 있다.

암과 심장병을 함께 앓다 세상을 떠난 저명한 언론가 고 마빈 배럿은 78세에 노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썻다

[1] 노년은 끝없이 아득하게 펼쳐진 평원에 서있는 것과 같다. 눈 앞에 보이는 거라고는 아무엇고 없고, 걸어온 발자취마저 사라져버렸다. 그저 그곳에 할 말을 잃고 놀란 채로 서 있을 뿐이다. 스무 살 이후로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그 막막함과 공포에 질린 채로 말이다.

맬컴 카울리는 <여든에서 바라본 세상>에서 그 텅 빈 풍경을 채워넣어보려고 시도했다.

[2] 노년에는,

약상자 속에 약병 수가 점점 더 늘어난다.

손에서 발까지 거리가 점점 더 멀어진다.

오후가 되면 어김없이 낮잠을 잔다.

뼈마디가 쑤시소 아프다.

밤 운전은 더 이상 엄두도 못 낸다.

신발을 짝짝이로 신는다.

 

카울리의 우울한 관점과 달리 배우이자 주부, 작가, 심리상담가였던 그의 아내 플로리다 스콧 맥스웰은 노년에 대해 매우 다른 입장을 취했다. 그녀는 83세에 <내 인생의 척도>라는 저서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3] “노년은 매우 강렬하고 다양한 경험들로 가득 차 있다. 노년은 기나긴 패배인 동시에 승리다. 나의 70대는 매우 즐겁고 평화로웠으며, 80대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나의 열정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강렬해진다.

 

통합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해서 그 이전 삶의 모든 과업들까지 완벽하게 성위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이전에 이루어놓았던 과업들이 통합의 임무를 성취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만은 사실이다. 긍정적인 노화를 위해서는 늘 변화와 질병, 불안정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그저 신체적인 쇠퇴를 피한다고 해서 행복한 노년을 맞이하는 것은 아니다.

 

 

1. CASE STUDY 엘렌 켈러 터면 여성 집단

아낌없이베풀었기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다

 

폐기종 말기에 이른 켈러는 지난 10년 동안 일년에 한 번씩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엘렌 켈러는 아침 10시가 넘어서야 잠에 깨어나며 오후 5시면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아직 손수 통조림통을 딸 수 있고 사과 소스를 만들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중 교통을 이용하거나 계단을 오르거나 이부자리 펴는 일을 힘에 부친다고 gTek. 그러나 무엇보다 속상한 것은, 자기 몸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엘렌 켈러는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낸 경험이 많았다. 켈러는 어머니의 임종을 곁에서 지켜보았다고 했다. 남편의 죽음은 그보다 훨씬 더 두려웠다. 남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 한동안 정신과 상담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켈러는 호스피스 활동을 통해 상실감과 슬픔을 극복했을 뿐 아니라 환자들이 슬픔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왔으며, 죽음을 앞둔 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꼐 보냈다. 켈러는 후손들에게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이상적인이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켈러는 어느 절대자의 힘이 우주를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교회에 발을 들여놓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면 삶에 대해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솔직히 말하면 나도 그 원천이 무엇인지 모른다. 마크 스톤 교수의 금욕주의가 그랬듯이, 켈러의 감사하는 마음과 의상, 성숙한 방어기제가 어디서 왔는지는 여전히 불가사의로 남아 있다.

켈러는 요즘 더 자기 반성에 깊이 천착하고 걱정이 많아졌다. 그러나 죽음에 대해서 그랬던 것처럼, 켈러는 늘 침착하게 자기 감정 상태를 다스릴 줄 알았다.

비록 죽음을 기다리는 처지지만, 엘렌 켈러의 영국풍 보금자리에서는 행복이 은은하게 베어나왔다. 켈리는 아직도 자기가 받은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세상을 향해 아낌없이 베풀고 있었으며, 결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2. CASE STUDY 헨리 에머슨 하버드 졸업생 집단

마지막 순간까지 미래를 주시하던 열정적 활동파

 

죽음에 가까워지면 짐도 가벼워진다. 노화가 진행되면 몸도 조금씩 쇠퇴를 느끼게 된다. 성적 욕망도 사라져 점점 금욕적으로 된다. 욕망을 포기할 수 밖에 없어서가 아니라, 점점 더 느긋하고 관대해지므로 그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통합의 의무를 완수할 때 꼭 필요한 요소다. 그러므로 삶의 마지막 장은 노숙자들의 숙소 같은 이미지라기보다는, 위엄있는 수도사의 거처나 헨리 에머슨의 개인 사무실 같은 이미지일 것이다.

에머슨의 사무실만 봐서는 그가 직장을 그만 두었다는게 믿어지지 않았다. 에머슨은 친근하게 말을 건넸지만, 면담 분위기는 여느때와는 전혀 달랐다. 그는 마치 대기업 사장처럼 행동했고 우리는 사업차 방문한 사람들 같았다. 그러나 에머슨은 백혈병 때문에 서서히 죽어가는 처지였다.

에머슨은 30년 동안 줄곧 자기 일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곤 했다. 그러나 그의 불평은 단순한 불만이라기보다는 끊임없이 더 크게 성취하고픈 욕망에서 나온 것이었다. 에머슨은 일을 사랑했지만 지는 것은 싫어했다.

에머슨의 능력은 노년에 이르자 진가를 발휘했다. 관절염으로 통증에 시달리고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에머슨처럼 기쁨과 호기심, 유머감각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에머슨이 박물관 기금 조성 대회에서 받은 상과 함께 항해 대회에서 참가해서 받은 상들은 모두 백혈병이라는 치명적인 병마와 싸우면서 거둔 값진 성과였다. 에머슨은 늘 다른 사람을 위해 성공을 거두었고, 그 기쁨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었다.

그는 은퇴후 가장 좋은 점으로 무슨 일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는것이라고 했으며 나빠진 점으로 책임감이 없어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건강이었다.

76세가 된 에머슨은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정신적 위안을 찾았다. 백혈병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고 집에 매여있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사랑의 씨앗을 세상에 뿌릴 수 있다.

에머슨의 아내는 시내에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는 등 지금까지도 정력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반면 에머슨은 집에 머물면서 안팎으로 살림을 돌보았다. 에머슨이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던 시절에는 아내가 비서 역할을 했다. 그들은 늘 손발이 척척 맞는 한 팀이었다. 이처럼 부부가 유연한 태도로 서로의 입장을 바꿔보는 것도 성공적인 노화에 큰 도움이 된다.

자녀들에게 무엇을 배웟는지 묻자, 에머슨은 톰에게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협조를 구하는 태도를 배웠다고 했다. 그는 혼자 책임지려는 성격 때문에 오히려 관리자로 성공하지 못했다고 여겼다. 막내딸 바버라에게서는 긍정적인 태도를 배웠다. 에머슨은 25년전보다 병이 훨씬 악화된 상태지만, 그때보다 훨씬 더 긍정적인 태도로 면담에 임했다.

에머슨은 노화라는 주제에 대해 흥미로운 태도를 보여주었다. 나이드는 것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으며 6개월 마다 뭔가 중요한 성과물들을 창조해내고 싶어 했다. 헨리 에머슨은 노년의 창조적 잠재력을 바라보았으며, 삶의 의미를 너무나도 훌륭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에 대해 고통스러워 보일 정도로 깊은 연민을 가지고 있었다. 아직 자신의 과거 모습을 그대로 온전하게 인정하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에머슨은 괜한 걱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의 걱정은 늘 중요한 존재론적 문제와 연관되어 있었다.

 

 

3. CASE STUDY: 에릭 캐리 하버드 졸업생 집단

잘 사는 것은 오래 사는 게 아니라 잘 늙는 것이다.

 

하버드 졸업생인 에릭 캐리 박사는 인생의 대부분을 하반신 마비 상태로 살았다. 캐리는 비록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지만, 아주 다복하고 사랑이 충만한 가정에서 삶을 시작했다. 캐리는 모진 좌절의 순간에도 늘 공사를 막론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유연하게 대처해 나갔다. 리어왕처럼 자기중심주의에 빠져 시달리지도 않았다. 캐리의 삶에서 우리는 최대한 오래 사는 게 아니라 잘사는것이 바로 성공적으로 나이 드는 것임을 여실히 깨달았다.

의과대학생이던 20대 시절부터 캐리는 자기 철학이 확고했다. “내가 겪는 고통이 아무리 심하다 해도, 세상에는 나보다 더 큰 고통을 이겨내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리고 그 고통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본질적으로 자기 안에 있어요.” 캐리는 엘렌 켈러나 헨리 에머슨이 생의 마지막에 가서야 깨달았던 것을 스물여섯이라는 나이에 벌써 알고 있었다.

캐리박사는 서른세 살이 되어 반년 동안 하고 있던 호흡 보조장치를 떼어냈지만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훌륭한 사회사업가의 자제인 캐리는 사회에 보탬이 되는 훌륭한 인재가 되겠다는 꿈을 접지 않았다. 57세에 이르자 캐리 박사는 25년 동안 진행된 근육 마비로 폐기능이 망가져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최든 5년이 자기 생에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연구원에게 말했다. 캐리는 대를 이어 물려줄 유산이 있다면 되도록 죽은 뒤가 아니라 죽기 전에 물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뿐만하니라 캐리는 죽음의 순간에 이르러서도 스러져가는 자기 삶에서 새로운 성취감을 발견해 낼 줄 알았다.

캐리 교수는 일생을 바쳐 소아과학에 헌신했고 이를 기리기 위해 그 이름을 딴 연구 기금이 조성되었다. 캐리는 평생 아내와 자녀들, 동료와 환자들에게서 사랑을 받았다. 우리가 후대에 전하는 유산이란 한낱 유언장 조각으로 머무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삶에 바친 노력과 희망 속에 남는 것이다.

 

고통스러운 생의 마지막 나날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

[4] “젊은은 아름답지만, 노년은 찬란하다. 젊은이는 불을 보지만, 나이든 사람은 그 불길 속에서 빛을 본다고 했던 빅토르 위고의 낙관적 전망에서 위안을 찾아야 하는가?

아니면 노년은 망각일 뿐이며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셰익스피어의 비관론을 인정해야 하는가?

이러한 대립적 관점을 해소하려면, 실제 생의 마지막 순간을 포착한 사람들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한스 진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성인발달연구의 대상은 아니었지만, 누구보다 훌륭하게 통합의 임무를 정의했던 인물이다. 진서는 <쥐와 이의 역사>의 저자이자 공중위생학 분야의 선구자였고, 전염병 퇴치를 위해 혼신을 바친 하버드대학교 교수였다.

리어왕과 달리 한스 진서는 비난받을 행동을 하지 않았다. 노화 과정에서 역경에 부딪히더라도 그는 결코 신을 책망하거나 건강을 탓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고 책임을 다했으며, 그 덕분에 겸허한 마음으로 삶에 감사할 수 있었다.

병에 걸리자 R.S.(진서가 자신을 객관화해 묘사한 인물)는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를 미리 받은 것에 오히려 감사했다. 그와 같은 심정이 그가 남긴 마지막 시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5] 죽음은 먹이를 덮치는 맹수처럼 그렇게

부지불식간에 다가오지는 않았다.

친절하게도 미리 죽음의 순간을 준비할 수 있도록,

죽기 전에 남은 이들을 위로할 수 있도록

경고해 주었다.

아름다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 햇살이 비추면,

하늘에서처럼 우리 마음에도 따스함이 감돌고,

사랑으로 뿌린 씨앗이 여물어 풍작을 이룬다.

그리고 겨울이 찾아오면 나는 세상을 떠난다!

죽은 뒤에는 당신의 가슴속에서 고요와 평온을 찾으리니

당신이 나를 가장 사랑해 주었던 바로 그때처럼.

 

겨울정원처럼 사람들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을 수만 있다면, 우리는 죽은 뒤에도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한스 진서에게 죽음은 마치 겨울 정원과도 같이 끝이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