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가짐의 문제 : 운동과 위약 효과

마음가짐의 문제 : 운동과 위약 효과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중요한 삶의 지침으로 여겨져 왔다. 이것은 유명한 심리학적 현상인 ‘플라시보 효과(위약 효과)’와도 맥을 함께 한다. 플라시보 효과는 환자들에게 가짜 약을 진짜 약이라 여기게 하고 처방하자, 약물의 효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병세에 차도를 보인 것에서 기인한 용어이다. 즉 개인의 믿음이 신체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이것이 ‘운동’에도 적용될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플라시보 효과가 운동에도 적용된다면, 실제적인 운동량에는 변화가 없으면서도 몸무게와 같은 여러 신체 지표들에 차이가 생겨야 한다. 


  실험을 위해, 7개의 호텔에서 총 84명의 참가자들을 모집했다. 참가자들은 모두 여성으로, 객실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일을 하고 있었으며, 연구의 목적이 호텔 작업 현장에서 여성의 건강과 행복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마음가짐과 믿음의 변화를 위해서는 참가자들이 인지하는 ‘운동량’의 차이가 있어야 했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을 정보 집단에 44명, 대조 집단에 40명으로 분류하고, 전자의 집단에만 운동 정보를 제공했다. 여기서 정보란 운동의 이로운 점에 대해 논하는 글과 일상 속에서의 작업이 얼마나 칼로리를 소모하는 운동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글들을 말한다. 예를 들어, ‘15분 동안 욕실을 청소하면 60칼로리를 소모한다’는 식의 정보 말이다. 정보에 의거하면 호텔 객실 직원인 참가자들은 일을 하는 것만으로 의사들이 권하는 하루 운동량을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었다. 해당 정보들은 참가자들이 시시때때로 확인할 수 있는 곳에 부착되었다. 


  참가자들은 여러 가지 신체 지표들을 검사한 뒤, 4주의 시간이 흐른 후 재검사를 받았고, 운동에 대한 인식을 측정하는 설문에 응답하였다. 

 

   표 1과 그림 1을 보면, 호텔 객실 직원들이 스스로의 운동량에 대해 어떤 마음가짐을 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정보를 받은 집단의 참가자들은 총 운동량, 규칙적인 운동정도, 운동으로 인지된 작업정도에서 모두 실험 전에 비해 높게 인지했다. 즉, 운동 정보를 받은 직원들이 실험 전에 비해 자신들의 운동량이 매우 많다고 생각한 것이다. 반면 운동 정보를 받지 못한 참가들의 인식에는 실험 전후로 크게 변화가 없었다. 중요한 점은, 참가자들이 보고한 실제 운동량에는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실험을 통해, 정보를 받은 참가자들은 일을 마치고 나서 따로 헬스클럽을 가거나 조깅을 한 것이 아닌데도, 내가 전보다 운동을 더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표 2의 하단부와 그림 2는 이렇게 변화한 마음가짐이 실제적으로 참가자들의 몸에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를 보여준다. 몸무게, 체지방률, BMI, 허리-엉덩이의 비율(WHR), 혈압에서, 정보를 받은 참가자들은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주요한 변화를 보였다. 실험 전에 비해 실험 후에 해당 지표 지수들이 낮아진 것이다. 이것은 ‘내가 충분한 운동을 하고 있다’는 마음가짐이 그들의 신체에 실제적으로 영향을 준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즉 마음가짐의 효과가 운동과 건강의 영역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본 연구는 위약 효과가 운동과 건강 영역에도 충분히 영향을 미침을 확인한 것에 의의가 있다. 또한 우리의 건강이 마음가짐과 직접적, 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므로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면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음을 알려준다.

 

 

 

 


표 1. 시간과 조건에 따른 자기보고식 운동과 주요 독립변수들
 Time 1은 실험 전 측정한 결과이며, Time 2는 4주 간의 실험 후 측정한 결과
 informed는 정보를 받은 집단, control은 정보를 받지 못한 집단

그림1. 자기보고식 운동 정도의 변화
 Time 1은 실험 전 측정한 결과이며, Time 2는 4주 간의 실험 후 측정한 결과
infomed는 정보를 받은 집단, control은 정보를 받지 못한 집단

그림 2. 생리적 종속변수들의 변화
 Time 1은 실험 전 측정한 결과이며, Time 2는 4주 간의 실험 후 측정한 결과
infomed는 정보를 받은 집단, control은 정보를 받지 못한 집단

*더 알고 싶다면,


Crum, A. J., & Langer, E. J. (2007). Mind-set matters: Exercise and the placebo effect. Psychological Science, 18(2), 165-171.

리더와 스탭의 성향 매칭, 스탭의 행복, 그리고 생산성

리더와 스탭의 성향 매칭, 스탭의 행복, 그리고 생산성

 

 

  조직의 리더와 스탭의 성향 차이는 직원들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고, 직원의 행복은 직원의 생산성 향상과 직결되곤 한다(Grant, Gino, & Hofmann, 2011). 그래서 직원들의 행복을 직접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리더와 직원의 성향이 잘 맞는지, 그리고 직원들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측정하는 방법 중 하나는 동일한 단위 시간동안 직원들의 생산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작한 한 연구는 리더의 언어 사용에서 강압적이고 지시적인 스타일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타나는지 적게 나타나는지와 직원의 성향이 순종적인지 자기주도적인지에 따라 직원의 생산성이 달라지는지 확인하였다(Grant et al., 2011).
  먼저 57개 피자프렌차이즈점의 점장과 거기서 근무하는 374명의 스탭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하면서 점장의 강압적 언어 스타일 수준 2(약함 vs. 강함) × 스탭의 성향 2(순종적 vs. 자기주도적)에 따라 월 순이익에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하였다. 그림-1은 이 연구의 결과를 보여준다.

 

 

 

 


그림 1. Grant et al.(2011)가 57개 피자프렌차이즈업체를 대상으로 수행한 첫 번째 연구결과

 

  먼저 리더가 강압적이지 않은 언어를 사용할 때(Low Leader Extraversion)는 직원이 자기주도적(High employee proactivity)일수록 월 순이익이 높았던 반면, 리더가 강압적이지 않은 언어를 사용하는데, 직원이 순종적일 때(Low employee proactivity)에는 월 순이익이 오히려 낮았다. 리더가 강압적인 언어를 사용할 때(High Leader Extraversion)는 직원이 순종적일수록 월 순이익이 높았던 반면, 리더가 강압적인 언어를 사용하는데 직원이 자기주도적일 때는 오히려 월 순이익이 낮아졌다. 즉 리더의 강압적 화법(약함 vs. 강함)과 스탭의 성향(순종적 vs. 자기주도적)사이의 이원상호작용이 월 순이익에 미치는 효과를 관찰할 수 있었다.
  조금 더 통제된 환경에서 이루어진 실험에서도 동일한 경향성을 확인하였다. 실험을 위해 163명의 대학생이 참여하였고, 이 가운데 무작위로 56명을 선정하여 리더로, 남은 107명은 스탭이 되었고 리더 1명에 스탭 2명으로 한 팀을 기본 구성으로 하되, 모자란 숫자는 적절히 조절하였다. 리더의 절반 정도는 강압적 언어 사용 성향이 약했고 다른 절반은 강했으며, 스탭의 절반 정도는 순종적 성향이 강하고, 다른 절반은 자기주도적 성향이 강했다. 이들이 할 일은 정해진 시간동안 T-셔츠를 개는 것이었다. 그림-2는 이 실험의 결과를 보여준다.

 

 

 

 

 


그림 2. Grant et al.(2011)가 3인 1조 T-셔츠 개기 과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번에도 결과는 같았다. 팀원들이 수동적일 때는 강력한 화법을 구사하는 리더가 티셔츠를 더 많이 개도록 팀을 효율적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자기주도적인 사람들로 구성된 경우에는 힘을 뺀 의사소통 방식을 채택한 리더가 이끄는 팀이 그렇지 않은 팀보다 평균 22퍼센트 더 빨리 일을 해냈다.


  이 연구는 리더의 성향과 스탭의 성향 사이의 매칭이 직원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측면에서 시사점을 준다. 또한 직원 생산성 향상이라는 지표를 통해 리더와 스탭의 성향 매칭이 직원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직원의 생산성에 영향 줄 수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더하여 학교 선생님의 강압적 성향 수준과 학생의 자기주도성 수준을 적절히 매칭 시키는 것이 학업성취도 향상에 기여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더 알고 싶다면,

 

Grant, A. M., Gino, F., & Hofmann, D. A. (2011). Reversing the extraverted leadership advantage: The role of employee proactivity.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54(3), 528-550.
 http://amj.aom.org/content/54/3/528.short 

동서양 문화차이와 행복지각

동서양 문화차이와 행복지각

 

 

  서양 문화권에서 자란 사람들은 삶에서 많은 기회와 재량권을 갖는게 보통이다. 이들은 자기 이익을 추구하되 다른 사람의 관심사에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다른 문화권 사람들은 대개 서양인보다 삶에 제약이 많다. 서양의 자유는 고대 그리스에서 나타난 개인의 높은 주인의식에서 비롯한다. 반면에 그리스인만큼이나 오래되고 발전한 중국 문명은 개인 행동의 자유보다 타인과의 조화를 훨씬 더 강조했다. 중국에서는 항상 윗사람과 동료를 포함해 타인과의 원만한 관계가 효율적인 사회생활에 필수였다. ‘독립’과 ‘상호의존’이라는 서양과 동양의 차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하다.


   리처드 니스벳은 《생각의 지도 The Geography of Thought》라는 책에서 이런 사회적 성향의 차이가 경제에서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Nisbett, 2003). 그리스에서는 생계의 기초가 거래, 고기잡이, 목축처럼 주로 혼자 하는 일과 텃밭 가꾸기나 올리브 농장 같은 농사인 반면 중국은 쌀농사처럼 협동이 많이 필요한 농사였다. (대개는 자비로웠지만 더러는 그렇지 않았던) 전제정치는 자기 이익부터 챙기는 것이 가능하지 않은 사회에서는 효율적인 운영 방식이었을 것이다(Nisbett et al., 2001).
  이런 상황에서 중국인들은 그리스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회적 맥락에 주목해야 했다. 이런 차이는 그리스의 독립적 문화를 물려받은 서양인과 중국의 유교 전통을 물려받은 동양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실험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그중 한 가지를 소개하겠다.

 

 

 

 


그림 1. 참가자들이 평가해야 하는 타겟 얼굴은 가운데 있는 웃고 있는 얼굴이다(Masuda et al., 2008). 그런데 (A)는 슬픈 표정의 사람들이 주변이 있고, (B)는 행복한 표정의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

 

  사회심리학자 마쓰다 다카히코는 일본대학생과 미국 대학생에게 그림-1에서 가운데 인물의 표정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말해보라고 했다(Masuda et al., 2008). 일본 학생들은 가운데 놓인 인물이 슬픈 사람들에게 둘러싸였을 때(그림-1A)보다 행복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였을 때(그림-1B) 더 행복해 보인다고 했다. 반면에 미국 학생들은 주위 사람들의 감정에 영향을 받는 정도가 훨씬 덜 했다. 즉 미국 학생들에게 가운데 있는 인물은 동일한 정도로 행복한 사람이었다.

 

 

 


그림 2. 참가자들이 평가해야 하는 타겟 얼굴은 가운데 있는 웃고 있는 얼굴이다(Masuda et al., 2012). 그런데 (A)는 타겟과 주변의 표정이 일치한다(일치조건), (B)는 타겟은 행복하지만 주변은 중립적이다(중립조건), (C)는 타겟은 행복하지만 주변은 슬픈 표정이다(불일치조건).

 

  마쓰다의 최근 연구도 이러한 연구결과를 지지한다(Masuda et al., 2012). 이번에는 유럽계 캐나다인, 아시아계 캐나다인, 유학생, 일본 대학생의 4가지 그룹이 참여하였다. 참가자들은 그림-2에 있는 3가지 조건의 그림을 무선적인 순서로 보면서 가운데 있는 사람이 얼마나 행복하게 보이는지 10점 척도로 평정(0: 전혀 그렇지 않다, 9: 매우 그렇다)하였다.
  그리고, 중립조건과 불일치조건에서의 평정값 평균을 일치조건의 값으로 뺀 차이값을 구해보았다.

 

※ 공식: {(그림2B 평정값 + 그림2C 평정값) / 2} – 그림2A 평정값

 

  만약 주변 얼굴 표정들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면, 차이값이 ‘0’에 가깝게 나타날 것이지만, 중립조건과 불일치조건의 평균보다 일치조건의 행복을 더 높게 평정했다면, 값이 ‘0’보게 작게 나타날 것이고, 이 차이가 심할수록 ‘0’보다 크게 낮아질 것이다.

 

 

 

 

 
그림 3. Masuda et al. (2012)의 연구결과

 

  그림-3은 Masuda et al. (2012)의 연구결과를 보여준다. 먼저 서양문화권으로 볼 수 있는 유럽계 캐나다인은 ‘0’에 크지만, 비교적 ‘0’ 가깝게 나타나면서 주변 얼굴표정보다 타겟에 집중하여 판단했음을 알 수 있다. 아시아계 캐나다인도 음의 방향이긴 했으나 ‘0’ 가깝게 나타나면서 주변 얼굴표정보다 타겟에 집중하여 판단하면서 문화적으로는 서양문화권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유학생집단도 비슷하게 서양문화권에 가까웠다.


  그러나 동양문화권에 속한 일본인들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이들은 주변 사람들의 표정에 따라 영향을 받았고, 그 결과 불일치조건과 중립조건에서 보다 행복한 얼굴 조건에서 타겟의 행복을 더 크게 지각하였다.


  즉 서양문화권의 사람들은 개인이 행복하면 행복한 것이라고 지각하는 반면, 동양문화권 사람들은 개인과 주변이 함께 행복해야 진정한 행복이라고 지각하는 경향성이 있다.

 

 

*더 알고 싶다면,

 

Masuda, T., Ellsworth, P. C., Mesquita, B., Leu, J., Tanida, S., & Van de Veerdonk, E. (2008). Placing the face in context: Cultural differences in the perception of facial emo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94(3), 365-381.

 

Masuda, T., Wang, H., Ishii, K., & Ito, K. (2012). Do surrounding figures’ emotions affect judgment of the target figure’s emotion? Comparing the eye-movement patterns of European Canadians, Asian Canadians, Asian international students, and Japanese. Frontiers in Integrative Neuroscience, 6, 72-72.

 

Nisbett, R. E. (2003). The geography of thought: How Asians and Westerners think differently and why. New York, NY: Free Press.

 

Nisbett, R. E., Peng, K., Choi, I., & Norenzayan, A. (2001). Culture and systems of thought: Holistic versus analytic cognition. Psychological Review, 108(2), 291-310. 

돈이 많아지면 더 행복해질까? 집중 환상

돈이 많아지면 더 행복해질까? 집중 환상

 

  사람들은 흔히, “내가 돈만 좀 더 많아지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하게 살 거다”라고 말하고는 한다. 그러나 주관적인 행복에 대한 연구들에서 이는 대체로 일치하지 않는다. 소득 증가로 인한 삶의 만족도와 행복의 향상은 대개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고 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위와 같은 생각을 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일까?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을 ‘집중 환상(the focusing illusion)’과 연결 지어 설명하였다. 집중 환상이란, 사람들이 웰빙 또는 행복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소들 중 한 가지에 집중하여 그것의 중요성을 과장하는 경향을 말한다. 즉, 사람들이 행복을 이루는 여러 가지 차원들 중에서 ‘돈’에만 집중하였기 때문에, 돈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이다.

 

  집중 환상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일하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하였다. 참가자들은 하루 전날, 얼마나 기분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을 보냈는지를 퍼센트로 응답하였다. 이후 다양한 환경의 사람들이 하루 동안 얼마나 기분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을 보낼지 추측하여 마찬가지로 퍼센트로 응답하였다. 실험자들은 예측된 시간을 실제 환경에 포함되는 참가자의 응답과 비교하여 아래의 표 1로 제시하였다.

 

 

 

표 1. 다양한 상황 속에서 하루 동안 기분 나쁜 시간의 퍼센트
actual은 실제로 해당하는 사람의 응답, predicted는 해당하는 사람을 예상해서 한 응답
actual의 표본 크기는 열의 순서로 64명, 59명, 75명, 237명, 96명, 211명, 82명, 221명
predicted의 표본 크기는 열의 순서로 83명, 83명, 84명, 84명, 83명, 85명, 85명

 

    표 1을 보면 2가지 편향된 반응을 볼 수 있다. 첫째, 나쁜 기분을 느낀 시간에 있어서, 실제보다 예측이 훨씬 더 과장되어있다. 둘째, 각각 초점을 맞춘 조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나쁜 기분을 느낀 시간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매우 과장되어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40세 이상의 여성 중 혼자 사는 사람이 결혼한 사람보다 훨씬 더 기분 좋지 못하게 살 것이라고 예상(41.1% vs 27.9%)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둘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으며 심지어 혼자 사는 여성이 덜 기분 나쁜 시간을 보냈다(21.4% vs 23.1%).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특정 조건에 입각하여 주관적인 행복을 예측하는 것은 실제와는 차이가 있는 과장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표 2. 가계 소득에 따른 세계적 행복 정도(%)

  소득과 행복 사이에 관련이 없느냐 한다면 그렇지는 않다. 소득은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 표 2에는 the General Social Survey(GSS)를 통해 2004년에 얻어진 데이터의 결과가 있다. 가계소득이 9만 달러가 넘는 사람들은 2만 달러가 안 되는 사람들에 비해 약 2배 정도 더 ‘행복하다’고 응답하였다.
  하지만 이런 행복은 ‘세계적’인 수준에서의 행복에 가깝다. 삶의 만족도와 세계적 판단에서의 행복에 비해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행복에서는 소득의 영향이 과장될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표 3을 보면, 가계 소득은 삶의 만족도와 서로 의미 있는 상관을 갖지만, 행복을 느끼는 정도와 지속시간에서 서로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갖지 못한다.   

 

 

 

표 3. 선택된 생활환경과 주관적 행복 사이의 상관관계
오하이오 주의 콜럼버스 출신인 740명의 여성이 대상(2005년 5월)
전날 하루 동안 어떤 기분을 몇 퍼센트 느꼈는지 적게 함
Duration- weighted “happy”는 각 항목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정도를 측정(지속 시간에 의해 가중치가 부여됨)

 

   그렇다면 소득은 왜 주관적인 행복에 약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1) 상대적 소득수준이 객관적 소득수준보다 더 주관적 행복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2) 사람들은 자신의 소득수준에 적응하며, 특정 소비 수준 이상으로는 물질적인 상품이 행복에 영향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3) 소득이 높은 사람들의 시간은 상대적으로 덜 행복한 활동에 할당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표 4를 보면, 일과 출퇴근에 느끼는 행복감의 정도는 6점 만점에 3.94 정도로 다른 목록들에 비해 가장 낮고 스트레스 정도나 긴장감은 가장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소득이 10만 달러 이상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경우, 성별에 상관없이 ‘일과 출퇴근’에 할애하는 시간의 비율이 다른 소득 집단의 사람들에 비해 많은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일의 성취를 통해 삶의 만족도와 소득 정도는 높아질 수 있으나 개개인의 주관적인 행복은 그에 비례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준다.   

 

 

 

 

표 4. 항목별 시간 할당량과 행복 또는 스트레스를 느끼는 정도
시간 할당은 American Time-User Survey(30)의 평균 백분율
표본은 3917명의 남성과 4944명의 18세에서 60세의 여성
마지막 두 줄은 2005년 5월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에서 81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의 결과

 

  본 연구는 소득과 주관적 행복 사이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알아내고자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우리는 흔히 돈이 더 많아지면 지금보다 훨씬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고, 수입을 늘리기 위해 많은 것들을 희생한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집중 환상으로 인한 일종의 과장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더 알고 싶다면,

 

Kahneman, D., Krueger, A. B., Schkade, D., Schwarz, N., & Stone, A. A. (2006). Would you be happier if you were richer? A focusing illusion. Science, 312(5782), 1908-1910.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하다.
Most people are happy

 

  Ed Diener와 Carol Diener의 연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함을 보여준다.
 
  이 연구의 핵심은 ‘행복(happiness)’이라고도 불리는 ‘주관적 웰빙(Subjective Well being, SWB)’이다. 주관적 웰빙은 자신의 삶에 대한 평가인데, 인지적 요소(예. 삶의 만족도 판단)와 정서적 요소(즐겁고 불쾌한 감정적 반응)로 구성된다. Ed Diener와 Carol Diener는 연구를 위해, 세계 각국의 주관적 웰빙 조사 결과를 모았다.

      
            

 

 

 


그림 1. 43개국의 주관적 웰빙 평균 점수 분포.
가로축은 주관적 웰빙 척도의 범위로, 0점(매우 불행)-10점(매우 행복)이다,
세로축은 해당 국가의 수이다. 전체 평균은 6.3점.

 

 

  조사 결과,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응답했다. 그림 1은 Veenhoven이라는 연구자가 약 1,000건의 설문 조사 결과를 요약한 그래프이다. 이 그래프에는 미국, 유럽 국가들뿐만 아니라 일본, 멕시코, 태국, 브라질, 이집트, 대한민국이 포함되어 있다. 그림 1을 보면 ‘보통’이라고 할 수 있는 중간 점수 5점을 기준으로, 대부분의 국가가 오른쪽에 치우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 세계 주관적 웰빙의 평균 점수도 6.3점이었다(범위: 0=매우 불행 – 10=매우 행복). 즉,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한 편인 것이다.

 

  일반인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불우한 처지의 사람들은 결과가 다를 것인가? 수입이 최저인 사람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 사지 마비나 실명 등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조사들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그들은 자신을 행복한 편이라고 응답했으며, 생활방식, 사회생활, 교육 등의 영역에서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Ed Diener와 Carol Diener는 우선 주관적 웰빙을 설문 조사로 응답받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설문 조사는 상황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두 연구자는 자기보고식 설문 조사가 아닌, 다른 방식의 결과들을 확인하였다.

 

 

 

 

표 1. 다양한 연구들에서 주관적 웰빙에 긍정적인 응답을 한 참가자의 비율

 

  표 1은 여러 연구자들의 데이터를 모아놓은 것으로, 각 측정에서 긍정적으로 대답한 참가자들의 비율이다. self-report는 자신을, family members and friends는 가족과 친구를 떠올리며 삶의 만족도, 기분 형용사 척도 등에 응답하는 연구다. 표 1을 보면, 각 척도에서 긍정적으로 대답한 사람의 비율이 최대 98%에서 최소 59%임을 알 수 있다. 즉 대체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기쁨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주로 느끼고, 삶의 만족도 또한 높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경험표집(daily experience sampling)은 연구자들이 사람들이 활동하는 시간에 무작위적인 간격으로 신호를 보내면, 응답자가 그 순간 느끼고 있는 자신의 기분을 가지고 있던 설문지에 기록하는 실험이다. 표에는 측정하는 날의 응답 중 절반 이상을 긍정적으로 대답한 사람들의 비율이 기재되어 있다. 정서밸런스(memory balance)는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시간대의 긍정적인 사건과 부정적인 사건을 가능한 한 많이 기억해내게 하는 실험이다. 표에는 부정적인 날보다 긍정적인 날을 더 기억해낸 참가자의 비율이다. 전자는 최소 78%, 후자는 최소 63%로, 두 측정 모두 긍정적인 응답자의 비율이 부정적인 응답자의 비율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종합하자면, 조사 방법에는 관계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정말로 왜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와 관련해서는 두 가지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첫째로, 인간 정서에 긍정적인 기준점이 있기 때문일 수 있다. 개인성향과 사회화에 따라 기준점은 차이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간은 정서의 기준점이 긍정적인 영역에 있다.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정서가 널뛰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는 긍정적 정서로 돌아오는 것이다.

 

  둘째로, 긍정적인 것이 더 동기 부여되기 때문일 수 있다. 인간은 음식, 사회적 관계, 성 등을 얻으며 살아가야 한다. 이런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부정적인 분위기보다 훨씬 이롭다. 또한 기본적으로 인간은 불쾌한 것을 회피하고 즐거운 상태를 유지하고자 한다.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상태가 되도록 동기 부여되는 것이다.

 

  사실 나도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더 알고 싶다면,


Diener, E., & Diener, C. (1996). Most people are happy. Psychological science, 7(3), 181-185. 

노인의 자원봉사와 유급 노동의 개인적 결과 : 건강과 사망률

노인의 자원봉사와 유급 노동의 개인적 결과 : 건강과 사망률

 미국의 전체 노인 인구 중 3분의 1에서 2분의 1에 달하는 숫자가 자원봉사를 한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더 젊고, 건강하고, 교육받았으며 부분적으로 은퇴하였다. 노인들이 말년에 자원 봉사나 보수를 위해 일함으로써 얻는 것에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 긍정적으로 보이는 이득들이 자원봉사 혹은 유급 노동과 관련이 있는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본 연구가 실시되었다.

 

  이 연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알고자 한 목적은 다음과 같다. (1) 교란, 잠재요인 통제한 후 노인층의 자원봉사 및 유급 노동의 영향 (2) 자원봉사 및 유급 노동과 건강 결과 관계의 형태 (3) 건강과 자원봉사 및 유급 노동 사이의 관계에 대한 잠재적인 매커니즘. 

 분석 데이터로는 Asset and Health Dynamics among the Oldest Old(줄여서 AHEAD) study의 자료를 사용하였다. AHEAD 연구는 1923년과 그 이전 출생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적조사로, 항목으로는 건강 및 경제적 상태, 유급 노동과 같은 관련 활동, 자원봉사, 건강관리서비스 등이 있다. 1993년에 처음으로 인터뷰가 이루어졌으며, 이후 같은 사람들을 3차례에 걸쳐(1995년, 1998년, 2000년)에 다시 인터뷰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3차 조사(1998년)와 4차 조사(2000년)에서 재인터뷰한 총 4860명의 응답을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표 1. 3차 조사에서의 연간 자원봉사 시간과 4차 조사에서의 사망률, 건강, 일상의 기능제한

 




표 2. 3차 조사에서의 연간 유급 노동 시간과 4차 조사에서의 사망률, 건강, 일상의 기능제한

 


  표 1과 표 2를 보면, 연간 100시간 이상 자원봉사를 하거나 유급 노동을 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덜 죽고 덜 건강이 나쁘며, 일상에서의 기능 제한도 덜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3에서 model 2와 model 3의 경우, 2차 연구에서 보고된 자기보고식 건강을 통제한 후에도 강도는 다소 떨어졌지만 그 영향은 여전히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패턴은 표 4에서의 일상 기능 제한 영역에서도 나타난다. 즉, 일정 수준 이상의 자원봉사와 유급 노동이 건강과 사망률, 일상 기능 제한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표 5와 표 6을 통해 인지 기능, 우울 증상, 신체 운동이 건강과 일상 기능 제한과 강한 연관성이 있으며, 잠재적인 중재 변수로 작용한다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정기적인 유급 노동과 무급 형태의 자원봉사가 독립적으로 건강에 이득을 줌을 밝힘으로써, 건강을 유지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또한 기준시간이 연간 100시간 이상이라는 점, 잠재적인 중재 변수에 대해 연구했다는 점 등에서 의의가 있다. 
    

 

 

 

표 3. 3차 조사에서의 자원봉사와 유급 노동이 4차 조사에서 건강과 사망률에 미친 영향

 

 

 

 

표 4. 3차 조사에서의 자원봉사와 유급 노동이 4차 조사에서 일상 기능 제과 사망률에 미친 영향

 

 

 

 

 


표 5. 자기보고식 건강과 사망률에 대한 잠재적 중재 변수의 영향

 

 

 

 


표 6. 일상 기능 제한과 사망률에 대한 잠재적 중재 변수의 영향

 

 

*더 알고 싶다면,

 

Luoh, M.-C., & Herzog, A. R. (2002). Individual consequences of volunteer and paid work in old age: Health and mortality. Journal of Health and Social Behavior, 43(4), 490-509. 

노년층의 자원봉사와 심리적 웰빙 : 어느 정도가 지나친 것인가?

노년층의 자원봉사와 심리적 웰빙 : 어느 정도가 지나친 것인가?

 
 인생의 황혼기에 다른 사람을 위해 자원 봉사하는 노인들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많은 이득을 준다. 봉사자들 개인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더 건강해지며, 주관적 웰빙도 높아지고, 사망률이 줄어든다. 그러나 과연 이들의 자원 봉사가 무한정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낼까? 본 연구는 이 의문에 답을 구하고자 연구를 실시하였다. 

 연구는 호주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the PATH Through Life Project의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참가자는 64세에서 68세 사이의 총 2136명이며, 설문을 통해 자원봉사자의 신분과 육체적 건강, 사회인구학적 특성, 심리적 웰빙 등을 조사하였다. 

 

 

 

 

그림 1. 남성과 여성의 자원봉사 시간과 심리적 웰빙 지표들 간 관계에 대한 lowess line들.
위가 남성, 아래가 여성이다.
가로축은 연간 자원봉사 시간, 세로축은 지표의 점수를 의미한다.
ZPAS는 긍정적 정서, ZNAS는 부정적 정서, Zlifesat은 삶의 만족도를 의미한다.

 

  그림 1을 보면, 자원봉사 시간과 심리적 웰빙 사이의 비선형적인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남성의 경우 긍정적 지수를 나타내는 ZPAS와 Zlifesat이 200시간까지 꾸준히 증가한다. 이후 기복이 나타나다가 800시간 이후에는 감소한다. 반대로, 부정 정서를 나타내는 ZNAS는 800시간 전후를 기준으로 급격하게 증가한다. 1000시간에서는 삶의 만족도를, 1500시간에서는 긍정적 정서를 부정 정서가 추월하는 모습까지 나타난다. 여성 또한 남성의 경우와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다만, 봉사 시간이 증가하는 초기에 삶의 만족도가 급격한 높아진다는 점과 부정적인 정서가 급격하게 낮아진다는 점에서 남성과 차이난다.     
 

 

 

 


표 1. 자원봉사 시간 그룹별 봉사활동 유형과 사회인구학적 특성, 유형, 봉사활동의 범위, 웰빙 지표들

 

  연구진들은 그림 1을 참고하여 참가자들을 연간 자원봉사 시간에 따라 총 5개의 그룹으로 나눈다. 표 1의 없음(0시간), 적은(1-99시간), 적당한(100-199시간), 보통보다 많은(200-799시간), 매우 많은(800시간 이상)이 그것이다.
  표 1을 보면, 긍정적 지수(긍정 정서와 삶의 만족도)가 뒤집어진 U자 패턴을 보임을 알 수 있다. 즉, 연간 자원봉사 시간이 100-199시간인 ‘적당한’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이 가장 높은 수준의 웰빙을 즐기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치게 적거나 많아질수록 웰빙 수준이 낮아진다. 부정 정서의 경우, ‘매우 많은’ 그룹에 속하는 사람들이 자원봉사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부정 정서를 보인다. 

  표 2에서도 표 1과 유사한 패턴을 확인할 수 있다. 자원봉사 시간이 ‘적당한’ 수준의 그룹의 경우 가장 높은 삶의 만족도와 긍정 정서를 보였으며, 자원봉사를 하지 않는 사람들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부정 정서의 경우 교육 수준과 파트너의 유무에 따라 변화하는데, 이를 그림 2를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표 2. 자원봉사 시간에 따른 심리적 웰빙 지수들의 추정된 한계 평균(표준오차)

 

 

 

 

 

그림 2. 파트너의 존재와 교육수준에 따른 상호작용. 위가 파트너의 존재 여부, 아래가 교육수준이다.
가로축은 연간 자원봉사 시간, 세로축은 부정 정서 정도.

 

  그림 2를 보면, 연간 자원봉사 시간이 800시간 이상인 ‘매우 높은’ 수준의 그룹의 부정 정서는 파트너가 있을 때에 비해 없을 때 월등하게 높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들(13년 이하의 교육기간)은 ‘적은’ 수준의 자원봉사를 수행했을 때 가장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교육수준이 보통인 사람들(13년에서 15년의 교육기간)은 봉사시간이 ‘매우 많은’ 수준일 때 가장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다. 
  
  본 연구는 자원봉사는 심리적 웰빙을 증가시키지만, 적정 수준을 넘기면 오히려 삶의 질을 감소시킴을 알려준다. 따라서 노년층의 자원봉사에 대한 지나친 사회적 의존은 봉사자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지양해야 함을 시사한다. 충분한 보상 및 자금 지원과 적절한 수준의 자원봉사가 함께 이루어질 때 봉사자들의 삶과 사회에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는 것이다. 

 

 

*더 알고 싶다면,
 
Windsor, T. D., Anstey, K. J., & Rodgers, B. (2008). Volunteering and psychological well-being among young-old adults: How much is too much? The Gerontologist, 48(1), 59-70. 

너는 나를 모르지만 나는 너를 안다 : 비대칭적인 통찰력의 환상

너는 나를 모르지만 나는 너를 안다 : 비대칭적인 통찰력의 환상

 사람들은 ‘나’를 평가할 때와 ‘너’를 평가할 때 비슷한 통찰력을 발휘할까? 우리는 스스로를 공정한 판단자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자신과 타인을 평가함에 있어서의 비대칭적인 통찰력을 연구한 사람들이 있다. 다음은 그들이 수행한 연구들이다. 

  연구 1에서는 가까운 친구를 대상으로 대인 간 지식의 비대칭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참가자는 총 125명의 Williams College와 the University of Illinois 학생들이었으며, ‘매우 가까운’ 친구를 떠올리면서 다음 질문들에 대해 응답하였다. (1) 친구를 얼마나 잘 아는지 (11점 척도, 1: 전혀 모르겠음, 11: 완벽하게 아는), (2) 친구의 생각, 감정, 동기, 성격을 이해한다고 느끼는 정도 (11점 척도), (3) 친구의 본질이 드러나지 앉은 것과 비교해 어느 정도로 참가자들 본인에게 보이는지(1~10까지 표시된 빙산 그림에 동그라미 표시), (4) 양극척도를 통해 참가자들이 친구에 대해 아는 정도와 그 반대를 비교. 


  연구 결과, 참가자들은 친구들이 그들을 아는 것보다 더 친구를 잘 안다고 대답했다. 또한 친구의 대해 스스로보다 참가자들이 더 잘 파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들의 친구에 비해 스스로에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평가하였다.
 
  연구 2에서는 비교적 공개적이며 관찰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 차이가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참가자는 스탠포드 대학 기숙사의 45쌍으로, 다양한 영역(전반적인 지식, 더러움, 부끄러움 등)에서 다음과 같은 4가지 질문에 9점 척도로 답하게 하였다. (a) “당신 자신을 얼마나 잘 알고 있나요?” (개인 내-나), (b) “당신은 룸메이트를 얼마나 잘 아나요?” (대인 간-나), (c) “룸메이트가 당신을 얼마나 잘 알고 있나요?” (대인 간-룸메이트), (d) “룸메이트는 그들 자신을 얼마나 잘 알고 있나요?” (개인 내-룸메이트).
  표 1에서 개인 내 및 대인 간 지식 모두 스스로를 측정할 때와 룸메이트를 측정할 때 차이를 보였으며, 이 차이가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내(Interpersonal)-나(Self)’의 측정 평균이 ‘개인 내(Interpersonal)-룸메이트(Roommate)’의 측정 평균보다 크다는 것은 내가 스스로를 아는 정도가 룸메이트가 룸메이트 자신을 아는 정도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인 간(Intrapersonal)-나’의 측정 평균이 ‘대인 간-룸메이트’의 측정 평균보다 크다는 것은 내가 룸메이트를, 룸메이트가 나를 아는 것보다 더 잘 앎을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편향은 판단 범위가 좀 더 사적인 영역일수록, 판단대상과 비교적 먼 관계일수록, 판단내용이 부정적인 특성일수록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1. 스스로와 룸메이트의 개인 내 및 대인 간 지식에 대한 참가자들의 평가
difference는 self와 roommate의 차이값을 의미

그림 1. 자신과 타인에 대한 개인 내 및 대인 간 지식의 인지된 불일치

 

 


  연구 3에서는 사람들이 사적인 사고와 감정에 대한 지식으로만 본질적인 자질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타인의 본질은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하는 말과 행동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을 연구하고자 하였다.
  200명의 대학생들은 옴니버스 설문지로 자신과 친구에 관한 하나의 문장을 완성해야 항목들에 응답하였다. 문장은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가장 잘 나타낸다고 생각하는 사고, 느낌, 행동 등을 채워서 완성해야 했다. (예. “나는 내가 ……할 때, 가장 나다운 것 같다” 등)
 


그림 2. 자신과 타인의 ‘진정한 자아’를 설명하는 것에 사용된 관찰이 어려운(사적인) 표현과 관찰이 용이한 표현의 퍼센트 비율

 

  그림 2에서는 자신의 본질을 나타낼 때는 비교적 사적이고 관찰이 어려운 표현들을 주로 사용한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타인의 본질을 나타낼 때는 비교적 외적이고 관찰이 용이한 표현들을 주로 사용하였다.

 연구 4에서는 일대일 상호작용 속에서 나타난 대인 간 지식의 편향에 대해 연구하고자 하였다. 서로 이전에는 모르는 사이였던 스탠포드 학부생 17쌍을 대상으로 실험이 진행되었다. 각 쌍은 1분간 자유롭게 서로에 대해 질문하며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가 끝난 후에는 참가자가 파트너에 대해 또 파트너가 자신에 대해 얼마나 잘 알게 되었는지 9점 척도로 평가하였다. 척도 평가가 끝나면 파트너에 대해 알게 된 점과 파트너가 자신에 대해 알게 된 점을 모두 나열하였다. 
 이 단계를 마친 참가자들은 파트너에 대해서 더 잘 알기 위해 직접 고른 10개의 질문으로 대화를 나누었으며, 이때의 질문은 일반적인 질문이 아닌 구체적이고 다양한 질문들이었다.  대화가 모두 끝난 후, 다시 각자 설문으로 척도를 평가하고, 알게 된 점을 나열하였다.
 
  처음 1분간의 대화에서는 서로에 대해 알게 된 정도나 나열하여 쓴 정보의 줄 수에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평균적으로 20분 정도가 걸린 구조화된 대화 이후에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참가자들은 파트너가 자신에 대해 아는 것보다 그들이 파트너에 대해 더 잘 안다고 평가하였다. 그림 3을 보면, 자신이 파트너에 대해 알게 된 정보를 나열한 줄의 수가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연구 4의 결과는 대인 간 비대칭적인 평가가 이전에 알지 못했던 사람들 간의 간단한 상호 작용 과정에서 만들어 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서로 듣고 관찰하는 상호작용 과정에서 비대칭적인 통찰의 환영이 커지는 것이다.

그림 3. 참가자들이 파트너에 대해 알게 된 것들에 대해 쓴 줄의 수와 그 반대의 경우에 대해 쓴 줄의 수

  연구 5에서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부수적이고 덜 감시되는 반응에서 그 반대의 반응에 비해 더 많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을 연구하고자 하였다. 스탠포드에 재학 중인 21명의 남학생과 13명의 여학생을 대상으로 단어 조각 완성하기와 평가를 실시하였다. 실험자들은 이 과제가 참가자들의 성격, 욕망, 목표 및 동기 등을 암시한다고 설명하였다. 더불어 실험자들이 궁극적으로 알고 싶은 것은 이 과제가 그것을 해결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얼마나 잘 알려주는가라고 말하였다. 참가자들은 단어 조각 완성하기 과제를 15초 이내로 해결해야 했으며, 이를 완료하면 단어 조각에 대한 평가와 동기, 생각, 전반적인 것에 대해 7점 척도로 평가해야 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나는 누구이고 한 사람으로서 어떤 사람인가”를 드러내는 과제 중 완성한 단어를 적었다. 자신의 과제를 평가한 후, 다른 참가자가 완성한 단어 조각 완성을 가지고 똑같은 과정을 거쳤다.
  그림 4에서 4가지 항목 모두에서 비대칭적인 시선이 드러났음을 알 수 있다. 즉 타인의 단어 조각 완성은 그들의 성격을 반영한 것으로 본 것에 비해 자신의 단어 조각 완성은 상대적으로 덜 그렇다고 본 것이다.

그림 4. 자신과 타인의 단어 조각 완성에서 드러난 것으로 지각되는 양

  연구 6에서는 대인 간 인식에서 집단 간 인식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사람들이 내집단에 대해 아는 것과 외집단이 내집단에 대해 아는 것 사이의 차이를 연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외집단의 사람들이 내집단의 관점에 대해 제대로 모른다고 생각하며 이와는 반대로 나를 포함한 내집단의 사람들은 외집단의 관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참가자는 80명의 스탠포드 재학생이었다. 참가자들은 9점 척도를 통해 자신의 정치성향을 측정하였으며, 낙태에 대한 태도를 9점 척도를 통해 측정하였다. 몇 주 후, 같은 참가자들은 세 가지 특정 집단(진보/보수, 낙태지지/반대, 여성/남성)이 서로를 얼마나 잘 아는지에 대해 설문을 작성하였다. 


  그림 5를 보면, 정치 성향과 낙태 지지문제의 경우, 정도에는 차이가 있으나 모두 자신들이 상대방 집단을 반대의 경우보다 잘 안다고 평가했다. 남성과 여성의 경우, 모두 여성이 남성보다 더 잘 알고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
  연구 6의 결과는 대인 간 평가에서 발생했던 편견이 집단의 영역에서도 유사하게 작용함을 보여준다. 각 집단의 사람들은 내집단이 외집단에 비해 지식이 더 많고 정확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과 타인에 대한 비대칭적인 통찰력의 발견은 우리가 서로의 의견과 입장을 좀 더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문화적인 요소가 고려돼야 하며, 추후 연구를 통해 비대칭적인 인식을 촉진시키는 요인과 영역을 구체화해야 함을 알려준다.  

 

그림 5. 참가자가 소속된 그룹이 반대 그룹에 대해 아는 정도와 반대의 경우에 대한 평가
knowl = knowledge.

*더 알고 싶다면,

 

Pronin, E., Kruger, J., Savtisky, K., & Ross, L. (2001). You don’t know me, but I know you: The illusion of asymmetric insight.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1(4), 639-656.

권력자의 이타심, 관대함, 그리고 창의성

권력자의 이타심, 관대함, 그리고 창의성

    

 

 

권력을 가진 사람 혹은 권력을 탐하는 사람은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이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묵살하고, 현실과 타협하기에 창의성과 거리가 먼가?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가 혹 이런 생각에 동의한다면, TV나 신문에서 자신이 자주 접한 정보를 기준으로 쉽게 판단하려는 인간의 추론방식에서 오는 오류임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오류를 대표성 휴리스틱(representative heuristic)이라고 부른다(Kahneman & Tversky, 1972). 경험적 연구의 결과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이타적이고,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며, 심지어 더 창의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Galinsky et al., 2008).

 

먼저 사회경제적 힘(Power)은 사람을 더 창의적으로 만든다. 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을 모아 빈칸에 들어갈 알파벳을 채워 단어를 완성하는 과제(word-fragment completion task)를 수행하였다. 이 때 절반의 집단은 “authority, boss, control, executive, influence”와 같이 권력과 관련된 단어로만 완성되는 문제를 추가하여 마치 내가 지금 권력을 가진 것처럼 지각하도록 만들었고, 다른 절반의 집단은 “automobile, bass, song, envelope, bookmark”와 같은 중립적 단어로 완성되는 문제를 주면서 권력과 관련된 생각이 떠오르지 않도록 통제했다(-1).

 

 

빈칸에 알맞은 알파벳을 넣어 단어를 완성하세요.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가장 먼저 떠오른 알파벳을 바로 기입하세요.

권력 조건의 예

통제 조건의 예

auth_r_ty

aut_m_bile

bo_s

ba_s

co_tr_l

so_g

ex_cut_ve

env_lop_

influ_n_e

bo_km_rk

    

 

 

그리고 이 과제를 마친 두 집단의 창의력을 테스트하였다. 창의력 테스트는 새로운 파스타(pasta), 새로운 핵 원소명(nuclear element), 그리고 새로운 진통제명(pain reliever)을 짓는 과제로 이루어졌다. 참가자들에게는 현재까지 존재하는 모든 핵 원소명 뒤에 ‘on or ium’(e.g., radon, plutonium)이 사용된다는 것과 그 예를 제공하였고, 같은 방법으로 모든 파스타명 뒤에는 ‘na, ni, or ti’(e.g., lasagna, rigatoni, spaghetti)가 사용된다는 것과 그 예를 제공하였으며, 모든 진통제 뒤에는 ‘ol or in’(e.g., tylenol, bufferin)이 붙는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과연 기존의 접미사를 사용한 이름을 짓는지(보다 쉽게 지을 수 있음), 기존의 접미사와 관련 없이 새로운 이름을 짓는지(생각을 좀 더 해야 하고, 좀 더 창의성이 필요함)를 토대로 창의성을 측정하였다.

 

결과적으로 권력에 점화된 집단은 자신이 만든 단어의 40%가 기존의 접미사를 사용하지 않은 새로운 단어를 만들었지만(60% 정도만 기존의 접미사 사용), 권력에 점화되지 않은 집단은 오직 18%만 기존의 접미사를 사용하지 않은 단어를 만들었다(82%를 기존 접미사를 사용했다). 이는 권력을 가졌다는 지각이 창의적인 사고에 기여했음을 시사한다.

 

같은 연구의 또 다른 실험은 과거에 자신이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던 경험을 떠올리면서권력을 가졌다고 지각한 사람이 평범한 일상을 떠올리면서영향력 지각과 관련이 없었던 사람보다 외계인을 더 창의적으로 그렸다. 더하여 권력을 가졌다고 지각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주변의 평가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언제나 자신의 정체성을 지켰고, 높은 명성을 가진 사람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끝으로 권력을 가졌다고 지각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반대 의견에 대한 더 관대하고, 심지어 반대 의견이 적절하다면 자신의 의견을 굽힐 줄 아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참가자에게 학교에 있는 호수를 흙으로 메워서 땅으로 만든 후, 건물은 짓는 프로젝트에 얼마나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묻고,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내용의 논설문을 읽게 한 후,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11점 척도로 평가하였다(1: 전적으로 반대, 11: 전적으로 동의).

 

결과적으로 권력을 가졌다고 지각한 사람은 타인의 의견을 평균 4.9점 정도로 동의한 반면, 권력에 대한 지각이 없었던 사람은 타인의 의견을 평균 3.0점 정도 동의하면서 사실상 타인의 의견을 전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이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에 대한 포용력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연구는 권력을 가진 사람 혹은 권력을 탐하는 사람은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이며,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묵살하고, 현실과 타협하기에 창의성과 거리가 멀다는 통념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준다.

    

 

 

*더 알고 싶다면,

 

Galinsky, A. D., Magee, J. C., Gruenfeld, D. H., Whitson, J. A., & Liljenquist, K. A. (2008). Power reduces the press of the situation: Implications for creativity, conformity, and dissonan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95(6), 1450-1466.

https://www.ncbi.nlm.nih.gov/pubmed/19025295

 

Kahneman, D., & Tversky, A. (1972). Subjective probability: A judgment of representativeness. Cognitive Psychology, 3(3), 430-454.

http://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0010028572900163

 

가난한 나라와 부유한 나라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가난한 나라와 부유한 나라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인가?

 

  가난한 나라인지 부유한 나라인지에 따라 행복의 기준이 달라질까? 물질적인 가치와 비물질적인 가치 중 어떤 것이 더 행복에 영향을 줄까?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한번쯤은 하게 되는 이 질문을 연구 상황에 접목한 사람들이 있다. Weiting Ng와 Ed Diener는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의문을 제기하며 연구를 설계하였다.

(a) 주관적 웰빙의 다른 구성 요소들을 예측할 때, 재정적 만족과 탈물질주의적 욕구가 보편적인가
(b) 재정적 만족과 탈물질주의적 욕구는 국가의 부유함에 영향을 받는가

 

  연구를 본격적으로 살피기 전에 먼저 주요 용어들과 측정기준을 확인하고자 한다.

 

  첫 번째 키워드는, ‘주관적 웰빙(SWB)’이다. 주관적 웰빙은 다양한 구성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개념이다. 삶의 만족,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 등이 구성 요소의 예라 할 수 있다. 주관적 웰빙의 인지적 요소는 Cantril의 사다리 척도(Self-Anchoring Striving Scale)를 사용하여 측정(0=최악의 삶, 10=최상의 삶)했다. 감정적 요소인 긍정적/부정적 감정은 응답자에게 조사 전 날 경험한 감정을 물어 확인하였다. ‘어제 즐거웠습니까?’, ‘어제 미소 짓거나 웃을 일이 많았습니까?’ 등은 긍정적인 감정으로, ‘어제 걱정이 많았습니까?’, ‘어제 슬펐습니까?’, ‘어제 화가났습니까?’ 등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구분되었으며, 각 항목에 “yes”라고 대답하면 1, “no”라고 대답하면 0으로 코딩되었다.

 

  두 번째 키워드는 ‘부유함(Wealth)’이다. 부유함은 연구의 목적을 위해, 개인 수준과 국가 수준으로 나누어 측정하였다. 연간 가계 소득이 개인 수준의 부를, 각 국가의 1인당 GDP가 국가 수준의 부를 대변하는 측정치로 사용되었다.

 

  세 번째 키워드는 ‘재정적 만족(financial satisfaction)’이다. 소득이나 물질적인 재화, 소유물 같은 것에 관심을 두는 것을 뜻한다. 이 키워드는 (a) 생활수준 만족 문항 : 응답자가 자신의 생활수준에 만족하는지, 그들이 사거나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만족하는지. (1=만족, 0=불만족) (b) 가계 소득에 대해 느끼는 점을 묻는 문항들 (1=만족, 0=불만족)들로 확인하였다.

 

  네 번째 키워드는 ‘탈물질주의적 욕구(postmaterialist needs)’이다. 바로 위의 재정적 만족과는 상반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탈물질주의적 욕구는 자기표현, 자아실현, 삶의 질 등에 관심을 두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연구에서는 존중, 사회적지지, 자율성이라는 하부 개념으로 측정하였다. (a) 존중(respect): 응답자가 전 날에 타인에게 존중심을 가지고 대우받았는가(1=yes, 0=no) (b) 사회적지지(social support): 응급 시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가 있는가(1=yes, 0=no) (c) 자율성(Autonomy): 스스로 삶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자유에 만족하는가(1=만족, 0=불만족).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는 Gallup Organization에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이다. Gallup World Poll(GWP)는 전 세계 인구의 약 95%에 달하는 158개국 838.151명을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표 1. 개인 수준에서 주요 변인들의 기술 통계치
PA=긍정적 감정, NA=부정적 감정, M=평균, SD=표준편차
         

  표 1은 개인 수준에서 도출된 결과 값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15개의 가장 부유한 국가의 결과와 15개의 가장 가난한 국가의 결과가 크게 차이난다는 점이다. 우선, ‘삶의 만족’을 확인해보자. 전 세계 평균값은 5.45이다. 15개의 가장 부유한 국가 사람들의 평균은 7.07로, 세계 평균을 훨씬 웃돈다. 반대로 15개의 가장 가난한 국가 사람들의 평균은 4.20이다. 전 세계 평균값에도 미치지 못하며, 부유한 국가들의 것과 비교했을 때는 차이가 더 벌어진다. 이러한 현상은 재정적 만족뿐만 아니라, 자율성, 존중, 사회적 지지와 같은 탈물질주의적 가치들이나 정서적 요소에서도 나타난다. 적어도 개인의 차원에서는 부유한 국가의 사람들이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보다 (여러 차원에서)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표 2는 전 세계적으로 주관적 웰빙을 예측하는 데 각 요소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나타낸다. 총 합을 100으로 두고, 예측요인들의 상대적 중요도를 표시하였다. 우선, 삶의 만족에서는 재정적 만족과 소득이 44, 40으로 가장 중요한 예측 요인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감정에서는 존중이, 부정적인 감정에서는 재정적 만족과 존중이 중요했다. 이러한 패턴은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만 따로 보았을 때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국가의 부유함은 재정적 소득에 어떤 영향을 줄까?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에 따라 물질적인 가치가 주관적 웰빙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까?

 

 

 

 

 
  표 2. 세계 수준에서 예측요인의 상대적 중요성
DV(dependent variable)를 예측할 때, 합 100% 내에서 각 요인들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나타낸 값들이다. 값이 높을수록 DV를 더 잘 예측한다.  

 

 

 

           
         
그림 1. 가난한 나라와 부유한 나라의 재정적 만족과 삶의 만족 사이의 관계(개인수준)

 

 

  그림 1에서 그 해답을 엿볼 수 있다. 부유하든 가난하든 재정적 만족이 높을수록 삶의 만족이 좋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영향력의 면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그림 1을 보면, 부유한 나라의 그래프가 가난한 나라의 그래프 보다 위쪽에 있다. 이것은 가난한 국가보다 부유한 국가에서 재정적인 만족이 삶의 만족 즉, 주관적 웰빙에 더 크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주관적 웰빙을 위해서는 물질적 부분(재정적 만족, 소득)과 탈물질주의적 욕구(자율성, 사회적지지, 존중)의 충족이 필수적이다. 둘째, 재정적 만족은 국가의 부유함에 따라 조절된다. 재정적 만족이 주관적 웰빙에 미치는 영향은 가난한 나라보다 부유한 나라에서 더 크다. 셋째, 탈물질주의적 욕구(자율성, 사회적지지, 존중)는 국가의 부유함과 상관없이 전 세계적으로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감정에 중요하다.

 

 무엇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주 관심사 중 하나였다. 현대에 와서도 연구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차이 나곤 한다. 하지만 적어도 이 연구에서는 물질적인 가치와 탈물질주의적 가치가 적절하게 수준으로 동시에 충족되어야 함을 암시한다. 부유한 국가의 대열에 합류한 대한민국에서,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 알고 싶다면,

Ng, W., & Diener, E. (2014). What matters to the rich and the poor? Subjective well-being, financial satisfaction, and postmaterialist needs across the world.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07(2), 326-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