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는 고통을 완화시킨다

대략 4천 8백만 명의 미국인이 만성통증에 시달리며 이중 2천 2백만명은 처방에 따라 진통제를 투약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매년 1천억 달러를 사용하며, 1년에 약 40억에 달하는 작업일이 통증 때문에 손실되고 있다. 의학적으로 신체적 손상과 실제로 느끼는 통증 사이에 직접적인 일대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통증은 통각을 자극하는 원인 때문에도 발생하지만 심리적 및 감정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통증은 신체적인 동시에 심리적인 현상이다. 흔히 불편한 감정 상태에서는 통증의 강도가 더 강해지고 그 반대일 경우에는 약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나는 치과에 가기 전에 항상 세 가지 일을 한다. 그 세 가지 행동의 목표는 모두 같다. 첫째, 아스피린을 두 알 먹는다. 둘째, 치과에 가기 적어도 4시간 전부터 어떤 카페인도 섭취하지 않는다. 셋째, 좋은 기분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적어도 나쁜 기분을 피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기분이 나쁠 때는 치과 치료를 받을 때 느끼는 통증이 더 증폭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뱀이나 사지가 절단된 신체에 관한 영상을 보여주면 공포와 역겨움의 감정이 발생하고 이는 곧 통각 자극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린다. 통증을 견디는 능력은 얼음물에 발을 얼마나 오랫동안 담그고 있을 수 있는지 재어봄으로써 실험적으로 측정이 가능하다. 이렇게 하면 짓이기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고 한다.

같은 연구에서 참여자에게 유머러스한 영상을 보여주면 고통을 견디는 능력이 증가한다. 감사를 비롯한 긍정적인 감정이 몸과 마음에 넘쳐나면 고통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최근 카네기멜론대학교의 건강심리학자 셸던 코헨은 20여 건의 연구 결과를 분석한 끝에 긍정적 감정이 통증에 대한 감각을 둔화시킴과 동시에 통증을 극복하는 감각을 강화시켜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긍정적 감정은 뇌에서 모르핀과 유사한 물질을 분비하도록 촉진시켜 진통제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Pressman, S. D., & Cohen, S. (2005). Does positive affect influence health? Psychological Bulletin, 131(6), 925-971.

Cohen, S., & Pressman, S. D. (2006). Positive affect and health. 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 15(3), 122-125.

긍정 정서와 부정 정서는 동시에 경험할 수 없다

인간은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을 동시에 경험하지 않는다는 가설은 수십 년 동안 끊임없이 증명되어 왔다. 1950년대에 이미 ‘감정 사이의 불일치’라는 원칙은 공포증을 비롯한 불안 관련 정신질환에 대처하기 위한 행동 치료의 기반이 되었다. 이 원칙에 따르면, 사람은 느긋한 상태임과 동시에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일 수는 없다. 한번 시도해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느긋해지면 공포가 물러나고, 공포에 휩싸이면 느긋해질 수 없다. 옛사람들의 지혜가 오늘날의 연구에 의해 증명된 것이다. 부처는 이렇게 말했다.

“증오는 자비와 공존할 수 없기에 자비에 바탕을 둔 생각이 들어서면 흩어져버린다.”

감사를 느끼면서 동시에 반감을 느끼거나, 용서하면서 동시에 복수를 맹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서 과거를 후회할 수는 없다. 인간의 뇌는 반대되는 감정적 상태가 동시에 작동될 때 발생할 수 있는 감정적 혼란을 차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긍정적 감정을 겪을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와 공포를 느낄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는 다르다. 즉, 각각의 감정은 서로 다른 좌우반구에 의해 통제된다. 행복할 때는 좌뇌의 전전두엽이 활성화되는 반면, 부정적인 감정이 지배할 때는 우뇌의 전전두엽이 활성화 되는 것이다.

이러한 뇌과학적 특성은 부정적 정서를 경험할 때, 특별한 조치를 통해 긍정적 정서로 전환시키면, 부정정 정서를 일시적으로나마 차단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참고문헌
Larsen, J. T., McGraw, A. P., & Cacioppo, J. T. (2001). Can people feel happy and sad at the same tim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81(4), 684–696. https://doi.org/10.1037/0022-3514.81.4.684

Russell, J. A., & Carroll, J. M. (1999). On the bipolarity of positive and negative affect. Psychological bulletin, 125(1), 3-30.

Carroll, J. M., Yik, M. S., Russell, J. A., & Barrett, L. F. (1999). On the psychometric principles of affect. Review of General Psychology, 3(1), 14-22.

Cacioppo, J. T., & Berntson, G. G. (1994). Relationship between attitudes and evaluative space: A critical review, with emphasis on the separability of positive and negative substrates. Psychological Bulletin, 115(3), 401–423. https://doi.org/10.1037/0033-2909.115.3.401

부모의 과도한 통제는 공격성이 높거나 우울한 자녀를 만든다

‘트루먼쇼’의 주인공 트루먼. 트루먼이 아무리 밝은 표정을 짓고 있어도 안타까운 이유는 쇼 내부적으로는 성장 과정에서 기본적인 욕구를 크게 침해받으며, 외부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가십거리로 소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쇼는 트루먼의 진정성을 무기로 내세우지만 결국 트루먼의 관계나 일, 곧 삶은 통제에 의해 이어진다. 그 결과 트루먼은 남몰래 옛사랑을 기억하려 애쓰고, 지구 반대편의 섬으로 떠나려는 계획을 세운다. 트루먼쇼를 기획하고, 트루먼의 출생부터 삶을 전부 지켜보고 있는 감독은 트루먼쇼가 진정한 삶이라 믿으며 트루먼이 쇼를 떠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잘 키우고 지원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그 방식이 지나치게 된다면, 부모가 자녀를 통제하려고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자녀를 심리적으로 통제하려는 부모는 애정을 거두거나 자녀의 죄책감을 유발하는 식으로 자녀의 자율성을 제한하고, 자녀가 다양한 정서를 느끼고 조절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러한 부모의 심리적 통제는 자녀의 적응과도 관련이 있다.

Cui와 동료들은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자녀의 적응, 구체적으로 우울 및 분노와의 관계를 정서조절수준을 통해 설명하려고 하였다. 연구자들은 특히 청소년에게 관심을 기울였는데, 자율성을 추구하는 청소년기에 심리적 통제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아동에서 성인으로 성장할수록 부모로부터 독립을 원하는 동시에 정서조절방략이 증가하는 부분도 있다. 따라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자녀의 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하였고, 구체적으로는 정서조절능력이 이러한 영향력을 설명하고 조절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연구 대상은 205가구로, 가정마다 10~18세의 청소년과 부모가 설문에 함께 참여하였다. 205가구는 청소년 정서조절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가정이며, 저소득 가정이 47.5%로 복지 지원을 받고 있다. 10~18세 청소년의 참여비율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10~13세의 청소년을 청소년 전기, 14~18세의 청소년을 청소년 후기로 구분하였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자녀가 부모의 심리적 통제를 심하게 느끼면 분노조절이 어려웠고, 이는 공격 행동과 우울 증상으로 이어졌다. 반면, 자녀가 부모의 심리적 통제를 심하게 느낀다고 해서 슬픔조절의 어려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두 변인 간에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청소년의 분노 조절 능력을 통해 적응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가정으로부터 통제를 느끼는 청소년의 공격 행동이나 우울 수준에 개입할 때 분노 조절을 고려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추가적으로, 슬픔은 분노에 비해 개인 내적으로 경험하는 정서이기 때문에 부모님이 자녀의 슬픔 정도나 조절능력을 정확히 파악하여 응답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결과 해석의 한계가 있다.

다음으로 참여자들의 성별이나 적응 수준의 차이를 고려하고 보았을 때, 심리적 통제가 높아지고 나이가 들며 분노 조절을 못 할수록 공격 행동이 심해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13~18세 청소년들의 분노 조절 능력을 높이는 것이 공격 행동 예방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뜻한다. 더불어 심리적 통제와 우울의 관계가 슬픔 조절에 따라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심리적 통제가 높을수록 우울 증상이 심하게 나타났는데, 심리적 통제가 심하고 슬픔 조절이 어려울수록 우울 증상이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슬픔을 조절하는 것이 심리적 통제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여, 슬픔 조절이 개인의 보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 결과를 통해서 자율성과 개별화가 주요 발달 과업인 청소년기에 심리적 통제가 부정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모의 과도한 통제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자녀가 그 스트레스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그 스트레스가 표출되어 공격성으로 드러나거나, 그 스트레스가 우울과 무기력으로 변해 우울증을 유발한다. 심리적으로 통제하려는 부모는 긍정적인 정서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자녀가 보고 배울 수 있는 모델링 환경도 부족하다. 그러나 청소년 본인이 정서조절을 할 수 있다면 부정적인 양육 경험이 부적응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호할 수 있다. 따라서 서서히 독립을 준비하고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청소년들이 정서조절방략을 익히고 발전시키는 것은 중요하다. 어떠한 정서조절방략을 사용하는지와 그 강도에 따라서도 개인의 적응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정서조절방략을 배우고 활용하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 참고문헌

Cui, L., Morris, A. S., Criss, M. M., Houltberg, B. J., & Silk, J. S. (2014). Parental psychological control and adolescent adjustment: The role of adolescent emotion regulation. Parenting, 14(1), 47-67.

Tags: 청소년, 심리적 통제, 정서조절, 분노, 슬픔, 공격, 우울

상황에 따라 긍정 정서 표현을 자제할 줄 아는 사람

긍정 정서를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모두가 슬퍼하는 장례식장에서 혼자 극단적인 긍정 정서를 표현하고 있는 사람이 과연 적절한가? 이런 사람이 정상으로 보이는가? 세월호 참사로 슬픔을 경험하여 전 국민이 애도하고 있을 때, 9/11 테러로 인한 슬픔으로 인해 전 세계가 애도할 때, 좋은 기분을 표출하면서 그런 일을 나와는 상관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표하는 사람이 과연 적절하며, 정상으로 보이는가? 물론 전 세계적 아픔이 있는 시기에도 개인적으로 기분이 좋을 수 있고, 개인적으로 기쁜 일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그런 개인적인 긍정 정서를 그런 아픔이 있을 때 표현하는 것이 타이밍상 적절하냐는 것이다. 심리학적 연구의 결과는 이렇게 부정적 분위기와 불일치 하는 긍정 정서를 표출하는 것을 사람들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공동체 구성원들로부터 신뢰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시사점을 준다.

*참고문헌
Kalokerinos, E. K., Greenaway, K. H., & Casey, J. P. (2017). Context shapes social judgments of positive emotion suppression and expression. Emotion, 17(1), 169–186.

젊은 시절의 고차원적 사고 능력과 알츠하이머

스노우든 박사는 건강과 노화에 관한 종적 연구인 ‘넌 스터디(Nun Study)’를 이끌었다.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증가와 관련된 요소를 찾아낸 것으로 유명한 이 연구는 성모수녀회에 소속도니 700명의 수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균일한 생활양식(같은 직업, 결혼 및 출산 경력 없음), 알코올 소비(있어도 매우 적음) 행태 등을 갖고 있으므로 건강과 장수를 연구하는 데 적합한 집단이었다.

이 연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성과는 수녀들이 젊었을 때 쓴 자서전에 대한 언어 분석에서 나왔다. 이 수녀회에는 수련 수녀로 들어온 사람에게 그때까지의 삶을 자서전 형식으로 짤막하게 자필로 쓰도록 하는 전통이 있었다. 연구팀은 자서전의 ‘내용의 밀도(자서전 한 편 속에 들어 있는 독립된 내용의 개수)’를 살펴봄으로써 훗날 누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다. 자서전의 내용이 밀도가 낮고 문법적으로 복잡하지 않은 경우는 인지 기능이 낮은 것과 관련이 있었고, 그것은 또한 약 60년 뒤에 발병할 알츠하이머병과도 연관이 있었다. 1페이지 짜리 자서전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60년 뒤 누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고 누가 걸리지 않을지를 85%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다.

*참고문헌
Snowdon, D. A. (2003). Healthy aging and dementia: Findings from the Nun Study. Annals of Internal Medicine, 139(5_Part_2), 450-454.

Snowdon, D. A., Kemper, S. J., Mortimer, J. A., Greiner, L. H., Wekstein, D. R., & Markesbery, W. R. (1996). Linguistic ability in early life and cognitive function and Alzheimer’s disease in late life. Findings from the Nun Study.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275(7), 528-532.

*표지 그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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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와 심장 건강(3)

심장이식을 받는다는 차원에서 볼 때, 감사를 느끼는 것은 무슨 도움이 되는가? 감사는 반감, 분노, 질투 등 부정적인 감정을 몰아내며 심장이식을 받은 환자의 정서적, 신체적 건강을 장기적으로 증진시킨다. 피츠버그대학교에서는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119명을 대상으로 수술 1년 뒤를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신앙의 한 측면으로 감사하는 자세가 환자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감사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은 치료 과정을 더 충실히 지키는 경향이 있었으며 식이요법과 투약에 대해서도 어려움을 겪는 일이 적었다.

*참고문헌
Harris, R. C., Dew, M. A., Lee, A., Amaya, M., Buches, L., Reetz, D., & Coleman, G. (1995). The role of religion in heart-transplant recipients’ long-term health and well-being. Journal of Religion and Health, 34(1), 17-32.

*표지 그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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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와 심장 건강(2)

마음과 몸이 연결되어 있다는 속설에 따르면 심장마비 환자들은 ‘건드리기만 해도 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조그만 일에도 짜증이나 불같이 화를 내는 등 갖가지 반응을 보인다. 연구 결과도 이런 속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은 성격이 조용한 사람들보다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이 거의 세 배나 높았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보고 어떤 심장마비 환자들은 몸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제 불평일랑 집어치우고 네게 주어진 축복이나 헤아려봐.”

마찬가지로 자기에게 주어진 축복을 헤아려보는 것은(그 자체가 감사의 표현이지만) 카테터 삽입과 같은 심장 치료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심장 카테터 삽입술은 카테터라고 부르는 가늘고 탄력 있는 튜브를 사타구니의 절개 부위를 통해 집어넣어 심장의 동맥 또는 정맥을 통과시킨 뒤 관상동맥으로 삽입하는 기술이다. 의사가 이 처치를 권하는 경우는 대부분 동맥의 전부 또는 일부가 막혀 있다고 의심할 때이다. 이 시술은 심장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그리고 막힌 부분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용하는 방법이다. 막힌 부분이 발견되면 두 시간에서 네 시간 정도 치료해야 하며 환자는 시술이 끝난 뒤에도 네 시간 내지 여섯 시간 동안 꼼짝 못하고 누워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 시술은 환자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준다. 무엇보다 날카로운 물건이 사타구니에 삽입되는 것 자체가 아주 큰 불쾌감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듀크대학교 연구팀은 관상동맥 폐색이 상당히 진전된 환자 3천여 명의 생활 태도를, 폐색도가 덜한 환자들과 비교해보았다. 연구팀은 갖아 먼저 환자들에게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으로 ‘축복 헤아리기’를 얼마나 하는가를 물었다. 폐색도가 높은 데다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환자들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을 돌아봄으로써 자신이 받은 축복을 헤아려보는 경우가 드물었다. 사회적인 지원과 지지를 받고 있는 환자들은 스스로 ‘축복 헤아리기’를 하고 있었고 이는 통증을 줄이는 데 상당히 기여했다. 그러므로 심장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처럼 스트레스가 심한 처지에서는 다른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치료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거나 혹은 감사하는 마음을 갖기 쉽도록 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Bosworth, H. B., Feaganes, J. R., Vitaliano, P. P., Mark, D. B., & Siegler, I. C. (2001). Personality and coping with a common stressor: Cardiac catheterization. Journal of Behavioral Medicine, 24(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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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와 심장 건강(1)

코네티컷대학교의 심리학자 글렌 애플렉은 어려운 과제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의 연구 대상은 만성통증 환자, 급성질환에 걸린 신생아의 부모, 발달장애아, 불임부부, 심장마비 환자 등 다양하다. 애플렉과 그의 동료들은 심장마비 환자가 자신의 심장질환 원인을 설명할 때 그가 말하는 방식이 앞으로의 심장 건강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예기치 않은 일을 겪으면 사람들은 그 이유를 알아내고자 애를 쓴다. 아내는(혹은 남편은) 내게 특별히 불만이 없었던 것 같은데 어째서 내 곁을 떠났을까? 왜 그 사기꾼은 하필 나를 찍었을까? 30년 동안 몸 바쳐 열심히 일했는데 왜 해고되었을까? 비싼 레스토랑에서 고급 요리를 먹었는데 왜 탈이 나버린 걸까?

연구에 참여했던 어떤 사람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애플렉과 코네티컷대학교의 지역의료학과에서 일하는 그의 동료들은 환자들에게 심장마비라는 질병으로부터 이익이나 이득을 얻은 것이 있는지 물었다. 이 실험에서 자신이 심장병에 걸린 이유를 남의 탓으로 돌린 환자들은 8년 이내에 다시 한 번 심장마비를 겪을 확률이 높았다. 반면 최초의 심장마비를 겪고 나서 삶에 대해 좀더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는 등의 이득을 얻었다고 여기는 사람들은 심장마비 재발 위험이 현격히 줄어들었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심장마비로 인해 자신의 가치관과 삶에서의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답했고,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대신 감사를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가족과 아이들에게 내가 얼마나 여러 번 감사함을 느끼는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이제 나에게는 귀여운 손자, 손녀도 있지요. 처음 심장마비를 겪었을 때 딸은 고등학생이었는데 상황을 재빨리 파악하고 구급차를 불러주었지요. 아내는 내가 필요로 할 때 항상 곁에 있어주었습니다. 뉴욕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켰을 때도 아내는 나와 함께 있었지요. 내게 심폐소생술을 해준 캘리포니아 출신의 젊은이도 잊을 수 없습니다. 병원에서 퇴원해 집으로 돌아오니 열두 명이나 되는 가족들이 모두 모여 나를 반겨주었습니다. 심장이식 수술을 기다릴 때도 아내가 나를 병원에 데려다주었습니다. 아내와 가족들은 매번 내 심장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또 3년 전 뇌에 혈종이 생겼을 때도 곁을 지켜주었습니다. 삶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습니다.”

*참고문헌
Affleck, G., Tennen, H., Croog, S., & Levine, S. (1987). Causal attribution, perceived benefits, and morbidity after a heart attack: An 8-year study. Journal of Consulting and Clinical Psychology, 55(1), 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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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연인도 사랑할 수 있다

The role of self-compassion in romantic relationships

자기자비(self-compassion), 자기용서(self-forgiveness)와 같은 단어들을 보았을 때, 직관적으로는 자기만을 비추는 의미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자기를 진정으로 수용한다는 것은 자신과 타인의 상호작용, 그 안에서의 자신의 영향력을 온전히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자기자비는 삶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여 부족함과 어려움을 무시 또는 과장하지 않고, 자기자신을 친절한 태도로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자기자비는 자기와 고통스러운 사건들에 균형 잡힌 자각을 유지하고, 인식하도록 돕는다. 자기에 대한 개념으로 자아존중감이 대표적으로 다루어져 왔는데, 높은 자아존중감은 지나친 자기몰입이나 자기애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에서 차이점이 있다.

자신을 가치 있고 수용적으로 묘사하는 내적 작동 모델은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연인 관계를 유지하는 능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기비판적인 사람은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고 불만족스럽게 여기며, 연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에도 어려움을 가질 수 있다.

Neff와 Beretvas의 연구에서도 자기자비가 높은 사람이 연인과도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인은 서로의 자기자비 수준을 유사하게 보고할 수 있다. 이는 자기자비가 타인에 의해서도 관찰 가능한 특성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자기자비는 연인 관계에서 가치감, 행복, 자율성을 느끼도록 하며 심리적 웰빙과 상관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스스로에게 친절한 정도가 연인에게 얼마나 친절하게 대하는지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자기자비가 높은 사람은 연인을 잘 보살펴주는 사람으로 묘사되었다. 이는 자기자비적인 사람이 갈등을 다룰 때 자신과 타인의 욕구를 모두 고려하여 타협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전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자기자비가 부족한 사람의 자기비판적이고 부족한 부분에 몰입하는 마인드셋은 관계 불만족과 연결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자아존중감은 이러한 관계 만족과 유의미한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자아존중감을 유지하면서 자기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만족스러운 관계를 맺는 것과는 다른 영역임을 시사한다.

자신에게 자비로운 사람은 연인에게도 친절하고, 수용적이고, 친밀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 자기자비적인 사람은 관계에서 자율성과 관계성 욕구를 균형 있게 맞출 수 있으며, 건강한 관계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자기자비의 열린 마음은 연인에게도 통제하지 않지 않는 방식으로 작용하며, 보살핌의 표현을 촉진시킬 수 있다. 우리는 사랑 및 수용 받기 위해 연인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해낼 수 있을 때 이러한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고, 연인에게도 정서적인 지지를 줄 수 있다.

*참고문헌

Neff, K. D., & Beretvas, S. N. (2013). The role of self-compassion in romantic relationships. Self and Identity, 12(1), 78-98.

*표지그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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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 분노, 외적 분노, 분노 조절의 관계: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Relations to anger-in, anger-out, and anger control

사람들은 언제 분노할까?

다양한 요소가 존재할 수 있지만, 심리학적 분노는 자신의 가치나 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때 나타난다. 정당하게 누려야 할 권리를 누군가가 빼앗으려고 하거나, 기대하고 있었던 좋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상황에 내가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거나, 사람 또는 상황이 나에게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 사회적 피해를 입혔을 때 우리는 분노한다.

물론 같은 상황에 처한 모든 사람이 똑같이 분노하는 것은 아니다. 운전할 때, 옆에 있던 차가 내 앞으로 갑자기 끼어들었을 때, 크게 분노하여 보복 운전까지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냥 ‘깜짝이야, 왜 저래’하고 넘어가는 사람도 있고, ‘바쁜 일이 있나 보지’하고 이해하는 사람도 있다. 그럼 이런 차이는 어디서 나타나는 걸까?

심리학자들은 두 가지 요소에 특히 주목한다. 하나는 불안과 우울과 같은 개인의 내적 특성이 분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격 특성으로 봤을 때는 신경증 성향이라고 불릴 수 있는 부분이다. 동물들도 불안할 때, 무서울 때 공격성을 드러내서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듯이, 인간도 불안할 때 그것을 분노로 전환하여 표출하는 경우가 있다. 누군가 나를 먼저 공격할 것 같아 불안하면, 자신이 마땅히 누려야 할 평화와 행복이 깨지게 되고, 이것이 분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다른 하나는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에 대한 학습이 분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을 보면, 화가 났을 때 그것을 표현하지 않고 속으로 삭이는 사람들이 있다. 과거 한국의 어머니들은 남편이 속을 썩여도 화를 삭이는 경우가 많았고, 그것이 화병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는 당시 사회와 문화가 여성들은 화를 표현하면 안 된다고 가르치고 학습시킨 것의 결과이다. 이런 한국 어머니들의 성향을 전문 용어로는 내면화된 분노라고 한다.

반대로 분노를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사람도 있다. 현대의 부모들 중에도 누군가 자신을 화나게 하면, 참지 말고 물리적 폭력이나 언어적 폭력으로 대응하라고 가르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렇게 가정에서 배우고 학습한 사람들은 분노를 적극적으로 표출하며, 때론 심각한 공격성을 드러낸다. 특히 남자아이들에게는 이런 방식으로 훈육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남자아이들에게 학습되는 분노 표출 방식은 외현화된 분노라고 부를 수 있다. 외현적 분노 표출은 타인에 대한 물리적 폭력이나 정신적 폭력을 통해 또 다른 분노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사회문제화 될 수도 있다.

또한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을 학습했는지의 여부도 분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화가 났을 때, 평정심을 찾기 위해 심호흡을 하는 법을 배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분노를 조절하는 것에서 차이가 생기고, 분노 표출 수준에서도 차이를 보이게 된다. 화가 났을 때, 이런 상황의 원인과 예방법을 생각해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화가 났을 때, 주의를 화가 난 대상이 아닌 다른 것에 돌리면서 일시적으로 판단을 중지하는 법을 배운 사람과 아닌 사람은 분노 표출과 분노 강도에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개인의 신경증 성향, 분노표출 유형(내면화 vs. 외면화), 분노조절 학습은 서로서로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 또한 이 세 가지 요소 중 무분별한 외적 분노 표출로 인해 분노가 사회적 문제로 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Bridewell와 Chang이 215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연구를 해본 결과, 분노 조절을 잘 학습했을수록 분노를 말이나 행동으로 표출하는 외현화된 분노 경향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신경증 성향이 높은 개인은 분노를 속으로 삭이는 것과 분노를 외적으로 표출하는 것 모두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분노를 조절하는 것을 적절히 배우면 신경증 성향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개인의 신경증적 성향이 분노를 크게 느끼게 하더라도 분노를 조절하는 법을 적절히 배우는 외적인 분노 표출과 내적인 분노 삭이기를 모두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른 말로하면 신경증 성향과 같은 개인의 타고난 기질을 바꿀 수 없고, 이미 한 사람에게 깊숙이 내재 되어 있는 분노 표출 방식을 바꿀 수 없다면, 분노조절 방법을 배움으로써 내면화된 분노도 줄이고, 외면화된 분노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는 학교, 가정, 직장 등의 교육에서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훈련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개인의 내면적인 분노와 외면적인 분노를 모두 낮출 뿐 아니라, 분노가 폭력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낮출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또한 분노를 조절하는 방법을 쉽게 설명하는 소책자가 나와서 가정마다 비치하고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분노를 조절하고 낮추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분노조절을 잘 하는 롤모델이 되어주는 것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Bridewell, W. B., & Chang, E. C. (1997). Distinguishing between anxiety, depression, and hostility: Relations to anger-in, anger-out, and anger control.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22(4), 587-590.